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미, 그 자유분방함의 미학(최준식, 효형출판)을 다 읽었다. 책의 리뷰를 쓸 지 고민 중이다.

- 열 여섯의 섬(한창훈, 사계절-1318문고)을 읽었다. 주인공인 '서이'와 '이배'라는 이름이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리뷰를 한 번 써볼까 궁리만 하고 있다. (워낙 게을러서...)

- 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김영현, 실천문학사)를 읽기 시작했다.

-그 동안 미뤄두었던, 빨간 신호등(홍세화, 한겨레신문사)의 리뷰를 썼다.

- 혜민이가 빌려달라고 한 칼의 노래(김 훈, 생각의 나무)를 책가방에 챙겨 넣었다.

- 이제 잠이 온다.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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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저녁부터 방금까지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어이없는 여행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여행기는 다음에 소개하기로 하고, 우선 여행을 떠나게 된 사연만 말하려고 한다.

  '학급운영'에 대해 고민하는 모임-모두 아름다운 아이들-의 정기총회가 어제(3일) 열렸다. 그 전에 내가 온라인으로 총회가 끝나고 3일부터 4일까지 여행갈 사람을 모았는데, 신청자가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당연히 여행은 무산된 것으로 알고 총회에 갔었는데, 여행갈 준비를 해 온(또는 여행갈 의사가 있는) 선생님이 네 분이었다. 나는 아무 준비 없이 나와서 가기가 좀 그렇다고 말씀드리고 죄송하지만, 다음에 갔으면 좋겠다고 양해를 구해서 여행은 없던 일이 되는 것 같았다.

   여행 대신에 모인 사람들끼리 뒷풀이라도 하려고 '맥주를 마시자, 보드게임카페를 가자, 노래방을 가자, 바다 바람 쐬러 가자'...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졌다. 그냥 재미삼아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사람 의견대로 하자는 제안이 나와 모두 가위바위보에 참여했다. 그래서 가위바위보를 이긴 선생님께서 맥주 한 잔을 선택했다. 언제나처럼 맥주 집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로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나니, 어느덧 저녁 8시가 넘었다.

   보통 때 같으면 맥주 한 잔을 끝으로 헤어지지만, 지난 1년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1년을 시작하는 자리였던지라 그냥 헤어지는 것이 약간 아쉬운 것 같았다. 그리서 맥주 집을 나와 다음 장소를 고르기 위해 또 가위바위보를 하자고 했다. 이번에도 역시 이긴 사람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는데, 이번에 가위바위보를 이긴 선생님께서 갑자기 "합천"(처음에 우리가 여행가기로 한 장소였다)이라고 말씀하셔서, 모두 다 얼이 빠진 표정이 되었다. 처음에 말씀하신 선생님도 농담으로 했겠지만, 아무도 말리는 사람이 없자 서서히 분위기가 '약속을 지키야 한다'는 방향으로 흘렀다.

   그래서 저녁 8시가 넘어서, 부산에서 3시간도 넘게 걸리는 합천 해인사 앞에 있는 청량사로 갔다. 11시가 넘어서 도착한 곳에는 민박집도 이미 불이 꺼져서, 집앞을 어슬렁거린 후에야 겨우 방을 구할 수 있었다. 방은 당연히 냉기만 싸늘! 오늘 아침에는 '청량사-남산제일봉-치인시설지구-해안사'를 돌아서 조금 전에 집에 들어온 길이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어이 없는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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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아드 2004-01-04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없는, 어의없는~~ 무엇이 맞는표현일까요~?
이거 정말궁금했음~~

느티나무 2004-01-05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 없다'가 바른 표현이죠!!ㅋㅋ
 

   어제는 밤늦게까지 연하장을 썼다. 성탄 카드를 사면서 딱히 사람을 정해두지 않고 5장의 연하엽서를 함께 샀는데, 어제서야 그 연하장의 주인들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세 장은 우리 학교의 학생들이 주인이다. 얼마 전에 갑작스런 편지로 나를 기쁘게 했던 조OO, 나에게 성탄의 즐거움을 전해준 백OO, 고OO 학생이다. 뜻밖의 편지로 나에게 큰 즐거움을 주었으니, 내 연하장이 이 학생들에게 작은 기쁨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한 장은 꼭 써야할 사람에게 썼고, 나머지 한 장이 남았다. 한 장의 엽서도 방금 주인을 찾은 것 같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작은 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물론 나도 '교사'니까 당연히 여기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학생들의 작은 마음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자본의 물이 많이 든 것일까?(아이들의 편지를 돈으로 환산하고 있을까?) 아이들은 며칠을 고민하며 보냈을 편지를 아무런 감흥 없이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나 자신도 그랬다. 아이들이 건네는 편지 한 장, 음료수 하나, 사탕 한 개, 그리고 짧은 쪽지... 받을 줄 만 알았지 거의 한 번도 건네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어제밤에 연하장을 썼다.

   오늘 손전화의 액정을 고쳤다. 사실 11월 20일쯤에 고장난 건데, 직장에 있으니 고치러 나갈 시간이 없어서 방학하면 제일 먼저 고쳐야겠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처음 며칠은 답답해서 당장 고치고 싶더니만, 그것도 시간이 지나니... 그냥 무심해졌었다. 전화기를 고치자마자 허기진 사람이 밥을 앞에 둔 것처럼 허겁지겁 메세지를 보냈다. 이곳저곳에 사는 사람들의 안부를 묻고, 새해 인사를 하고, 다음에 한 번 보자는 연락을 했다. 그리운 얼굴들이 눈에 선하다.  이들 중에서는 어떻게든 만나게 되는 사람도 있고, 내년에 또 보자는 연락만으로 해를 넘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살면서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참 많이 받는다. 그 짧은 인연의 끈을 놓치지 않고, 늘 챙겨주시는 분들이 참 많은 것 같다. 그 분들의 따스함이 내 마음 속에도 들어와, 다시 누군가에게로 흘렀으면 좋겠다.

  - '한국미, 그 자유분방함의 미학'은 끝에 30쪽 정도 남았는데, 여기서부터 잘 안 읽힌다.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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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아드 2004-01-03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쌤~ 드디어 손전화(!) 고치셨군요, 축하 ^ㅁ^
 

   30일 연말 정산 항목에 기부금 항목이 없는 걸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헛 산 건 아닐까? 물론 꼭 돈을 내서 후원을 하는 건 아니지만, 지연이나 손종순선생님이 하는 일이 돈에 쪼들려서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면, 그 때 나는 어떻게 변명할 수 있을까?

- 새해엔 마음이 더 따뜻한 사람이 되도록 애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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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든 마찬가지겠지만, 학교도 12월이면 무척 바쁘다. 성적처리에 생활기록부 정리-이것 하나만 해도 할 일이 무지 많다- 게다가 진급사정 준비, 그리고 나 같으면 담당업무인 교과서 배분, 그리고 내 수업에 대한 평가서까지! (오늘 하루는 정말 어떻게 지나갔는지 알 수가 없다.)

오늘은 애써 만든 '국어수업평가서' 를 학생들에게 나눠주며 지난 1년동안의 국어수업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 물론 스스로의 학습태도와 학습능력 발달에 대한 평가를 포함해서 만들었지만, 학생들이야 그냥 평가서를 나에게 내고 말면 아마도 그냥 잊혀져 버릴 지도 모르겠다.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학생들이 1년 동안의 수업에 대한-또, 나에 대한- 평가서를 읽는 내내 긴장되었다. 마치 옷을 모두 벗고, 사람들 앞에 서면 이런 기분이 들지 않을까? 내 그늘이, 감춰두려고 했던 내 치부가 어디선가 툭 튀어나올 것 같은 조마조마함!

비참할 정도는 아니지만(자아존중감이 워낙 높아서 ^^;), 즐거워할 수준에는 훨씬 못 미친다. 아이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부분-이런 공개적인 자리에선 차마 말 못 하겠다-은 고치도록 노력해야겠고, 그나마 좋았다고 생각한 부분은 내년에도 계속 하리라고 다짐해 본다. 물론 학생들이 나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점도 많고(그래서 무지 답답하다), 또 그만큼 내가 학생들을 오해하고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학생들도 답답하겠지?)

사람들은 나이를 먹으면 교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부담스러울까? 어느날 문득, 자신이 학생들과 전혀 소통되지 않는다는 걸 알았을 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 애써 눈감고 있는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그냥 참고 버티는가? 그래서 적당한 나이가 되면 교장이나 교감이 되려고 그렇게 애쓰는 것인가?

요즘 주변에서 학생들에게서 받는 상처로 고민하는 선생님을 가끔 본다. 말씀을 들어보면 정말 무심한 돌팔매에 치이는 개구리 같다. 나야 워낙 아이들과 '말싸움'을 잘 하니까 (^^;) 늘 아이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지만, 뭐 나 같은 선생만 있는 건 아니니까...

휴~! 아무튼 복잡한 심경의 하루였다. 아직도 평가서는 3반이나 남았고, 그 평가서를 다 읽으면 속이 시커멓게 타려나?ㅋㅋ 국어수업평가서 만들었다고 하니까, 어느 선생님께서 나보고 '강심장'이라고 놀리시던 게 생각이 난다. 지금 자고 내일은 좀 더 튼튼한 심장을 만들어 가야겠다.

- 나는 '조지아의 미친 고양이1'은 읽었는데, 리뷰는 별로 쓰고 싶지 않다. 지금은 '한국미, 그 자유분방함의 미학'을 잡았다. 잘 읽힌다. 다음에 읽을 책은 '남자 이야기'...방학하면 리뷰나 차분히 쓰고 싶다.(잘 될라나?) 이이화의 '한국사 이야기'가 새로 4권이 나왔고, 나머지도 탈고를 끝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당장 사지는 않을 것이다. 다음에 완간 기념으로 싸게 팔면 사야지.

나는 방학 때 특기/적성교육이라는 명목으로 하는 보충수업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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