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문을 나선것이 14년전이니,

이게 얼마만인가

모교 도서관에 앉아 있다. 대출증까지 당당하게 만들어가지고는.

바로 엊그제 같은 시절이 자꾸 떠오른다.

예전과 달라진 것도 많지만

그때와 변함없는 것들을 발견할 때의 기분이란...

나도 모르게 씨~익 웃고나서 멋적어 주위를 둘러본다.

세월이 많이 흐르긴 흘렀다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새에.

지금부터는 두 눈 똑바로 뜨고 세월의 흐름을 직시하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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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Photo 2005-09-16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
그 감회가 얼마나 새로울지는 가히 상상이 가고도 남습니다.
지금도 문 닫을 때 즈음이면 "Panis Angelicus"가 어디선가 흘러나오는지.....
 

온종일 내 손은 언제나 바빴지
너와 놀아 줄 시간도 없을 만큼
넌 조금만 같이 놀자고 졸랐지만
난 그럴 여유가 없었단다.

난 네 빨래를 했고 바느질을 했고 밥을 지었단다.
그 때 네가 그림책을 가져와
함께 읽자고 했을 때
난 "조금 있다가"라고만 했지.


인생은 짧구나. 해가 바뀌고 바뀌어
작은 꼬마는 훌쩍 커버렸구나.
이제 그림책은 사라져 버렸고
함께 놀아줄 게임도 없는데,
"잘 자", 네 뺨에 입을 맞출 수도 없고
침대에 기대 기도하는 네 모습도 없구나.

그저 다 어제의 일이었는데
그렇게 바빴던 이 엄마의 손은 그저 여기 있는데
이제 하루는 길기만 하고 무엇을 할 지 모를 뿐인데
다시 돌아가고 싶구나.
네가 내게 조르던 그 작은 일들을 하러 말이다.

- 작자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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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5-09-13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을 울리는 글이군요. 지금은 아이에게 부대낀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사이에 세월이 흘러 아이는 곁을 떠나 버리겠죠.. 후..

hnine 2005-09-13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를 키워본 엄마들은 모두 같은 마음이네요.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영엄마 2005-09-13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글 제 서재에 퍼갈께요~ (__)

LovePhoto 2005-09-13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의 엄마들이 대부분 갖게되는 생각이겠지요?
물론 아버지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고.....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하늘바람 2005-11-24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슬프네요. 어릴 때 무섭던 엄마는 요즘 내게 말합니다. 너 언제 그렇게 컸니? 엄마가 더 잘해줬어야하는데 하면서요.
 

그래, 맘껏 쏟아 부어.

많이 참았어. 시원하게, 시원하게.

웃는 거니? 아니면 우는 거야?

그렇지? 두 가지 사이에 구분이 없을 때가 있어 맞아.

다른 어떤 소리도, 다른 어떤 잡념도

쏟아지는 네 속에 잠시 멈추었나보다, 묻혀버렸나보다...

 

- 잠시 숨죽이고 오는 비를 바라본 아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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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살림만 하며 한세월을 보낸 중년의 여자들이 가끔 이런 말을 한다.

나도 때로는 멋진 옷 입고, 근사한 레스토랑에 가서, 우아한 식사를 하고 싶다고,

결혼하기전 처녀 때는 자주 그랬었다고.

 

오늘 우연히 어떤 사람의 홈피에 갔다가

방문했던 외식 장소들을 모아놓은 것을 쭉 구경하게 되었다.

대학로에 있다는 xxx, 안국동의 xxx, 서초동의 xxx, 이대 입구의 xxx ....

나도 그런 레스토랑에 가서,

내 얘기에 귀 기울여 주는 사람과 마주 앉아,

맛 있는 식사에, 맛 있는 커피에, 디저트까지 완벽하게 서빙을 받으며,

상대방과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에 신나하며,

그렇게 오고 가는 얘기 속에

앞으로의 내 삶의 방향에 어떤 힌트도 얻어 가며,

그런 시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런 생각을 가끔 해보긴 했었는데

오늘은 웬지 몇배 더 절실하게 바래본다.

 

정작 내가 절실한 것은 무엇일까.

그런 장소? 그런 식사? 그런 여유?

 

아니면, 이 모든 것을 함께 해줄 그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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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얼마나 치열하게 살고 있는가.

자기 몫으로 주어진 삶을 매 순간 최선을 다해서 사는것이 우리가 사는 동안 해야할 가장 큰 사명이라는데,

난 과연 어떤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는지.

그 어떤 일도 최선을 다하지 못한채 시간을 때우는 식으로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곘다. 최선이 아니라 대충, 이정도면 되겠지 수준으로. 그러고서 과연 나중에 나의 삶은 어떻게 남을 것인가. 최소한 자식인 다린이의 가슴에는 어떤 모습으로 엄마의 모습이 남을 것인가...생각하니 부끄럽다.

내게 맞는 일, 내가 최선을 다 할수 있는 일을 얼마전 부터 조금씩 알겠는데, 현실은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다.

만만하지 않지 그럼, 이 세상이 그렇게 만만한 줄 알았더냐.

지금, 당장 눈 앞에 있는일부터 열심히 하고 보는거다. response letter쓰는 이 작업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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