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두껍다 보니 여간 고역이 아니다. 사무실에서 읽다가 집에 가져가서 마저 읽고
싶어도 무게 때문에 좌절하게 된다. 지하철 안이나 버스 안에서도 역시 어림반푼어
치 없다.

어제 이 책을 읽다가 집에 가져가서 마저 읽기 위해 쇼를 했다. 집에서 순대 주문이
떨어진 상태라 어깨에 가방 걸치고 한손엔 이책을 들고 가까운 분식점에서 순대 사
고 하니 참으로 불편했다. 간만에 느끼는 불편함이였다. 워낙에 양손에 뭘 들고 다
니는 걸 별로 안좋아하다 보니 뭔가가 한손에 쥐어진 순간부터 나는 불편함을 심리
적으로 크게 느끼는 체질이다.

버스를 타러 길을 건너기 전에 잠시 갈등을 했다. 뭘 타야 하나 잠시 갈등을 한 후
눈 딱 감아버리고 택시를 타버렸다. 가까운 편이다 보니 큰 요금이 안나오긴 하지만
그래도 버스요금보단 비싼건 사실이 아닌가.

집에 와서 대책을 세워봤다. 결론은 이분법으로 정해야 했다. 집에서 보는 책 따로
그리고 사무실에서 간간히 보는 책 따로...

양쪽다 두께가 솔솔하다 보니 이동하면서 보는 책도 하나 챙길까 하다 관둬버렸다.

이분법을 택하긴 했지만 걱정이다. 집에서 읽는 책에서 갑자기 한니발을 생각하게
되진 않을까 아님 사무실에서 책을 간간히 보다가 Don't panic! 이 떠올라 햇갈리
지 않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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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03-08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르세요.

Mephistopheles 2006-03-08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다 질렀는데요 두꺼워서 고역인데요..베시시~

하이드 2006-03-08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르는게 아니라, 자르라고요. 가위랑 칼을 이용해서 썰면 됩니다.

Mephistopheles 2006-03-08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죄송...자르세요 였군요..^^ 음.. 근데..그건 좀....^^

하이드 2006-03-08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쉑쉑쉑쉑 ( 칼가는 소리 )

Mephistopheles 2006-03-08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웬지 책을 자르려고 가는 칼소리 같지 않은.....

물만두 2006-03-08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래서 5권짜리로 샀지요^^

mong 2006-03-08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에서 꺼내 보는데 비스듬히 누워서 배에 올려 놓구 보다가
옆으로 누워 보다가....지금 절반 읽고 책을 피해 다니는 중이에요~

Mephistopheles 2006-03-08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한정판이라는 말에 그만...
몽님// 누워서 책을 보기 두렵습니다 누워서
책 볼라치면 책보다 아들놈이 먼저 올라옵니다.

날개 2006-03-08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권을 같이 읽으면.. 읽을때는 안헷갈리는데, 다 읽고 며칠후엔 두 책이 짬뽕이 되더군요..^^ 제 경우에 말이죠..흐흐~

Mephistopheles 2006-03-09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날개님 아무래도 저책들을 다 읽고는 한니발이 지구 박살내러 오는 착각을 할까 걱정됩니다..
 

배우고 싶은 것. 어디 한두개 이겠는가. 시간이 없어서 때로는 돈이 없어서 혹은 주변에 마땅한 곳이
없어서 라는, 가지가지 변명을 동원해 애써 외면해 왔던 것들 한번 주절거려 보자.

1. 검도
 
사실 이건 배우고 싶다 라는 개념보다 다시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는 하고 싶은 것 중에
하나이다. 여태 2개의 도장을 전전하면서(첫번째 도장은 철거되었음. 구 경기여고 체육관이였기 때문에..)
나름대로 열심히 했었던 운동이 아니였나 싶다. 그러나 마라톤 다음으로 체력소모가 극심한 이 운동은
결국 학생때의 과제에 치여 직장인이였을 때는 잦은 야근과 철야로 인해 죽도 들 체력조차 끌어 올리기
힘든 상황인지라 잠시 보류하고 있다. 죽도 들 체력조차...라는 말은 쓰고 보니 내가 봐도 정말 구차하다.
 
장점 : 살빼는데는 이거만한 운동 없다. 체중을 25KG를 단기간에 뺀적이 두번 있었는데 첫번째는 실연의
       아픔으로 곡기를 끊었을 때였고 두번째가 이 운동을 꾸준하게 3개월 했었을 때였다.
       신체의 건강과 더불어 정신건강에도 좋다. 검도에선 기.검.체.라고 3위가 일체되는 검도를 가장
       상위의 도라 한다. 검과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었을 때 완벽한 수련이라 할 수 있다.

단점 : 더럽게 힘들다. 그렇게 가볍게 보였던 죽도가 수련 1시간 후엔 청룡언월도로 변해 있다.
       그리고 도복 착용시 아무것도 입어서는 안된다.
       단을 따기 힘들다. 검도삼배단이라는 말이 있다 단을 중시하는 다른 무도에 비해 검도는 3배나
       힘들다라는 뜻이다. 그리고 승단시험 자격요건이 꽤 까다롭다.
       (초단을 딴 후 승단을 할려면 1년의 꾸준한 수련이 있어야 하며 1년후 승단을 했다고 좋은게
       아니다. 그 다음 단계의 승단은 2년이 걸리고 그 다음은 3년수련이 필요로 한다. 경지에 오른 검
       도인들을 보면 대부분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이다.)
       초기 자본이 많이 들긴 하나 국립을 이용하면 사립보다 반값에 모든 것을 구비할 수 있다.
       손바닥이 험해진다. 굿은살 못 박히는 것이 장난이 아니다.
       사이비가 많다. 대한 검도회 공인 도장을 꼭 찾도록.

2. 권투

어허라 아주 누굴 패주고 싶어 안달이 난게 아닌가 오해를 할진 몰라도 권투만큼 과학적인 스포츠는 없다
고 한다. 철저한 자기 관리 그리고 하나의 주먹을 내지르기 위해 수행해야 되는 끊임없는 웨이트 트레이닝.
실전 시합으로 얻어 터져 펀치 드렁크가 걸리지 않는 한 체력 단력으로는 이만한 운동이 없진 않을 듯 싶다.
태보라는 운동으로 여성들도 많이 한다고 한다. 남자라면 멋진 근육을 만드는데 이처럼 좋은 운동이 없지 않
을까 생각된다.

장점 : 엄청난 웨이트로 인해 튼실한 기본체력은 장담할 수 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맞고 패는 이유가 아닌
       체력단련으로 생각한다면 이만큼 좋은 것도 없을 것이다.
       이것 역시 살 잘 빠지지 않을까 싶다. 경험해 보진 못했으나 워낙에 체중을 중히 여기는 운동이라서
       이런 생각을 하나 보다.
       
단점 : 검도와는 틀리게 여성인구가 거의 없다. 태보가 있는데 하겠지만 정통 권투도장에 여자 찾기는 하늘
       의 별따기 일것이다. 아울러 도장내부의 분위기가 매우 험악하지 않을까 예상된다. 한끼 하는 인간들
       이 집단으로 몰려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바 나처럼 섬세하고 예민한 남성에게는 매우 위험하다.흐흐흐.

3. 섹소폰

가지가지 한다. 난 이 악기가 내는 음색을 좋아한다. 세상에 제일 섹소폰을 잘부는 사람은 케니 쥐 라니까.
라는 생각을 중학교 초기에 가졌다가 다른 뮤지션의 섹소폰 앨범을 듣고 엄청나게 창피해서 앞으로 음악을 듣질
말아야지 했던 적도 있다. 테너 알토 소프라노 각각의 음색에 맞춰 내는 소리의 성격이나 느낌이 전부 틀리다.
그리고 음색 또한 알게 모르게 사람 가슴을 후벼판다. 몇번의 낙원상가 방문으로 꿈을 이루려고 했으나 악기값에
좌절하고 그냥 저냥 듣는 걸로만 만족하고 있다.

징잠 : 폐괄량이 좋아지지 않을까..? 이 악기를 연주하는 뮤지션들을 보면 엄청난 폐괄량의 소유자들이다.
       작업들어갈 때 확실하게 먹여주는 분위기가 있다. 차인표를 봐라 드라마에서 섹소폰 한번 불어 재끼고
       스타가 되었고 상대 배우까지 자기 마누라로 삼아버리지 않았는가.
        건실하고 착실한 나같은 유부남은 제외가 되는 장점이라고 생각된다.

단점 : 악기값이 장난 아니게 비싸다. 싼것도 있는데 하겠지만 주제에 눈은 높아서 좋은 것 아니면 잘 안살
       려고 하는 고약한 성미 때문이라고 생각된다.(마님표현을 빌리면 우린 꼴에 눈은 높아 그치~! 이다.)
       단명한다. 음 이건 선입견인데 유명한 섹소폰 뮤지션은 대부분 단명했다. 오래오래 잘사는 양반도 있
       는데 내가 좋아하는 섹소폰 뮤지션은 대부분 젊은 나이에 죽은 사람들 뿐이다. 1999년 그로버 위싱턴
       주니어 역시 비교적 젊은 나이에 심장발작으로 요절해버렸다. (하지만 데이빗 샌본은 아직 짱짱하다.)
       배울만한 곳을 찾기가 힘들다.

4. 언어

요정이 뿅 하고 나타나 나에게 3가지 소원을 들어준다고 한다면 이 안에 꼭 들어가는 소원이 전세계의
언어를 완벽하게 쓰고 읽고 말하게 해달라고 할 것이다. (물론 마지막 소원은 3가지 소원에서 100가지로
늘려달라 이다.) 어디를 가도 말이 통하고 어느 나라에서 나온 책일지라도 마음껏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실현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몇개국 정도는 자력으로 노력해서 어느정도의 능력까지 끌어 올려야 한다는
생각은 언제나 간절하다.

장점 : 엄청나게 잘나 보인다. 내 경험으론 길에서 외국인 만나서 유창하게 외국어로 상황을 설명해주는
       건 정말로 잘나 보인다. 그 예로 작년에 잠깐 나온 누나가 동대문에서 만난 외국인에게 유창한
       영어로 설명해주는 걸 보고 나는 우리 누나 정말 멋지고 잘났다고 생각했다.
 
단점 : 머리가 터져 미치광이가 될 가능성이 약간이나마 있다.
       용량부족인 상황에서도 그 수많은 언어를 소화하다 보면 분명 탈이나도 날것이라고 예상된다.


어디 이뿐이겠는가 배우고 싶고 해보고 싶은 것이 한두개가 아닐 것이다. 봄도 왔으니 이제 슬슬 뭔가
새로운 걸 시작하기에는 더없는 타이밍이 아닌가 생각된다. 뭔가 해야 하긴 하는데 선택의 폭도 폭이지
만 그만큼의 시간적이고 정신적인 여유를 먼저 찾는게 먼저가 아닐까 라고 혼자서 열심히 생각해 보고
있다.

 생각해 보니 나이들어서 마님과 함께 출 사교댄스도 배워야 하는데.. 키득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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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3-08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교춤에 올인하세요^^ 섹쉬한 걸루요~

하이드 2006-03-08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위에 적은 네가지 다 제가 엄청 하고 싶어하고 있는 것들입니다. 지금은 일어와 탭댄스를 하고 있지만( 얼마나 갈지;;;) 에 또, 사교댄스는 해봤습니다만, 정해진 머슴없이 하기가 참 거시기하더군요. =3=3

Mephistopheles 2006-03-08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사야님 서재에도 남겼지만. 파소도플레라는 춤은 배우고 싶더라고요.
하이드님// 검도는 한번 해보세요. 힘들긴 해도 몸에는 좋더라구요.
머슴이야. 어디선가 열심히 하이드님 위해서 사교댄스 갈고 닦을지도 모르죠..^^

날개 2006-03-08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검도를 하시는군요! 저도 해보고 싶던 운동인데 말이죠..^^ 안되면 울 아들래미라도 시켜볼까 생각중인데 장비가 무거워 키가 안큰다는 소문이.......^^;;;;
언어는 저두요!ㅠ.ㅠ 엄청나게 잘나보이고 싶어요~ 흑흑~ 전 욕심이 없어서 그렇게 많이는 필요없고 영어나 일어 정도... 중국어도 좀 하면 좋을테고
에..또~ 유럽여행을 위해서 독어나 불어를 살짝....흐흐~

Mephistopheles 2006-03-08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정확히 말하면...했었다..라는 과거완료형이 되었어요. 현재진행형으로 하기에는 지금 체력과 체구로는 어림반푼어치도 없어서 웨이트 좀 하고 시작할까 생각중이랍니다.

비로그인 2006-03-08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색스폰은 저도 배우고 싶어요..ㅎㅎ
근데 그렇게 비싼가요? 혹 가격을 알려주시면 안될까요?

'머리가 터져 미치광이가 될 가능성이 약간이나마 있다. '
전 세계 언어를 하는 건 아니지만 요 말은 맞는 말인 줄 아뢰옵니다..ㅎㅎ


Mephistopheles 2006-03-08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쓸만한 건 백단위는 가뿐하게 넘고 괜찮겠다 하는 건 500을 육박하더군요..
음 그렇군요.. 그냥 한국어나 열심히 할까요...ㅋㅋ

nemuko 2006-03-08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도는 스무 살때부터 하고 싶다 생각만 하다 여지껏 시작도 못 해봤네요. 학생때는 호구 장만할 돈이 없어서(그 돈으로 술 먹느라) 시작 못하고.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라고 핑계를 대고)
그나마 자력으로 가능한(과연?) 외국어나 도전해 볼까요?

Mephistopheles 2006-03-08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었다 생각 마시고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오브 코스~~ 입니다 네무코님^^
 

마당쇠의 생활백서 #6
-마님이름은 엄마.엄마.엄마.(김범룡의 바람바람바람에 맞춰 부르세요)

마님은 애를 싫어한다.

그것도 노골적으로 싫어한다. 예를 들면 길을 가다 이쁜 아기가 목격이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웃어주고 손짓발짓하면서 애기의 부모가 허락하는 선까지
접근을 할것이다. 그러나 마님은 절대 그러지 않는다. 그냥 물끄러미 쳐다보
면서 난 애가 싫어! 이 한마디만 한다.

2002년 주니어를 임신하고 난 내심 걱정했다. 애를 싫어하는 마님이 지 새끼
도 싫어하면 어떻하나. 결국 육아는 마당쇠가 모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인가.
그런데 묘하게도 고슴도치도 자기새끼는 이쁘다고 4년이 지난 지금 마님은
주니어를 물고 빨고 아주 품안에서 놓지를 않는다. 결국 마당쇠는 주니어의
탄생과 함께 마당쇠는 소외단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나 할까.

(배경음악) 드렁큰 타이거의
          `소외된 모두, 왼발을 한 보 앞으로'

이런일이 있었다 아직 주니어가 걷지 못할 때 유모차에 태워 마트에 장을 보러
갔을 때의 일이다. 강남쪽에 위치한 이 마트는 이용하는 인구에 비해 여러가지
시설이 꽤나 낙후되어 있었다. 주차장은 좁아 터졌고 엘리베이터 역시 구식이다
보니 가끔 사람이 엘리베이터 문에 끼는 현상이 종종 일어나는 곳이다.
더군다나 주말 밤에 가면 직업이 화X계 쪽의 종사자들이 눈에 많이 띄는 곳이기
도 하다. 내 생각에는 24시간 매장이다 보니 더더욱 그런 곳의 종사자 혹은 그런
분위기를 내뿜는 이용인구들이 꽤나 많은 편이 아니였나 싶다.

어찌하다 보니 유모차를 끌고 그곳에 장을 보러 가게 되었다.
엘리베이터를 올라타는데 허겁지겁 왠 여자 두명이 뒤늦게 올라타는 것이였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나 마님 주니어. 그리고 화X계 패션 스타일의 여성 두명...
목적하는 층은 같았던 걸로 기억난다. 문이 열리고 후다닥 나간 이 매너없는
지지배 둘은 이 마트의 최대 단점인 엘리베이터의 문제성을 몰랐나 보다.
(대부분 자주 이곳을 다니는 사람들은 먼저 내려서 뒷사람들을 위해 스위치를
 눌러주고 있어야 했다. 안그러면 사람들이 나올때 뒤에서 2번째 정도 되는 사
람은 여지없이 문에 잡혀버리기 때문이다.)
 마님이 유모차를 끌고 나가는 순간. 유모차가 문에 끼어버린 것이였다.

난 마님 입에서 어떻게 그런 소리가 나오는지 정말 미스테리 하다..
이건 내가 여태까지 들었던 어떠한 야수의 포효소리 보다도 공포스러웠고 무서웠
으리라. 앞서 나가면서 수다를 떨던 그 화X계 패션녀들도 기겁을 하고 뒤를 돌아
봤을 정도였으니까. 다행히 급하게 문을 열고 우리가족은 조용히 빠져 나왔다.
그리고 지긋이 마님의 팔을 잡고 늘어졌다.

만약 마님의 팔을 안잡았을 시에 일어날 예상 상황을 알아보자.
마님은 분명 그 여자 둘에게 연달아 하이킥을 먹이고 쓰러진 그들에게 잘근잘근
사커킥을 양쪽 뽈따구니에 도합 4번을 먹였을 것이리라. 그리고 한마디 내뱉었으
리라. ` 오늘 하루를 잘 생각해 봐.. 재수가 좋았는지 없었는지...후훗'

 

이런일도 있었다.
하루는 퇴근을 해서 집에 와보니 마님의 섬섬옥수같은 아리따운 팔뚝에 굵은 멍자국
이 나있는 것이 아닌가.

마당쇠:(잘나갈때 신성일씨 톤으로) 아니 누가 감히...어떤 놈이..

마  님: 오버하지 말구 손 씻고 발 씻고 저녁이나 먹자..

마당쇠:(풀이 죽어) 깨깽..

저녁을 먹으면서 마님 팔뚝의 멍의 원인을 설명들었다.
4시 퇴근인 마님은 4시 반이면 집에 들어와 있다. 그리고 주니어가 먹고 싶다는 것을
죄다 만들어서 먹이고 있었단다. 그리고 쥬니어는 자신이 좋아하는 어린이 프로를
방에서 시청을 하시면서 마님이 해주는 일용할 양식을 섭취하고 있었단다.

때마침 나온 어린이 프로에는 다수의 어린이들이 나와서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오고 있
었단다. 피는 못 속인다고 신나게 따라하던 주니어는 그만 흥분을 하셨는지 TV를 붙잡
고 그 춤을 추고 있었단다. 안방에 있는 TV는 꽤나 구형이어서 상당히 무겁다. 나같은
힘쓰는 마당쇠가 들기에도 역부족인 무게의 TV였다.

순간이였단다. 주니어가 잡고 흔들던 TV는 주니어의 완력에 못이기는 척 주니어 쪽으로
넘어오고 있었단다. 밥숟갈 들고 있던 마님은 밥숟갈을 팽개치고 정말 번개처럼 그 사이
를 버티고 TV를 받아 냈단다. 아틀라스 마냥.. 그리고 놀란 주니어를 발로 밀어내고
끙차! 하면서 TV를 원위치 시켜 놓으면서 사건을 일단락 지었다고 한다. 그 사건의 훈장
인지 팔뚝에는 TV에 받친 선명한 멍자국이 남았지만 말이다.

대단하지 않은가..165의 키에 42킬로밖에 안나가는 마님이 주니어를 덥치는 그 무거운 TV
를 그 연약한 몸으로 막고 냅다 윈위치를 시켜 놨으니 말이다.

다시 한번 주니어를 위한 마님의 위대함이 보이는 순간이 아니였나 싶다..
(그러나 마당쇠는 여전히 소외된 삶이다. 소외된 모두 왼발을 앞으로..중얼중얼중얼..)

가끔 TV 해외 토픽을 보면 믿겨지지 않은 일들이 일어난다. 차 밑에 깔린 자기 아들을 위해
차를 번쩍 들은 어머니. 물어 빠진 자기 딸을 구하기 위해 수영을 못하는 어머니가 물에
뛰어들어 딸을 구했던 사건...

확실히. 여자는 약할지 모른다.. 그러나 어머니는 그 누구보다 위대하고 강하다...

이건 만고불변의 진리요 법칙이 아닐까 생각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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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3-08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피스토님도 어머님의 보호로 이만큼 크신겁니다~ 얌전히 사세요^^

Mephistopheles 2006-03-08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얌전히 살고 싶은데 세상이 저를 그냥 놔두지를 않네요...^^

마태우스 2006-03-08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키에 42킬로면 정말 날씬하셨네요. 메피님, 잡혀 사니까 좋으신 것 같은데요 제 느낌이 맞나요?^^

Mephistopheles 2006-03-08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잡혀...사는게 편하다..라는 말을 실천 중입니다..^^
그리고 마님은 여전히 42랍니다..^^

paviana 2006-03-08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그키에 그 몸무게라니..정말 부럽네요.

Mephistopheles 2006-03-08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업때문이겠죠..이젠 알아서 몸이 받아준다더군요..^^

paviana 2006-03-08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이상한 마트는 월마트겠군요.그쪽 언니들이 많고 주차장 적고 열악하고..ㅎㅎ

Mephistopheles 2006-03-08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닌데요..N마트입니다...^^

조선인 2006-03-08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키에 그 몸무게라니, 부럽 부럽. 그리고 아이를 위해서 순간적으로 괴력을 낼 수 있다는 거에는 동의. 저 스스로도 놀라요, 가끔씩.

Mephistopheles 2006-03-08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도 강하고 위대하신 어머니니까요...^^
그리고 부러워 하실 이유는 전혀 없어요.. 직업상인 이유때문이기 때문에요.

날개 2006-03-08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님 직업이 뭔지 여쭤봐도 되나요?^^

토트 2006-03-08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0킬로 나갈까 말까하는 울언니, 10킬로짜리 안고 20킬로짜리 끌고 커다란 짐가방 들고 오는 거 보고 경악했던 적이 있었는데, 엄마들은 진짜 대단해요..^^

Mephistopheles 2006-03-09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페이퍼 살펴보면 나오지롱~ (요)
토트님// 강한 분들이지요...지구 최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비로그인 2006-03-09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마님 직업이 궁금...ㅠㅠ 어디를 봐야 하나요..? ㅠ_ㅠ

Mephistopheles 2006-03-09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가 별로 없으니 찾아보세용~~ 누렁이님...ㅋㅋ

비로그인 2006-03-09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잇.. 불쌍하게 보여 힌트라도 얻어내려 했더니만 실패군요.....ㅎ

Mephistopheles 2006-03-09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역으로 일하면서 몸무게에 민감한 직업은 그렇게 많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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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사기 극성 차량가격 입금액 가로채 업체 잠적 피해액 20억이 넘음...중략..
KT&G 경영권 수호 비상...중략...포스코도 비슷한 위기에 몰려 중략....

주가정보 중략....날씨 중략....

XX플러스 도박 물의 연예인 자숙(?)의 기간을 가지고 복귀....중략...

이상은 간만에 3월 6일부터 7일에 걸쳐 메피스토가 오래간만에 본 9시 뉴스와 오락
프로그램을 요약한 것이다.

왜 이렇게 도둑질을 하는 것들부터 칼 안든 강도들이 많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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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03-08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리하다 '혀랍' 안 올랐어요?^^

Mephistopheles 2006-03-08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뛰어나가 담배 물었어요...

물만두 2006-03-08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억~ 저도 이거 생각하고 컴하다 파일만 하나 날렸어요 ㅠ.ㅠ 우띠...

Mephistopheles 2006-03-08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래서 제가 뉴스를 잘 안볼려고 해요..만두님..^^

마태우스 2006-03-09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건요 펜이 칼보다 강하기 때문이죠

Mephistopheles 2006-03-09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펜이 칼보다 강하긴 한데요..
요즘은 가끔 펜을 든 사람이 칼을 든 사람보다 심할 때가 있어서 답답해요...^^
 
천재 유교수의 생활 6
야마시타 카즈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199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초심이 생각날 때..

한분야의 직종에서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자기반성과 함께 자기발전을 위해
`초심'을 한두번씩 생각하게 되나보다.
자기가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의 마음가짐. 그리고 그때 가지고 있던 열정과 패기.
시간과 세월이 지나 자기자신의 타락함과 오염정도를 보고 한숨을 짓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가슴을 쫙 펴고 떳떳한 자신감으로 충만할 경우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도저도 아니고 초심 나부랭이 생각할 여유없이 현실의 수레바퀴에 휩쓸려 가느
라 정신이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가끔씩 초심을 생각하고 싶을 때 읽는 책이다.
24권까지 어제 다 쟁여놓은 뿌듯한 마음(?)으로 24권 중 제일 좋아하는 6권의 55화
에피소드를 다시 접했다. 벌써 몇번을 보고 있는 건지.. 볼 때마다 새롭고 내가 생각하는
초심이 무엇이였고 내가 하려고 했던 원초적인 일의 목적이 무엇이였는지 다시 생각난다.

건물이 다 지어져 완공을 앞두고 있을 때의 아쉬움. 최고를 지향했으나 여전히 미흡하고
아쉬운 마음. 마치 잘 키워 놓은 딸을 시집보내는 마음. 건물을 설계하고 시공 하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는 충분히 느껴야 하는 마음가짐인데 나에겐 얼머전부터인가 이런 것이
결핍되어지지 않았나 싶다.

벌써 내가 지은 주택과 아파트정도면 수만이 넘을 인원이 거주하고 생활을 하고 있을 터인
데도 난 내가 지은 아파트를 근래 들어 한번도 눈으로 실물을 본적이 없는 듯 하다.
물론 현장이 서울과 멀리 떨어진 탓도 있겠지만 하나의 설계가 끝나면 정리의 시간도 없이
또다른 프로젝트로 갈길을 갔던 조급함에 있었다고 보고 싶다.

또 읽고 또 보고 하나의 에피소드만을 어제 밤 새벽 3시까지 5번은 곱씹어 읽어 봤으리라.
난 아무래도 처음에 언급했던 한숨을 짓는 사람의 한부류가 아닌가 생각되어 진다.

이쪽일을 하는 사람들과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유명한 건축가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두꺼
운 이념서에 버금가는 이 간단하고 단순한 조그마한 만화의 한 에피소드를 강력하게 추천
하고 싶다.

본질이 두껍고 화려하다고 좋은게 아니지 않은가. 간단하고 간략해도 본질의 정의는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올 늦가을엔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강원도에 있는 S대학을 둘러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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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6-03-07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윤도현 밴드의 '처음처럼'이라는 곡을 참 좋아라 했는데
초심을 잃어 버린 윤씨에게 실망했던 기억이 나네뇨
초심, 참 어려우면서도 중요한 마음입니다

Mephistopheles 2006-03-07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요 몽님 그래도 초심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 만이라도 좋은 징조가 아닐까요..^^ 그나저나 보셨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