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월이 후딱 지나가기를 얼마나 바라고 바랐던가! 드디어 1월이 가는구나.

   오늘은 내가 특기적성을 빙자한 보충수업을 끝내는 날, 그래서 나에게 진정한 방학이 시작되는 날이다. 뭐 다른 직장인들은 하루 쉬는 것도 쉽지 않다는 건 알지만... 태어나서 지금까지 방학 없이 살아 본 적은 한 번도 없기 때문에-아, 군대 있을 땐 방학대신 휴가가 있었구나!- 나는 방학이 없는 1년은 죽을 것 같다. 며칠 동안 게으름을 피우며 살기는 힘들 것 같고, 여행 한 번 다녀오고 난 다음... 나머지 묵은 일들을 해치워야겠다.

   아무튼, 오늘은, 방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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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im 2004-01-31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어나서 지금까지 방학 없이 살아 본 적은 한 번도 없기 때문에 <- 아.. 너무 부러워요... ㅜㅜ
그러고보니 정말 1월이 다 갔군요... 얼릉 여름휴가나 와라;;;

비발~* 2004-01-31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군대를...? 그럼 남자,,, 선생님? 암튼 여행 즐겁게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느티나무 2004-01-31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엥? 그럼 제가 여자인줄...허걱! 당황스럽네요.
 

   제목에 혹해서 들어온 분들에게는 정말 죄송한 일이지만 별내용 없습니다. 그러니 이 글을 안 읽고 지금 돌아가셔도 아무 것도 잃을 것(?)이 없습니다.

   설 전에 구입한 책 중에 '우리 동네 사람들'이라는 책이 있었다. 금산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사진집인데, 사진이 너무 정감 있고, 책도 정말 예뻐서 무척 마음에 들었다. 책을 묶은 안쪽을 '마감(?)' 처리하지 않고, 그대로 드러낸 특별한 방식에다가 책 표지는 책과 분리하면 그대로 포장지보다 튼튼한 종이 위에 '금산' 사람들이 사진이 찍혀 있는 신기한 책이 있다.

   그러나 그 책은 아쉽게도 파본이었다. 무엇이 문제냐 하면 그 책 231쪽에서 239쪽까지가 페이지 숫자만 있고, 글이나 사진이 하나도 없는 백지였다. 알라딘에 전화를 걸어 파본 교환을 요구했더니 흔쾌히 받아줬다. 보면 볼수록 갖고 싶은 책이라 더 아쉬움이 컸다. 교환할 책이니까 더 이상을 책이 손에 잡히지 않아 내 방 구석에 챙겨두었었다.

   그리고 설이 있어서 오늘에야 새 책이 배달되었다. 반가운 마음에 책을 펼쳐들고 보니, 어라? 또 파본이 난 책이었다. 그래서 알라딘에 전화할까 하다가, 출판사에 직접 물어보고-사실은 따져보고-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출판사에 전화했다가 망신만 당하고 말았다. 이번에도 파본된 책을 받았다고 말씀드렸더니-그래도 점잖게 얘기했기에 망정이지- 그 책은 원래 그렇게 만들어진 책이란다. 뒤에 읽어보면 설명도 나온다고 했다.

   책을 하나하나 뒤져서 그 여백에 대한 설명해 놓은 구절을 찾았다.

   "시골에서는 3,40대의 사람들을 만나기가 어렵다. 금산도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다. 여기에 그들을 위해 빈자리를 마련해 놓는다. 어머니처럼 고향은 너그럽다."(281쪽)

   여러 사람에게 미안한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알라딘, 도서출판 연장통, 무엇보다도 고향사람들을 위해 넉넉한 공간까지 마련해 둔-틀림없이 따뜻한 마음을 가지셨을- 저자이자 사진작가인 '양해남'님... 모두에게 너그러운 이해를 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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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발~* 2004-01-31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식을 뛰어넘는 발상이었군요... 갑자기 어떤 책인지 궁금해집니다.

병아리교사 2004-01-31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알라딘의 나의서재가 나날이 진화하는군! 그 노력과 열정에 경탄을...

1. 몸이 약간 아프다.

   그렇다고 몸을 못 움직일 정도는 아니다. 평소처럼 특기적성을 빙자한 보충수업도 하고 있다. 아픈 이유는 월요일에 너무 과식을 한 탓이지 싶다. 촌놈답게 너무나 맛있는 '회' 앞에서 과욕을 부리다가 속이 탈을 일으켰다. 어제부터 계속 속이 거북하고, 머리에서는 미열이 난다. 그러나 완전히 탈이 난 것은 아닌 것 같은 게, 어제처럼 답답한 경우를 보면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할 정도는 된다.

2. 속상하다.

   몸이 아픈 것도 아픈 것이지만, 평준화 논란을 보는 마음이 착잡하다. 오죽하면 어제 집에 오자마자 혼자서 끙끙대며 평준화에 대한 내 생각을 조잡하게라도 썼을까? 그냥, 터무니 없는 논리로(물론 내가 보기에 그렇다는 말이다!) 모든 교육 문제의 책임을 평준화에 돌리는, 일부 이상한 신문을 보았으니 순간적으로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든 탓이었다. 그렇게라도 쓰고 보니 마음이 좀 가라앉았는지, 몸이 더 힘들었는지 곧바로 쓰러져 잠들어 버리고 말았다. 어머니께서 챙겨주시는 활명수(참고로, 나는 웬만큼 아파서는 약을 먹지 않는다. 지금까지 크게 아픈 적이 없어서 7-8년 정도는 어떤 약도 먹은 적이 없는 것 같다.)를 억지로 먹고 나서 잠에서 깨었다. 아무튼 평준화 논란을 일으키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정신분열증(이 분열증의 정체는 '사회귀족' 계층은 다른 계층과는 섞이고 싶지 않다는 강박증이 아닐까 싶다.)에 너무 답답해 할 이유도 없는데, 어제는 아팠기 때문에 더욱 예민했던 것 같다.

3. 집들이를 다녀오다.

   지난해 11월 30일에 결혼한 최현옥선생님 댁의 집들이를 다녀왔다. 댁이 창원이라 '모두아름다운아이들' 선생님들이랑 차를 타고 갔었다. 터프한 여자인 최현옥선생님이 차린 저녁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푸짐한 저녁이 나왔다. 참석한 선생님들 모두 감탄을 연발하였다. 모두들, 나와 김의주선생님이 어설프게 부른 축가 장면이 담긴 결혼식 비디오테이프를 보며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그리고는 집들이의 하일라이트인 윷놀이를 했다. 때마침 집에 온 신랑이랑 어울려서 윷놀이를 하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얼마나 즐거웠는지 모른다. 윷놀이에 흥미를 더하기 위해서 우리가 개발한 몇 개의 규칙을 적용하면 긴장감과 짜릿한 흥분이 더욱 커진다. 고스톱은 서너명이 칠 수 밖에 없지만,(혹은 서너명씩 몇 개의 판으로 나눌 수도 있겠지만) 윷놀이는 그야말로 참가 인원에 제한이 없다. 두 시간을 집중해서 정신없이 놀고(1판당 천원의 판돈을 걸었는데, 본전이었다), 1시간은 모두 모여서 즐겁게 사는 이야기를 하고 방금 집으로 돌아왔다.

   내일도 학교에 가야해서 약간 부담은 있지만, 그래도 행복하게 사는 최현옥선생님의 모습을 보고 오니 기분이 무척 좋다. 사진으로만 보던 신랑을 실제로 만나 이야기를 해보니 참 따뜻한 사람인 것 같아서 좋은 사람을 만나고 온 즐거움도 있다. 알콩달콩 재미나게 살아갔으면 한다.

 - 몸도 점점 나아지고, 즐거운 일도 있었으니, 이만 잠들어야겠다. 행복한 하루였다. 내일은 화요일에 있었던 우리반 아이들 이야기나 기록해 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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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칼처럼 날카로운 그의 글끝에 베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장자이야기(장일순/이현주 목사의 대담)를 읽다가 약간 느려지는 것 같아서, 틈틈이 보려고 손석춘의 '아직 오지 않은 혁명'을 꺼내 읽었다. 장자이야기는 어려운 한자에다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의 자취를 좇아 가려면 연필 꽉 쥐고 밑줄 긋고, 모르는 건 물음표를 그려가며 읽어야 하는 책이다. (적어도 내 수순에서는 그렇다는 말이다!)

   '아직 오지 않은 혁명'은 그래도 명색이 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나에게도 낯선 우리말들이 무척 많이 나와서 당혹스럽다. 대충 앞뒤 구절의 문맥적 의미를 살펴서 대강의 뜻이야 짐작할 수 있지만, 정확한 뜻을 짚어내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짧은 단문들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그의 칼럼은 읽는내내 사람을 긴장시키고 흥분시킨다. 잠시도 한눈을 팔지 못하게 하고, 생각을 집중시키기를 요구한다.

   어떤 사람은 논리를 너무 단순화시켜서 '유치하다'고 평가할 수도 있고, '일방적인 주장'만 강요하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또 전체적인 맥락의 이해보다는 낱말이나 글자를 가져와서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타박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의 곧은 역사의식이 뚝뚝 묻어나는 글들을 읽으면 내 가슴에 손을 얹고 진지하게 묻지 않을 수가 없다.-'넌 어떻게 살고 있니?' 세상 어떤 것에도 주눅들지 않고, 해야할 말은 하고야 마는 그의 용기 앞에 나는 옷깃을 여미며 자신에게 되물어야 한다. -'제대로 살고 있니? 손석춘의 책을 한번이라도 읽어본 사람은 아마 알 것이다. 그가 얼마나 치열하게 '언론개혁'을 위해 싸워온 사람인가를... 그의 글들에 치열한 고민의 흔적이 담겨 있는가를...

   예전에 그가 쓴 소설 '아름다운 집'을 읽은 적이 있다. 처음에 그 소설을 읽기 전에 '아이~! 기자가 무슨 소설이야? 소설은 아무나 쓰는가 보지?' 이런 가소로운 생각을 했다가, 어쩌다가 그의 소설을 읽고 나서 그 때의 짧았던 생각이 한없이 부끄러웠던 적이 있다. 그만큼, '아름다운 집'도 멋진 소설이다. 그러나 '조/중/동'에서는 일언반구 한마디도 없었다고 한다. 저간의 사정이야 잘 모르겠지만, 옹근 20년 동안의 기자생활 동안 치열한 역사의식으로 올곧게 살아온 '손석춘'의 존재 자체가 무척 부담스러우리라는 사실만은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이제 곧 '손석춘'의 "혁명" 시리즈를 리스트로 만들까 한다. 여러 친구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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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19 2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01-19 2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nrim 2004-01-19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 다닐 때, 민언련에서 하는 언론학교에 참석했다가 손석춘님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답니다. (그때 신영복님의 특강도 들었었지요..) 그때 그 강의에 무척 감명받았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보니 손석춘님의 책은 읽어본게 몇 권 안되는군요. 신문읽기의 혁명도 개정판이 나왔던데... 시간을 내어서 한번 손석춘님의 책들을 쭈욱 읽어봐야겠어요.

느티나무 2004-01-19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 중에서도 '아름다운 집'이 제일 좋았습니다. 안 읽어 보셨다면 꼭 권해드립니다.

모래언덕 2004-01-20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업무시작하기 전에 느티나무님께서 남겨주신글에 답글을 달다가 이벤트에 당첨되었답니다.
느티나무님과 관련되어 두번째~~ ★ 웬지 좋은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집'과 '부자 신문 가난한 독자'는 보관함에서 장바구니로 옮겼고 '혁명' 시리즈 중에 느낌이 오는 책을 더 보야야 겠지만 며칠전에 또 사고를 쳐서 이 책들의 구입은 한달 후쯤이 될 것 같네요.
선생님 행복하고 기쁜 설날 보내세요.
 

기운아 솟아라  http://my.aladin.co.kr/lemona77  

   열혈은 아니지마는, 글쎄요. 이분이 언제부터 서재 가꾸기를 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12월 이후부터이리라 생각합니다. 아직은 그렇게 많은 글이 올라와 있지는 않지만, 올려져 있는 글을 읽는 것은 아주 유쾌합니다. 이 서재에 가시면 기운이 팍팍 솟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서재 주인의 마음씨가 서재에 아주 잘 나타나 있어서, 늘 밝고 즐거운 이야기들이 무척 많습니다.

   마이페이퍼는 '책을 읽고서'와 '영화를 보고서', 그리고 '스쳐 지나가는 생각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책을 읽고 든 느낌들을 잘 정리해 두고 있고, 영화 본 느낌을 소박하게 쓰고 있습니다. 스쳐지나가는 생각들에서 살면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들었던 심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페이퍼의 글보다 삶이 훨씬 아름다운 사람인 것 같습니다. 물론 페이퍼의 글들도 항목 하나하나는 버릴 것 없이 속이 꽉 찬 것입니다.

-'기운아 솟아라' 서재에 한 번쯤 들러서 좋은 말씀 남겨주신다면 서재 주인이 앞으로 더 활기찬 페이퍼를 많이 많이 올려주실 겁니다. 진지하고 예리하고 따뜻한 심상이 최고야 님의 서재에 한 번 놀러가 보셔요. ^^ 모두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마이페이퍼(전체보기)
 책을 읽고서 
 영화를 보고서
 스쳐 지나가는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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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16 2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