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울림 CD를 주문해놓고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던 참이었다.

     아침토크 프로에 산울림의 김창완과 그의 어머니가 출연하여 얘기 하고 있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모자가 아주 닮았다. 산울림의 '청춘'이라는, 처음 듣는 순간 부터 찡 하는 무엇을 던져 주던 그 노래가, 김창완이 26살에 자기 아이 돌잔치 막간에 만든 노래라고 한다.

쉰이 넘은 지금 다시 부르면서 느낌이 훨씬 와 닿는다고.

내가 그 노래를 처음 들은게 언제 였던가. 고등학생이었나? 그때에도 들으면서 무슨 심정으로 이 사람은 이 노래를 만들었을까 생각했더랬다. 김창완 와이프 얘기를 하면서, 아주 통이 큰 사람이라고 그런다. 통이 크다는 의미는, 마음의 통을 말하는 것이었다. 아주 큰 포용력이 있다는 뜻. 남편 김창완도 그리 얘기 하고, 김창완의 어머니도 자기 며느리를 그렇게 얘기 한다. 자기는 아들보다 며느리를 믿는다고.

속이 좁다는 것의 상대적인 성품이겠지, 통이 크다는 것.

혹시 지금 나에게도 요구되는 것이 이것일까. 통이 커지는 것. 순탄하지만은 않은 가정을 꾸려나가는데, 또 늘 나의 수양을 요구하는 자식을 키우는데, 조금은 대범하고, 받아들이고 넘겨 버릴수 있는 마음의 reservoir를 마련해두는 일.

주문한 CD가 어서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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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운동을 시작한지 닷새째.

러닝머신 위를 어제와 같은 속도로 걷기 시작했는데, 이 정도 속도는 느린 감이 드는 것이다.

조금 더 속도를 높이고, 좀 더 높이고, 30분을 거뜬히 걷고 내려왔다.

하체 운동도 코치의 설명에 따라 처음 시도해보았고.

음...계속 열심히 해야지.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한다는 것은 그 날 하루의 일정을 위해서도 그렇고, 나의 건강을 위해서도 그렇고,  가볍게 볼 일이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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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에서 지난 일요일에 빌려온 책,

    읽다 보니 다시 반납하고 싶지 않은 그런 책이었다.

    옆에 있던 남편에게 르네 마그리트의 <대가족> 이란 작품을 보여 주며 얘기 하다가"이 책 나 사주라~ "

    그랬더니, 당장 다음날인 오늘 "참, 책 사왔는데..." 하며 가방에서 이 책을 꺼내준다. 고마워라...

    나의 미술책 리스트 대열에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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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주 미술과는 거리가 먼 아이였다.

취학 전에도, 그리고 초등 학교에 들어가서 미술이란 과목을 학교에서 배우면서도,

이것 저것 준비해 가야 하는 것도 자신 없었고,

하얀 도화지를 앞에 놓고 그 막막함은,

하얀 지면을 놓고 무엇을 써야 할때의 그 의욕과는 아주 대조적이었다.

학교에서 단체로 사생대회 같은 것을 가는 날은

그 거추장스런 화판을 들고가는것도 맘에 안 들었고,

잔디 같은 곳에 털썩 앉아

시간 안에 무엇이든 그려내야 하는 것이 싫었다.

결정적으로, 중학교 1학년 미술 시간,

넌 공부는 잘하는지 몰라도 미술은 정말 별로라는

미술선생님의 말씀은,

그래, 난 공부나 잘 하자, 라는 쪽으로 마음을 먹게 했다.

중학교 3학년 미술 시간,

사군자를 가르쳐 주시던 동양화를 전공한 미술 선생님께 귀염을 받으면서

동양화에는 애정을 가져보기로 살짝 마음먹었었다.

고등학교 1학년,

미술에 관한 지금까지의 편견을 깨는 선생님을 만났다.

내가 보기에도 엉망 진창, 그리다 만 것 같은 그림을 칠판 앞에 거시고는

그 그림과, 그 그림을 그린 학생의 마음까지 읽어내시는 것을 보고

그림이 그냥 그림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표현해내는 한 방법이라는 데에 생각이 이르게 되었다.

그리고 열심히 그렸다.

미술 교과서 외에 선생님께서 들고 다니시던 책을 유심히 봐놓았다가

교보문고까지 가서 사가지고 와 흐뭇해하기도 했다.

나와 미술 사이의 관계에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은 뭐니뭐니 해도

영국에서의 3년 반이라는 유학 기간이리라.

주말을 이용해 한달에도 몇번씩 찾아다니던 런던의 미술관, 박물관들.

어느 장소는 갔던 곳을 생각나면 또 가고 (Tate gallery가 그랬고, Victoria & Albert Museum이 그랬다)

가보고 싶던 곳을 끝내 못가본 곳도 많다.

그 외롭던 시간들을 나는 그림을 벗삼아 버텨냈던 것 같다.

잠자러 침대에 들어 갈 때 으례히 같이 이불속으로 가지고 들어가던 그림책 'The Art Book'

두께는 좀 있지만 크기는 손바닥 보다 조금 큰, 아주 아담한 책이었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 그림을 보고, 4-5줄 정도의 설명을 읽어 보고,

그러다가 잠들곤 했었다. 기차를 탈때, 여행을 갈때,

늘 가방에 가지고 다녔었다.

사람은 아니지만, 정말 나의 좋은 친구였던, 잊을수 없는 책이다.

지금도 그 책의 표지만 떠 올려도

가슴이 따뜻해지다가 뭉클해지기도 하는...

 

 

 

수년 전 부터는 최 영미의 미술 산문을 읽으며 신이 났었다.

특히 유럽 기행문의 형식을 빌어 쓴 미술 작품에 관한 책은 읽고 또 읽고...

 

 

 

오늘 또 오랜만에 좋은 미술 책을 만나 한참을 열심히 보았다.

'천년의 미술 여행'

그림을 보며, 그림 기법을 볼 지식은 부족한 나는

그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마음을 헤아려 본다.

뭔가 그림과 내 마음이 통하는 느낌을 받을때

난 또 친구를 만난 듯이 기쁘고 설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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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그런 적 있었듯이,

또 그런 날이 올지 모르겠다.

문득 지나가다 마주치는.

잠깐 인사 나눈 시간은 채 몇분에 지나지 않지만,

그 이후로 한참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는

그런 기억으로 남을 순간이

또 올지 모르겠다.

someday.

그렇게 한번 만나면

그 당시 나의 감정의 정체가

다시 정리되어질까.

아니면, 그저 시간의 흐름을 다시 느끼며

며칠을 쓸쓸함으로 보내게 될것인가.

oneday,

내가 마음아프게 했던 사람들,

미안...

모자란 나를 잠시라도 아껴주던 사람들에게도,

미안하고 고맙고.

모두들, 어디선가 다 잘 살고 있기를.

- 2005년 6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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