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 랜덤하우스 히가시노 게이고 문학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월
구판절판


츠요시의편지를 읽다 보니 눈시울이 뜨거워 졌다 .츠요시는 자기 편지를 시라이시 유미코라는 알지도 못하는 여자가 읽고 있단 것도 모르고 그리고 그 여자가 나오키의 이름으로 답장을 보내고 있다는것도 모르고 기쁜 마음으로 편지를 ? 아마 츠요시는 동생한테서 온 편지를 가장 큰 위안으로 삼고 있을 것이다. 나오키는 지금까지 자기 편지가 형한테 그토록 큰 힘이 되리라곤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다.-328쪽

지금껏 아무리 괴로운 일이 있어도 우는 소리 한번 하지 않던 아내다. 그런 아내가 우는 걸 보니 가슴이 아팠다. 나오키는 자기 가족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 처했는지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동시에 얼굴도 모르는 범인에 대한 심한 분노를 느꼈다.-372쪽

제가 보내는 편지도 받지 않겠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 이유를 동생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그리고 그 편지에는 형이 강도살인범이라는 이유 때문에 그 애가 지금까지 얼마나 고생했는지..자기 아내와 딸이 얼마나 괴로운 일을 당하고 있는 지 절절하게 쓰여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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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타 씨에게 보낸 편지도 아마 틀림없이 오가타씨에게는 범인이 자기 만족에 불과한 불쾌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을 거란 사실을. 그걸 사죄하고 싶어 이렇게 편지를 썼습니다.-409쪽

그때였다.나오키의 눈이 객석 한 곳에 꽂혔다. 뒤쪽 오른편 끝. 갑자기 그쪽에서만 빛이 나는 것 같았다.
그 남자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나오키가 기억하는 모습보다 훨씬 더 작아 보였다.그 모습을 보자 나오키는 몸 안에서 갑자기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오르는걸 느꼈다.남자는 두 손을 가슴 앞으로 모으고 있었다.사죄하듯이, 기도하듯이.그리고 나오키는 느낄수 있었다 .그의 팔이 가늘게 떨리고 있다는걸..
형 ㅡ 나오키는 마음속으로 형을 불렀다.
형, 우린 왜 태어난 것일까 ㅡ.
형, 우리도 행복해질수 있는 날이 올까? 우리가 서로 마주앉아이야기 할수 있는 날이 올까?둘이서 어머니께 밤을 까드리던 그때처럼 ㅡ.-4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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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들이 자라서 엄마가 된다
수지 모건스턴.알리야 모건스턴 지음, 최윤정 옮김 / 웅진주니어 / 1997년 3월
구판절판


시험은 딸아이가 볼 건데 내가 왜 이렇게 속이 울렁거리지?
살갗에 소름 돋는 것 좀 봐, 왜 이렇게 가슴이 뛰지? 이게 진짜 내 가슴인가?
말하자면, 내 말이 처음으로 전국 경마대화에서 나가는 것 같은 기분이다. 내 말이 잘 달린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과연 등수 안에 있을까? 내 딸 아이는 언제나 우등생이었다. 학교에 갈 때마다 선생님들한테서 칭찬 세례를 받았었다. 그렇다고 대학입학 자격시험에 합격한다는 보장은 없다. 시험은 쳐 봐야 안다. 붙을지 안 붙을지도 엄마라고 미리 알수는 없다.-149쪽

그래, 나는 이 아이를 사랑한다. 어떤 사람의 딸은 책꽂이 정리를 아주 잘 할 것이다.또 어떤 사람의 딸은 날씬하다. 이웃집 여자의 딸은 구겨진 치마 입고 나가는일이 없다,. 조카딸은 자기 물건을 잘 잃어버리지 않는다. 그래도 난 이 세상 딸들을 다 준다 해도, 어떤 딸과도 내 딸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172쪽

그래, 나는 그녀를 사랑한다.
다른 엄마라면, 내게 예쁜 원피스를 만들어줄지도 모른다. 다른 엄마라면, 내게 텔레비전을 사줄지도 모른다. 하이파이 스테레오 전축을 사줄지도 모른다, 다른 엄마라면 나를 잘 보살펴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떠한 엄마도 나를, 이 엄청한 결점들을 가진 나를 사랑해주고, 너무나 이기적이고 강렬한 사랑을 원하는 나 같은 아이를 받아들여줄 수는 없을 것이다.
자, 이제 어떻게 될까, 우리 둘 다에게 무슨 일이 또 닥치게 될까?아무 일도, 거의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하긴 대학 입학문제가 남았지! 그리고 우리는 계속 말다툼을 해댈 것이며 서로를 사랑한다는걸 알면서도 끊임없이 부딪칠 것이다.그녀는 여전히 나를 전적으로 이해하지는 못할 것이다, 내 속을 훤히 꿰뚫어 보지는 못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계속해서 이것저것 잃어버리고 다니겠지만 큰 일은 안 날것이며 ,말없이 내 속 깊숙이 쓰디쓴 회한을 간직하게 될 것이며 때로는 그녀도 나처럼 존재하고, 고통받고 사랑한다는 것을 잊을 것이다 .
그러나 때때로 우리는 공모라도 하는 사람들처럼 눈빛을 반짝이며 서로를 쳐다볼 것이다. 그리고 알게 될 것이다.-177쪽

내 생각........
수지 모르겐스턴과 그의 사춘기 딸 알리야 모르겐스턴이 함께 쓴 책이다.우리들의 일상이 이렇게도 관찰력있게 쓰여지고 잘 표현되어 있어서 일까..정말 때로는 나를 들여다 보는듯 하고 때론 딸아이를 보는듯 하다.딸아이와의 갈등을 일상으로 표현하였지만 때로는 기대하고 또 실망도 하면서 잔소리 늘어지게 하는 엄마이다. 그러다가 가슴 뿌듯하게 바라보게도 되는 엄마. 딸은 이런 엄마를 귀찮은 존재로 생각할수 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보다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걸 마음속 깊이 알고 있을 것이다. 내 아이는 오늘 고등학교 면접을 보러 갔다.
떨리고 두렵지만 딸이 잘 하고 올 거라 믿는다.모든 엄마들은 그럴 것이다..내 딸아이가 나보다 더 잘되길 바라고 나 보다 더 성숙한 삶을 살길 간절히 소망하는 한결같은맘..읽으며 미소짓게 하고 또한 눈물짓게도 했지만 나와 내 아이의 삶을 관찰하게도 한다.내 딸이 잘 자라길 간절히 소망하는 엄마들의 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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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7-01-08 0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하게 저도 그렇더군요.제모습에서 엄마의 예전 모습이 보여요..
 
화가의 집을 찾아서 한젬마의 한반도 미술 창고 뒤지기 2
한젬마 지음 / 샘터사 / 2006년 7월
품절


사람의 일생에는 작은 골목이 무수히 많다.어느 때 우리는 그 골목에
행복한 추억을 남기기도 하지만, 어느 때는 남루한 상처를 묻어 두기도 한다.
그런 골목을 돌고 돌면서 시간이 흐르고, 생의 마디마디가 이어졌다 끊어지고 다시 만난다. 내게 일어났던 무수한 일들은 서로 달라 보이지만 어찌보면 달리기를 하다가 넘어졌을때 생긴 무릎의 성처, 첫사랑과 이별하고 난 후 뒤척거리던 길고 긴 밤이 이어찌 다를까.
나를 화나게 하는 일이나 나를 슬프게 하는 일. 나를 기쁘게 하는 일 모두 다 내가 존재하기에 발생하는 일들이다. 나는 그렇게 세상의 모든 것들과 인연을 맺으며 살아가고, 그 인연에 의해 내가 완성돼 간다.
하지만 사람의 삶이란 게 늘 탄탄대로만은 아니지 않은가.,
예를 들어, 어떤 이는 내 작업을 보고 감탄하기도 하지만 또 어떤 이는 폄하하기도 한다. 그 감탄과 폄하를 아우르고 한 발 더 나간 지점에서 그 인연들을 품고 도약하는 지점에서 나는 다시 태어난다. 때론 그 인연이 너무 버거워 뛰쳐나가고 싶은 순가도 많지만 그 또한 짊어져야 하는 것이 숙명 아닌가. 그러니 살면서 백팔 번뇌가 없을 수 없다. 아마도 하인두는 그 백팔 번뇌를 건너뛰고 자신의 원초적인 생명성과 마주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181쪽

일과 결혼 생활을 병행해 나가며 한숨 돌릴 겨를도 없이 숨 가쁘게 지내온 세월. 그 세월의 어디쯤에서 신사임당. 그녀가 내 앞에 나타났다. 욕심 많은 내게 정말 해보고 싶은 목표가 생긴 것이다.
현모양처와 예술과의 삶을 동시에. 그리고 완벽하게 소화해 내기. 그녀를 삶의 지표로 삼는 게 구태의연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현모양처라는 게 봉사 정신과 희생 정신의 절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남편과 자식 잘되라고 나를 죽인다? 천만의 말씀이다.정말 현모양처가 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반듯하게 서야 한다. 치열한 자기 완성의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이제 다시 누가 내게 닮고 싶은 사람을 물어본다면. 말할수 있다 . 바로 신사임당이라고. 그녀는 역사가 증명하는 현모양처이자 동시에 위대한 예술가였다.-2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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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11 0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유 2006-11-11 0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오전에 약 먹고 죽은 듯 자버렸거든요..그랬더니 올빼미가 되었어요..
 
한나의 선물 - 한 어린 삶이 보낸 마지막 한 해
머라이어 하우스덴 지음, 김라합 옮김 / 해냄 / 2002년 9월
구판절판


나는 한나가 테이블 위의 물건들을 이렇게 놓았다 저렇게 놓았다 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간섭하고 싶은 걸 꾹 참았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고 보니 나에게는 매사에 지나치게 비판적이고, 사람들에게 ,특히 내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는게 옳은 것인지를 가르치고 싶어하는 면이 있었다.
한나는 얼마 만에 한 번씩 뒤로 물러서서 자기 작품이 잘 되었는지 살펴보면서 웃는 얼굴로 콧노래를 부르고 잇었다 .한나는 서둘르지 않았고, 티 파티가 어떠해야 하는지에는 전혀 개의치 않은 것 같았다. 나는 한나가 경험하고 있는 기쁨과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쏟는 정성을 음미하며 말없이 한나를 지켜보았다. 나도 한나처럼 하루하루의 일상에 그렇게 관심을 기울이고 싶고, 무슨 일을 하건 사람들이 알아줄까 마음에 들어할까 걱정하지 않고 단순히 그 일을 하는 기쁨을 위해 하고 싶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기쁨이란 모든것이 질서 정연하고. 좋은 배우자를 만나고, 사랑받고 해야만 얻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좀더 충만한 삶을 사는 데 진지하게 관심을 기울인다면 모든 것이 완벽하기를 바라는 내 욕심부터 내려놓아야 할 것이다.-126쪽

기쁨이란 순간 순간의 문턱에 서 있는 마술이자 평온이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넉넉하게 베풀고 충만한 삶을 살때 경험하게 되는 것이 기쁨이다. 기쁨은 규칙이라는 것을 모르는 탓에 불완전할까 염려하지 않으며, 가장 어두운 곳에서조차 예고 없이 우리를 찾아올 수 있다.-135쪽

바로 그 순간 나는 무슨일이 생기든 한나의 일부는 결코 죽지 않고 늘 나와 함께 있으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믿음이 아니었다. 희망도 아니었다. 그것은 마음의 적용에 구애받지 않는 확실한 인식이자 지극히 평혼하고 깊이있는 신뢰의 체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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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란 무엇을 믿는 게 아니라 믿음을 놓아버리는것이다.
신뢰는 어떤 일이 장차 달라지기를 바라며 가도하지 않는다. 신뢰는 아무것도 거부하지 않는 고요한 마음이며 어떤 것을 있는 그대로 믿고 인정하려는 마음가짐이다.-183쪽

윌과 한나가 너무도 천진난만하게 세상에서 두 사람이 공요할 수 있는 가장 친밀한 순간을 경험하고 있는 것을 보자 경허해졌다, 두 아이는 진실을 말하고 진실을 행하는 게 궁극적으로 어떤 것인지를 단숨에 나에게 보여주었다.-188쪽

고통을 안타깝게 여기는 게 연민은 아니다, 연민은 모든 사람에게 나름대로의 고통이 있다는 것걸 아는 데서 나온다. 우리는 우리와 다른 모든 사람들 사이의 이런 관계를 깨닫을 때, 서로가 서로에게 속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는 혼자 고통을 겪는 게 아니다.-2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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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30 14: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유 2006-10-31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독님 잘 지내시지요?/아주 오랫 동안 못본듯한 이 착각은 뭘까요??

2006-10-31 16: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유 2006-11-01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편히 쉬세요..낼 뵙지요..
 
아빠 보내기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34
박미라 지음, 최정인 그림 / 시공주니어 / 2004년 5월
구판절판


"민서야 .
소중한 사람이 어느날 곁에 없다고 생각해보자. 아니지.너는 이미 알고 있겠구나.
소중한 사람은 남아 있는 사람 속에서 오랫동안 살게 된단다. 네 아빠처럼. 엄마는 마음 속의 아빠를 만나려고 아빠 옷을 손수 빨고 바람이 잘 부는 창틀에다 그걸 널어두는 거야. 그렇게 흔들리는 아빠 옷을 보면서 아빠 생각을 한다는구나. 네 아빠가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대. 오래도록 보려고 일부러 짜지도 않고 걸어두는 거야. 탈수 되어 구겨진옷을 보면 병치레 하던 네 아빠가 생각나 마음이 아프대요.
이를 어쩌면 좋으냐 .쯧쯧.약한 사람 같으니라고'"-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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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2006-10-24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애잔하네요..

2006-10-24 15: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유 2006-10-24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 팔목은 괜찮나요??읽으면서 많이 울게 되더라구요..
속삭이신님/그러게 말여요..쉽지가 않아요..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