미의 역사, 추의 역사에 이어, 사야 할 것 같은 에코의 책이 나왔다.
제목도 <궁극의 리스트> 로 제목만으로 이렇게 설레게 하다니

영어 제목은 The Infinity of Lists로 이전처럼 훌륭한 도판일 것 같은 강력한 예감이 든다.  

미국 판본 표지이고, 미국 판본은 리졸리에서 만들었다. 오오! 리졸리! 알라딘에 책소개가 안 떠서 열린책들 까페에서 따끈따끈한 신간 정보를 가져왔다.  

 

 

"만약 무인도에 가게 된다면

 나는 전화번호부를 가지고 가겠다."

 

한 인터뷰에서 밝힌 에코의 이 대답은 <목록>을 향한 그의 각별한 애정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전화번호부에 실린 수많은 이름들을 가지고 무궁무진한 이야기와 등장인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게 그 답변의 이유였다.

에코에게 <궁극의 리스트>는 전화번호부인 셈이다.

 

 

이 책에는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쌓아 온 온갖 목록들의 아찔한 향연이 그야말로 끝없이 펼쳐진다.

호메로스에서부터 세르반테스, 괴테, 위고, 그리고 앤디 워홀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작품 속에서 거침없이 나열하는 무언가의 목록은 흥미진진함을 넘어 현기증이 날 정도이다.


[출처] 출간 임박! 움베르토 에코 신간 <궁극의 리스트 vertigine della lista> (열린책들) |작성자 열린책들
 

아마존 리뷰의 어느 움베르토 에코의 빅 팬이 말한 것처럼 '여느때처럼 지적이고, 유머러스하며, 지식과 지혜를 다 갖추고 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리'  

 훅 땡기는 알라딘 '책 속에서' 에 나온 리스트 하나를 옮겨 본다.  

P.44 : 네덜란드 정물화는 세속적인 사물의 덧없음을 암시하는 목록
과일이나 고기, 생선을 묘사한 네덜란드 정물화들은 겉보기에는 그 자체가 하나의 형태로서 구성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정물들이 하나의 프레임에 의해 경계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며, 또한 보통은 정물들이 가운데에 쌓여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그림에는 제시된 정물들이 주는 풍부함의 효과,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다양성의 효과를 노리는 의도가 너무도 뚜렷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 정물화들을 시각적 목록의 예로 포함시킬 수 있다. 그리고〈바니타스Vanitas〉라고 알려진 네덜란드 정물화, 다시 말해 겉으로는 아무런 상호 관계가 없는 듯한 사물들을 뒤섞어 놓고서, 그 모든 것이 썩기 쉬움을 나타내면서 우리에게 세속적인 사물의 덧없음을 생각하게 만드는 그림들에도 목록에 대한 암시가 담겨 있다. - 알라딘  

 

image  

리졸리에서 나온 원서, 정말 후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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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0-10-20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지다.
책 제목만 보고 진짜 가슴이 두근두근한게 얼마만이지?

같이 일하는 친구 꿈이 움베르트 에코의 강의를 직접 듣는거래요. 근데 자기가 그 돈 모으고, 그 대학에 입학할만큼의 성적 만들기 전에 움베르트 에코는 늙어죽을거라고. 그래서 자기의 꿈은 이루어질 수 없을거라고 해서 막 웃었는데. 전 강의따윈 듣지 않아도 괜찮아요. 이 책만 가질 수 있다면!!!!! 한국가서 사야지 ㅋㅋ

그리고 옮겨둔 바니타스 부분은 ㅠㅠ 제가 학교 다닐 때 들은 미학강의 중에서 단 하나 인상적으로 기억하고 있는 부분인데 ㅠㅠ 아.. 읽고 싶다! 갑자기 없던 지적 욕구 충만해짐 ㅋㅋㅋㅋ

Forgettable. 2010-10-20 12:17   좋아요 0 | URL
나 근데 지금 발사믹 양파조림 해먹으려고 쥴님 서재 갔다가 언니가 댓글달아놓은거 보고 빵 터졌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 떨어져도 안떨어지는거 두개가 양파랑 계란 ㅋㅋㅋ 저도 그렇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살림 어렵네요 ㅋㅋㅋㅋ

하이드 2010-10-20 12:30   좋아요 0 | URL
요즘은 양파에 계란에 김치안 떨어지는 것도 자랑임. ㅎ

하이드 2010-10-20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기서 그냥 이쁜 리졸리꺼로 사지 왜! 열린책들도 미술책 고퀄로 뽑아내긴 하지만..

Kitty 2010-10-20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린책들 트윗에서 소개글은 많이 봤는데...아 역시 실신................................ㅠㅠ

하이드 2010-10-21 0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가 얼른 사서 포토리뷰 고고!
 

 

0이 책이 엄청난 베스트셀러라고 했을 때
나는 제목을 보고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고?

다이어트 책인가? 명상 책인가? 사랑 카운셀링 책인가?
하나만 하지 . 했더랬다.   

중고샵에 열중하던 때라 중고샵에 이 책이 나온 걸 보고, 한 번 읽어나 볼까. 구매 했었고( 중고샵의 장점이다. 부담없이, 고민없이 책을 구매할 수 있다.)

책을 읽고 .. '아니,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우울증, 너무너무 힘든 이혼을 겪고, 1년동안 이탈리아, 인도, 발리를 여행한다.  

혹자는 ( 이 혹자는 한국의 남성이기도 하고, 미국의 남성이기도 하고, 여자들이기도 하고) 돈지랄 한다.  
고 하지만,  

아주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사랑한다. 당시에 읽었던 아마존의 리뷰가 아직도 기억난다.

' 이 책이 베스트셀러였지만, 별로 읽을 마음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세번째로 각기 다른 사람에게 선물 받았을 때, 드디어 읽게 되었고, 나 또한 이 책을 선물하게 되었습니다. '  뭐, 대충 이런 내용  

저자의 말발은 거의 빌 브라이슨 급이었다. ( 좀 뜬다 싶은 책에 'ㅇㅇ의 빌 브라이슨' 이라고 하는 것은 식상하지만, 다른 비유가 떠오르지 않는다.) 이탈리아에서 먹는 이야기를 할 때는 나도 먹고 싶었고, 명상할 때는 나도 당장 짐 싸고 훌훌 떠나 명상하고 싶었으며, 사랑할 때는 외로움에 떨며 사랑을 갈구 했다.  

1단계 : 글이 재미있다.  

책에 종종 그녀가 금발에 키도 크고, 뭐 이런 이야기가 언급되고, 책날개의 사진도 미모 돋는지라, 사진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나는 저자 사진 찾아보는 것을 좋아하고, 미녀, 미남이면 관심도가 급 높아진다.   



 

 

 

아니, 이게 소설가야, 영화배우야!  

물론 글솜씨와 외모는 거의 상관 없다. ( 야구와 외모가 상관없는 것처럼... 아 ... 이 용.. )  
하지만, 셀링포인트도 될테고, 나는 타고난 외모가 그 사람의 성격에 지대한 영향을 어떤 식으로든 미치리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 라는 것보다, 예쁘면 좋아. 헤 -  

1단계 : 글이 재미있다.
2단계 : 작가가 초미녀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동영상을 찾아 보았다.

내가 그녀를 좋아하게 만든 동영상이 있는데, 그 후로 TED 강연이라던가 보더스 인터뷰라던가가 있어서, 지금은 한 30페이지까지 뒤졌는데 없네;  

여튼, 서재 분위기의 세트에서 하는 인터뷰였는데,

'그렇게 예쁜 여자가, 이렇게 씩씩하고, 지혜롭고, 소박하고, 남자다울 줄이야'   

라며, 더욱 좋아하게 되었다. 결정적으로 엘리자베스 길버트를 좋아하게 된 것은 그녀의 동영상을 보고 나서다.
미모의 여자에게서 나오는 터프한 ( 톰보이 같다. 목소리도 저음에 듣기 좋은 굵은 톤이다.) 스탠스에 뿅 -  

그 동영상은 못 찾았지만, TED 동영상이라도 올려본다. 이 동영상도 좋아한다.
난 TED로 미녀 작가 강의만 찾아 보는듯;;    

[[[동영상 에러로 글이 죄다 날아가는 바람에 동영상 삽입은 패스]]]  

1단계 : 글이 재미있다.  
2단계 : 작가가 초미녀다.
3단계 : 인간적인 매력이 있다.  


여기까지가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eat, pray, love> 를 읽고 좋아하게 된 엘리자베스 길버트다.  
그녀의 책들도 찾아 보았다. ( 찾아보기만 했고, 주문은 안 했지만, 여튼 보관함에는 차곡차곡 쌓여 있다.  

우와 - 알라딘에서 검색 하나도 안 되네, 무튼, 선원, 카우보이 뭐 이런 이야기들이어서, 섣불리 주문할 생각이 안 들기도 했고.
내가 읽은 건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뿐이지만, 그녀가 돈지랄 하는 칙릿 소설 쓰는 에세이스트로 분류되는 건 맘에 들지 않았다. 허지웅, 최현정! 책 읽지도 않고, 영화 줄거리 10초 듣고, 씁쓸하긴 뭐가 씁쓸해 

그리고,이번에 <결혼해도 괜찮아>를 사게 되었다.
서문에 그녀의 메가 베스트셀러였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의 뒷 이야기가 나오고, 극적인 사건으로 시작하지만,
이 책의 원제는 committed 이고, 서문을 빼고는 '결혼'에 대한 에세이와 문화인류학 사이의 글이다.   

미리보기에 나와 있는지 모르겠지만, 서문격인 '독자들에게'를 조금 옮겨 본다.   

 

 

 


   
 
몇 년 전 나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책을 썼다. 지독한 이혼을 겪고 혼자서 3개국을 여행했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책을 쓸 당시 30대 중반이었고, 그 책은 내 작가 경력에서 볼 때 모든 면에서 대단한 일탈이었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를 쓰기 전까지 주로 남자 독자들을 대상으로 남자에 대해 쓰는 여성 작가로 문단에 이름을 알렸다(조금이라도 인지도가 있었다면). 수년간 <GQ>, <스핀> 같은 남성 전용 잡지에 기고했고, 주로 가능한 한 모든 각도에서 남성성을 탐구하는 글을 썼다. 내가 처음으로 출간한 책 세 권도(픽션이든 논픽션이든) 모두 강한 마초 캐릭터들의 이야기였다. 카우보이, 바닷가재 잡는 어부, 사냥꾼, 트럭 운전사, 벌목꾼 등등.

당시 나는 남자처럼 쓴다는 말을 종종 들었다. 지금은 '남자처럼' 쓴다는 것이 당최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대게 칭찬의 뜻으로 했던 말임에는 틀림없다. 나 역시도 그때는 칭찬으로 받아들였다.  

(중략)

복잡한 연애사와 직업적 집념 사이에서 나는 남성성이라는 주제에 푹 빠져 여성성은 까맣게 잊고살았다. ( ...) 따라서 서른 즈음, 지독한 우울증이 강타했을 때 나로서는 내가 겪는 현상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낼 수도, 이해할 수도 없었다. 처음에는 몸이, 그 다음에는 결혼 생활이, 그 다음에는 정신 상태가 엉망이 되었다. 특히 맨 마지막 단계가 가장 힘들고 두려웠다. 그 상황에서 남성성은 어떤 위안도 주지 못했다.  

(중략)

상심한 이혼녀였던 나는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혼자서 일 년간 여행하며 자아성찰을 시작했다. 미국 카우보이들을 연구했던 것처럼 나 자신을 낱낱이 파헤칠 요량이었다. 그런데 직업이 작가다보니 그 과정을 책으로 쓰게 되었고, 인생은 가끔씩 정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기에 그 책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리고 지난 10년간 남자와 남성성에 대해 줄기차게 써왔던 내가 난데없이 칙릿 작가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이번에도 역시 '칙릿' 작가라는 것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지만, 칭찬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
그 책을 쓰는 동한 이렇게 사적인 이야기를 쓰는 것을 독자들이 용서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은 있었다. 내 책의 독자들이라고 해봐야 손에 꼽을 정도였지만 그래도 그들은 열혈 독자들이었고, 사내대장부들이 거친 일을 하는 투박한 이야기를 쓰는 믿음직스런 여성 작가를 좋아해주었다.  (..) 아마 사람들은 눈감아줄 것이고, 그러면 조용히 다음 책으로 넘어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물론 이런 내 추측은 완전히 빗나갔지만.   
 
   


일단 여기까지만 옮겨본다. 이 뒤에 이야기도 재미나니, 관심 있으신 분은 서점에서 '독자들에게' 라도 한 번 읽어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여튼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그녀가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로 이름을 알리기 전 작가로 보낸 10여년에 대한 이야기를 읽게 되니, 그녀의 일탈로 그녀를 알게 되었지만, 더 애정하게 되었다.

뒤에 나오는데, 그녀와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 나왔던 그녀의 연인 펠리페가 동남아시아를 여행할 때, 그 둘은 경제적 불안감으로 꽤 오래 불안감을 느끼고, 그로 인해 고통을 겪게 된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가 이렇게나 초대박이 날지 기대도 짐작도 없었던 때의 이야기를 보면서, 참 사람 인생이란게 .. 싶다.  

1단계 : 글이 재미있다.  
2단계 : 작가가 초미녀다.
3단계 : 인간적인 매력이 있다.    
4단계 :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보고 더욱 애정하게 되었다.  


앞으로 그녀가 어떤 모습들을 보여줄 지는 알 수 없지만,
무려 4단계에 걸쳐 좋아하게 된 그녀의 모습과 작품들을 기쁘게 기대해본다.   

그녀의 긍정적인 성격이, 쉽게 사람들과 융화되는 그런 밝음이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 나에게도 조금 옮아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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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0-10-20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표지랑 저자 사진 보고 칙릿 비스무레한 것으로 폄하했었으니까요. 하이드님의 강추로 읽어 보자, 고 연 책이 마침내 연필을 집어들고 줄까지 좍좍 그어대고 때로는 박장대소하기도 하면서 정말 신나게 읽었답니다. 가벼움을 위장한 무거운 책이라고나 할까요, 일단 하이드님 말씀처럼 캡숑 재미있었구요. 사랑하고 믿고 배신당하고 화해하는 그녀의 모습이 참 사랑스러웠어요. 치유력이 있는 책인 것 같아요. 저 <결혼해도 괜찮아>는 못 읽었는데 그녀의 결혼생활이 어떨지도 참 궁금해져요^^

하이드 2010-10-21 0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lanca님, <결혼해도 괜찮아>에는 그들의 결혼생활이 나오지 않아요. 그들 자신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결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주에요. 다만, 간간히 나오는 그 둘의 이야기에 웃고 운다는 거 ^^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다음 책을 벌써부터 기대해 봅니다.

Alicia 2010-10-27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맘에 들어 샀어요. 제목도 확 끌렸구요.
근데 한달전에 사두고 시간이 없어 못 읽고 있네요 엘리자베스 길버트 너무 예쁘죠^^

하이드 2010-12-01 00:01   좋아요 0 | URL
뭔가 작가의 미모에도 신경이 쓰이는 접니다 ㅎㅎ

낭낭 2010-11-29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TED에서 동영상으로 처음 봤어요. 일단 목소리가 참 듣기 좋았고요, 부드럽고 편안한 게 귀에 잘 감기더라고요. 게다가 유머러스하기까지. 작가로서의 삶에 대한 얘기를 했는데 꽤 재미있었어요. 책 제목은 진부하다고 생각했는데, 괜찮은가 봐요. 곧 읽어봐야겠습니다..

낭낭 2010-11-29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와.'코요테 어글리'의 실존모델이었군요!

하이드 2010-12-01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런 목소리 너무 좋아해요. 뭔가 미모와 언발란스한 듯 하면서도 ..

제가 삽입했던 것도 TED 동영상이었어요. 뭐가 문제인지 에러나서 빼버렸죠.

 

 사사키 조 <폐허에 바라다>

제142회 나오키상 수상작

 

범죄는, 수사하는 이의 영혼까지 상처 입힌다.

경찰소설의 베테랑 작가, 사사키 조의 범인과 형사, 그들의 마음속 상처를 그린 걸작 미스터리.

 

“내 인생은 한참 전에 종지부를 찍었어야 했다고요. 전 훨씬 빨리 사라졌어야 할 존재였어요.”

13년 전 삿포로에서 일어난 매춘부 살해 사건과 같은 수법으로 40대 출장안마사 여성이 잔인하게 살해됐다. 한편, 과거 자신의 실수에서 기인한 끔찍한 사건으로 정신적 외상을 입고 휴직 중인 형사 센도 타카시에게 한 남자의 전화가 걸려 왔다. 그는 13년 전 삿포로 사건의 범인으로, 살인죄로 기소됐으나 상해치사로 인정돼 12년의 징역을 살고 얼마 전 출소한 상황이었다. 수사권도, 체포권도 없는 센도 타카시는 13년 전 범인이 시키는 대로 그의 고향이자 이제 폐허가 된 홋카이도 옛 탄광촌으로 향하는데…….

[출처] [이벤트]<폐허에 바라다>(사사키 조-이기웅-북홀릭) (일본 미스터리 즐기기) |작성자 뚜벅이 

출처는 위에 있듯, 일미즐입니다.  

 

 

사사키 조의 <에트로후발 긴급전>은 패스했으나, 이 책 <폐허에 바라다>는 '당장-머스트-리드'네요. 
북홀릭에서 이후 <제복수사> 도 같은 번역가님 작품으로 대기중인 듯 하고, 기대됩니다. 

워낙 경찰소설 매니아라 ( 참조 : '나는야 경찰물 마니아 - 추천 동서양 경찰 미스터리'  ) 경찰소설 베테랑인 사사키 조의 작품에는 눈이 확 갑니다. <경관의 피>는 경찰물 플러스, 일본 종전후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가는 시대물이라 아주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특집 드라마도 대단히 좋았어요. 미나무라 가즈에의 <본격소설>을 옆에 붙여 놓은건, 요즘 이런 연애물이 땡겨서 .. 라는 건 아니고, <경관의 피>와 같은 시대물, 과도기의 이야기인 이유입니다.  

폴 트렘블레이 <리틀 슬립>은 보나마나 챈들러의 <빅슬립>에 대한 오마주이겠지요.

제가 챈들러를 좀 좋아합니다... 라기 보다 챈들러에 좀 집착합니다.
고양이 이름이 왜 말로겠어요. ^^  

마크 제네비치는 수시로 졸음을 느끼는 병, 즉 기면증을 앓는다. 꿈과 현실을 혼동하고 의뢰인 앞에서 잠이 들기도 하며, 늘 피곤함을 느끼지만 정작 원할 때는 잠들지 못한다. 흐려지는 정신을 때로는 커피로, 때로는 바닥에 머리를 짓찧으며 맨몸으로 사건에 뛰어든 그는 수도 없이 다치고 정신을 잃고 위험에 부닥친다.

하드보일드hard-boiled란 냉혹한 현실을 감상에 빠지지 않고 간결하게 표현하는 문체 혹은 태도를 일컫는 말이다. 감정표현이 배제된 듯 건조한 서술에 캐릭터 묘사와 풍부한 비유가 녹아들면서 독특한 문학성과 분위기를 가지는 것이 그 특징이다.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챈들러 오마주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챈들러 읽은 분들이 읽으면 더 재미있겠지요?
늦지 않았어요. 챈들러 오마주는 계- 속 나옵니다. 올 겨울 챈들러를 읽어봅시다.

 많지도 않아요. 딱 여섯권 

 

 

챈들러 오마주 생각나는 걸 몇 권 주섬주섬 챙겨봅니다.

 찾아보면 더 있겠지만 .. 일단 생각나는 것만요

 놀라운 건, 옆의 세 권이 오마주이면서도, 다 각각 개성있으면서, 재미있다는 거죠. 하라 료의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는 분위기, 장소, 탐정, 사건, 상황 등이 판박이 챈들러에요. 그래서 처음 이 작가의 이 작품에 의문을 가졌지만, 하라 료는 <내가 죽인 소녀>에서 자신의 색깔을 덧입혀, 일본판 챈들러를 보여주는데 성공했구요.  

제목부터 빵 터지는 오기와라 히로시의 <하드보일드 에그> 는 귀엽고 웃긴 오마주입니다. 폴 윌슨의 <다이디 타운>은 연작 중편 3개로 이루어진 SF구요.  

히가시노 게이고의 <탐정클럽>은 지난 번 신간 마실때인가 이야기한듯 한데, 지금 앞에 단편 두 개 정도를 읽었구요.
킬링타임은 이런것이다. 를 보여주고 있어요. 전 책을 킬링타임으로 읽지 않아요.  

에드워드 케네디 자서전을 반 정도 읽었는데,
정말 이렇게 재미난 자서전은 오래간만이에요.  

필 받아서 조지 레이코프의 유명한 책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를 꺼내 놓고, 조지 레이프의 신간도 주문, 오늘 부터 웨스트윙 1시즌 시작 ( 지금까지 한 다섯 번쯤 본 듯 합니다. 어마어마한 시간이지요. 네네)  

 

 

줄리아 스튜어트 <런던탑, 동물원 그리고 거북이>

아, 이 제목과 표지의 귀여운 포스!
<페리고르의 중매쟁이>를 읽을까 말까 망설이다 안 읽었는데,
이 책이 재미나면 읽어봐야겠어요.  

제보에 의하면, 제목은 미국판, 표지는 영국판에서 따 온 <런던탑, 동물원 그리고 거북이>입니다.  

근위병들, 진귀한 동물들, 심지어 유령까지 어우러져 살아가는 런던탑!
진정한 사랑과 빛나는 눈물의 의미를 되새겨주는 마법 같은 이야기
  
 

 
 런던탑이 으시시하게 나오는 딕슨 카의 <모자수집광 사건>도 생각나구요.

 요즘 장안의 화제인 부커상 수상작 <울프홀>도 함께 읽어보고 싶어요.  

 

  

 존 레이 <로우보이>

정신분열증을 앓는 열여섯 남자아이의 목소리를 빌려, 냉소와 무관심의 방공호 안에서 아슬아슬하게 존속하는 현대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서정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하게 그려낸 『로우보이』는 출간 후 미국 비평가와 독자 들에게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에 비견된다는 호평을 받으며 아마존 ‘이 달의 좋은 책’에 선정되었다.

단 두 작품만으로도 2007년 문학 전문지 <그랜타>가 10년에 한 번씩 선정하는 ‘미국 최고의 젊은 작가’ 중 한 명으로 선정된 존 레이는 세심한 플롯, 다양한 장르의 차용, 시간의 비틀림, 시적 비유로 독자의 눈과 마음을 붙드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솔직히 샐린저 운운하는 성장소설은 좀 많이 지겹습니다만, 정신분열증을 앓는 열여섯 남자아이가 주인공이라는 것과 '미국 최고의 젊은 작가' , '아마존 이 달의 책' 등의 타이틀에도 관심이 갑니다.  

사이토 다카시 <명화를 결정짓는 다섯 가지 힘>

P.66~69 : 런던의 내셔널갤러리에서 얀 반 에이크의 걸작 〈아르놀피니의 결혼〉을 본 적이 있는데, 그 빈틈없는 구성으로 보아 엄청난 대작일 거라고 짐작했던 것과는 달리 실제 사이즈는 82.2× 60센티미터 정도로 생각보다 작아 조금 놀란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아무리 확대해도 흔들리지 않는, 굉장히 치밀한 구성의 그림이 담겨 있습니다. 
 
P.66~69 : 런던의 내셔널갤러리에서 얀 반 에이크의 걸작 〈아르놀피니의 결혼〉을 본 적이 있는데, 그 빈틈없는 구성으로 보아 엄청난 대작일 거라고 짐작했던 것과는 달리 실제 사이즈는 82.2× 60센티미터 정도로 생각보다 작아 조금 놀란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아무리 확대해도 흔들리지 않는, 굉장히 치밀한 구성의 그림이 담겨 있습니다. 
 

베르메르 그림의 경우, 일상 속의 한순간이 절묘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점에서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적인 풍경에서 한순간을 떼어내어 영원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만드는, 그 점이 바로 베르메르의 탁월함이죠. 
 
기획은 좋은데, 책의 내용에는 의구심이 드는 그런 책이죠.
표지 좋구요, 책 속 문구들 보니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명화를 결정짓는 다섯 가지 힘이 뭐냐구요?

표현력/스타일/자기세계/아이디어/몰입  이라고 합니다.  

 왕런샹 <중국 음식 문화사>
이 책은 나온지 좀 된 책이긴 하지만,
우연히 눈에 들어 온 목차가 무척 흥미롭습니다. 

2. 술과 고기를 즐기다
의적이 처음으로 술을 만들다
이윤이 맛을 말하다
도철은 동방에서 왔다
술이 못을 이루고 매달아 둔 고기가 숲을 이루다

3 음악을 들으면서 음식을 먹다
아홉 개의 정과 여덟 개의 궤
팔진과 백수
장은 소금에서 나온다
음식을 숭상하는 천관들
예는 음과 식에서 시작한다
  

이런식. 중국 옛날 이야기들 좋아하는데, 중국 옛날 음식 이야기라고 하니, 보관함에 냉큼 담아 보았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이 정도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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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0-10-19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사키 조의 신간이 나왔다고 문자가 왔던데, 저 책이로군요!

moonnight 2010-10-19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케네디가의 형제들, 표지가 재미없어보여서 망설이고 있었는데 ^^; 하이드님이 재미있다면 냉큼 사야죠.
요즘 자꾸 챈들러가 읽고 싶던데, 반갑네요. 찬바람 불기 시작하니 저도 말로씨를 다시 만나보아야겠어요. ^^

Kitty 2010-10-19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악 당장 장바구니로 보낼 책이 몇 개 보이네요 ㄷㄷㄷㄷㄷㄷ
난 진짜 파산직전임...오늘 아이폰도 신청했는데!!!!!!!!!!!!!!!
 

한창훈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

인생이 허기지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난 항상 허기져요. 허기진 인생 ..  

한창훈 작가와의 바다낚시 이벤트 당첨된 것을 조금 빨리 확인하자마자 당일배송으로 책을 주문하고, 다른 책들 있는 와중에 한꼭지씩 읽기 시작한다.  

사진도 많고 ( 회뜨는 사진이 너무 많아서 밤에 읽기 좀 괴롭긴 하다)
글도 진솔하다. 신문 연재 했던 거라고 하던데, 한꼭지씩 읽기도 좋다.  

나는 농촌마을 생활도, 섬마을 생활도 해보지 못한 차도녀이지만, ... 응?
물고기 중간중간에 나온 칼럼중 '섬마을 풍경' 을 읽고, 지나쳐왔던 섬마을과 농촌마을들을 떠올리며, 그런가 싶어 고개를 끄덕거린다.  

 좀 길지만 옮겨본다.  

   
 

섬마을 풍경은 외형적으로는 농촌마을보다 풍요롭다. 시래기나 고추따위를 널어 놓은 농촌에 비해 어촌은 미역, 다시마, 모자반, 이런저런 생선, 문어 따위를 마당에 널고 빨랫줄에도 걸어놓기 때문이다. 주인은 당장 낼 쓸 돈이 없어 안방에서 끙끙대고 있더라도 말이다.

땅이 좁기 때문에 섬사람들은 공간 활용 능력이 뛰어나다. 꼭 필요한 곳에 꼭 필요한 크기를 배치해놓는다. 선박에서의 생활이 몸에 배어 있어 더욱 그렇다. 염분 때문에 지붕과 담은 페인트칠을 꼼꼼하게 해두고 마당은 늘 깨끗하게 쓸어놓는다. 정리정돈 된 농가 보기가 쉽지 않듯 정리정돈 안 된 섬마을 보기도 어렵다.

좁은 땅은 본능적으로 흙과 식물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진다. 코딱지만한 땅뙈기만 있어도 채소를 심는다. 그리고 마당귀에 여러 층으로 화단을 만든다. 판자로 만든 층층대에는 꽃나무 화분과 분재가 촘촘하게 올라서 있으며 각 화분마다 전복과 소라 껍데기가 빈틈없이 박혀 있다. 담벼락 아래는 줄지어 수선화를 심고 탁자에는 뒷산에서 꺾어온 나리꽃이 꽂혀 있다. 동박새 키우는 집이 있기도 하다.  

지금은 사라진 풍경 중에 마루 기둥에 박아놓은 바닷가재가 있었다. 커다란 가재를 잡아 조심스럽게 속을 파내고 박제를 만들어 고정해놓은 것이다. 내 어렸을 때는 웬만한 집마다 이거 하나씩 있었고 서로 자기 것이 더 크다고 우기기도 했다. 집을 지키는 마스코트 같기도 하고 오래된 서까래를 커다란 집게발로 받치고 있는 듯도 한 그 모습은 이제 보이지 않는다.  

 
   

집 앞에 장식해 둔 바닷가재가 너무 궁금해서 구글과 각종 검색사이트를 마구 뒤졌는데, 찾을 수가 없어서, 머릿속으로 상상해 볼 뿐이다.  

외할머니댁이 시골이라 비교적 익숙한 농가, 어촌마을, 섬마을이라고 하면, 제주올래길에 걸으며 엿보았던 집들이 다인데,
위의 글을 보고,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지, 지난 겨울 갔던 우도의 집들은 아주 깔끔하고, 단정했던듯도 하다.  

이벤트에 응모할 때는 '바다' 에 가서, '물고기'를 낚아서, 그 자리에서 '먹는다' 에 다른 것이 안 보였는데,
배 탄 경험이 거의 없고, (가장 최근에 탔던 배가 10층 엘리베이터 있던 그리스의 페리, 아, 아니다. 올 초 제주도에서 우도 들어갈 때 배 탔다.) 그래도 멀미 걱정은 안 하지만
물을 무서워하고, ( 수영 못 하고, 높은 곳, 물, 계단, 공을 무서워 하는 덜떨어진 인간이 바로 나)
물고기도 좀 무서워한다. 고 생각하고 있다. ( 어릴적 어항에서 뛰어나온 손가락 두마디만한 열대어에도 꺅꺅 거리며 엄마를 소리쳐 불렀던 기억이 .. )  

수산시장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생선'은 오케이. '먹이'로 식탁 위에 놓인 생선은 '그보다 더 좋을 수 없'지만 말이다.  

작은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출렁이는 파도에 몸을 맡기고 물고기를 .. 정말 낚나? 진짜? 먹을 생각을 하니 새삼 두근거린다.  
이제 다섯밤만 자면 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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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10-10-18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섬마을의 섬세한 풍경은 내가 자란 산촌의 풍경과는 또다름입니다.
지나친 정리정돈은 자유로움이 제한받을텐데 그런 느낌과는 사뭇 다르기도 하구요.

하이드 2010-10-18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산의 풍경은 또 다르겠네요.

2010-10-19 0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0-10-19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책 처음 보고 그 생각부터 했었는데 바로 첫줄에 쓰셨네요?
섬마을은 다른 농촌, 산촌과 냄새가 일단 다르지요.
낚시 이벤트 당첨되셨어요? 전 어제 조정래 작가와의 문학기행 당첨되었다고 전화왔는데 못간다고 했는데, 다녀오시면 아마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오늘 문득 눈에 들어온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 늘 생각하지만, 좋은 기획이다. 네이버에서 하는 '지식인의 서재' 라던가 '북리펀드'라던가.  

업데이트 될 때마다 늘 관심있게 봤지만, 오늘 따라 조정래님의 '작가에게 서재란 ..' 으로 시작하는 인터뷰가 귀에 들어와서 나한테 서재란? 자문해보게 되었다.  

지금까지 인터뷰한 사람들의 서재에 대한 정의를 보니 ..  

조정래 : 작가에게 서재란 '작품의 산실' . 세계의 유명 작가들, 필요한 책들이 보관되어 있는 보물창고이자 삶을 구속하는 영혼의 감옥이면서, 영혼의 재창조 장소  

이상봉 : 서재란 '아이디어 뱅크' . 새로운 영감의 원천이자 새로운 에너지를 주는 곳  

서명숙 : 서재는 '길'이다. 인생의 답을 구할 때 길을 찾는 곳 

황석영 : 서재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곳'  

정재승 : 서재는 '일요일의 나른한 오후의 공동묘지' .. 읭? 책을 쓴 저자들을 고이고이 돌본다는 뜻인듯  

박범신 : 서재는 '나의 고유한 세계' . 나의 영토, 국가, 자궁, 생산기지  

이동진 : 서재는 '팔레트'  

박경철 : 서재란 '학습 공간' , '습'을 위한 공간. 저자가 나의 스승. 서재는 학교  

이주헌 : 서재란 '일터' 일이 놀이이므로 서재는 '즐거운 놀이터'  

김제동 : 서재란 '사람 만나는 곳'   

전제덕 : 서재는 '새로운 세계의 발견'  

장진 : 서재란 '영감을 깨우는 공간'  

박석재 : 서재는 '비서'  

한비야 : 서재는 '사고뭉치'  

김훈 : 서재는 '막장'이다.  갱도에서 가장 깊고, 위험한 자리  

이미도 : 서재는 '위도, 경도, 등대'다.  

이현세 : 서재는 '요람'이다. 혹은 '보물섬'  

고도원 : 서재는 ' 삶 자체'다.   

최재천 : 서재는 '모두의 숲'이다.  

공병호 : 서재는 '지식을 만드는 공간'이다.  

이영희 : 서재는 '꿈을 디자인하는 곳' 이다.  

신경숙 : 서재는 '둥지'다.  

배병우 : 서재는 '나눔의 공간'이다.  

장한나 : 서재는 '매력적인 여행지'  

이적 : 서재는 '흔적'이다.  

승효상 : 서재는 '건축의 에너지' 다.  

박찬욱 : 서재는 '영화의 자양분'이다.  

여기까지가 네이버 지식인에 나온 지식인들의 서재에 대한 정의였다. 
 
쭉 적어내리면서, 인상적인 정의, 혹은 내가 공감하는 정의는 서명숙님의 서재에 대한 정의이다.
서재는 '길'이다. 인생에 답을 구할 때 찾는 곳. 이것은 '책'에 대한 개인적인 정의일 수도 있겠고.  

이주헌의 정의도 좋다. 서재의 정의가 좋다기 보다 '일터'가 '놀이터' 라는 것이 좋다.
 
대부분 공감하지만, 최재천님이나 배병우님이 이야기하는 '나눔의 공간' 이라는 것은 살짝 나와는 거리가 있다. '책'은, 그리고 서재는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하는지라   

자신의 직업과 관련한 정의,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정의들도 많은데, 그 중에 인상적인 것은 다시 서명숙, 길을 만드는 여자의 정의와 한비야와 김훈의 정의는 특이하면서도 왠지 말과 말하는 사람의 싱크로가 높다.

이 페이퍼를 쓰기 전에 퍼뜩 생각난 서재의 정의는  

서재는 '세상'이다.  

딱히 서재. 도 없지만, 이전에 여유분의 방(?)이 있을 때도, 책과 책장은 늘 바퀴벌레처럼 ( .. 이런 비유 미안) 마구 증식하여, 책방, 거실, 침실로 쏟아져 나오곤 했으니 말이다. 지금도 사정은 마찬가지. 책장에 대한 욕심은 있지만, '책'을 모아 둔 '방'에 대한 욕심은 별로 없다. 만약 있다면, '내가 사는 곳' 에 대한 욕심과 꼭 같은 바운더리이리라.  

이 페이퍼를 다 쓰고 새로 생각난 서재의 정의는  

서재는 '정거장'이다.  

나는 어쩌면 책을 좀 강박적으로 읽는 편이다. 집안이건, 밖이건, 어디를 가건간에 손에 늘 책을 들고 다니지만, 그 책들은 다 나를, 내 서재를 스치고 갈 책들이다. 499권의 책만 딱 가지겠어. 라고 말하곤 했는데, 지금 비록, 샀다가 팔지 않는, 버리지 않는 정말 좋아하는 책이라고 하더라도, 책에 정을 붙인다거나 하지 못하겠다. 이 책들은 지금이 아닐 뿐, 언젠가는 나를 거쳐 누군가에게 가 새로운 의미와 답이 되겠지. 라는 생각. '책'이란 것은 그렇게 사람과 사람을 흘러나가며 새로이 탄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러분들에게 '서재'란?  

덧붙이면, '서재'는 책이 한 권 이상 있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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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10-10-18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알라딘 서재 지붕에 '놀이터'가 문패처럼 씌여져있어서... 놀이터가 반갑군요. ㅎ

하이드 2010-10-18 0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서재는 놀이터!

카스피 2010-10-18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는 로망이죠.많은 책들이 빼곡히 들어있는 책장들이 가득한 방,혹은 다락방의 채광창아래서 책을 읽을수 있는 나만의 비밀 서재... 이런 서재를 꿈꾸지만 현실적으론 책장 하나 놓은 공간이 없는 형편이죠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