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특이점이 시작된다 - 인류가 AI와 결합하는 순간
레이 커즈와일 지음, 이충호 옮김, 장대익 감수 / 비즈니스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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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65 ~ p354

#마침내특이점이시작된다 #레이커즈와일 #비즈니스북스 #AI #특이점 #과학도서추천 #베스트셀러 #벽돌책완독챌린지 #서평단 #도서협찬 #4주차

이번 주는 5장과 6장으로 일자리에 대한 위기와 의료, 바이오테크, 나노로봇 분야에 대한 이제까지의 발전상황과 내일을 언급하는 장이었다.

기술발전으로 위기의식을 느끼던 과거 산업화 초기 노동자들의 역사와 실제 기술개발과 함께 나아진 임금과 경제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다. 다만 이 문제는 임금의 비율이 나아졌음을 통계로 산출하기에는 격차는 간과하는 것인가 싶기도 했다.

1978년부터 2021년 사이에 미국의 CEO 보수는 1,460% 증가했다. 같은 기간에 전형적인 노동자의 임금은 18% 증가했다. CEO는 전형적인 노동자보다 (추산 방법에 따라) 많게는 399배나 더 번다. - [부의 제한선, 잉그리드 로베인스 / P212]

본서의 저자 레이 커즈와일은 기술의 발전이 한시적인 위기의식을 던져주기는 했으나 근본적으로 노동자들의 삶이 극적으로 개선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하고 싶은 모양이다. 하지만 그의 통계는 사회가 개선된 사안을 주장하는 특권층의 프로파간다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보인다.

저자는 ‘지금 AI로 인해 전방위적인 위기를 느끼는 개인들의 두려움은 우견일 뿐이다, 실제로는 산업화 시기 이후의 예와 같이 나아진 상황을 가져올 것이다’라는 식의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AI로 인한 존재론적인 위기가 아닌 경제 변화만도 저자의 주장처럼 장밋빛이리라 기대하는 이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인공지능 개발에 투자한 일부 계층과의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다. 저자는 신기술의 적용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리라 기대하게 만드는 정부 인사들과 같은 관점을 보여주는데, 실제는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면 인간이 충원할 수 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새로운 일자리에 대해서도 견습 기간이 필요한 인간과 몇 초나 몇 분이면 바로 숙련 근로자 모드가 가능한 AI가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 다를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AI와 신기술들의 순기능들도 종래에는 인간이 살아오던 기존 세계의 패러다임을 전면 수정하는 향로를 가져올 것이다. 이제까지는 기존의 가치관이 변용하거나 혁신이 있었다고 해도 기존의 패러다임에 추가되는 정도였겠으나, 앞으로의 기술 발전은 인간을 대량 생산 가능하고 몸과 의식도 복제 가능하기에 인간관, 수명관, 관계에 대한 관점, 인생에 대한 관점 등이 전면 수정될 것이다. 분명 익사이팅 스포츠와 같은 의도로 화산에 뛰어들거나 낙하산 없이 고공에서 점프하거나 즐기려고 폭탄 자살을 하는 경우들이 즐비할 것이다. 뉴럴링크와 같은 기술은 인간의 개체성, 자아관 등에, 가상 현실은 그에 더해 세계관과 존재관의 변화를 낳을 것이다. CBDC와 같은 암호화폐는 사용에 제한과 유통 기한을 두거나 하는 방식으로 인간을 제약하고 15분 도시제와 탄소발자국 추적 같은 경우는 인간 활동의 전영역을 제한하며 사회주의화에 기여할 것이다. 기존에 살아오던 양식들은 흔적만 남아있지 인간 삶은 총체적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다.

저자는 의료와 바이오테크, 나노로봇에 대한 언급을 하며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지만 현재도 특정 질환에 적용되는 약품의 가격이 한화로 15억을 넘는 경우까지 있다. 암이 완치되고 노화 방지와 수명 연장의 혁신을 일으키는 약물이나 기술들이 개발된다고 해도 투자한 계층에서 이것이 저가로 대중화되도록 두지 않을 것이다. 개발한 과학자들도 의료진들도 고가격으로 일부 계층에게만 판매하는 것을 나쁘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 바이오테크 분야도 이제까지 역사를 보면 마진을 크게 남기겠다는 사업 구조이지 사회사업으로 기부 봉사하는 단체가 아니니까 말이다. 인공지능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려던 오픈AI사가 이윤추구의 장으로 접어든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윤추구가 크게 되는 상황을 노리는 것이 당연하다는 말이다. 박리다매를 실천하는 경우도 있다지만 신기술의 경우 고가용과 저자용의 격차를 크게 만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자본주의니까 말이다.

저자는 인간의 신경 회로의 연산이 초당 1회라고 한다면 앞으로의 칩은 연산이 초당 몇십 억 회일 것이고 곧 그걸 넘어설 거라고 생물체인 인간이 기계를 능가할 수 없다고 정리해 준다. 그래서 이제는 기계와 통합되지 않고서는 인류는 도태되고 만다는 발언도 서슴이 없다. 아마도 향후 대다수가 트랜스휴먼이 될 것은 자명하지 않나 싶다. 저자뿐만이 아니라 미래예측 분야의 모든 저자들의 일관된 결론이기도 하고 말이다. 저자와 같은 이들은 이러한 시대를 진화의 시대로 보는 것 같은데 나로서는 인류세의 끝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이번 주의 장들이 어쩌면 본서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이 아닐까 싶고 저자의 입장과 견해를 따라가며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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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특이점이 시작된다 - 인류가 AI와 결합하는 순간
레이 커즈와일 지음, 이충호 옮김, 장대익 감수 / 비즈니스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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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61 ~ p264


#마침내특이점이시작된다 #레이커즈와일 #비즈니스북스 #AI #특이점 #과학도서추천 #베스트셀러 #벽돌책완독챌린지 #서평단 #도서협찬 #3주차

 

이번 주의 독서는 공감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기술 발전에 대해 전반적인 개략을 보여주기도 하고 저자가 보기에 유의미한 발전 상황과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았거나 낙후된 지역들에 대해서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라는 평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AI 전문가이지만 보편적인 상식으로만 무장한 지식인의 단정으로 느껴져 다소 아쉬운 대목들도 있었다.

 

생물학과 유전자학의 발전으로 의학적 개가를 이루고 있다는 그의 평이나 3D 프린팅 기술로 펼쳐질 상황들, 인간의 마음을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복제할 수 있는 미래상들은 미래예측서들을 즐겨 읽으시는 분들에게는 낯설지 않은 이야기들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큰 이론이 없음과 동시에 공감이나 배움의 자세로 임하기에 적절했었지 않나 싶다.

 

하지만 그가 대부분에 상황을 기술 발전과 함께 민주주의가 더 나은 미래를 가져다줄 것만 같이 묘사하는 장밋빛 전망은 다소 블랙코미디가 아닌가도 싶게 다가왔다. 클린에너지, 재생에너지 사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그의 견해에는 이미 다수 국가들이 근래까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다시 원자력에너지로 돌아가는 양상에서도 다소 현실과는 괴리가 있지 않나 싶은 부분도 있었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향후 클린에너지와 재생에너지 사용의 전망이 더 커지겠지만 저자가 이야기하듯 효용을 과장할 정도는 아니지 않나 싶기도 했다. 환경 문제에 있어서도 사용 후 폐기하는 태양광 패널 처리에서 오히려 환경파괴가 극도로 심각하게 더 커다란 상황이다. 이건 발전이라기보다는 아직 과도기인 상황인 것이다.

 

그리고 빈곤에 대한 그의 낙관이 납득할 수 없는 선이다. 세계인구는 증가했지만 빈곤율은 90 하고도 몇 퍼센트는 더 감소했다고 이 모든 게 풍요로운 경제와 민주주의의 승리인 양 묘사하는 그의 낙관은 오류라고만 보기에는 자기기만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는 다른 서술을 하기보다 두 권의 책에서 인용하려 한다.

 

일례로 2020년에서 2022년 사이에 전 세계 상위 1%는 나머지 99%가 얻은 소득과 부의 두 배 이상을 얻었다. - P44 [부의 제한선, 잉그리드 로베인스]

 

많은 경제학자가 빈곤선을 2011년 미국에서의 구매력을 기준으로 하루 7.40~15달러 선으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로버트 앨런은 현재 빈곤선인 하루 1.90달러로는 19세기 미국 노예만도 못한 생활 수준밖에 유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 더 현실적으로 10달러를 빈곤선으로 삼으면 어떻게 될까? 세계 인구의 10%가 아니라 무려 3분의 2가 여전히 극빈곤에서 살아가는 것으로 나타난다. 다시 말하지만, 2011년에 미국에서 10달러로 구매할 수 있었던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 P67 [부의 제한선, 잉그리드 로베인스]

 

물가 상승률과 달러 절하를 무시하고 빈곤의 기준을 하루 1.25 달러의 수입으로 책정한데 대하여 저자는 이 선으로는 기대 수명이 5세 미만일 때나 가능하며 하루를 겨우 연명하기도 힘든 비용이라고 지적한다. 기대 수명과 최저 생계를 보장하는 적절한 비용은 적어도 1.25 달러의 4배에 해당하는 5달러라고 한다. 1.25 달러를 빈곤 기준으로 삼을 때 세계의 빈곤 인구는 10억 명이 넘는 정도인데 이것 역시 1980년대와 지금의 차이가 없는 인구이다. 그런데도 세계은행이라던가 국제기구들은 비율적으로 빈곤에서 벗어난 인구가 많은 것으로 광고한다고 한다. 게다가 중국처럼 개도국이 빈곤에서 탈출한 경우가 많은 1980년부터 1990년을 기준점으로 다시 잡거나 빈곤을 탈출한 개도국 빈곤 인구만을 기준 삼는 통계 꼼수를 부려 통계를 산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수로는 그대로이지 않은가 하는 것이 저자의 말이며 실제 빈곤 기준일 수 있는 5달러를 기준으로 다시 책정하면 세계의 빈곤 인구는 43억 명이 된다. - [제이슨 히켈의 격차를 인용한 본인의 리뷰 중에서]

 

레이 커즈와일은 이 시대의 보편적인 상식으로 빈곤은 사라지고 있다고 말하지만 인용한 내용들과 같이 현실은 보편적 상식과 배치된다. 이 시대에 단지 빈곤 기준을 5달러로만 다시 책정해도 43억 명이 빈곤층이라는 현실을 대부분은 외면하거나 대중이 눈치 못 채도록 왜곡하고 있는 것이다. 인류는 발전만 해오지 않았다. 정체되고 퇴보하는 권역도 적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커즈와일이 긍적적인 의미로 말해오던 것을 역설적으로 되짚어 말하자면 그가 말하는 그 정치때문이라는 말이다. 낙관적인 시야에 갇히도록 대중을 호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본주의의 민낯을 그리고 우리의 현실을 대중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하려는 골이 깊은 야료가 담긴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어쨌건 교육의 확대로 우리가 어떤 현실에 처해있는지 전 세계 시민들이 접근할 수 있게 된 것만큼은 사실이기에 현 시대를 전방위적으로 문제 상황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사실과 진실은 결국에는 드러나게 되고 대중이 허위가 아닌 사실과 진실에 눈을 돌릴 때가 분명 오리라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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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특이점이 시작된다 - 인류가 AI와 결합하는 순간
레이 커즈와일 지음, 이충호 옮김, 장대익 감수 / 비즈니스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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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특이점이시작된다 #레이커즈와일 #비즈니스북스 #AI #특이점 #과학도서추천 #베스트셀러 #벽돌책완독챌린지 #서평단 #도서협찬 #2주차

 

p 56 ~ p 159

 

지난 편부터 생물의 진화 여정을 따라 인간의 뇌가 발달해 온 과정을 보고하고 거기서 다시 인간의 신피질을 모방해 인공지능이 발전해 간 이야기를 서술했다.

 

인간이 파악한 신피질의 속성을 나열하기도 하며 이를 본따 인공지능 개발이 이루어져 간 이야기를 대략적으로 소개하는데 전문적 지식이 필요한 대목은 모두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다. 본서를 읽으면서 느낀 바는 한 번만 읽고 말 책이 아니라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재독을 거치며 더 깊은 이해가 따라주리라 기대되는 책이다.

 

인공지능이 현재에 이르는 60년 동안 AI를 연구해 온 저자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연산의 양이 매년 4배씩 증가했다고 술회하는데 과거 1993년 자신의 멘토 마빈 민스키와의 논쟁을 다루기도 했다. 펜티엄만으로도 인간만큼의 지능을 발휘하게끔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는 민스키에게 인간 지능을 모방하려면 1014승 회의 연산이 필요하다고 반론한 레이 커즈와일의 일화는 인간 지능의 한 축을 단순 모방하면 된다는 생각과 인공지능을 사고하는 뇌의 구현으로 보는 생각의 충돌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레이 커즈와일의 시각은 이미 인간 지능의 AI로의 구현은 눈앞이고 이를 인간의 뇌와 연결하는 것을 숙제로 보고 있다.

 

저자는 인공지능의 계산 속도는 1.4년마다 두 배씩 증가했으나 인공지능 모델을 훈련하는 데 실제 총계산량은 2010년 이후 5.7개월마다 두 배씩 증가해왔다고 이것은 약 100억 배 증가한 것에 해당한다고 술회한다. 1952~ 2010년 추세가 2021년까지 계속 이어졌다면 75배 미만으로 증가했어야 하는데 100억 배 증가했다는 것은 2010년 이후 급격한 발전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인간 진화의 속도와는 과히 견줄 수도 없는 수준이며 향후 몇 년의 발전은 인간 진화 아니 생물진화의 몇십억 년도 능가할 거라는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발전의 원인을 저자는 하드웨어의 혁명 때문이 아니라고 직언하는데 주요 원인 두 가지 중 하나는 병렬 컴퓨팅 방식으로 더 많은 칩이 함께 협력해 동일한 기계 학습 문제를 처리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다른 하나는 빅 데이터로 딥러닝이 유명해지며 초부자들이 더 많은 투자를 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발전한 후 당연히 투자자들의 이익에 더 기여하는 방향으로 이용될 것은 자명하지 않은가 싶다.

 

튜링테스트에 대한 부분에서는 더 이상 인간지능과 인공지능을 테스트로 분별하기 어려운 지경이 가까웠고 이것을 역이용해 인공지능이 자신이 인간지능을 초월했다는 걸 숨길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들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저자를 비롯한 대부분에 전문가들이 인공지능이 인간 지능을 모방해 창조되었다는 것만으로 인간의 뇌와 AI가 동일한 지능의 범주만으로 규정될 수 없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현재 방송되는 여러 매체를 통해 보면 인공지능 간의 대화는 인간의 언어 체계와도 다르며 기계어 문법 체계도 아니었지 않나? 그저 특정 주파수로 진동음을 서로 주고 받는 것으로 대화를 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사고도 애초에 학습과 훈련에서는 인간지능을 모방했다고는 해도 구조적으로 인간의 뇌가 아니기에 인공지능만의 사고 체계가 출현할 수도 있는 일이 아닌가 한다. 이런 인공지능만의 사고 체계는 인간이 예측할 수 없기에 잠재적이면서 극한의 위협적인 사안이 아닌가 싶다. 현재 인간 지능을 인공지능이 초월할 것인가만 놓고 우려하는데 인간지능의 범주와는 다른 사고 체계로 사고하고 판단하고 결론에 이르는 인공지능의 급작스런 발전이 이뤄진다면 이것이 가장 큰 위협이 되지 않겠는가 싶다.

 

하지만 저자와 대개의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초월하는 순간은 곧이며 우리는 그 순간의 인공지능과 우리 뇌를 연결하고 강화하여 진정으로 자신다운 자신을 찾을 것이라 예찬하고 있다. 떡 줄 AI의 아량에 달린 사안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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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쉽게 찾기 - 야생화를 쉽게 찾고 공부하는 도감, 최신 개정판 자연 쉽게 찾기 시리즈
윤주복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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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전작인 [쉬운 식물 책]에서도 느꼈는데

본서 [야생화 쉽게 찾기]를 읽으면서도 새삼 느낀 것이

사전 형식의 책은 한 번에 완독하려는 마음으로

접근할 책이 아니란 것이다.

본서는 야생화 도감의 결정판이랄 수 있는 책이다.

게다가 저자분께서 한국인의 음식이 되는

정겨운 식물을 위주로 분류하신 것이 가장 큰 특징이랄 수 있다.

본서에 등장하는 야생화 범주를 보면서

다양한 식물의 모임인 것을 알 수 있지만

이와 같은 마음쓰임을 고려하며 다시 주의하면

식물의 분류에서, 선조들에서 현대의 우리에게 이르는

식물들의 먹거리 됨이 느껴진다.

물론 책을 펼치며 부록 편의 [식물의 구조]부터 먼저 읽어내고

[들나물 산나물], [산과 들에서 따먹는 열매], [유독식물]을 먼저 읽고

본문을 읽는 것도 무난한 독서 여정일 것 같다.

식물에 대한 여러 기록을 두루 검색하다 보면

국어 대사전에서 언급되고 있는 한국인의 식재료로 쓰이는

낱낱의 식물의 종류가 2000 종이 넘는다는 이야기도 있고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는 구황식물로 언급한 식물이

304종이라고도 한다.

중국은 네발 달린 거라면 책상과 의자만 빼고는

모두 먹는다는 이야기가 있다는데

한민족은 식물이라면 우선 먹고 보는 민족이었지 않나 싶다.

눈으로 보고 향기를 맡고

썰고 데치면서 소리로 즐기고

무치면서 촉감을 느끼고 마지막으로 그윽히 맛보던 그것,

우리 민족에겐 식물이 오감을 느끼게 하는 대상이었지 않나 싶다.

본서를 통해서도 그렇게

식물과 만나 오감을 충족할 수 있다.

봄과 여름의 아름다움이

작가님의 정성과 만나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책이기도 하다.

풀꽃 1500 여 종과 나무꽃 670 여 종을

한 권에 담은 저자분의 정성도 대단하지 않나 싶다.

그리고 심리학에서 이상심리 분류가

DSM-5까지 계속 갱신되며 변천해왔듯이

식물의 분류도 APG Ⅳ까지 거듭 갱신되면 변천한 듯하다.

이렇게 새로운 분류를 적용했다는 말씀에

그에 주의하며 읽었더니 식물과는 성긴 나 역시

콩과 식물은 나무꽃에 분류되어 있고

벼과 식물은 풀꽃에 분류되어 있는 걸 알 수 있었다.

콩은 나무고 벼는 풀이라니

식물 문외한에게는 신기하기도 했다.

이 이야기를 주위에 전하고서

책에 나온다고 다 맞겠냐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식물학자들이 분류해서 분류 체계가 생기는 건데

한 마디로 정하라는 권한을 가진 이가 정한 게 틀릴 수가 없지 않나?

사전이다 보니 완독한다는 게

무리처럼 느껴지기도 했는데

그래도 눈이 즐거우며 상식이 트이는 책이기도 하지 않나 싶다.

한반도의 봄과 여름이

이 한 권 안에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렇게 즐기고 야생화를 만나기 위해

야생으로 떠나면 누구나 오감으로 식물을 만끽하게 될 것이다.

오감과 의식이 충족되는 책

그래서 사전이지만 선뜻 권하게 될 만한 책

본서는 그런 책이 아닌가 싶다.

#야생화쉽게찾기 #윤주복 #진선출판사 #산나물들나물 #산들열매 #유독식물 #식물의구조 #식물상식 #생존 #별미 #서평단 #도서협찬 @jinsun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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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미학 - 서양, 중국, 일본과의 다름을 논하다
최광진 지음 / 미술문화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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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는 [서양, 중국, 일본과의 다름을 논하다]이다. 저자는 서양의 문화 의지를 분화로 보고 중국은 동화, 일본은 응축, 한국은 접화로 정의하고 있다. 서양은 옳은 것과 그른 것을 나누고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을 나누는 데서 미에 대한 감각이 출발한다고 이야기한다. 중국과 일본, 한국의 미에 대한 감각은 어우러지는 데서 출발하지만 세부적인 게 다른 것이 중국은 생명체의 동화, 이화 작용처럼 하늘, 땅과 어우러지면서도 이물은 배출하는 작용이 있다는 것이다. 일본 문화는 수증기가 모여 구름을 이루고 유전학적으로 염색질이 염색사로 응축하듯이 정수를 응축하는 작용을 한다고 한다. 일본은 아무리 사소한 것도 그 정수를 모아 의미를 두기를 즐겨해 일본에는 사소한 부분의 박물관들까지 많다 보니 전 국토에 어마한 숫자의 박물관들이 있는 정도라고 하며 작게 응축하는 것을 좋아해 초소형화하는 기술이 발전했다는 이야기도 하고 있다.

 

중국의 미술은 기운생동을 중시해 겉이 아닌 정신을 담는 것을 중시한다고 하며 서양이 수학적으로 칠음계를 기본으로 할 때 중국은 오행 철학에 입각해 오음계를 낳았다고 한다. 물론 중국의 오음계도 수학적인 기반이 있기는 하지만 그 수학적 기반의 토대는 오행 철학이다. 이 오행 철학이 기반이 되기에 서양이 무지개색을 일곱 색깔이라고 할 때 오색찬란한 무지개라는 다섯 가지 색깔을 이야기하게 되는 것이다. 중국은 철학과 정신을 높이 여겨 사물의 형상을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정신을 표현해내는 것이 근간이 되었고 그림에서도 서양의 일원적인 원근법이 아니라 기억을 근간으로 해 낮은 곳에서 높이 보는 고원법, 앞에서 뒤를 보는 심원법, 가까운 곳에서 먼 곳을 보는 평원법을 한 번에 아울러 표현하는 삼원법으로 그림이 표현된다고 한다. 보이는 것을 묘사하는 서양이 육적으로 보이는 데 비해보다 깊은 통찰을 위해 기억을 바탕으로 하는 중국의 미술은 영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일본의 문화는 물아일체와 유겐, 모노노아와레가 예전에는 미쳐 몰랐던 일본의 문화를 엿보는 계기를 주는 듯했다.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그 깊이를 이해하려 하고 타자와 공감함을 통해 자신의 의미를 찾는 것으로 보이기도 했다. 아프리카어 우분투처럼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는 정신이 일본 문화에서도 느껴졌다.

 

한국의 문화는 맛의 시원함을 논하듯 어우러지고 통합된 것에서도 그 맛을 찾고 느끼는 바가 이전에는 미쳐 알지 못했던 한국문화의 맛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한국의 풍류는 다름 아닌 멋이고 이 멋은 하늘과 사람이 통하는 데서 온다고 선조들은 믿었다. 신라 화랑 물계자의 이런 미학적 해석이 그의 이전부터 그의 이후까지 한국의 미를 이해하는 기준이 되었다고 한다. 신명이라는 것은 결국 억압된 한이 풀어지는 데서 오는 쾌라는 것도 명쾌하게 다가왔다. 평온이라는 것은 정중동과 정감 어린 절제라고 보던데 동양의 율려가 율동과 려정으로 설명되며 율려(우주와 세상의 기반 운영 원리)라는 것은 결국 동적이면서도 정적임이 동반되는 것이자 그 어울림이라 이해하게 되었다. 평온의 기반이 되는 절제에 대한 한민족의 이해는 서양의 그것과 달랐는데 서양은 억압이 절제이고 이것이 결국 내적 충돌을 야기하는데 비해 내가 이해하기로는 한민족의 절제는 억압이 아닌 자연 그대로라고 느껴졌다. 이를테면 옷을 벗은 나신의 정신을 잃은 여자를 아무도 없는 곳에서 마주치고 서양인은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며 내적 갈등을 하는 데 비해 한국인의 절제는 내가 다른 행동을 하면 이 여성이 깨어난 이후 얼마나 슬퍼하고 괴로워할까 라는 데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행동이라 이해되었다. 서양인은 이성으로 하나님의 뜻을 따르고 한국인은 이성이 사라지는 데서 신과의 합일이 있다고 믿는다는 데서 서양과 한민족의 원형적 의식의 차이가 있어 보였다. 그 외에도 저자는 해학과 소박을 한국 문화 또는 한국 미학의 특징으로 보았는데 웃음, 차이와 평등, 애환을 아우르는 해학,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인 소박은 다른 미적 요소들과 함께 한민족의 문화적 특색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데서 소박이 드러나며 이는 큰 기교나 큰 재주는 오히려 어설퍼 보인다는 대교약졸이라는 사자성어로 저자는 표현하기도 했다.

 

본서의 내용과 본서를 통한 감상을 짧은 리뷰에 다 담을 수 없기도 하고 풀어내자면 너무 긴 이야기가 될 것 같아 짧게 서술했지만 타자들과의 비교를 통해 한국문화를 이해하는 길이, 맺힌 것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 되기도 한 것 같다. 미학책이 타자에 대한 이해뿐만이 아니라 심리적 치유의 효과도 있다는 걸 다소 느낄 수 있는 독서였다.

 

#한국의미학 #최광진 #미술문화 #서양 #중국 #일본 #한국 #미학 #문화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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