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버스 - 3,000년 아랍 역사 속을 달리는 한 권으로 끝내는 역사 버스 시리즈 4
이희수 지음, 한창수 그림 / 니케주니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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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버스는 니케출판사에서 어린이들을 위해 한권으로 읽는 역사 시리즈 중 한 권이다. 어린이용이라 조금 망설여지기는 했지만 '이슬람'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내가 읽기에도 충분히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는데 역시나 읽어보기를 잘한 듯 하다.


이슬람이라고 하면 최근 탈레반의 아프가티스탄 장악으로 시작해 IS 이슬람국가, 9.11 테러로 인해 인식이 안좋을뿐만 아니라 종교적인 내용 외에 이슬람의 문화나 역사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하고 솔직히 자세히 알아보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었다. 내가 알았던 것이라고는 그저 종교적으로 이슬람의 시작과 시아파와 수니파의 대립, 꾸란 경전의 말씀이 어떤것인지는 모르지만 탈레반이 아전인수격으로 들이밀고 있다는 것 정도 였고 또한 모든 무슬림이 그들과 같지는 않다고 이해하는 것 정도면 그나마 이슬람을 이해하려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는 동안 내가 이슬람에 대해 너무 무지했다는 걸 깨달았다. 


1부 이슬람의 탄생과 발전을 통해 새삼스럽게 이슬람의 역사를 이해하고 그들이 꽃피운 문화에 대해 인식을 하게 되고 2부 이슬람 세계의 확장을 통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이슬람이라고 하면 중동지역만 떠올리는데 실상 무슬림은 전세계에 퍼져있고 유럽보다 먼저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고 그들의 문화유산을 전파하기도 했음을 알게 된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3부 이슬람의 교류와 갈등 부분인데 특히 쿠쉬나메의 이야기는 이미 그 내용에 대한 소설까지 출판되었는데도 처음 접하는 이야기라서 역사에 대한 관심을 더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영국국립도서관에서 발견된 꾸쉬나메라는 고대 이란 서사시에는 옛날의 페르시아 왕자가 신라에 와서 살다가 신라공주와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하는데 이 책이 경주에서 발견되는 페르시아의 유물이나 경주 괘릉을 지키는 무인석상이 페르시아인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 등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단서가 될지도 모른다고 하니 앞으로 어떤 새로운 역사가 발견될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세종대왕때 이슬람 과학이나 이슬람력을 사용했다는 것 이상으로 놀라운 것은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되어있는 내용으로 "세종대왕이 경회루 앞뜰에서 좌우로 문무백관이 도열한 가운데 지그시 눈을 감고 한 이슬람 원로가 낭송하는 <꾸란>소리에 빠져 계시더라"(108)는 것이다. 조선시대에 궁궐에서 꾸란이 낭송되고 고려시대에는 개성 한복판에 모스크도 있었다니 우리와 이슬람의 역사는 최소 신라시대부터 이어져 점차 그 영향이 커지고 그들의 문화 또한 우리 문화의 하 부분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중동, 아랍,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미국, 영국... 이들의 정치적인 관계에 대해서는 조금 더 깊이 알아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끼는데 이 책에서는 굵직한 중심내용을 잡아주고 있어서 현재 드러나고 있는 중동의 갈등 상황이나 테러, 전쟁의 원인과 과정, 결과에 대해 편협하지 않고 세계사를 바라보게 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슬람에 대한 이해의 첫걸음을 떼는 책으로 추천할 수 있는 훌륭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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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멈춘 순간 진짜 음악이 시작된다 - 플라톤부터 BTS까지, 음악 이면에 담긴 철학 세계 서가명강 시리즈 19
오희숙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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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쌩뚱맞을지 모르지만 예전에 대중가요를 들을 때 가사냐, 음이냐 라는 설문을 했다는 이야기가 기억난다. 당시 회자되던 가요가 노랫말 때문이었는데, 누군가는 - 나 역시 그렇지만 노랫말을 모르면서도 좋다고 듣는 외국팝송에 대해서는 뭐라할것인가 이야기했던 기억이 있다. 사실 어느것이 우선이다 할 수 있을만큼 단순한 것이 아닐텐데...

'음악이 멈춘 순간 진짜 음악이 시작된다'는 무려 서울대강의평가에서 최고평점을 받은 오희숙교수의 글이다. 그런데 나만 그런가? '플라톤부터 BTS까지, 음악 이면에 담긴 철학세계'라는 부제가 책을 펼치기 전에는 재미있기만 할 것 같았는데 막상 책을 펼치니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닌 것 같다. 아무래도 '철학세계'를 이해하기에는 내 음악이해도도, 철학적사유도 너무 낮아서 그런가보다.


좀 이른 아침에 새소리에 잠을 깰 때가 있다. 잠을 푹 자고난 후 기분이 좋을 때면 새소리는 천상의 음악과도 같은 느낌이지만 새벽에 겨우 잠들었는데 새소리에 잠이 깨면 그저 시끄러울뿐이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들리는 자연의 소음은 그런 느낌이지만 귀기울여 듣는 소리들은 어떨까. 

음악은 그런 자연의 소리에 대한 모방에서 시작하여, 니체의 표현대로 '의지의 언어'가 되는 것이라 생각하면 그 음악을 듣는 사람의 이해도와 수용상태에 따라 음악의 진가를 느낄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수도 있다는 생각을 잠깐 해본다. 이 책은 이게 중심이 아닌데 자꾸만 내 중심으로, 생각의 흐름을 마구잡이로 늘어놓고 있는 느낌이다.


음악이 무엇인가에 대한 이론적인 시작부터 감정과 언어의 표현으로까지 담아낼 수 있는 음악의 미학에 대해 우리에게 잘 알려진 철학자와 음악가들을 통해 설명을 하고 있는데 음악가들의 생애와 영화이야기도 곁들여져있어서 조금은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다. 중간중간 '음악듣기'에 큐알코드도 있어서 바로 들어보면서 글을 읽으니 훨씬 이해가 빠른것도 좋았다. 

음악도 철학도 잘 모르지만 "음악 속에 담긴 철학적 사유를 추적하멵서 음악이 다양한 문화적 콘텐츠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304)는 저자의 이야기에는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사실 니체의 철학이나 쇤베르크의 음악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리얼리즘이나 모더니즘 아니 포스트모더니즘과 아방가르드 같은 개념을 통한 음악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다 하더라도 BTS의 봄날을 떠올리거나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크라이들러의 '외주'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 "아름다운 선율 이면에 흐르는 음악과 철학의 우아한 이중주"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다. 

'봄날'을 자세히 들어본 것은 올해 봄이었다. 어떤 노래인지도 모르고 봄노래라고 해서 듣다가 뮤직비디오를 봐야만했고 뭔가 마음에 폭탄하나를 던져놓은 것 같은 느낌을 가졌었다. 책에는 '말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라 되어 있지만 설명하고 있는것처럼 "직설적인 사회반영이나 비판 대신 상징성과 열린 해석의 공간을 통해 소통"하는 BTS의 폭넓은 공감대의 당연함을 말하고 있다. 

크라이들러의 '외주'는 작품의 제작과정에 대한 폭로를 통해 "신자유주의 시대에 노동을 제3세계의 외주시스템에 의해 조달하는 상황이 자본주의의 노동력 착취라고 비판적으로 보면서 이러한 메시지를 작품에 담은 것"(254)이다. 현대의 음악천재에 크라이들러를 포함시켜야하지 않을까?


이론적인 이야기가 어렵다,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책을 다 읽고 다시 정리를 하면서 훑고 있으려니 꽤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았고 그를 통해 어렴풋이나마 진짜 음악의 미학이 무엇인가 생각해보고 느낄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지금 다 이해를 하지 못하면 어떤가. 전세계인이 좋아하는 아리랑을 즐기고, 흥겹게 이날치의 범내려온다를 즐기면서 음악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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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11-05 16: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너무 멋있어요
리뷰 당선 축하드립니다.

chika 2021-11-05 22:35   좋아요 3 | URL
아이쿠, 고맙습니다 ^^

mini74 2021-11-05 16: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축하드립니다 *^^*

chika 2021-11-05 22:35   좋아요 3 | URL
고맙습니다 ^^

서니데이 2021-11-05 18: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chika 2021-11-05 22:35   좋아요 4 | URL
고맙습니다 ^^

초딩 2021-11-07 1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 축하드립니다~
좋은 날 되세요~

chika 2021-11-07 16:36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초딩님도 좋은 날 보내시길요! ^^
 

이 격차 사회에서는 말이죠. 오테마치에 근무하는 정사원이라는사실만으로도 부모 원수 보듯 하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합니다. 그 정체는 괜한 원한이거나 과대망상이지만. 하지만 괜한 원한이나 과대망상은 논리에 어긋나기 때문에 더 질이 나빠. 논리를 수정 못하는 건 테러리스트와 똑같고. 그래서 범인은 테러리스트가 아니더라도 그와 동등하게 신중하고 용의주도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상입니다."
32 - P32

"세계가 이어지고 개인이 자유롭게 발신할 수 있다는 게 인터넷이 근사한 점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건 악의와 열등감의 증폭 장치이기도 하거든, 적절한 문해력과 자제심이 없으면 화상을 입어. 241

"우후후후, 직접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면 상대방 됨됨이도 알게되고 트러블은 적어져, 오해나 착오도 최소한으로 끝나. 그런데 인터넷을 경유하면 그런 안전장치가 전부 제거되니까 정신적으로 어린 애들은 간단히 속고, 간단히 선동되고, 간단히 선민의시이 심어지게 돼. 이런 편리한 도구가 또 어디 있겠어. 그렇기 때문에 눈치 좀 있는 사람은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고 ‘교수‘도 예외는 아니야.
바꿔 말하면 ‘교수‘ 같은 녀석들은 앞으로도 나온다. 언제, 어디서든 얼마든지."
242 -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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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관의 탄생 - 자연과 과학을 모은 지식창고의 역사
홍대길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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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관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천체와 관련된 것이 떠오른다. 미술관, 박물관 관람은 좋아하지만 왠지 과학관이라고 하면 좀 거리감이 느껴지는데 실질적으로 대부분의 과학관이란 명칭이 붙어 있으면 아이들의 체험관이 같이 운영되고 있는 곳이 많아서 여러모로 찾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느낌을 갖는다. 

지금 새삼스럽게 '과학관'에 대한 개념을 새로이 정립해야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과학관의 탄생은 '자연과 과학을 모은 지식창고의 역사'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혹시나 하는 맘에 과학관을 검색해보니 "과학에 관한 자료와 물품을 갖추어 일반인이 관람하고 탐구 정신을 기를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과학 사상의 앙양과 과학 교육의 진흥에 이바지하는 곳"이라 되어 있다. 과학이라고 하면 반사적으로 떠올리게 되는 화학, 물리 같은 것만을 지칭하는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최초의 과학관이라 일컬어지는 무세이온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정복과 관련한 역사적 배경을 언급하며 우리가 흔히 '알렉산드리아의 도서관'이라고 하는 곳은 이 무세이온의 부속기관이다. - "천문대, 동물원, 식물원, 해부실을 갖춘 과학관이자 연구기관"이었다. 무세이온은 원래 알렉산드리아의 신전이며 별의 위치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9명의 뮤즈여신을 모시는 곳이었다고 하니 그 어원에서 뮤지엄이 탄생하였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고대, 아니 원시시대부터 이어지는 과학관의 시초부터 시작하여 시대의 변화에 따른 과학관의 발전과 현재 과학관이 나아갈 방향성까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주듯이 풀어주고 있다. 아무래도 초기에는 제국주의 시대의 부산물처럼 그들이 수집하고 전시하게 된 배경과 탈식민지 후, 근대의 중요한 프랑스 혁명 이후와 산업혁명 이후의 독일박물관에 이어 우리나라의 과학관의 역사에까지 이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책은 과학관의 탄생과 그 역사에 대해 각 나라별로 정리를 해 놓고 있는데 쉽게 생각해보면 '박물관'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이 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자연사 박물관도 포함되지만 우리가 흔히 놀이공원처럼 생각하는 동물원, 식물원의 개념도 바뀌어 자연사박물관으로 인식되어야하고 또 그렇게 활용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 말이다. 우리나라의 과학관은 자연사와 천문 분야가 전체 과학관의 절반 넘게 차지한다고 하고있는데 좀 더 관심을 갖게 되는 건 '연구소형 과학관'이다. 기후변화에 대비해 멸종위기에 처한 종자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종자를 보관하는 종자보관소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보존의 개념과 과학관의 전시는 또 다르며 특히 동물원과 식물원의 경우 저자의 말처럼 '동식물의 생태와 보전 연구, 교육'에 도움이 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전시 방식도 디오라마 방식을 넘어 동물의 생활환경을 복원한 몰입형 전시"(341)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단순 구경꾼이 되는 것과는 또 다른 형태의 동물원, 식물원 그러니까 확장된 개념으로 자연사 과학관으로 거듭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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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가축을 기른다는 것은 자연의 질서를 바꾸는 큰 혁명이었다. 찰스 다원 1809-1882이 말하는 자연선택 natural selection 이 아닌 인간선택 artificialSelection에 의해 진화의 패러다임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인간에게 선택받은 동물은 그 수가 크게 늘어났을 뿐 아니라, 인간에게 유리하게 진화했다. 목장이 넓어지면서 선택받지 못한 동물은 그 수가 줄거나 멸종되어 갈수밖에 없었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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