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과 요술 조약돌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63
한성옥 그림, 팀 마이어스 글, 김서정 옮김 / 보림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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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여우를 무척 재밌게 읽었다. 팀 마이어스의 글도 감각적이고 한성옥의 그림 역시 탐스러웠다. 그 뒷 이야기도 마찬가지의 매력 덩어리다.
시인 바쇼와 인근에서 함께 사는 여우 무리들. 인간과 여우가 자연스레 어우러져 살고 있는 모습이 '바쇼'에게는 지극히 당연하게 더울려 보인다.

바쇼가 후카 강 근처로 이사 와 보니 자기 땅 안에 벚나무가 한 그루 있었다.
바쇼는 버찌를 그곳 여우들과 나눠 먹기로 했다.
나무에 매달린 여우나, 버찌를 따서 바쇼의 입에 떨어뜨려주는 여우 모두 귀엽다.

평화로운 날들이 이어졌건만, 그 중 한 여우가 욕심을 부리기 시작했다.
혼자서 버찌를 독차지 하고 싶었던 여우는 바쇼를 속여 넘기기로 결심!
요술을 부려 떠돌이 중으로 둔갑을 했다.
강가에서 조약돌 세 개를 주워든 여우는 그것을 금돈으로 만들어서 가난한 바쇼에게 거래를 청했다.
벚나무의 버찌를 여우들에게 모두 넘기겠다는 계약서를 쓰게 한 것.
먹을 것도 변변찮았던 바쇼는 일 년 한 철만 먹을 수 있는 버찌 대신 금돈을 갖기로 결심했다.
다음 날, 바쇼의 낭패어린 얼굴을 기대하며 방문한 여우는 싱글거리며 시를 쓰는 바쇼를 보고 충격을 받는다.
바쇼는 자신이 속아서 조약돌을 받았지만 그 조약돌이 너무 아름다웠고, 그 바람에 시가 떠올라서 기뻐하는 중이었다.

돌은 가난을
아랑곳 않고 강만
사랑하누나

캬아, 멋지다! 여우마저 뭉클해져서 부끄러움을 느꼈다.

여우는 옛날에 석등 아래 묻어둔 진짜 금돈을 가져다 주어서 시인에게 겨울을 날 양식을 마련해 주고 싶었다. 그리하면 빚을 갚을 수 있을 것 같아서...
하지만 바쇼는 완강히 거절했다. 서명을 한 건 분명하고, 그 덕분에 시를 썼으니 충분하다는 거다.
여우는 더욱 부끄러워졌다.
하지만 금돈을 내밀어도 받지 않을 바쇼를 알기 때문에 여우는 다시금 꾀를 부리기로 했다. 아이디어만은 기발한 여우!

여우는 어떻게 빚을 갚았을까?
바쇼와 여우의 평화로운 모습이 보이는 걸 보니 분명 잘 마무리가 되었을 텐데 말이다.

이 책에는 두 편의 하이쿠가 나온다. 두 편 모두 바쇼가 아닌 작가 팀 마이어스가 쓴 것이다. 바쇼를 향한 존경과 사랑으로 탄생한 이야기. 그러나 정말 바쇼의 이야기라고 믿어지는 예쁜 이야기. 사랑스럽기 그지 없다.

처음에 시인과 여우는 조카 주려고 샀는데 너무 좋아서 조카 주고 내 책도 다시 한 권 샀다. 이 책은, 그냥 내가 가질까 생각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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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열 일곱 자의 마법
    from 그대가, 그대를 2015-02-09 23:40 
    류시화 시인의 전작 "한 줄도 너무 길다"를 무척 인상 깊게 읽었는데 그게 벌써 15년 된 작품이라고 한다. 당시의 부족함을 메워서 무려 750쪽에 달하는 하이쿠 모음집을 다시 냈다. 일본의 대표 하이쿠 시인들의 시를 소개하고 이 짧은 시의 몇 배에 달하는 해설을 붙였다. 130명의 시인들에게서 1,370여 편을 소개했는데 하이쿠이기에 이 정도 분량이 가능하지 싶다. 그밖에 책 말미에는 150쪽에 달하는 해설도 붙였는데 하이쿠에 대한 보다 깊은 소개와
 
 
순오기 2010-08-15 0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요 시리즈 두 권 보고 한성옥 그림에 반했잖아요.
하이쿠의 맛을 제대로 보여주죠.^^

마노아 2010-08-15 08:30   좋아요 0 | URL
한성옥 작가님 그림책들 다 좋아요. 아주 맛깔나요. 그 중에서도 요 시리즈 두 권이 제일 좋아요.^^
 
새앙쥐와 태엽쥐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19
레오 리오니 지음,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1999년 12월
절판


레오 리오니의 이야기들은 소박하다.
등장인물도 이야기를 닮아 소박하다.
작은 쥐, 개구리, 물고기 등등등...
이 책의 주인공은 새앙쥐다. 생쥐라고 읽으면 곤란하다. 새앙쥐~라고 발음을 좀 굴려줘야 한다.^^

"앗, 쥐다!"하는 비명 소리와 함께 우당탕, 쨍그랑!
상황이 그려진다. 바퀴벌레 앞에서는 강해지는 사람을 본 적이 있지만, 쥐 앞에서 강해지는 사람은 못 본 것 같다. 남자든 어른이든, 누구든...

많은 색이나 무늬를 쓴 게 아님에도 그림이 화려하게 보인다. 반면 주인공 새앙쥐는 간략 그 자체. 그래서 더 멋지다.

단지 빵 부스러기 조금 먹으려는 것뿐인데 호들갑 떠는 사람들이라고, 새앙쥐는 생각했다.
그리고 어느 날, 모두들 나가고 없을 때 은샘이의 방에서 찍찍 소리를 들었다.
레오 리오니 작가의 책 중에서 등장 인물이 책 제목이 아닌 경우 대개 한국 이름으로 바꿔 나온 것 같다. 어쩌면 마루벌 번역만 그렇게 된 것일지도...
암튼, 그리하여 이 이야기의 '보조출연자'는 은샘이다.^^
은샘이 방에서 발견한 바퀴 달리고 태엽 달린 태엽쥐 붕붕이.
서로의 존재를 신기하게 여기는 두 쥐의 만남이다.

붕붕이는 음생이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음을 자랑했다.
새앙쥐는 그걸 부러워 했고, 다른 사람들처럼 붕붕이를 좋아하게 되었다.
상대를 아끼지만 질투하진 않는 게 대인배의 모습!
그래도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모두가 가진 공통 분모.
새앙쥐는 태엽쥐가 되고 싶었다.
인어공주에게 바다 마녀가 있었다면, 이곳 정원에는 마술을 부리는 도마뱀이 있다.
화려한 색상의 도마뱀. 기분 탓일까, 신기가 있어 보인다!
태엽쥐로 만들어 달라는 새앙쥐의 부탁에 도마뱀은 보름달이 뜰 때 보라색 조약돌을 하나 가져오라고 시켰다.
제것을 하나 희생하는 게 아닌 무언가를 주워오는 거라니, 이 정도면 거저 먹는 거래일세!

그렇지만 행운이 그렇게 쉽게 오지는 않는 법!
날마다 보라색 조약돌을 찾아 정원을 뒤졌지만 찾기가 쉽지 않았다.
정원의 모습을 표현한 그림이 마음에 든다.
늘 하던 데로 꼴라쥬 기법을 썼을 것이고, 수채화나 마카나... 뭔가 다른 걸 더 썼을 것이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나뭇잎과 조약돌의 느낌이 잘 살아 있어서 보기 흐뭇하다.

그런데 상황은 반전되어서 그토록 사랑받던 붕붕이가 헌 장난감 신세가 되어 내버려지게 되었다. 새 장난감이 생기자 헌 장난감을 모두 갖다버리는 음샘이라니, 호감도 급 떨어지는 순간이다.
그토록 되고 싶었던 상대가 나락으로 추락해 버렸다.
새앙쥐는 아직도 태엽쥐가 되고 싶을까?
보름달이 뜨는 밤, 보라색 조약돌을 구했는데, 새앙쥐의 소원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을까? 아님, 다른 소원을 빌 것인가?
심플한 이야기는 예상 가능한 범주에서 흘러간다.
어린이 친구들에게 새앙쥐가 어떤 결정을 내렸을 것 같냐고 물어보고 싶다.
아이들의 다양하고 예쁜 대답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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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8-11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 나오는 생쥐는 프레드릭이랑 똑 같네요.^^
도서관에서 봤는데 아직 안 빌려왔어요.

마노아 2010-08-12 00:05   좋아요 0 | URL
프레드릭의 매력에는 못 미치지만 생김새는 빼다 박았어요. ㅎㅎㅎ

마녀고양이 2010-08-12 15:09   좋아요 0 | URL
아! 오기 언니가 제 궁금증을 그냥 해소시켜주시네요.
그림을 보면서, 누구랑 닮았어 닮았어... 저 책은 못 읽은건데 하고
머리에 맴을 돌았답니다.

프레드릭이 너무 귀여워서 머리에 폭 박혀있거든요.

순오기 2010-08-13 00:08   좋아요 0 | URL
사랑스런 프레드릭~ 레오 리오니 작품 중에 최고에요.
다른 작품들은 그닥 내 맘에 안 들었지만, 프레드릭은 정말 사랑스런 생쥐에요.^^

마노아 2010-08-13 11:16   좋아요 0 | URL
프레드릭의 사랑스러움은 과연 지존이에요.
저도 레오 리오니 작품 중에선 프레드릭이 가장 좋아요.^^

전호인 2010-08-12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쥐새끼와 새앙쥐의 뉘앙스는 뭐랄까 징그러움과 귀여움의 차이라 해도 될까요.


마노아 2010-08-13 11:16   좋아요 0 | URL
적당한 비유입니다. 징그러움과 귀여움...ㅜ.ㅜ

비로그인 2010-08-13 16:16   좋아요 0 | URL
쥐새끼와 새끼쥐도 그래요. 귀여움과 징그러움의 차이요!

마노아 2010-08-13 21:48   좋아요 0 | URL
아, 맞아요. 저도 막 태어난 새끼 생쥐를 보고서 귀엽다고 여긴 적이 있어요.^^

같은하늘 2010-08-13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마지막 사진을 보니 어지러워요.ㅜㅜ
어여 제 서재에도 들려주세요~~~

마노아 2010-08-13 21:48   좋아요 0 | URL
사진이 흔들려서 그럴 거예요. 같은하늘님 서재로 날아가겠음다~

하늘바람 2010-08-14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공 넘 귀엽잖아요

마노아 2010-08-14 10:44   좋아요 0 | URL
프레드릭을 보고 나서 레오 리오니가 남자라는 걸 알고는 놀랐어요. 이렇게 귀여운 캐릭터를 만든 작가라는 것에요.^^
 
창덕궁 관람기
임금님의 집 창덕궁 빛나는 유네스코 우리 유산 1
최재숙 지음, 최재숙,달.리 그림 / 웅진주니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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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직후부터 갖고 싶었던 책인데 가격 떨어지기를 줄곧 기다리다가, 지난 주에 창덕궁에 갈 줄 알고 구입했던 책이다. 창덕궁엔 가지 못했지만 이 책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실물에 견주겠냐마는 아쉬움을 가시게 할 만큼 만족스런 책이었다.
법궁 경복궁의 동궐인 창덕궁. 넓은 후원 덕분에 규모로 따지면 경복궁보다 더 크다. 이 지도를 보니 경희궁이 여간 아쉬운 게 아니다. 쓸데 없는 예산을 낭비하지 않는다면 벌써 복원하고도 남았을 텐데...

사진과 그림을 결합해서 화면을 꾸민 게 인상적이다.
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
어릴 적에 버스를 타고 지나다닐 때 저 '敦'을 어떻게 읽는 줄 몰라서 한참 고민했다. 결국 엄마한테 물어봐서 답을 얻어냈다.
일제 시절 궁을 많이 훼손해 놓아서 정문 앞 바닥도 평평했었는데 지금은 복원을 해놓아서 임금이 다니는 길과 신하들이 다니는 길을 구분해 놓았다. 그 덕분에 땅을 더 파느라고 지대가 아주 낮아졌지만...

금천교의 모습. 복원하면서 물도 흐르게 만들었던 것 같은데 기억에 자신이 없다.
암튼 저 다리에 신령스러운 상상의 동물이 귀엽게(!)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산예, 나티, 해치, 그리고 거북.
거북은 해치와 같은 위치로 뒤쪽 방향에 있기 때문에 화면에선 보이지 않는다.

인정전 앞이다. 멀리 자그마하게 임금님도 보인다.
흑백의 실제 건물 사진에 색색이 구분된 그림 인물들이 정겹기만 하다.
그림을 그리신 분은 '초정리 편지'의 홍선주 작가님이시다.
요즘같이 더운 때에 행사라도 치를라면 차양도 쳐야 한다.
사진에선 보이지 않지만 천막용 고리가 바닥에도 있다.

임금님이 신하들과 나랏일을 의논하는 공간인 선정전.
공무 중인지라 임금님 표정이 근엄하다.
한 화면에 표현하고자 사관의 위치가 당겨진 것일까?
아님 사극에서 늘 임금님 반대편에 있던 사관이야말로 카메라의 위치상 거기에 배치된 것일까? 궁금해진다.
자료를 막 찾아보니 임금님 왼편에 나란히 앉아있는 위치도를 보았다. 모인 사람의 규모에 따라서 배치가 좀 바뀔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이건 자료를 좀 더 찾아봐야겠다.

임금님이 먹고 자며 생활하는 희정당.
아무래도 선정전에 비해서 표정이 밝다.
앉아있는 이들은 임금님의 아우들. 다들 나이가 지긋하다.
저리 독상을 차지하는 게 조선 스타일.

왕비님의 처소 대조전.
드라마 동이에서 희빈 장씨가 중전이 되기 전에 자신을 얼마 뒤 '교태전'의 주인이 된다고 해서 웃었다. 그래놓고 나중에 중전 자리에서 쫓겨나기 전에는 남인들이 '대조전'을 지킬 거라고 해서 또 웃었다. 가끔 드라마 속에서 그렇게 말이 왔다갔다 한다.
어릴 때 궁궐에 들어와 15년을 공부해야 궁녀가 될 수 있었는데 동이가 궁녀가 되는 과정은 파격도 그런 파격이 없었다. 쿠쿠...

내의원 풍경이다. 신성한 곳이건만 어째 분위기가 소꿉장난을 연상시킨다.
허준과 대장금 때문에 낯설지 않다.
이병훈 피디는 대장금 이후 그 작품을 뛰어넘는 작품이 나오질 않아서 아쉽다. (계속 동이 얘기군...;;;)

창덕궁 뒤편의 넓은 후원의 풍경이다. 연못에 발을 담근 듯한 모양새이 정자.
크진 않지만 배 한척 띄우며 운치를 즐길 수 있었던 연못.
그 안에 자그마한 섬까지.
시짓기 내기를 해서 귀양 보내겠다고 엄포를 놓았던 정조는 저 자그마한 섬에 신하를 귀양 보냈다가 풀어줬다. 귀여워라!

문무를 함께 닦는 것이 미덕이었던 시대.
임금님도 활쏘기와 말타기에 매진하셨다.
소설 '영원한 제국'에서 정조가 새벽에 활쏘기 하는 장면을 아주 긴장감있게, 그리고 멋지게 묘사했던 게 기억난다. 러블리 정조~!
늘 공무에 시달리고 움직임이 적었던 임금들은 사냥하는 게 큰 즐거움이었을 텐데, 고려의 공민왕은 사냥에 영 취미가 없었다. 말도 타지 못했던... 그의 섬세한 감성에 말타기나 사냥은 너무 거칠었을지도...

임금님이 농사짓는 논도 후원에 있었다.
이 논에서 거둔 벼는 왕실의 제사 때 쓰고, 신하들에게도 나누어 주었다.
청의정은 그 볏짚으로 지붕을 이은 정자다.
임금은 농사짓는 본을 보이고 왕비는 베를 짜는 본을 보이고...
문득, 모내기 철에 농사짓는 시늉을 하며 사진 찍던 국회의원들이 생각나버렸다. 사진 찍자마자 바로 논에서 나왔다고 사진 찍은 기자가 후일담을 얘기했었지...

몇몇 사진과 정보가 더 있지만 다 소개하면 아쉬우니 남겨두기로 한다.
대신 작년에 창덕궁 다녀오면서 남겼던 후기를 먼댓글로 연결시켰다.
추억이 새록새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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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8-10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괜찮은데요. 저도 보고 싶어요.
마노아님 언제 창덕궁 만남 주선해주세요.^^

마노아 2010-08-10 10:31   좋아요 0 | URL
자꾸 몰아가는 분위기, 안 돼요, 안 돼...ㅎㅎㅎ
오늘 제 친구도 오전에 아이들 데리고 창덕궁을 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비가 많이 와서 취소했어요.
비가 창덕궁 사랑을 참 여러모로 방해를 하네요.^^ㅎㅎ

순오기 2010-08-10 0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과 그림을 같이 넣어 인상적이네요.
창덕궁도 기필코 가봐야지요~~~ 마노아님 덕분에 잘 봤어요.^^

마노아 2010-08-10 10:32   좋아요 0 | URL
밋밋할 법한 그림에 생명력을 넣은 아이디어에요.
많은 분들이 오매불망 외사랑하느나 창덕궁이에요.^^

2010-08-10 0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0 1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0-08-10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이 책 정말 너무너무 예뻐요! 마치 입체북 같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우리나라의 궁궐은 80~90 퍼센트가 지금 파괴된 것이 그나마 남아있는 정도라던데(수치는 아른거립니다만), 남아있는 것이나마 잘 알고 살아야지, 생각중이었는데 마노아님이 이런 리뷰를 써주셨군요! 그나저나 현판을 읽지 못하는 문맹의 수치를 아주 제대로 느끼고 사는 요즘이어요ㅠㅠ(무식한 걸 자랑까지!)

마노아 2010-08-10 10:35   좋아요 0 | URL
입체북! 와, 적당한 표현이에요. 그런 느낌이 들어요.
경희궁은 거의 흔적을 찾기 어려울 수준이고, 경복궁도 거의 90%, 창덕궁은 70% 정도쯤이요?
그럼에도 창덕궁이 세계 유산이 된 게 놀랍고 대견해요. 정말 남아있는 것이라도 잘 보존해야 해요.
고궁에 가면 현판 이름이 어려워 난감할 데가 많아요. 옆에 푯말이라도 있으면 아주 고맙지요.^^ㅎㅎㅎ

자하(紫霞) 2010-08-10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창덕궁은 홈페이지 사진을 보니 딱 제 스타일이던데 못 가서 참 아쉬웠어요~
마노아님의 리뷰로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마노아 2010-08-10 10:36   좋아요 0 | URL
창덕궁을 처음 간 게 대학교 때였는데 무척 감탄했어요. 신기함 그 자체였죠.
그곳의 사계절을 다 누려보고 싶어요.^^

머큐리 2010-08-10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창덕궁 번개 함 하시죠... 될 수 있음 선선한 바람부는 가을 정도에...ㅎㅎ

마노아 2010-08-10 23:35   좋아요 0 | URL
낙엽 떨어지는 가을에 창덕궁이 빼어나게 아름답긴 합니다.^^ㅎㅎㅎ

순오기 2010-08-10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도 이달의 당선작 2관왕이어요~ 축하축하!! 3관왕은 배제했는지 안 보여요.

같은하늘 2010-08-10 20:37   좋아요 0 | URL
오기언니 제가 살펴보니 마노아님 3관왕 이던데요.^^
마이리뷰, 포토리뷰, 영화리뷰~~~
축하해요. 마노아님~~~

마노아 2010-08-10 23:36   좋아요 0 | URL
하핫, 메일이 3개 왔어요. 3관왕이 맞네요.
한달에 한 번은 기다리기 지루한데 다관왕일 경우 적립금이 빠방한 것은 기분 좋네요.^^
축하 고맙습니다아~

순오기 2010-08-11 00:58   좋아요 0 | URL
아~ 그럼 유일한 3관왕인가~ 대빵 축하해요!
적립금 두둑하니 또 질러야겠죠.ㅋㅋ

마노아 2010-08-11 13:58   좋아요 0 | URL
우와, 유일한가요? 새로 바뀐 페이지 어질어질해요.@.@;;;;
오늘 탐나는 중고책이 많아서 질러주려고 했는데 밥 먹고 오니 이미 팔렸어요. 늘 그렇죠.ㅎㅎㅎ

pjy 2010-08-10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보고 눈으로 보고, 다녀와서 다시 책보면 정말 좋을거예요^^

마노아 2010-08-10 23:55   좋아요 0 | URL
맞아요. 다녀와서 다시 보면 또 다른 감동이 몰려올 거예요.^^

마녀고양이 2010-08-10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그날 홀낏본 창덕궁 너무 이뻤어요... 한번 가보고 싶더군요.

마노아 2010-08-10 23:55   좋아요 0 | URL
봄 가을만 가봤는데 겨울도 멋질 것 같아요. 여름의 신록도 탐이 나지만 너무 더워서 엄두가 안 나요.^^;;

무스탕 2010-08-10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저 책 얼마전에 샀어요. 전 웅진출판사에서 나오는 책을 싸게 살수 있는 포인트가 더글더글하거든요.
(근데 문제는 책이 그렇게 많은건 아니라는거..;;)
저 책은 애들보다 순전히 엄마가 보고싶어서 산 책 ^^

알라딘 가을 소풍은 창덕궁인가? 인솔교사는 마노아님? +_+

마노아 2010-08-10 23:55   좋아요 0 | URL
웅진에서 좋은 책이 많이 나오는데 주로 전집이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건 마치 창덕궁이 제 집 안방 같은 분위기군요. ㅎㅎㅎ

같은하늘 2010-08-10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그날 말씀하신 그 책이군요. 저는 경복궁 관련 책만 있는데 이거 그림도 독특하고 좋은걸요~~
자~~~ 우리 창덕궁에서 번개를~~~ㅎㅎㅎ

마노아 2010-08-10 23:56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 창덕궁이 인기 검색어가 되겠습니다. 으하하핫^^ㅎㅎㅎ

순오기 2010-08-11 00:59   좋아요 0 | URL
창덕궁 번개는 9월 12일 일요일 오후에 하면 어때요?
파주는 월욜에 가면 되니까~ ㅋㅋ

마노아 2010-08-11 13:59   좋아요 0 | URL
일요일이면 저는 오후만 가능하네요.
암튼 가을날의 창덕궁은 추천하는 코스죠.^^
창덕궁 러브 모드는 순오기님이 쵝오!

bookJourney 2010-09-23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리뷰 보고 이 책 샀는데, 너무 좋아요~~.
'경복궁에서의 왕의 하루'와는 또다른 매력~. 둘을 짝으로 읽으면 참 좋겠다~ 생각하고 있어요. ^^

추석 연휴 잘 보내고 계시지요?
늦었지만 ... 인사 남겨요. 올 가을, 모든 일에서 풍성한 수확하시길 빌어요, 마노아님!

마노아 2010-09-23 19:41   좋아요 0 | URL
헤헷, 책이 참 좋지요? 이거 보고서 고궁 나들이 하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요새 경복궁은 경회루 입장을 온라인으로 접수 받는다고 하던데 아이들과 함 다녀오셔요. 무척 좋아할 것 같아요.^^
책세상님의 풍성한 인사에 마음이 더 넉넉해져요. 고맙습니다. 책세상님의 추석도, 올 가을도 모두모두 풍성한 열매 맺기를 바랄게요.^^
 
긴 머리 공주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25
안너마리 반 해링언 글 그림,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2001년 4월
절판


작은 표지 그림만 보았을 때는 저 긴 머리 속의 공주의 표정이 몹시 우울할 거라고 상상했다.
뜻밖에도 실물을 직접 보니 공주는 웃고 있었다. 웃게 되는 이유는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알게 된다.

표지를 열면 노랑 바탕에 검은 머리카락이 붓글씨처럼 늘어져 있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이 전설의 고향 트라우마가 없다면 좋겠다. 혹은 '링' 트라우마라든가.

어느 작고 가난한 나라에 공주가 태어났다. '작고' '가난한' 나라라는 게 중요하다. 긴 머리 공주의 숙명같은 울타리니까.
공주는 쑥쑥 자라났고, 머리는 더 쑤-욱쑥 자라났다.
공주님 머리가 공주님보다 더 무거워지면 어쩌나 하인들은 걱정을 했는데, 걱정은 바로 적중!
그래도 이 작은 나라는 비교적 다양한 인종이 같이 사나보다. 하인들의 얼굴 색을 보면서 어쩐지 반가웠다.

공주의 머리 감기는 일주일의 큰 행사.
일주일에 한 번, 수영장을 통째로 빌려(!) 아홉 명의 하녀가 공주의 머리를 감겼다.
아 저 세제하며 물하며, 환경 오염은 어쩌누!
공주는 머리를 자르고 싶었지만 왕은 안 된다고 했다.
이 머리가 나라의 보물이라며, 길수록 좋다고 강조하는 임금.
공주는 하루 종일 긴 머리 한가운데 앉아 있었다.
세상에, 벽은 없지만 완전 감옥이다!

이동하기 위해서 고안해 낸 생각 하나!
머리를 가방에 넣고 들고 다니기!
머리가 자람에 따라 가방은 자꾸자꾸 무거워졌고, 가방을 들어주는 하인을 새로 뽑게 되었다. 서커스단에서 온 튼튼한 남자.
그에게서 듣는 바깥 세상의 이야기에 공주가 귀를 기울이는 건 당연하다.
당연히 자유를 꿈꿨을 것이다.
나이가 차서 결혼을 해야 했지만 아무도 공주와 결혼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가방 두 개와 서커스 남자가 딸린 공주라니...
(게다가 공주는 가난한 나라의 공주라는!)

왕은 공주의 가방에 보물이 들어 있다고 소문을 냈다.
세계 온 나라에서 금, 은, 보석으로 된 빗을 들고 몰려든 왕자들.
왕 입장에선 저 머리카락이 보물이라고 했으니 아주 거짓말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렇게들 상상력이 없어서야.... 하나같이 빗 선물이다.
그리고 그 보석 빗이 긴 머리 공주의 가난한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어 주었다.
임금님은 장사를 해도 되었을 법했다.

자, 그렇다면 공주의 소임은 다 했던 것일까? 이제 공주는 자신의 길을 가도 되는 것일까?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보시기를. 공주의 결심은 만점은 아니어도 90점 이상은 된다. 내 마음에...

개인적으로 치렁치렁 긴 머리를 싫어한다. 긴 머리는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살면서 엉덩이까지 내려오는 아주 긴 머리를 가끔씩 보긴 하지만, 그 머리가 예뻐보였던 적은 정말 드물었다. 진짜 비단같은 머릿결에 적당한 숱과 깔끔한 관리로 탐나도록 예쁜 머리카락을 못본 건 아니지만 아주 드문 경우였고, 대개는 무척 지저분해 보였다. 그렇게 긴 머리는 감기도 힘들고 말리기도 힘들고, 같이 생활하는 주변인들에게 민폐가 되기도 한다. 그걸 지적하긴 힘들지만...
그런데 꽤 많은 사람들이 긴 머리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다. 동양 남자든 서양 남자든 긴 머리 여자를 좋아한다는 사례를 며칠 전에 확인하기는 했다. 모두 다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여하튼... 긴 머리이든, 짧은 머리이든 본인의 개성과 자유 의지가 가장 중요한 법. 긴 머리 공주의 선택도, 또 다른 많은 이들의 선택도 존중해 마땅하다. 개인의 호불호와는 상관 없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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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8-10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저런 머리로 살아야 한다면 과연 웃을 수 있을런지...
공주가 어떤 선택을 했을지 상상하는 중...^^

마노아 2010-08-10 01:07   좋아요 0 | URL
사람이라면 으레 나올 법한 상식적인 선택을 했어요.^^ㅎㅎㅎ
저 머리는 꿈에 나올까 두려워요..ㅜ.ㅜ

2010-08-10 0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0 0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0-08-10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저 머릴하고 정말 살 수 있을까요? 에고..지금 머리만으로도 버거운 아줌마의 한숨소리에요.

마노아 2010-08-10 10:37   좋아요 0 | URL
제 머리가 많이 짧아졌음에도 지난 번 퍼머했을 때보다 길어서 지금 불만이에요.
점점 짧아지길 원하고 있어요.(>_<)

머큐리 2010-08-10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전 개인적으로 머리가 긴 여성들이 매력적이던데요...ㅎㅎ

마노아 2010-08-10 11:53   좋아요 0 | URL
머리 짧은 여자가 더 좋다는 남자를 아직까지 본 적이 없어요. ^^ㅎㅎㅎ

pjy 2010-08-10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수컷들이 멋내면서 장발해야되는거 아닌가요~ 진짜 머리기르기 구찮아요--;
세월이 지나면 남자들이 다시 상투트는 선비스탈이이 대유행했으면 재밌을거 같아요ㅋㅋ
우리가 똥머리해봐서 그 엄청난 무게와 크기를 잘 알잖아요~~
상투를 틀려면 소갈머리를 밀어줘야 이쁘게 된데요~
사무라이는 보이는 대머리인데 선비는 숨어있는 대머리를 만드는거죠!

마노아 2010-08-10 23:57   좋아요 0 | URL
오오, 소갈머리! 그 근엄한 상투 속에 빈 머리라니, 상상만으로도 아찔해요.
사무라이는 외관이 곤란하지만 위생상 좀 더 나아보이는군요. 으하하핫^^ㅎㅎㅎ

pjy 2010-08-11 12:29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말씀을 듣고보니 선비의 상투는 위생을 고려하지 않는 멋내기 허례허식의 최고봉인듯 생각되는데요ㅋ

마노아 2010-08-11 14:08   좋아요 0 | URL
그 왜 시조 중에 머리에 쓰는 망건으로 술을 걸러내는 장면이 있잖아요.
고딩 때 국어샘이 그 장면 설명하면서 드럽다고 막 뭐라 하셨어요.
드러운 건 사실이지만 시를 감상하면서 그런 자세는 나빠요. ㅜ.ㅜ
평생 따라다니잖아요.ㅎㅎㅎ

마녀고양이 2010-08-10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날 마노아님의 바람머리 너무 이뻤어여.
제 머리 홀랑 잘라서 저렇게 할까 잠시 고민했었답니다~

마노아 2010-08-10 23:57   좋아요 0 | URL
저는 긴 머리는 올림 머리를 사랑해요. 마녀고양이님의 머리스타일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
우리는 서로의 머리에 반했군요. ^^ㅎㅎㅎ

카스피 2010-08-11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알던 분의 머리가 거의 허리 아래까지 있으셨는데 한번 머리를 감으면 거의 샴프 반통이 빈다고 하시더군요.근데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으셨는지 머리를 완전 숏카트로 치고 오셔서 주변이 난리가 났어지요^^

마노아 2010-08-11 21:40   좋아요 0 | URL
심경의 변화가 있었던 걸까요, 단순 변덕일까요. 그 정도면 난리가 날 만하지요.^^
 
도서관에 간 암탉 - 여우오줌 그림책 1
티파니 비키 그림, 데보라 브루스 글, 이선민 옮김 / 여우오줌 / 2002년 7월
품절


우리한텐 익숙한 말 울음소리, 닭 울음소리, 개구리 소리 등등이
외국에선 어떤 발음으로 읽혀질까?
네이~무~바~오잉크~북~레딧~
바로 이 발음을 가지고 동화책을 구성했다.

농장에 놀러온 아이들과 신나게 놀던 농장 친구들.
그렇지만 아이들이 모두 돌아가고 나니 심심해져 버린 농장 식구들.
결국 아이들처럼 도서관으로 향하는 이들.

기세 좋게 당당히 들어섰지만 사서 선생님과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
말의 목소리는 그저 네이~하고 들릴 뿐이고,
소의 소리는 무~하고 들릴 뿐이다.
모두들 의사소통에 문제를 일으켰는데 암탉만이 당당히 책을 얻을 수 있었다.
까닭은 울음 소리가 '북~(book)'이기 때문.

모두들 덕분에 책을 읽으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지만 개구리만이 심퉁맞은 표정이다.
까닭은, 이미 읽었기 때문이라나?
개구리의 울음소리 '레딧(read it)'에서 착안한 발상.

우리 귀에는 개구리 울음소리가 '개굴개굴'이고 소의 울음소리가 '음메'이지만, 그 발음으로 얘기했을 때 외국인들도 우리처럼 가축의 울음소리로 알아들을지 궁금하다.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물어보고 싶다. 그네들의 발음으로도 시험해 본다면 재밌을 것 같다.

책 먹는 여우며, 도서관에 간 사자도 재밌었는데 도서관에 간 암탉도 못지 않다. 사람이건 동물이건 도서관은 인기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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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8-02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말이죠... 외국인과 말이 제대로 안 통하니
서로 내면의 생각을 전달할 수 없다는게 답답하고 한심해여.
특히, 원어로 어떤 글귀를 접하고 해석 글을 보면...... 아.... 세상 글을 다 알았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이 생기고는 하지요. 그런데, 전 언어에 도통 소질이 없답니다. ㅠㅠ

마노아 2010-08-02 13:45   좋아요 0 | URL
정말이지 언어에 재주가 있는 사람이 너무너무 부러워요.
세상의 언어도 그렇거니와, 동물들의 언어까지... 알아듣고 싶은 말들이 참 많아요.
무언의 대화까지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