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일상 토크쇼 <책 10문 10답>
1) 당신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먹어보고 싶었던 음식을 알려 주세요.
식객 1권에 나온 전어구이가 참 맛나 보였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그 전설의 맛!
서양골동 양과자점을 보다 보면 너무 달콤해서 찐한 블랙커피라도 한잔 마셔야 할 것 같은 착각마저도 든다.
다음달 영화 개봉도 기대 중!
2) 책 속에서 만난, 최고의 술친구가 되어줄 것 같은 캐릭터는 누구인가요?
술을 즐길줄 모르는 나로서는 낯선 질문이다.
그럼에도 공곰이 떠올려 보았다.
호텔 아프리카의 인디언 지요가 떠올랐다.
그라면, 묵묵히 내 이야기를, 그것이 주사라 할지라도 고요히 들어줄 것 같았다.
가끔씩 웃어주면서, 그렇게 위로를 던져주면서...
3) 읽는 동안 당신을 가장 울화통 터지게 했던 주인공은 누구인가요?
울화통이 터졌다는 것은 그만큼 잘 썼다는 얘기도 되지 않을까.
악역 연기를 너무 잘 소화해 내면 그 배우까지 미워지는 것처럼.
그녀들의 운명이 진저리 났다. 어쩜 그리 수렁 속이던지...
인어공주는 왜 내가 왕자님을 구했다고 말 한마디 못하고 물거품이 되었을까.
글자도 쓰지 못했던 것일까.
비극을 위한 비극 같아서 싫었다. 슬펐고.
백설공주는 백치공주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어휴, 말해 무엇할까.
다른 많은 임금들에 관한 이야기 속에서 열불이 날 때가 있지만 조선판 최고봉은 인조가 아닐까 싶다.
그러니까 인조는 전두환이나 박정희에 관한 책을 읽을 때처럼 화딱지가 난다는 거다.
그밖에 정치사 관련 인물들에 관한 책은 늘 열불나게 만든다. (ㅡ.ㅡ;;)
4) 표지를 보고 책을 판단하지 말라는 말도 있지만, 표지는 책의 얼굴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표지/최악의 표지는 어떤 책이었는지 알려 주세요.
첫번째 표지는 이렇지 않았다. 코끼리 앞의 소녀 그림.
문제는, 그게 표절이었다는 거다. 그러니 지금은 바뀐 표지 그림.
분위기는 비슷하다만 처음의 그 구도자적인 느낌의 감은 오지 않는다. 오호 통재라!
그러고 보니 두 책 모두 류시화씨 관련 책이다. 번역을 했거나, 직접 썼거나.
인도스런 분위기랄까. 그러니까 만화 DVD에서 가장 환상적인 공간으로 작가가 인도를 꼽았던 바로 그 느낌으로!
뭐랄까. 장난 하는 줄 알았다.(ㅡㅡ;;)
더 좀비스의 느낌도 하나도 안 살고, GO의 그 이유있는 반항아의 눈빛도 하나도 살아있지 않지 않은가!
책이 인기를 끌자 표지 바꿔 새로 나왔는데 표지에서 정말 실망했다. 나쁘다!
5) 책에 등장하는 것들 중 가장 가지고 싶었던 물건은?
뭐니뭐니 해도 드래곤볼에서 부르마가 갖고 있던 캡슐!
그걸 던지면 집도 뻥하고 튀어나오고, 물을 담아가면 우물이 될 수도 있다.
그야말로 23세기 버전 로또랄까! 캡슐 안에 집이며 자동차며 모두 집어넣고 가볍게 소지하기. 아, 환상이다!
6) 헌책방이나 도서관의 책에서 발견한, 전에 읽은 사람이 남긴 메모나 흔적 중 인상적이었던 것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좋아하는 언니가 내게 빌려주었던 책 두 권.
실크로드 이야기, 여성적인 동양이 남성적인 서양을 만났을 때.
언니는 인상깊은 구절을 밑줄 긋고 연필로 첨언을 하곤 했는데, 그 밑줄도, 글귀도 모두 인상 깊었더랬다. 애석하게도, 책을 돌려준지 오래인지라 구절까지는 생각나지 않는다. 흑..ㅠ.ㅠ
7) 좋아하는 책이 영화화되는 것은 기쁘면서도 섭섭할 때가 있습니다. 영화화하지 않고 나만의 세계로 남겨둘 수 있었으면 하는 책이 있나요?
대체로 원소스 멀티 유스를 선호하는 편이긴 하지만, 최근 드라마 바람의 나라에서 보여주듯이, 원작을 제대로 망치는 경우도 무수히 많이 본다. 뮤지컬 바람의 나라야 성공적인 사례였지만.
아마도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지기도 힘들겠지만, 행여라도 원작을 표현해낼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제작은 꿈도 꾸지 말았으면 하는 작품들. 그러니까 모두 나의 완소 만화! 아, 사다드, 미카엘, 바리, 레디온(>_<)
8) 10년이 지난 뒤 다시 보아도 반가운, 당신의 친구같은 책을 가르쳐 주세요.
아직 십년은 턱도 없이 많이 남았지만, 십년 뒤에라도 내가 웃으며 찐하게 감동 받으며, 또 동경하며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작품들.
얼라, 고르고 보니 모두 일본 만화구나.
국내 작품에 열광하는 것들이 많지만, '친구같은'이란 말에 가까이 다가간 책들은 요렇게 고르고 싶다.
9) 나는 이 캐릭터에게 인생을 배웠다! 인생의 스승으로 여기고 싶은 인물이 등장하는 책이 있었나요?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주인공과 친구.
아, 나에게 '삼미 정신'을 일깨워 준 고마운 인물들.
인생의 스승으로 부족함이 없다!
드라마까지 확대한다면 최근엔 '강마에'가 있다. 학벌, 지연, 배경 아무 것도 없이 실력만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 노력한 인물, 그 무엇도 없으면서 온정에 기대어 무임승차 하려는 사람들에겐 가차 없이 '똥덩어리'라 외치는 그 인물. 아, 맘이 찌르르 하다!
여러 사랑스런 캐릭터들 중에서 언제나 눈이 보이지 않던 그 할아버지.
치매 걸린 부인이 하루종일 심심했던 것이 안쓰러워 날이 새도록 이야기를 두런두런 해주던 그 노인분.
몹쓸 병 걸린 아내를 혼자 보내지 못해 함께 가고자 했던 바로 그 분.
배려와 사랑과 관심을 보여준 그 따스한 마음과 인생에 깊이 감동 받았다. 배우고 싶은 인격!
10) 여러 모로 고단한 현실을 벗어나 가서 살고픈, 혹은 별장을 짓고픈 당신의 낙원을 발견하신 적이 있나요?
김동성 작가님의 환상적인 그림 안에서 더 빛났던 나이팅게일. 무릉도원 같던 그 배경이 너무 탐났더랬다. 저기선 병도 없고 죽음도 없을 것 같은 그런 기분.
피아노의 숲에서 카이의 육체적 정신적 고향인 바로 그 숲! 음악의 원천이 되어준 소중한 추억의 장소.
그리고 사람들에게 낙원을 선사해주었던 리디아 삼촌의 옥상 정원. 그곳에 하늘 정원이 펼쳐져 있었더랬지. 이런 곳에 별장을 짓는다면 그야말로 지상 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