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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 - 최고 학력을 쌓고 제일 많이 일하지만 가장 적게 버는 세대
앤 헬렌 피터슨 지음, 박다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0월
평점 :
잠시, 왜 번역서 제목을 '요즘 애들'이라고 했을까 궁금해진다. 누군가의 말처럼 방점은 '요즘'에 있지만 시선은 애들에게 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 역시 나 자신의 상태보다는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태도와 마음을 이해해보고 싶은 마음에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책을 읽어가면서 내가 생각했던 내용과는 조금 다른 시점에서, 내 개인의 환경과는 조금 많이 다른 환경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서 어떤 공감을 형성하고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싶었다. 그런데 개인적인 차원이 아닌 시대와 세대의 관점에서 번아웃되어가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중점을 두며 글을 읽어나가다 보면 책의 내용이 실감나게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 시점에서부터 책이 조금 더 흥미롭게 읽히기는 했지만 '요즘 애들'에서 나는 반걸음쯤 떨어져 있다는 생각은 여전히 버릴수가 없다.
'부모처럼 살기 싫지만 부모처럼 되기도 어려운 세대'라 일컫고 있지만 사실 부모 세대는 자신의 삶을 즐기며 살아갈 여유가 없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리고 내 관점에서 지금의 젊은이들은 번아웃될때까지 자신을 소진하지는 않는 것 같아 보여서 이 생각의 갭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지 고민이 되었다. 그런데 저자의 글을 계속 읽다보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결코 자애롭지 못한 자본주의'(194) 사회에서 경제적으로 상위계층으로 진입하기 어렵고 긱 경제제도에서 더 강도높은 노동을 하면서도 경제적으로 안정되지 못한 생활을 하는 현재의 노동자들의 고됨이 밀레니얼세대의 경제활동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요즘 파이어족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고 들었다. 경제적 독립을 하여 40대에 퇴직을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고 들었는데, 40대 은퇴자의 인터뷰를 보니 경제적으로 여유를 가지며 삶을 즐기고 노동없이 논다는 개념이 아니라 번아웃되지 않는 삶을 살겠다는 확고한 의지로 미래를 계획하고 있다고 느꼈다. 30대후반, 40대 초반에 벌써 경제적으로 노후대비까지 할 수 있는 경제적 자립을 할만큼의 소득이 있었다는 것이 조금, 아니 많이 부럽다는 생각을 잠깐 했었는데 그들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당연히 부정적이지 않을 수 없다.
요즘 '애들'에 대해 알고 싶어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이 책을 통해 요즘 시대의 노동에 대해 나 자신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요즘 세대 특히 밀레니얼 세대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조금 더 넓게는 번아웃되어 소멸되어가버리는 노동자들을 생각해보게 되기도 했다. '엄마처럼 살기 싫은 엄마들'에 대한 이야기에서처럼, 저자가 강조하고 또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이 모든 것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더 열심히 노력하고 기를 쓰며 살아가야하는 것이 아니라 번아웃되기 전에 '이렇게 살 필요는 없다'(380)'를 되내어보자. 되는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해 모두가 연대하며 함께 더 나은 삶을 위해 살아가야함을 떠올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