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퍼즐을 완성하고 나니 찾아오는 이 여유라니! 걸려있던 거미줄 다 떼어내고 서재 대 청소중이다. ㅎㅎ
2. 그 사이 주문을 몇 건 했다. 아주 웃기게 되어버린...
시작은 이거였다.
티켓 보관용 앨범을 작년에 구입했었는데 사이즈가 너무 작아서 티켓을 모두 접어서 넣어야 했다. 올초에 이승환 공연 티켓만 따로 분리해서 스크랩 북에 옮겼고, 나머지 다른 티켓들도 스크랩 하기로 결심하고 저 녀석을 샀는데 생각보다 많이 작았다.
엽서나 사진 4x6 사이즈 정도인지라 어떤 티켓은 세로로 붙여놓으면 여백이 크고, 또 어떤 티켓은 그 공간을 넘어서서 밖으로 튀어나와버렸다.
결정적으로 수납공간이 너무 부족해서 정리하지 못한 티켓이 더 많았다.
그래서 보다 큰 곳에 깔끔하게 정리하려고 이 녀석을 구입했다.
저 접착식 앨범 red를 포함해서 5만원 어치 주문을 했는데, 며칠이 지나도 상품이 오질 않았다. 조회해 보니 저 녀석 수급이 힘들었나 보다.
그러더니 며칠 뒤 품절이라며 저걸 뺀 나머지만 보내고, 차액은 환불하겠다는 메일이 왔다.
상품 정보로 들어가 보니 빨강은 품절이고 오렌지 색깔만 남았다.
그래서 나는 다른 책들을 또 더해서 오렌지 색깔을 재주문했다.
그런데 역시 또 오질 않는다. 그리고 며칠 지나자 또 다시 날아온 메일은 품절이니 나머지만 보내고 환불하겠다는 알림 메시지.
허헛, 뭐 이런 경우가....-_-;;;;
상품을 찾아보니 이것도 뜬다.
내지 색만 바꾸고 가격을 천원 올렸나보다. 애초에 품절이라고 정확히 공시되었더라면 이렇게 번거롭게 되지 않았을 것을...
다음 번 주문에 이 녀석으로 재주문하려고 한다. 오기가 있지!
요녀석은 크기가 커보이니, 맨 처음에 잘못 산 앨범에 붙인 티켓을 다시 옮기고, 그 녀석은 사진이나 엽서를 붙여야겠다. 티켓은 얇아서 속으로 꺼지니 폼이 안 난다. 두꺼운 것을 붙여야 해...
사실 요건은 전화로 나한테 물어봤으면 레드 대신 오렌지로 보내달라고 했을 것이고, 그것도 품절이라고 말을 했으면 훨씬 쉽고 빠르게 정리가 되었을 텐데 자동 시스템으로 인한 부작용인 셈이다.
3. 하지만 저 녀석을 빼고도 아직도 상품준비중으로 뜨는 것은 흑집사 때문이다.


내가 두번째 주문을 넣었던 날이 흑집사 11권이 나온 날인데 주문을 마치고 보니 출시일이 연기되고 말았다. 앨범과 주문 책이 같이 걸림돌이 되어서 다른 책도 못 오고 있는 실정. 현재 흑집사는 출시된 것으로 잡히는데 아직 상품준비중이다. 오늘밤 지나면 출고 완료로 뜨겠지...;;;;;
셜록 2권은 예약판매중. 아직 이미지가 뜨질 않네. 날짜도 많이 남았는데 저걸 포함시키면 또 주문이 산으로 갈지도..ㅎㅎㅎ
3. 며칠 전 수영장에서 샤워마치고 옷을 갈아입는데 뒤에 있던 어느 아주머니가 나더러 다짜고짜 체중계에 올라가 보라고 하셨다. 난 잘못 들었나 싶어 네??하고 되물었다. 아주머니는 저울이 이상하다고, 한 번 올라가보라고 재차 말씀하신다.
싫은데요?
아줌니 왈, 자기 체중이 이렇게 나올 리가 없다고, 이거 망가진 것 같다고, 괜찮으니 한 번 올라가 보라고...
아니 이 아줌마가! 괜찮긴 뭐가 괜찮아....ㅜ.ㅜ
결국 내 옆에 계시던 다른 아주머니가 문제의 그 아줌니께 살 찐 것 같다고, 저울 멀쩡하다고 말씀해 주셨다.
하아... 나도 그 저울이 망가진 거였다면 좋았겠다고요....ㅡ.ㅜ
4. 며칠 전에는 늦도록 술을 마셨는데, 다음 날 출근을 해야 하는데 전날 그렇게 술을 마셔본 것은 처음이어서 좀 긴장이 됐다. 새벽 한 시 반 경 잠이 들어서 6시에 번쩍 눈을 떴는데, 생각 외로 너무 멀쩡했다. 나의 술 경력은 무척 짧아서 마실 때마다 새로운 것을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날 마신 술도 제법 먹을만 했지만, 그래도 나는 역시 레페 브라운이 그리워...
5. 즐거운 만남을 갖고 헤어질 때는 그 안녕이 무척 아쉬워서 상대를 꼭 포옹하고는 헤어졌다. 그런데 얼마 전에는 상대가 남자여서, 게다가 품절남이기까지 해서 포옹은 할 수 없었다. 그럴 땐 악수를 하면 되는 거였는데 바부팅이!
아무튼 반가웠어요. 냉장고를 열 때마다 생각이 날 거예요.ㅋㅋ
6. 술을 마시는 동안에 나는 7ㅏ수다 노래가 계속 나왔더랬다. 이소라를 생각해 보니, 내가 가장 좋아한 앨범은 그녀의 3집 '슬픔과 분노에 관한'이었다.

내가 갖고 있는 앨범은 3이라는 숫자의 무수한 모자이크로 이소라 얼굴을 만든 재킷인데, 멀리서 봐야만 그녀의 얼굴이 제대로 보인다.
이 앨범의 슬픔 편에는 믿음, 우리 다시, 내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 블루 스카이, 금지된이 담겨 있는데 모두 좋다. 그리고 분노 파트의 curse는 내가 가장 강렬하게 느낀 곡이었다.
Cu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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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내게 다가오며
다시는 웃음 흘리지마
오, 내 치욕의 시간들
사랑을 얘기하고
이제 너무나 가증스럽게 또
이별을 말한 너
흔한 아픔은 지나가고
그 휑한 머릿속엔
지워버릴 날의 기억뿐
우울한 마음과 늘 불안함과
또 포기의 시간들이
네 운명이기를
사랑할 때마다
일할 때마다
저 파멸로 향한 길이
네 앞을 밝히기를
변한 너에게 길들여진 나로 바꾸려했어
그때 흔한 아픔은 지나가고
그 휑한 머릿속엔
지워버릴 날의 기억뿐
우울한 마음과 늘 불안함과
또 포기와 파멸들이 네 앞이기를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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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큼 사랑하고 얼마나 큰 상처가 되면 이렇게 저주의 말이 나올까. 어쩌면 저주를 빙자한 반어법일지도. 아무튼, 늘 자기의 이야기로 가사를 쓰는 이소라. 그녀답다는 생각을 했다. 이 곡은 김태원이 썼는데, 녹음실에서 첫번째 부른 노래로 바로 녹음을 완료했다는 게 이곡이 아닐까. 그 감정으로 두 번 못 부른다고 했다던데...
7. 어제는 퍼즐의 막바지를 완성하면서 위대한 탄생을 보았다. 6명이 살아남았는데 그 중 세 명이 김태원의 멘티들이다. 세상에, 김태원이 가장 위대한 것 같다. 이은미의 제자는 몽땅 떨어졌는데 가장 날카로운 지적을 많이 했던 이은미였기에 더 씁쓸하다. 그나저나 노지훈 떨어져서 울 D님 어뜩해...;;;;
8. 오늘은 책의 날이다. 고종석의 발자국에는 이 날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했다.

4월 23일은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이다. 이 날을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로 정한 것은 1995년 제28차 유네스코 총회에서다. 유네스코는 그 해 11월에 열린 총회에서 “역사적으로 인류의 지식을 전달하고 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보존하는데 큰 구실을 해온 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책의 보급이 문화적 전통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발전시킬 뿐만 아니라 이해․관용․대화를 기초로 한 사람들의 행동을 북돋운다는 점을 인정하여, 4월 23일을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로 제정한다”고 결의했다.
4월 23일을 고른 것은 1616년 4월 23일이 스페인 소설가 세르반테스와 영국 시인 셰익스피어가 작고한 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4월 23일은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수호성인인 성 호르디의 축일이기도 하다. 카탈루냐 지방에는 이 날 남자가 여자에게 장미를 선물하고 여자가 남자에게 책을 선물하는 관습이 있다. 그러니까 책의 날은 두 작가의 기일과 성호르디 축일의 관습이 포개져 선택된 것이다.
하루에 한 장씩 넘기는 역사 달력에는 세익스피어는 이 날 죽기도 했지만 태어난 날도 같다고 한다. 생일과 사망일이 같은 날이라니... 참 신비로운 사람일세!
9. 책의 날을 기념하여 내게 장미를 선물하는 사람이 없으니, 나는 어제 프리지어를 샀다.(응?)
뭐, 그건 갖다 붙인 거고... 울적하기도 했고, 부활주일도 겹치기 때문에 겸사겸사 꽃을 샀다. 낯선 동네였기 때문에 꽃집은 찾지 못했고, 행상에서 꽃을 파는 할머니에게서 싱그런 꽃을 샀다. 하루 만에 활짝 핀 것을 보면 별로 싱싱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이 꽃을 들고 들어왔을 때 엄마가 무척 행복해 하셨다. 성전에 갖다 놓으니 봄내가 가득하다.

기왕에 찍어둔 거니, 지난 주에 비오기 전 찍은 벚꽃 사진도 옮겨 본다.
이날은 무척 오랜만에 외출한 거여서 목련꽃은 피는 것도 보지 못했는데 이미 다 져서 땅에 밟혀 있는 것을 보고 무척 속상했었다. 그래도 벚꽃은 다 지기 전에 보아서 참 다행...
맞은 편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찍은 건데, 저게 철쭉인지 진달래인지는 모르겠다. 암튼 봄꽃!!
10. 기분이 약간 들뜨기도 했지만, 또 그만큼 가라앉기도 해서 약간의 전환이 필요했다. 이런 날은 실컷 웃고, 결국엔 짠한 감동도 줄 것 같은 영화가 제격이다. 그래서 선택한 이 영화.
좀 이따가 언니랑 보기로 했다. 아, 어쩐지 마무리가 무척 슬픈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