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와 사자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1
제임스 도허티 글, 그림 | 이선아 옮김 / 시공주니어 / 199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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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앤디, 사자와 우정을 나누다. '코끼리에게 물을'-떠올리게 하는 미국적 색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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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의 전자파


제 1387 호/2011-07-11

전자파 피하는 열 가지 비법!


“정말? 대박~~ 진짜 이주훈이 수진이한테 고백했대? 어쩜 어쩜, 진실게임 할 때는 한 마디도 안 하더니, 애가 엉큼스럽다. 그치?”

태연이 벌써 한 시간째 휴대전화를 귀에 딱 붙이고 수다를 떨고 있다. 보다 못한 아빠가 휴대전화를 뺏어서 확 꺼버린다.

“아빠! 이게 무슨 짓이에요. 숙녀한테! 이렇게 끊어버리면 제 체면이 뭐가 되냐고요! 게다가 수진이가 저한테 전화를 한 거라서 요금도 한 푼 안 드는데 왜 끄시냐고요!!”
“네 체면보다 건강을 우선시해야만 하는 아빠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는 걸 알아주었으면 하는구나.”
“이렇게 멀쩡히! 지나치게 건강한, 그리고 육중한 저를 보세요. 뭐가 문제라는 거냐고욧!”

“휴대전화를 오래하면 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과학자들이 밝혀냈단 말이야. 세계보건기구(WHO)라고 들어봤지? 거기 산하기관인 국제암연구소(IARC)의 31명 전문가들이 휴대전화 전자파를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어. 그 내용에 따르면 매일 평균 30분간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은 악성뇌종양(암)의 일종인 신경교종 발병률이 높아진다는구나. 신경교종은 신경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세포에 생긴 종양을 말해. 휴대전화를 오래하면 체온이 올라가서 신체기능에 이상이 생기거나 면역기능 또는 신경기능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암에 걸리기 쉬워진다는 거야.”

“에이, 뭘 그런 걸 가지고 그러세요. TV에서 그냥 호들갑 떠는 거예요. 아무리 그래봤자 휴대전화 때문에 암에 걸렸다는 사람은 여태 단 한명도 못 봤어요. 에구, 그렇게 겁을 많이 잡수셨쎄여?!”

“음…, 문제가 그렇게 단순하진 않단다. 그동안 휴대전화 전자파가 뇌종양 발병률을 높이고 어린아이가 사용하면 심신장애가 생길 확률이 높으며 임산부가 휴대전화를 오래 사용하면 주의력 결핍이나 과민성 행동장애를 보이는 아이가 태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등의 연구결과가 많았어. 하지만 세계보건기구는 이 모든 것들이 꼭 휴대전화 때문이라고는 말하기 어렵다고 주장해왔지. 그런데 이번에 처음으로 암과 휴대전화 사이에 명확한 관계가 있다는 걸 인정한 거야. 더구나 휴대전화를 가솔린엔진 배기가스나 납과 같은 수준의 발암물질(2B등급)로 분류해야 한다고 권고까지 했단다. 국제암연구소는 발암물질을 5개 등급으로 분류하는데 2B등급은 이 중 세 번째로 높은 등급이야.”

“허걱! 그럼 잠시도 가만히 못 있고 떠들어 대고 공부에는 30초 이상 집중하지 못하며 ‘식탁위의 하이에나’라는 별명에 걸맞게 눈에 띄는 모든 걸 먹어치우며 조금만 웃겨도 배꼽이 떨어져나갈 듯이 포복절도하는 저의 이 비정상적인 특성들이 혹시 과도한 휴대전화 사용 때문??!!”

“에고, 제발 오버 좀 하지 마! 암튼 휴대전화가 질병을 유발한다 해도 휴대전화를 아예 쓰지 않고는 살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란다. 또 전자파는 휴대전화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거든. TV, 컴퓨터,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 전자제품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전자파가 나오니까 더욱 문제지.

“에엥? 그럼 전자파가 온 집안에서 나온다는 거예요?”

“그래. 전기가 흐르면 진동이 일어나면서 전기장과 자기장이 동시에 발생하는데 이 두 가지가 반복되면서 파도처럼 퍼져나가는 것이 전자파란다. 전기를 쓰는 모든 곳에서 이 전자파가 나와. 심지어는 전자제품을 꺼 놓은 상태로 전원코드만 꽂아놔도 전자파가 나오게 되지.”

태연은 아빠의 말을 들으면서 점점 몸을 움츠린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전자파 괴물들이 주위에서 공격이라도 하는 듯 공포의 눈빛이다.

“아빠, 그럼 전 이 험난한 전자파의 바다에서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는 거죠? 네??”

“전자파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 우선 휴대전화부터 알아볼까. △가능하면 휴대전화보다는 유선전화를 쓴다. △꼭 휴대전화를 써야 한다면 되도록 짧게 쓴다. △스피커폰 기능을 이용해서 전화기를 귀에서 떼어 놓은 채 통화한다. △엘리베이터나 이동 중인 자동차에서는 휴대전화를 쓰지 않는다.(휴대전화는 기지국과의 연결을 위해 신호를 잡는 동안 상당한 양의 전자파를 방출한다. 그런데 이동하면서 전화를 하면 전화가 계속해서 새로운 기지국과 연결을 시도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훨씬 많은 전자파가 나온다.) △통화 신호 세기가 약한 곳에서는 통화하지 않는다.(휴대전화가 출력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전자파를 방출하기 때문이다.) △잠잘 때는 휴대폰을 멀리 떼어 놓는다. △어릴수록 휴대전화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어린이는 뇌를 보호하는 막이 성인보다 얇아 전자파의 직접적인 영향이 훨씬 크다.)”

“이, 이걸… 다 지키라고요?”

“습관 되면 별것도 아니야. 또 일상생활 속에서 전자파를 줄이려면 △쓰지 않는 전원코드는 다 빼 놓는 게 좋고 △데스크톱 컴퓨터 보다는 노트북을 사용하거나 컴퓨터 모니터의 경우 14인치보다는 17인치 모니터를 사용하는 등 전자파가 적은 제품을 사용하며 △전자레인지의 경우 전자파 방출량이 크니까 가능한 한 멀리 떨어져있는 게 좋단다.

여기까지 듣던 태연의 표정을 보아하니 거의 패닉상태다. 태연은 급히 방으로 들어가 텐트, 코펠, 담요, 라면, 물 등등을 산더미만큼 짊어지고 나온다. 그 뒤를 강아지 몽몽이가 따라 나온다.

“아빠, 일단 저는 깊은 산 속으로 피해 있을게요. 전 꼭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고 싶답니다. 아빠도 건강한 손자를 원하시죠? 그러려면 전자파가 없는 깊은 동굴 속에서 몽몽이를 벗 삼아 딱 10년만 머물다 와야 하겠어요. 아버지를 버리고 떠나는 소녀를 용서해 주세요. 흑흑~.”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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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7-12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은 집전화도 인터넷 무선전화인데 이것도 핸드폰만큼이나 안 좋다는 걸까???

hnine 2011-07-12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입증을 하느냐 못하느냐의 문제이지, 짐작은 하고 있던 문제이네요.
휴대전화는 요즘 거의 우리 신체의 일부분이 된 양, 심지어는 잘 때도 모닝알람 맞춰 놓고 손에 쥐고 자는 사람도 있더군요.

마노아 2011-07-12 18:50   좋아요 0 | URL
저도 모닝콜 때문에 손닿는 거리에 두고 자거든요. 이어폰 쓰는 걸 습관화시켜야 할까봐요. 그것도 참 일이에요...;;;;
 
나는 티라노사우루스다 고 녀석 맛있겠다 시리즈 2
미야니시 타츠야 글.그림, 허경실 옮김 / 달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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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녀석 맛있겠다!로 알게 된 미야니시 타츠야. 이후 메리 크리스마스, 늑대 아저씨!에서도 특유의 따뜻한 감성을 느낄 수 있었고, 크림, 너라면 할 수 있어!에서는 투박하지만 진정성 느껴지는 용기를 얻게 했다. 개구리의 낮잠에서는 먹이사슬을 재밌게 표현해 주었는데, 이젠 영화로도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이 기뻐서 기념으로 고 녀석 맛있겠다 시리즈 2편을 구입했다. 사실 좀 전까지 '그녀'라고 여겼는데 사진을 찾아보니 턱수염 난 엄연한 남자였다. 그림만으로는 쉽게 구분이 안 가는 성별이었는데, 아마도 이런 따뜻한 감수성이라면 여자일 거라고 지레 짐작했던 모양이다.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공룡들이 살던 까마득한 옛날에 아빠 프테라노돈과 엄마 프테라노돈이 살았다. 어느 날 엄마는 바위산 꼭대기에 알 하나를 낳았고, 그 속에서 귀여운 아기 프테라노돈이 태어났다. 아빠와 엄마는 아기를 예쁘고 소중하게 키웠다. 튼튼하게 자라라고 멀리서 물고기를 잡아다가 먹여 주었고, 따뜻하고 상냥한 아이가 되라고 꼭 안아서 재웠다.  

"날개를 쭉 펴서 힘껏 땅을 차고 바람을 타렴. 높이 날면 사나운 티라노사우루스도 무섭지 않지." 

아빠는 하늘을 나는 법을 가르쳐주고,  

"누구라도 도움이 필요할 때엔 도와주어야 한단다."  

엄마는 아기가 차가운 비에 젖지 않게 날개를 펴서 막아 주었다. 최고의 사랑과 최상의 가르침을 받으며 아기 프테라노돈은 성장한 것이다. 

어느덧 아기가 아빠만큼 크게 자라자 두 부부는 아이의 독립을 결정한다. 그리하여 아이가 잠든 틈을 타 넓은 밤하늘로 날아가는 부부. 

아침에 깨어난 프테라노돈은 엄마 아빠를 부르다가 지쳐서 잠이 들었다. 그리고 그때 티라노사우루스가 눈을 번뜩이며 바위산을 오르는 것이 아닌가. 프테라노돈에게 큰 위기가 닥치고 말았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화산이 폭발하면서 지진이 나고 말았다. 티라노사우루스는 바위산 꼭대기에서 데굴데굴 데구르르르르르르 구르고 말았다. 어이쿠! 이거 다쳐도 크게 다친 모양이다. 바위더미 속에 파묻힌 티라노사우루스는 움직이지도 못했고 눈 도 뜨지 못했다.  

프테라노돈은 난폭하고 무섭다는 티라노사우르스가 겁이 났지만, 누구라도 도움이 필요할 때엔 도와줘야 한다는 엄마의 가르침을 기억해 냈다. 결국 티라노사우루스를 돕기로 결심한 프테라노돈은 바위를 하나씩 하나씩 치우기 시작했다.  

거기 있는 게 누구냐고 버럭 소리를 지르는 티라노사우르스에게 프테라노돈은 자신도 티라노사우르스인 척했다. '고 녀석 맛있겠다'에선 태어나자마자 제일 먼저 마주친 티라노사우르스를 자기 아빠라고 여기던 고 녀석과는 반대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프테라노돈은 지극 정성이었다. 비가 내리면 나뭇잎으로 따뜻하게 덮어 주었고, 빨간 열매도 티라노사우루스에게 먹여 주었따. 사실 프테라노돈은 물고기를 더 좋아하지만 아직은 바다까지 날지 못했던 것이다.  

 

시간이 흘렀다. 그날도 프테라노돈은 빨간 열매를 구해 왔는데 티라노사우르스가 벌떡 일어난 채 눈을 번뜩이며 물고기를 입에 물고 있는 게 아닌가! 화들짝 놀라버린 프테라노돈은 아빠의 가르침대로 날개를 쭉 펴서 힘껏 땅을 차고 바람을 탔다. 높이 날아올라 티라노사우르스를 떠나는 프테라노돈의 마음은 아쉬움이 가득했다. 자신이 진짜 티라노사우루스라면 정말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말이다.  

떠나는 프테라노돈을 바라보는 티라노사우르스의 마음은 어땠을까? 이 책의 제목은 '나는 티라노사우르스다'이다. 이렇게 바꿔 부르고 싶다. 나는 네 친구 티라노사우르스다!라고... 프테라노돈이 놓친 것이 무엇일까? 그리고 티라노사우르스의 진심은 무엇이었을까? 이미 짐작했겠지만, 그래도 마지막 말은 아껴두고 싶다. 곱고 따뜻한 이야기여서 말이다. 

프테라노돈이 익룡인 것은 알겠는데, 미야니시 타츠야의 그림으로는 어떤 생김새였을지 좀처럼 상상이 되지 않아서 찾아보았다. 네번째 그림처럼 생겼다고 한다. 물론, 저것도 어느 정도의 상상이 가미된 거겠지만, 저 모양새는 가장 익숙한 익룡이 아니던가! 

미야니시 타츠야에게로 가면 포악한 티라노사우르스도 휴머니즘 넘치는 신사로 바뀌고, 욕심쟁이 늑대 아저씨도 선량한 이웃으로 변한다. 이 작품의 감동은 흡사 가부와 메이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 염소와 늑대의 그 찡한 우정이라니, 단순히 생태계와 먹이사슬의 변형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녹아있는 애틋한 정서를 읽는다면 이 짧은 그림책 앞에서도 얼마든지 눈시울이 붉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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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7-12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시리즈를 다 구매하겠지만~~~ 아직은 고녀석 맛있겠다만 있어요.^^

마노아 2011-07-12 10:28   좋아요 0 | URL
간을 보느라 시리즈2권만 구매했는데 나머지도 이어서 구입해야겠어요.
만족도가 아주 커요.^^

북극곰 2011-07-12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작가 좋아요. 미소짓게 만드는 따뜻함 때문에요.^^

마노아 2011-07-12 10:29   좋아요 0 | URL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는 작가분이에요. 이런 따뜻함이 참으로 고마워요.^^

카스피 2011-07-12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넘 무서운 공룡이 요로크롬 귀엽게 나오네용^^

마노아 2011-07-12 13:29   좋아요 0 | URL
미야니시 타츠야가 표현하면 어떤 괴수도 다 요렇코롬 귀엽게 변신해요.^^

moonnight 2011-07-12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녀석 맛있겠다 조카랑 즐겁게 읽었는데 이 책도 사야겠어요. 와, 그런데, 작가분이 남자였군요!!! 저도 여자분이리라 짐작했었는데요. +_+;

마노아 2011-07-12 17:53   좋아요 0 | URL
일본 이름을 잘 몰라서 이름만 가지고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분간을 못해요.
책 내용만 생각하고 으레 여자 작가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울보 2011-07-12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은 항상 관심만 가지고 도서관에서 빌려만 읽었는데,,
살짝 흔들리는데요,,ㅎㅎ

마노아 2011-07-12 17:53   좋아요 0 | URL
이 시리즈는 갖추고서 두루두루 봐야 합니다! 더 흔들리세요.^^ㅎㅎㅎ

saint236 2011-07-12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거 얼마전 여동생이 제 아이디로 구매했던 그 책이군요. 시리즈를 다 구매한 것 같더라고요. 다른데 없고 알라딘에서 간신히 구했다고 하더라고요...

마노아 2011-07-12 17:54   좋아요 0 | URL
오, 다른 데는 없대요? 일단 1탄 격에 해당하는 고녀석 맛있겠다는 알라딘이 50% 세일 중이어서 저도 얼마 전에 하나 더 구입했어요.^^
 
소미네 똥가게 모두가 친구 11
퍼시래빗 지음, 라이마 그림, 심윤섭 옮김 / 고래이야기 / 2008년 10월
품절


어느 날 쇠똥구리 소미는 친구들이 똥을 편하게 먹을 수 있게 똥가게를 열면 좋겠다는 기발한 생각을 해냈다.
가게를 열려면 시장 조사가 필요한 법!
소미는 어떤 똥이 인기 있는지 친구들에게 물어보았다.
가는 똥, 굵은 똥, 찐득찐득한 똥, 딱딱한 똥 등... 다양한 똥들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제 소미는 똥을 구하러 바쁘게 다니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찾아간 것은 토끼였다.
토끼가 알려주길, 자신은 아침에 처음 누는 똥에 영양분이 많으니 아침에 오라고 한다.
착한 소미는 점심에 누는 똥도 괜찮다고 대인배스런 대꾸를 한다.
그런데 이 그림은 아무리 봐도 바둑이인데 어떻게 토끼가 될 수 있는 거지?
혹시 대만의 토끼는 이렇게 생긴 건가???
뒷편의 설명을 보니 토끼는 제가 싼 똥을 다시 먹는다고 한다. 소처럼 되새김질을 하는 그런 현상인가보다. 토끼의 새하얗고 이쁘장한 모습을 떠올리다가 똥을 다시 먹는 토끼를 연상하려니, 마음이 아프다....

산양의 똥을 구하러 가자 산양은 자신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똥 누는 걸 좋아한다고 말한다. 소미는 기꺼이 함께 다녀주겠다고 한다.
그런데 뒷편의 설명을 보니 실제로 산양은 따로 자리를 마련해 놓고 그 곳에다 주로 똥을 눈다고 한다. 아니, 작가는 왜 이런 설정을 썼을까??

사자는 고기만 좋아해서 똥 냄새가 지독했다고 한다. 바우기 냄새는 태풍 수준. 소미는 그만 도망가고 말았다. 아마 사자 똥은 별로 인기가 없을 것 같다.

사찰에는 일반 방문객과 스님들의 해우소를 따로 분리해서 퇴비를 쓴다고 하던데 현대인들은 인스턴트 음식과 육식 위주의 식생활로 퇴비조차도 쓸모가 없는 모양이다.

많이 먹는 코끼리는 많이 싸기도 하는데, 소미 입장에서 코끼리 똥은 거의 지진 수준이다. 아, 그림이지만 참으로 리얼하구나....;;;;

고슴도치는 부끄러움을 많이 타서 소미가 기다리자 좀처럼 똥을 누지 못했다.
소미는 귀뚜라미에게 바이올린 연주를 부탁했는데, 연주를 듣고 똥도 스르륵 밖으로 나오고 싶어질 거라나...
하지만 누가 쳐다보는데 뉘라서 똥이 잘 나올까...
만약 귀뚜라미 연주가 정말 효과있다면 제대로 된 천연 변비약이 되겠다.

몸이 아파서 설사를 해버린 오랑우탄에게 소미는 몸에 좋은 풀을 찾아주었다.
맘씨도 좋지만 영업에도 귀재인 소미라고 할까.

하마는 깜깜한 밤에 물 밖으로 나와서 풀을 뜯어 먹으러 돌아다니다가 여기저기 똥을 눈다. 하마가 길을 못 찾을까 봐 걱정하는 오지랖 넓은 소미.
반딧불이들에게 하마 똥이 있던 자리에 있어 달라고 부탁을 했다.
하마도 길 잘 찾고, 자신도 똥을 잘 찾고... 일석이조를 아는 소미다.

등장하는 동물들의 하일라이트는 나무늘보였다. 자신의 똥을 기꺼이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좀처럼 똥이 마렵지 않아서 소미는 여러 날을 기다려야 했다.
하루에 18시간이나 자는 녀석이니 똥을 만들고 싸는 시간까지 부족한 건 아닌가 모르겠다. 아무튼 나중에 나무늘보 똥이 가장 인기 최고였다는 후문이다!

마침내 선반 위에 똥을 진열해서 가게를 연 소미!
무척 보기 좋게 생겼다.
심지어 어떤 똥은 꽃까지 피었다.
똥에 숨어 있던 씨에서 싹이 나온 것이다.
영화 '김씨 표류기'에서 새똥을 가지고 밀을 재배하던 눈물 겨운 장면이 떠오른다.
이렇게 재치 만점에 부지런하고 영악하기까지 한 소미네 똥가게, 구경하고 싶지 않은가요?
(난 그림으로 만족하련다!)

작가 소개가 재밌다.
글을 쓴 퍼시래빗은 본명이 '당총'이다. 퍼시래빗은 필명인 것.
스스로도 자신이 쓴 똥 이야기가 가장 재밌다고 말하는, 똥 이야기가 이렇게 예쁠 줄 몰랐다는 작가의 입담이 재밌다.

그림을 그린 작가는 라이마. 대만의 그림 작가다.
자신의 표정을 5개로 구분해 주었는데 원고료 받았을 때의 표정이 압권이다.^^

이렇게 재밌는 작가 소개를 읽고 나서 평범한 번역가 소개를 읽으니 그 획일성에 한숨이 나온다. 이런 기발한 소개, 더 많이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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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멋진 똥을 누고 싶다면 똥코끼리처럼!
    from 그대가, 그대를 2012-03-27 01:05 
  2. 밥 먹을 때 똥 얘기 하지 말라니까!!!
    from 그대가, 그대를 2013-05-14 23:15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말린 자두를 먹는다. 변비에 좋다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저녁 먹고도 말린 자두를 두알 먹는다. 역시 변비에 좋을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아침을 열고 저녁을 닫을 똥! 우리 몸에서 뗄 수도 없는 중요한 똥! 그러나 '똥덩어리!' 소리가 욕으로 들릴 만큼 무시 당하는 가엾은 똥! '바른 우리 말 읽기책'으로 기획돈 '병만이와 동만이 그리고 만만이' 이야기의 첫 시작은 '똥' 이 담당했다. 어린 동생 동만이의 별명은 '똥만이'
 
 
순오기 2011-07-12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아지는 완전 토끼잖아요.ㅜㅜ
나도 이거 쓰려고, 강아지똥, 누가 내 머리에 똥쌌어~ 랑 비교도 하고 사진도 찍어뒀는데...^6^

마노아 2011-07-12 10:26   좋아요 0 | URL
강아지는 완전 토끼라고요? 저 그림이 토끼로 보이나요? 내 눈엔 강아지인데...ㅜ.ㅜ
똥 이야기 나오는 책 중에 좋은 책이 많아요. 게다가 재밌기까지 하고요.^^ㅎㅎㅎ

순오기 2011-07-13 07:46   좋아요 0 | URL
귀가 아래로 쳐져서 토끼가 강아지처럼 보여요.ㅋㅋ

마녀고양이 2011-07-12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의 다섯가지 표정이 모두 험악하네요. ㅎㅎ
그나저나 똥 진열한 가게가 저렇게 이쁠 수도 있군요.

마노아 2011-07-12 10:27   좋아요 0 | URL
개그컷이라 험악해 보이나봐요.^^ㅎㅎㅎ
똥을 진열해도 예쁘게 진열하는 소미의 솜씨에 감탄했어요.^^

블루데이지 2011-07-12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똥에 숨어 있던 씨에서 싹이 나온 그림이 제일 압권인데요^^
<<자신의 표정을 5개로 구분해 주었는데 원고료 받았을 때의 표정이 압권이다.^^>> 라는
마노아님의 글을 보고 자세히 보고싶어지네요..읽어봐야겠어요~~
저 표정들 5종세트 스탬프로 나오면 잘 팔릴까요??ㅋㅋ

마노아 2011-07-12 10:27   좋아요 0 | URL
재밌는 책이에요.^^
5종 스탬프라니, 무척 흥미로운걸요. 갖고 싶어지는 스탬프가 될 거예요.^^ㅎㅎㅎ

감은빛 2011-07-12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아이가 무척 좋아하는 책이예요. 한동안 계속 이책만 읽어달라고 졸라대곤했죠. 마노아님 덕분에 그때의 아이 얼굴이 생각나네요^^

마노아 2011-07-18 21:30   좋아요 0 | URL
앗, 댓글을 하나 놓쳤네요.^^;;;;
아이들의 똥에 대한 사랑(?)은 유별나요. 애들은 그조차도 사랑스러워요.^^
 
꿈의 포로 아크파크 5 : 2.333 차원
마르크-앙투안 마티외 글 그림, 이세진 옮김 / 세미콜론 / 2011년 4월
절판


꿈의 포로 아크파크 시리즈 대망의 마지막 권이다.
이번엔 또 어떤 기상천외한 꿈 같은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가 된다.

첫 장의 제목은 현실의 파수꾼들이다.
이 파수꾼들이 대체 어떤 일들을 하는지 궁금하다.
이들은 꿈 활동 검사반인데 불시에 아크파크 씨의 집으로 쳐들어가서 그의 모자를 들춘다.
모자를 열자 머리 속에서 날아가는 꿈 조각들.

커다란 그물로 꿈을 건져내는데, 아뿔싸!
꿈 한장을 놓치고 말았다.

놓친 한 장의 꿈 제목은 '꾸어서는 안 될 꿈'이다.

씁쓸한 의혹을 남기는 꿈 하나를 꾸고 방금 일어난 참이었다만...
내가 정말 깨어난 것이었을까, 아니면 또 다른 꿈이 시작된 것이었을까?
나야 꿈의 모험에 닳고 닳은 베테랑이었으므로 이런 불확실한 상황이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음을 잘 알고 있었다.

-라고 말을 하는 아크파크 씨. 과연, 그럴까?

꿈속에서 깨어난 아크파크 씨. 그러니까 그는 지금 꿈꾸는 꿈을 꾸고 있는 중인 것이다.
불현듯 그의 방 벽면이 모두 누워버린다.
바닥이 되어버린 벽의 끝으로 이동하자 누군가 매달려서 수리를 하고 있다.
수리공 왈, 소실점을 갈아끼우는 수리가 가장 어렵다고 한다.
소실점이 잘못되면 원근법이 골치 아파지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새 소실점을 갖다 달라고 했는데,
그만 발이 걸리는 바람에 소실점을 놓치고 마는 아크파크 씨!
소실점을 잡으려다가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꿈에서 깨어난다.
무려 1m82cm 높이에서 떨어졌으니 확실하게 꿈에서 깼다고 생각하는 아크파크 씨.

깨어보니 오전 9시다.
지각 위기에 놓인 그는 파자마 위에 바로 버버리와 모자를 걸치고 뛰쳐나갔다.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지름길 거리로 들어선 것이 화근이었다.
자발적인 시위가 일어난 탓에 아침의 교통체증은 더 난리였다.
이들의 구호가 재밌다.
"우리는 두께를 원한다"
"납작함은 가라"
"평면 결사반대" 등등....
이곳에서 평면부 직원가 마주친 아크파크 씨.

그의 손에 이끌려 평면부로 간 아크파크 씨.
원래 부피는 지평선 상에 위치하는 두 개의 소실점으로 표현되는 것인데,
소실점 하나를 잃어버렸다는 얘기를 듣는다.
그 바람에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두께가 없는 평면으로 납작하게 그려져 있다.
그래도 아주 완벽하게 평면은 아니고 얄팍한 두께는 갖고 있다. 그래서 이 공간은 2차원과 3차원의 사이라고 해서 2.333차원이라고 부른다. 이번 편의 제목이기도 하다.
당황스러운 것은 순식간에 잃어버린 소실점을 찾아나설 수 있는 영웅으로 둔갑해 버린 아크파크 씨다.
결국 그는 소실점을 찾기 위한 발사대에 제 몸이 설치되는 지경에 이르른다.
비행기 모양으로 접히는 아크파크 씨!

하지만 발사과정의 실수로 비행계획 서류를 떨어뜨리고 간다.
그리하여 하부 세계에서 미아가 되어버린 우리의 아크파크 씨!
재밌게도 이곳에서 자신의 이웃 일라리옹 영감님과 부딪힌다.
노인은 아르바이트로 이륙 실험에 참가하였던 것이다.
비행하는 그들의 눈앞에 등장한 것은 별의 띠처럼 보이는 무수한 잔해들.
바로 만화의 원고들이었다.

쓰레기처럼 취급되어 버려진 그들은 데생 단계의 원고들이다.
작화되어버린 그림의 선명한 선과 대도적으로 흐릿하게 그려진 그들의 그림은 무척 비교가 된다.
선망의 눈길로 바라보는 사람들. 비교하자면 정규직을 바라보는 비정규직의 눈망울같달까.
데생 원고 별(?)에서 다시 다음 공간으로 떠나버린 두 사람.
그들이 살았던 별이 보인다. 그런데 하나가 아니다.
말로만 듣던 평행 우주의 존재를 확인하는 순간이다!

그렇게 우주를 비행하다가 '그레이홀'에 빨려들어간 두 사람.
블랙홀이 아니라 그레이홀이라는 게 재밌다.
그리고 더 재밌는 것은 여기부터는 그림이 3D로 그려졌다는 것이다.

책에는 3D용 안경이 있어서 그걸 착용하고 그림을 보면 중첩되어 보이는 글자들이 바로 읽히고, 그림들은 모두 입체적으로 보인다.
이들이 도착한 곳은 다양한 배경들을 분배, 배치하는 감독이 있는 곳이었다.
이곳에서 소실점을 찾아 헤매다가 어느 순간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아크파크 씨!

앞서 나왔던 꾸어서는 안 될 꿈 2탄이다. 하지만 대사가 흥미롭다.

나는 확실한 예감을 남기는 모험을 경험했다... 나는 꿈에서 꿈을 깨려 했고, 그로써 또 다른 현실이 완성되었던 것이다! 나야 현실의 모험에 닳고 닳은 베테랑이었으므로 이런 확실성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으리라는 의혹을 품었다.

-앞서의 대사와 정반대로 가는 것을 찾을 수 있다.
또 재밌는 것은 그의 방 시계다. 숫자가 1부터 10까지만 있다. 우리처럼 하루에 두 바퀴 도는 것이 맞다면 아크파크 씨가 사는 세계의 하루는 20시간인 것이다. 하루에 4시간이나 줄다니, 아찔한 일이다.

시작 부분에 나왔던 파수꾼들, 그들이 놓쳐버린 '꾸어서는 안 될 꿈' 한 장을 다시 잡아서 원위치 시키고 있다. 하지만 그 한장의 내용은 이미 완벽하게 바뀌어 있는 것을 이들이 알고 있을까. 아님 이들에 의해서 뒤바뀐 것일까.
암튼 이들의 지침에 눈길이 간다. 절대로 한 사람의 꿈을 모두 다 제거해서는 안 된다는 것 말이다.
그 꿈이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으니...

책 안에 들어있던 안경도 같이 찍어보았다. 처음엔 내가 만들었던 안경이 이 속에 들어가 있는 줄 알았는데 각이 잡힌 것이 나의 삐뚤삐뚤한 솜씨가 아니어서 책 속 부록임을 알아차렸다.
그동안 다섯 권의 시리즈를 읽으면서 각종 다양한 시도들을 접목시키면서 이 놀라운 꿈의 세계와 꿈의 포로를 표현한 마르크앙투안 마티외의 천재성에 두루 놀랐다.
마치 거대한 음모론을 본 것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현실 세계까지도 진짜일까? 의심하게 되고 자꾸 제자리를 돌아보게 만드는 아찔함이 이 작품에 있다.
만화지만 전혀 다른 차원의 만화. 궁극의 실험, '꿈의 포로 아크파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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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1-07-12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그침체를 보니 전형적인 유럽 스타일 그림이네요.일본풍의 그림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좀 거시기 하지요^^
유럽은 만화도 일종의 예술이라고 생각해서인지 책이 100페이지 이상 넘는것이 드문데 일본 만화는 100권이상 되는 것도 상당히 많으니 정말 서로 차원이 다른 만화죠.

마노아 2011-07-12 13:31   좋아요 0 | URL
이 정도 그림이면 깔끔하니 좋은 것 같아요. 그래픽 노블 중엔 아주 무겁고 글씨도 많아서 가독성이 떨어지는 책도 많으니까요.
확실히 만화에 대한 대우가 좋은 것 같아요. 유럽도, 일본도요. 우리나라만 그 부분에 있어선 아직 많이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