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온 바다에서 차를 마시다
한승원 외 지음 / 예문 / 2006년 8월
품절


그 차를 선물한 사람들의 이야기, 생의 한 순간들마다 저와 함께 차 한잔을 함께 나눠마셨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누면서요. 물과 불, 흙, 공기의네 원소에 사랑이 더해지겠지요,. 우주를 이루는 다섯 원소가 어우려져 잠사나마, 이 불완전하고 때로 사악하기까지 한, 이 우주의 한 구석자리를 잠시 조화로운 우주로 되돌려주겠지요? 그렇지요??-26쪽

와온 바다에서 반야차 한잔을 우립니다.
푸른빛의 달빛들이 쏟아지고 자는 다시 내 생의 언어들이 빚을 꿈에 대해 생각합니다. 오래 묵은 꿈들이 현실 속에서 빛날때에 생의 시간들은 더 찬란해지고 그 신비한 빛들이 모여 작은 신화가 되겠지요. 그럴때,우리곁의 제일 허름한 풍경들이 날개를 펴고 하늘로 오를수 있겠지요. 와온 바다에서는 모든 평범한 것들, 못 생기고 허름하고 상처벋은 것들이 따뜻하게 개펄 위에 몸을 눕힙니다. 그들 모두가 한 순간 영혼의 쉼을 경험한 뒤에 두 날개를 펴고 하늘로 훌쩍 날아오를 것입니다. 와온의 꿈이 거기 있습니다.-39쪽

바람이 잔잔히 이는 대숲 속에서 좋은 사람 만나 차를 마시건 술을 마시건 무에 따질 것이 있을 것인가.-49쪽

꽃을 보면서 차를 마시는건 계절과 세월의 흐름을 눈여겨보자는 심사이다.
아름다움은 찰나에 불과하다. 모든게 사라라져간다. 우리 주변에 철따라 피고 지는 꽃이 있다는건 얼마나 신비스런 일인가. 꽃을 보면서 계절을 느끼고 차를 마실수 있다는 건 얼마나 큰 행복인가..행복을 물질에 두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차와 꽃과 벗이 있다면 더이상 무얼 바라는가.-67쪽

차를 마신다는 행위는 바로 그렇게 흘러가는 시간을, 이미 흘러간 시간울,잠시 느껴보는 행위다. 찻잔을 들여다보면 자신의 얼굴이 보일지도 모른다 . 위대한 영화도, 충일감을 주는 여행도 그렇지만 차를 마시는 행위도 그런 자기 성찰의 기쁨을 준다 .
번거롭고 바쁜 일상을 사는 뇌리에선 삶의 경쟁에서 지지 말아야 한다는 명제가 메아리치며 잠시라도 넋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스스로를 위협한다.정신없이 질주하지만 어느 순간 <매트리스>의 주인공들처럼 내가 사는 인생이 나의 의지로 통솔되는 것인지, 누군가의 거대한 계획에 따라 강제된 것이지 헷갈린다.-84쪽

"차는 무엇입니까?"
"차는 차입니다. 차는, 마시는 사람의 달뜨고 닳아 올라 균형감각과 리듬을 잃은 몸과 마음을 차갑게 가라앉혀 줍니다. 해인이 그것입니다. 나를 잃어버린 채 남의 다리만 긁는 나를 나로 회복되게 만들어줍니다. 흔들린 정체성을 바로잡아줍니다. 마음이 고요한 상태에 이르게 해줍니다."-117쪽

문덕산의 고요롭고 아늑한 품속에서 시정과 꽃마음과 차정신이 마치 한 송이의 꽃처럼 이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꽃은 절로 피고 지고 있으며 시와 차가 나의 생활 속에 하나로 무르녹아 있으니 특별히 시를 쓴 행위나 규범적인 다도 같은 것을 따로이 할 필요가 없다.-1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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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10-15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찻잔을 들여다보면 자신의 얼굴이 보일지도 모른다... 참 좋은 글귀들이 모였네요^^
오늘 하루 편히 보내셨지요? 배꽃님!!

치유 2006-10-15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혜경님..즐거운 시간 보내고 휴식하는 시간입니다..
저도 이 84쪽 글귀가 참 맘에 들어요..
님도 편히 쉬세요..^^_

카페인중독 2006-10-15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란 것이 참 묘해요...사람은 여유있고 온화하게 만드니...
배꽃님도 편히 쉬세요...^^

치유 2006-10-15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독님..맞아요..&^^&
찻잔을 들고 있을때는 여우로와서 좋고, 맘 평화로움을 늘 느끼곤 해요..
님도 편히 쉬세요..감사합니다..
 
리디아의 정원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13
사라 스튜어트 글, 데이비드 스몰 그림, 이복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4월
구판절판


보고 싶은 할머니

꽃씨랑 알뿌리에서 싹이 돋았어요.

"4월에 단비가 내리면 5월에는 꽃이 만발하지."하고 말씀하시는 할머니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엠마 아줌마와 빵가게를 청소하면서 짐 외삼촌을 깜짝 놀라게 할 '어마어마한 음모"를 꾸몄어요.

외삼촌은 제가 편지를 읽거나 화분에 꽃씨를 심거나 학교에 가거나,

숙제를 하거나 마룻바닥을 쓰는것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밀 장소에서 일을 꾸미는 건 절대로 보실 수 없습니다.

1936년 4월 27일

모두에게 사랑을 담아서, 리디아 그레이스

추신 ; 짐 외삼촌이 함박 웃을 만한 계획을 짜고 있어요.

배꽃 ....포토리뷰를 올려야 겠다고 생각하고 도서관에서 다 보고서도 빌려온 책이다.
하지만 너무나 멋진 포토 리뷰가 있기에 난 이렇게 사랑스런 리디아 그레이스의 편지 한장 남겨 둔다.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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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2006-12-19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재미있게 읽었어요. 서재에 자주 놀러와야 겠어요. 좋은 글들이 참 많이 있네요.

치유 2006-12-19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리브님 감사합니다..^^&
네.. 자주 오시면 저야 너무 감사할일이지요..
 
내려놓음 - 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결심 이용규 저서 시리즈
이용규 지음 / 규장(규장문화사) / 2006년 3월
구판절판


우리가 위기 상황에 있을때에도 여전히 하나님의 도우심을 신뢰함으로 평안속에 거할 수있다면, 우리와 하나님의 관계는 친밀한 것이 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히11:1)이다.
피할 곳, 빠져나갈 구멍이 없는 것 같은상황 가운데로 떠밀려 갔을때,
우리는 우리가 얼마만큼 하나님을 신뢰하는 지를 깨닫게 된다.
그것을 확인시키려고 하나님은 우리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가기도 하신다.
그곳이 바로 우리의 광야이고, 그곳에서 우리는 하나님을 새롭게 만나게 된다.
하나님은 우리의 실수까지도 그분의 계획 가운데서 완벽하게 이용하는 분이시다.
우리의 무지마저도 하나님은 그분의 뜻을 이루어가는 도구로 사용하시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에 계획을 가지고 계시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먼저 일하신단다는 사실은 위태하게 보이는우리의 인생길에 크나큰 위안이 된다.-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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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물
마이클 모퍼고 지음, 마이클 포어먼 그림, 김난령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12월
품절


코니, 정말이지 이런 크리스마스 파티는 세상에
둘도 없을 거요.
그때 누군가가 축구공을 가지고 왔소. 그러자
너도나도 두거운 방한외투를 벗어 던졌다오.
벗어 놓은 옷더미는 골대가 되었지.
그 다음은 두말 할 필요도 없이
토미 팀대 프리츠 팀의 한 판 경기가 벌어졌다오.
어제까지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던 무인지대 한가운데서 말이오.
여보 코니, 놀랍지 않소?
한스 울프와 나는 경기를 지켜보고 응원을 했소.
우리는 손뼉을 치고 발을 동동 굴렀지. 응원도 응원이지만
추위를 쫓으려고 말이오.-23쪽

나는 한스의 손을 꼭 잡고 행운을 빌어 주었다오.
그가 곧 가족을 만나게 되길 바란다고 말이오.
그리고 이 전쟁은 얼마 못가 끝날 것이고 ,
그러면 우리 모두 고향으로 돌아갈수 있을 거라고 말했소.-26쪽

이 믿을수 없는일로 인해 나는
양쪽 군인들이 얼마나 평화를 고대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오.-31쪽

그러더니 갑자기 손을 뻗쳐 내 손을 잡았다.
그녀의 두 눈에는 어느 새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당신 ....크리스마스에는 집에 돌아올 거라고 하더니,
이제야 돌아왔군요.
당신이 돌아온 것이 내게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에요."
나는 부인 곁에 앉았고 , 부인은 내 뺨에 입맞춤을 했다.
"짐, 난 당신 편지를 하루도 빠짐없이 읽고 또 읽었어요.
내 맘 속에서 당신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요.
그러면 당신이 나와 함께 있는 것처럼 느껴졌거든요."-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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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2006-10-12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42의 글이 가슴에 다가오네요. 글 속에서 우리 모두는 그 사람의 목소리를 느끼지요.

치유 2006-10-13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101한살의 여인이 전쟁터에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기다리며 읽고 읽고 또 읽었던 편지를 받아들고 정신이 온전치못하는 틈에서도 그 편지만은 기억하며 그 고마운 신사를 남편으로 착각하는 장면은 정말 눈물 나게 합니다..
 
초정리 편지 창비아동문고 229
배유안 지음, 홍선주 그림 / 창비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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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냐? 누이도 쉽게 익히더냐?"
"예,저하고 마당에서 글자 놀이도 합니다. 그런데 누이는 할아버지가 부자이고 양반인데도 근심이 있는 게 이상하다고 했습니다."
"허허, 너와 네 누이가 내 근심을 많이 덜어 주었느니라."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할아버지는 말없이 빙그레 웃었다. 천천히 웃음을 거두며 멀리 들판을 바라보았다.
장운은 고개를 갸웃했다. 옆에서 보는 할아버지 얼굴이 점점 깊은 생각에 잠기는 듯했다.
할아버지 입에서 또 가느다란 한숨이 새어 나왔다.-35쪽

장운이 아예 바닥에 앉아 통곡을 해 대자 영감은 어쩔줄 모르고 거푸 헛기침을 했다. 그러다가 멈출 기미가 안 보이자 서둘러 자리를 떴다. 장운은 주저앉아서 그 동안 참았던 설움을 다 토해 내듯 오래 울었다. 막힌 속이 뚫린듯 후련했다.
장운의 마음은 아랑곳없이 산은 하루가 다르게 가을빛으로 물들어 갔다. 장운은 산에 올라 나뭇단을 꾸리고 나서 정자로 올라갔다. 흙바닥에도 정자 위에도 할아버지의 흔적은 없었다.
'이제 정말 안 오시려나..'
할아버지가 남긴 편지를 품에서 꺼내 다시 읽었다. 슬픈 마음이 가라앉는 것 같았다. 장운은 먼지 쌓인 마루에 손가락으로 이런 저런 글자를 쓰면서 누이와 할아버지를 생각했다.-59쪽

장운은 토끼 눈 할아버지가 준 종이를 펴고 먹을 갈았다. 종이와 먹을 보니 새삼 토끼눈 할아버지가 떠올랐다.
"할아버지, 누이가 편지를 보내왔어요. 할아버지가 가르쳐 주신 글자로 편지를 써 보내왔다고요.'
장운은 왼손으로 종이를 누르고 오른손으로 붓을 들어 글을 썼다. 아버지가 바싹 다가와서 장운의 손놀림을 보았다.-77쪽

"낮에 점밭 아저씨가 다녀갔다."
"점밭 아저씨가요?"
"그래, 정 어려운 형편인가 와 봤다고, 참 고마운 사람이다."
그러고 보니 점심 먹고 나서 일터에 점밭 아저씨가 내내 안 보였던 것 같았다.
'우리집엘 왔었구나.'
"좋은 기회라고 하더라. 갔다 오면 여기서도 석수로 인정해 주고. 네가 손이 매워서 한 재목 할 것 같다면서 웬만하면 한양엘 데려가고 싶다더구나. 내가 그 말을 듣고 어찌나 고맙고 마음이 뿌듯하던지.."
아버지는 거의 눈물이 글썽한 얼굴이었다.
"점밭 아저씨가 정말 그렇게 말했어요?"
장운은 내심 기뻤다 .일터에서는 한번도 칭찬 같은 걸 안 하던 어른이었다.
"그래 나도 들었다. 이 자식이 맹탕은 아니었나 봐."
오복이 장운이 귀를 잡고 쑥 잡아당겼다. 난이가 소리내어 웃었다.-149쪽

토끼눈 할아버지였다. 장운은 정신이 아뜩했다. 붉은 바탕에 금빛 수가 화려한 옷을 입고 서 있는 분은 분명 또끼 눈 할아버지였다.장운은 온몸이 굳어 버리는 것 같았다. 그러다 퍼뜩 정신이 들어 머리를 조아렸다.-198쪽

여름내내 보아온 거지만 정을 내려놓고 몇 걸음 물러서서 보는 연꽃 확은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돌같지 않은 , 연하디 연한 꽃잎이었다. 장운은 가슴이 뛰었다..코ƒP이 찡했다.갑출이 옆으로 와서 장운의 어깨를 토닥였다.
"장똘아 , 인마. 완성했구나."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이제막 핀것 같네..물길까지 터서.흠없이 다듬었구나."-207쪽

물이 들어와 펑퍼짐한 연꽃 속에서 찰랑였다. 마치온 세상을 연꽃이 감싸고 있는 듯했다. 살짝 아래로 처진 꽃잎 하나가 물길을 터 주었다.
맑은 물이 연꽃에 감싸였다가 다시 흘러내렸다.-2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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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9 08: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유 2006-09-29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오후에 받아서 저녁먹고 읽었어요..금새 읽어져 버려서 아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