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츠 Nights - 뉴 루비코믹스 1400
요네다 코우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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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로 알게 된 작가 요네다 코우. 지난 번 작품도 좋긴 했지만 아주 반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이번 작품을 보면서는 무척 흥미롭기도 하고 감동도 조금 있고, 이 작가의 책을 좀 더 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 들었다. 야오이라든가, bl물이라는 이름으로 덮기에는 작품의 장점이 많다. 


이 작품은 몇 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재밌게도 첫번째 이야기와 마지막 이야기가 이어지고, 중간에 짧은 단편 하나와 세편의 연작으로 이루어진 중단편이 하나 있다. 이중 세 편으로 구성된 '리플라이'가 가장 재밌었고 여운도 컸다. 아마도 캐릭터 때문일 것이다. 이 작품을 뺀 나머지는 조금 허세스러운 느낌이 있는데, 리플라이는 굉장히 진중했고 진지했고 또 무엇보다도 '진심'이 다가와서 좋았다. 어쩌면 이 작품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은 처음부터 동성애자였던 게 아니라 상대방에게 반하고 보니 그게 '남자'였다고 봐야 해서일지도 모르겠다. 이쪽이 더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어 보였다. 그밖의 다른 이야기들은 너무 금방 반하고 사랑에 빠진다는 느낌이 들어서 감정적으로 덜 자연스럽다고 느꼈나 보다. 


그림도 무척 좋은 편이다. 여성스럽게 생겼지만 남자인 캐릭터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남자 캐릭터다. 그리고 말투라든가 설정같은 게 자연스럽게 일본 만화라는 것도 읽힌다. 여러모로 '자연스러운'게 이 작품의 큰 매력이다. 동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더 찾아볼 생각이다. 이름도 기억해둬야겠다. 요네다 코우, 요네다 코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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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동의하지 않더라도, 어쨌든 오늘은 기념할 만한 한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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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10-09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한글을 만드신 세종대왕과 한글을 사랑합니다!^^

마노아 2013-10-09 21:22   좋아요 0 | URL
네! 아름다운 우리 글에 자랑스러운 조상이에요.^^

transient-guest 2013-10-10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과학적인 글자체계에요. 제가 대학생때 미국인 조교한테 한 30분인가 원리를 설명해주니까 바로 개념을 잡더라구요. 원래 28자는 지금 24자에서 다루지 못하는 몇 가지 발음까지 다 포함됐다죠?ㅎ

마노아 2013-10-10 13:47   좋아요 0 | URL
지금 우리는 r 과l, b와 v, p와 f를 구분해서 발음하지 못하는데 훈민정음 해례본에 따르면 이걸 다 구분할 수 있는 발음이었다고 방송에서 들었어요. 사라진 4글자의 발음이 그 비밀일까요? 지금은 쓰지 않는 그 문자들이 아쉽네요. ^^
 

  

제 1973 호/2013-10-07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가진 아이들에게 학교까지 걸어가도록 하면 증상이 개선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의 건강 IT 기업인 ‘인텔리전트 헬스(Intelligent Health)’의 윌리엄 버드 박사팀은 2,500여 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ADHD와 걷기 사이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10명 중 8명꼴로 학교를 걸어가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수업시간에 집중이 더 잘된다고 말했다.

또한 비슷한 비율로 더 건강해졌다고 느끼며 외모도 더 좋아졌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드 박사는 “운동과 학업 성적 간 상관관계는 매우 강력하다”며 “특히 ADHD가 있는 어린이들은 학교까지 걸어다니면 그 효과가 아주 좋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2013년 9월 26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보도됐다.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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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09 1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09 12: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생충, 우리들의 오래된 동반자 크로마뇽 시리즈 1
정준호 지음 / 후마니타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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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흥미롭게 읽었다. 우리가 비하할 때 많이 사용하는 비교대상인 '기생충'이 사실은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지닌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게다가 기생충의 역사란 곧 인류의 역사라는 것 또한. 기생충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 인류는 팔 걷어붙이고 열심히 뛰어 왔고, 기생충은 또 그런 인간들을 따라잡거나 따돌리면서 열심히 진화해 왔다. 놀라운 공생 관계다. 


구대륙의 인간들이 신대륙으로 넘어가면서 무수한 질병을 묻혀 갔다. 바로 기생충들이다. 


천연두는 오랜 세월 인간을 위협해 온 무시무시한 질병이다. 특히 16세기 대항해시대 직후 아메리카 대륙으로 유럽인들이 들여온 천연두가 유행했을 때는 원주민 인구의 90%가 사망하기도 했다. 1980년 세계 보건기구가 공식적으로 천연두 박멸을 선포하기 전까지, 천연두는 한 세기 동안 5억여 명의 생명을 앗아간 무서운 질병이었다.  -200쪽


농경생활을 시작하면서 기생충은 살맛이 났다. 고여있는 물이 생긴 것이다. 그것도 대규모의! 정착생활도 기생충에게 날개를 달아주었고, 기술혁명으로 교통이 발달하자 거의 공간이동 수준으로 기생충들은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가만히 있어도 인간들이 그렇게 해주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운송 수단의 발달은 인간뿐만 아니라 기생충에게도 혁명이었다. 먼 거리를 단시간에 이동할 수 있는 인간에 편승해 기생충이 번성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17세기 노예무역이 극에 달한 시기, 서아프리카에서 남아메리카로 넘어간 각종 기생충들이 얼마나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왔는지 충분히 살펴보았다. 21세기에는 17세기와는 또 다르다. 17세기에는 서아프리카에서 대서양을 건너 남아메리카에 도착하는 데 한 달이 걸렸다. 성질 급한 기생충들은 살아남기 어려울 수 있는 시간이다. 이제 대서양을 넘는 데는 겨우 한나절이 걸린다. 지구 전역이 비행기와 컨테이너 선박이라는 크고 빠른 네트워크로 엮이게 되면서 기생충의 전파가 더욱 손쉬워졌다. -221쪽


이런 사정들을 알고 나니 난감해진다. 더 빠르게, 더 멀리 퍼져나가는 기생충의 질주를 막기 위해서 인류의 진보도 같이 막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어차피 함께 가야 할 동반자라고 한다면, 피해를 줄이고 도리어 기생충을 이용해서 얻을 것은 얻는 방법을 택하는 게 우리가 고를 수 있는 가장 좋은 정답이 아닐까. 


기생충에 대한 답은 기생충에 있었다. 차세대 살충제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곤충에 기생하는 곰팡이다. 곤충 병원성 곰팡이라고 불리는 이 균류는 동충하초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곤충을 감염시킨 곰팡이는 몸을 파고 들어가 곤충을 죽이고 그 몸을 영양분 삼아 자라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곤충은 저마다에 기생하는 곰팡이 한 종씩을 가지고 있다. 곰팡이들 중 백강균과 녹강균은 이미 메뚜기나 흰개미 방제용으로 널리 쓰이고 있으며 효과 또한 입증되었다.  -236쪽


동충하초! 기생충도 놀라웠는데 곰팡이까지! 우리가 지저분하거나 더럽다고 느끼는 것들의 막대한 영향력과 어마어마한 잠재력에 여러 번 놀라게 된다. 무지해서 모를 뿐, 이런 일들이 얼마나 많겠는가.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처하는 인간들에게 말이다.


알레르기나 천식, 아토피성 피부염 같은 자가면역질환들은 우리 몸의 면역계가 주변의 무해한 물질에도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면서 염증이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 수십 년 사이에 이런 질병들이, 장내기생충을 찾아보기 힘든 선진국이나 도심지에서 특히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학자들은 생각했다. 자가면역질환들이 증가하기 시작한 시점은 장내기생충 박멸이 완료된 시점과 겹친다. (...)이렇게 탄생한 이론이 바로 위생 가설이다. 인간이 지나치게 위생적인 환경에 살게 되면서 면역계를 조절해 주던 장내기생충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면서 어느 정도 노출되어야 하는 기생충과 미생물들에 충분히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면역계가 모든 것에 과민 반응을 한다는 내용이다. 위생 가설에 기초한 다양한 시도들은 지금까지 불치, 혹은 난치성으로 분류되던 자가면역질환에 상당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248쪽


지나치게 깨끗한 환경이 도리어 인간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말라리아에 대한 면역력이 없이 태어난 아이들이 말라리아에 더 취약한 것처럼. 뿐아니라 기생충 문제는 경제적으로 양극화된 세계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이며 발생하기 때문에 우리가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리로서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북한이 바로 그 소외지역이기 때문이다. 지나친 굶주림과 영양 결핍으로 면역력이 약해져 있는 북한 주민들. 저 멀리 아프리카가 아니라 바로 지척에서 기생충 감염의 위협을 받고 있다. 인도적 차원에서, 또 우리의 안전을 생각해서라도 소홀히 할 문제가 아니다. 


이 책은 거시적인 차원에서 기생충의 역사를 짚어 보았다. 그것이 곧 인류의 역사였고 앞으로도 우리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라는 것도 적절히 강조했다. 자료 사진들은 꽤 충격적이기도 했는데 앞으로 기생충을 무시하는 발언은 섣불리 하지 못하겠다. 큰 코 다칠라. 


무척 학술적인 느낌이 강한 책이다. 몰랐던 것을 알게 해주고,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주는 재미가 크지만, 그것을 다소 지루함으로 받아들일 독자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옥의 티다. 그래도 옥이 더 크다. 분명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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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착하거나 나쁘거나 이상한 기생충들
    from 그대가, 그대를 2014-02-05 23:25 
    기생충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가득한 우리나라이건만, 기생충에 대해서 소개할 만한 대중서가 없다는 것이 저자를 안타깝게 했다. 발만 동동 굴리고 있을 수는 없는 일. 직접 팔 걷어부치고 나섰다. 이름하여 서민의 기생충 열전! 역사에 이름을 남길 무수한 기생충들이 있겠지만, 그걸 모두 다룰 수는 없고 착하거나 나쁘거나 이상한 녀석들을 선택해서 소개했다. 녀석들의 생활사를 그림으로 설명하고, 위험도와 증상 등을 별점으로 표현했다. 가장 익숙한 회충이 사실은
 
 
 
무슈 린의 아기
필립 클로델 지음, 정혜승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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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잔잔하게 시작한 소설이었다. 전쟁이 났고, 그래서 난민이 되어 이방인의 자격으로 수용소에서 생활하게 된 무슈 린. 어린 손녀딸을 품에 꼭 안고서 이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살아남은 것처럼 행동하는 할아버지가 주인공이다. 그가 떠나온 나라가 어디인지는 모르겠다. 그가 도착한 나라는 프랑스로 보인다. 그가 겨우 배운 한마디 인사가 불어였으니까. 


등장인물도 얼마 나오지 않는다. 그가 산책길에 매일 마주친 한 남자가 어느새 친구가 되었고, 두 사람은 서로 통하지 않는 언어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벗이 되었다. 담배를 피우는 친구를 위해서 합숙소에서 얻은 담배를 모아두는 무슈 린. 그 담배를 전해 받고 가슴이 벅차올라 감동을 어쩌지 못한 바르크 씨. 그리고 무슈 린의 과보호 속에서 안전하게 지켜지는 손녀 상디유와, 사람들의 무관심과 조소 등이 간간이 양념처럼 뿌려졌다. 


합숙소에서 처소가 옮겨졌는데, 그곳은 수용소나 혹은 병원의 성격이 강했다. 말도 통하지 않아서 자신이 어떤 처지에 있는지 확인하지 못한 무슈 린은 친구를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시설을 탈출하는 모험을 강행했고, 지금도 벤치에 앉아 담배를 피울 바르크 씨를 만나기 위해 사막을 걷듯 도심을 가로지른다. 헤매고 헤매고 또 헤매이면서 도달하는 그 여정이 안타깝게 펼쳐졌다. 그리고 마침내 만나게 된 친구, 그리고 마침내 드러난 무슈 린의 진실. 


이 책의 제목이 왜 무슈 린의 '아기'인지 궁금했다. 작품의 말미에 가서 그 이유를 알아차렸다. 아! 소리가 나오면서 더 큰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이렇게 쓸쓸하고, 이렇게 허무하고, 이렇게 아픈 진실이라니...... 


무슈 린의 머리는 피로와 고통에 절고 환멸로 가득 차 있었다. 너무 많은 혼란과 너무 잦은 떠남으로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 산다는 게 무언가? 자신이 살면서 받은 상처들을 목걸이처럼 엮어 차고 다니는 게 인생이 아니면 대체 뭐란 말인가? 점점 약해지고 상처받기만 하는데 날마다, 달마다, 해마다 앞으로 나아가는 게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지금도 이미 충분히 힘겹건만 어째서 오늘보다 내일이 더 힘들고 쓰라려야 한단 말인가? -118쪽


길지 않은 내용의 소설인데, 명확하지 않고 뜬구름 잡듯 몽환적이면서 희미한 느낌의 글인데도 여운이 깊었다. 인용한 글에서처럼 무슈 린이 느끼는 피곤함과 혼란이 잘 전해졌고, 언어가 통하지 않는 두 남자의 우정은 아름다웠으며, 그렇게 빗나가면서도 서로를 돌아보게 하는 특별한 소통이 근사했다. 작품의 느낌을 잘 살린 번역도 훌륭했다. 필립 클로델의 이름을 기억해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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