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숲으로 가다
베른트 하인리히 글.그림, 정은석 옮김 / 더숲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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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계적인 생물학자,라고 하지만 난 베른트 하인리히라는 학자를 잘 모른다. 솔직히 그 유명한 소로의 월든을 읽기는 했지만 재미있게 읽었다,라는 말은 못하겠어서 이 책 역시 좀 지루한 느낌이라면 어떡하나 라는 걱정이 먼저 앞섰다. 그래도 소로와 니어링 부부의 이야기는 좀 더 먼 옛날이어서 90년대에 숲속에서 홀로 생활을 한 이야기라면 또 다르지 않을까 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어서인지 이 책을 모른척 하고 넘기기에는 숲 속 생활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커서 결국은 책을 펼쳐들었다. 그리고 별 기대감이 없어서였는지 저자가 글을 재미있게 써서 그런것인지 아무튼 무척 흥미롭게 읽을 수 있어서 더 좋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원제를 보니 메인주에서의 1년,이라고 되어 있는데 저자가 1년동안만 살았다는 것이 아니라 계절별로 숲 속의 생활을 보여주는 1년의 모습을 기록한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가 큰까마귀의 생태를 연구한 생물학자라는 것을 미처 알지 못하고 무작정 책을 읽기 시작했다가 첫장에서부터 그가 키우며 함께 살고 있는 큰까마귀 잭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니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었는데 조금씩 계속 글을 읽어나가다보니 숲 속의 생활이 너무나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물론 도시 생활에 익숙한 나로서는 나무 장작을 태워야한다거나 특히 식수뿐만 아니라 필요한 생활용수를 위해 우물에서 물을 길어와야 하고 - 그래서 저자는 그릇 설거지도 최소화하고 차를 마셨던 컵은 깨끗하게 사용해서 씻지 않기도 하며 최소한의 필요양만 사용했다고 한다. 사실 이 책을 읽고난 후 요즘 물을 쓸 때마다 내가 필요이상으로 너무 많은 물을 쓰고 또 낭비하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는 저자가 생활하고 이는 메인주의 거대한 숲 속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무스나 늑대같은 야생동물과 마주치기도 하는데 그곳에서 달리기를 취미로 삼고, 숲 속의 동물들뿐 아니라 식물에도 관심이 많아 세밀화를 그려넣기도 하고 때로는 벌레의 유충과 번데기 같은 것을 발견하기도 하면서 그에 대한 묘사를 하는데 나는 처음에 저자가 그 맛을 표현하는 것을 읽으며 어떻게 이리 섬세하게 맛 표현을 하고 있지? 라는 생각만 했지 차마 그것을 실제로 먹어봤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씁쓸한 맛, 단 맛을 구별하여 말하고 죽어있는 듯한 유충을 따뜻한 오두막 실내에 두면서 관찰하는데 며칠동안 변화가 없어 죽었다고 생각했다가 더 시간이 지난 후 꼬물거리며 살아났다는 기록을 보면서 새삼 저자가 생물학자임을, 그것도 자연생태를 존중하는 학자임을 깨닫게 되었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코요테 사냥을 하는 사냥꾼에 대한 이야기인데 생계를 위한 것이라 생각한 저자가 코요테를 잡으면 얼마를 벌 수있냐는 물음에 그 사냥꾼은 단지 즐기기 위해서일뿐이라고 대답한 것이다. 하고 싶은 말도 많고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르겠지만.. 역시 단지 유희만을 위해 생명을 갖고 놀이를 즐기는 것은 인간뿐이지 않을까... 라는 씁쓸한 결론은 똑같지 않을까.

 

하나하나 이야기하다보면 숲 속의 생활이 정말 즐겁고 유쾌한 나날인 것처럼 느껴질것 같다. 실제 영하 25도를 넘는 곳에서 살 수는 없을꺼야, 라는 생각을 하며 숲 속의 겨울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지만 겨울이 있기에 생명이 넘치는 봄이 오기도 하겠지. 내가 그곳에서 살수는 없겠지만 저자의 숲 속 생활을 보면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자연 생태의 삶이 얼마나 풍요롭고 좋은지 생각해보게 된다. 도시에서 살고 있는 나는 또 그러한 숲을 지켜나가기 위해 어떻게 생활해야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기도 하고.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정말 '숲 속에서의 호사스러운 삶'에 대해 결코 부인할 수 없으리라.

 

"이 땅의 아름다움을 다른 사람들도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생생한 꿈을 꾸어본다.
난 내 아들이 이 땅이 주는 굳건하고 안정적이고 친숙한 느낌을 느끼며 이곳에서 자라고, 이곳을 고향으로 여기길 바란다. 또한 내가 아름다운 대자연의 어머니 같은 여인을 나의 이브로 삼아 이곳에서 사는 모습을 그려보기도한다.
땀에 젖을 때까지 일하고 나서 녹초가 되고, 숲을 치우고, 양과 꿀벌을 기르고, 메이플 시럽을 만들고, 숭어가 사는 연못과 딸기 밭을 관리하고....
우리는 그렇게 농사를 지으며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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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어처리스트
제시 버튼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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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의 암스테르담을 배경으로 쓰여진 소설. 아무런 정보없이 무작정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미니어처리스트'라는 제목때문이었는지 나는 귀족들의 고급 취미에 대한 그냥 그런 이야기인가 생각하고 있었다. 아니, 그런데 이것은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했으니 또 다른 이야기를 상상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조선시대의 궁중을 배경으로 하여 궁궐 안 여인네들의 시기와 암투를 그려낸 이야기들을 보면 저주를 퍼부어놓고 싶은 대상을 대신 형상화한 인형을 갖다놓고 바늘을 꽂는다든지 불에 태운다든지 하면서 주술을 넣고 살인을 방조하는, 비과학적이지만 왠지 빠져들게 되는 이야기가 되는 것처럼 미니어처리스트도 그런 느낌으로 기대하며 읽어나가게 되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내가 예상했던 그런 이야기들이 아니라 솔직히 조금 당황스러웠다. 도대체 이 '미니어처리스트'의 정체가 뭐지?

 

이야기의 줄거리는 이런것이다. 시골에 사는 넬라 오트만은 부모의 결정에 따라 요하네스 브란트와 결혼을 하고 암스테르담으로 와서 살게 된다. 시골에서 대도시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남편의 부와 명예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주위 사람들의 태도로 보아 그녀는 꽤 부유한 집으로 시집을 왔다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정작 그녀 자신은 그러한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할뿐만 아니라 남편의 사랑도 느끼지 못한다. 도대체 왜 요하네스는 넬라를 택하여 결혼한 것일까?

그리고 요하네스가 넬라에게 선물한 미니어처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처음에는 그저 자신의 집안 풍경과 가족들을 미니어처로 묘사한 것 뿐이라 생각했는데 뭔가 집에 사건이 일어나고 변화가 생기게 되었을 때 우연히 미니어처를 살펴본 넬라는 미래를 예언하는 듯한 미니어처의 모습에 놀라게 된다. 뭔가 알수없는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은 미니어처뿐만이 아니다. 요하네스와 그의 가족들 - 물론 혈족은 여동생 마린뿐이지만 함께 살고 있는 하인 오토와 코넬리아 역시 그들에게는 가족과 같은 존재이다. - 에게도 뭔가 모종의 비밀이 담겨있는 듯한 모습이다.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요하네스 가족에게 얽혀있는 비밀이 하나둘씩 밝혀지면서 점점 더 미니어처리스트의 비밀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만 가는데...

 

막상 이야기의 끝을 보니, 이것은 미니어처리스트의 도입부인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될만큼 뭔가 허무하다. 아니, 아직까지도 이것이 끝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게 될만큼 너무나 많은 사실들이 상상속에 열려있고 결말조차 열려있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더욱 이야기속으로 빠져들어가게 되는 것일까?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읽어가기에만 급급했었는데, 나중에 다시 한번 이 책을 펼쳐들게 되면 더욱 많은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17세기의 암스테르담을 배경으로 한 미니어처 하우스의 상상력을 키워나가게 될까, 나 스스로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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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8 17: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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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매뉴얼
대니얼 월리스 지음, 이규원 옮김 / 비채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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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에 관한 거의 모든 것, "어머! 이건 사야 해"라는 말이 바로 생각나는 아이언맨 매뉴얼 되시겠다. 솔직히 나는 마블 코믹스를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냥 영웅이 세상을 구한다,라는 정도의 인식만 있었을 뿐 그들의 세계관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었는데 친구따라서 스파이더맨 영화를 보고난 후 마블 코믹스의 영웅들을 다시 보게 되었다. 게다가 그저 싸움만을 일삼는 영웅들이라기보다는 좀 더 인간적인 영웅들의 모습, 단점도 가득하고 때로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이웃의 특별한 영웅이 초인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옛날 신화이야기에 나오는 수많은 신들의 모습과도 비교되어 재미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사실 영웅들의 깊이있는 세계관이 어떻든, 권선징악을 따라 선을 행하고 있으니 한번쯤은 그 선한 의지를 생각해봐야하지 않겠는가. - 물론 이런 생각을 하기 이전에는 그저 영웅심리에 불타는 싸움꾼 정도로만 여기고 있었으니 뭐라 할말이 없다.

어찌됐건 우연찮게 보게 된 '아이언맨 매뉴얼'은 내가 아이언맨의 팬이 아니더라도 그 멋짐에 감탄하며 보게 되는 책이 되어주셨다. 요즘 즐겨보는 드라마의 주인공이 내뱉는 말투를 흉내내어 나도 해 본다. "아, 이런 고퀄리티라니!"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다보면 아이언맨에 그리 큰 관심이 없는 내게도 절로 아이언맨의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된다. 그냥 하나의 마블 코믹스의 영웅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기술의 발전 과정에 따라 변화되는 슈트의 모습들을 보는 것도 재미있고 각각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미니어처로 나온다면 아이언맨의 광팬이 아니어도 하나쯤은 갖고 있어싶어질 것 같다.

상상속에서 나온 영웅의 모습이라고만 생각을 해서 그런지 과학적인 근거를 그닥 따져보려고 하지 않았는데, 책에 실려있는 단면도의 모습을 보니 어떤 것이든 단순하고 쉽게 나오는 것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꽤 정교한 단면도의 모습과 넘버링된 아이언맨의 사진은 보고 있으면 절로 감탄이 나올뿐이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 실제인듯한 메모쪽지와 명함이 붙어있고, 사진의 색감과 종이의 질도 좋아서 아이언맨 팬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되겠구나, 라는 생각뿐이었는데 실제로 찬찬히 읽어보니 괜히 소장 욕심이 생겨난다. - 책을 다 읽고 난 후 친구에게 선물로 주려고 했는데 망설여지는 걸 보니 역시 괜히 책을 펼쳤나 싶기도 하고.

어쨌거나 아이언맨 슈트의 변화되는 모습을 좀 더 살펴보고 싶다는 핑계로 좀 더 갖고 있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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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8 17: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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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1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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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카세 가즈히사는 살인자다

처음 시작부터 강렬하다. 하긴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은 그 어느 것 하나 평범하지 않다. 아니, 그녀가 그려내는 이야기 속 주인공들의 모습은 평범하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그 평범함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이기에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들은 더 강렬하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직장인의 평범한 일상이 그려지고 있지만 그 '평범함'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특별한 존재감없이 직장생활을 하는 후카세는 커피를 내릴 때만큼은 독보적인 존재가 된다. 커피를 좋아하는 후카세는 커피 원두 맛의 차이와 질을 감안해 사무실에서 동료들이 좋아할만한 커피를 내리곤 하기 때문이다. 그는 우연히 동네 커피 전문점의 단골이 되고 그곳에서 여자친구를 사귀게 되기도 한다. 별다를 것 없는 직장인의 일상이 그려지며 소소한 행복의 나날이 이어지고 있는데, 어느날 갑자기 후카세의 여자친구에게 '후카세 가즈히사는 살인자다'라는 편지가 날아든다. 그러면서 일상은 금이 가기 시작하고 과거의 사건 하나를 떠올리며 당시 함께 있었던 친구들에게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후카세는 그렇게 과거의 사건과 연관된 사람들을 찾아 익명의 편지에 대한 진위여부를 증명해보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이 책의 백미는 책의 겉표지를 벗겨내고 그 안에 적혀있는 글을 읽었을 때,라고 말하고 싶다. 솔직히 그것을 알고 봤다기보다는 조금은 허무한 결론에 그저 맥빠진 것 마냥 책을 들고 있다가 운명처럼 책이 미끄러져 표지가 따로 떨어져나가면서 우연히 보게 된 그 글로 인해 순간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툭 내던지는 한마디의 말.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은 그렇게 시작하고 끝을 맺지만 곱씹어볼수록 섬뜩해지는 일상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듯 하다.

아마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표지에 적혀있는 말에 담긴 스포일러를 깨닫고 실소를 할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순간 어이없어 웃음짓다가 잠시 다시 한번 이 소설의 전체 이야기를 다시 되새겨본다. 책을 다 읽고난 후 되돌려보게 되는 소설의 이야기는 새로웠다. 이제야 비로소 리버스의 의미가 다가오는 느낌이다.

무심코, 일어난 살인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친구의 우정'이라는 것이 어떻게 다가오게 되는지...괜히 사소한 것 하나에도 신경을쓰게 되는 리버스이다. 되돌려보면 드러나는 진실,에 대해, 그 진실을 알게 되는 무거움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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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8 15: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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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 발견 - 가든 디자이너 오경아가 안내하는 도시보다 세련되고 질 높은 시골생활 배우기 오경아의 정원학교 시리즈
오경아 글.그림, 임종기 사진 / 궁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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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든다지이너 오경아,라는 저자 이름을 보고 별 고민없이 선택한 책이다. 정원에 관한 글도 좋았는데 이번에는 시골의 발견이라고 하니 왠지 조금 더 확장된 이야기가 쏟아져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고.

예상대로 이 책은 시골의 풍경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하지만 그 시골 풍경이라는 것이 단지 시골에서의 생활이 아니라 자연상태 그대로 농작물을 재배 생산하고 유통하며 판매까지 하는 농업의 발전적인 미래, 아니 현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이야기속으로 빠져들어가게 된다.

 

우리의 삶이 아름다우려면 우리가 짓고 만드는 것 역시도 아름다워야 하고, 이 아름다움은 그 지역의 산, , 호수, 바다와 어우러져야만 한다. 사라지면 안되는 오래됨은 지키면서도, 생활을 진화시키는 일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몸에 꼭 맞는 시골 디자인을 다시 찾아야만 한다”(작가의 말에서)

 

작가의 말에서도 느낄 수 있듯 이 책에는 영국의 시골 풍경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 단순히 시골에서의 소박한 삶만이 아니라 그 생활을 유지시켜나갈 수 있는 농업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있게 해주고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을 어떻게 하면 풍요로운 시골 생활을 할 수 있을까라는 의식을 하며 읽게 되지는 않는다. 그냥 책을 펼쳐들고 읽다보면 뭔가 설레임 가득한 시골 생활에 대한 꿈을 갖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을 때 가장 좋은 것은 책안에 담겨있는 온통 초록빛 가득한 시골의 풍경들이었다. 안그래도 아름다운 풍경들이 가득한데 중간중간 산책로라거나 꽃이 곳곳에 심어져 있는 정원의 모습은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다. 특히 장미를 생산하는 전문 원예 농가인 데이비드 오스틴 장미 농원은 다른 농원과 똑같이 소개되었는데도 너무 짧게 소개된 것 마냥 아쉽다. 아름다운 장미 모습이 더 많이 담겨있다면 좋았을텐데...

 

도시에 살면서 시골 생활을 동경해야할만큼 확실히 구별되는 도시에 살고 있는 것도 아니고, 겨울이면 과수원에 가서 귤 따는 작업도 하기 때문에 그저 시골 생활이라는 것이 낭만적이라고만 여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농약이나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법으로 농작물을 생산하고 소규모로 수확을 하면서, 신선한 재료로 음식을 만들고 소규모 식당을 운영하고, 시골에서만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라거나 시골이기에 가능한 박물관, 영국에서는 유명한 시인이나 작가의 생가를 옛풍경 그대로 박물관으로 만들 수 있어서 부럽기도 한 모습이 많았다.

이 책에 소개된 농원들은 자급자족을 하는 농가의 규모보다는 농업경영이라고 할만한 규모의 6차산업을 볼 수 있는 규모의 농원들이다. 그래서 시골의 발견은 나도 좀 해볼까,라는 의욕보다는 미래의 농업에 대한 전망을 바라보며 우리 시골의 풍경에 대한 전망도 생각해볼 수 있게 된다.

, 내용은 그렇지만 어쨌거나 지금 현재 나는 다시한번 이 책을 펼쳐보면서 온통 초록으로 넘쳐나는 책장을 넘기고 또 넘기며 눈호강을 할뿐이다.

 

책을 읽다보면 가든 디자이너는 정원의 설계자, 건축가와 마찬가지로 정원의 밑그림을 그려주고 어떻게 정원을 만들 수 있을지를 디자인해주는 사람이라고 설명되어 있는데 아직 거창하게 농업이라고 할 것까지는 없지만 내 손바닥만한 집 마당에 어떤 작물을 심을지, 사시사철 꽃을 보려고 하면 어떤 꽃을 심어야할지 계획하는 것 역시 작은 의미에서 정원 설계자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다시 책을 들춰보며 마당 정원의 셜계를 해보는 꿈에 빠져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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