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숲의 아카리 1
이소야 유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책도 좋아하고, 꽃도 좋아하는 나.  

책을 고르고, 책을 구경하고, 책을 사고, 책을 읽고, 책을 팔고, 다시 책을 고르는 것은 숨을 쉬고, 밥을 매 끼니 먹는 것만큼이나 나의 일상이다. 난 서점 직원은 아니지만.  

꽃을 고르고, 꽃을 구경하고, 꽃을 공부하고, 꽃을 사고, 꽃을 다듬고, 꽃을 준비하고, 꽃을 잡고, 꽃을 버리는 것도 일상  

이 책은 서점 직원의 이야기로만 알고 있었는데, 1권을 읽고 보니, 이 책의 제목은 서점'숲'의 아카리.였다. 
책의 냄새를 숲의 냄새로 비유하고, 느끼는건 완전히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책은.. 나무에서 왔으니깐.  

그런 콘셉트 자체가 굉장히 아름답다고 생각해.  

이야기는 대형 서점의 지방 지점에서 도쿄의 본점으로 온 아카리의 서점 생활기. 이다.  
서점의 이런저런 관행들을 볼 수 있는것, 재미있고 (만화를 싸는 쉬링커 이야기, 미는 책을 한 책장에 50가지 각기 다른 pop를 붙여 진열하는 100면진 이야기 등)  

그에 따른 서점 직원들의 이야기, 책 이야기가 아름답게 어우러져 있다.  

망상걸 아카리.. 라는거, 책을 읽고 상상,공상,망상 그 어디맨가 빠지게 되는 독자의 모습을 극대화 한 것과 같을 것이다.

하루에 열권쯤 읽어요. 그래도 일년에 삼백권쯤 밖에 못 읽는걸요. 라고 말하는 모리조 부점장을 사모하고 있다.
책이 너무 좋아 아침부터 저녁까지, 눈뜨면서부터 눈 감기까지 책만 보는 샤방샤방한 모리조는 책이 너무 좋아서 어떨때는 세상에 책과 자신밖에 없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때도 있다고 말한다.  

'안 돼요, 부점장님, 책 속에 인간이 나오지만, 거기엔 사람이 없어요. 그 쪽으로 완전히 가 버리면 안 돼요. 이쪽으로 오세요'
라고 아카리가 말하던가? 

독특한 점장 이야기도 나온다. 
점장왈 :  

" 서점은 야구장, 서점 직원은 플레이어야.  
그냥 시합만 하는게 아니라, 관객을 즐겁게 해 주어야 해."  

라고.  

알라딘, 나를 즐겁게 해주라고, 즐겁게 하는데 힘 좀 쓰라고, 책을 보여주고 싶다. ㅎㅎ 

인터넷 서점 이야기도 나온다.

베스트셀러를 찾는 눈과 감각이 있는 시오리. 가 아카리와 백면진을 준비한다. 잘 알려진 책도 아니고, 초판 4천부중 4백권을 확보. 전국에 풀린 책 중 1/10이나 확보하며 애쓴 책이다. 그런 것을 어느 여배우가 인터뷰에서 언급하면서 점장이 그 책을 다 인터넷 판매로 돌리게 되자

시오리는
"저희는 서점까지 수고스럽게 와 주신 손님들께 이 책을 팔고 싶습니다."  
 점장은
"이 책은 너희 것이 아니야. 구매한 고객의 것이야. 안 그래?"
라고.  

후에 점장이 인터넷 서점에 힘쓰고 싶어하는 이유도 나오게 된다.  

그렇다해도, 시오리도, 아카리도 열심히 준비했는데..  

"시오리 선배가 추천하는 이 책을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읽어주면 좋겠어.
어떻게 해야 이 책의 장점을 잔뜩끌어낼 수 있을까?
에구에구, 뭐라고 쓸까?"  

라는 아카리의 마음은 뭐랄까, 좋은 책을 팔고 싶은 서점의 마음, 출판사의 마음, 넓게 넓게 보면
좋은 책을 소개하고, 읽히고 싶은 나 같은 독자의 마음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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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1-03-01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살까 말까 보관함에 넣고 고민중이었는데, 하이드님이 지르라고 옆구리를 찌르시네요.

하이드 2011-03-01 16:14   좋아요 0 | URL
저도 볼까 말까 계속 망설였는데, 좋았어요!
위에 썼듯이, 이 책의 컨셉이랄까. 하는 '서점숲' 이라는 이야기가 맘에 들었거든요.

서점 이야기는 물론 재미나구요. 간간히 나오는 책파는 사람 마음가짐 같은 것도 좋았어요.

무해한모리군 2011-03-01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읽어보셨네요. 부점장님을 보면 전 왜 하이드님이 생각날까요 으흣.

하이드 2011-03-01 16:12   좋아요 0 | URL
어맛, 굉장히 칭찬받은 기분이닷! 헤헤 ^^

고슴도치 2011-03-01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만화 참 재밌게 봤어요~!!! 처음엔 약간은 어색한 그림체 때문에 살짝 망설였는데, 읽기를 정말 잘한 것 같아요~ ㅎㅎㅎ 이 만화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이 만화에 등장하는 책들을 저도 모르게 지르게 된 점이랄까요? ;ㅂ;ㅋ

하이드 2011-03-02 00:21   좋아요 0 | URL
워낙 그림체에는 초월한지라, 전 어색한지도 모르고 있었네요. ^^; 저는 이 책을 2권까지 읽고 ... 전쟁과 평화가 읽고 싶어졌어요! ㅎ

파란놀 2011-03-02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덧 7권까지 나왔는데,
이 가운데
'동네 작은책방'을 이야기하는 권에서
가장 밀도가 깊으며
아름답지 않느냐 싶어요..

하이드 2011-03-02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 이야기 2권에 나온 이야기. 저도 그 이야기 좋았어요.
인터넷 서점도 대형 서점도 좋아하는 저이지만, 동네책방에 대한 로망이 늘 있어요.

책에선 동네 사람들의 특성을 파악한 주인 할아버지가 나오고, 손녀는 결국 대형서점과 같은 신간 매대 포기하고, 좀 더 동네 사람들을 위한 사랑방 같이 꾸미죠.

2011-03-09 16: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10 0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제저녁
백희나 글.그림 / Storybowl(스토리보울) / 2011년 1월
구판절판


명품 어쩌고 하는건 누구말마따나 이야기하면서도 뒷골 땡기는 이야기이지만, 백희나 작가의 책에 명품이란 단어를 붙이지 않는다면 어디에 붙인단 말인가.

다른 나라 친구들에게도 자랑하고 싶은 귀여운 그림책이다.
백희나 작가는 '구름빵'으로 유명하지만, 구름빵은 이 어른에게 안 와닿았고, '달샤베트'부터 주목하여 '어제저녁'에서 좀 반했다.

이 책은 아파트 주민들(?) 이야기라는 점에서 작가의 전작 '달샤베트'를 떠올리게도 한다.
'달샤베트'는 한여름의 이야기, '어제저녁'은 크리스마스 직전, 겨울의 이야기이다.

독특하게, 책표지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책 자체가 좀 독특하다.

407호 개부부는 '썰매를 끌고'를 연습하기 위해 따스한 털양말을 신기로 한다.
피아노 페달 밟으면 발이 시리기 때문이다.

바로 그 때, 407호빨랫줄에 앉아 있던 참새가 파다닥

207호 양 아줌마는 '버터와 울 샴푸, 크리스마스 우표 20개'를 사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이거 좀 귀엽다. 양아줌마가 사는 울 샴푸, 버터, 크리스마스 우표들 :)

요 8마리 아기 토끼들 나오는 그림이 젤 귀엽다!

304호에서 아기 토끼들 재우려고 그림책 읽어주는 오리 유모 -

407-1호 생쥐 부인은 크리스마스 장식을 구하려고 집을 나서고

304호 흰토끼씨가 버스를 기다리며 일곱번 연속 기침
은쟁반 찻집의 까망고양이가 흰토끼씨 앞을 지나가고

이 트렁크에는 701호에서 주문한 초콜릿 3단 머드케이크가 담겨져 있다.

이 장면도 무척 좋아한다. 일단 두 페이지 차지하는 큰 그림.
토끼씨와 까망고양이는 이 작품에 등장하는 가장 시크한 두 등장인물..이라고나 할까요.

6시 5분, 양말이 없어진 걸 안 개 부부가 큰 소리로 짖어대기 시작한다.
컹컹컹컹

그러니깐, 첫 페이지에서 딱 5분이 지났다.

아기 토끼들이 개 부부의 짖는 소리에 흥분하여 날뛰고!

양아줌마는 놀라 열쇠를 깊고 깊은 털 속으로 빠트려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얼룩말이 양 아줌마를 도와 열쇠를 찾아준다.
양털 속의 수많은 물건들도 바리바리 찾아 꺼내준다. 헤헤 귀여워라.

책은 요렇게 아코디언처럼, 지금까지 읽은 책을 휙 왼쪽으로 넘겨서 3단으로 (책, 커버1, 커버2) 두고 읽기 시작한다.

처음엔 이게 뭐야, 엉키면 대략 낭패. 했는데, 읽는데는 불편함이 없었다.

생쥐 부인이 양말을 주웠다.

개 부부는 양말을 발견하고, 기쁨의 노래를 부른다.

제목은 '즐거운 나의 집'

개 부부의 노래는 8마리 아기 토끼들을 재워주고,
흰토끼씨는 마음 놓고 쿨쿨 감기약을 마실 수 있었다.

아 .. .이 8층침대! 아기 토끼들이 잠 자는!!
그러고보니, 아기 토끼들의 아빠는 흰토끼씨..구나. 왜 흰토끼씨인지 순간 고민했다;

호수 주위를 맘껏 달리는 얼룩말

까망고양이와 마주치는 생쥐부인

그러자

재빠르게 몸을 돌려



번개처럼 달렸다.


.. 는 이야기

생쥐 부인은 개 부부의 노래를 들으며 놀란 가슴을 달랜다.

크리스마스 장식이 없다 해도 집만큼 좋은 곳이 없는 법이다.

라는 뭔가 해피앤딩.

어느 겨울 저녁 벌어지는 사소한 사건들은 모두 해결되어 모두 행복하게 '즐거운 나의 집'에서 저녁을 맞는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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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1 1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11-03-01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스럽네요!

moonnight 2011-03-01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너무 좋아해요. >.< 조카도 읽어주면 굉장히 재미있어하구요. (특히 좋아하는 부분이 개부부의 짖는 소리에 흥분해서 날뛰는 아기토끼들! 여기서 까르르 넘어가요. ^^) 407호에 사는 생쥐네 집에 407-1호라는 팻말이 붙어있는 것도 재미있고. 하여간 디테일에 아주 신경을 쓴 섬세한 그림책이란 느낌에 책장을 넘길 때도 왠지 조심하게 돼요.

하이드 2011-03-01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막 물이 오르는 거를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어요.
백희나 작가의 다음 작품 역시 엄청 기대됩니다. ^^
 

마음이 선들선들 교토 나들이.. 같은게 가고 싶어져 교토 책을 몇 권 골라 보았다. 라는건 나답지 않지만...가질 수 없는건 생각을 않는 편이라 쳐다보지도 않는 편이지만, 이 책이 좀 사고 싶어졌거든.  

 책공방 마호의 책은 그간 몇 권 샀더랬는데, 블로그는 이번에 처음 가봤다. 이 책은 사진이 예뻐서 샀던 거고 이것 역시 나답지 않다. 뭐 대단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런 기분이 들었다는 거. 그냥 보통 생각할 수 있는, 예상할 수 있는 그런 글에 사진들이다. 자신에게는 특별하지만, 타인에게는 '그게 뭐' 인.

블로그에 가보니, 블로그 글하고 같은 글들이기도 하고, 며칠간의 여행 이야기 담은 것이기도 하고.

 근데, 딱 하나 부러운게, 마음 맞는 친구와 마음 맞는 일을 하며 알콩달콩 사는 모습.

소년장사와 B사감.인데, 이렇게 둘이 출판사를 하고 있다. 책도 거의 열권 정도 냈고.
B사감의 집에서 일하며, B사감이 매일매일 맛있는걸 해준다. 'ㅅ' 아... 

 

 

 

 

뭐, 이것저것 봐도, 다 비슷비슷 하겠지?  

여튼, 봄바람 든 건(어이, 아직 봄 아냐) 이 정도로 해두고  

2월 마지막 신간마실 들어갑니다.

 해롤드 맥기 <음식과 요리>

세상 모든 음식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요리의 비결 | 원제 On Food and Cooking : The Science and Lore of the Kitchen 

가격하고 페이지 수 먼저 얘기해드릴께요 -
1328페이지에 78,000원!  

훑어 보다고 알 수 있는 책도 아니네요. ^^ 일단 책소개

제임스 비어드 재단의 키친 에이드 북어워드 수상작. 2008년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된 해롤드 맥기의 세상의 모든 음식을 다룬 책이다. 유럽과 미국은 물론이고,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의 요리도 두루 다루어진다.

책은 우리나라의 김치, 된장, 젓갈 등은 물론이고 감, 밤, 잣, 고사리 등의 식재료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단순히 나열되는 것이 아니라 김치와 독일의 사워크라우트가 연결되고, 젓갈과 안초비와 동남아시아의 민물 생선 소스들이 연결되며, 생선 소스가 생선을 대두로 대체한 대두 소스, 즉 간장으로 발달하는 과정이 지리적 한계를 넘어 거대한 문화적 그물망으로 엮인다.

기본적으로 먹는 행위와 관련된 모든 이들을 위한 레퍼런스 북이지만, 망원경과 현미경을 고루 활용하는 저자의 다양한 스코프와 동서양과 고금을 넘나드는 박식함, 한때 문학을 공부한 사람다운 예사롭지 않은 문장력이 주는 읽는 재미는 전문 에세이스트의 글 못지않을 것이다. 

- 1984년 초판 출간
- 2004년 개정판 출간
- 제임스 비어드 재단의 키친 에이드 북어워드 수상.
- 2008년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
- 27년째 아마존 요리 분야 베스트셀러 1, 2위

오늘이라도 구경가야지. 레퍼런스책으로 두고 볼 책인가 봅니다. 일단, 저 가격에 저 페이지에 레퍼런스북이면, 서점에서 보던, 사서 보던, 만듦새 정도나 미리 이야기해드릴 수 있겠네요.  

 
오가와 이토 <초초난난>

<달팽이 식당>의 오가와 이토의 책이 나왔습니다. 초초난난. 남녀가 정답게 속삭이는 모습.을 이야기한다. <달팽이 식당>이 음식에 관한 책이었다면,

이번의 <초초난난>은 앤틱 기모노 가게! 배경의 연애소설입니다.   

 

표지의 티팟과 티푸드를 보니, 왠지 앤틱 기모노 가게에서 막 티타임 가지면서 초초난난 하는 훈훈한 그림이 그려집니다.  

 

 


 김정민 <마음을 담아내는 부엌>  

계속 먹는 이야기로 가보겠습니다.  

표지가 참 멋져요.  

푸드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 김정민이 15년 넘게 푸드 스타일링 작업을 하면서 음식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인연을 가꾸고, 사랑과 우정을 주고받은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다. 누군가를 생각하며 음식을 만들고, 그 음식과 어울리는 그릇을 고르고, 잘 다린 식탁보를 깔고 정성껏 음식을 차려내는 일. 사람과 정성이 있어 더욱 맛있는 음식 이야기가 펼쳐진다.

워낙 음식 책들이 보는 맛이 있지만, 이 책의 보는 맛은 각별할 듯 합니다.  

 

 칼데콧 수상작가인 <그래, 책이야!>의 레인 스미스
아마존 독자평을 옮깁니다.

전자책을 즐겨 보는 친구들과 21세기에도 종이책이 지속될지 의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아이들이 작은 손에 진짜 책을 쥐고서 반드시, 반드시, 반드시 종이책의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이 책을 어린이 독자뿐만 아니라, 더 많은 독자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귀여운 책이 될듯합니다.  

미야니시 타츠야의 <찬성!>도 나왔어요. 

관심 가는 사진책도 두 권 있어요.  

 첫번째 책은 사진 읽는 이론서에 가깝구요,

 두번째 책은 일본 사진 작가의 책으로 '러브 카메라' 같은 느낌이려나. 하고 있습니다. 표지가 너무 후진게 안타깝;  

 

 

 

 

 

디자인 2월호에 이어 3월호도 사게될듯 합니다.  

이번호의 스페셜 피쳐가  special feature 1
84 2011 한국 북 디자인 트렌드
86 저자로서의 디자이너
88 편집에서 발행까지, 디자이너가 만든 책
90 그래픽 노블 시장이 열렸다
94 사진과 일러스트레이션이 소설 표지를 점령하다
98 전집에 담긴 출판사의 아이덴티티
102 인문서.과학서가 예뻐졌어요
104 계륵이 아닌 디자인 요소로 거듭난 띠지  

 

그 외 관심 신간으로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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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1-02-28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문에서 '음식과 요리' 기사 읽고 페이지수와 가격에 입을 떡 벌렸어요. ;; 일단 보관함에는 담아놓습니다. ㅋㅋ^^; 토요일 직장 보스와 동료들과 함께 점심을 먹었는데요. 십년이상 한 직장에서 일하다보니 저를 대충은 아는 보스가 "십년이나 책을 읽었는데 왜 아직도 읽고 있느냐. 이제 그만 읽을 때도 되지 않았느냐. " 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새 책은 자꾸만 나옵니다. 라고 대답을 했는데, 하이드님의 신간 마실을 접할 때면 늘 하는 생각이에요. 오늘도 '나를 위해' ^^; 열심히 책을 내고 계시는 작가분들과 출판사 분들, 참 고맙다고요. 세상엔 참 읽을 책이 많군요. 호호 ^^

하이드 2011-02-28 14:48   좋아요 0 | URL
때론 조급하고, 때론 즐겁고, 흥미가 돋아 사 두면, 언젠가는 읽게 되고, 다시 읽어도 좋은 책들이 있고, 다 읽고 중고샵에 팔기도 하고, 그렇게 책이 왔다갔다 하는건 저에게는 뭔가 숨을 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워요. 아마도 달밤님을 비롯한 많은 알라딘 분들에게도.

2011-02-28 1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8 14: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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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 2011-02-28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놀랐어요..저렇게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 만들어졌던 책~이라니.
흥미진진하게 잘 봤습니다.

하이드 2011-02-28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 동영상 재미있게 보신 분이 저 말고 한 분이라도 더 계시니 반갑^^
그렇지요? 요즘의 책만드는 방법에 대해선 잘은 모르지만, 예전의 그것은 왠지 감개무량해요.

전 아마 저렇게 만들었을법한 책을 집에 몇 권 가지고 있는데요, 낡은 책이 새삼 다시 보여요.
 

<점성술 살인사건>의 작가 시마다 소지의 또 하나의 대표작 '형사 요시키 시리즈'. 본격, 사회파, 어느 관점에서 보아도 불평할 데가 없는 걸작이라는 평을 받으며, '형사 요시키 시리즈'의 대표작을 넘어 작가의 '사회파 추리소설' 대표작으로 꼽히고 있다. 이 작품은 1989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3위, 주간 문예춘추 선정 '20세기 미스터리 30선'에 랭크되었다.  

라는 책소개.에 심드렁한건, 어느 허접한 추리소설을 봐도 이 정도의 광고말쯤은 달려 있기 때문이다. 불평할 여력도 없다.
시마다 소지 전작주의인(원서로다가) 분의 댓글이 아니었다면, 이번에도 역시 심드렁하게 시마다 소지를 살까말까 고민했을 것이다.  

<점성술 살인 사건>으로 열광했던 나에게, 이후 소개되는 시마다 소지의 작품들은 실망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생각해보니, 한 작가가 이렇게 편차가 큰 작품을 쓰게 되는건가. 싶을 정도다. 미타라이를 거의 초능력자 수준으로 끌어 올린다거나, 미타라이를 나오는둥 마는둥 편리하게 마지막에 사건 해결하는데만 써먹는다거나, 어쨌든, 어떻게봐도 이건 말도 안되고 무성의하고 불성실해!라는 느낌이 드는 추리소설 .. 같은 것이 <점성술 살인 사건>이후로 번역되어 나왔고,  

그나마 있던 미타라이 팬들 다 떨어뜨려버릴 기세로 (이래도 좋아할꺼야 ? 이래도 계속 살꺼야? 하는 기세로 ㅡㅜ ) 후지고 황당한 작품들만 소개되어 나왔다니..  

드디어 <점성술 살인사건>에 필적할만한, 아니, 어떤 의미에서  우리에게 그것을 뛰어넘을 만한 작품이 소개되었다.  

감개무량. 눈물좀 닦고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라는 묘한 제목은 책을 다 읽고 나면 그야말로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이 작품의 배경은 1989년이지만, 

에도에 관한 이야기와 쇼와시대에(쇼와 천황 통치시대로 1926년 12월 25일에서 1989년 1월7일까지) 관한 이야기가 작품 속에 녹아들어 있다.  

신비하고 괴기한 이야기로는 ... 이런 이야기를 쓴 작가가 누가 있었더라. 얼핏 요코미조 세이시와 란포를 떠올려보지만, 그와는 또 다른 환상적이고 메르헨적인 느낌이다.(뭔가 샤갈 같아) 게다가 배경은 눈의 나라 홋카이도 지방이다.

이 기괴하고 신비한 이야기들이 하나하나 해결되어 나가며 '본격'의 면모를 드러내는 것은 정말이지 아.. 시마다 소지. 왠지 글도 디게 잘 쓸 것 같은 이름이야 ...응? 라는건 아니지만,  

무튼,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정말 오래간만에 본격에 감탄한다.

근데 그게 다가 아니다. 본격에 사회파적인 면모를 가미했으며, 여기서 사회문제를 다루었다는 것에 일본추리소설 꽤나 읽는 사람들은 또 줄줄 떠올리는 작가와 작품들이 있겠지만, 이 작품은 감히 그 이상.이라고 말해본다.  

여기까지만해도 .. 오래간만에 감탄할만한 본격에 지금까지 읽은 사회파 소설 그 이상이라는 것..까지만 해도 이 작품은 참으로 대단한데, 그게 다가 아니다.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는 슬프고 아름답다. 신비한 이야기들도, 그리고 밝혀지는 사건의 진상도 슬프고 애달픈 무언가를 담고 있다.   

이제 2월이긴 하지만, 아마도 2011, 올해의 미스터리의 강력한 후보군.  

  

 

 

  

 

 

 

 

아마 리뷰에는 안 쓸 이 작품에 나온 요시와라에 대한 이야기를 옮겨보는 것으로 페이퍼 마무리.
일본 소설,만화,드라마 종종 보는 편인 내게
오이란.이라는건 낯익은 소재다.   

작품 속에 '오이란도추'가 나오는데, 이 오이란도추는 오이란이 시종들과 등등등을 데리고 길을 거니는 거. 정도로 알고 있었고, 최근에 본 인상적인 오이란도추로는 나카타니미키가 정말로 요염하고 아름답게 나왔던 일드 '진'에서의 오이란도추다.  
그리고 얼마전에 본 샤바케에서도 이 오이란 문화에 대해 나오는 에피소드가 있다.  

 

 

 

  

"알고 싶은게 뭔가"

"히키테자야나 오이란도추에 대해섭니다."

"아, 그렇지, 자야 말이지? 그건 말이야, 요시와라의 오이란에게도 최상급에서 최하급까지가 있어. 데리고 있는 아가씨들의 질에 따라 가게의 격도 다르고. 대충 대미세,중미세,소미세로 나뉘어져 있었지. 요시와라에서 놀고 싶은 우리 같은 일반 서민은 마가키라는 격자 너머로 오이란을 살펴보고 가게에 들어가 직접 교섭하는데, 오이란에게도 격식이 있어서 옛 요시와라 시절의 다유는 완전히 여왕과 다름없었네. 이런 아이들은 마가키, 이건 서양에서 말하는 장식창인데, 그 안에 늘어세우지 않아. 또 신원이나 출신을 알 수 없는 우리 같은 서민이 느닷없이 들어가도 절대로 살 수가 없지.

생각해보게. 텔레비전도 영화도 없는 시대에 가부키는 남자 배우뿐이고 거리의 연예인은 너무나 천박해. 그렇게 되면, 지금으로 말해 서민의 애를 태우는 대여배우나 스타는 당시 요시와라에만 있었던거지. 

(...)  

이런 최상급의 스타와 놀려면 나름대로 절차도 귀찮고 돈도 들지. 갑자기 가서 호쿠사이(에도 시대 우키요에 화가!) 그림에 나오는 모모 씨를 부탁한다고 말해도 어림없어. 그러면 어떻게 하는가, 그때 등장하는게 자야라네.

이런 다유나 요비다시라 불리는 최상급 오이란과 놀려는 사람은 필시 큰 부자로, 쓰는 돈도 일반인과는 레벨이 완전히 달라. 히키테자야에 가서 주연을 베풀며 마음에 둔 오이란을 부르지. 자야에서의 향응에만도 터무니없이 돈이 많이 들어서, 손님에게 불린 다유와 .. 아, 다유는 호레키(1751년 - 1763년) 쯤에 없어지고, 오이란이 많은 수행자를 거느리고 마치 영주님이 행차하시는것처럼 오키야에서 자야로 와. 이 과정을 오이란도추라고 부른다네."  

"이것은 에도의 풍물시로 우키요에 같은 것에도 그려져 있지. 아사쿠사의 축제는 이것을 재현한 것이고."  

"쇼카이는 뭡니까"
"자야에서 창부와 만나도 바로는 잠자리를 못하고, 처음으로 만나는 것을 쇼카이라고 해. 그냥 만나서 한잔 하고 같이 식사를 하는 것뿐이지. 오이란이 뭘 해주느냐 하면, 전혀 아무것도 해주는 게 없다네. 오이란은 거의 말도 하지 않아. 끄덕이든지 고개를 젓든지, 딱 그 정도야. 그러니까 소님이 오로지 시시한 익살을 부리며 오이란을 즐겁게 한다는 말씀. 큰돈을 쓴데다 그런 지까지 했다고 오이란을 풋 하고 웃게라도 하며 대성공이었던 것 같아."

"호오."  

"그리고 이것을 또 한 번 하면 그것을 우라라고 하고 세 번째를 나지미라고 하는데, 여기서 겨우 잠자리를 허락받지. 나오는 요리의 젓가락 주머니에 손님 이름이 쓰여 있거나 한 것 같네. 그래서 손님과 오이란으 임시로 부부가 되고, 다시 오이란도추로 그녀의 방으로 가서 잠자리에 들지. 이 경우도 오이란이 글을 쓰면서 좀처럼 자리에 들지 않거나, 겨우 자리에 들어도 오이란에게 그때 우연히 다른 나지미 손님이 오거나 하면 가게의 점원이 양해를 구하러 와서 바람맞는 일도 있었던 모양이고. 하지만 항의하는 것은 촌스럽다고 여겨서 전혀 못했지. 또 자야에서 만났을 때 손님이 오이란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거부당하는 일도 있었다니까 전적으로 오이란이 리드했던 세계였어. 뭐, 그마늠 유녀가 대스타였던 거지." 

이 뒤로도 죽죽 오이란과 당시의 에도문화에 대해서 나온다. 이게 책 내용과 관련 있냐하면 별로 그렇지도 않다 ^^; 하지만, 나름 재미있는 이야기이고, 그간 일드,일본 만화, 소설 등에서 봐왔던 이야기가 자세히 풀어져 있으니 뭔가 '아 이런거였군!' 하는 기분으로 재미나게 읽었다는 이야기.

이 오이란을 한 번 부르면 요시와라에 적게 잡아도 스무냥, 많으면 쉰 냥, 백냥이 가볍게 사라지는 세계였다고 한다.
그건 지금 돈으로 (그러니깐 작품의 배경인 1989년의 돈으로 치면) 20냥이면 2백만엔, 100냥이면 천만엔이다. 꽥!

즉 이렇게 오이란 한번 부르는데, 몇천만원에서 억단위로 돈을 썼다는 거다.  

 

 

 

 

  

 

 

 

다시 작품 속에 나오는 에도통인 형사의 말을 빌리면  

" 그래, 그러니까 요비다시를 사려는 요시와라 놀이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창부를 사는 게 아니야. 그런 해석으로는 효율이 맞지 않아."
"그러면 뭡니까,"
"그러니까 후원자라고 생각해. 요시와라 문화를 지탱하려는 후원자의 감각이라고."
"아, 후원자."
"뭐, 요시와라는 유곽임에는 틀림없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문화인 것도 분명해. 에도라는 봉건시대에 읽고 쓸 수 있고 와카 한 수쯤 짓는 여자는 무가의 자녀가 아니면 요시와라의 오이란 정도밖에 없었지. 게다가 오이란의 경우 가무음곡에 뛰어나고 에도의 패션이나 유행의 트랜드세터이기도 했으니, 이런 능력 있는 여자들의 세계를 유지하려면 막대한 돈이 들겠지. 후원자 없이는 꾸려나갈 수 없는 거네."  

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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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6 14: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6 14: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1-02-26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재빨리 사서 오늘 배송되었어요. 히히. 주말에 읽을 거에요. >.< (조카녀석들 때문에 과연 읽을 수 있을런지는 잘 -_-;;;;)

하이드 2011-02-26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어요. 이 책이 어찌나 읽고 싶던지! 저도 나오자마자 잽싸게 주문 ^^
지금까지의 시마다 소지와도 다르고, 지금까지 읽었던 많은 일본 미스터리들과도 다른 책이었네요.

하이드 2011-02-26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일드 '진'도 다시 보려구요. 거기 오이란 문화 많이 나오는데, 새삼 다시 보고 싶어졌거든요.

Kitty 2011-02-26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강력한 지름 페이퍼는 ㄷㄷㄷㄷ

Apple 2011-02-27 0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강력한 지름 페이퍼는 ㄷㄷㄷㄷ 22222
아 이런글...좋으면서도 씁쓸하고.....난 어제 책을 또 샀을 뿐이고..읽을시간은 없을 뿐이고...시마다 소지의 재미진 책이라니 또 봐야할것같고...엉엉...ㅠ ㅠ

엠제이 2011-02-28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발한 발상, 얼른 읽어야 겠네요. 하이드님의 이런 격찬이라니! 기대감 업업업 하아악 =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