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이제 막 반도 지나지 않은 참입니다. 가야 할 길은 아직많이 남았고, 집은 여전히 아주 먼 곳에 있습니다. 그리고 남은 여정도 젖고 썩어가는 신발과 함께해야 합니다. 목표를 이뤘다고,
혹은 실패했다고 그걸로 끝은 아닌 겁니다. 문제는 여전히 문제고, 가야 할 길은 아직 멉니다. - P91

학비가 없는 학생들은 물론 시설 좋은 다른 유럽의 대학 학생들의 삶도 ‘헬조선‘이라 불리는 우리나라 청년들의삶만큼이나 녹록치 않다는 이야기도 듣습니다. 젊은이들은 집이없고, 임대료는 비싸고, 파트타임으로 일해 집값을 제하고 나면밥사 먹을 돈도 없어서 타파통에 대충 싸온 음식으로 점심을 때워야 한다고 하네요. 그나마 독일, 프랑스 등 일부 국가처럼 등록금이 없다면 빚 없이 살 수 있지만, 이탈리아 같은 곳은 대학 졸업하면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합니다. 더 암울한 것은 이곳 취업률은10년 넘게 최악이라 우리나라 상황보다 더 엉망이라고 합니다.
어디나 젊은이들에게는 가혹한 세상이라는 생각을 뜻밖에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소도시 베로나에서 합니다. 말벌에 쏘여 아픈 손을 하고서 말이죠. 어디 젊은이뿐이겠습니까! 노인이나 차상위계층에게도 자본과 부동산이 없다면 세상은 점점 가혹해집니다.
근로소득만으로는 자본이 벌어들이는 소득과 그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따라잡을 수 없는 시대니까요.
어찌 보면 전 세계적으로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는 것도 이해할수 있습니다. 인간 노동력의 가치는 느리지만 분명하게 감소하고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아이를 낳는다는 건 정말이지 큰 용기가필요한 일 아닌가요! 로미오와 줄리엣의 도시에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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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강 세븐

"기억, 감염은 기억을 왜곡하고 그것에 관해 거짓말을 합니다. 나는 세상 그 무엇보다 내 가족을 사랑했고, 그들은 내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었어요.
하지만, 내가 잠시 퍼즐을 멈추고 한숨돌릴때마다, 기억나는것들이 있어요. 아내를 거짓말쟁이와 바람둥이로 만들고 아들들을 도둑으로 만들어버리는 일들. 내가 아는 한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던 일들. 나는 그것들이 추악함을 먹고 자란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확산하려면 우리가 서로를 증오할 필요가 있는 것같아요. 당신이 나를 죽이지 않는다면, 나는 결국 그 추악함에굴복하게 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그의 손가락이 퍼즐 조각들위에서 펼쳐졌다. "내 가족은 진정으로 죽게 될 테고, 나는 더 이상.....… 내가 아닐 겁니다." - P292

돌연변이의 징후 없이 여기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사람들이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이기적이고 망상에 빠진 개자식들이었다는 걸 알게 된다 해도 난 절대로 놀라지 않을 거야. 이망할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당연히 냉혹하고 이기적이어야겠지………."
"리스………."
그리고 왜 아니겠어? 왜 아니겠냐고? 우리는 이미 그런인간들이 번성할 수 있는 망할 세상을 만들어놓았잖아. 도둑질을 일삼는 탐욕스러운 거짓말쟁이들이 나머지 우리를 지배하는 세상. 그러니 이런 세상에서 그들이 번성하지 않을 이유가 뭔데? - P299

역병은 어리석은 단어야.
그건 질병이라는 게 우리가 살아가도록 진화해온 환경의 일탈, 즉 존재의 비정상적인 상태라고 암시하거든 하지만그 반대도 사실이야. 이 세상은 우리를 죽이도록 설계되었고 우리는 번식할 수 있을 정도로만 생존하도록 설계되었으니까. 그게 자연의 진정한 균형이야. 이제 난 그걸 알아. 질병은 일탈이아니야. 심지어 그 독특한 기원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이 감염병조차 일탈이 아니야. 우리야말로 일탈이지. 너무 성공한 좋은 결국 자신의 환경을 집어삼키고 스스로의 파멸을 자초하는 것이니까. 지금 일어나는 일은 단지 필요한 시정 조치일 뿐이야." - P305

"물론이지. 오직 인간만이 이토록 완벽하게 잔인한 것을 만들어낼 수 있어. 정말 교활하지. 자연의 잔인함은 본질적이지만,
동시에 비감성적이기도 해. 가학성은 자연의 특징이자, 교사이기도 해. 고양이가 살생을 안 좋아한다면 굶어 죽고 말 거야. 하지만 인간은 순전히 쾌락을 위해 고문해. 그런 의미에서 M-스트레인은 가장 순수한 형태로 증류된 인간성이야. 우리는 항상 악몽이었어." - P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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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걷기, 뭐가 맞는 거죠? - 현직 의사가 알려 주는 맨발걷기 제대로 하기 로드맵
김정훈 지음 / 망고나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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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걷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맨발걷기가 열풍이다. 지난 여름에 맨발로 걷기에는 바닷가 모래사장이 좋다고 해서 모래사장이 넓은 해수욕장을 오가며 걷곤했는데, 딱딱한 바닥이 아니라 그런지 무릎에도 무리가 덜 가서 괜찮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다들 좋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 맨발로 걷는 것이 모두에게 좋은 것인지, 맨발로 걸을 때 발바닥에 통증이 있으면 맨발로 걸으면 안되는 것인지 아니면 걷는 자세가 안좋아 그런 것인지 궁금한 것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 책은 맨발걷기를 시작하는 초보자들에게 어떻게 걷기를 시작하면 좋을지, 주의해야하는 내용은 무엇인지를 아주 상세히 알려주고 있다. 기본적으로 알 수 있을 것 같은 내용부터 언급하고 있어서 처음엔 술렁술렁 읽기 시작했는데, 아무래도 젊은이들보다는 연세있으신 분들을 위한 참고서 같은 책이라 기본의 기본, 기초부터 자분자분 알려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기본적인 내용을 확인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맨발걷기를 해볼까, 하는 단계에서 알아두면 좋은 맨발 걷기의 효과도 알려주고 있다. 


접지효과 - 맨발 걷기로 인해 통증이 완화된다는 체험과 연구결과가 이어지지만 그렇다고 모두에게 다 통증완화의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니 무작정 맨발 걷기를 시작하면 안될 것 같기도 하다. 걷기를 할 때 조금 큰 보폭으로 발꿈치를 먼저 닫게 하며 힘차게 걷는 것이 걷기 운동의 효과를 볼 수있다고 알고 있는데 맨발의 경우 빨리 걷기를 할때는 충격완화를 위해 앞꿈치로 디디는 것이 좋다고 한다. 무작정 걷기 보다는 이렇게 본인의 체격과 상태에 따라 걷기도 조절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제대로 걷는 방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식후 걷기가 당뇨를 예방하고 혈당을 낮춰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사실 그래서인지 매일 점심을 먹고 포만감에 힘들어도 최소 삼십여분은 걷기를 했는데 단것을 좋아하고 과체중인 나도 공복혈당이 꽤 낮은 편이다. 그래서인지 나 역시 걷기에 대한 신뢰가 큰데 겨울이 지나면 이 책을 다시 정독하면서 본격적인 맨발 걷기를 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평소 아스팔트 말고 흙길을 걸을 일이 없어서 가까운 학교 운동장의 폐타이어트랙에서라도 맨발 걷기를 시도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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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화는 타인의 삶과 죽음에 판단을 멈추었다. 그리고 중개 중에 이전에는 하지 않는 것을했다. 마음을 다해 명복과 축복을 전하는 일. 죽어가는 사람과 살아난 사람의 미래를 기원하는 일. 그것은 나무의 일이아니었다. 사람으로서 목화가 하는 일이었다. 나무의 지시가 아니었다. 목화의 자발적인 마음이었다.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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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행복하게, 그러나 - 어떤 공주 이야기
연여름 외 지음 / 고블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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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행복하게, 그러나'는 '어떤 공주 이야기'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공주의 이야기들, 백설공주, 신데렐라, 라푼첼... 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여 우리 작가들의 시각으로 새롭게 풀어 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래 전에 친구가 아니었다면 '꽃보다 남자'라는 일본 만화를 볼 생각이 없었을텐데 재미있으니 믿고 한번 읽어보라는 추천에 시간 죽이는 셈치고 읽었었는데 이게 묘하게 재미있었다. 만화라 과장되게 표현되기는 했지만 여주인공이 강인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는데, 한국 드라마에서 그 여주인공을 남자주인공에 기대 아무것도 못하는 바보로 만들어버렸다는 반발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이 책의 내용을 보면 그와는 반대로 왕자에 의해 '행복하게 되었다'라는 공주의 이미지가 아니라 공주를 공주 그대로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SF와 호러, 설화와 판타지가 섞인 이야기가 현재와 미래를 넘나들며 6인 6색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각 단편에는 작가의 말이 실려있는데 작품에 대한 의미를 알려주는 것 같아 소설의 한꼭지를 이어 읽는 느낌이 더 좋았다. 스왈로우 탐정 사무소 사건 보고를 통해 미래 세계의 여러 종족과 AI가 공존하며 살아가는 세계를 그려보고, 측백나무성의 라푼젤은 공주와 공주를 구하는 왕자의 이야기 구조를 완벽히 깨주었는데 호러로 그려져 더 신선한(?) 느낌이었다. 변신의 작가 모래는 작가의 말에서 "지구에서 살아가는 모든 외계 공주에게 응원을 보내는 마음"을 보여주었고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미혼모 백설의 기고이다. "창피한 마음으로 망측하게 썼다. 같이 부끄러워하자고 권할 의도는 아니었다. 이건 소설이다. 그냥 낯 뜨거운 인물이 나올 뿐이다"라는 작가의 말이 묘하게 그들의 삶을 외면하려고 하는 나의 부끄러움을 조금이나맘 덜어준다. 산맥공주의 출룬체첵 이야기는 제주의 설문대 할망이 떠오르기도 하고.

고들빼기 공주와 전설의 김칫독은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코믹함이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재미있는 작품이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어쨌거나 못된 놈을 - 특히 직장인들에게 못된 상사를 통쾌하게 물리치는 이야기는 늘 대리만족을 느낄 수 밖에 없지않은가 - 잉과응보처럼 물리치는 것은 당연히 좋지만 내용중에 못된 상사에게 보복을 하는 그 내용이 코믹드라마를 보는 것 같아 재미있었다. 


내가 막연히 이 책에 대해 의존적인 여성의 삶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여성의 이야기가 아닐까,라는 생각만으로 글을 읽기 시작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아서 그런지 책에 대한 내용 설명이 아니라 그냥 좋다는 의미로 추천한다는 한마디로 끝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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