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인 배추와 무를 12시간 이상 물을 빼야 물기가 많이 안생긴다고 하여서 목요일 오후에 건져서 물기를 쪽 뺐답니다.. 게으름 부리다 좀 늦게 김장을 시작했답니다.에구..
거실에 돗자리를 깔로 김치통을 있는대로 다 꺼내어 놓고요. 사실 저거 다 못채웠습니다.. . 배추 두 광주리..무도 두 광주리... 아무리봐도 작년보다 배추양도 작은거 같고 배추통도 덜 차길래 작년에 기록을 찾아봤더니 작년에 40포기 넘게 했더군요...게다가 깍두기까지 담궜었답니다..그래서 그런지 올해는 쉽게 끝냈답니다..단지 배추속을 하는게 좀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배추속을 만들땐 고추가루 3000G에 사과2개 배 2개 무를 한개정도 즙을 냈답니다..설탕을 대신하기 위해서요. 물엿도 넣으면 맛을 풍부하게 한다고 하여 좀 넣구요. 통깨. 까나리액젓, 멸치다시마육수, 생강과 새우젓을 갈아넣고 채썬무,채썬당근과 갓 반단,쪽파한단,미나리 두단과 마늘을 넣었답니다...이것저것 넣은게 많아서 복잡했지만...올해만은 한번 맛나게 담궈보자는 신념하에 남푠과 둘이서 머리를 맞대고 열심히 했답니다..속을 버무리는건 예나지금이나 남푠이 맡아서 열심히 치대었지요.. 둘이서 열심히 하다보니 아이들 학원갔다올때쯤 다 끝나가더군요..
김치를 담다보면 늘 제일 처음 넣은 통에 김치가 속이 많이 들어가지요..ㅋㅋㅋ 남푠과 저도 늘 시행착오를 겪습니다..올해도 마찬가지로 한통채우고 나서야 좀 적게 넣자고 서로를 견재해가며 속을 넣었답니다.히~ 그리고 속이 조금 모잘라서 오늘 하려고 배추랑 무를 한귀퉁이에 모아놓고서야 끝냈지요.딸아이가 무지 하고싶어하니 또 같이 한번 해줘야 안삐지지요..
저녁약속이 취소된 관계로 사다놓은 돼지고기도 없구요..밥을 하기엔 또 너무 지쳐있어서 집앞 고기집으로 오랫만에 외식을 하러갔답니다..애들은 뛸뜻이 기뻐하며 따라나서구요.. 소주도 두병이나 시켜서 저희 부부는 꽤 알딸딸하게 취해서 집에 돌아왔답니다..남푠은 오자마자 잠이들고..저는 그 욕조에 몸을 좀 담그며 책을 좀 읽다가 잠을 잤답니다..
참 신기하게도 저의 체력은 날이 갈수록 좋아지는것 같습니다. 어째서 그렇게 힘들게 김치를 담그고도 그렇게 술을 마시고도 잠이 오지 않는지...참 이상할 따름이었습니다..히히히히..
오늘은 10시까지 이불속에서 밍기적대다가 아이들이 조용히 흔들길래 어제 사다논 크로아상을 두유랑 먹으라고 한뒤에 일어났지요..딸래미가 커피타준다고 하길래 좋다고 했더니 남은 크로아상이랑 귤이랑 아침식사라고 가져다 주더군요..이런게 행복이로구나 하며 아이들 키워놓으니 이런아침도 맞이하는구나 싶네요..아이들이 있어 힘을 얻고 위로받고 사는게 우리 아줌마들의 인생인가봅니다..
앗 그리고 우리집 김치때깔입니다..제일 첨 만든거라서 속이 좀 많이 들어간 거네요..오늘 점심은 김치 쭉쭉찢어서 된장국이랑 밥먹었답니다..
모두들 옆에 계시다면 하나씩 돌리고 싶은 심정입니다..맛은 보장은 못해요..히~ 아들래미는 온통 마늘과 생강맛밖에 안난다고 투덜댑니다요..그런게 경북산골김치인데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