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장 선거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5월
구판절판


죽음을 두려워 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역사를 쭉 훑어봐도 권좌에 앉은 사람은 너 나 할것 없이 회춘과 불로장생 연구를 시켰단 말이죠, 오래 살고 싶어하는 건 다나베 씨 혼자만은 아니지."
미쓰오는 말없이 이라부를 응시했다.
"보통 사람들의 인생은 정년퇴직으로 어느 정도 정리가 되지만 권력자 인생의 종말은 죽음뿐, 그러니까 모두 지나치리만큼 죽음을 의식하는 거겠지."-35쪽

유치원 아이들이 원망이 담긴 표정으로 다카아키를 쳐다보고 있었다.
"너희들, 잘 기억해둬. 세상은 양육강식이야."
내친김에 설교까지 늘어놓았다.
그 순간 후두부에 충격이 느껴졌다 .챙 하는 소리가 고막을 울렸다. 뒤를 돌아보니 쇠 대야를 손에 든 마유미가 험악한 표정으로 두 다리를 쩍 벌리고 서 있었다.
쇠대야? 그건 또 어느 틈에 들고 온 거야. 눈에서 불똥이 튀었다.
"이봐사장, 당신 어른 맞아? 유치원 애들 상대로 뭐하는 것이야?"
마유미가 허리를 구부려 귀에 대고 으름장을 놓듯 말했다.
"아, 아니 당신 보스도...'"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혀도 잘 돌아가지 않았다.
"저 사람은 바보 천치야 .아무리 말해도 소용없어."
"그렇지만, 지난번에 내가 졌으니까.."
"아무리 그래도 정도가 있지. 혼자만 이기면 놀아주는 사람이 있겠어?"
또 다시 챙하고 머리를 내리쳤다.그러고는 통통하게 살이 오른 히프를 흔들며 멀어져 갔다.
아이들이 배를 잡고 웃기 시작했다.
-1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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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참새 찌꾸 2 사과문고 글로 빚은 한살이 41
곽재구 지음, 이혜리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3년 4월
품절


"신들이여 소원을 들어 주겠다는 그대들의 제안에 감사드림니다. 나에게는 꼭 풀어야 할 한 가지 과제가 있습니다 . 그것은 초원의 세계를 찾는 것입니다. 초원의 세계는 우리들 모든 참새들이 꿈을 꾸는 이상의 땅입니다. 내 일생의 소원은 바로 그 초원을 찾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당신들에게 그 초원을 찾아 달라고 부탁할수는 없습니다. 내가 당신들의 삶을 대신 살 순 없듯이 당신들이 내 삶을 대신 살아 줄 수 는 없기 때문입니다. 나는 참새이며 참새의 꿈을 지니고 있습니다."-1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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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4-13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원'은 도달하고픈 인생의 목표, 삶의 의미이겠지.
그럼, 참새야. 아무리 날아도 날아도 피곤해지지 않는 강인한 날개를 달라고 해.
그것은 단지 좋은 '수단'을 하나 갖는 것일 뿐, '목표'를 신이 대신 채워주는 것은 아니잖아?
꿈은 돈으로 살 수가 없어. 그래서 더욱 얻는 것이 힘들어.

치유 2007-04-16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SHIN 님/*^^*

 
내가 매일 기쁘게
벤 패터슨 지음, 정대호 옮김 / IVP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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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많은 것을 주셨으니,
감사하는 마음, 하나만 더 주소서..,
마치 당신의 축복이 따로 떼어 놓은 날에만 있는 양
형편 좋을 때만 감사하는 마음이 아니라,
심장 고동소리가 당신께 드리는 찬양이 되길.-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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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정원 일의 즐거움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 이레 / 2001년 10월
절판


인생에는 어려운 일, 슬픈 일들이 있다. 그래도 때때로 꿈이 이루어지고 행복이 찾아온다. 그 행복이 오래 지속되는 것은 아니라 해도 괜찮을 것이다. 그 행복은 잠시 동안은 참으로 멋지고 아름답게 여겨진다. 한곳에 머물며 고향을 갖는다는 기분, 꽃들과 나무, 흙, 샘물과 친해딘다는 기분, 한조각의 땅에 책임을 진다는 기분, 50여 그루의 나무와 몇 포기의 화초, 무화과나무나 복숭아나무에 책임을 진다는 기분이 그런 것이다.-122쪽

농촌 생활은 도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거칠지는 않지만 온화한 것도 아니다.정신적이거나 영웅적인 생활도 아니다. 하지만 마치 잃어버렸다 다시 찾은 고향처럼 모든 정신적인 인간과 영웅적인 인간의 마음을 그 깊은 곳까지 끌어당긴다. 왜냐하면 이런 것이야말로 가장 오래 존속돼 온 가장 소박하고 경건한 인간 생활이가 때문이다. 땅을 경작하는 사람들의 일상은 근면과 노고로 가득 차 있으나 성급함이 없고 걱정 따위도 없다. 그런 일상의 밑바탕에는 경건함이 있다. 대지, 물, 공기, 사계절의 신성함에 대한 믿음이 있고 식물과 동물들이 지닌 생명의 힘에 대한 믿음이 있다.-1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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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4-03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봐야지 생각만 하던 책이었는데 이렇게라도 잠시 보니 더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 ^.

비로그인 2007-04-03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헤르만 헤세' 같지 않은 느낌 -
그러나 자연의 아름다움과 귀함을 느끼는데 '누구같다' '누구같지 않다' 따위는
필요없는 것. 옅은 초록색 잎 위에, 아침에 내려 앉은 물방울, 그리고 그 안에서
보석처럼 반짝이는 햇살을 보는 것은 누구라도 느낄 수 있는 것이니까 -
어쩌면, 자연의 어머니와 언제나 함께 할 수 있는 '농부'로 태어나는 것은 축복일까요.

치유 2007-04-03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섬사이님/맞아요..전 친정아버지 생각많이 났어요..어릴적 집에 계시는 날이면 오직 하신다는게 정원가꾸시는 거였거든요..지금 위독하시단 전화가 왔는데 이러고 있으려니 맘이 아파죽겠어요..

홍수맘님/천천히 시간 나시거든 한번 보셔요..
L-SHIN 님/글쎄요..가끔 울 시어른들 보면 농부란게 축복은 아닌것 같기도 해요..
생각에 따라 다르겠지만요..그러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이에게는 축복임이 분명할터..횡설수설...하는 배꽃..좀전에 친정아버지 위독하시다고 전화왔는데 이러고 있으려니 조마 조마 너무 불안해요..

비로그인 2007-04-04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처한 입장'과 생각에 따라 다른 것 같습니다.
배꽃님의 아버님께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쾌차하시기를 바랍니다.
이럴 때는......어떻게 위로해야 되는지 모르는 제가 참 바보 같습니다.....

치유 2007-04-05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에요..고마워요..덕분에 새벽에 다시 좋아지셔서 한고비 넘기셨답니다..
감사합니다..
 
지붕 위의 시인 로니
재클린 우드슨 지음, 김율희 옮김, 조경현 그림 / 다른 / 2005년 10월
품절


에드나 아줌마의 이웃에 사는 토드라는 애는 지붕에 비둘기 둥지를 갖고 있어서 가끔 난 거기 올라가서 비둘기들이 모두 세찬 날갯짓을 하며 우리 위를 지나갈 때까지 커다란 흰 수건을 흔드는 토드를 지켜본다. 앞뒤로 위아래로 구구구 우는 비둘기들. 그런 날이면 비둘기들이 내머리에 실례를 할까봐 걱정되진 않았다. 비둘기들은 느리게 앞뒤로 날아다닐 뿐이었고 태양은 비둘기들 뒤로 눈부신 오렌지 빛을 낸다.그러면 잠시 후 비둘기들의 울음소리는 노래처럼 들려오기 시작한다. 그 소리를 들으면 하늘을 올려다 보게 되고 늘 믿고 싶었던 것을 믿을 수 있게 된다. 특히 거기 선 채 하얀 수건을 흔드는 토드의 갈색 얼굴에서 또래 아이들에게서는 보기 힘든 환한 미소가 조각조각 부서져 나올때면.-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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