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일 선현경의 신혼여행기 2
선현경, 이우일 지음 / 황금나침반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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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일동안의 신혼여행이 끝났다 600여 페이지에 걸친. 1권에 이어 2권에서는 이집트, 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마지막으로 캐나다까지의 여정이 그려져있다. 여행기라는 본질면에서 보자면, 특이하게 잘 묘사되었다거나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관점으로 보았다거나 하는 부분이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으나, 어쨌든 그 나라 사람들의 인상, 특성, 먹고 사는 방식, 사람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젊은 층의 문화 등이 이 부부의 주 관심대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부인 선현경씨는 이 신혼여행이 유럽으로의 첫 여행은 아닌듯 한데 역시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여행의 맛은 달라짐이 확실한 것 같다.

남편과 약 일주일을 유럽의 어느 도시에서 보낸 적이 있었다. 결혼 후 떨어져 있다가 오랜만에 만났음에도 그 짧은 열흘을 사이좋게 (?)만 보내지 못한 사람으로서, 303일의 여행을 무사히 마칠수 있었던 이 부부들이 존경스럽다.

사실, 이우일이나 선현경씨의 글 또는 그림을 처음 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이 두 사람을 잘 아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장마속에서, 여기 저기 어른들에게 인사하며 돌아다니느라 피곤하기만 했던 나의 신혼여행. 뭐,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긴 했지만.

여행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지 다시 한번 확인할수 있었던 재미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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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6-07-06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여행 가면 왜 이렇게 얼굴 붉힐 일이 생기는지..
전 2년 전에 거제도 갔다가 외도를 가서 '너무너무 좋다' 그럼서 흥분에 겨워 말을 했더니 울 신랑 왈 '난 이런 인위적인 거 싫어한다~'그러는거에요..
그래서 제가 기운이 쏙~ 빠져서........증말 짜증이 나드라구요..
그 날 모 암튼 여행이구 모구 하나도 재미없었어요.
함 봐야지..이 부부 얼마나 잘 다녀왔는지...ㅎㅎㅎ

전호인 2006-07-06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은 생각없이 즐기는 것이 가장 즐거운 추억을 만들수 있는 길인 것 같아여.
즐거운 여행을 위하야!!!!!!

hnine 2006-07-06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씩씩하니님, 저자보다 훨씬 나이도 많던 어른들이 싸워서 말도 안하고 ㅋㅋ, 웃기지도 않았답니다. 내가 좋을때 같이 좋아해줄 사람, 늘 아쉽지요.

전호인님, 생각없이란 마음을 비우고 하는 여행이란 말씀이시지요? 이번 여름 휴가 계획은 잡으셨는지요.

아영엄마 2006-08-07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신혼여행도 일박 이일로 후다닥 다녀와서 이 부부 무지 부러워요~ 지인에게 선물할 일이 생겨 땡스투합니다. ^^
 
공선옥, 마흔에 길을 나서다
공선옥 지음, 노익상·박여선 사진 / 월간말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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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해 저물고 난 뒤, 저녁 먹은 설겆이를 할 무렵, 들으려고 하지 않아도 꼭 들려오는 소리가 있는데 바로 '소쩍~ 소쩍~'  하는 소쩍새 소리이다.
작가 후기 (너무나 잘 썼다고 생각이 드는) 중 한 단락;

---적막한 속에 소쩍새만 울어 댄다. 소쩍새 울음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자니 문득 세상에는 소쩍새 울음소리 들으면 눈물 나는 사람과 소쩍새 울음소리 들어도 눈물 안 나는 사람 그 두 종류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나는 소쩍새 울음소리 들으면 눈물 나는 사람이 아무래도 내 동족인 것만 같아지는 것이다. 소쩍새 울음소리 들어도 눈물 안 나는 사람들이 어쩐지 두려워지는 것이다. 내가 마흔에 길을 나서서 만났던 사람들은 어쩐지 모두 소쩍새 울음소리 아니고라도 온몸에 맑은 눈물, 따스한 눈물 가득한 사람들이었다. 그렇다는 것을 나는 한눈에 알아보았다---

이 책은 2002년 한 해동안 월간 [말]지에 '공선옥, 마흔에 길을 나서다'란 제목의 글을 연재하기 위하여 우리 나라 여기 저기를 돌아 다니며 쓴 여정의 기록이다. 강원도 국변에서 만난 약장수 할머니, 경북 봉화 화전민 마을, 미선이 효선이 의정부, 낙원동과 인사동, 안동 하회마을, 서울 가리봉, 무주 무풍, 전라도 순창, 여수 화양반도 등등.  손으로 쓴 글이라기 보다, 가슴으로 쓴 글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문체. 읽으며 마음이 어두워지기도 했지만, 이것은 결코 어둡게 볼 일이 아니라, 우리네 삶이 이렇다고 '받아들이고' 겸허해져야 할 문제라고 결론을 내리고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후기 중의 또다른 일부:

---봄이 왔다고 또 어김없이 들에 나와 씨를 뿌리고 수해로 망가질 대로 망가져 버린 논에서 '우짜든동' 그래도 살아야 할 것이 아니냐고 갈퀴손으로 쓰러진 벼이삭을 일으켜 세우던 내 나라 사람들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다. 가만히 바라만 보아도 '애려오는' 이들에 대해서. 말하자면 마흔에 길을 나선 내가 본 사람들을, 이 땅에 발 딛고 어떻게든 한 번 살아보고자 애쓰는 이들에 대해서. 그리하여 세상에는 사는 모습 자체로 울컥 목이 메어 오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나는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렇다는 것을 나는 마흔에 길을 나서 보고야 알았다---

참 글을 잘 쓰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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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의 토토 - 개정판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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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토토를 이제야 만났다.

창가의 토토, 제목에서 '창가' 는 왠지 모르게 소외되어 있는 층을 의미한다고.

누구나 어릴 때, 토토와 같은 심성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다만 그 심성이 좌절되고 변색되고, 적응이라는 이름 아래 묻혀지고.

이 책 중의 '귀신은 안 무서워' 란 글은 너무도 아이다운 순수함이 살아 있어, 어디 깨끗한 나만의 노트에 베껴 적어 놓고 싶을 정도였다. 학교에서 실시한 담력 테스트에서, 친구들을 놀래줄 귀신의 역할을 담당하여 묘지에 숨어 있던 아이들이, 친구들이 모두 포기하고 아무리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자, 묘지에서 뛰쳐 나와 엉엉 울면서 선생님 손을 잡고 학교로 돌아오는 얘기.

저자 (글 속의 토토)가 학교를 다니던 때가 못해도 1940년대 정도 될 것 같은데, 이런 식의 대안 학교가 벌써 일본에는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웁고, 지금 우리 나라에서도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많이 쓰이고 있는 달크로즈의 유리드믹스 (이 책에서는 리드미크라고 되어 있다) 라는 음악 내지는 리듬 교육 시간이 있었다는 것을 읽고 또 한번 놀라웠다.

실제로 저자가 기억 못하던 사실을 그 당시의 친구들, 선생님들, 어머니가 일깨워 주었다니, 내 주위의 사람들을 다시 한번 둘러보게 된다.

읽는 동안 행복했다.



--- 이 책 표지의 이와사키 치히로의 그림을, 아이보고 한번 그려보라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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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7 2006-07-01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이책 예전에 읽었었는데 참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지요..책꽃이에 꽂아만 놓구 때때로 표지를 보곤 합니다.이와사키 치히로의 그림은 참 투명해요.그죠?

씩씩하니 2006-07-03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으면서 일본에 조금더 마음을 열고 배울 것은 배워야 비로서 우리가 일본을 넘을 수 있다는 생각 했는대..비록 동화지만,말에요,,,

hnine 2006-07-04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님, 예, 글과 그림이 한 쌍을 이룬듯 했어요. 저도 따라 그려보고 싶어지는 그림이지요.
씩씩하니님, 일본 작가의 책에서, 또 가끔 일본 사람들과 접촉할 일이 있을때, 종종 그런 것을 느끼지요. 우리는 너무 감정에만 치우쳐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요.

미나리 2006-07-21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그림이 귀엽네요.
님의 글에 공감하고 가요~



hnine 2006-07-21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나리님, 반갑습니다. 아이들 책에 관심이 많으신가봐요.

바라보기 2009-01-21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좋지요....우리나라 부모, 교사라면 누구나 읽었으면 좋겠네요...
 
이우일 선현경의 신혼여행기 1
선현경, 이우일 지음 / 황금나침반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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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책을 펼쳐 들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경향이 있다. 가보지 않은 곳은 가보지 않은 호기심때문에, 또 몇 안되는 내가 가 본 곳에 대한 여행기는 더욱 재미있다. 저자와 마주 앉아 가본 곳에 대해 서로 어디가 좋았느니, 어디는 어떠했느니 하며 수다를 떠는 기분이라서.

이 책은 1996년에 출간된 "303일 동안의 신혼여행 1,2" 가 10년이 지난 올해 다시 재 출판 된 책이다. 300 페이지가 훨씬 넘는 책이 1,2 권으로 되어 있는데, 글은 아내 선현경 그림은 남편 이우일씨가 그렸다.

지금 막 읽기를 끝낸 1권은, 영국, 아일랜드, 프랑스,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스위스, 체코, 헝가리,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이집트 여행기 이다. 여행기마다, 미술, 역사, 풍습, 음식, 쇼핑, 사람들의 사는 모습, 자연...등등 관심 분야가 다른데, 이 책에는 골고루 내용을 담고 있으나 특히 사람들의 사는 모습에 대한 설명과 그림이 많다. 사진이 아니고 그림이라서 더 자세한. 이우일의 만화식 삽화에, 아내 선현경씨는 늘 긴 치마를 입고 있고, 이우일씨는 꼭 모자를 쓰고 있다.

'소호'가 소호인 이유, 콧수염을 기른 여자 경찰관이 있는 나라 아일랜드, 프랑스의 개성과 자존심, 시에스타때문에 배고파야했던 스페인, 즐기고 떠드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낙천성, 스위스에서의 미술얘기, 비교적 오래 머문 체코, 오스트리아 도시가 보여주는 예술성, 읽으면서도 황당했던 이집트- 이집트에서는 꽤 오래 머무는데, 2권으로 그 여행기가 이어진다.

'그래, 인생은 장난이다'라는 프롤로그. 적어도 이들은 누구보다도 인생을 의미있게 살려는 사람들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은 '남'의 여행기. 2권에는 1권에서 계속되는 이집트 얘기와, 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캐나다 여행한 얘기가 실려있다. 나는 다시 이들을 쫓아 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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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쁨 -상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199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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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에 나왔다니까 아직 10년이 채 안된 소설인데, 품절인 것은 물론이고, 지금 읽으니 약간 신파 같은 느낌마저 있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이 책을 뽑아 들게 된 것은, 바로 10년 쯤 전에 이 소설이 중앙일보에 연재되던 시절에 신문에서 한동안 읽던 기억이 나서였다 지금 조선 일보에서 신경숙의 연재 소설을 읽고 있듯이. 끝까지 다 못 읽고 한국을 떠났기 때문에 어떻게 스토리가 끝이 났는지도 궁금하고 해서.

뭐, 예상하겠지만,  '기쁜' 사랑에  대한 얘기는 아니고, 요즘만 해도 별로 감흥을 못 일으킬, 좀 클래식한, 그러다가 cliche...가 될수도 있는 스토리이다.  뒤늦은 나이에 영문학교수와 번역대역자의 관계로 만나, 운명적이라고 할만한 사랑을 하게 되지만, 끝내 이루어지지 못하고, 누구에게도 말해지지 않고 있다가, 여자가 죽은 뒤, 그녀의 딸에 의해 뒤늦게 자기 엄마와 아빠가 아닌 남자와의 사랑을 알아내어 그 상대가 된 남자를 찾아나선다. 

엄마와 딸 사이의 갈등, 풀리지 않는 원죄 같은 것, 또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으로 마무리 짓는 것이 더 드라마틱했던 시대, 주인공이 내세우는 자식에 대한 사랑은 이런 경우 '사랑'이라는 말보다 천륜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

복잡하지 않은 구성의 얘기이지만, 상, 하권으로 장편소설이다.

최인호의 소설은, 그가 초기에 발표해 문학상 (무슨 문학상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을 받았던 '견습환자' 가 제일 좋았다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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