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할머니 평화그림책 1
권윤덕 글.그림 / 사계절 / 201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나라는 현대사로 꼽을 수 있는 시간들을 아프게 출발했다. 짓밟혔던 나라를 어렵게 일으켰고, 전쟁과 침략의 폐허 위에서 숨가쁘게 달려왔다. 먹고 사는 일이 가장 중했던 시절이었고, 어디가 어떻게 고장나고 아팠는지 돌아볼 겨를도 없던 세월이었다. 그 속에서 차마 입에 올리기도 미안한, 가장 아팠던 사람을 꼽으라면 단연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었다. 이 책의 주인공 할머니 같은 분말이다. 

 

할머니의 골깊은 주름 사이사이에 살아온 시간들, 겪어온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엄마에 대한 기억, 언니 동생과의 기억, 전쟁의 참혹한 상처와 꽃누르미 작업을 하는 모습까지. 꽃누르미는 눌러서 말린 꽃과 잎으로 그림을 구성하는 일을 말한다. 흔히 압화라고 부르는... 

할머니가 일을 당했을 때의 나이는 고작 열 세살 무렵이었다. 일본이 나라를 지배하고 있었고, 나라 밖에서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젊은 사람들이 전쟁터로 끌려갔고, 온갖 물자를 빼앗기고 힘들게 살아가던 시절이었다. 꽃할머니는 언니와 함께 나물을 캐다가 군인들에게 잡혀갔다.  

 

왜 잡혀가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아무 것도 모른 채, 그렇게 끌려온 또 다른 소녀들과 함께 배에 태워져 먼 나라로 보내졌다. 군인들은 덜 선명한 실루엣으로 표현되었지만 어른거리는 커다란 그림자가 오히려 더 무섭게 보인다. 배 안에 갇힌 소녀들, 넘실거리는 파도는 소녀들이 처한 도망칠 수 없는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막사의 작은 방에서 끊임없이 들어오는 군인들을 상대해야 했던 소녀들. 군인들의 얼굴은 보이지 않고 그들의 군복과 무기만 보이는 것이 공포감을 더 가중시킨다. 흩날리는 꽃잎들은 마치 바스러지고 짓밟히는 소녀들의 처참한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으로 보인다. 이런 기막힌 일들을 왜 겪어야 했을까. 그들이 대체 왜? 

 

'일본군 위안부'는 1930년대 중일전쟁 시기부터 1945년 태평양전쟁이 끝날 때까지 사이에 일본 군대에 끌려가 반복하여 강제로 성폭행을 당한 여성들을 말한다. 한국, 중국 등 한자문화권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UN 등 국제기구를 포함한 영어권에서는 일본군 '성노예'라 공식 표기한다. 어떻게 부르든 그들이 당한 일은 모두 똑같았다.  

 

위안소의 시간표과 할당표가 보이는가? 하급 병사와 장교의 이용 시간과 요금이 구분되어 있고, 요일별로 어떤 부대가 이용할지도 정해져 있다. 진료소조차도 저 소녀들의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라 장병들의 안전과 효율을 위해서 운영되었다. 인간이되 인간으로 취급받지 못하고 기계적 소모품으로 전락해버린 가엽고 가여운 여자들. 꽃할머니도 그 중의 한 사람이었다.  

많은 여인들이 희생되었다. 폭력에 쓰러지고, 치욕에 만신창이가 되고, 스스로 목숨을 버리기도 했다. 얼마나 무서웠을까. 보고 싶은 가족들, 가고 싶은 고향산천,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지옥의 고통 속에서 온전한 정신으로 목숨을 부지하는 일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할머니의 꿈결 속에서 스쳐가는 모습들은 모두 닿고 싶고 만나고 싶은 따뜻했던 기억들이다.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서러운 추억들이다.  

 

가로 그림을 세로로 돌려봤다. 지도의 위치로는 세로로 보는 게 더 감이 빨리 온다. 이 지도는 '위안부' 피해자와 당시 일본군 병사들, 그리고 목격자들의 증언과 일본군 및 일본 정부와 관련된 각종 공문서의 기록을 토대로 만든 것이다. 1932년에서 1945년 사이에 일본군이 주둔했던 거의 모든 지역에 위안소가 있었다. '위안부' 피해를 입은 여성의 수는 통계에 따라 최소 4만에서 최대 30만으로 추정되는데, 80~90%가 식민지 조성의 여성들이었으며 대만, 중국, 동티모르, 필리핀 여성들과 소수의 네덜란드 여성들, 일본 여성들도 있었다. 그중에는 돈을 벌려고 온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식민지와 점령지의 여성들로 강제로 끌려온 사람들이었다.  

그 후 전쟁은 끝났지만 많은 여성들이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들은 또 다시 버림받았고, 기억을 봉인한 채 살아도 산 게 아닌 목숨으로 연명했다. 꽃할머니는 극적으로 가족을 만났다. 20년 동안을 헤매었지만 어디서 어떻게 살았는지 기억하지 못하던 꽃할머니. 누군가의 도움으로 한국의 어느 절에 맡겨졌던 꽃할머니를 불공 드리러 갔다가 마주친 여동생이 알아보았다.  

 

동생이 병을 얻어 죽고 나서야 꽃할머니는 정신이 돌아왔다. 그토록 돌아가고 싶었던 고국 산천에 고향 땅이었지만 부모님도 이미 돌아가셨고 반겨줄 사람도 남아 있지 않았다. 갈래 머리 쫑쫑 땋고 학교도 가고 시집 가서 예쁜 아이도 낳고, 그렇게 자연스레 인생의 황혼기를 맞았어야 했던 할머니의 삶은 돌이킬수도 없었고 보상받을 수도 없었다. 누구에게 설명할 수도 없었고, 이해받기도 어려웠다. 할머니의 잘못이 아닌데, 피해 여성 중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그렇게 그들은 죄인 아닌 죄인이 되어 세상의 감옥에 갇혔다. 

그리고 50년이나 지났다. 침략자들은 뻔뻔했고 죄를 뉘우치지 않았다. 어느 용기있는 할머니가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였다는 것을 밝혔고, 그렇게 오랜 속울음을 울어내던 할머니들이 자신도 여기 있노라며 진실을 고백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찾아왔고, 그 아픔을 나누고자 하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다.  

꽃할머니도 용기를 내었다. 다시는 세상에 그런 일 없게 하려고, 다시는 자신같은 아픔 겪는 사람 없게 하려고... 

그 마음을 일으켜 할머니는 세상 밖으로 나와 친구가 되었다.  

동생이 남긴 손자와 함께 살면서 몸이 아픈 이웃도 돌보고 일주일에 하루는 원예 치료사와 꽃누르미를 하신 할머니.  

꽃 사이에 둘러싸인 할머니의 표정이 아름답다. 꽃과 같은 세상을 염원하는 갈망도 절실히 읽혀진다.  

할머니는 전시회도 몇 차례 여셨다. 

 

2007년도 작품인 이 꽃잎은 마치 폭죽을 수놓은 것처럼 아름답게 피어 있다. 똑같은 불꽃임에도 폭격의 불꽃과 불꽃놀이의 불꽃은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있다. 반드시 세상에서 사라져야만 하는 그 이름 전쟁, 그러나 할머니가 겪은 전쟁이 끝난 이후로도 전쟁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그 전쟁 중에는 우리가 이름 올려놓고 발 턱 걸쳐놓은 부끄러운 역사도 분명히 포함되어 있다.  

모두가 동시에 간절히 바라고 바라도 멀기만 한 평화인데, 끊임없이 전쟁을 외치는 사람들이 버젓이 힘을 갖고 있어서 더 답답했던 근간이었다. 차가운 이성을 발휘해야 하는 언론이 나서서 오히려 국민을 부추기는 모습들에 뉴스를 보기 힘든 요즘이었다. 며칠 전(12월 6일) 별세하신 꽃할머니는 하늘에서 이 모습들을 보며 또 얼마나 가슴을 뜯으실까. 

그래도 다행히, 꾸준히 평화를 위해서 애쓰고 노력하는 분들도 계시다. 이 책은 한,중,일 공동기획 평화그림책 시리즈 중 하나다.  

 

평화를 촉구하며, 평화를 열망하며 서로 다른 언어지만 같은 마음으로 외치는 그림의 언어가 연이어서 쏟아질 예정이다. 우리가 이미 만난 책은 이 책 '꽃할머니'와 이억배 작가님의 '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이 있고, 그후로 올해와 내년에 걸쳐 10권의 책이 더 나올 예정이다.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얼마 전에 '끝나지 않은 겨울'이라는 그림책에서도 위안부 문제와 만났지만 메시지의 전달이 약했다고 느꼈다. 이 작품과 '위안부 리포트'를 함께 읽어주었으면 좋겠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읽고, 누구라도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같이 읽었으면 좋겠다. 함께 귀를 기울여주고, 우리가 같이 해낼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같이 고민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책 말미의 글을 옮겨본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께 

전쟁은 한 집단이 다른 집단을 폭력으로 굴복시켜 이익을 얻으려 하는 짓입니다. 그러므로 전쟁은 늘 폭력을 피하거나 저항할 힘이 없는 약자들에게 큰 고통을 주지요. 대개 가난한 사람과 여성과 어린이가 여기에 속합니다. 그중에서도 여성은 더욱 큰 고통을 받게 됩니다. 보통의 폭력에 더하여 성폭력의 피해까지 당할 위험에 처하니까요. 전쟁이 일으키는 성폭력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병사들의 욕망을 충족시켜 불만을 없애려는 목적의 성폭력도 있고, 상대 집단에게 수치심을 안겨 주어 사기를 떨어뜨리려는 목적의 성폭력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여성의 기능을 망가뜨려 아이를 낳지 못하게 함으로써 인종을 말살시키려는 목적으로도 성폭력을 자행합니다. 근대 이전의 숱한 전쟁들에서 그랬고, 이후에도 태평양 전쟁, 베트남 전쟁, 보스니아 내전, 콩고 내전, 르완다 내전, 이라크 전쟁 등 수많은 전쟁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전쟁과 관련한 성폭력은 국가의 승인이나 묵인, 방조 아래 이루어집니다. 더 큰 폭력으로 상대방을 이기는 것이 최고의 목적인 전쟁에서, 그리고 그 전쟁을 수행하는 군대에게 여성을 비롯한 약자들의 인권은 그저 수단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꽃할머니는 약자 중에서도 약자였습니다. 전쟁을 일으킨 나라의 식민지에 사는 가난하고 어린 여성이었습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끌려가, 차마 입에 담을 수조차 없고 평생 씻을 수 없는 고통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고통은 또 다른 전쟁 지역의 제2, 제3의 '꽃할머니'들에게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는 전쟁에 반대해야 합니다. 인권을 존중해야 합니다. 전쟁을 일으키고 인권을 짓밟은 자들과 그 일을 승인하거나 묵인, 방조한 국가들로 하여금 사죄하게 해야 합니다. 그것이 양심을 가진 사람들의 도리입니다.


댓글(6) 먼댓글(2)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2013년 9월에 본 영화들
    from 그대가, 그대를 2013-10-28 00:09 
    접힌 부분 펼치기 ▼ 62. 그리고 싶은 것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우리 동네 지역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았다. 이번에도 어김 없이 관람객은 달랑 나 하나. 민망하기 그지 없다. 이러다 문 닫을까 봐 걱정했는데 최근 리노베이션 결정이 나서 현재 휴관중이다. 5개월 뒤 새단장 하고서 다시 열 날을 기다리고 있다. 권윤덕 선생님의 '꽃할머니'라는 책이 있다. 위안부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한,중,일 세 나라가 함께 기획하고 출간한 '평화그림책'
  2. 2013년 9월에 본 영화들
    from 그대가, 그대를 2013-10-28 23:09 
    접힌 부분 펼치기 ▼ 62. 그리고 싶은 것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우리 동네 지역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았다. 이번에도 어김 없이 관람객은 달랑 나 하나. 민망하기 그지 없다. 이러다 문 닫을까 봐 걱정했는데 최근 리노베이션 결정이 나서 현재 휴관중이다. 5개월 뒤 새단장 하고서 다시 열 날을 기다리고 있다. 권윤덕 선생님의 '꽃할머니'라는 책이 있다. 위안부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한,중,일 세 나라가 함께 기획하고 출간한 '평화그림책' 시리즈 중의 하
 
 
양철나무꾼 2010-12-09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순오기님 서재에서도 봤었는데 말이죠.
그림 다 좋은데,특히 꽃잎 그림 아슴아슴한걸요~

마노아 2010-12-09 15:50   좋아요 0 | URL
이 책은 언니가 샀는데 평소 감상을 잘 말하지 않던 언니도 먹먹하다...라고 하더라고요.
아슴아슴하다... 덕분에 좋은 표현을 알았어요.^^

차좋아 2010-12-09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봤어요 마노아님. 일상이라는 거대한 짐에 눌려 자꾸 잊게 되는 이런 우리 역사들... 제 가슴도 아슴하네요.


마노아 2010-12-09 19:53   좋아요 0 | URL
지금 '운명이다' 읽고 있는데, 이 책도 아슴하게 만들어요. 아슴아슴한 저녁이에요.^^;;;

글샘 2011-01-13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당선 축하드립니다.
덕택에 좋은 글도 읽고 갑니다. ^^

새해엔 뜻하시는 일 활짝 피시길 바랍니다.

마노아 2011-01-13 19:37   좋아요 0 | URL
헤헷, 축하 감사합니다.^^;;; 책이 훌륭한 덕분에 제가 당선의 기쁨을 얻었네요.
새해 덕담도 감사해요. 글샘 님의 2011년도 만족과 보람으로 충만하기를 바랄게요.^^
 
불을 꺼 봐요! - 그림자놀이 그림책, 팝업북 아티비티 (Art + Activity)
리처드 파울러 지음, 서남희 옮김 / 보림큐비 / 2007년 10월
절판


28개월 된 아기에게 선물하려고 구입했다.
그림자 놀이 그림책인데 딸깍!하고 스위치를 누르면 불이 들어오고
팝업으로 된 책의 뒷면에 그림자가 어른거리게 되어 있다.
이 화면의 주인공은 고양이다.
야옹야옹~과 고양이가 쫒고 있는 생쥐의 찍찍 효과음은 필수다.

등대가 불을 비춰주고 그 덕분에 유유히 지나가는 배의 모습이다.
좀 전까지 괜찮았는데 '등대'가 등장하는 순간 이제 세 살짜리 아가에게 이 책이 괜찮은가 자신이 없어졌다.
등대는 몰라도 불빛 깜박이는 것은 재밌어 하지 않을까? ㅜ.ㅜ

깜깜한 숲 속의 올빼미가 푸드득!
올빼미도 움직일 수 있게 만들었다면 좋았겠지만 애석하게도 고정이다.
대신 불빛의 위치를 옮기면 올빼미가 날아가는 것 같은 효과는 줄 수 있다.

다음에 자동차가 지나는 그림이 하나 더 있는데 실수로 놓쳤다.
불 꺼놓고 사진을 찍었더니 플래시 때문에 환한 것과 하나 차이가 없게 나와서 여러 장을 다시 찍었다. 게 중에서 건진 사진들이다. ...;;;;

빗자루 타고 날아가는 마녀의 모습이다.
마녀를 지지하는 종이와 마녀가 모두 떨어진 채 도착해서 울컥!했지만,
잠시 진정시키고 매직 테이프로 붙여놨다.
랩핑 안 뜯어봤으면 모를 뻔했다. 휴우...;;;;

표지다. 보라색으로 된 단추 같은 것이 바로 불 들어오는 스위치.
건전지는 뭘로 작동하는지 모르겠다.
생김새로 보아서는 동그랗게 생긴 수은전지가 아닐까 싶다.
혹시 불이 안 들어오면 아가네 집에서 알아서 갈아 끼우겠지. ㅎㅎㅎ

책 뒤표지에 심하게 기스가 나 있다는 걸, 방금 발견했다. 아뿔싸!
미리 알았더라면 교환을 했을 텐데 이를 어쩌나. 당장 날 밝으면 들고 나갈 물건인 것을...

아이디어가 재밌는 책이다.
부지런하다면 직접 만들어서 할 수도 있는 아이템이지만, 그 정도의 부지런함을 쉬이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선물받는 아가가 좋아해 주었으면 좋겠다.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양철나무꾼 2010-12-06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그림책도 있네요, 기발한 걸요~
이런 그림책을 보면 우리 아들을 너무 일찍 나았지 싶어요,ㅋ~.

서재 스킨이 바뀌셨네요.
따뜻해 보여요~^^

마노아 2010-12-06 02:12   좋아요 0 | URL
따뜻한 느낌을 주고 싶어서 스킨을 바꿨어요. 제대로 봐주셨네요.^^
재미난 그림책이 참 많아요. 어떨 때는 시샘이 나기까지 해요.^^

순오기 2010-12-06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을 위해 축가를 듬뿍 올렸어요~~~~~ ^^

마노아 2010-12-06 02:29   좋아요 0 | URL
헤헷, 방금 순오기님 서재에서 노래 잔뜩 들었어요.
너무 좋아서 리플래이 중이에요. 고맙습니다아~ ^^

세실 2010-12-06 0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층 업그레이드된 팝업북이네요. 책에 불도 들어오는군요.

님 생일 하늘만큼 땅만큼 축하드립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하루 되시길^*^

마노아 2010-12-06 23:58   좋아요 0 | URL
딸깍딸깍 소리나는 게 재밌어요.
손으로 강아지 모양 만들고 독수리 모양 만들며 그림자 놀이 했었는데
이제 이런 책으로 나오네요. 업그레이드 된 세상이에요.
축하 감사해요. 덕분에 좋은 하루 보냈어요.^^

2010-12-06 15: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07 0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행복희망꿈 2010-12-06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참 이쁘네요.
이런채 만드시는분 정말 대단하세요.^^

마노아님~ 생일 축하드려요.

마노아 2010-12-07 00:01   좋아요 0 | URL
아이디어가 재밌어요. 책들도 점차 진화하나 봅니다.
행복희망꿈님, 축하 감사해요. ^^

노이에자이트 2010-12-06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이셨군요.축하! 축하!

마노아 2010-12-07 00:01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아~ ^^

2010-12-07 16: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08 0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0-12-08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제가 가지고 싶네요. 큭큭.
불빛어린 부엉이가 너무 이쁘당~~~

마노아 2010-12-08 13:14   좋아요 0 | URL
그림책은 진정 로망이에요. 갖고 있으면 막 마음이 뿌듯해져요. ^^ㅎㅎㅎ
 
그림책 365 - 주제별로 매일 한 권씩 2000년대 좋은 그림책 그림책 365 1
학교도서관저널 <그림책 365> 선정위원회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10년 10월
장바구니담기


매달 하나의 주제를 정해 하루에 한 권씩 읽을 수 있게 365권의 책을 소개해 놓았다.
여기에 선정된 책들은 모두 2000년 이후에 나온 책들이다.
더 앞서 나온 책들은 좀 더 많은 매체에서 이미 소개되었을 터이므로, 보다 최근 작품을 소개하는 것으로 범위를 잡았다.
각각의 달에 주어진 주제는 우리의 정서와 부합되는 소재들을 포함하고 있다.

1월 그림책 온고지신
2월 그림책 나
3월 그림책 사회
4월 그림책 동식물, 생명
5월 그림책 가족
6월 그림책 평화
7월 그림책 상상, 모험, 판타지
8월 그림책 과학
9월 그림책 인문, 교양
10월 그림책 문화, 예술
11월 그림책 자연, 생태, 환경
12월 그림책 인생

새 마음으로 시작해서 인생으로 마무리 되는 구조가 마음에 든다.
개인적으로는 6.7.9.10.12월의 주제에 호감이 간다.
내게 가장 쥐약인 주제는 4월과 8월. 읽어본 책들을 세어보니 역시나 그 달들의 책이 가장 적다. 관심사를 정확하게 들켰다.

책만 소개한 것이 아니라 그림책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몇 개의 주제로 나누어서 담았다.
팔랑팔랑 빨리 책을 넘겨보고 싶은 욕심이 컸는데도 불구하고 중간중간의 이 소개글들이 무척 재미나서 뛰어넘을 수가 없었다.
70년대 이후에 태어난 작가들은 대체로 영상 세대를 경험한 이들이어서 정서와 감각이 그 이전 세대와 조금은 남다르다는 것. 또한 해외에서 공부를 하거나 해외에서 소개되는 아티스트들이 점점 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하게 되었다. 그 중 우리나라 그림책을 가장 많이 소개한 나라가 프랑스라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생각해 보니 만화 쪽도 프랑스에서 출간된 경우가 많았는데 프랑스가 유독 우리나라 작품에 관심이 많은 것인지, 그림 쪽으로 관심이 많은 건지 모르겠다.

각각의 책들을 소개한 여러 집필진들이다.
대체로 사서 선생님이 많았고, 그밖에 전공 과목의 선생님들, 또 도서 관련 일을 하시는 전문가들이시다.
아무래도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소개글도 유독 마음에 닿는 글이 있고 조금 덜한 것도 있지만 좋은 책들을 소개해 주셨으니 모두들 고마우신 분들!

많이 소개할 때는 한 바닥에 여섯 권의 책이 들어간다.
할애된 지면의 적으니 표지 정도 밖에 그림을 소개할 수 없다.

반면 한 바닥에 한 권의 책을 소개할 때는 그림을 조금 더 엿볼 수 있다.
김동성 작가가 그림을 그린 '들꽃아이'는 안 그래도 멋진 그림을 화면 한 가득 마주칠 수가 있어서 더 반가웠더랬다.

유독 훌륭한 작품만 넓은 지면을 쓴 것은 아닐 테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는 이야기가 될 테니, 편애주의 독자는 기뻤더랬다.
사실, 이 책 '새 보는 할배'도 참 인상 깊게 보았던 책!

새 달을 시작할 때는 그 달의 숫자를 해당되는 책의 그림과 함께 소개하는데 절묘한 조화를 보이곤 한다.
아무래도 봄의 기운이 파릇파릇 솟는 3월의 색은 푸르른 새싹 색이 어울린다.
친구/정체성/관계/학교/일,이웃
으로 분화된 소 주제들이 날짜 별로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마루 가득 깔아놓은 책 위에서 편안하게 책을 보는 아이의 사진이다.
처음엔 엎어져서, 나중에 바로 누워서, 그러다가 잠이 드는 아이의 모습이 몇 달에 한 번씩 등장한다.
저리 책을 펼쳐 놓으면 엄마의 잔소리가 들릴 것 같지만, 자유롭게 책을 즐기는 아이의 모습은 얼마나 평화로운가.
저럴 때는 나란히 누워서 독서삼매경에 빠지는 게 가장 좋다.
저 중에 읽어본 책 몇 개 보이나 세어보는 재미도 빠질 수 없다.

한 컷의 그림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을 갖게 한다.
처음엔 읽고 싶은 책을 북다트로 표시하면서 책장을 넘겼는데, 반년도 넘기기 전에 북다트 한 통을 다 쓰고 말았다.
365권의 책들은 리스트로 만들어 두었고, 그 안에서 눈여겨 본 책들을 다시 골라서 읽을 계획이다.

책의 판형에 대한 설명인데 내가 좋아하는 책이 두 권이나 한 화면에 잡혔다.
제목처럼 아주 커다란 판형을 가진 '커다란 나무'와, '인연'에 대한 설명을 긴 빨간 줄에 담은 '나는 기다립니다'는 가로로 긴 책이다.
책을 열어본다면 왜 이런 판형을 갖게 되었는지 절로 이해하게 될 것이다.
두 책은 어린이들에게도 좋겠지만 어른들에게 더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솔직히 나는, 울먹였다.

이 책의 옥의 티가 있다면 제목과 저자 이름을 종종 누락 시킨다는 것이다.
'산타클로스가 정말 있나요?'란 제목이 맞지만 책 소개에는 '산타클로스가 있나요?'라는 제목으로 적혀 있다. 책 저자 분께 죄송할 일!

그리고 '슬픈 란돌린'은 주제가 '몸의 변화'로 잡혀 있는데 혹시 분류를 잘못한 게 아닐까 싶다. 성추행과 성폭행에 관한 이야기로 '힘들지만...'에 포함되어야 하지 않을까. 여기서 소개된 '몸의 변화' 책들은 2차 성징이나 성교육, 혹은 인체에 관한 내용들이니 말이다.

책의 맨 뒤에는 ㄱ ㄴ ㄷ 순으로 목차가 나오고, 출판사별로 어떤 책들을 소개해 놓았는지도 찾아볼 수 있게 안내가 되어 있다.
웅진주니어 책이 21권으로 가장 많이 소개되어 있고, 그 다음에 비룡소와 사계절이 19권씩, 시공주니어가 16권, 길벗어린이가 15권으로 많이 소개되었다.

주제별로 묶여 있지만 하나의 책에 하나의 주제만 담긴 것은 아니므로 너무 얽매여서 읽을 필요는 없겠다.

이 중에서 내가 읽은 책들은 모두 82권인데, 사두고서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을 더하면 90여 권이 나올 듯하다. 그걸 빼도 270여 권의 보지 못한 책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무척 즐겁다. 그걸 일수 찍듯 기어이 다 보려고 용을 쓰지는 않겠지만 미처 생각지 못했던 책들을 만날 기회가 넓어진 것 같아서 반갑기만 하다. 이 책으로 인해, 소개된 책들이 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을 것 같다. 서로에게 기쁜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스파냐 공주의 생일 세계명작 그림책 7
오스카 와일드 원작, 에피 라다 그림, 박수현 옮김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6년 11월
절판


낮에 도서관에서 두산 칼라이가 그림을 그리고 김서정 씨가 번역한 '공주의 생일'을 읽었다. 똑같이 오스카 와일드 원작이고, 좋아하는 김서정 씨 번역이었음에도 지나칠 정도로 집중이 되질 않았다. 어린이 책으로 분류하기에는 글밥이 너무 많았고, 원화를 직접 보고 오신 김서정 씨는 그림의 황홀함에 반했다지만 내 취향의 그림도 아니었다.
집에 돌아와서 생각해 보니, 다른 작가의 그림으로 내게도 책이 있었다. 그래서 내친 김에 다시 읽어봤다. 원전이 같으므로 내용도 같지만 만연체 분위기를 좀 더 짧게 다듬었고, 이야기도 헤치지 않는 수준에서 조금 줄였다. 확실히 내용이 머리에 더 잘 들어온다. 그리고 그림도 나로서는 이쪽이 더 마음에 들었다.

12살 생일을 맞은 에스파냐의 공주. 왕비는 출산 6개월 만에 세상을 떴고, 그후로 죽은 왕비만 그리워하며 거의 폐인 수준이 되어버린 임금님. 왕위도 내놓고 싶었지만 동생 페드로를 따라다니는 무서운 소문으로 선뜻 그러지도 못하는 임금님을 공주는 삼촌보다도 무서워한다.

공주를 즐겁게 해주기 위한 갖가지 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그렇지만 가짜 투우는 시시했고, 정교한 인형 놀이도 공주의 마음을 온전히 사로잡지는 못했다.

집시들의 공연에 이어 무대로 내쳐진 인물은 볼품없는 생김새의 난쟁이.
사냥꾼들이 숲에서 찾아내어 궁으로 데려온 인물이었다.
아버지는 가난한 숯쟁이였는데 사냥꾼들이 아들을 데려가자 오히려 반가워했다지 뭔가.
아버지마저 아무 짝에도 쓸모 없다고 여긴 이 난쟁이가 공주님을 웃겨버렸다.

그런데 이 순진한 난쟁이는 공주님이 내민 하얀 장미를 순수한 호의로 착각하고 말았다.
난쟁이는 자신이 살았던 숲으로 공주님을 모시고 가서 내내 즐겁게 만들어줄 궁리를 했다. 그럴 자신이 있었고, 그게 마땅하다고 여겼다.
사람들이 씨에스타를 즐기는 동안 놀이는 잠시 중단되었고,
궁궐 안을 어슬렁거리던 난쟁이는 그만 충격적인 것과 맞닥뜨리고 만다.
어느 방에서 마주친 괴물! 그렇다. 난쟁이는 그 상대를 괴물이라고 생각했다.
뒤틀린 등에 커다란 혹이 솟아 있고, 다리는 구부러지고, 머리는 지나치게 크고, 풀어헤친 긴 머리카락은 가시관을 쓴 것처럼 보였다.
게다가 이 괴물은 자신의 행동을 따라하기까지 하는 게 아닌가.
아아, 그렇다. 난쟁이가 마주친 괴물은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이었다.
그제야 공주의 웃음이 비웃음이었다는 것을, 사람들의 환호가 놀림이었다는 것을 슬프게 깨달아버린 난쟁이.
그 충격이 오죽 컸을까. 난쟁이의 이런 마음을 알 리가 없는 철부지 공주님은 여전히 자신을 웃겨줘야 한다고 고집을 피우는데...

모든 공주님 이야기가 작위적인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에 불만이 있지만, 이렇게 슬프게 끝나는 공주님 이야기라니,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하나 당황스러웠다.

가난하고, 장애도 있고, 부모에게도 버림 받은 이 불쌍한 아이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슬픔을 떨구어내도, 그 몸이 차갑게 식을지언정 세상은 하나 변함 없이 예전처럼 돌아간다는 사실이, 찌르르 아파왔다. 오스카 와일드가 살았던 100년도 더 전의 세상과 지금의 세상이 별로 차이나질 않았던 것 같아서 말이다.

처음 책을 살 때는 '공주' 라는 제목 때문에 둘째 조카 다현양에게 줘야지 했는데, 읽어보니 다현양에게는 무리겠다. 큰 조카 세현군에게 줘야겠다. 설마 공주 이름 들어간다고 싫어하진 않겠지? 조카가 '행복한 왕자'는 알고 있나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거기도 '왕자'가 등장하지만 참 슬프게 끝이 났더랬다. 이 책보다는 감동적인 결말이었지만...


댓글(8)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10-11-17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른들이 읽어도 넘치겠어요.
하긴 아이들의 세계가 더 무궁무진하니까...
마노아님~~~저 돌아왔어요^^

마노아 2010-11-17 00:26   좋아요 0 | URL
마기님! 반가워요.^^ 한 달 조금 못 되어 돌아오신 거죠?
오래지 않아 돌아오셔서 참 다행이에요. 서재에서 자주 보아요~

양철나무꾼 2010-11-17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스카 와일드가 그림책으로도 나오는 군요~
그림을 따라가다 읽어내려오다보니 아는 내용이여서 다시 보니 오스카 와일드네요.
그림도 참 예쁘구요~^^

마노아 2010-11-18 00:50   좋아요 0 | URL
그림이 글과 분위기가 잘 어울려 보여요. 제목은 뭔가 로맨틱한데 내용은 슬퍼요. ^^;;

노이에자이트 2010-11-17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스카 와일드의 다른 동화나 소설도 좋아해서 읽어봤는데...이 사람 것은 아름다우면서도 어딘지 잔인한 슬픔이 있어요.피를 흘리고 몸이 찢어지고 그런...유미주의 특유의 잔인함.

마노아 2010-11-18 00:51   좋아요 0 | URL
오스카 와일드를 설명할 때 항상 '탐미주의자'라는 표현을 쓰던데 노이에자이트님이 지적해 주신 부분들이 그를 그렇게 부르게 만드나봐요.

같은하늘 2010-11-17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이건 어른용 그림책인것 같은데요.
다현양에게는 아주 많이 무리일것 같아요.
세현군은 과연? 우리집 아이들을 보니 '공주'가 들어간건 안보던데...ㅎㅎ
여자애들 용이라나 뭐라나~~

마노아 2010-11-18 00:51   좋아요 0 | URL
다현양은 아직 한글을 못 읽어서 주면 그림만 볼 거예요.^^ㅎㅎㅎ
세현군은 반응이 어떨지 모르겠어요. 공주 나온다고 피하진 않는 것 같아요.
내일 물어봐야겠다.ㅎㅎ
 
머리에 뿔이 났어요 소년한길 유년동화 8
데이비드 스몰 글 그림, 김종렬 옮김 / 한길사 / 2002년 4월
구판절판


리디아의 정원으로 나의 마음을 한껏 사로잡은 데이비드 스몰의 작품이다.
어느 목요일 아침!
이모겐이 잠에서 깨어나 보니 머리에 뿔이 나 있었다.
머리에 뿔이 났다니! 엉덩이도 아니고!

옷을 갈아입기도 어렵고,
방문을 빠져나갈 때도 꾀를 좀 내야 했다.
뭐, 좌향좌나 우향우 정도면 가능했겠지만, 어쨌든 동선에 불편이 꽤 많았을 것이다.
아침 먹으러 아래층으로 내려가다가전등에 대롱대롱 매달려 버린 이모겐!
엄마는 그만 기절하고 마셨다.
의사 선생님도 다녀가셨고, 교장 선생님도 다녀가셨지만 딱히 해줄 말이 없었다.
동생 노먼이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소아 사슴뿔 병이라는 몹쓸 병이라나.
엄마는 또 다시 기절!

그렇지만 이모겐은 전혀 심각해 보이지 않는다.
가정부 루시 언니도 이모겐의 뿔에 수건을 널어 말리며 멋지다고 했고,
요리사 아줌마 퍼킨스 부인은 도넛을 만들어 뿔에 꿰어 주시기까지 했다.
새들의 먹이로 말이다. (이모겐은 좀 사는 집 여식이었다!)

이모겐의 엄마는 뿔을 감추기 위해서 모자 가게에 전화를 했다.
모자 가게 주인이 일필휘지로 디자인을 끝내고 모자를 만들어냈다.
아아, 그렇지만 모자 쓴 모양새는 치마를 쓰고 있는 모양새.
엄마는 다시 또 기절하여 안방으로 떠메여 갔다.(그렇다! 엄마는 좀 무거우신 분이었다.)

저녁을 먹고 나서 이모겐은 피아노를 쳤다.
뿔 사이사이 올려진 촛불이라니!
낭만적이지만 몹시 위험한 자태.
하지만 아이들은 그런 스릴을 늘 즐기는 생물들!

평상시와 다름 없이 굿나잇 인사를 마치고 잠자리에 든 이모겐.
침대 머리에 뿔 안 부딪혔나 모르겠다.
그런데 금요일 아침에 눈을 떠 보니, 뿔이 사라지고 없는 것이다.
만세!를 불러야 했을까?
이야기에는 반전이 있다. 지각대장 존이라든가, 나야, 고양이야?!라는 책을 보았다면 충분히 상상 가능한 반전이다.
그리고 독자를 즐겁게 만들어주는 예쁜 반전.
이모겐의 엄마는 앞으로도 종종 기절을 하셔야 할 것 같다.


댓글(6) 먼댓글(1)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10-11-16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데이비드 스몰 작품이라니 반갑네요.^^

마노아 2010-11-17 00:06   좋아요 0 | URL
중고샵에서 건졌는데, 데이비드 스몰이어서 두 번 생각 않고 구입했어요.^^ㅎㅎ

무스탕 2010-11-17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도 이쁘고 내용도 좋아요! 중고샵 만쉐이~~~ ^^

마노아 2010-11-17 09:53   좋아요 0 | URL
주문당 한 건 씩 뭔가 꼭 하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그래도 중고샵 만쉐이~~~ ^^

같은하늘 2010-11-17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또 다른 일이 벌어지나 보군요? ㅋㅋ 기대된다~~
그나저나 중고샵 중독이라는 말에 절대 안들어 가는데 만쉐이~~라니 다시 생각해봐야하나?

마노아 2010-11-18 00:52   좋아요 0 | URL
중고샵은 중독성이 강해서 배보다 배꼽이 커질 때가 많지만 생각보다 좋은 작품을 많이 건질 수 있어서 역시 포기하기 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