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할때도 문 밖이 저승길이라는 옛말을 늘 기억했다. 아름다운 꽃이 열흘을 가지 못하는 허무한 세상살이를 잊기 위해 미친 듯이 하나에만 몰입했다. 살고 싶단 나의기도는 사진 작업이었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어디에도 얽매임 없이 사진을 찍는 하루하루는 자유로웠다. . . . 혼자선 살수 없다는걸 알면서도 늘 혼자이길 원했다.-26쪽
사람들은 서로 다른 마음으로 세상을 느끼고 삶을 판단한다. 다른 생각으로. 다른이상을 위해 살아가며, 다른 것을꿈꾼다.-45쪽
장마철이면 안개 짙은 날 치자꽃 향기에 취해 마시는 커피 맛은 유별나다. 눈이 소복하게 쌓인 날 보름달을 보며 마시는 차 맛은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나만의 즐거움이다.-80쪽
꿈속에서 몽정을 경험하듯 자연 속에서 오르가슴을 경험한다. 아침저녁 홀로 초원을 돌아다니다 보면 오르가슴을 느낀다. 신선한 공기, 황홀한 여명, 새들의 지저귐, 풀냄새, 꽃향기, 실바람,...그 모든 것들이 인위적으로 만들수 없는 절묘한 조화를 부린다. 소와 말들이 한가로이 노닐고 새들은 제 흥에 겨워 조잘거리고, 풀잎에 몸을 감춘 벌레들은 사랑을 속삭인다. 벌 나비는 꽃향기를 따라 날개짓한다. 자연이 인간에게 베푸는 축복이다. 오르가슴을 경험한 이는 자연을 떠나지 못한다. 이제는 도회지로 돌아갈수 없다. 그런 것을 경험할 때마다 점점 자연에 매혹된다.-83쪽
견디기 힘든 순간에는 언제든지 다가오는 당신의 모습에 눈물을 참지 못해 참회하지요. 당신 배 곯아 가며 키웠건만 당신의 그 아픔을 헤아리지 못한 어리석음에 늘 긴장 속에서 생활하지요. 나의 일에 몰두하게 하는 채찍이지요. 당신은 떠나고 없지만 당신의 향기는 언제나 그대로 남아 나를 지탱해 주는 힘이지요. 살아있게 하는 기력이 당신에게서 나오니 당신은 참으로 위대하십니다.-103쪽
그들을 통해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형편없고 가치 없는지 깨달았다.자신만만하게 세상과 삶에 대해 더떠벌렸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그들의 삶에 가까이 다다가갈수록 나는 말수가 적어졌다. . . . 그들의 노동 앞에 나는 부끄러웠다. 나의 게으름을 반성하고 작은 시련에도 움츠려들었던 지난날을 되돌아 보았다.-161쪽
몸은 점점 굳어가도 해야 할 무엇인가가 있는 하루는 절망적이지 않다. 설레는 가슴으로 내일을 기다리면 하루가 편안하게 흘러간다.-2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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