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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일 선현경의 신혼여행기 1
선현경, 이우일 지음 / 황금나침반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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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여행기 책을 펼쳐 들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경향이 있다. 가보지 않은 곳은 가보지 않은 호기심때문에, 또 몇 안되는 내가 가 본 곳에 대한 여행기는 더욱 재미있다. 저자와 마주 앉아 가본 곳에 대해 서로 어디가 좋았느니, 어디는 어떠했느니 하며 수다를 떠는 기분이라서.

이 책은 1996년에 출간된 "303일 동안의 신혼여행 1,2" 가 10년이 지난 올해 다시 재 출판 된 책이다. 300 페이지가 훨씬 넘는 책이 1,2 권으로 되어 있는데, 글은 아내 선현경 그림은 남편 이우일씨가 그렸다.

지금 막 읽기를 끝낸 1권은, 영국, 아일랜드, 프랑스,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스위스, 체코, 헝가리,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이집트 여행기 이다. 여행기마다, 미술, 역사, 풍습, 음식, 쇼핑, 사람들의 사는 모습, 자연...등등 관심 분야가 다른데, 이 책에는 골고루 내용을 담고 있으나 특히 사람들의 사는 모습에 대한 설명과 그림이 많다. 사진이 아니고 그림이라서 더 자세한. 이우일의 만화식 삽화에, 아내 선현경씨는 늘 긴 치마를 입고 있고, 이우일씨는 꼭 모자를 쓰고 있다.

'소호'가 소호인 이유, 콧수염을 기른 여자 경찰관이 있는 나라 아일랜드, 프랑스의 개성과 자존심, 시에스타때문에 배고파야했던 스페인, 즐기고 떠드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낙천성, 스위스에서의 미술얘기, 비교적 오래 머문 체코, 오스트리아 도시가 보여주는 예술성, 읽으면서도 황당했던 이집트- 이집트에서는 꽤 오래 머무는데, 2권으로 그 여행기가 이어진다.

'그래, 인생은 장난이다'라는 프롤로그. 적어도 이들은 누구보다도 인생을 의미있게 살려는 사람들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은 '남'의 여행기. 2권에는 1권에서 계속되는 이집트 얘기와, 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캐나다 여행한 얘기가 실려있다. 나는 다시 이들을 쫓아 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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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쁨 -상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199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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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997년에 나왔다니까 아직 10년이 채 안된 소설인데, 품절인 것은 물론이고, 지금 읽으니 약간 신파 같은 느낌마저 있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이 책을 뽑아 들게 된 것은, 바로 10년 쯤 전에 이 소설이 중앙일보에 연재되던 시절에 신문에서 한동안 읽던 기억이 나서였다 지금 조선 일보에서 신경숙의 연재 소설을 읽고 있듯이. 끝까지 다 못 읽고 한국을 떠났기 때문에 어떻게 스토리가 끝이 났는지도 궁금하고 해서.

뭐, 예상하겠지만,  '기쁜' 사랑에  대한 얘기는 아니고, 요즘만 해도 별로 감흥을 못 일으킬, 좀 클래식한, 그러다가 cliche...가 될수도 있는 스토리이다.  뒤늦은 나이에 영문학교수와 번역대역자의 관계로 만나, 운명적이라고 할만한 사랑을 하게 되지만, 끝내 이루어지지 못하고, 누구에게도 말해지지 않고 있다가, 여자가 죽은 뒤, 그녀의 딸에 의해 뒤늦게 자기 엄마와 아빠가 아닌 남자와의 사랑을 알아내어 그 상대가 된 남자를 찾아나선다. 

엄마와 딸 사이의 갈등, 풀리지 않는 원죄 같은 것, 또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으로 마무리 짓는 것이 더 드라마틱했던 시대, 주인공이 내세우는 자식에 대한 사랑은 이런 경우 '사랑'이라는 말보다 천륜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

복잡하지 않은 구성의 얘기이지만, 상, 하권으로 장편소설이다.

최인호의 소설은, 그가 초기에 발표해 문학상 (무슨 문학상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을 받았던 '견습환자' 가 제일 좋았다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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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랄라 하우스
김영하 지음 / 마음산책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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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동생이 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김영하의 '검은꽃'이 실린 무슨 문학상 수상집이 책꽂이에 한동안 꽂혀있었던 기억이 있는데 읽은 기억은 없다.

김애란의 '달려라 애비' 리뷰에 어느 분이 김영하의 '랄랄라하우스'를 언급하셨길래, 좋아하는 작품과 연결지어졌다는 이유로 한번 읽어보리라 생각했었다.

재미있다. 오늘 속리산까지 가고 오는 차 안에서 거의 다 읽을수 있었던 것은, 우선 재미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심각하지 않은 주제라도, 글 쓰는 재주가 있구나 생각하며 읽었다. 읽으면서, 운전하는 남편에게 간간히 말을 시켰다

"소호 (SOHO)가 무엇의 약자인 줄 알아? 뉴욕의 소호랑 런던의 소호가, 그 어원이 다르군."

" 디스토피아, 라고 알아? 유토피아의 상대적인 개념인가?"

"이미지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예언...이라는 말이 나오는 걸 보니, 이런 말이 예전부터 있었군 그래 (요즘 정치는 이미지 정치라고 말했던 것이 생각나서)."

묻는 말에만 대꾸하던 남편이 나중엔 무슨 책을 읽는데 그런 것들이 나오냐고 묻는다.

책은 Free Talk, 사진첩, 방명록, 이렇게 세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작가의 생각 꼭지들 Free Talk 부분에는 작가의 재기 발랄함, 엉뚱함, 경영학 전공자가 소설가로 나서게 될 수 있었던 특유의 예리함이 드러나 있어 재미있었지만, 그 뒤 사진첩에 실린 사진들과 그에 대한 작가의 짧은 설명들도 좋았다. '...허무주의를 조장하는 분분한 벚꽃잎들 때문에 벚꽃금지법이 필요한 게 아닌가 하는 헛된 망상을 하기도 했습니다...' 연못에 떨어진 벚꽃잎 사진 밑의 글이다. 고등학교 3학년때, 허무주의내지는 감상주의를 조장한다는 이유로'음악금지령'을 스스로에게 내렸던 기억을 불러 일으켰다. 책의 맨 뒤, 음악 선곡 리스트에서 내가 좋아하는 가수와 곡들이 몇 개 눈에 띄어 책장을 덮으면서도 기분이 좋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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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6-06-25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꼭 재미있는 알라딘페이퍼 읽는 기분이었는데. ^^

hnine 2006-06-26 0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야클님, '알라딘하우스' 우리가 매일 읽고 있는. ^ ^
 
나쁜 여자가 성공한다
우테 에하르트 지음, 홍미정 옮김 / 글담출판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여자의 본성은 도대체 무엇인가. 여자는 여자의 타고난 본성을 ‘극복’할 수 있어야만 남자들과 동등하게 일하는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다니. 아이를 낳아 키우는 모성 본능과 나 자신보다는 남의 입장부터 생각하는 이타성, 그런 것들이 여자의 제일 핵심적인 본성인가. 남 앞에서 나의 주장을 들이밀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우선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고,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보다는 다른 사람의 능력을 적당히 이용할 줄도 알아야하는, 일의 세계에는 본성부터 어긋난다는 말인가.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회의가 일었다. 저자 우테 에어하르트의 말은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 오히려, 일을 하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내 얘기라고 여길만큼 날카롭게 잘 지적했고, 그래선 안된다고 얘기하고 있다. 그런데 왜 이리 가슴이 답답한가. 어릴때부터 주입되어온 여자는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관습과 편견에 의해 갖게 된 의존성, 소극성, 무조건 양보, 피해 의식, 이런 것들로부터의 벗어남이, 여전히 변치 않는 사회의 제도와 삶의 양식 (결혼, 육아 등) 이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에서 얼마나 가능하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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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6-06-22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었드랬는대...ㅎㅎ
전 인간의 본성은 있으나 여성의 본성을 운운하는건 맞지 않다는 생각을 가끔 해요...
그저 툭하면 남자와 여자로만 세상을 나누려는 그릇된 세상 속에서 정말 어떻게 살아야할지..저도 늘 회의에 빠지곤합니다,,,

hnine 2006-06-22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씩씩하니님도 이 책 읽으셨군요.
'나쁜남자가 성공한다', 뭐 이런 책은 나오지 않는데 말이예요.
읽으면서는 무릎을 치며 한수 전수 받는 느낌이었는데, 막상 다 읽고나니 마음이 답답하네요.
 
최씨부부의 어처구니 있는 아파트살이
최순덕.최종덕 지음 / 당대 / 2005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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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님의 리뷰를  읽고 당장 구입해서, 하루만에 다 읽었다.

무슨 대단한 얘기가 아닐 수도 있다. 최순덕, 최종덕, 이름도 비슷한 두 부부가 아이들 키우며 살아가는 얘기이다. 그런데 이 부부가 내가 보기엔 예사 부부가 아니라서,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멋을 아는 사람들이란 말이다. 자신의 삶을 남에게 맡기지 않고 손수 가꾸며 살아갈 엄두를 낼 수 있는 용기와 철학이 있는 사람.


메주? 직접 한번 우리 손으로 담가보자, 오디오 스피커? 부품사다가 한번 조립해볼까? 오징어젓, 포구에 나가 오징어 사다가 집에서 한번 만들어 보자, 독학으로 즐기며 배워보는 피아노, 거실의 가구를 싹 없애고 맞춰 짜 넣은 책꽂이로 벽면을 채워 서재를 만들고, 생명의 잔치라고 저자가 말한 텃밭 가꾸기 등등. 당연히 안하고 살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이들 부부는 한번 해보자 라고 달려드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착수하기 위한 정보의 상당 부분을 이들은 장터의 할머니들로부터 얘기 나누면서 얻고 있다니, 사람 사는 맛도 전해지고.


각박해져가고, 남의 기준과 눈을 의식하지 않을수 없도록 돌아가는 세상에서, 이들이 스스로 찾아낸 새로운 삶의 문법은, 첫째, 일상의 권위를 없애고, 둘째, 남이 하자는 대로 혹은 관행이라는 핑계를 대면서 무조건 따라하지 않고, 셋째, 획일적으로 주어진 것에서 벗어나서 나에게 맞는 것을 찾아서 스스로 만들어가자고 마음 먹으며, 넷째, 우리 마음에 맞고 우리가 즐겁고 기꺼이 할 수 있는 삶을 살아보자는 것이라고 한다.


삶의 용기를 버리지는 말자고 한다, 용기를 내시라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만들어가면서 살아보자고.

지금 내게 하는 말로 듣겠다 생각하며 아쉽게 책장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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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6-15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어보고 프네요

hnine 2006-06-16 0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좋아하실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