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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외교는 왜 실패하는가 - 트럼프 2.0, 미국이 만드는 세계의 명암
문정인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5년 3월
평점 :
메디치미디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서 포지션과 관세 문제 등이 최근 미국의 변화를 느끼게 해주는 것 같지만 삼성과 일부 기업들에 바이든 정권이 제시했던 이익들의 해제 등 기존 정책 노선에서 급변하는 양상, 그 외에서는 한국인 대부분이 그리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일 것이다. 하지만 미국인들의 체감으로는 정치적 올바름을 추구하는 양상의 해제과 밀입국자와 불체자들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기존 미국의 방식과는 크게 다르다고 트럼프 2.0 시대가 되어 다시 한번 느낄지도 모르겠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재정적 지원을 중단하려 하고 상호관세 문제를 야기한 정책들, 일부 기업 특혜 취소 등 그리고 밀입국자와 불체자 대한 대응이 강력해진 것은 왜일까? 그리고 이건들이 미국의 기존 정책 노선에서 크게 다른 것일까?
본서를 통해 기존 미국의 외교 이념이 해밀턴주의, 제퍼슨주의, 윌슨주의, 잭슨주의 네 가지의 범주에서 정권마다 힘을 싣는 주의가 달랐다고 하나 크게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았으며 트럼프 미 대통령 역시 범주를 벗어난 정책을 펼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미국의 중산층이 와해 되어가며 위기의식이 고조되어 유권자들의 요구와 신호가 꾸준한 바가 있어서 바이든 정권도 중동 군사력 철수와 전략적 거점 확보를 중시하고 무역 정책에서 반도체와 제조업의 공장들을 다시 미국으로 복귀시키려 하는 등 전 트럼프 정권과 같은 노선의 정책을 펼치기도 했다고 찰스 쿱찬 교수는 말했다.
본서의 제목이 [미국 외교는 왜 실패하는가]라서 트럼프 정권 이후 정책적 큰 변동이 있고 불안정해지는 것으로 판단하고 트럼프 정권의 오해와 잘못을 찾으려 하는 독서 의도를 지니고 책을 드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 하지만 본서를 통해 미국 외교 노선의 큰 흐름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도 되었다.
본서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들은 이 시절에 가장 크게 대두되는 전쟁이라는 화두로 인해 북핵, 우크라이나, 가자, 중국이 등장하는 대목들일 것이다. 대부분의 맥락은 기존 정책 노선의 연장이라는 것이다. 북핵 문제에 있어 CVID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를 로버트 갈루치 교수는 헛소리 정확히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까지 언급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북핵 문제에 있어 베이징에 위협을 가하는 것 외에는 북핵 문제로 대화하는 데 아무런 장애도 없다고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과 같은 맥락이다. 시그프리드 헤커 교수는 한국에서 핵을 보유하게 되면 한반도 내에서 쌍방 핵 공격의 가능성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한다며 한국의 핵무장을 한반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한반도 전쟁 가능성은 미중 관계가 경색되고 두 대국 사이의 전쟁 가능성이 증폭되면 더욱 위기가 고조된다. 그런데 수잔 손튼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이 진정으로 보여줘야 하는 모습은 하나의 세계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 건설적인 경쟁이라는 현학적이고 이상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추구하는 바는 같으며 그래서 문제인 것이다. 패권국을 유지하려는 자와 패권국이 되려는 자의 추구하는 바는 다르지 않고 바로 다르지 않아서 문제인 것이다. 다극 체제를 서로가 수용하려면 두 강국이 둘 다 서로를 향해 나는 살을 내주고 상대의 뼈를 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전혀 보이지 않아야 가능한 것이다. 피해가 막급한 상황이 주어지기 전에는 다극 체제로 순항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본서는 전체 10장으로 각 전문가들의 강연과 청중과의 대화로 구성되어 있다. 전문적인 각 주제에 대한 담론이지만 상당히 상식적이다. 본서의 이 강연들은 미국의 이번 대선 전에 이루어진 것으로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고 도서로 출간하며 각 강연자들에게 후기를 요청했는데 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의 태세가 크게 전환되었다고 보는 전문가들은 없었다.
본서에서 전문가들의 주요 주장은 밴 잭슨 교수의 후기 말씀으로 정리될 것 같다. “미국의 외교 정책은 제국주의적일 것이다-패권적이고, 폭력적이며, 배타적이고 아메리카 퍼스트에 맞춰질 것이다. 내가 살아온 동안, 미국의 외교정책은 결코 다른 방식이었던 적이 없다.”
트럼프 2.0으로 경제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 대다수는 급변을 느끼는 것만 같을 지도 모르지만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미국이 보인 양상은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때론 주지만 때론 뺏어왔던 양상 대로인 것이다. 뺏을지 줄지 가늠해 보고 싶기에 본서와 같은 저작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일 거다. 하지만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결국 지 맘대로구나”라는 것이다. 그래도 일관성이 있다는 건 예측 가능하다는 거고 그래서 예측하고 싶은 이들이 미국 외교 정책에 관한 저작들에 손이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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