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식과 힘의 용사들 - 자연계 4대 힘을 쥐락펴락한 과학자들의 짜릿한 우주 정복기
곽재식 지음 / 다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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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0 월요일에 배송받고 20230713 목요일 아침 다 읽었다. 책이 워낙에 스토리텔링이 장난 아니고 저자분의 광범위한 지식 덕분에 한국의 역사적 인물들과 역사의 일부도 기억에 남는다. 다만 책 제목은 [곽재식과 힘의 용사들]보다는 [힘의 여전사들]이나 [힘의 여신들]이 낫지 않았을까 싶다. 책의 목차와 줄기를 이해하고 선택하는 분들이 대다수일 거라 우려를 크게 하지는 않지만 무턱대고 제목만 보고 책을 선택하는 분들께서는 다소 차별적인 에피소드들에 놀라실 수도 있다. 저자는 [들어가며]에서 잘 알려지지 않는 과학자와 과학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서술했다고 하는데 남성은 한 명도 없이 여성만으로 구성된 에피소드들이다. 힘의 용사들 8명은 몽땅 여성들만 서술되어 있다. 여성만으로 이루어졌다면 그 또한 독자가 되기 전에 선택권이라는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알려주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여성만 언급하고도 그에 대한 별다른 언급이 없는 것 또한 차별적인 처사가 아닌가 싶다. 남성만 언급되어있는 경우가 차별이라고 할 수 있다면 말이다.

 

우선 본서에 관심이 간 건 4대 힘에 대한 뚜렷한 정의가 머릿속에서 희미했기 때문이다. 4대 힘에 관한 이야기만으로 구성되어있는 저작이기에 4대 힘에 관한 명확한 이미지가 뇌리에 남을 것 같았다. 기대만큼이나 4대 힘에 대해 간략하지만 뚜렷한 의미를 알 수 있는 내용이다. 물론 저자가 이야기하기도 하듯 4대 힘은 중력, 전자기력, 강력, 약력으로 나누지만 근래에는 전자기력과 약력을 하나의 힘으로 보아 3대 힘으로 분류하기도 하며, 대통일 이론에 대한 과학자들의 열의로 모든 힘을 하나의 힘이 다르게 보이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고 한다.

 

하지만 본서의 구성과 서술은 4대 힘에 대한 명료한 설명보다는 그와 관련지으며 여성 과학자들의 일화랄까 약력을 서술해 주는 에세이랄 수 있다. 캐서린 존슨이나 헤디 라마 같은 영화와 다큐에서 소개되는 여류 과학자나 발명가 그리고 우젠슝 같은 저명한 여성 과학자에 대한 이야기는 익히 들어봤지만 다른 과학자들과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처음 들어 보는 이야기들이었다. 과학사에서 여성이라고 차별받거나 배제되어온 역사가 있었을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여성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과 유익을 알지 못하던 동서양 넓게 상식처럼 이어져 온 관행과 역사가 있었기에 이런 차별적인 결과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럼에 불구하고 뛰어난 여성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당시 시대 상황으로서는 남다를 환경적 이점을 통해 교육받을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자신의 역량을 역사에 남기기에 이른 것 같다. 우젠슝 외에도 리제 마이트너 같은 과학자는 현대 과학사에 한 획을 남기는 과학자가 아니었나 싶다.

 

본서는 4대 힘 각각을 실마리로 각 여성 과학자들의 에피소드를 풀어내고 있는데 그와 함께 관련 문학과 영화, 당시 각국의 세태와 풍속, 한국의 역사까지 두루 돌아보는 인문학적 에세이다. 서술이 너무도 매끄럽고 에피소드와 인문학적 문장이 너무 절묘하게 이어져서 재미와 흥미가 지속되는 책이기도 하다. 요즘같이 여성의 영역을 여성들 스스로의 힘으로 되찾아 가는 시대에 딸을 가진 학부모들은 꼭 한 번쯤 아이에게 소개해줄 책이 아닐까 싶다.

 

이제는 인공지능이 초인공지능으로 발전하기 직전이고 로봇기술이 스마트더스트까지 만드는 시대이다. 나노기술, 유전자 기술 등도 특이점이 있다면 그걸 넘어선 시대일 것이다. 그렇기에 순수 인간지능만으로 또 순수 인간의 연구만으로 과학적 발견과 발명을 이루는 시대는 이제 곧 끝나지 않을까 싶다. 인간의 과학을 기억하기 위해서도 본서와 같은 저작들이 두루 출간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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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의 새로운 이해 - 孫子에게 한국의 외교전략과 군사전략을 묻다
송진호 지음 / 보민출판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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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을 처세술과 인간관계에서의 심리 전술로 담아낸 책들은 더러 있지만 손자병법의 본질은 전략과 전술, 정치술에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본서는 그러한 근본에 충실한 해석서이자 그 심의를 드러내 현대전에 맞게 재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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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학 필독서 50 - 애덤 스미스부터 토마 피케티까지 경제학 명저 50권을 한 권에 필독서 시리즈 7
톰 버틀러 보던 지음, 서정아 옮김 / 센시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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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학 필독서 50]은 경제학이라는 학문이 사회에 어떠한 각도에서 필요하고 절실한지 그리고 이용하는 이에 따라 얼마나 악용될 수도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자신이 읽고자 하는 틀을 가지고 이 책을 읽는다면 그때마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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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학 필독서 50 - 애덤 스미스부터 토마 피케티까지 경제학 명저 50권을 한 권에 필독서 시리즈 7
톰 버틀러 보던 지음, 서정아 옮김 / 센시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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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운영되는데 가장 기반이 되는 시스템 중 하나는 경제가 아닐까 싶다. 사회를 또 더 깊이는 사람 낱낱을 기저에서 욕동하게 만드는 근본도 경제학적 사고로 어느 한도까지는 이해될 수 있으리라고도 생각된다. 어쩌면 세계와 사회,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손쉬운 노력의 하나가 경제학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이런 까닭에 본서의 출간 소식을 듣고 반가움이 일었다. 본서를 일독할 기회가 주어져 기뻤고 읽는 내내 다소 진지하게 임했다.

 

이 책은 연도별로 경제학자들의 저작이 수록되지 않았고 읽으면서도 뚜렷히 제시하는 항목 분류의 기준도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그럼에도 읽으면서 머릿속에서는 전자와 후자의 수록 경제학자의 견해가 서로 보완하거나 상반되거나 통합되는 경우들이 인지되기도 한다. 요 몇 년 사이 경제와 정치, 전쟁, 미래 예측 분야에 깊은 관심이 가기 시작해 그런 방향의 책들을 다수 탐독해 왔다. 그러다 퍼뜩 생각이 드는 게 이 모든 호기심이 결국에는 사회학 분야에 대한 궁금증이라는 것이었다.

 

[세계 경제학 필독서 50]이라는 본서를 읽으면서도 결국 경제학이라는 것도 사회학의 한 부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의 역량 혹은 기업 중심주의(Vs) ‘제도의 중요성이 대립되는 이야기로 본서가 읽혀졌기 때문이다. 기업가 정신, 기업 경영과 관련한 경제학자들의 주장은 결국 애덤 스미스의 사리사욕이 전반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낸다는 주장과 정부 간섭이 최소화된 상태에서 국민이 자유롭게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의 연장선상에 있을 것이다. 거기서 이상을 품고 창출하는 주체는 사회가 아니라 개인이라는 루트비히 폰 미제스의 관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논리 전개가 아닌가 싶다.

 

반면에 앨버트 O. 허시먼은 현대의 자본주의는 슘페터의 파괴적 혁신의 과정이 아니라 인간의 비이성적인 면과 매우 불완전한 정보를 감안할 때 난국 타개의 과정에 가깝다는 주장을 했다. 개인, 기업, 국가가 합리적인 행동을 한다든 데 대해 반기를 든 것이다. 다른 경제학자들과 아울러 행동경제학이 탄생하는 사고의 한 부분을 이룬 바라고도 할 수 있다. 경제의 주체가 비이성적이라고 한다면 분명 이에는 대응안이 있어야 할 테고 그러한 방향 중 가장 쉬운 접근은 제도적 규제일 것이다.

 

더 나아가 헨리 조지처럼 경제 발전으로 가난이 더 심해졌다는 관점이거나 머레이 N. 라스바드처럼 국가는 사유 재산의 약탈을 위해 합법적이고 질서정연하며 체계적인 통로를 제공한다는 시각이라면 또 나오미 클라인처럼 국가 산업 민영화로 소수가 막대한 부를 얻었지만 그 과정에서 근로자들은 밀려났다는 관점이라면 더더군다나 제도적 규제는 절실할 것이다.

 

이렇다면 토마 피케티처럼 불평등과 격차 해소를 위해 자본세를 징수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거나 스테파니 켈튼처럼 통화 주권국에서 복지지출 때문에 위기가 초래될 일은 없다는 주의더라도 문제는 없어 보인다.

 

반면에 개인 역량과 개인의 역할을 중시하는 경제학자 중 토마스 소웰이라는 미국 흑인 보수주의자 경제학자는 빈곤의 원인으로 가정해체보다 정부의 지출 부족을 먼저 꼽는 건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으며 아인 랜드라는 유대인이자 러시아계 미국 경제학자는 사회주의, 공산주의 사회에서는 무언가를 얻으려면 다른 것을 희생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아무도 미국을 산업국가로 만들기 위해 굶주림을 감내할 필요가 없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인 랜드는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이민 내지는 망명한 여성으로서 자신의 감상만으로 편향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 기회비용을 감당하지 않는 개인은 없으며 미국의 산업화 시기 남쪽에서는 흑인 노예들이 면화를 따고 있었다는 걸 그녀도 모르지 않을 텐데 그걸 배제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은가? 선진국인 미국에서의 현격한 불평등과 계층 격차를 그녀는 모른 척하고 있다.

 

토마스 소웰도 출생지가 미국이라면 미국의 흑인들을 우대하는 대학 입학 제도의 혜택을 받았을 것이다. 그의 시대에 만약 그런 혜택이 없었다고 한다 해서 빈곤층에 태어나 보살핌의 결여와 마약과 폭력지대 등의 환경적인 배경을 초월해서 모든 흑인들이 개인 역량만으로 가난이라는 제도적 난제를 뛰어넘지 못하는 걸 문제 삼지 말아야 할까? 더 나아가 인종과 계층의 문제가 과연 제도적인 차원의 문제는 전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환경을 이겨내는 것이 인간이니 이겨내라는 관점은 너무도 편협할 뿐이 아닌가 싶다.

 

현재의 경제 여건과 취업 요건은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청년층이 취업하기도 어려워졌으며 그들의 임금만으로 계층의 격차를 뛰어넘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시절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일본의 청년층은 사토리 세대라고 하여 취업도 소비도 모두 초탈해 버린 득도한 세대가 되었고, 중국은 탕핑족이라고 하여 젊은 세대들이 취업 등 경제활동 전반에서 파업을 선고한 세대로 불리고 있다. 한국에서는 그보다 더해 청년층들이 현재도 팍팍하고 미래도 막막한 이 현실을 견디다 못해 너나 할 것 없이 자살하는 추세다. 한국 인구 10만 명 당 청년층 자살율만 26명으로 OECD 국가들 대부분이 인구 10만 명 당 11명인 것에 비교하자면 두 배 이상에 이르고 있다. 현실을 이겨내는 것을 개인의 힘만으로 해내라는 건 어쩌면 간접적인 아니 완곡히 표현해도 자살을 부추기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이번 독서는 그렇게 경제학이나 제도에 대한 관점과 태도만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되는 기회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 시대의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즉 ESG가 탄생하는 동인이었을지도 모를 견해도 알 수 있었다. E.F. 슈마허의 우리는 직접 생산한 것이 아니면 공짜로 생각한다는 시각과 그러므로 영속성을 추구하는 사회 및 경제가 지구의 자원과 인간의 욕구를 충분히 인식한 상태로 진화하기에 훨씬 더 유연하고 오래 지속된다’는 관점이 ESG의 기본 견해가 되지 않았나 싶을 정도이다. 여기에 자본주의의 본질적 의미는 기존 구조와 기업을 창조하고 파괴하는 과정에 있다는 슘페터의 주장이 구현되는 과정이 ESG의 발전 과정일 것이다. 하지만 ESG가 결과적으로 소수가 막대한 부를 축적하는 과정이나 도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규제랄지 견제랄지가 갖춰져야 하리라는 생각도 든다.

 

[세계 경제학 필독서 50]은 경제학이라는 학문이 사회에 어떠한 각도에서 필요하고 절실한지 그리고 이용하는 이에 따라 얼마나 악용될 수도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자신이 읽고자 하는 틀을 가지고 이 책을 읽는다면 그때마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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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 경제편 - 벗겼다, 국가를 뒤흔든 흥망성쇠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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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역사의 맥과 맥을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가늠해 보는 시도가 반갑기도 했다. 이러한 시각으로 역사의 흐름 전체를 짚지 않더라도 역사의 단편들의 어우러짐을 통해 역사에 대한 이해와 역사를 대하는 의미가 깊어진다는 것도 가능하리라 생각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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