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와 정신분석
이창재 지음 / 아카넷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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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의 기원과 제전과 같은 거국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신화는 고대에 시작되어 현대인의 정신구조를 지배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가 없다.비록 과학과 논리적 사고가 발달했을지라도 신화라는 것이 개인의 의식구조를 뛰어 넘어 집단의 의식구조를 지배하고 있으며,집단의 힘으로 견뎌낼 수 없는 초인적이고 초자연적인 힘에 대항하기 위해 집단 무의식은 해당 국가의 신화와 함께 무의식적인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원시사회부터 현대사회에 이르기까지 과학과 기술문명의 발전은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그런데 인간은 과학과 기술문명에 의존하는 것 같지만 눈에 보이지 않은 우상에 기대는 경향이 짙다.그것은 인간의 삶이 유한하면서 죽음과 내세라는 문제 그리고 삶과 죽음의 경계선상에서 줄타기를 하는 듯한 인간은 정신적으로 어딘가에 기대려 하는 나약한 심성이 강하다는 것이다.현재 세계에 분포되어 있는 종교의 교리와 교주와 같은 존재는 비록 비가시적인 존재이지만 유구한 세월 절대신으로 믿어 왔기에 신앙이 조상으로부터 부모로부터 대물림되어 오고 있는 것은 아닐까.모태신앙도 있고 스스로 깨달음에 의해 해당 종교에 귀의한 사람도 있을 것이며,어느 종교,종파에도 적(籍)을 두지 않은 사람도 있다.

 

 신화의 기원을 보면 한국은 단군신화이고 홍익인간에 이념을 두고 있다.중국,일본도 각각 반고와 이자나기를 창세신으로 삼고 있다.그외 수메르,이집트,그리스,북유럽 신화가 존재하면서 개인 및 집단의 무의식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신화는 주술적 사고,집단 무의식을 대변하는 한편 현대 정신분석계의 거장인 프로이트은 프레이저가 쓴 『황금가지』를 이해하면서 고대인의 사고가 20세기 유럽 신경증자의 사고나 어린이의 사고와 유사함에 주목하고 있다.즉 엄마의 뱃속에서 태어나 젖을 빨고 양육을 받으면서 모성애를 느끼고 성장하면서 부모를 슬하를 떠나 사회인이 되는 과정에서 다시 유아기때의 억압과 잠재본능이 다시 되살아 나는 과정이 반복되기도 한다.부모의 양육이 자연스럽고 개방적이었는지 아니면 보수적이고 비자율적이었는가에 따라 개인의 삶과 의식은 순행할 수도 있고 역행과 저항이 뒤따를 수도 있다는 것을 정신분석적인 측면에서 발견할 수가 있다.

 

 문명은 발달하고 있지만 인간은 이에 저항하는 기제로 신화적 사고가 예술,꿈,신화 속에서 작동한다는 것을 새삼 인식하게 되었다.현대 정신분석계의 거장인 프레이저,프로이트,융의 관점에서 신화와 정신분석을 견주어 보고 있는 이 글은 개인과 집단의 사고가 마음 속에 내재된 무의식이 그대로 현실로 나타난다는 것이다.어른이 되어서도 소아적인 사고 비슷하게 나타나고,집단에서도 해당 국가의 신화적 요소가 심리적인 내면에 짙게 드리워지고 있는 것이다.신화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게 된다면 현대인의 정신분석도 자연스레 가능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개개인의 정신 밑바닥에 민족무의식.인류무의식과 '지금,여기'에서 교류하는 경이적 사건과 무의식에는 본능욕동(리비도)과 감정,환상,내적 대상,상처,재난 흔적,생존을 위해 잊지 말아야 할 메시지가 들어 있는 것이다.

 

 프로이트 정신분석연구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이창재 저자는 신화와 정신분석을 매우 세밀하면서도 논리정연하게 서술하고 있다.개인 및 집단 무의식 세계에 대해 관심과 연구 중인 이들에게는 무척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내용이 난해하지도 않으면서 흥미를 끌 수 있도록 신화 해석을 위한 기본 조건,주요 국가의 신화에 대한 정신분석,신화에 반영된 민족무의식 비교를 순차적으로 기술하고 있다.개인적으로는 한.중.일.그리스 신화에 대해서는 일천하나마 알고 있어 구체적인 부분을 매꿀 수가 있어 다행이었고,수메르,이집트,북유럽 신화는 새로운 기분으로 접하게 되었다.이장재 저자는 신화 이해를 위해 세 가지 배경을 삼고 있다.즉 정신분석의 관점,인류학.민속학.사노하학의 관점,정신분석을 흡수하여 신화의 심리적 의미를 이해하려 시도한 신화학자 캠벨의 관점이 이 글의 주요 구성이다.

 

 신화가 각 나라가 형성되는 계기가 되고 주술적인 요소를 가미하다 보니 비현실적인 면도 다분하다.또한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말과 행동이 상징성을 띠고 있어 나약한 인간에게는 정령의 대상으로 삼기도 하는 것이다.국가가 열리기 이전 하늘과 땅을 두고 신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에피소드는 신적인 존재였다.나아가 각 종교의 교주라고 불리는 인물들도 깨달음과 구원을 얻기 위해 일탈된 삶을 누리기도 하고 죽어서 다시 부활하기도 한다.이러한 행위들이 현실,비현실을 떠나 각 민족 구성원들에게 위기와 불안에 대처하는 법,인간의 본질과 삶의 목표 등을 안내해주는 탁월한 치유적 서사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현대인에게 부족한 것을 신화 해석을 통해 삶의 방향을 가늠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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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시대 - 뉴스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
알랭 드 보통 지음, 최민우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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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고 자고 배설하는 인간의 생존에 꼭 필요한 기본적인 행위 그리고 숨쉬고 눈 깜박이기와 같은 본능행위와 같이 자신을 둘러싼 주위 및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이 공중파를 거쳐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있다.흔히 걸러지지 않은 잡된 정보와 엄선된 것처럼 보이는 양질의 정보는 어느 계층에게는 통용이 되고 어느 계층은 간과하기 쉽다.정보,즉 새롭게 들어오는 소식이 모든 계층을 만족시킬 수는 없는 법이다.마당발과 같이 모든 분야를 섭렵해야 하는 사회 구성원이 있는가 하면 자신이 꼭 알아야 할 최소한의 단위 및 분야도 있다.

 

 현 시대는 종래 고전적인 매체를 떠나 SNS형식을 빌어 주고 받는 소식은 불필요하게 걸러지고 마는 스팸성부터 참고용,기록용,연구용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식들을 접하고 있다.지향점,목표지도 없이 부산나케 움직이는 일상은 대개가 생계를 위한 것이고 타자와 사회단위와 같은 공동체적인 이념과 사상은 개인이 움직이는 것이 아닌 여러 사람의 지향점이 비슷한 부류들이 조직이라는 이름으로 일상을 꾸려 나가는 것이다.개인에서 사회,국가에 이르기까지 이해 상충관계가 맞물리는 경우에는 정확하고 진실된 소식이 은폐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나는 뉴스라는 개념을 국민학교 2학년때부터 비로소 알게 되었다.당시 시골에는 공중파와 관련한 전자기기는 공무원과 같이 고정 월급을 받는 가구에 한하고 대부분은 마을 이장이 전달하는 소식이 외부동향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였다.시간이 흐르면서 우리집에도 라디오를 구입하면서 프라임타임 뉴스 및 각종 드라마,스포츠 경기 등을 청취하게 되었던 것이다.그런데 당시 뉴스라는 것에 대한 개념이 주로 국정운영자 및 국내외 관계 등 굵직한 뉴스를 가리키는 것으로 인식했다.이러한 편협되고 단편적인 인식이 꽤 오랜시간 지속되었다.어느 순간 뉴스라는 것이 국가의 통제.관리를 받아 편집,송출된다는 사실을 접하면서 뉴스에 대한 인식과 개념이 바뀌게 되었던 것이다.

 

 흔히 외화내빈(外華內貧)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이것은 빛좋은 개살구와 비슷한 상황이기도 하다.국민학교시절 라디오,영화관에서 들었던 뉴스는 국가홍보용이 대부분이어서인지 밝고 희망찬 부분이 많았다.이를테면 ∼개통식,수출 몇 십억불 달성 기념과 같이 희망 섞인 내용들이 많았고,그 이면에 드리워진 사회적 약자들이 겪는 삶의 어두운 면은 베일이 가려져 알 수가 없었다.물론 사회현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잘못된 점은 개혁하고자 들고 일어난 정치적 개혁론자들도 많았다.뉴스가 마치 정치,외교를 대변하고 홍보하는 수단과 같이 비춰졌던 것이며 이러한 뉴스 현상은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그래서 뉴스도 비틀어서 읽을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자칫 잘못된 이념과 사상에 물들 수도 있음은 물론 세상을 바라보는 단견적인 견해는 어른이 되어서도 쉽게 고칠 수가 없기도 하다.

 

 다양성이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일수록 힘과 권력에 의한 내리찍기식 통제.검열이 횡행한다. SNS시대임에도 불구하고 통제.검열을 하려면 조직과 매수를 통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대표적인 케이스가 지난 정부에서 자행된 민간인 사찰과 공영방송의 무차별적인 부당해고,용산 철거민 사태,쌍용자동차 비정규직 사태 등이었다.비록 나와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손치더라도 사회가 공정하게 돌아가는 꼴을 보고 있으면 과연 이 나라는 경제 선진국이고 정치 민주화는 언제 가능할까하고 답답한 마음만 든다.또한 선거철이 되면 남북분단에 따른 이념논쟁을 부채질하면서 표심을 보수화 쪽으로 선회시키면서  국면전환을 음모한다.평소에는 없는 빨갱이,종북세력이 선거철만 되면 불거져 나오는데 한국사회와 같은 풍토에서는 잘도 먹히는 것 같다.그리고 선거가 끝나면 그러한 선거용,홍보용 이념논쟁은 썰물과 같이 밀려나고 만다.

 

 뉴스는 발빠르게 움직이면서 정치,경제,해외뉴스,재난,소비자 정보,셀러브리티(명성) 등이 저널리스트들에 의해 작성되고 편집장에 의해 허가를 받아 뉴스로서 탄생하는 것이다.이렇게 뉴스가 미디어에 의해 탄생하는데 매체가 독립적이고 주체적으로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느냐 아니면 정부의 시녀(侍女)역할에 그치느냐에 따라 뉴스는 시청자들을 단순화시킬 수도 있고 복잡한 사회 가운데 보다 더 성숙한 시민으로 만들 수도 있다.어느 시대,어느 사회이든 뉴스는 정권을 잡은 이들의 눈과 귀를 충족시키는 비중이 큰데,사회구성원이 알권리와 비판할 권리를 주기 위해서는 뉴스도 균형과 조화를 맞춰 나가야 하는 시기이다.누군가,어느 단체,권력기관에 의해 뉴스가 편집(커트)되면서 본래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충족되지 못한다면 그 사회의 앞날은 불투명하고 정체될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널리스트들은 권력자는 해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낟.그들이 이 땅의 법률을 위반하고도 기소 면제되리라고 여기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권력자들은 돈을 착복하고 탈세 수익을 숨기고 뇌물을 뿌려서 법률을 제정하며,고용과 환경 법률을 위한바는데다 힘없는 자들을 협각하고 성적으로 희롱한다.  -P70

 

 근래는 정치가 자본을 쥔 기업가에게 종속되어 있다는 생각을 한다.신자유주의가 친기업주의적이다  보니 기업의 유연화,기업의 저세금과 같이 기업은 꿩먹고 알먹기를 자유자재로 한다.물론 기업가도 자본,능력이 뒤따라야하겠지만 기업에 부여하는 혜택이 좋은 시절임에는 틀림없다.정치,언론,사법,기업계가 하나가 되어 돈이라면 죄도 감경의 대상이 되고 힘있는 자들은 대가성을 미끼로 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운다.분명 이는 일반인들에겐 허탈감과 불신을 안겨 줄 뿐이고,사회구성원간의 이질감과 위화감을 더욱 조장하는 꼴이 된다.왜 사회의 정의와 상식을 부르짖고 있는 것인가.신자유주의는 과연 끝간데 없이 종횡무진할 수 있다는 말인가.자본주의는 분명 개인과 사회를 위해 긍정적이고 유익한 면이 많다.다만 오늘날과 같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의 가중과 사회안전망의 부실이 지속된다면 국가의 앞날은 불을 보듯 뻔한 이치이다.기업,정치권이 사회를 떡 주무르듯 주무르고 있다.예전과 같이 사회공동체적 분위기도 찾기 어려운 시절이다.이렇게 사회의 잘못된 제도와 문제점에 대해 마음으로 동조는 하나 대부분 관망적이고 방관적일 뿐이다.

 

 자고 일어나면 영양가 없는 뉴스 건더기들만이 둥둥 떠다닌다.어느 순간부터인지 나는 TV를 보지 않게 되었다.거의 10년 가까이 되는 것 같다.특히 정치,기업,사회면은 거의 도외시하는 편이다.대신 현상을 인식하면서 그와 연관된 문제점들을 나름대로 분석.통합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요즘 한국사회는  갑질이 팽배하고,윤리와 도덕심이 실추된지 오래이다.사회의 제도,질서를 정상적으로 돌리기 위해서는 또 다른 묘책과 시간이 필요하다.사회지도층은 이제 상생을 위한 묘책을 심도있게 강구해야 할 때이다.자극적이고 현란함만 강조하는 뉴스에서 사회구성원 간의 단합과 공동체적인 삶이 살아나도록 수단과 방법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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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톨로지 (반양장) - 창조는 편집이다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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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브 잡스 말한 '창조는 편집이다'라는 부제가 눈에 확 들어온다.강렬하고 흡인력 넘치는 컨셉이다.컨셉이 강렬해야 눈과 귀를 자극하기 마련이다.그래야 한 번 더 보면서 심상에 집어 넣는 것이다.물론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 내는 과정도 창조라고 한다.근자에는 창조라는 개념이 기존의 사물과 작품을 모방하여 자신의 것으로 재탄생시키는 의미로도 쓰인다.현대적 의미의 창조개념의 범주는 과연 어디에서 어디까지일까.

 

 앞서 말했듯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작업이 창조가 될 수도 있고,기존의 사물과 작품을 본떠 자신만의 것으로 재창출하는 작업도 창조가 될 수가 있다.끝이 없는 경쟁시대에 사는 현대인에게 있어 창조 그 자체보다는 편집하는 능력이야말로 신분상승과 경제적 수입을 안겨 준다.잘된 편집,수요자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탁월한 편집은 컨셉과도 연결되기에 소비자에게는 구매동기,소비자 인식,구매행동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문화심리학자,여러가지문제연구소장 등 재미있는 직함을 갖고 있는 김정운 저자 기존의 편집능력인 에디팅을 자신만의 고유 편집 이론인 『에디톨로지』로 정했다.편집의 법칙,내용에 따라 기업과 문화의 마케팅 명암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2006년 와세다 대학 객원 연구원부터 최근 교토사가예술대학단기대학부에 재학 때까지 편집 및 심리학에 대한 저자의 관심사항들을 쉽고 접근하기 쉬운 논조로 이론을 전개하고 있다.(개인적으로)일본 문화,언어에 대한 관심이 있었기에 이해력과 수용력이 상대적으로 빨랐다.즉 고유의 언어가 없었던 일본은 외국에서 들어온 문자와 문화를 통해 자국내에 전파를 하게 되는데,고유의 것이 없었기에 대신 전달하는 간접화법의 형식이 언어에 많이 드러난다.게다가 일본이 섬나라라는 지형학적 특수성에 비추어 타국의 문화에 대한 선망과 모방의식이 크게 자리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비록 먼 곳에 있어,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문물일지라도 축소시켜 자신의 정원에 배치시켜 놓고 선망을 현실화하고 모방을 창조로 대신하는 것이 일본문화의 특색이다.

 

 이 글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지식과 문화의 에디톨로지,관점과 공간의 에디톨로지(원근법을 중심),마음과 심리학의 에디톨로지로 되어 있다.마우스의 발명과 하이퍼텍스트가 주제인 지식과 문화의 에디톨로지,원근법이 중심인 공간 편집과 인간 의식의 상관관계를 다룬 관점과 공간의 에디톨로지,심리학의 대상인 인간,즉 개인이 어떻게 역사적으로 편집되었는가를 살피고 있는 마음과 심리학의 에디톨로지로 정리하고 있다.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의 성립과 몰락이 근대 학문 형성과 어떤 관계에 놓여 있는가를 폭넓은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사람은 자신이 겪고 마음 속에 내재되어 있는 만큼만 보고 느끼려 한다.그래서 낯설고 이질적인 것을 접하게 되면 그것과 동화되기까지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따라서 낯설고 이질적인 것이 참신함과 친근감으로 다가오게 하려면 창조의 주체자가 편집 능력을 자신의 지식과 문화적 소양을 바탕으로 공간 편집과 인간 의식의 상관관계를 통찰력 있게 꽤 차고 있어야 한다.특히 현대사회가 끊임없이 구성되고,해체되고,재구성되는 시대이기에 편집으로 먹고 사는 사람은 지식,문화,관점,(인간의)심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할 것이다.자신이 일하는 분야를 떠나 타분야를 이해하고 인식해 가는 과정은 비단 편집을 위한 편집이 아닌 타인을 보다 깊게 이해하고 원활한 소통으로 연결하기 위한 인문학적 과정이기도 하다.이를 통섭과 융합이라는 말로 많이 회자되고 있기도 하다.

 

 

 

 

 주지하다시피 현대사회는 지식 홍수의 시대이다.지식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을 지식인 및 천재라고 하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정보와 정보의 관계를 잘 엮어내는 사람,남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엮어내는 사람이 능력있는 창조인이면서 편집능력도 있는 것이다.기존의 사물,이론 등을 늘 회의적인 시각으로 의심하고 해체해 가면서 재구성하려는 노력과 수고(受苦)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저자는 독일 유학 시절 및 강사 생활을 통해 독일인의 정리능력이 탁월하다고 보았다.즉 한국 학생은 정리를 서브 노트식으로 하는데 반해 독일 학생은 대개 카드를 이용한다고 한다.물론 알파벳 순서에 따라 대주제,소주제,중점 내용을 정리해 갈 것이다.카드를 정리하면서 자신의 내적 일관성이 유지되고 자신의 이론은 정형화되어 갈 것이다.이러한 카드 사용은 편집능력을 키워 주는 바로미터가 된다.이렇게 정리하는 습관에 따라 편집능력,이론 구성이 달라질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나아가 카드의 축적이 이론 구성,편집능력으로 확대되면서 계층적,네트워크적 구조로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편집 능력을 통해 지식권력을 가늠할 수 있다.또한 근대권력은 원근법을 통해 대중들을 지배.통솔했던 것으로 보인다.

 

 전시,분류를 통한 편집은 백화점,숍과 같은 곳에서 자주 발견할 수 있다.그것을 통해 창조 경제를 가늠할 수가 있다.이를 개인에 대입시키면 개인은 자신이 편집하는 것이 아닌 타인에 의해 편집되는 것이다.천재,문화,인습도 사회 이데올로기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다.인간의 구체적이며 주체적인 편집 행위에 관한 에디톨로지는 기존의 것을 모방하는 단계에서 의심,해체,재구성하는 편집 능력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와 종류는 다양하기만 하다.창조 경제의 하나로서 편집학,즉 에디톨로지는 인간과 사회,지식과 문화,관점과 장소,마음과 심리를 읽고 편집으로 풀어낼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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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현실 세계 편 (반양장) - 역사,경제,정치,사회,윤리 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채사장 지음 / 한빛비즈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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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식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이 있듯 많이 알아서 나쁜 것은 없다.다만 생존과 세상살이를 위한 처세 등과 관련해서 객관적이면서 실효성이 있는 것이어야 힘있는 지식,권위가 서게 되는 것이다.그래서 평소 독서만큼 교양을 넓혀 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독서의 수준,능력이 개인차가 있기에 수준과 능력에 맞는 도서를 선택하되 자신의 현 위치에서 가장 자신있는 분야부터 마중물을 부어 넣듯 끊임없이 독서의 힘이 솟아나야 할 것이다.나는 평소 '배경지식'이 튼튼한 사람을 선망한다.존경의 대상까지는 아니지만 배경지식이 튼튼한 사람은 끊임없는 독서를 통해 생각과 사유,자기계발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개인은 가족,직장,동호인 등 수많은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대화와 소통을 이어나간다.1:1 대화,소통이 있는가 하면 1:다수를 상대로 대화와 소통을 이끌어 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대화,소통의 상대가 적든 많든 배경지식이 풍부하여 상황을 매끄럽고 설득력 있게 이끌어 간다면 이보다 멋진 일이 어디 있으랴.현 시대는 대화와 소통의 스킬과 논리력을 요구하고 있다.경기침체,개인주의가 팽배하다 보니 공감,힐링,상생과 같은 말들도 회자되고 있다.그래서 이러한 현상을 깊이 인지하여 대화와 소통의 장에서 공감,힐링,상생에 대해 보다 더 귀를 기울이고 소통에 나서게 된다면 지식을 떠나 인문학적 소양을 발휘할 것이다.대화와 소통이 깊어질수록 다양한 분야에서 건져 올린 인문학적 소양의 정도에 따라 개인의 소통의 힘은 판이하게 달라질 것이다.

 

 이 글의 저자는 채사장이고 인기리에 연재되고 있는 팟캐스트 《지대넓얕》을 책으로 구성한 것이다.저자 채사장은 지적 대화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 지식을 내가 발 딛고 사는 '세계'에 대한 이해라고 여긴다.이 도서가 1,2권으로 나뉜다.이미 나온 1권은 현실 세계를 역사,경제,정치,사회,윤리로 세분화해서 알아보고 2권에서는 철학,과학,예술,종교,신비의 분야로서 현실 너머의 세계를 나눌 예정이다.

 

 넓지만 얇은 지식이라는 표제이다 보니 심오하지는 않지만 두루 두루 섭렵하여 연관된 분야에 대해 씨줄과 날줄로 사유하다 보면 세상을 보는 안목과 시야 기본이고 궁극의 소통을 통해 설득과 문제해결을 실현할 수가 있으리라.저자는 역사,경제,정치,사회,윤리 분야를 세분화하여 정리했다.각 분야를 정교하면서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서인지 머리 속에 쏙쏙 들어 왔다.이렇게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내용들을 나무,뿌리,잎,가지,줄기 등으로 나름 분석.통합해 가는 연습과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원시,고대,중세,근대,현대의 다섯 가지로 나눈 역사 분야 세계사를 되짚어 봄과 동시에 한국 역사도 교차식으로 연상할 수가 있었다.역사가 생산과 공급이라는 경제 개념이 생성하면서 이를 경제 분야에서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초기 자본주의,후기 자본주의,신자유주의(현재 한국의 시장경제),사회주의,공산주의가 바로 그것이다.정치 분야 탈이념화 사회인 만큼 보수와 진보로 구분된다.보수와 진보는 민주주의와 엘리트주의로 구분된다.정치 결정 방식이 친기업적인 신자유주의냐 아니면 세금을 더 많이 걷어 복지로 가느냐의 진보주의로 나누는 것이다.사회 분야 근현대 역사 속에서 개인주의와 전체주의가 어떻게 대립하였는지를 논하고 있다.끝으로 윤리 분야 이론적 측면과 실천적 측면을 이해하되,이론적 측면은 도덕 판단의 기준으로서 의무론과 목적론의 대립,실천적 측면에서는 이론적 개념이 사회 정의 문제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등 소득불균형,빈부격차 문제와 연결해서 정리해 놓았다.

 

 초기 자본주의,후기 자본주의를 넘어 민주주의냐 공산주의냐로 대립과 갈등이 몇 십년 지속되었던 이념의 장벽이 무너졌다.지금은 시장경제를 기치로 신자유주의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친기업,기업의 유연화를 내세우면서 정부는 대기업위주의 성장을 표방하고 있다.그러다 보니 대기업은 자본의 논리로 골목 상권까지 독식하고 있는 꼴이다.이념 성향도 신자유주의를 내세우는 보수냐 아니면 정의와 상식을 기치로 상생과 복지로 나아가느냐의 진보냐의 둘로 나뉘고 있다.남과 북이 분단된 특수한 상황에서는 사회주의와 같은 진보성향은 발을 붙이기 힘들다.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양대 정당만이 존재하는데 둘다 보수 성향으로서 내용은 오십보백보일 뿐이다.특이한 사항으로서 한국 보수성향 대체적으로 분단된 역사적 경험과 안보 위주로 세뇌에 가까운 교육의 문제,대중들의 비합리적 선택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먹고 살기 위한 방편만 남아 있을 뿐 계급과 이념은 미미한 수준이다.다만 표방하는 경제가 성장이냐 분배냐에 따라 소득불균형,빈부격차는 좁아질 수도 있고 더 요원해질 수도 있다.다음 2권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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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발견 - 가족에게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은 나를 위한 심리학
최광현 지음, 윤나리 그림 / 부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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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색하지만 4대가 한지붕 아래 살면서 어른들의 엄한 잔소리도 듣고,집안의 규율과 질서를 지켜 나갔던 시절은 불편한 면이 있지 않았습니다만,지금 핵가족화 되고 돈이 가족 구성원간의 관계마저 지배할 정도가 되었습니다.진정한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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