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은 엄중, 그럴 때일수록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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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천무 1- 애장판
김혜린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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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학회 지음, 강영매 옮김 / 범우사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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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플레이빌 Scene Playbill 2016.10
sceneclub 엮음 / 시어터플러스(월간지)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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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것은 9월호 ㅠ.ㅠ
십팔사략 10- 북송시대 남송시대
고우영 지음 / 애니북스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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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 오스카 와일드 펭귄클래식 7
오스카 와일드 지음, 김진석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행복한 왕자와 거인의 정원으로만 만났던 오스카 와일드. 내가 읽은 그의 가장 긴 이야기가 되겠다. 

책장에 꽂힌 지는 오래였는데 표지가 비호감이라 오래오래 먼지만 덮였던 이 책을 뮤지컬을 보기 위해서 먼저 꺼내들었다. 

성남 아트센터에서 '도리안 그레이'를 공연했는데, 인간적으로 너무 멀었다. 주말표는 매진이었고, 평일에 다녀오면 새벽 귀가를 감수해야 하는 그곳을 '김준수' 이름 하나였다면 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박은태'가 있었으니까 가야 마땅했다. 


세상에 없을 것 같은 아름다움을 지닌 청년 도리언 그레이. 그는 유미주의자 헨리 경으로 인해 자신의 아름다움에 눈을 떴다. 이제껏 특별히 인식하지 못했던 그 아름다움이 청년을 애달프게 했다. 이 아름다움이 사라져가는 걸 지켜볼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강렬한 바람 때문이었을까. 청년의 시간이 멈춰버렸다. 아름다웠던 젊음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늙지 않았다. 대신 그를 그린 초상화가 시간을 먹었다. 도리언이 죄를 지을수록, 추악한 마음을 먹을수록 초상화가 흉칙하게 변해갔다. 누구에게도 보여줄 수 없는 초상화로...


흥미로운 소재였다. 어느 정도 결말이 예상되기도 했지만 그걸 지켜보는 재미가 못지 않았다. 아름다움은 인류고 오랫동안 집착해왔던 소재가 아닌가. 늘어나는 주름과 흰머리가 애석하지 않기란 쉽지 않다. 돈을 좀 쓰면 시간을 되돌리거나 지연시킬 수 있는 방법도 계속 늘고 있다. 이건 얼마나 어마어마한 유혹인가. 그래서 얼굴에 손대지 않는 배우들이 더 멋져보이긴 하다. 


다시 잠시 뮤지컬 이야기를 해보자면, '아름다운' 청년 역할에 김준수는 탁월한 캐스팅이었다. 티켓파워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다른 배우를 쉽게 연상시키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런 자리에 비쥬얼 아이돌은 제격이다. 이미 이런 찬사에는 충분히 익숙해져 있을 테니 어색하거나 뻘쭘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18세 소년과 청년의 경계를 연기하기엔 다소 연기력이 부족했다는 건 인정해야 할 것이다. 부러 내는 어린 목소리가 많이 불편했다. 1막은 박은태의 열연이 아니었으면 망칠 뻔...


그러나 역시 아이돌은 아이돌이었던 게, 격렬한 '춤'을 선보이자 배우의 매력이 몇 곱절이나 뛰었다. 흔히 성공한 소설이나 만화 등을 영화로 다시 옮길 때 단지 베끼기만 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았었다. 매체가 달라질 때는 또 다른 '창조'가 따라와야 하는 법. 이번 뮤지컬은 그걸 잘 해냈다. 무려 체코까지 가서 촬영해온 영상과 현지 싱크를 100%로 맞추어서 갑절의 효과를 주었고, 적절한 배역의 변신도 시도했다. 돌아오는 길의 삽질을 포함해서 새벽 2시에 귀가하는 피곤함을 감수할 만한 작품이었다고 얘기할 수 있다.


다시 책으로 가보자. 


내가 늦으면 그이가 노발대발할 게 분명한데, 이 모자를 쓰고서 난리를 피울 수는 없죠. 모자가 너무 약하거든요. 모진 말만 들어도 망가질 거예요. -102쪽

땀흘려 수고해서 일할 필요 없는 사람의 말장난이지만, 나름은 사랑스러웠다. 그리고 매너로 철저하게 무장한 헨리 경의 입발린 소리는 또 얼마나 달콤한가. 


"공작부인과의 약속이라면 누구와의 약속도 뿌리치겠습니다."


여자를 추켜세울 줄은 알지만 마음으로부터 존중은 하지 않는 이 남자의 다른 반응들도 지켜보자. 


"결혼이란 걸 아예 하지 말게, 도리언. 남자가 결혼하는 이유는 피곤하기 때문이지. 여자가 결혼하는 건 호기심 때문이라네. 피차 실망할 뿐이지." -109쪽


"여보게, 친구, 여성 중에는 천재가 없네. 여성은 장식적인 존재라네. 그들은 결코 중요하게 할 말이 없으면서 그래도 매력적으로 말을 하지. 여성은 물질이 정신을 이긴다는 걸 보여주는 존재라네. 도덕보다 정신이 우위에 있다는 걸 남성이 보여 주듯이." -109쪽


오늘날 이렇게 소설을 쓰면 돌 맞겠지만, 아직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을 테지. 이런 사람들도 똑같이 소중한 한표를 행사할 테지만...


"일생에 단 한 번만 사랑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진정 천박한 사람들이라네. 그들이 헌신이라든지 정절이라고 부르는 것을, 난 무기력한 습관이나 상상력의 부족이라 부른다네. 감정적인 삶에서 충실함이란 지적인 삶에서의 일관성과 같다네. 그건 단지 실패를 자백하는 거소가 마찬가지일세." -112쪽


매력은 있지만 많이 오만하고 게다가 편협한 사고를 가진 19세기의 남자를 21세기 뮤지컬에선 잘 포장해서 바꿔주어서 다행이다. 그렇지만 그의 말들에 귀 기울이게 될 때도 분명히 있다.


"사람이 사랑에 빠지면 처음에는 늘 자신을 속이는 것에서 출발하지. 그리고 맨 마지막엔 다른 사람을 속이게 된다네. 그게 바로 세상에서 낭만이라 일컫는 것일세." -116쪽


누군과와 사랑에 빠질 때, 누군가의 매력에 풍덩 빠질 때는 장점만 보였다. 만나서 즐겁고 광대가 터질 것처럼 신나게 웃고 두고두고 생각이 났다. 관계가 좀 더 진전되면 다른 면들이 보인다. 잘 안 맞는 부분도 생기고 싫어지는 부분도 당연히 생긴다. 관계에 위기가 발생한다. 애석하게도 여기서 관계가 끝날 수도 있지만, 그 갈등을 시간의 도움을 받아서 인정(해결은 힘들 것이다)하고 나면 다시 평안함이 찾아올 것이다. 나는 이 관계가 나를 속이고 당신을 속이는 관계가 되지 않길 바란다. 그러기엔 추억이 많다.


늙지 않고 유지되는 아름다움이 큰 기쁨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기 대신 추악하게 변해가는 초상화는 큰 스트레스가 되었을 것이다. 초상화를 골방에 가둬놓고 그림을 보지 않는다고 잊혀지진 않는다. 그러기엔 양심은 지나치게 정직하고 우리의 기억력은 쓸만하다. 내 내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초상화라니...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라든가, 내 마음을 남에게 보여줄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의 사람들 이야기를 종종 하게 되지만, 내 마음을 내가 들여다볼 수 있다는 건 그야말로 빼박도 못하는 자기검열이지 않은가. 


트와일라잇의 에드워드는 불멸의 생을 사는 자신을 저주받은 존재라고 여겼다. 반지의 제왕에서 아르웬의 아버지는 인간을 사랑한 딸을 용납하지 못한다. 에드워드는 평생의 반려를 자기와 같은 족속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해피엔딩이 가능했다. 아르웬은 아라곤이 생을 마감한 이후의 길고도 긴 일생을 그리움으로 보내야 한다. 인간 아닌 그들의 삶과 그들의 특별한 능력이 분명 부럽기는 하지만, 삶은 뭐든 자연스러운 게 최고라고... 가지 못한, 갈 수 없는 길의 아쉬움을 달래 본다. 


죄를 지었으면 속죄를 해야 하고 응당 벌을 받아야 한다. 자격이 없으면 자리에 있으면 안 된다. 배터리도 5%밖에 안 남아 있으면 갈아 끼우는 게 순리인 것처럼. 그 순리가 누군가에게도 좀 전달됐으면 한다. 도리언 그레이의 비극적 결말을 떠올리면서...


헨리 경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그는 원칙적으로 항상 늦었는데, 시간을 엄수하는 것을 시간을 도둑맞는 것으로 여기는 때문이었다. -105쪽

대부분의 사람들은 산문과도 같은 인생에 지나치게 많이 투자해서 결국 망하지. 시에 자신을 투자해서 망한다면 그건 영광일 거야. -117쪽

도리언은 그 책의 후반부를 읽을 때면 잔인함에 가까운 기쁨을 느꼈는데, (아마도 모든 기쁨이란 것에는 모든 쾌락과 마찬가지로 잔인한 데가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서 그리고 세상 속에서 자신이 가장 소중한 가치로 여기던 것을 잃어버리게 된 사람의 슬픔과 절망이, 다소 과장되었다고는 해도, 정말로 비극적으로 서술되어 있던 까닭이었다. -2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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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11-13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도 그림 잘 그리시네요.^^ 캔버스 안의 인물은 김준수인가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마노아 2016-11-13 23:35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서니데이님! 저건 포토존이에요. 제가 그린 게 아니라 컴퓨터로 작업해 놓은 그림 같았어요.^^
제가 저렇게 잘 그렸으면 좋겠습니다.
모처럼 집에서 시간을 보낸 하루였어요. 그 하루가 끝나가네요.
새롭게 시작하는 한주도 힘차게 화이팅해봅시다.^^

BRINY 2016-11-14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남아트센터에 저런 포토존이 있었나요? 2번 갔는데도 전혀 몰랐네요. 늘 헐레벌떡 표 찾아 입장하느라...

마노아 2016-11-14 21:26   좋아요 0 | URL
로비에 있었는데 사람들이 줄 서서 사진 찍었어요. 저도 일행과 함께 찰칵~ ^^

2016-11-14 1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14 2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FUN 과학

제 2779 호/2016-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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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외부활동이 부족해 근시가 생긴다?!

태연, 몹시 상기된 표정으로 안경원 앞에 섰다. 얼굴 가득 행복감이 스멀스멀 피어난다. 반면, 그 모습을 바라보는 아빠 얼굴은 못마땅하기만 하다. 

“좋냐? 안경 쓸 생각하니 날아오르겠어?” 

“그럼요! 떴는지 안 떴는지 잘 구분되지 않는 저의 눈에 강렬한 포인트를 줄 수 있게 됐잖아요. 눈이 나빠져서 정~~말 좋아요. 개그맨 유재석 아저씨도 안경 하나로 메뚜기에서 훈남으로 급변신 하잖아요. 저도 거듭남의 기적을 맛보겠어요!” 

“안경 쓰고 싶어서 보여도 안 보인 척하는 거면 아빠한테 아주 혼날 줄 알아. 뭐, 아빠가 안경을 쓰니 너도 근시일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근시도 유전인거죠?” 

“유전의 영향이 있지. 물론 자라면서 받는 환경적인 영향이 더 크지만.” 

“우리 반에 안경 쓴 애가 벌써 열 명도 넘거든요. 그래서 애들마다 근시는 유전이다 아니다,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면 근시가 된다, 동양인이 서양인보다 눈이 나쁘다, 근시도 예방할 수 있다 아니다, 엄청 말이 많아요. 대체 뭐가 맞는 거예요?” 

“일단, 근시가 무엇인지부터 정확히 얘기하자면, 우리가 어떤 물체를 볼 때 그 상(像)이 망막 앞쪽에 맺히는 걸 근시라고 한단다. 그래서 먼 곳은 잘 보이지 않고 가까운 곳은 잘 보이지. 하지만 근시의 문제는 단지 앞이 잘 안 보이는 것만이 아니야. 여러 안과 질환의 원인이기도 하거든. 눈이 지나치게 부시거나, 눈앞에 이물질이 날아다니는 것 같이 보이는 망막이상, 또 물체가 안개 낀 것처럼 뿌옇게 보이는 백내장도 근시가 원인인 경우가 많단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WHO)는 근시를 질병으로 분류하고 있어. 그런데도 근시로 안경을 쓰고 싶냐?” 

“흠, 좀 찝찝하긴 한데, 그래도 안경은 꼭 쓰고 싶어요.” 

“아이고 못살아. 암튼, 아까 질문이 또 뭐였지? 그래,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면 근시가 되냐고 물었지? 아빠 생각엔 확실히 그런 것 같은데, 아쉽게도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단다.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근거는 스마트폰이나 PC가 많이 보급된 유럽과 같은 선진국의 근시질환자가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훨씬 많다는 거야. 또 앞으로도 이런 첨단기기가 점점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2050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안경을 쓸 거라는 주장이지. 현재는 28.3%인데 말이야. 반면에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는 20년간 4,500명이나 되는 어린이를 추적조사 했는데도 PC 화면을 보는 것과 근시의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단다.” 

“어쩐지 연관성이 없다는 주장을 믿고 싶어져요. 그래야 눈 나빠지니까 컴퓨터 좀 그만하라는 어른들 잔소리를 덜 들을 테니까요. 그럼, 동양인이 서양인보다 눈이 나쁘다는 얘기는 맞아요?” 

“그건 맞아. 동양인의 70~90% 정도가 근시 유병률을 보이는 반면, 유럽과 미국은 30~40%, 아프리카는 10~20% 정도의 유병률만 보이거든.차이가 엄청나게 크지. 그래서 우리나라나 일본, 중국 사람들이 안경을 많이 쓰는 거야.” 

“와, 그 말이 진짜였구나. 그럼, 근시를 예방할 수 있다는 얘기는요? 이건 거짓말일 거 같아요.” 

“아니, 예방은 확실히 가능하단다. 방법도 아주 간단해. 나가 놀면 되거든.” 

“예에?! 그건 제 특기잖아요!” 

“그래서 아빠는 네가 눈이 나빠졌다고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닐까 심각하게 의심하고 있어요. 2011년 미국 안과학회는 일주일에 외부활동을 한 시간씩 더 할 때마다 아이들이 근시에 걸릴 위험이 2%씩 감소한다고 발표했고, 2013년 대만에서는 외부활동이 많은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2배 이상 근시발병률이 낮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단다. 이유는 신경전달물질 가운데 하나인 도파민 때문이라는 주장이 지배적이야. 도파민은 햇빛이 많은 낮에 다량 분비되고 밤에는 적게 분비되는데, 낮에 자주 나가노는 아이들은 도파민의 분비가 자연스럽게 이뤄져서 안구가 정상적으로 성장한다는 거야. 반면에, 낮에도 실내에만 있는 아이들은 도파민 분비리듬에 교란되면서 안구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결국 근시가 된다는 거지.” 

“햇빛이 근시를 막아준다니 진짜 신기해요.” 

전문가들은 근시 예방을 위해 아이들이 매일 3시간 정도 1만 럭스(lux) 이상의 빛을 쬐는 것이 좋다고 권장하고 있단다. 1만 럭스는 맑은 여름날 그늘에 있을 때와 비슷한 밝기니까, 계절에 상관없이 볕이 좋은 날 3시간 이상 나가놀면 좋다는 얘기지. 그나저나, 넌 오늘부터 아빠랑 붕어빵이라는 얘기를 훨씬 더 많이 듣겠구나. 안 그래도 닮았는데 안경까지 쓰면 정말 똑같아질 테니 말이야.” 

“예에?! 그게 무슨 청천벽력 같은 얘기세요? 전 단지 콤플렉스인 단춧구멍 눈을 가리고 싶었을 뿐인데, 아빠랑 더 똑같아 진다고요?” 

“당연하지! 아빠처럼 멋져지고 싶어서 안경 쓰고 싶어 한 거 아니었어?” 

“아빠, 실은 저…, 너무 나가 놀았더니 앞이 정말 잘 보여요. 1km 밖에 있는 개미똥구멍까지 보인다니까요. 어떨 땐 제가 몽골사람이 아닌가 싶어요. 시력이 5.0일 지도 몰라요. 다신 안경 쓰고 싶다는 말 안 꺼낼게요, 흑!”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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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ress 드레스 - 한 시대를 대표하는 패션 아이콘 100
메간 헤스 지음, 배은경 옮김 / 양문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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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만 그렇겠는가. 누가 입느냐에 따라서 명품도 되고 오징어도 되고 하는 거지. 같은 옷 다른 느낌이랄까.


책 서두에 이렇게 적혀 있다.


'그윈에게'

내가 그린 모든 드레스와

내가 갖고 있는 모든 드레스는

언젠가 네 것이 될 거야.


크.... 옷장 안에 어떤 드레스가 있는지 모르지만 그윈은 횡재했구나!


저자는 패션 일러스트레이터로 무수히 많은 드레스를 그려왔다고 한다. 패션쇼 객선 맨 앞줄에 앉아 런웨이를 휘젓는 눈부신 드레스들을 일필휘지로 쫙쫙~~


무수한 카메라가 플래쉬를 터트릴 때 메간 헤스는 스케치북을 붙잡고 있었다.

이 아날로그적 풍경이 묘하게 잘 어울려 보인다. 직접 본 건 물론 아니지만.


1956년 그레이스 켈리의 결혼식 드레스(를 찍은 줄 알았는데 안 찍었네. 사진 패쓰!)다. 니콜 키드만이 영화 속에서도 이런 드레스를 입었던 것도 같고... 잘 기억이 안 나지만 몹시 우아했었다.

23미터의 실크 호박단과 90미터가 넘는 실크 튤이 들어갔다는데... 안 무겁나?? 내 한복은 폭이 3미터인데 꽤 무겁다능!


25년 뒤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입은 드레스는 소매를 부풀렸고, 베일이 너무 길어서 성당으로 가는 마차 안에 다 들어가기도 어려웠다고 한다. 나중에 사진을 봤었는데 요즘 눈으로 보자면 다소 촌스러웠다. 그렇지만 그레이스 켈리 드레스는 지금 봐도 세련되어 보인다.



2013년 아르마니 프리베 컬렉션으로 이 드레스는 케이트 블란쳇이 2014년 골든 글러브 시상식에서 입었다고 한다. 블루 재스민은 정말 상을 타고도 남을 영화였지.


서부시대를 현대로 불러온 듯한 느낌의 넓은 챙모자가 인상 깊다. 강렬한 블랙이다. 생 로랑의 작품.



요새 생활한복에 관심이 많아서 여러 사이트들을 들여다 보고 있다.

호피 무늬 저고리와 허리치마를 보았는데, 너무너무 안 어울렸다. 호피는 한복과는 좀....

이런 드레스에는 잘 어울린다. 로베르토 카발리다.


2012년 골든 글러브 시상식에서 샤를리즈 테론이 이 드레스를 입었다고 한다. 그녀와 분홍 드레스라니 잘 연상이 안 되지만 무엇을 입든 무대를 장악했을 것으로 연상된다. 디올의 작품이다.


마리 카트란주의 데뷔전 작품이라고. 뭔가 소녀소녀하고 학생같은 느낌으로 보인다. 물론 가격은 결코 학생학생스럽지 않을테지만.



이를테면 가수 벤이 입으면 좋을 것 같은 드레스다. 키작고 아주 마른, 그리고 귀여운 인상의 소녀에게 어울릴 법한 디자인이랄까. 마르케사의 동화같은 작품이다.


밤의 여왕이랄까. 모두 감췄는데 적나라하게 타이트해서 지나치게 섹시한 드레스다. 니나 리치의 2008년 작품이다.


디자인 자체는 수수한데 저 엄청난 주름이 화려함을 가져온다. 흡사 그리스 여신을 연상시킨다. 크, 무도장에서 스테이지를 다 차지하겠구만. 1970년대 초 할스톤이라고.



루시 리우가 2013년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 입고 나왔다고 한다. 르누아르의 그림에 나올 것 같은 분위기다. 캐롤리나 헤레라.


팔다리를 다 감췄지만 저 과감한 V넥이 엄청 야시시하게 보인다. 에밀리오 푸치 2011년 가을 패션쇼 컬렉션이라고.

원단의 푸른 색감이 마음에 든다. 촉감은 어떨까? 부드러울까?


검붉은 스팽글로 덮인 드레스인데 이 사진은 검정색으로 연출했다. 비앙카 재거의 1970년대 작품이다.


재클린 케네디의 이름에는 패션 아이콘이란 별명도 꼭 따라왔다. 그녀의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 옷은 참 근사하구나!


얼핏 보면 평범한 이 드레스가 눈길을 끈 것은 원단의 고정장치가 금색 옷핀이라는 것이다. 파격적으로 멋진 걸!

베르사체의 드레스를 엘리자베스 헐리가 손봐서 입었다고.


섹스 앤 더 시티의 최종회에서 캐리가 연인을 기다리며 입고 있던 옷이란다. '밀푀유'를 연상시키는 맛있어 보이는 드레스랄까. 79,000달러에 팔렸다는데 그럼 대체 이게 얼마냐...;;;;


베라 왕의 웨딩드레스다. 우리나라 연예인들이 결혼할 때도 곧잘 입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영화 섹스 앤 더 시티의 결혼장면을 위해서 만들었다고 했는데... 내가 본 영화에서 캐리가 결혼식 준비하다가 결혼이 무산됐는데 마지막 씬에서 다시 사랑을 회복하며 끝났다. 그래서 둘은 결국 결혼을 했나? 캐리는 저 어마어마한 드레스를 입었나?


레이디 가가의 생고기 드레스! 얼마나 강렬했던가. 이슈 선점의 갑이다!


누군지 모르고 봐도 입술 옆 점과 머리 스타일로도 짐작이 간다.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의 마릴린 먼로다. 1953년.

그녀가 입으면 어떤 색상이든 섹시해 보이겠지. 그래도  환풍구 위에서 펄럭이던 흰색 원피스가 더 기억에 남는다.



원피스와 포즈를 보고 바로 알아봤다. 샤론 스톤이잖아! 요새는 통 보기 힘들다. 더 이상 연기는 안 하나??


안나 카레니나의 키이라 나이틀리가 춤추는 장면에서 나온 블랙 드레스란다. 영화를 보지 못했는데, '어톤먼트'에서 입었던 초록색 드레스는 인상깊게 남아 있다. 이 옷의 디자이너 재클린 듀런도 오만과 편견과 어톤먼트의 의상도 함께 작업했다.


오드리 헵번보다 더 사랑스러운 여배우를 앞으로도 볼 것 같지 않다. 정작 그녀의 작품은 '로마의 휴일' 하나밖에 보지 못했지만, 오드리 헵번 화보집 달력이 있어서 그녀의 사진들은 익숙하다. 수년이 지났지만 그 달력을 버릴 수 없는 이유다.


눈이 즐거운 책이다. 여자라면 한번쯤 입어봐야 한다는 둥의 표현은 불편하지만, 그냥 패션 잡지 보듯 휘리릭 넘기기 좋다.

직접 패션쇼장에 가보면 더 재밌을 것 같지만, 그런 데는 어떻게 가는 건지 알 도리가 없음. 티켓을 파나? 초대장이 있어야 하나?

지금으로서는 이런 드레스보다 '한복' 패션쇼를 더 보고 싶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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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1 16: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2 2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767095.html


아, 진심으로 웃프다. 아니,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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