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뷔오네 Evyione 9
김영희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6월 초에 나올 줄 알았는데 늦어져서 6월 30일에 출간되었다. 1일에 주문하면서 곧 읽을 생각에 무척 두근거렸는데, 5일이 되도록 출고가 안 되는 게 아닌가! 예약도서가 끼어 있었지만 준비된 것 먼저 보내달라고 체크 했기 때문에 바로 보내줄 줄 알았는데, 예약 도서를 빼고도 다른 한 권이 7월 5일 확보되었던 것이다. 아씨, 그럼 그 책이랑 예약도서를 묶어서 보내주고 이미 준비된 것을 먼저 보내줬어야지, 알라딘 센스 없다고 마구마구 속상해 했다. 에뷔오네 때문이었다.^^ 

 

(세번째 옷이 가장 마음에 든다. 목과  팔에 감은 줄이 매력!) 

공주님의 결혼 준비가 일사천리로 준비되어 가고 있다. 공주님께 청혼한 프랑스의 왕자가 무척 서두르는 중이다. 무척 감각이 발달한 이 공작님은 공주님을 빨리 데려가지 않으면 야신에게 선수를 빼앗길 거라고 이미 짐작하고 있는 것이다. 신께 귀의하기로 결심했던 것을 바꾸고 속세로 돌아온 이 사내가 사실은 얼마나 정념 덩어리였는지, 그래서 원장님은 그가 수사가 되는 것을 그토록 반대했었나 보다. 사람을 알아볼 줄 알았던 게야! 

부왕의 노여움으로부터 일단 피신하기는 했지만, 앙트완 왕자도 만만치 않은 덫이 될 것 같은 분위기다. 에뷔오네와 야신이 함께 행복해지는 것은 아직은 좀 멀어 보인다. 

샬로트는 에뷔오네 측에서는 가장 믿음이 가는 측근이기는 하지만, 그 애정이란 것이 에뷔의 사랑까지 커버할 수는 없는 노릇인지라 우리의 공주님은 역시 좀 더 힘들 것 같다. 어린 시절의 모습인데 깜찍 그 자체다.  

 

옷이 마음에 들어서 한 컷 찍어봤다. 아리따운 공주님이 동화처럼 그렇게 늘 행복하기는... 힘들겠지. 

 

에뷔오네를 기다렸다고 쓰고 야신을 기다렸다고 읽어야 할 것 같다. 바다 마녀와의 거래에서 이겼다고 여겼지만, 아직 거래의 끝이 나지 않았다. 그의 다리에 다시 생겨버린 비늘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의 뇌쇄적 미모도 한 몫 하지만, 바다의 왕이었던 그가 물을 다스리는 신비로운 능력이 참 근사해서 이번 이야기의 명장면으로 꼽는다. 저 뒤에 나오는 장면이 더 중요했지만 그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야신이 나오는 씬으로 대체! 

 

19세기의 옷차림 두 컷을 소개했다. 하나는 남북전쟁 시기, 또 하나는 그보다 앞선 시기다. 인어왕은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을수록 더 섹시하기는 하지만, 이런 옷 소개에서 모델로도 출연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의 분량은 많을수록 좋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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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1-07-08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정성 등교 전에 잠깐 이 페이퍼를 보는데 정성이가 오해를 했어요.
'엄마는 왜 책을 사 놓고 뜯어 보진 않고 이렇게 보고 있어?'
에뷔오네를 다 사놓고 아직 비닐도 뜯지 않고 있으니 그럴만도 하지요. ㅎㅎㅎ
오늘 요거 9권을 주문 넣을거에요. 주문 전에 페이퍼 적어줘서, 땡스투할수 있게 해줘서 감사해요 ^^

마노아 2011-07-08 11:53   좋아요 0 | URL
아하핫, 저도 사놓고 못 본 만화들이 있어서 랩핑 그대로예요.
제가 읽고 산 책들도 랩핑이 그대로여서 그거 그대로 친구 빌려주면 친구가 당황해하고 그랬어요.ㅎㅎ
에뷔오네는 몰아서 읽으면 더 재밌을 것 같아요. 한 권 나오길 기다리는 것도 이렇게 힘드니 차라리 몰빵을 하셔요. 땡스투 캄사함돠.^^ㅎㅎ

pjy 2011-07-08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침 꿀꺽, 굉장히 흔들리지만 전 완결되면 도전할래요^^;

마노아 2011-07-08 17:55   좋아요 0 | URL
벌써 품절 도서가 두 권 떴던데, 나중에 읽더라도 무스탕님처럼 미리 쟁여두는 부지런함은 필요해요. 만화책은 절판되기 쉬워서 난감할 때가 참 많아요.(>_<)

pjy 2011-07-11 10:16   좋아요 0 | URL
아, 막 흔들리게 만드는 품절안내이군요--; 악~~~ 그래도 재정형편상 눈물이 앞으로 가리지만 애장판이나 세트행사나 중고라도 희망을 가지면서 기다릴래요^^;

마노아 2011-07-11 18:02   좋아요 0 | URL
그래요. 분명 볼 수 있는 방법은 있을 거예요. 작가님만 건강하면 기회는 오더라고요.
요새 아픈 만화가님 많아서 그분들 건강이 막 걱정이라니까요..;;;;
 
책 읽는 도깨비 책귀신 1
이상배 글, 백명식 그림 / 처음주니어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이렇게 엉뚱하고, 이렇게 귀엽고, 이렇게 학구열 높은 도깨비를 본 적이 있나요? 무려 책 읽는 도깨비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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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1-07-08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에 이 책이 있는줄 알았는데 없지 뭐에요? 정성이도 읽지 않았대요. 그래서 장바구니로 슝~ ^^

마노아 2011-07-08 11:51   좋아요 0 | URL
저도 제가 이 책을 오랫동안 읽었다고 착각하고 살았지 뭐예요.
읽고 참 좋았어요.^^ㅎㅎㅎ

블루데이지 2011-07-08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정말 정말 이책 재미있게~~읽었어요!! 도깨비나오는 이야기라고 저희 아이가 안 읽어보겠다고 하는 걸..
억지로 읽으라고 던져줬더니..읽어보길 잘했네...라고 했던말이 지금도 기억나요~~ㅋㅋ
어제 서점에 갔다가..마노아님께서 소개하신 '무빈의 특별한 보물'이 제일 눈에 잘
띄는 곳에 진열되어 있는걸 보고 얼른 낚아채서 왔어요~~
어제 초등2학년큰아이가 이책을 읽고 독서록 숙제를 했는데
독서록 끝에...나의 특별한 보물은 뭘까? 음음음...이라고 써놨더라구요~~ㅋㅋ

마노아 2011-07-08 20:56   좋아요 0 | URL
오오, 도깨비 이야기를 더 좋아할 줄 알았는데 도깨비를 싫어했군요.
하지만 이 책의 도깨비는 정말 친근하지요.ㅎㅎㅎ
무민의 특별한 보물에 이어 아이의 특별한 보물은 뭘까요. 혹시 엄마? ^^
 
무민과 마법의 색깔 무민 그림동화 3
토베 얀손 지음, 서하나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무민 시리즈는 그림이 귀엽고 깜찍해서 어린이 친구들이 무척 좋아할 것 같은데 어른들에게 권해도 손색 없는 것이 내용이 무척 철학적이다. 어른을 위한 그림 동화 카테고리에 추가해도 문제 없을 것 같다.  

 

어느 날 바다를 보던 무민은 문득 궁금해졌다. 파란 바닷물을 손으로 떠올려 보면 물 색깔이 하나도 파랗지 않은 이유가 말이다.  

바다가 장난을 치고 있는 건가 싶어 등을 돌리고 있다가 갑자기 휙 뒤돌아 재빨리 바닷물을 떠보기도 했지만 손바닥에 있는 바닷물은 조금도 파랗지 않았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꼬마 미이가 깔깔깔 웃어버렸다. 눈에 보이는 건 뭐든 만지고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냐는 선문답을 남기고 미이는 사라졌다. 어린 꼬마지만 내공이 보통이 아닌 게 분명하다! 

 

미이의 비웃음을 샀지만 여전히 바닷물에 대한 궁금증이 가시지 않은 무민은 바다색 표본을 만들고 싶었다.  

맑은 날 바다색/비 오는 날 바다색/ 밤 바다색/ 달밤 바다색/ 흐린 날 바다색/ 아침노을 바다색/ 깊은 바다색/ 아침 바다색 

선반 위에 늘어놓은 병에 담긴 물빛이 참 곱다. 저렇게 보이는 바다 색깔이지만, 실제로 물을 담아 놓으면 모두 투명하게 보일 텐데 무민은 과연 실험을 성공할 것인가! 

 

집에 돌아오니 엄마가 냄비에 뭘 끓이고 계셨다. 천을 물들이는 중이라고 하셨는데 분홍색 천을 물들일 재료는 갈색 나무껍질이었다. 무민은 또 의문을 갖게 된다. 

엄마는 이 나무가 곧 분홍색 꽃을 피울 거기 때문에 껍질을 가져다 물들여 본 거라고 하셨다. 얼라, 나무 껍질을 끓이면 원래 꽃색에 해당하는 염료가 나오나???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아무튼 무민은 신기하기만 했다.(나도 신기해!) 바다 색깔은 보이지만 잡을 수 없고, 꽃 색깔은 보이지 않지만 나무 속에 숨어 있다. 색깔은 그 자체로 마법 같은 것이다. 보이는데 보이지 않고, 보이지 않는데 보이기도 하니 말이다. 

 

다음날 무민은 길에서 스니프를 만났다. 스니프는 강가에서 보석처럼 예쁜 돌을 발견하고 잔뜩 흥분해 있었는데 손바닥 위의 돌은 그냥 거무스름한 보통 돌이었다. 실망한 스니프는 돌을 내던지고 돌아가버렸다.  

이 이야기를 스너프킨에게 해주자 스너프킨은 미이의 오빠답게 역시 도통한 얘기를 한다.  

"갖고 싶은 것이 생기면 나는 우선 그걸 가만히 지켜볼 거야. 그리고 그걸 소중하게 머릿속에 담아 두는 거지. 그렇게 하면 없어지지도 않고 고장 나지도 않아. 많이 가져도 무겁지 않고, 색깔이 사라지지도 않지." 

많이 가져도 무겁지 않다는 말이 가장 마음에 든다. 저런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는 건 솔직히 자신 없지만, 멋있다고 생각한다. 

돌아가는 길, 비가 톡톡 내리는 길목에서 무민은 스니프가 버렸던 돌멩이가 예쁘게 빛나는 걸 발견했다. 비를 맞은 후에야 예쁜 제 색깔을 보여주는 것이다. 스니프도 강물 속에서 예뻤던 돌을 발견하고 건진 것인데 그걸 갖겠다고 건진 뒤 제 빛을 잃은 것이었다. 욕심 많은 스니프도 이번 기회를 통해서 깨달음을 하나 얻었다. 물론 무민도 마찬가지다. 구상했던 바다색 표본은 마음과 머릿 속에 넣어두기로 결심했다. 무겁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는, 아름다운 빛깔이 무민의 가슴에 오래오래 남을 것이다. 

 

그날 저녁 노을은 굉장히 멋졌다. 꼼짝않고 노을을 바라보는 무민. 무민의 가슴에 바다색처럼 노을 빛도 차곡차곡 쌓이는 중이다. 그렇게 무민은 부자가 되어가고 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배우고 또 마음으로 성장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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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 2011-07-08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서재서 리뷰보고
낼 놀러갈 친구네 선물로 줄 책 중에 무민씨 한 권 넣어서 주문했어요.
^^

마노아 2011-07-08 12:23   좋아요 0 | URL
헤헷, 좋은 선물이 될 거예요. 무민은 사랑스러워요.^^
 
트랜스포머 3 - Transformers: Dark of the Moo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지루해서 혼났다. 30분만 줄였어도 조금 더 후한 평을 줄 수 있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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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7-07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맥주를 마시면서 봤거든요. 중간에 너무 화장실에 가고싶은 거에요. 안돼 안돼 한장면도 놓치고 싶지 않아, 라고 꾹 참았어요. ㅎㅎ 이 영화 좋아하는 사람은 대한힌국에 저 하나인듯 ㅎㅎ

마노아 2011-07-07 18:49   좋아요 0 | URL
제가 영화보다가 다락방님 생각했다니까요. 이 긴 영화를 맥주와 함께 어떻게 참았을까 하고요.ㅎㅎㅎ
옵티머스의 목소리가 아주 근사하다는 것 말고는 별로 건질 게 없었어요. 1편에선 유머라도 있었는데...(2편은 사실 거의 기억이 안 나고요.ㅋㅋㅋ)

Mephistopheles 2011-07-07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그 목소리가 매트릭스의 스미스 요원이며 반지의 제왕의 요정왕이며 브이 포벤데터의 그 가면 쓴 주인공이라지요.

마노아 2011-07-07 19:08   좋아요 0 | URL
허거거거, 정말요??? 토미 리 존스 말하는 거죠?? 얼굴하고 엄청 매치가 안 되네요. 목소리 대박 좋아요!! 꺄우(>_<)

마노아 2011-07-07 19:10   좋아요 0 | URL
앗, 피터 쿨렌이란 이름이네요. 토미 리 존스가 아니군요. 토미 리 존스는 맨인블랙이지... 어이코..;;;;

마노아 2011-07-07 19:11   좋아요 0 | URL
근데 피터 쿨렌 필모그라피에는 매트릭스와 반지의 제왕, 브이 포 벤데터가 안 나와요!

마노아 2011-07-07 19:12   좋아요 0 | URL
메피님이 얘기한 배우는 휴고 위빙이네요. 이 사람은 메가트론 역이었어요. 근데 메가트론이 누구였지? 어제 봤는데...;;;;;

마노아 2011-07-07 19:14   좋아요 0 | URL
아, 찢어진 망토 두르고 나온 녀석인가 보다...;;;;

Mephistopheles 2011-07-07 22:36   좋아요 0 | URL
ㅋㅋ 하나 착각했는데 줄줄줄 댓글이...ㅋㅋㅋ 암튼 휴고 위빙의 목소리는 끝내줍니다.
메가트론은 디셉티콘의 우두머리 아닌가요? 1편에서 깨지고 심해에 봉인되었다가 2편에선 지보다 더 쎈 놈 부활시켜 어찌 할려다 실패하는..

마노아 2011-07-08 00:39   좋아요 0 | URL
제가 댓글로 삽질을 좀 했네요.^^;;;
메가트론 이제 생각났어요. 나름 카리스마 있는 악역이었는데 3편에서는 여주인공의 도발에 넘어가서 가오 완전 죽었어요. ㅋㅋㅋ

다락방 2011-07-08 08:11   좋아요 0 | URL
그게 말이 됩니까? 인간 여자의(물론 예쁘지만) 몇마디 안되는 말로 넘어가 자기 편을 죽인다는게. 줄거리는 참..어처구니가 없어요. 그 여자가 의외로 꽤 큰 역할을 한거잖아요. 이쁜것만으로도 짜증나는데 왜 그런식인건지, 원. -_-

마노아 2011-07-08 08:48   좋아요 0 | URL
여자 주인공에게 나름의 역할을 주려고 애를 쓰다 보니 스토리가 산으로 갔어요...;;;;
근데 전 그 여자 별로 안 이뻐 보였어요. 입술도 너무 까져 있고...
섹시미도 1.2편 주인공이 더 나았던 것 같고요.
전반적으로 영화가 마음에 안 들어요..;;;
윙수트도 잔뜩 기대했지만 그냥저냥...ㅜ.ㅜ

다락방 2011-07-08 11:14   좋아요 0 | URL
전 그 뒤집어진 입술이 정말 너무 좋아요 마노아님. 그렇게 되고 싶어요. ㅠㅠ

마노아 2011-07-08 11:51   좋아요 0 | URL
안젤리나 졸리의 입술은 무척 섹시하다고 여기는데 트랜스포머 여주인공은 너무 심하게 뒤집어져서 오히려 매력이 감소되었어요. ^^;;

꼬마요정 2011-07-07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댓글 넘 귀엽다눙~~^^
스미스 요원이고, 요정왕이며, 브이 포벤데터의 가면 쓴 주인공.. 브이 포 벤데터의 가면 쓴 주인공 목소리 왕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그 분이셨군요. 앙~
전 이 영화 안 볼거에욧! 음모자도 상영 안 해주고..ㅠㅠ

마노아 2011-07-07 19:43   좋아요 0 | URL
트랜스포머3는 축약본이 있다면 그걸로 대체하면 좋겠어요. 저는 보느라 엉덩이 아팠어요.(>_<)
 
무민의 단짝 친구 무민 그림동화 2
토베 얀손 지음, 서하나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무민이 어떤 생물인가 궁금해서 책 정보를 찾아보니 상상의 생물이라고 한다. 다만 북유럽 신화의 트롤에 기초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트롤이라니, 노말 시티의 트롤이 더더욱 좌절할 것만 같다.^^ 

 

무민은 고민이 생겼다. 단풍지는 계절이 오고 곧 추운 겨울이 닥쳐올 때가 되니 분명 단짝 친구 스너프킨이 남쪽 나라로 여행을 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렁그렁한 눈망우로 스너프킨을 바라보지만 말없는 스너프킨은 도통한 얼굴로 슬쩍 웃을 뿐이다. 이런 무민의 마음을 몰라주는지 아빠는 친구를 웃으면서 보내줘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무민의 시무룩함은 더더욱 깊어질 뿐이다. 

다음날 스너프킨은 여행 준비를 하느라 아예 같이 놀아주지도 못했다. 더더욱 어깨가 쳐지는 무민! 
이때 스노크 아가씨가 두리번거리면서 무언가를 찾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늘 앞머리에 꽃을 꽂는 스노크 아가씨인데 날이 추워져서 꽃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둘은 함께 꽃을 찾기 위해 들판으로 나갔다. 그곳에는 희귀 식물을 모으는 헤물렌이 있었다. 그런데 헤물렌의 말이 걸작이다. 

"꽃은 지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준비를 하고 있어." 

지금은 바짝 마른 민들레를 가리키면서 헤물렌은 설명해준다. 뿌리가 아주 긴 민들레는 이렇게 말라버려도 언젠가 다시 꽃이 피기 마련이라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준비를 한다는 건 그런 뜻이라고 말이다. 

역시 도통한 이야기. 무민과 스노크 아가씨에게는 아직 어려운 얘기 같다. 다시 꽃을 찾으러 숲에 갔다가 발견한 것은 꽃이 아닌 작은 번데기. 

무민과 스노크 아가씨는 번데기가 홀로 겨울을 나다가 얼어죽을까 봐 걱정이 되었다. 심지어 집에 데려갈 생각까지도 했다.
그러자 때마침 지나가던 꼬마 미이가 버럭 해버린다. 번데기가 혼자서 추위를 견디지 못하면 강한 나비가 될 수 없다는 쩌렁쩌렁한 가르침! 

집에서는 엄마가 튤립 알뿌리를 심고 계셨다. 따뜻한 걸 좋아하는 튤립이지만 겨울을 확실히 배우지 않으면 봄이 와도 모른다는 얘기에 드디어 무민은 감 잡았다. 겨울 다음에 봄이 오고, 봄이 오면 친구 스너프킨도 돌아온다는 것도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우울함이 사라져버렸다. 친구를 위한 노래를 함께 불렀고, 웃으면서 먼 여행길 떠나는 친구를 배웅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무민은 또 성장했다. 조금씩 느리지만 하나씩 배우고, 소중한 것들을 가슴 속에 하나둘씩 쌓을 수 있게 되었다.
무민의 내공이 자라 긴 겨울 뒤 봄이 오면 더 멋지게 자라 있을 테지. 무민들의 찬란한 봄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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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데이지 2011-07-05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씩 느리지만 하나씩 배우고, 소중한 것들을 가슴 속에 하나둘씩 쌓을 수 있게 되었다'라는 문장이
너무 맘에 와닿아요~~캐릭터 독특하네요~~귀엽기도 하고 왠지 낯설기도 한.....

마노아 2011-07-06 00:22   좋아요 0 | URL
무민처럼 배워야 하는데, 스스로 알기 전에 다그치며 왜 모르냐고 야단치는 것 같은 조바심을 우리에게서 보아요.
캐릭터가 무척 독특하지요? 전 하마인가 했는데 상상의 동물이라고 해요. 참 귀여워요.^^ㅎㅎ

순오기 2011-07-06 0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에 '무민'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분은 아이디를 '무우민네'로 쓰죠~
그림 사진발이 좋은데요~ ^^

마노아 2011-07-06 18:08   좋아요 0 | URL
아핫, 닉네임이 거기서 유래한 거군요. 햇살과 나무꾼에서 나온 무민 시리즈는 두껍더라구요.
작가정신 책도 좀 더 나왔으면 좋겠어요.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의 그림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