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출퇴근길에 오고가면서 만나는 평범한 치킨집이 있다. 그냥저냥 깔끔한 간판에 별반 특별난 모습이라곤 찾아보기 어려운 흔하디흔한 가게였다. 출근길에는 물론 언제나 문을 닫은 상태였고 퇴근길에는 제법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모습이 어느 치킨 집과 다를 바가 없었다. 작심을 하고 저녁 퇴근 후 사무실 직원들과 그 치킨 집에서 닭을 뜯었고 그 맛의 탁월함과 동시에 단무지와 피클이 수제품이라는 사실에 감탄을 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그 이후로 맥주와 닭이 땡기는 날이면 고민할 필요도 없이 이집으로 향했다.



단지 노다메 칸타빌레의 우에노 쥬리가 주연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선택한 이 영화는 내가 그 닭집을 발견했듯이 평범한 삶을 사는 23살 가정주부 스즈메는 자신이 살고 있는 이 동네의 구성요소들의 새로운 모습들을 발견하게 된다.

계단에서 굴러 내리는 사과를 피하려 납작하게 주저앉은 자리에서 코딱지만 하게 붙어있는 “스파이 모집”이라는 광고에 뭔가 자극적인 삶을 살고 싶어 하는 주인공이 벌이는 적당히 소란스러운 코미디가 펼쳐진다. 평범한 두부가게 아저씨는 스파이 조직의 사격교관이고, 스파이 활동을 위해 언제나 어중간한 맛을 내놓는 라면집 사장, 기발한 생활을 생각했던 주인공 스즈메는 오히려 눈에 띄는 행동은 절대 금물이라는 행동강령까지 요구받게 되는 상황. 영화는 이러한 일상속의 숨겨진 특별한 사람들의 삶을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시종일관 보여주고 있다.









이상하다..이상해..분명 유치한 내용인데 영화는 즐겁다. 폭발력이 강한 폭소를 유발하진 않지만 미소는 계속 머금을 수 있는 영화라는 판단을 해버려서 일까. 아님 노다메 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매력을 발산하는 주연배우의 영향 때문일까. 어쩌면 이 영화가 추구하는 목표인 평범한 속의 기발함에 어느 순간 중독된 것일지도......

애라 모르겠다! 재미있었으면 그만이지!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이매지 2007-05-27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나름대로 재미있게 봤어요^^
그 스파이 부부가 인상적이었던 ㅎ

2007-05-27 2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7-05-27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매지님 // 그 스파이 부부...그리고 공안부 덤앤 더머 커플..암튼 영화속에 등장인물들 중에 스즈메가 제일 평범했어요..ㅋㅋ
점점 매일매일 속삭이시는 분을 닮아가는 속삭이시는 분 (ㅋㅋ) // 속삭이신 말슴이 진리같아요..^^ 맞아요 왠지 신비스럽기까지 하고...그렇겠죠..?? ㅋㅋ
 

이번 주 편성은 그리 화려하지 못합니다.
벌써 3번째군요...이번 주말에도 그러니까 내리 3주째 외출을 안하고
방구석에 콕 박혀 계실 분들을 위한 페이퍼임을 다시 한번 밝힙니다.



올댓재즈  (All That Jazz, 1979)
-EBS 토요일 23시

 
죠스 1편 2편에서 거대한 백상아리를 때려잡으시는 반장님이 주연인 영화입니다.
아울러 감명깊게 본 명화 "뮤직박스"의 여주인공 제시카 랭도 나옵니다..
(어이어이 물만두님...할머니 탐정 제시카 여사 아닙니다.!)
뮤지컬 영화입니다. 제목에서 보여주듯이 재즈를 베이스로 꾸며진 뮤지컬 영화입니다.
음악들 알차고 배우들 역시 이름값 합니다. 단!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마냥 해피엔딩은
아닙니다. 복잡하고 피곤한 삶을 산 무대연출가의 마지막 생애를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현실에서의 모습보다는 주인공이 병석에서 마주치는 과거의 이야기들 등이 환상적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지같은 이번 주 편성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영화입니다.



캣 벌루  (Cat Ballou, 1965)
-EBS 토요일 14시 20분

이상합니다. 편성을 보면 5월 달 아주 작심을 하고 서부영화 틀어주고 있습니다.
KBS1에서는 이번주 일요일날에는 튜니티 2편을 편성했으니 말입니다.
이 영화도 역시 서부영화지만 거기다가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짬뽕시켰습니다.
뮤지션으로도 유명한 넷 킹 콜이 벤조를 꽤 흥겹게 튕겨줍니다. 아울러 서부영화라는
장르상 극히 희소가치가 있는 여자가 주인공인 영화입니다.
지금이야 많이 늙으셨지만 미녀배우 제인 폰다가 주연입니다. 그러나...
제인폰다만 보지 마시고 지명도는 낮지만 역시 연기하나만큼은 관록이 붙은
리 마빈 이란 배우의 1인 2역을 주목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악역과 선한역을 동시에 한 영화에서 소화해내는 기량을 선보입니다.
결국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 및 영화제 상을 독식을 했습니다.



콜리야 (Kolya, 1996)
-SBS 일요일 01시 15분

5월 가정의 달 마지막을 장식하는 가족영화입니다.
동구권 영화로 자세한 정보는 없습니다. 스틸 사진과 정보를 살펴보니...
막나가는 바람둥이 아저씨가 어쩌다 맡게 된 꼬마 아이로 인해 가족의 소중함..
사랑의 중요함..등등을 깨우친다는 교과서적인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가족영화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영화 보면 감동 안할 수 없겠죠..^^


기타 몇몇 영화들이 편성표를 뒤져봤을 때 나왔지만 대부분 근작이며, 봐도 그만
안봐도 그만인 영화들이였습니다. 5월의 마지막 주 편성이 기대에 못미치긴 하지만...
SBS에서 이번 주 토요일 부터 "석호필(Prison Break)"를 만나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석호필....공중파까지 점령하게 생겼습니다.



뱀꼬리 : 나무님...날이 더워 도꾸리는 못쓰겠사와요...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향기로운 2007-05-26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주말은 어째 메피스토님의 영화소개하고 점점 더 멀어진답니까..ㅠㅠ;;

BRINY 2007-05-26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토요일에 프리즌 브레이크라. 그 명성에 저도 한번 봐볼까하던 참이었는데, 이제는 방송3사가 다 주말심야외화를 편성하나보네요.

Mephistopheles 2007-05-27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향기로운님 // 어쩔 수 없는 공중파의 한계랍죠..^^
브리니님 // 예 원래 방송 3사는 꾸준하게 주말 저녁에 영화를 편성해 왔습니다..단 그 양에 비해 질이 못따라갔었는데...요즘 편성은 제법 괜찮습니다..^^
 

공포영화를 좋아하십니까? 라고 묻는다면 당연히 “예”라고 대답할 것이며, 어느 정도의 수위까지 감당할 자신이 있습니까? 라고 재차 질문을 한다면 난도질 영화도 아무 거리낌 없이 불 수 있습니다. 라고 대답할 것이다. 혹시 인상적인 공포영화가 있었습니까? 라고 질문이 하나 더 날아온다면 수 만 가지 중에 “악마의 인형 처키요.!”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유는 방금 처키 5편을 봤으니까...

1편이 제일 무서웠고 볼 만 했다.

악마의 인형 처키 1편은 꽤 무서웠다.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 인형에 살인마의 악령이 깃든다는 설정 자체도 기발했고, 마치 터미네이터마냥 죽여도 죽여도 되살아나는 그 끈질긴 생명력에 질릴 정도의 느낌도 들었었다. 그리고 영화 마지막에는 처키의 부활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면서 “다음 편 나와. 기대해!” 라는 장치까지 애교로 봐 줄 정도였는데............

  

2편부터 4편까지...역시 전편을 능가하는 속편은 없다라는 법칙을 완벽하게 보여줬다.

이 영화도 역시 제이슨이나 프레디처럼 시리즈를 더해갈수록 점점 시들해지기 시작하더니만 4편에서는 처키의 신부 티파니까지 등장시키는 전환점을 끼워 넣기까지 시도했더랬다. 그리고 오늘 5편...이젠 처키와 티파니로 모자라 그들의 자식까지 등장시켰으니....



대놓고 ET의 한장면 혹은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를 패러디한 포스터.

영화내용은 지나칠 정도로 허섭의 극치를 달리고 있으나, 몇몇 장면 난 방바닥을 구를 수밖에 없었다. 그 중에 한 장면.. 영화 속 티파니의 목소리를 연기했던 제니퍼 틸리(연기력 확실한 배우 중에 하나)가 극중 헐리웃 스타의 위치로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스타에게 따라붙은 파파라치 역을 맡은 늙은 대머리 아저씨를 주목해야 한다. 등장한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처키와 그의 아들에게 염산세례를 받고 요단강 건너는 이 아저씨는 마이너 쪽으로 꽤 유명한 영화감독이시다. 이름하여 “존 위터스” (핑크 플라밍고라는 대단히 유명한 작품이 있음.)



존 워터스 감독...완벽한 까메오로 출연해 주셨다.
하필 처키가 자위하는 장면을 목격하는 바람에 등장한 지 얼마 안지나 요단강 건너신다.

그리고 중간 중간 영화의 장면은 거장들의 공포영화의 완벽한 오마주를 표현해주고 있다.

영화 처음 처키와 티파니의 자식으로 나오는 인형의 악몽에서는 충실하게 “사이코”의 그 유명한 샤워실 살인 장면을 익살스럽게 표현했고, 영화의 마지막 부분 자신의 뜻을 거역한 티파니를 추적하면서 벌이는 장면은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의 잭 니콜슨을 패러디하고 있다.

 

깔깔깔....난 이 장면에서 데굴데굴 굴렀다.. " 아무도 나에게서 벗어날 수 없어!" 대사를
직전에 날리더니만 정작 도끼로 문을 부신 후 내가 무슨말을 할려고 했는데..?? 라는 능청
스런 대사를 내뱉는다.

분명 허섭하며 쓰레기로 취급이 될 영화일수도 있겠지만, 조근조근 뜯어보면 제법 재미있는 장면들을 하나하나 목격하게 된다. 이래서 일단 만들어진 영화는 버릴게 없나보다. 특히 공포영화에서 보여주는 이러한 장면들은 유난히 배배꼬고 잔뜩 뒤틀었기에 그 재미가 배로 증가한다.


댓글(2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멜기세덱 2007-05-24 0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앗! 악마의 인형! 제 후배중에 악마의 인형 처키의 현신같은 넘이 하나 있거들랑요..ㅎㅎ 옛날 그넘 여자친구는 무슨 우연인지 티파니를 많이 닮았었구요...ㅎㅎ 이거 보니깐 악마의 인형이 또 보고싶어 지네요...ㅎㅎ

Mephistopheles 2007-05-24 0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그 후배커플 사진 혹시 있으신가요...하하..^^ 말씀하신 지적사항은 재빨리 수정했습니다 멜기세덱님...감사합니다.^^

멜기세덱 2007-05-24 0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꿈에 나타날까 무서운 커플이에요...ㅎㅎ 사진을 찍어둘 엄두가 나질 않죠...ㅎㅎ

Mephistopheles 2007-05-24 0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마 다행입니다...후배분이 제이슨이나 프레디의 현신이였다면.....
아니면 헬레이져의 핀헤드 였다면.......

비로그인 2007-05-24 0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 동창 중 아주 조신한 친구가 이 영화를 즐겨본다고 해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1편보고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데 솔직히 돈주고 보라고 해도 안 볼거에요.
무서운건 딱 질색이거든요.

마늘빵 2007-05-24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키군요. 제 대학 동아리 선배중에 별명이 처키있습니다. 선배에겐 미안하지만 정말 똑같이 생겼습니다. 여자입니다. -_-

홍수맘 2007-05-24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 이영화 보다가 너무 무서워 포기 했어요.
지금도 포스터만 봐요 "어휴~" 하면서 확 내려버렸어요.

부리 2007-05-24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에 치카로 잘못봤음....

무스탕 2007-05-24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편도 안 본 영화이지만 그 명성은 익히들어 알고 있지요. 그러고 보니 공포영화를 본게 거의 없네요..
처키하면 신정환이 떠올라요 ^^

다락방 2007-05-24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1편은 무서웠죠. 처키의 신부까지 저도 본 기억이 납니다만, 1편을 따를순 없더군요. 1편에서 말하는 인형 처키가 건전지가 끼워져 있지 않다는걸 알게 되는 장면이 가장 공포스러웠어요. 아~ 끔직해.

저도 장르를 가리지 않고 보는편이긴 하지만, [엑소시스트 무삭제판]을 극장가서 보고 난 이후 공포영화를 못보게 되버리고 말았습니다. 흑. ㅜㅜ

비로그인 2007-05-24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오~ 갈수록 섬세하고 리얼리즘이 더한 처키. 하지만 1편의 처키가 가장 귀엽습니다.
어릴 때, 이 영화와 [오멘]이라는 영화를 보고 상당히 충격을 받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런 공포 영화를 보기엔 제가 너무 어리지 않았나...왜 주변 어른들은
그걸 그냥 보게 놔뒀나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합니다. (웃음)

푸하핫, 무스탕님. 신정환이 한번 패러디한 적 있죠. ^^

Mephistopheles 2007-05-24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연님 // 사실..공포영화가 결코 대중적이진 못하죠..^^ 워낙 선혈낭자가 기본베이스다 보니..^^
아프님 // 혹시....그 선배...연모하셨나요....? =3=3=3=3=3
홍수맘님 // 예 그러기에 호러매니아들에게서는 더더욱 1편이 명작으로 꼽힌다고합니다...포스터의 그 포스로 인해 홍수맘같은 분들은 포스터조차도꺼리시니까요.^^
부리님 // 푸하하하...처키를 치카로....일러야 하나 말아야 하나....^^
무스탕님 // 전 신정환과 더불어 쪼매난 이쁜이 김효진씨도 생각납니다...ㅋㅋ
다락방님 // 음 그래도 호러영화를 보시는군요..^^ 엑소시스트 무삭제판에서는 사람들 많이 나가떨어졌답니다..^^
엘님 // 씨리즈가 거듭됨에 따라 처키의 움직임이나 표정은 더욱 디테일해졌다고 보여집니다...하지만...역시 내용은 퇴화를 했어요..1편이 제일 좋았습니다..^^

비로그인 2007-05-25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핫.
전 처키 시리즈를 한 편도 못봤어요 잘한건가? ㅋ~

moonnight 2007-05-25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뭐든 아는 만큼 보이는 거 같아요. 메피스토님처럼 영화를 잘 아시는 분 덕분에 처키가 재평가를 받는군요. ^^ 오, 그리고 존 워터스가 저렇게 생긴 양반이셨군요. 괜히 반갑네요. ^^;

전호인 2007-05-25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이미지 처키(?)가 꿈에 나타날 것 같아 괴롭습니다. ^*^

Mephistopheles 2007-05-25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셔고양이님 // 사실 꼭 봐야한다는 이유따윈 없습니다..^^
달밤님 // 아..저는 영화를 잘 알진 않습니다..그냥 닥치는대로 볼 뿐이랍니다..^^
예 저도 마지막 영화 엔딩크레딧 올라갈 때 존 워터스..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했는데...나중에 검색해보니 핑크 플레밍고 감독이더군요..허허..
전호인님 // 알고 보면 불쌍한 인형입니다..꿈에서라도 즐겁게 놀아주세요....^^

ceylontea 2007-05-25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전 정말 쳐다보기도 싫어요..
전 공포영화 젤루 싫어해요.. --;

멜기세덱님 2번째 댓글이 넘 웃겨요.. ㅋㅋ

Mephistopheles 2007-05-25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론티님 //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체질의 변화가 오듯이 호감과 비호감의 변화가 오지 않을까요..?? 공포영화 약간 틀어보면 코미디 영화보다 재미있답니다.^^

Heⓔ 2007-05-26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공포영화는 싫어해서...
처키도 1편보고 난뒤로 공포의 대상이었죠..;;;;;
자연스레 그 이후 시리즈는 손대본 적이 없다는;ㅅ;;

멜기세덱 2007-05-28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기려던 진술이 아니랍니다. 전 사실을 말하려 했던 것 뿐이랍니다...^^;;

어머 2007-06-04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편...이젠 처키와 티파니로 모자라 그들의 자식까지 등장시켰으니.... --> 슈렉이 생각나네요..

Mephistopheles 2007-06-04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님 // 주소 불러줘 바바요 풀셋트로 보내드릴께요.=3=3=3
멜기세덱님 // 그 맘 이해 됩니다..주변에 공포물이라면 끔찍해하는 사람이 있어서요..
펀물음표연달아님 // 아이디어 고갈로 인해 발생하는 자연적인 현상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절친한 지인 A군은 권위적이면서 가부장적인 아버지가 존재한다. 오랜 기간 공직에 머물러 계셨고 지금은 연세가 들으셔서 퇴직을 하셨다지만 여전히 그 기세만큼은 누그러지지 않으셨다고 하니, 머리가 제법 커진 A군은 사사건건 아버지와의 충돌을 불을 보듯 뻔 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난 절대 아버지처럼 살지 않을 거야!”

언젠가 술자리에서 그는 술김에 분노에 차있으면서도 어딘가 측은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저 뼈가 심하게 들어있는 주정을 내게 했었다. 시간은 흘러 흘러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은 그를 다시 만난 자리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나....아버지처럼 살고 싶지 않았는데...단편적으로 조금씩 내 아버지의 모습이 나를 통해 투영되고 보여지고 있나 봐...내가 봐도 좀 끔찍하긴 하지만..결혼을 하고 애를 키우다 보니 조금은 내 아버지가 이해가 되더라고...아마 아버지세대와 우리세대의 차이는 별로 없을지도 몰라..단지 표현의 차이와 강도가 다를 뿐일지도...”

심드렁하게 소주를 입에 털어 넣는 A군은 비록 그 푸릇푸릇한 젊은 날에 비해 주름도 많이 늘었고 세파에 찌든 흔적이 농후했지만 이상하게시리 두 어깨만큼은 듬직해 보였었다.

-메피스토가 친하게 지내는 지인 A의 20%는 픽션인 이야기-

일요일 EBS 채널에서 한국에서 열심히 땅을 파면 나온다는 나라 아르헨티나의 생소한 영화 “아버지와 아들(원제:Derecho De Familia)”을 보게 되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저 나라에도 지인 A의 이야기와 비슷한 영화가 존재하다니 아무래도 사람 사는 건 다 비슷한가 보다.



거꾸로 매달려 있는 남자가 주인공 아들. 바르게 웃고 있는 여자가 그의 아내..아내는 필라테스 강사.
밑에 조그마하게 있는 아이는 두 사람의 아들..영화에서 제법 귀엽고 깜찍하게 나온다.

주인공은 변호사 집안의 아들. 아버지와 달리 관선 변호사가 주업이면서 법의 판례와 승소보다는 법으로써 이루어지는 정의에 관심이 더 많은 사람이다. 하루에 두 차례 교육기관을 통해 법 관련 강의를 할 때도 이런 유토피아적인 법의 모습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다. 그와는 반대로 아버지는 민선변호사로써 여러 계층의 고객을 상대하면서 나름대로의 입지와 위치를 유지하는 변호사이다. 머리 큰 아들이 독립체계가 되면서부터 아버지와 아들은 가깝게 지내는 사이가 아닌 설정으로 영화는 진행된다.

비록 영화 속의 아버지는 지인 A의 아버지처럼 권위적 혹은 가부장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아들과의 관계는 A와 A아버지와의 관계와 차이점을 없어 보인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아들은 결혼을 하고 애를 낳는 것까지 똑같이 전개된다. 다른 점이 있다면 영화 속의 아버지는 갑작스런 임종으로 만나고 싶어도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존재가 돼 버린다는 정도.

평이하게 관선 변호사인 주인공의 가족사와 일상생활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이 영화에서 뭉클했던 장면이 몇몇 존재한다. 인생의 종점이 다가옴을 느낀 아버지는 자신의 일과 고객을 자연스럽게 아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법원과 의뢰인들을 하루 동안 동행하면서 돌아다니는 장면이다. 같은 직종 다른 길을 가고 있으며 오랜 기간 떨어져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법원계단을 내려갈 때, 혹은 음식물을 먹을 때 등등의 사소한 행동에서 아버지와 판박이 같은 행동을 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애절한 감상을 갖게 해준다.

구절구절 장황하게 읽어대는 대사가 아닌 배우들의 사소한 행동과 표정만으로도 아버지와 아들의 끈끈한 관계를 묘사했던 진정한 명화였다.

뱀꼬리 : 하긴 나조차도 사소한 행동 하나가 어머니에게 “어쩜 니 아빠랑 똑같냐!”란 소리를 종종 듣긴 하니까..


댓글(5)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향기로운 2007-05-23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리뷰보니까 보고싶어지네요^^ 그리고 보면 막상 또 많은 생각으로 어지러울 것 같기도해요^^;;

moonnight 2007-05-23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너무 재미있게 봤어요. 역시 토요일 EBS 영화는 꼭 챙겨봐야겠다 싶었답니다. 메피스토님의 주말 영화 예고도요. ^^

Mephistopheles 2007-05-24 0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속삭이는 분 // 그게 생각보다 많이 어렵습니다..^^
향기로운님 // 영화는 가벼운 축에 속해요...보고나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지만요..^^
달밤님 // 예 ebs에서 주말에 하는 영화는 제법 영양가가 높아요..이번주에는 그 유명한 "올 댓 재즈"가 편성되어 있더군요..^^

비로그인 2007-05-24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에 어디 안가시고 주로 댁에서 영화를 보시나봐요?
페이퍼 잘 봤어요.
영화한 편 본 듯해요.

Mephistopheles 2007-05-24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마요 승연님...출근도 합니다...^^
못보는 영화는 VTR이라는 기계를 이용하기도 하고요..^^
 

“시간을 지배하는 자. 세상을 지배한다.”고 했던가.. 하지만 시간을 지배하는 자.. 뒷감당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정의가 뒤에 자연스럽게 따라붙어야 아마 저 말의 의미는 완벽하게 맞아 떨어질 것이다. 영화에서는 거창하게 인류의 미래를 짊어진 사이보그가 알몸으로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하기도(터미네이터2), 되돌리고 싶은 개인의 과거사를 흔들다 결국 자기희생으로 끝을 맺는 영화(나비효과)도 있었으니까. 그나마 헤피 엔딩으로 개운하게 끝나는 영화라고 해봤자 백 투 더 퓨처 정도가 아닐까.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앞의 영화들처럼 시간여행이 주제로 자리 잡고 있다. 단 이 시간여행을 하는 주인공이 어마어마한 대의명분이 아닌 불과 몇 분 혹은 몇 시간 전의 자기 일상을 바꾸고 싶어 하는 가벼움을 선사해준다. 그러나 이 가벼움도 결국 현실에서는 걷잡을 수 없는 변화를 가져오긴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타임리프 능력을 소유하게 된 덜렁이 여고생 마코토는 자신의 사소한 일상에 새로운 능력을 써먹기 시작한다. 푸딩을 뺏어먹는 동생보다 앞질러 푸딩을 차지하는 일부터 평소 친한 친구로만 여기던 치아키의 고백은 3번씩이나 시간을 되돌려 회피해나가는 정도의 소소한 능력 활용을 사용해 나갈 뿐...그러나 마코토 자신의 능력이 결국 횟수제한이라는 한계성을 깨우치는 순간 정작 자신의 가장 친한 또 다른 친구 코스케를 사고로부터 구해내지 못한다는 한계점에 도달하게 된다.

영화는 표면적으로 밋밋하게 돌아간다. 등장인물들의 흐리멍덩한 인물디자인이 문제라고 하지만 과거 명작이라고 꼽히는 지브리의 애니들 또한 등장인물들이 깎아놓은 조각상의 모습은 결코 아니었음을 상기시켜 본다면 이 애니에서 그런 불평은 단점으로 자리 잡지 않는다고 보인다.

타임 리프라는 거창한 주제보단 제목 그대로 활짝 핀 표정으로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하이틴 로맨스가 오히려 주 종목인 영화. 그렇다고 상투적 혹은 전형적인 방법이 아닌 순수함과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즐거웠던 애니로 기억하게 된다.



마코토....미래에서 널 기다릴께........치아키의 마지막 대사는 꽤 파워플 하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 OST - 變わらないもの(변하지 않는 것)

뱀꼬리 : Time wait for no one (시간은 아무도 기대려주지 않아.)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춤추는인생. 2007-05-20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어디서 볼수 있는거예요 메피님?
마지막 장면 너무 좋네요..^^

Mephistopheles 2007-05-20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만간 개봉 예정(?)이라는군요....^^ 저 두 사람의 이별이 꽤나 감상적이라서요..
눈물까지는 아니더라도 뭉클해진다는..^^(결국 나는 범법자...^^)

짱꿀라 2007-05-20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마코토....미래에서 널 기다릴께........" 말이 심금을 울립니다.

Mephistopheles 2007-05-20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산타님..맞아요...저 애니를 쭉 보다가...치아키의 저 마지막 대사에서 감정이 폭발해요....^^

홍수맘 2007-05-20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로맨스에 약해요. 보고 싶어요.

Mephistopheles 2007-05-21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월 중순 개봉예정이고..아마 빠르면 8월 9월달엔 비디오나 DVD로 풀리지 않을까 예측됩니다..^^

이매지 2007-05-21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미 어둠의 경로에서 이 영화를 ㅎㅎ
볼까말까했는데 메피님의 글을 보니 보고 싶어지네요^^

비로그인 2007-05-21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위시리스트에 휘리릭~

BRINY 2007-05-21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구해는 놨지만, 이왕이면 극장에서 보고 싶어서 기다리고 있답니다~

건우와 연우 2007-05-21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차아키의 마지막대사는 정말 파워풀하네요.^^

전호인 2007-05-21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 스틸이 정말 세상을 지배하는 듯 합니다. ㅎㅎ

Mephistopheles 2007-05-21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매지님 // 애니는 꽤 괜찮아요...극장개봉도 한다는데 한번 보러가시는 것도 좋을 듯 싶습니다..^^
체셔고양2님 // 위씨리스트..?? 그 혹시 리스트에 들어가기만 하고 거들떠도 한본다는 그 리스트...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3=3=3=3=3
브리니님 // 원래는 5월말 예정인데..6월 중순이라고 그러고...슈렉 3에 밀렸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건우와 연우님 // 예 꽤 파워풀 하죠..그리고 마코토역을 맡은 성우가 기가막히게 잘했어요..얼마나 서럽게 우는지.....^^
전호인님 // 마코토는 세상을 지배할 생각따원 없어도..저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소녀에게는 그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가 분명 있답니다..^^

플레져 2007-05-21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시원~~~ 하다. 저 소녀와 파란색 배경이요 ^^
시간은 혹시... 저라도, 플레져라도 기다려주지 않을까요? ㅋㄷㅋㄷ

Mephistopheles 2007-05-21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내용도 제법 시원~하답니다 플레져님....^^
조물조물 아기자기한 로맨스라고 해야하나...암튼 풋풋해요..^^

네꼬 2007-05-21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의 글이 좋은 건, 어떤 문장을 쓸 건지 처음부터 스스로 잘 알고 계시다는 느낌 때문이에요. 좋아요. 정말.

moonnight 2007-05-21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마지막 장면, 슬플거 같아요. 눈물이 주룩주룩. 보고 난 후유증이 커서..ㅜㅜ;(그나저나 치아키 멋지군요. +_+;;;)

향기로운 2007-05-21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메피스토님 저 영화보면 저렇게 날 수 있는거에요???? 그렇다면 꼭 보고싶어요~^^;;;;;

Mephistopheles 2007-05-22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 그 말씀 칭찬이시죠..호호호..^^ 감사합니다..
달밤님 // 글쎄요 달밤님...슬프다기 보단...아름다워요....치아키의 마지막 말은 멋져요..암튼...달밤님이 제법 좋아할 애니메이션이라고 예상됩니다..^^
향기로운님 // 아....꼭 날으셔야 겠다면........오공본드를 필히 지참하셔여 한다는..=3=3=3=3( 마음만으로라도 날고 싶은 기분이 든다면야...보셔도 됩니다..^^)

작은앵초꽃 2007-05-23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둠의 경로에서 제목을 보고 다운받을까 고민하다가 극장 개봉까지 참기로 했었는데요. 6월까지 기다려야 하는 모양이군요;;;

Mephistopheles 2007-05-24 0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5월말 굵직한 헐리우드 대작이 터지기 때문에 개봉관 잡기가 힘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