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전쟁의 역사 - 전쟁의 기원에서 미래의 전쟁까지, 한 권으로 읽는 전쟁의 세계사
제러미 블랙 지음, 유나영 옮김 / 서해문집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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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펀딩에 참여한 책이라 다른 책과는 다른 애착이 다소 깃드는 것 같은 책이다. 배송 과정에서 그랬는지 외장이 약간 구겨져서 왔는데 큰 불만은 없다. 책장 맨끝에 많은 펀딩 참여자들 이름 중 내 이름이 인쇄되어 있는 것도 색다른 감상을 갖게 한다. 


제레미 블랙씨의 저작을 이전에 읽었던 기억은 없다. 본서에 대한 가장 첫인상은 벼르고 걸러서 압축한 전쟁사라는 인상이었다. 전체적으로 약술略述에 약술略述을 담은 저작이라고 여겨졌다. 전체 39장에 결론 장까지 하면 40장의 구성인데 아직 11장까지 읽었을 뿐이다. 감상이라고 남기기에는 여력이 없을 독서지만 텀을 두고 다시 읽을 작정이라 짧은 인상이라도 남기려 한다. 


이미 언급했듯 아주 압축하고 긍정적으로 보자면 교과서를 요약한 한 단락처럼 군더더기가 전혀 없다고 해야 하겠다. 그렇다해도 지금까지 읽은 장에서는 전쟁의 원인, 효시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다는 것이 단점 같다. 전쟁 소설 같은 서술을 바란 것은 아니지만 정치적 원인과 지정학적인 접근 등이 있을 줄 알았는데 아쉬움을 숨길 수 없는 서술이었다. 아직까지의 대목에서는 말이다. 


반면에 전쟁의 발전 과정에 인간의 호전성과 학습능력의 기능과 금속 기술의 발전, 무기 개선(전차와 합성궁의 개발, 중기병 등 무장 강화 과정), 군사 체계의 개편, 요새와 성의 역할 등을 전쟁사의 흐름과 함께 다룬 면은 당연한 것이면서도 적절히 언급되어 흥미를 지속하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사실 수많은 전쟁을 다루는 대다 전쟁의 결과만을 나열한 것만 같은 간략한 언급들이라 역사적 내용들에 대한 배경지식이 풍부한 사람이 아니라면 기억하기도 쉽지 않은 저작이다. 나로서는 읽으면서 동시에 잊고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전쟁이 발전해 가는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의가 큰 독서가 아닌가 한다. 본서를 물론 한 번만 읽지는 않을테지만 읽기를 멈추고 기존에 보유한 책 중 지도로 보는 전쟁 관련 저작과 민족으로 보는 역사와 관련된 책을 먼저 읽고 다시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몇 번이고 읽을수록 또 다른 얻음이 있을 책이고 배경지식이 더해지면서야 더더욱 깊은 음미가 가능할 책이라는 감상이 든다. 현대전이 가까워지는 대목까지 가면 전쟁하는 인간이 발전시켜나갈 지략과 전술과 무기체계의 변화가 어떠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전쟁 자체는 싫어하지만 이미 일어난 전쟁들을 돌아보는 것은 전쟁이 일어나길 바라는 것만큼의 죄책감은 갖지 않아도 되는 게 아닐까 싶다. 게임과 실제 전쟁이 야기하는 여파는 다르겠지만 과거의 전쟁들이 흥미로운 건 나만 그런 것이 아닐 것이다. 전쟁사를 애호하는 많은 분들에게 최고의 아이템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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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에 속지 않고 숫자 읽는 법 - 뉴스의 오류를 간파하고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가이드
톰 치버스.데이비드 치버스 지음, 김성훈 옮김 / 김영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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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통계를 통한 거짓말이라거나 거짓 통계를 통한 대중의 판단 착오를 불러오려 시도하는 경우는 아직까지는 현 정권인 문재인 정권 내에서도 찾아보기 어렵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초중반의 통계 기준을 호도해서 취업 증가률을 조작한 사례와 얼마전 무역 수지 적자인 상태를 통계 기준을 조작해 무역흑자로 호도한 사례 그리고 부동산가 상승률 통계를 조작한 사례가 대표적일 것이다. 물론 이러한 통계 조작의 사례는 문재인 정권에서만 존재한 것이 아니라 박근혜 정부 시절 메르스 대응에서도 이러한 통계 조작으로 우리나라의 메르스 대응이 최적절한 것으로 호도하는 기사가 있었다. 그리고 전두환 정권 시절의 통계만을 보면 대한민국 창건이래 가장 살기 좋고 국민들이 만족하며 살던 시절이 전두환 정권 시절이라는 통계도 존재 한다. 해당 기사는 SNS 등에서 아직까지 유포되며 독재에 가까운 시절이 호도되고 있기도 하다. 

 

문재인 정권은 가짜뉴스라는 프레임을 제시해 대중이 의심해 볼만한 사안에 대해서도 가짜뉴스라는 관점을 견지하며 정권의 주장 외에는 귀를 닫게 대중심리를 통제해 오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위의 사례와 백신 관련 가짜 뉴스 프레임은 시간이 지나고 보니 오히려 정권의 주장과 제시가 오히려 가짜였음을 증거하게 되었다. 

 

이 시대는 정권과 대통령의 말도 검증이 필요한 시대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이제까지의 정권들 중 검증이 필요없을 정도로 명백한 근거에 입각해 사실만을 전달하고 주장했던 정권이 몇이 있었나 싶기도 하다. 글로벌 뉴스 등을 보면 이건 비단 한국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기도 하다. 각국 대부분의 정권들이 자기 편향의 주장과 통계조작을 통해 대중심리 통제를 시도하고 그게 또 성공하는 경우도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이 시대는 자국의 정부이던 국제기구의 공표이던 있는 그대로 믿을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기에 더더욱 통계와 숫자에 대한 세심한 시각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렇기에 본서와 같은 통계와 숫자에 대한 저작들이 연이어 출간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본서 [숫자에 속지 않고 숫자 읽는 법] 외에도 [위험한 숫자들], [숫자는 거짓말을 한다], [다크 데이터] 등이 통계의 오류와 호도, 거짓에 대한 눈을 밝혀주는 책일 것이다.  본서 보다 [다크 데이터] 라는 책을 앞서 읽었는데, 두 권 다 통계나 수학과는 거리가 먼 나 같은 사람에게는 주제에 대한 관심을 독해력이 따라가 주지 못하는 것 같기도 했다. 본서는 전문적인 정보는 박스에 담아 매 장 마다 분리해 다루며 굳이 읽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있기도 한데, 굳이 안읽을 정도로 어렵게 서술하고 있지는 않다. 

 

필자의 재치와 어려운 개념을 쉽게 전하는 문장력이 책 전체를 평이하고 읽기 쉽도록 서술하고 있다. 다만 서술이 너무도 평이하다고 느껴질 때도 있다. 저자 나름대로는 일상에서나 대중적인 이슈에서 사례를 찾기도 하고 전문적이지만 관심이 갈수 있는 의학 사례를 들기도 한다. 하지만 책에 대한 관심이 전문적인 이야기를 쉽게 전달해 주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각 주제로 지속되지 않는 느낌이다. 정치, 범죄, 의료, 사망, 경제지수, 파산과 회생, 올림픽이나 월드컵의 사례 등이 좀더 강렬하고 자극적으로 주어졌다면 인상 깊은 통계 오류 저작이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과학분야에서 우연히 일어날 확률인 P값을 0.05 이하로 제어하려는 p해킹을 해서 논문 등의 신뢰성을 조작해 내는 사례나 생존자 편향의 예로 든 세계대전 시기의 전투기에 갑피를 덧댄 사례는 인상 깊을만 했는데, 이미 [다크 데이터]라는 저작을 통해 접했었기에 본서만의 특징으로 기억에 남는 문장이 적은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저자는 p값과 충돌편향(이상한 결과를 던져 넣어 상관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거나 가상의 상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 기자들이 일반적으로 저지르는 통계실수의 대표적인 경우라고 말하고 있다. 나로서는 통계와 숫자에 대해 관심을 가장 많이 갖는 사람들은 학술서나 전문 연구 결과에서의 오류를 알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정부 발표와 경제지수, 기업공개 등에서의 호도들이 있는가가 더 관심이 있어서라고 생각되었다. 그런데 저자는 이러한 사례들만 골라서 피해가며 서술하고 있다. 아마도 저자는 정부나 사회에 굉장히 애착이 깊던가 저자가 사는 국가에서는 그런 분야에서 오히려 가짜뉴스가 적기 때문에 그런 분야에 대한 문제의식이 본서에서 크게 담겨 있지 않은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본서의 내용만으로는 저자가 극보수이고 현재 영국의 보리스 총리가 보수당 출신인데다 12년이 되도록 보수당에서 총리들이 연이어 정권을 잡다보니 정당의 정책이나 발표에 만족해서 딱히 정부 발표에 통계조작 등에 대한 사례는 등장하지 않고 있는가 싶기도 했다. 물론 영국이 의외로 정치적인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나라여서 마음껏 정부 사례를 들 수 없어서일 경우도 있을 수 있겠지만 말이다. 

 

(저자가 극보수일 거라는 의혹이 든 이유는 저자가 예를 든 자폐스펙트럼을 겪는 아이들의 뇌에서 고농도의 알루미늄이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언급하며 대뜸 그런 뉴스는 백신에 대한 반발만을 불러올뿐이라며 분노하는 대목에서 였다. 백신에 알루미늄 성분이 있다는 이유로 자녀의 백신 접종을 꺼리는 사례가 늘어난데 대해 저자는 자폐 상태의 뇌에서 고농도의 알루미늄이 발견되었다는 연구에 대해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그 연구가 백신 접종률을 낮추고자 기획된 연구라는 근거도 없고 연구 내용만 보면 충분히 유의미한 연구이고 연구 결과가 그렇다면 백신에서 알루미늄 첨가제를 제거하는 방법을 찾으려 하는 게 맞을 텐데도 말이다. 학자들의 아집이 더 가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서의 주제와 관점은 충분히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주제 또 누구나 관심을 가져본 주제이기도 할 것이다. 통계의 조작 방식과 통계의 집요한 오류를 읽어내는 눈은 이 시대에 반드시 필요할 것이기에 통계 관련 저작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누구나에게 절대적인 필독서와도 같을 수 있다. 같은 주제의 책들이 다양히 출간되어있으니 비교해가며 두루 읽어보는 재미도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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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의 마지막 수업 - 내 삶의 방향키를 잃어버렸을 때
달라이 라마 지음, 소피아 스트릴르베 엮음, 임희근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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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출간을 처음 알고 나의 영혼이 그리도 기다렸던 책이구나 싶었습니다. 공감과 연민이란 주제로 달라이 라마의 가르침을 들을 수 있다면 정말이지 내 영혼이 길을 찾는 것만 같다고 여겨졌거든요.

 

팬데믹 이후 이리 길어지며 적응도 좀 되련만 정신도 감성도 피폐해져 가는 것만 같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세상 메마름의 정점인듯 갑갑함이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더불어 공감이나 연민의 심정도 더 힘을 잃은 것만 같았습니다. 

 

달라이 라마께서 설하신 불교 명상에 관한 저작으로 가르침을 처음 접해보았기에 그분이 전하는 명상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그분 가르침 전반에 대한 신뢰를 갖게 해주었었습니다. 하지만 쿤달리니 수행을 근간으로 하고, -위빳사나(사념처) 수행이 배제된- 아나빠나사띠(안반수의)만을 보조 수행으로 삼는 저의 수행은 정신과 지성에는 유익했으나 메마른 심경에 공감과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기적은 경험하지 못한 듯했습니다. 그래서 공감과 연민 그 자체가 주제인 본서에 더더욱 관심이 갔습니다. 

 

하지만 읽고 보니 성인을 위한 말씀은 아니라는 생각이 다소 들었습니다. 말씀의 시작부터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젊은 친구들, 여러분은 이 세 번째 천 년(2001~3000년) 초에 태어났습니다.' 라고 독자 대상을 못 박으시면서 시작하시니까 더더욱 그렇게 느껴지네요. 본서는 달라이 라마께서 82세실 때 하신 연설이나 쓰신 저작이 바탕이 되니, 현재 89세이신 걸 감안 한다면 7년 전인 2015년에, 2001년 부터 그 이후 태어난 2015년 당시 초등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신 말씀입니다. 

 

그래서 말씀이 쉬우면서도 명료하신 것 같기는 합니다. 다만 부연 설명이 필요하다 싶은 대목들에 대한 말씀이 없다시피 한 것이 단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주 짧게나마 달라이 라마로 추대되신 시대의 상황과 이후 중국의 티베트 복속, 자신의 망명, 망명 이후 타국에서 티베트의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려 노력하신 과정을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밖의 예로 드신 시대 상황들은 우리는 이러한 시대를 거쳐왔지만 여러분의 시대는 달리 만들어 마주할 수 있다는 여운을 남기시려는 말씀이기도 했다고 보입니다. 

 

'젊은 친구들, 여러분은 인류를 위해 품은 나의 희망입니다.'

 

달라이 라마께서 이 어린 학생들 이제는 젊은이가 되었을 이들에게 한 말씀입니다. 저는 기성세대가 난제만을 만들어대다가 그 해결은 다음 세대에게 떠넘기는 것은 무척이나 무책임하고 몰상식한 짓이라고 여기지만 이 말씀은 니들이 해결해라는 말씀보다는 후학에게 내일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거는 어르신의 말씀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각 대륙의 젊은이들에게 아프리카 연합, 북미연합, 라틴아메리카연합, 아시아연합을 만들기를 권하며 그것을 새시대의 희망으로 보는 달라이 라마의 기대에는 자못 회의가 들기도 했습니다. 물론 달라이 라마께서 말씀하시는 세계 곳곳에서 지역사업을 하는 기구들이 더 활발히 통합되기를 바라는 이유는 압니다. 하지만 이제까지 세계 경제기구들이나 UN, 하다 못해 WHO에 까지 각국 정부나 정치경제인의 영향력이 행사되며, 기존의 체계에 어떠한 왜곡을 불러왔는지를 보아온 사람들에게는, 신세계질서라던가 그레이트 리셋의 과도기적인 연합들의 출현이 곱게만 보이지는 않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중반부에서는 자신의 어머니께서 자신의 연민 수행에 첫스승이였다며 여성의 힘에 대한 말씀을 하십니다. 여성이 감정이입이 더 잘 되고 수용적이라면서 여성이 세계를 주도해 나가면 세계가 달라지리라는 말씀도 하십니다.

 

'여성이 다스리는 나라들에는 전쟁, 폭력, 경제 및 사회적 불의가 덜할 것입니다.' 

 

과연 스페인이나 영국의 여왕들 시대에는 그러했던가요? 신라의 여왕들 시대에는 전쟁도 폭력도 사회적 불의도 덜했을까요? 여성이 자신의 가족들까지 희생하며 일으키는 살인과 보험사기 사건들을 사건사고 재현 드라마들에서 보았던 것이 기억났습니다. 미국에서 일어난 젊은 여성 금융사기범의 사례는 드라마로도 만들어졌습니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여성 단체들의 고위급 인사가 북한 지령을 받고 사드 반대 시위에 여성단체들이 대거 투입되기도 했던 전적이 있습니다. 북한의 자금과 지령을 받은 여러 시민 단체장들 중 분명 여성 단체의 고위급 인사가 포함되어 있었다는 뉴스를 보신 분들도 많을 겁니다.

 

여성이라서 다를 거다. 무슨 논리 입니까? 남성도 여성도 문제와 혜안의 비중이 비슷할 것입니다. 그냥 남녀를 가르지 않고 '젊은이들이여 깨어나 변화를 위해 일어서라'고 하는 정도가 맞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공감과 연민에 대한 말씀은 감상이 아리게 남습니다.

 

'분노의 대상에 대한 부정적 생각의 90%는 우리 자신의 정신적 투사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 이해한다는 것은 해방되어 평화롭게 행동한다는 뜻입니다. 합리적인 추론에 의거하면 분노와 그 분노의 결과인 공격성과 폭력을 줄이거나 배제할 수 있습니다.'

 

데이비드 흄처럼 원인과 결과로서 바라보지 않고 사건과 사건으로 단절해 본다거나, 인과론이나 목적론으로 보지 않고 비선형적인 인과를 가정한다면, 더 떠나서 결정론의 관점에서 본다면 세상 누구도 원망할 필요가 없으며 남 탓도 내 탓도 할 필요가 없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외의 합리적 추론이란 것으로는 오히려 원인을 찾기에 급급해 탓할 누군가를 찾거나 자신을 탓하며 한탄하는 경우 밖에는 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달라이 라마께서는 입보리행론처럼 연민의 시작을 어머니의 사랑에서... 보다 자세하자면 어머니의 사랑에 대한 자녀된 입장의 심정에서 설명하시고 있습니다. 하지만 알프레드 애들러처럼 어머니와 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사람이나 유년기에 버림 받아 어머니의 보살핌도 사랑도 못받은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 내면에 자리잡은 어머니 원형에 비추어 세상 모두에게 자신을 사랑해준 어머니에게 갖을 심정을 가지라는 것은 지나친 무리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애들러가 말년에는 어머니에 대한 원망을 해소하였는지는 모르겠으나, 그와 비슷한 이들이 한창 어머니를 원망하던 시기에라면, 입보리행론의 가르침이나 달라이 라마처럼 일부 보편적인 사람들의 사적인 견해에 근거한 연민에 대한 해석은 수용 가능한 가르침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머니라는 원형상 보다는 그저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해준 누군가를 연상하는 쪽이 각각의 입장의 대중들에게 더 납득하기 쉬울 예가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연민과 공감의 마음이 진정으로 나를 사랑해 주고 보살펴준 누군가를 연상함으로써 발현된다면 그 마음이 다른이와 다른 모든 생명과 자연을 향하게 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됩니다. 

 

달라이 라마께서는 연민과 공감을 환경과 자연 문제로 까지 확장하시는데 이는 가장 불교적인 메시지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중생은 산스끄리뜨어와 빨리어로 사뜨와라고 하는데 이것은 비단 사람만을 일컫는 것이 아니라 사유하고 감정을 지닌 모든 대상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인간도 동물도 외계인도 다른 차원의 존재들 이를테면 영혼이나 신까지도 사뜨와 입니다. 불교에서 연민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사유하고 감정을 지닌 모든 대상을 말합니다. 

 

그러하기에 인간의 탐욕만으로 자연을 훼손하여 인간의 이기심을 충족하며 뭇생명들을 죽이거나 그들의 터전을 빼앗으며 그들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어떠한 행위도 결국 우리를 해치는 행위가 될 거라는 것을 이해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이타주의를 수용하기 위해 이기주의를 이용하신 탁월하신 전략이라고 생각되던 대목입니다.

 

그리고 이 책의 서두부터 젊은이들이라고 말씀하신 그 세대들에게 여러분은 최초의 인터넷 세대이니 그를 잘 수용해 선한 영향력을 사용하라는 관점의 말씀도 하십니다. 가짜뉴스에 깨어있고 타인을 위해 유익한 정보를 나누라고 말입니다. 

 

'여러분 각자의 행동 표현 반경은 전 세계입니다. 그 결과 여러분이 개인적 자유를 행사하는 데에는 지구 차원의 권리와 그만큼의 책임과 의무도 따르게 됩니다.'

 

사실을 말씀하심과 동시에 달라이 라마께서 새로운 세대에 대해 갖으시는 기대와 희망이 어찌 그리 큰지도 설명해주는 문장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누구보다 2001년부터 그 이후 출생한 새로운 세대들에게 꼭 하시고 싶은 말씀은 '너희가 함께라는 것을 잊지 말아라. 함께 나아가라. 서로를 깨닫게 하라.'는 말씀이 아니셨을까 싶습니다. 

 

만약 본서가 대담집이였고 독서 대상이 초등생 중학생이 아니라 그 이상인 연령대였더라면 제가 갖은 이견들은 충분히 반박되었을 것이고 달라이 라마께서는 더더더 설득력있는 말씀을 남기셨을 겁니다. 출판사의 작명솜씨가 보통이 아니라 다소 기대 이상의 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초등 고학년 자녀나 조카, 중학생 자녀나 조카를 두신 분들이라면 선물하셔도 좋을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대를 살아갈 세대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달라이 라마의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것도 우리 몫의 책임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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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전쟁 - 세금과 복지의 정치경제학
전주성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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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이 욕심이 났던 이유는 재정이라는 것은 세금이라는 분야의 정치문제이자 납세자로서 시민의 의무와 권리가 동시에 담겨 있는 것이라는 생각에서였습니다. 독서하는 과정에서 그러한 정치적인 원칙과 과정에 대해 조금은 세부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고 느낍니다. 또 시민의 의무와 권리를 준수하고 지키기 위해 좀더 폭넓게 사고하는 근거들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최근까지 핫하게 이슈가 되었던 세금과 관련한 정치적이면서 시민에게 피부로 와닿을 수 있는 문제들을 보자면 기본소득, 종합부동산세, 부자증세, 보편적 복지, 재난지원금 등이 있을 것입니다. 총체적이면서도 차근하게 본서에서 언급되고 있는 문제들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국가 재정이란 부분을 다루는 저작이면서도 선진국의 방식만을 따라하기 보다는 우리 실정에 맞는 조세정책과 세금지출을 권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약력은 책 소개글과 저자 소개를 보시면 아시겠기에 생략합니다만 각국의 조세 정책을 정비해본 분이기도 하기에 더욱 전문가다운 식견에 믿음이 갈수밖에 없는 저작이기도 합니다.

 

본서는 4장 구조로 1장에서는 복지와 포퓰리즘을, 2장에서는 세금이라는 것에 정치가 끼치는 영향을, 3장은 양극화 시대의 현실정과 부자과세에 대해 조망하며 4장은 1, 2,3, 장의 내용을 총망라하며 조세개혁과 복지에 대해 담론하고 있습니다. 

 

주요 키워드로는 복지, 증세, 부자과세, 부동산세, 정부 신뢰도, 증세의 폭과 방안, 세제개혁, 편익과 유인책 등이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본서에 대한 리뷰를 쓰기가 너무 어렵고 빡빡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이유는 반문해에 있기도 했으나 저작 전체를 꿰뚫고 있는 주제 전체가 너무도 중요하기에 이를 어떻게 간략하면서도 그 주제의식을 잃지 않으며 약술하기에는 제 능력을 넘어서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정치 경제적 상황이 증세를 하는 것이 불가피하지만 정부신뢰도가 높지 않기에 저항이 만만찮을 것이다. 그러니 무리한 과세보다는 총량제한을 1차하고 이후 과세를 차분히 따져보아야 한다는 것이 저자가 하는 주장입니다. 이 결론에 이르기 위해 대한민국의 어제와 오늘, 전세계의 과세 현황을 돌아보기도 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 독자로서 깊은 사유가 동반되기도 하고 알고 있던 문제들을 다시금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조세정책에 대한 필요와 과정을 돌아보는 대목에서 우리나라의 복지 발전의 과정을 알 수 있기도 하며 증세의 문제를 논하며 우리 정부의 신뢰도와 부패인식지수가 언급되기도 합니다. 또한 부자증세의 필요성과 어려움을 보며 타국가에서의 부자과세의 시도와 폐지를 돌아보고 또 다시금 부자증세에 주목하고 있는 시대상황을 담론하기도 합니다.

 

증세에 저항을 줄이려면 효율과 형평을 함께 보아야 하는데 편익을 따지지 않고서는 증세도 부자증세도 어려울 것이라고 주지시키고 있기도 합니다. 목적세가 쉬운 조세 방식일 수 있기도 하지만 무턱대고 하는 목적세 부과도 저항을 받을 것이니 숙고하여 시도하여야 한다고 그러나 이미 시행 중인 목적세는 폐기할 이유가 없다는 것도 상식에 입각한 설명입니다. 

 

본서를 읽으며 주권자인 납세자의 의무와 권리가 무언지 다시 돌아볼 수 있었고 정치의 한 부분인 재정정책이 어찌 운용되고 있고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는지도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아마도 본서는 일반 독자분들을 위해 평이한 문체로 서술되어 있으나 정치가 분들을 위해 더더욱 필요한 저작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주권자인 시민의 의무와 권리에 대해 좀더 상세히 알고 싶은 분들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책일테고요. 

 

많은 정치가 분들이 꼭 읽어보시기를 바라고 많은 시민분들이 관심을 갖으셨으면 하는 저작입니다. 모든 시민의 기본적 교양으로 갖추어야 할 지식에 관한 책이 아닌가 하는 것이 감상이기도 합니다. 저는 읽는데 시일이 다소 걸렸지만 정치와 실리 두 부분 모두에 민감한 독자 분들이라면 금새 읽어내릴 내용이기도 할 것입니다. 

 

어느날 문득 시민으로서의 역할과 권리에 대한 의문이 일때 독서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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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긴밀한 연결 - 유전자에서 행동까지 이어지는 뇌의 비밀
곽민준 지음 / 생각의힘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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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유전학이란 분야에 소개 정도의 취지이지 다소 깊이 들어가는 저작이 되었다면 상당한 분량이 되었을 책 같기도 하다. 물론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저자의 필력에 더 깊은 접근을 하고 싶게 만들기도 하지만 신경유전학의 발전시기인 현재로서는 연구의 성과들이 좀더 확장된 이후의 저작들을 기대하게 된다. 생소한 분야라 망설이시는 분들께도 아주 흥미로운 정보라고 말씀드려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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