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지 못한 영화들까지 꼽자니 너무 많아서 본 것들로 한정했다. 

뮤지컬 영화는 사실 다 음악 영화이긴 한데, 그래도 내용이 '음악'에 초점을 맞춘 것만 보탰다.  

내가 참 좋아하는 음악영화들, 많이 나왔음 좋겠다.


30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뮤직 네버 스탑- The Music Never Stopped
영화

2011년 11월 01일에 저장
ReservationButton()
플레이- Play
영화

2011년 06월 28일에 저장
ReservationButton()
신과 함께 가라- Vaya con Dios
영화

2011년 06월 28일에 저장
ReservationButton()
베토벤 바이러스- Beethoven Virus
영화

2011년 06월 26일에 저장
ReservationButton()
이건 드라마지만 빼기가 너무 아까워서 추가!


30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순오기 2011-06-27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3개만 봤네요~~~~^^

마노아 2011-06-27 14:20   좋아요 0 | URL
리스트가 순오기님의 숫자 본능을 자극했지요? 하핫^^

블루데이지 2011-06-27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7개요~~^^
개인적으로 '라디오스타, '꽃피는 봄이오면' '어거스트러쉬'는 DVD로
비오는날 꼭 보는 영화입니다...
마노아님께서 보신 음악영화들...꼭 다 보고싶네요~~
참고하게 해주셔서 감사드려요~~ 항상 행복하셔야해요!!
그리고 프로필 사진....너무 예뻐요^^

마노아 2011-06-27 14:20   좋아요 0 | URL
비오는날 보기 좋은 영화들이에요.
아직도 못 본 영화들이 많아서 좋아요.
하핫, 사진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사진 찍은 사람이 무척 좋아할 거예요.^^
 

내 마음에 들어찬 드라마를 꼽다 보니, 몇 해 전에 리스트를 이미 만들어두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그래서 드라마 대신 영화를 꼽아보기로 했다.  

정말 즐겁고 재미난 폭풍 유머의 영화도 많았지만, 그것 이상의 감동을 준 영화들을 모아본다.


28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 Poetry
영화

2011년 06월 26일에 저장
ReservationButton()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Bedevilled
영화

2011년 06월 26일에 저장
ReservationButton()
마더- Mother
영화

2011년 06월 26일에 저장
ReservationButton()
왕의 남자- King And The Clown
영화

2011년 06월 26일에 저장
ReservationButton()


28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순오기 2011-06-27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2편 봤고요.

마노아 2011-06-27 14:20   좋아요 0 | URL
12편은 모두 순오기님 가슴에 콕 박힌 영화일지 궁금해요.^^

Mephistopheles 2011-06-27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중 가장 쌩뚱맞은 건...터미네이터 2...

마노아 2011-06-27 14:21   좋아요 0 | URL
터미네이터2를 저는 울면서 봤답니다. 제임스 카메론 짱! 에드워드 훨롱 짱! 이러면서요.^^ㅎㅎ
 
꿈의 포로 아크파크 3 : 프로세스
마르크-앙투안 마티외 글 그림, 이세진 옮김 / 세미콜론 / 2011년 4월
절판


세상은 톱니바퀴처럼 서로 맞물려서 정교하게 돌아간다.
그래서 때로 아주 미세한 오작동이 뜻하지 않은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미묘한 변화, 미세한 균열, 그것이 아크파크 씨에게도 일어났다.
그의 시간이 침입을 받은 것이다. 바로 그 자신으로부터 말이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크파크는 침대에서 쿵! 떨어지면서 잠에서 깨어났다.
그의 세계는 언제나 주거 위기가 심각했기 때문에 새로운 법에 의해서 그에게 동거인이 생겼다.
그처럼 침대에서 잠들지 못하고 벽장 속에서 잠이 드는 사내.
불편하지만 불편을 내색할 수 없고, 그런대로 살 만하다고 여기는 두 사람이다.
문제는 그 동거인이 아니라 자신의 침대에서 자신처럼 일어나버린 아크파크 씨다.
서로의 시간이 다르게 움직인다는 것을 알아차린 늦게 나타난 아크파크 씨.
벽시계는 3시 16분인데 현재 시각은 사실 2시 50분이었던 것이다.

앞서의 빠른 시간에 맞추어 공장의 호출에 나가버린 아크파크 씨.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아버린 늦게 일어난 아크파크 씨가 먼저 떠난 아크파크를 따라잡이 위해 총알 택시를 탄다.
심각한 거주 위기는 도로 사정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하나의 줄을 도로처럼 사용하는 사람들.
택시는 남의 집 식탁 위를 우회로로 사용하기도 하고
외줄 사이에서 충돌을 피하기 위해 서커스를 방불케 하는 곡예를 펼치기도 한다.

증권거래소에 붙은 간판은 '투기하여라'
섬뜩한 문장이다.
주식시세가 일제히 떨어져버렸는데, 그 주식의 이름들이 놀랍다.
의지/충성/정직/용기/인내/올바름/관용
자비/겸손/솔직함/너그러움/소박함/노력/신실
조국/가족/일/연대/나눔/자질

이 중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나눔'과 '연대'다.
역시 섬뜩한 일이다.

공장은 42차 5개년 계획의 실현 무대였다.
그 계획은 아직 남아 있는 마지막 생활 공간인 꿈을 통제하겠다는 야무진 목표를 안고 출발했다.
심각한 거주 위기가 이제는 꿈의 공간마저도 침범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장의 주된 기능은 꿈을 제조하는 것.
도시형 문제들(무단 결근, 공격적 행위 등)을 일으키는 스트레스와 좌절에 대응하기 위해서란다.
놀라운 주객전도다.

원래 먼저 출발한 아크파크 씨는 단순 재진을 위해 3시 30분까지 방문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빨라진 그의 시간 때문에 그는 3시 10분에 진료받기로 되어 있던 요주의 환자로 착각된다.
이 환자는 천장 증후군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오인받은 아크파크 씨는 천장 꿈을 강제로 주입하는 수술을 받게 된다.
이어서 그에게 펼쳐지는 천장 악몽!
눈을 떴을 때 그의 침대 위로는 천장이 보이지 않았다.
훤히 뚫려 있었던 것이다.
누군가 천장 자리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쫓아 올라가자 온통 새장처럼 똑같은 빵으로 나열된 공장같은 집에 서 있는 자신을 만나고 만 아크파크 씨.

잃어버린 꿈을 찾기 위해서 계속 빙빙 돌고 마는 아크파크 씨다.
이곳에서 길을 잃은 사람은 아크파크 씨만이 아니다.
모래장수 아저씨는 회오리를 찾고 있다고 했는데 아크파크 씨는 그게 무슨 말인지 알아차리지 못한다.
이리저리 휘둘리고 안내를 찾아 헤매고 또 길을 잃고를 반복하다가 어떤 원심력에 의해 자신이 중심으로 당겨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아크파크 씨.
드디어 회오리를 만난 것이다!

매 권마다 하나씩 놀라운 편집과 연출로 독자를 놀래켰는데, 이번엔 그것이 회오리의 차례였다.
나선형 회오리가 달려들어 주인공을 끌어당기는데, 그것이 3차원 종이로 연출이 된 것이다.
바로 뒷장과 연결된 그림으로 말이다.

그리고 그 뒷장의 그림은 실사 사진과 합성이 되어 있다.
아크파크 씨의 모습을 한 모래 조각상 사이에서 헤매던 아크파크 씨는 정신 없이 도망치다가 자신이 방금 전까지 지나쳐온 그 만화 세계에 닿고 만다.
앞서 자신이 마주쳤던 잠깐의 까메오(?)가 곧 자신임을, 그러니까 시간이 지금도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는 아크파크 씨.
이 고리를 끊기 위해서 이야기의 뒷부분을 찾아 간다.
그렇게 하면 이 악몽같은 꿈에서 깨어날 거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다행히 꿈에서 깨어난다. 자신의 침대 위에서...
하지만 이번엔 앞서 늦게 일어났던 아크파크 씨가 되어 있는 자신을 알아차린다.
아까의 아크파크 씨가 지금의 아크파크씨와 역할이 뒤바뀌어 버린 것이다.

아까 자신을 말렸던 아크파크 씨처럼, 이번엔 늦게 일어난 아크파크가 되어버린 그가 먼저 일어나 공장으로 떠나려는 아크파크를 붙잡지만,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그도 제 손길을 뿌리치고 떠나버린다.
필시 그도 자신처럼 수술대 위에 오를 것이고, 꿈의 세계를 방황하다가 이 침대 위에서 다시 뒤바뀔 것이다.
결코 빠져나갈 수 없는 림보의 세계가 연출된 것.
이 정도면 만화판 인셉션이랄까.
마지막 컷처럼 표지의 그림처럼 나선형으로 회오리 치면서 강한 중심으로 끌어당기는 연출이다.
작가의 천재적 연출에 권을 넘길수록 더 혀를 내두르게 된다.
꿈의 포로 아크파크라는 전체 표제에도 딱 알맞는 내용이었다.
당신의 세계에서는 이런 프로세스에 갇혀있지는 않은가?
이런 극단적인 상황은 아닐지라도 분명 스스로 깨기 힘든 악순환의 고리를 분명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깨고 싶은 꿈, 꾸고 싶지 않은 꿈 속에서 꿈의 포로가 된 서로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후애(厚愛) 2011-06-27 0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로필 사진보고 달려왔어요!!!
너무 이쁘세요^^ 그리고 반갑기도 하구요~

마노아 2011-06-27 14:21   좋아요 0 | URL
헤헷, 제 얼굴을 반가워 해주시니 감사해요.
가끔 제 사진을 올릴까 봐요.^^ㅎㅎ
 

금년에 중학교 1학년이 되는 학생들은 집중이수제에 따라서 수업을 몰아서 듣게 되었다. 1학년 때는 도덕을 일주일에 5시간 배우고, 2학년 때는 국사를, 그리고 3학년 때는 사회를 5시간씩 듣는다. 그것도 1년 동안. 그러니 해당 과목에 흥미 없는 학생은 아주 죽을 맛이다. 교사의 시간표를 배치하다 보니 한 과목을 한 반에 여러 선생이 가르치게도 된다. 물론, 진도는 다르지만.  나 역시 그 바람에 졸지에 도덕을 가르쳤더랬다. 도덕1, 도덕2, 도덕3 이렇게 세 명이 들어가는데 도덕1만 도덕 전공 선생님이고, 도덕2는 역사 전공샘, 도덕3은 사회 전공샘이 묻어서 들어갔다. 그리고 교재는 1.2학년 책을 나눠서 동시에 진도가 나간다. 어떤 반은 3교시에 도덕1을 배우고 4교시에 도덕2를 배우게도 된다. 그런데 책이 달라서 책은 두 권 필요함. 뭐 이런 어처구니 없는 교육 시스템인데, 이거 오래 못 갈 것 같다. 예체능 과목도 집중이수제로 나가는데 누구 발상인지 황당 그 자체. 끼인 아이들만 가여울 뿐.  

비록 일주일에 한 시간씩이었지만 내가 맡았던 진도는 북한 관련 내용이었다. 분단의 배경과 역사, 북한의 체제와 현주소, 통일을 위한 준비, 자세, 효과 등등등...  

북한이 소위 '고난의 행군 시기'라고 말하는 90년대 후반에 약 4년 동안 무려 300만 명의 사람들이 굶어 죽었다는 이야기를 하면 아이들은 잘 이해하지 못한다. 숫자도 너무 크고, 굶어 죽는다는 것 자체가 결코 피부로 와닿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한 학생이 북한 사람들 너무 멍청한 것 아니냐고 질문을 했다. 미리 양식을 비축해 두었다가 먹을 게 떨어지면 먹으면 될 것 아니냐는 반응에 순진과 무지가 만나면 참 갑갑하구나... 생각했다.  

굶주리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며 점심 급식 남기지 말자고 얘기를 하면 반응이 없지만, 매주 수요일 '잔반 없는 날'은 그런 당부 없이도 잔반이 거의 없다. 잔반을 남기지 않아서 우수한 성적을 자랑한 학급에게는 토스트 피자빵과 쥬스가 간식으로 나가기 때문이다. 한끼 간식의 힘도 이리 큰데 굶주림에 대한 연민도 같이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 

학생들과 함께 들은 노래 중에서 이 노래가 가장 좋았다. 여러 가수들이 목소리를 보태어 마음을 전한 게 좋았는데, 유독 '김종국'이 나오면 아이들이 소리를 지른다. 좋다는 것도 아니고 아주 싫다는 것도 아닌 그 중간의 이상한 소리.. 난 이 중에서 이승철 부분이 참 좋더라. 

 올스타 '그 날이 오면'

  

>> 접힌 부분 펼치기 >>

 개인적으로 가사가 참 마음에 와 닿는 '직녀에게' 가사는 늘 그 자체로 시다. 원래 시이지만...  

  

>> 접힌 부분 펼치기 >>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배운 신형원의 '터'. 이때 개똥벌레도 배우고 독도는 우리땅도 배우고 그밖에 흔히 얘기하는 건전가요를 참 많이 배웠다. 그때 그 선생님이 살던 오래된 아파트에 지금 우리 언니가 살고 있다. 참 묘한 일...  

  

>> 접힌 부분 펼치기 >>

나는 안치환을 맨 처음 '광야에서'로 알게 되었다. 해뜨는 동해에서 해지는 서해까지, 뜨거운 남도에서 광활한 만주 벌판~으로 이어지는 가사가 참 좋다. 내가 참으로 사랑해 마지 않는 '대구' 형식이기도 하고, 가사 그 자체가 뜨겁다.  

그런 얘기도 했었다. 통일이 되어 우리가 육지로도 얼마든지 북으로 북으로 올라갈 수 있다면, 천년 고도 경주에서 출발해서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유럽으로 넘어가 포르투갈까지 갈 수 있지 않겠냐고, 태평양에서 출발한 여정이 대서양에서 마무리될 때의 감격을 상상해 보라고. 우리 수학여행을 기차 타고 유럽으로 갈 수 있지 않겠냐고 나혼자 막 벅차 했는데, 반응 없던 아이들이 수학여행이라니까 잠시 혹했다. 하하, 정말 그런 날 빨리 왔음 좋겠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강산에의 이름은 아마도 이 노래 '...라구요' 때문에 알게 된 것 같다. 어릴 적에 언니가 여러 차례 듣고, 그 바람에 더불어 얻어 들은 노래다. 가사에 나오는 '흥남부두'는 얼마 전에 읽은 온양이에서도 나온 이름이다.  

그런데 강산에 목소리는 윤도현과 무척 비슷해서 영상 없이 노래만 들으면 착각할 것 같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윤도현 1집의 '임진각'도 링크 걸고 싶었는데 유튜브에서 못 찾았다.
노래는 여기서 들어볼 수 있다. 

임진강 듣기 

>> 접힌 부분 펼치기 >>

그밖에 우리의 소원은 통일과 그리운 금강산도 있지만 슬쩍 패쓰~ 

그리고 참 울컥하게 하는 이 노래, '홀로아리랑' 

오래 전, 아주 오래 전인데, 오빠와 함께 노래방을 간 적이 있었다. 오빠를 알게 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우리 말도 못하고, 당연히 우리 노래도 잘 모를 오빠가 우리말로 이 노래를 불렀다. 미국에 있을 때 들어보고 좋아서 몇 번 불러봤다는 거다. 당시 오빠는 한국에서 어학당을 1년 가까이 다녔지만 우리 말은 셰인만큼도 못했지만 이 노래가 주는 울림은 참 좋았다. 만나야 할 사람이 남과 북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풍산개는 이미 개봉했고, 고지전은 곧 개봉할 영화. 두 영화 모두 꼭 보려고 한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11-06-27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시대는 이렇게 가슴 뭉클한 통일의 노래를 불러야 하는데~~~~~
이젠 통일을 노래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어요.ㅜㅜ

마노아 2011-06-27 14:22   좋아요 0 | URL
점점 더 통일을 원하지 않는 아이들의 반응을 보게 되어요.
참 가슴 아픈 일이에요.ㅜ.ㅜ

마녀고양이 2011-06-27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중이수제 정말 이상하더군요.
왜 그런 이상한 발상이 나왔는지......... ㅠㅠㅠㅠㅠ...... 계속 한숨만 나와요.
코알라가 1년 반 후면 중학생이 되는 시점에서 더욱 그래요.

마노아님, 이미지 바꾸셨네요. 너무 따스하고 부드럽고 이뻐요~

마노아 2011-06-27 14:22   좋아요 0 | URL
누구 머리인지 아주 꼴통이에요...;;;
빨리 사라져야 할 텐데요.
그나저나 저 간밤 꿈에 마녀 고양이 님이 나왔어요.
저랑 마을 버스 한 정거장 위에 살아서 우리 집에 놀러오셨더라구요.^^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조영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한 해에 두 번, 6월 말과 12월 말에 읽었던 책 중 가장 좋았던 것들을 모아 리스트를 만든다. 이제 금년 상반기 리스트를 작성할 때가 다가왔다. 6월은 며칠 남지 않았고, 이변이 없는 한 금년 6개월 동안 내가 읽은 책 중 가장 스릴 넘치는 재미를 선사해 준 것은 이 책이 될 것이다. 새벽 4시까지 읽다 자느라고 지금도 눈이 퀭하지만 그쯤은 조금도 아쉽지 않다.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영화 때문이다. 보고 싶은 영화가 생겼는데 원작 소설이 있다면 대체로 원작 소설을 읽고 싶어진다. 그래서 책을 구입하고 또 시간이 흘러흘러 영화 보기 전날까지 이른 것이다. 재밌어서 늦도록 읽기도 했지만 영화 보기 전에 다 봐야 하는 나름의 임무를 완수해야 했던 것이다.  

앞서 영화를 먼저 보고 온 언니는 별로였다고 했다. 게다가 왜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라는 건지 제목의 이유가 끝까지 나오지 않았다고 투덜댔다. 책을 읽다가 그 의미를 알고는 피식 웃었다. 링컨 차가 어떤 차인지 알았더라면 조금 더 이해가 쉬울 뻔했다. 

요렇게 생겼다. 사진만 봐서는 이게 얼마나 고급 차인지 사실 모르겠다. 암튼 책에는 설명해준다. 주인공 마이클 할러 변호사는 대표적인 속물 변호사인데 한 때 잘 나갈 때 링컨 차를 네 대나 구입해 버렸다. 계기판이 10만을 찍으면 공항 리무진 버스 서비스로 팔아치울 생각이지만 그 전까지는 링컨 차를 타며 잘 나가는 변호사 행색을 할 생각이다. 게다가 수임료를 내지 못한 의뢰인을 전용 운전사로 고용까지 하고 있다. 급여는 거의 아르바이트 수준이었지만. 

확실히 미국 법은 우리나라와 많이 다른 것 같다. 우리나라 법을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작품 초반에는 마이클의 스케줄을 따라다니며 그의 변호사 일과 그의 외뢰인에 대한 대략적인 윤곽을 잡는 일에 할애했다. 어느 날 그는 '대박' 의뢰인을 건지게 되었는데 젊은 부동산 재벌 루이스 룰레가 그였다. 전과 기록도 없고 인상만으로는 순수 그 자체로 정말 '무고한' 의뢰인으로 보였던 이다. 어느 날 한 여자가 끔찍한 폭행을 당했고 강간 살해 위협을 받았다. 극적으로 구조된 현장에서 루이스가 잡혔고 그는 자신이 함정에 빠진 거라고 주장했다. 초반에 자료를 찾다 보니 사건은 무척 쉬워 보였다. 마이클은 대박 수임료가 오히려 너무 쉬우진 나머지 날라가는 것에 안타까워해야 할 지경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추가 구멍이 보이기 시작한다. 여자와 마찬가지로 루이스도 거짓말을 했고, 그 거짓말의 규모가 자꾸 꺼진다. 그리고 마침내 책의 중반에 이르르면 입이 쩍 벌어지는 실체에 다가서게 된다.  

이 첫번째 반전은 사실 싱겁게 알아차렸다. 극장 포스터에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이다. 다소 분했지만, 그 반전은 미리 알려주고 시작해도 무리는 없다고 보였다. 중요한 건 그 다음이었으니까.  

그렇게 작품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서 스릴러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이런 장르의 책을 내내 읽은 사람은 평범한 내용의 책이나 드라마 등은 무척 시시하게 느껴질 것 같았다.  

작품이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재판에서 검사와 변호사가 한 판 붙을 때였다. 상대 검사는 첫 재판이었고, 그러니 애송이라 불릴 만했다. 이런 싸움에서는 아무래도 경험이 중요했다. 마이클은 상대 검사를 거의 KO패 시킨다. 하지만 그 승리가 기쁘기만 할 수는 없다. 그가 지은 죄가 있고, 그가 두려워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속물 변호사'가 주인공인 것은 '정의로운 변호사'가 주인공인 것보다 오히려 매력적일 수 있다. 속물도 인간인지라 그가 맞닥뜨리게 될 진실과, 또 그가 선택해야 마땅한 가치 안에서 분명 번민할 것이기 때문이다. 마이클도 그랬다. 다섯 살에 돌아가신 아버지도 변호사셨는데, 그분의 책을 통해 아버지를 만난 마이클은 '무고한 의뢰인'에 대한 서술을 각인하고 있었다. 가장 무서운 의뢰인이 무고한 변호사라는 것 말이다. 그런 의뢰인을 만나기도 힘들지만, 그의 무고를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그보다 더 끔찍한 일은 없다. 평생을 죄책감 속에서 살아야 하니 말이다.  

두 번이나 이혼한 마이클이지만, 그래도 그가 꽤 매력적인 인간임을 보여주는 건 전처들과의 사이에서 나타난다. 첫번째 부인과는 여전히 사랑하고 있었고,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딸아이는 마이클의 가장 약한 부분이었다. 그리고 충동적으로 결혼했다가 금세 헤어진 두번째 전처는 마이클의 현재 비서로 사업 파트너가 되어 있다.  

세상이 많이 바뀌긴 했지만, 여전히 책 속에서 묘사되는 미국 사회는 백인과 흑인, 그밖의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고 무엇보다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사이의 간극이 어마어마하다. 그건 링컨 차를 타고 다니는 백인 변호사 마이클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룰이다. 그런 위선 속에서도 꽤 찡한 장면들은 분명히 연출된다. 그런 게 우리 사는 세상 모습이고, 또 마이클 코넬리의 필력인 듯하다.  

책을 다 보고 나니 과연 이런 작품을 영화가 얼마나 옮길 수 있을지 걱정하게 된다.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니까 더 심심해질 수도 있겠다. 반면, 알고 보니까 저 자의 저 얼굴 뒤에 어떤 속마음이 있는지도 알아차리면서 볼 수 있겠다. 일장일단이다.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레이야 2011-06-25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소설 읽으신 거죠? 전 영화만 봤어요.
긴장감 늦추지 않고 재미있게 봤어요.
링컨차는 속물변호사를 대변해주는 걸로 봤어요.
매튜 맥커너히의 연기도 아주 좋았어요.^^

마노아 2011-06-26 00:29   좋아요 0 | URL
새벽까지 소설 읽고 낮에 영화도 보고 왔어요.
전 소설을 막 읽고 나서 본 터라 아무래도 원작의 긴장감과 스릴이 훨씬 강렬했는데 영화도 좋았어요.
만약 영화만 보았다면 그 자체로도 무척 만족했을 거예요.
매튜 맥커너히는 그 배역에 딱이었어요.^^

oren 2011-06-25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리뷰가 이니라 책 리뷰네요. ㅎㅎ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현실 속의 '그랜져 검사'를 연상시키던「부당거래」라는 영화가 떠오르더군요. 그리고 제가 자주 만나는 선배님('벤츠500'을 타는 변호사)도 떠오르더라구요. ㅎㅎ.

영화 「부당거래」를 보면서 '검사'라는 직업도 '하는 일이 참 거칠구나' 생각했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변호사도 하는 일이 만만찮게 거칠구나 하는 생각도 많이 들더군요(물론 영화속 주인공처럼 '총'까지 맞아가며 일하는 변호사는 현실적으로 별로 없겠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책에 대한 멋진 리뷰 잘 읽었구요, 영화에 대한 재미있는 리뷰도 기대할께요~

마노아 2011-06-26 00:32   좋아요 0 | URL
이 영화는 결말을 알고 보아서 그래도 좀 통쾌한 편이었는데 부당거래는 제가 조정래 씨의 허수아비춤을 읽고 난 직후 보아서 가슴이 터지는 줄 알았어요. 너무 답답하고 화가 나고 그랬거든요. 많이 공부한 의사와 검사는 환자와 범죄자들을 만난다는 점에서 좀 아이러니하기도 해요. 어떤 묘한 균형 같은 것도 느껴지고요.

앗, 그렇지만 영화는 리뷰를 쓰지 않을 생각으로 책 리뷰를 쓰고 나간 건데....;;;;;
40자 평으로 대신해볼까 고민 좀 해야겠습니다.^^ㅎㅎ

블루데이지 2011-06-26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링컨차가 저렇게 생겼군요!!
저는 이 영화주인공 매튜 맥커너히를 영화 '10일 안에 남자 친구에게 차이는 법'에서 봤었는데
여배우 케이트 허드슨과 잘어울리고, 미소가 참 아름다운 커플이라서 기억에 남아요!!
저도 일단 책을 읽고 영화를 보러 가야겠네요~~마노아님처럼 저도 소설을 읽자마자 뛰어가 봐야겠어요.
감사드려요!!

마노아 2011-06-26 12:55   좋아요 0 | URL
사진보다 영화 속에서 보는 차가 훨씬 멋있었어요. 차 앞부분이 무척 길던데 우리나라에선 주차공간 많이 차지해서 좀 곤란한 차이기도 했어요.^^
전 매큐 맥커너히 영화를 본 게 없더라구요. 얼굴은 익숙한데도 말이죠.
그냥 유명배우여서 낯이 익은건가 봐요.
다른 작품들도 궁금해졌답니다.
블루데이지 님도 책과 영화 모두 재밌게 보셔요~

다락방 2011-06-26 0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꺅 >.<
마노아님 프로필사진!!!!!

마노아 2011-06-26 12:56   좋아요 0 | URL
음하하핫, 부지런을 발휘해서 바꿔보았습니다~ ^^

hnine 2011-06-26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프로필 사진 보고 끌려들어왔어요.
그림인줄 알았어요.

마노아 2011-06-26 12:56   좋아요 0 | URL
센스쟁이 hnine님! ^^

순오기 2011-06-27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괜찮았어요~~~~~~ 마노아님의 프로필 사진만큼이나!!
공장장님 사진에서 과감히 본인의 이미지로 바꾼데는 어떤 마음이 작용했을까요?^^

순오기 2011-06-27 13:39   좋아요 0 | URL
아~ 핸드폰 오후에 택배할게요.
두세 개 필요하면 두세 개 보낼수도 있으니 문자로 알려주세요~^^

마노아 2011-06-27 14:23   좋아요 0 | URL
사진 찍어준 사람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어요.
꼭꼭 바꾸라고요.ㅋㅋㅋ
멋진 공장장 사진을 발견하면 또 갈아탈 거예요. 아하하핫^^ㅎㅎㅎ

... 2011-06-27 0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로필 사진!!!! 마노아님, 무슨 파마 하신거예요? 알고 싶어요!!!!

마노아 2011-06-27 14:23   좋아요 0 | URL
일반 펌이에요. 다만 바람머리처럼 바깥으로 뻗치게 해달라고 했어요.
전문 용어로 이름이 따로 있는지는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