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가 블로그에 우보천리라는 사자성어로 새해 다짐을 적어놓았습니다.

거기에 제가 댓글을 달았습니다.

휘모리 :

얼마전에 제주도를 도보로 3주동안 여행을 했답니다.
꽤 많이 가 보았는데도 정말 낯선 모습을 많이 보여주더군요.
서른이 한달도 남지 않아 자꾸만 마음이 급해지려 하는데, 언니 글을 보니 나는 좀 늦되는 놈이지만 그게 나쁜 건 아니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선배의 쪽글

*야
네 글보니.. 제주도의 시원하고도 따뜻한 겨울바람이 어느새 내 코끝에도 싸하게 스치고 지나가는것같다.
이전에도 너는 속깊고 멋진 녀석이었지만 더 깊어졌겠구나.. 제주 흙길 밟고온 그 걸음으로 어서 내게도 와주렴.

서른이구나. 늦되는게 나쁜건 아니란 말에 전적으로 동감이야. 천천히.. 더 많은 이들을 네 안에 따뜻하게 품어줄 수 있는 보금자리가 될꺼야, 너는.^^

================================

글 잘쓰고 똑똑하던 우리 선배가 한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그리고 여전히 내게 큰 위안이 된다. 나도 이 사람에게 위안이고 버팀목이 되고 싶은데 나란 놈은 뭔가를 깨치고 배우는데 느려터져서 이렇게 받기만 한다.

올해의 나의 다짐은 '우공이산'으로 해보련다. 우직하게 조금씩조금씩 마음을 담아 살다보면 혹시아나 늦둥이 내가 산을 움직일지 ^^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꿈꾸는섬 2008-12-21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선배님을 두셨군요. ㅋㅋ 참 부러워요. 우공이산...저도 생각하고 싶네요.
 

오늘은 도올김용옥비판을 읽고 있다. 재기발랄한 인물 비평서인데, 저자가 50여권의 달하는 도올 김용옥의 저작을 다 읽었다 하니 그 성실함을 무엇보다 칭찬하고 싶다. 황우석과 올씨야 말로 한국사회 양대구라임을 까발리는 이 글은, 만화책을 읽으며 무의도식하던 나의 뇌를 찌릿찌릿 자극중이다.

시사인 65호가 배달되어서 듬성듬성 넘겨보는 중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하긴 내가 들어본 작가가 얼마나 되겠는가 -.-) 존치버라는 사람의 기괴한라디오라는 책을 소개중인데 급 땡긴다. '카버를 다 읽으셨습니까? 그럼 치버를 보십시요'가 제목인데 '교외의 체홉스'라고도 불린단다. 정직하게 내가 카버나 체홉스에 열광하는건 아니지만, 단편을 즐기는지라 읽어보고 싶다 ^^

외로운 연말을 이겨내기 위해 주문한 수십권의 책으로 인해 안그래도 수납공간이 부족한 집은 점점 정리불가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더군다나 쳐박을수도 없게 절반씩 읽은 책들이 넘쳐나고 있고, 읽은지 몇 주간 후기를 쓰지 않았더니 이제 기억이 가물가물 해지려는 책들도 천지다.. 앞으로 독서일기를 잘쓰겠다며 산 비싼 다이어리는 그책들 틈에서 먼지를 뒤집어 쓴 채 잊혀지고 있다. 오늘은 맥주한잔 하면서 책들을 정리하고 다시 지를 책들을 위한 공간을 확보해야겠다 흐흐

참, 한달간에 멀어지기는 큰 성과를 내고 있다. 그건 얼마전에 한 통화에서 전광석화 같은 깨달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친구가 왜 내게 이리 무심할까 무례할까 하는 고민과 분노의 한달을 보내고 있던 중에, 자명한 대답을 내게 주었다. '싫어서' 즉 마음이 식어서 라는 자명한 이치를 깨닫자 하나도 밉지않지 뭔가. 뭐 애인만 아니라면 그 정도 무례나 무심이 뭐 대수겠는가 하하

멀어지기가 끝나면 이 게시판은 어찌해야할까? 그대로 둘까 아니면 이별후 게시판에 편입시킬까? 그 결정을 내릴 26일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좀 더 고민해 봐야겠다. 내 청춘의 상처의 증거로 그대로 남겨둘까?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선원 2016-06-19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유투브에,
조선말의 뿌리와 조선의 역사 1 ~ 34, 보십시오 ~ ~
 

 서서히 가라앉고 있는 황혼녁의 세상을 살아가는 로보트 처자의 이야기. 한때 나는 사람은 손으로 사는 것 같았다. 때론 냄새로, 음표들로 내몸이 이루어진 것 같을 때도 있다. 그래, 사람이란 온갖 감각들의 집합체가 아닐까?

 로보트 처자 알파는 저물어가는 인류의 마지막 모습을 냄새, 촉감, 감정까지 기억해주는 카메라다. 보이는 것이라곤 수면위로 간신히 올라온 가로등 불빛 밖에 없는 물에 잠긴 내가 태어난 곳을 바라보는 느낌은 어떤 것을까? 나만 홀로 나이를 먹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늙어가고 죽어가는 모습은 어떨까?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겠지.

그저 담담한 이 만화책을 보자니 내가 서 있는 이곳을 좀 더 예민하게 음미하고 싶어진다. 내가 사는 오늘은 곧 그리운 과거가 될테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멀어지기를 처음 결심하고는 부지런히 움직이고, 이사람 저사람을 열심히 만나도 봤다. 그런데, 그 사람이 아니고서는 채워지지 않는다. 나는 바로 그 사람과 감정을 나누고 싶은 것이다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그래서 대용할 누군가를 찾기보다 혼자 술을 마시고, 혼자 영화도 보고, 온전히 홀로 빈자리를 느끼는 쪽을 택했다. 하긴 최근의 나의 감정상태는 누군가를 만나 접대를 할 상황이 못되기도 한다.

집에서 혼자 빨간머리앤 5번째 dvd를 보다 매튜아저씨의 죽음을 보면서 대성통곡을 했다. 실로 오랜만에 아이처럼 침대에 머리를 박고 엉엉 소리까지 내며 펑펑 울었다. 옆집 사람 깜짝 놀라지 않았을까? 씩씩한척 아무렇지도 않은척 해도 사실은 무지 힘들고 울고 싶었나보다. 아침에 퉁퉁 부은 눈을 보니 좀 어이없기도 했지만 ㅋㅎㅎ

밤은 노래한다의 후기는 한정없이 늘어지고 있다. 임시저장해서 하루에 한 줄씩 쓰고 있다. 이 후기가 끝이나 날지 모르겠다. 뭔가 무거운 걸 읽기가 두렵다. 이러다 자기연민에 빠지지는 않을지.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9-01-20 2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1-21 08:01   좋아요 0 | URL
아 이 넘치는 감성~~ 엉뚱함이 아주 반가운데요~
알라딘에 이사온지 얼마안되서 아직 약간 어리둥절해 하는 중이예요 히히

Arch 2009-01-21 22:27   좋아요 0 | URL
리뷰는 쓰신지 오래됐던데요. 저 어제 좀 훑었어요^^ 쓱쓱

무해한모리군 2009-01-22 08:02   좋아요 0 | URL
아 리뷰는 가끔 써볼까 시도 하다 말았지요. 알라딘을 이용한지는 오래됐으니까..
 

사람을 판단하지 말고, 
오히려 사람을 판단하는 자기 자신을 판단하고 멸시하라

늘 쉽지 않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무해한모리군 2008-12-05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문득 이런 생각도 든다.
남들은 어떻게 연애하고 결혼하게 되었을까?
아무래도 나는 점점 자신이 없어진다.
서른살 집안도 직업도 생긴것도 성격도 그저 무난하기만 한 내가 별 매력이 없는 걸까? (가끔 여기 대한민국 평균이 있다는 생각도 든다.. 심지어 나는 키도 평균 몸무게도 평균이다 쩝 --)

꿈꾸는섬 2008-12-05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균이라면 다행이세요. 전 키 몸무게 평균 미달이예요. 휘모리님의 운명의 반쪽은 분명 계실거예요. 서른이란 나이가 그런 듯, 저도 제 친구들도 서른살에도 한참 방황을 했었답니다. 근데 모두 결혼해서 애들 낳고 살고 있네요. 휘모리님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