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은 친절해서 목차 따위는 업데이트 안 하니깐,
너무 친절해서 잡지 이미지 같은 거 넣지 않으니깐.  

내가 넣고, 옮긴다. 이번 달 디자인 2월호 목차 보니 재미있겠네요.
스페셜 피처의 '디자이너의 페이버릿 스터프'
그리고, 디터 람스 이야기.  

디터 람스 전시를 가야지 가야지 못 가고 있는데요, 한 번 문 앞까지 갔다가 못 간게 억울해 죽겠;
3월까지니깐 천천히 .. 말고, 얼른 날 잡아서 가보려구요.  

  

 

++++월간 디자인 2월호 목차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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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8 감성적인 금융 공간, 하나은행 플래그십 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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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1-02-08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록으로 포스터 비스무리한 것도 따라 온다. 잘게 접혀서
 

미야자키 하야오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

7권이고, 홈즈 전집 같은 양장에 (반양장은 아니지만, 양장도 아닌데, 양장이라 우기면 열받고, 반양장이라 하면, 좋은걸? 싶은) B5 판형이라 크고, 종이질도 좋다.  

다들 극찬하고.. 그러니깐, 책 읽다 보면 어찌나 이 책 저 책에서 회자가 되는건지 말이다.
왠지 품절될 것 같고... 해서 후회하기 전에 사 둔  

그런 책인데,  

지난 밤 읽으며 펑펑 - 눈물 질질 -  

 

애니를 보고, 만화를 보면 좋다고 하는데 ( 애니가 만화의 발끝이나 겨우 따라 온다는)
만화를 보고, 애니를 보려니깐, 아.. 나는 애들 다 죽는꼴 진짜 다시 못 보겠다.  

너무 힘들게 본 만화라서 애니로 그걸 다시 볼 수 있을까 싶어서 말이다.  

책을 읽고 나서 ' 아 - 좋았다' 하는 책이 있고, 읽으면서도 '진짜 좋다' 열광하는 책도 있는 한편 몸에 남는 책이 있다. 머리나 마음에 남는게 아니라 몸에 남는 지독한 책  

이 책이 나에게 그렇다.
펑펑 운건 그렇다 치고, 이 세계에서 나는 쉬이 발을 뺄 수가 없어서, 다른 책을 읽다가, 다른 일을 하다가 문득 내가 나우시카의 세계에서 생각하고 있다는 걸 깨닫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빠져나오게 되는  

그런 책이었다.  

 사사키 조 <제복수사>  

주재소 경관이 주인공인데, 이 주재소 경관은 15년 형사 출신이라 보통 주재소 경관이 아니다.
주재소 경관이 뭐냐면, 동네 순경 아저씨. 라고 역자후기에 써 있다. 근데, 동네 순경아저씨라는게 있나?? 지구대 경찰 아저씨 이야기하는거야? 언제쩍 동네 순경 아저씨람  

여튼, <폐허에 바라다>가 예상외로 너무나 맘에 퍽 하고 와 닿았어서 말이다.
<제복수사>는 비슷한 느낌이긴 하다. 사사키 조의 다른 경찰소설인 <경관의 피>보다는 <폐허에 바라다>에 가깝다. 단편이기도 하고. 그 단편들이 연결되는 면도 없지 않고.   

분위기도 그렇고. 근데, 내가 생각하는 작가의 '기'라는건 <폐허에 바라다>가 훨씬 강하다.
그러나 <제복수사>도 좋긴 돟다. 400페이지라고 하는데, 판형이 작아서인지, 정말 금새 읽었다. 기분상 한 200페이지대 책 읽은 것 같다는. 별 다섯개지만, <폐허에 바라다>는 별 다섯개 중 여섯개인 작품이었어서 아무래도 ...  

 브루노 무나리 <디자인이 디자인을 낳는다>  

 아 ... 실패... 책은 예쁘고, 안에 글도 보려면 못 볼 껀 아닌데, 에세이.. 같은 거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고, 실무 방법론 같은게 아주 딱딱한 글로 나와 있다. 다행히(?) 그림이 많아서 -_-;; 그림에 의존해가며 보고 있다. 그림이 많고, 와닿지 않는 이야기들 ( 틀려서가 아니라 몰라서 'ㅅ') 이 많아서 멍 때리며 술술 ㅡㅜ 넘기고 있다.  

 

 

 

 

 스티븐 킹 <죽음의 무도>  

한동안 손에서 놓았다가 다시 잡았다. 오늘 아침에 읽은 꼭지는 '지킬박사와 하이드' 이야기
헤헤 이 책 정말 최고다. 레퍼런스로도 글과 장르와 문화로도. 읽으면서도 이건 아주 많이 괜찮은 책이군 고개를 노혼혼마냥 끊임없이 끄덕이고 있다. ....... 게다가 재미까지 있어! 뭐 이런!  

 

 

 

 

 

 사이토 다카시 <명화를 결정짓는 다섯 가지 힘>  

앞에 좀 들쳐보니, 도판이 영 별로라 기대하지 않았는데, 꽤 재미있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명화를 보는 결정짓는 다섯 가지는 스타일, 자기세계, 아이디어, 몰입, 표현력의 다섯가지이다.  

저자의 명화감상 이야기는 마구 신선한건 아니지만, 함께 가슴 뛰는 정도는 되어서
게다가 그 다섯 가지 힘은 '명화' 뿐만 아니라, 세상만사에 해당되는 이야기이기도 해서 (내가 이런 이야기 좀 좋아한다),  이리저리 메모하며 재미나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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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1-02-06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밀레니엄 사셨군요. +_+; 진짜 진짜 재미있게 읽었는데 하이드님은 어떤 평을 주실지 막 기대돼요. >.<
일전에 분권되어있는 거랑 표지가 맘에 안 든다. 고 그러셨던 거 기억나는데요 새로 나온 책은 좀 예쁜 것 같아요. 그래서 하이드님께 드디어 간택되었나 싶기도 하고. 헤헤 ^^

그리고 나우시카. 요. 그렇게 임팩트가 대단한가요? 명성은 익히 들었는데.. 시작하기가 엄청 두려워진다는. ㅎㄷㄷ;;;
 

플레이버와이어에서 유명저자들의 낙서를 모아 놓았길래 옮기고, 덧붙여 본다.

유명한 화가!면 안 된다. 유명한 작가!여야만 한다. 몇몇의 경우는 의외였고, 몇몇은 당연히 그럴 것이라 생각했고(나보코프의 '나비' 낙서 같은 거 ^^), 몇몇은 정말 역시 .. 낙서 한 줌도 경외로운 그대, 당신 ( 보르헤스 이야기다) 이었다.  

 

실비아 플라스는 다이어리에 낙서하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핫도그맨에게 쫓기는 꿈 같은 거.
마지막 때문에 어두운 이미지로 기억되는, 그녀인데, 의외로 악몽은 코믹하다.  

 

 

 

 

 

  

 

데이빗 포스터(david foster wallace)가 코맥 매카시의 얼굴에 한 낙서는 어떤가? ㅋㅋ
뭔가 공감이 가버릴 것 같아.  

 

나보코프가 카프카에 한 낙서는? ..번역에 불만이 있었던 것일까?  

 

물론 나비 낙서도 빠질 수 없다!   

  

 

 

 

 

 

 

카프카도 한 낙서 했다는데? 특히 책상 위의 남자 낙서.. 글 쓰는 카프카의 고뇌를 낙서화한 것?    

 

 

 

    

 

 

 

 

 

 

사무엘 베켓의 낙서  

 

 

 

 

 

  

이건 뭐, 유명하죠? 커트 보네것의 낙서  

 

 

 

 

 

 

이건 마크 트웨인님의 낙서! 뭔가 유머와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낙서에요.  

 

그리고 보르헤스 ..  

 

보르헤스가 시력을 잃은 후의 자화상  

보르헤스는 뭘 해도 포스가 있지요?  

자 여기에 덧붙이는 어젯밤 하이드의 포스트잇 낙서  (이런; 하필 보르헤스 다음이라니 .. 라고 쓰고 보니, 누군들 ^^;)  

 

무..뭉크에요, 알아봐주세요. 'ㅅ'  

가지고 싶은 낙서는 .... 역시 나보코프의 나비 낙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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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4 2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11-02-05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낚고 싶었나봐요 ㅎㅎ 알라딘 맞춤법 예민하신분들 많은데 엄청 신경 쓰이겠어요. 고쳐야겠네요 ^^

moonnight 2011-02-06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뭉크 잘 그리셨는데요. +_+;
나보코프씨는 정말 번역이 맘에 안 들었나봐요. ㅎㅎ
 

라는 말에 서운해 할 필요는 없다. 서운해 할 사람도 몇 안 되지만 
 
설 연휴기간동안 정말 고단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내가 더 고단해, 니가 더 고단해. 싸우자는게 아니라 나만큼 고단했던 사람 많이는 없을듯.

서른 몇 해 사는 동안 처음으로 칼 든 강도에게 (강도라고 하면, '칼'인데, 사람들이 강도 이야기 들을 때 한 번 놀라고, '칼'이야기 들을 때 두 번 놀라서, 처음부터 칼 든 강도라고 써 본다) 위협 당해 털려도 보고, 서른 몇 해 사는 동안 처음으로 배관도 터져보고 ..

전자는 내가 아직 실감이 덜 나거나, 그동안 각종 추리소설과 범죄 드라마를 섭렵하며 다져진 간접 경험이 쌓이고 쌓여 직접 경험을 하게 되었을 때, 한껏 드러났다.. 고 말할 수 있다 쳐도, 전자와 후자는 거의 똑같이 (어쩌면 후자가 더!) 내게 좌절감을 안겨 줬다. 이게 하루 상간이니 정말 씨발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그제,어제는 경찰관 아저씨, 형사 아저씨, 과학수사대 아저씨까지 .. 1대 다多 심층면담했고, 오늘은 설이라 배관 고쳐줄 사람도 없어 당황하여 허둥지둥하다 박스 아저씨의 충고에 따라 119에 생전 처음 전화를 걸었더니, 강도 당했을 때 경찰보다 더 빨리 나타난 119 아저씨들. 여튼, 우리집 물은 잠궈 놓은 상태이고, 집주인이 아는 설비 보는 사람이 와서 보고 내일 벽 뜯기로 했고,  

서른 몇 해 살면서, 첫 배관 터진 것에 좌절하며 교보에 바로드림하러 나갔는데, 기껏 이 정도에 좌절하면서 무슨 꿈이 중정 있는 단독주택 사는거래. 나 자신을 나무라 보기도 하고. (중정있는 ㅁ자형 2층 단독주택에 머슴은 필수란 말인가?)   

강도 당한 이야기를 넷한테 했다. 엄마, 동생, 친구 둘. 강도건 배관이건, 속상하고, 겁나고 황당한 심정은 누구와도 완벽하게 나눌 수 없다. '도대체 왜 내게 이런 일이' 라는 건,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가족이라도 당사자의 느낌과 꼭 같을 수 없다.  

그러니깐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인간은 누구나 혼자라는 거다.  

이건 몇년 전에 아버지에게 일이 생겼을때 (지금은 건강하시다) 처음 느꼈던 거다. 말로 정리하기가 쉽지가 않다. 그 때도 그랬는데, 지금도 그렇다. (발전이 없어 ㅉㅉㅉ )  

문제가 생겼을 때, 당사자, 당사자의 가족, 당사자의 친구. 그 문제를 둘러싼 감정은 포토샵에서 색빼기.를 한듯 점점 바래진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고, 자신의 감정을 100% 누군가와 나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책은 가능하다. 책은 저자와 독자가 쓰는 것이라고 한다. 
책에 나의 감정이 100% 투영되어 텍스트와 내가 완전하게 소통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바로드림하고, 천사다방에서 아이스커피 한 잔 마시고 나오는 길에
문 바로 앞 외국소설 매대 위에서 누군가가 사려다 만 위즈덤 라이프를 발견했다. 
책을 넘긴 첫장에 이런 글이 나와 있었다.  

  

책만이 나의 친구고 나의 구원이다. 라는 말은 좀 과장되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책만이 나의 친구고 구원이 되는 순간이 인생에 한 번 이상 올 것이라는 건 과장된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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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4 2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1-02-04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쿠~ 무슨 일이 있으셨대요?

2011-02-04 2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1-02-04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끔 느껴요. 아무도 나를 이해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이해해 주기를 바라지도 않는데 책 속에서 일백프로의 나를 딱 마주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그래, 책이 있으니까 나는 혼자지만, 외롭진 않다. 고 힘을 내게 돼요.

우리 하이드님. 거하게 액땜 하신 거에요. 도대체 얼마나 좋은 일을 만나시려고!!!! ^^;

씩씩하신 듯 해서 일단 안심이에요. 나쁜 꿈 꾸지 않도록 제가 기도할께요. 건강 더 신경쓰시고요. 하이드님에게 위로와 구원을 준 책을 더,더 사랑하게 될 것 같아요. ^^

엠제이 2011-02-07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후 세상에; 강도요??? 많이 놀라셨겠지만 큰 일은 없으신거죠? 어후 세상에;;
 
하루살이 - 하 미소년 시리즈 (미야베 월드)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1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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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간만에 마음에 남는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을 만났다. <하루살이> .. 전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얼간이>를 재미나게 봤지만, 그냥 '재미나게' 본 정도여서, 별로 기대는 없었다.  

미야베 미유키의 시대소설 중에서는 <외딴집>을 가장 좋아하고, 그 외에는 일단 북스피어에서 소개해준 책들은 다 읽긴 했지만, 그닥 꼽을만한 이야기는 없었다. 다른 시대물들은 굳이 미야베 미유키가 아니라도 좋을 그럭저럭 괜찮은 시대물.이었다고 생각한다. 현대물까지 합해 미미여사의 작품 중 좋아하는 것은 <이유>, <화차>, <외딴집> .. 그리고 이번에 <하루살이>를 포함하게 되었다.  

네 개의 짧은 이야기가 상권에 나오고, 상권 부터 하권까지 이어지는 긴 이야기 '하루살이' 가 나온다. 단편과 장편이 있는 책인가. 했는데, 그렇지 않고 다 이어지는 이야기. <얼간이>부터 다 이어지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 책은 필히! <얼간이>를 읽고 읽어야 그 재미와 의미를 깊이 느낄 수 있으니, <하루살이>만 읽거나, <하루살이>부터 읽는 것은 절대 권하지 않는다.  

하루살이를 읽기 전에 미야베 미유키의 인쇄사인과 독자들에게의 인사말이 있다.  

"19세기 중반의 일본, 도쿄가 아닌 '에도'가 나라의 중심지였던 시절을 무대로 하는 한가로운 미스터리 작품입니다. 어려운 사건 해결이나 놀랄만한 반전은 없습니다만, 주인공 이즈쓰 헤이시로가 언제나 그렇듯, 번둥번둥 느긋하게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라기에 .. 한가로운 미스터리 작품이라니 .. 번둥번둥 느긋하게 즐기라니 .. 피식 하며, 얼간이 같은 이야기려니 했는데, 웬걸! 

제목이 '하루살이' 인 것의 의미는 한 번 읽은 정도로는 어렴풋이 와닿을 뿐이고, 두 번은 읽어야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각각의 이야기에서 모두 '하루살이' 에도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하루살이' 에 대해 잠깐 스치듯, 혹은 이야기의 주제로 이야기 되고 있다. '이것이 주제다' 라고 들이미는 것보다 그렇게 약간 애매한 것이 좋다.  

첫 이야기 '밥' 에서는 <얼간이>에서도 나왔던 짱구. 무엇이든 한 번 들은 것을 죄다 기억하는 짱구의 시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얼간이>에서 그저 신기한 존재기만 했다면, <하루살이>에서는 유미노스케와 콤비를 이루어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다. 애정도가 팍팍 올라가는 짱구 캐릭터다. 헤이시로와 유미노스케 콤비라니, 난 그 콤비 반댈세. 짱구와 유미노스케의 콤비가 좋다. 여튼, 짱구가 밥을 먹지 않는다.는 사건과 그 사건을 해결하는 헤이시로의 이야기다.  

'밥벌이하는 모습은 사람마다 다르다. 다를 수밖에 없다. 자기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수밖에 없고, 그 일이 아니면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사람 마음이다.' 

짱구가 밥을 먹지 않는 사건을 '해결(?)' 하며 이야기하는 헤이시로의 밥벌이에 대한 생각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하지만, 아무상황에서 아무렇게나 이야기하면 '그걸 누가 몰라?' 라고 할 이야기에 새삼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것이 바로 미야베 미유키의 매력이고,  

그렇게 이 작품에서 미야베 미유키의 매력이 십분 들어나고 있다.  

두번째로 나오는 작품 '미움의 벌레' 에서는 사키치와 오케이 부부가 나온다. 사키치는 바로 '얼간이'의 주역이었던 그 사키치이다. '하루살이'에서 탐정역인 헤이시로와 유미노스케를 뺀다면, '얼간이'에서도, 그리고 여기 이 '하루살이'에서도 주인공은 바로 사키치가 아닌가 싶다.  

하루살이의 전체적인 이야기는 사키치가 부유한 상인인 소에몬의 아들로 '얼간이' 에도 나왔던 본처가 사키치의 엄마를 목졸라 죽였다는 이야기 등 뭔가 사정이 많고, 복잡한 그런 이야기들이 얽혀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풀어내는 일이다.  

그 '사랑' 이라는 것에 부자 상인 소에몬, 처인 오후지, 첩인 아오이, 그리고 사키치 등과 주변의 많은 조력자와 그만큼 많은 귀신들 (귀신물/요괴물은 아니고, 사람이 귀신이지.) 이 달라붙어 있다. 

나쁜 사람은 있다. 아니, 사람이 하는 나쁜 짓은 있다. 귀신이 붙어서, 마가 끼어서 그렇다. 악역도 미워할 수 없게 만드는 것 역시 미야베 미유키의 매력 (아, 이것도 오랜만에 본다 ㅜㅠ )  

나는 이 못말릴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을 보면서 쿄고쿠 나츠히코의 <웃는 이에몬>을 떠올렸다. 그 사랑이 더 절망적이긴 한데, 왠지 <하루살이>와 싱크로가 있다. 그래서 읽다가 나도 모르게, <웃는 이에몬>의 이야기를 같은 이야기로 착각해버리며 책을 읽어 나가게 되기도 했다.  (<웃는 이에몬>은 더 절망적인 이야기)

짧지 않은 분량의 두 권을 읽어내고 나면, 지금까지 여러번 나왔던 혼조 후카가와와 그곳의 사람들이지만, 이번에야 말로 드디어 내 동네.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시대물이라는 꺼풀 없이 여기고, 저기고, 오늘이고, 몇백년 전이고 다 사람사는 이야기. 라는 생각이 드디어 들게 된다.  

이 작품이 꽤 수작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전부터 좋아했던 <외딴집>과 쓰는 시기가 같았다고 한다. 미미여사의 신들린 시기쯤 되는듯. <외딴집> (이건 좀 더 무거운 책이다) 도 다시 읽어봐야지.  

모든 사람이 매일을 이렇게 편하게 살 수 있다면 오죽 좋을까.
하지만 그럴 수는 없지.
하루하루 차곡차곡 쌓아올리듯이 차근차근.
제 발로 걸어가야 한다. 밥벌이를 찾아서.
모두들 그렇게 하루살이로 산다.
쌓아올려 가면 되는 일이니까 아주 쉬운 일일 터인데 종종 탈이 나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제가 쌓은 것은 제 손으로 허물고 싶어지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무너진 것을 원래대로 되돌리려고 발버둥을 치는 것은 어째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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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7 15:1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