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제445호 2016.03.26
시사IN 편집부 엮음 / 참언론(잡지)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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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김형민 PD의 <딸에게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 中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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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기 2016-03-31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라라가 남편 하버의 심장에 방아쇠를 당겼다면?
 
시사IN 제445호 2016.03.26
시사IN 편집부 엮음 / 참언론(잡지)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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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호 시사인에 실린 '임재성(평화 연구자)'의 글 중 일부를 옮겨온다.



체벌을 당한 아이들의 감정을 조사한 한 연구에서, 그 어떤 아이도 체벌 이후 '반성'이나 '미안함'을 느꼈다고 응답하지 않았다. 체벌을 당한 아이들이 품었던 감정은 당연하게도 무서움·화남·끔찍함·창피함·외로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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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매와 분노의 매가 다르다는 것은 전형적인 가해자의 논리다. 자신의 의도에 따라폭력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논리. 아이들에게는 맞는 이유가 사랑이든 분노든 다를 바 없다. (시사인 제445호, 임재성, <사랑의 매와 분노의 매, 과연 다른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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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6-03-28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학창시절은 평범하게 지낸 축에 속해서 그런지 어떤 체벌을 많이 받은 편은 아니였지만 몇번의 체벌은 기억이 나네요. 그 가운데서도 이 선생님이 정말 선생님 자신이 `분노`해서 때리는 건지, 정말 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한 `사랑`의 매인지는 구분 되던 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냥 단순히 제 개인적인 경험이니 그런지 모르겠네요. 여튼 당시의 제가 그렇게 구분 했던 이유를 생각해보니 결국 평상시에 그 선생님이 얼마나 학생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었냐에 따른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해도 체벌의 방법이 육박전을 방불케 하는 것이라면 그냥 이 선생이 `분노`해서 나를 때리네 라고 생각했지요(그렇게 매를 선사했던 선생님은 평상시에는 온화 하고 그래도 나름 학생들에 대한 애정도 많으셨던 분인데 예전 분이라 그러신 것 같네라고 지금은 생각되네요 ) 그래서 그런지 저런 이야기에 매우 공감이 가면서도 판단을 유보하게 되는 것 같아요.

다시 생각해보니 제 성격에는 그렇게 매를 안들고 말로 했어도 알아 먹었을 것 같기도 하네요. 선생님 말이면 무조건 들었던 `차칸??`학생이였다 보니...ㅋㅋㅋㅋ

다락방 2016-03-29 08:09   좋아요 0 | URL
저는 `사랑의` 매 라는 거 자체가 모순된다고 생각해요. 매는 어떠한 상황에서든 사랑일 수가 없다고 생각해요. `너 잘되라고 그러는거야` 라든가 `너 잘못했으니 이러는거야` 라는 논리라면, 맞는 사람으로 하여금 세뇌당할 수 있도록 하니까요. `아 잘못하면 맞는거구나` 라고요. 그러면 그 사람은 그 논리를 똑같이 행하게 되겠죠. 나중에 다른 사람이 잘못했을 때 `너 잘못했으니 맞아야 해` 하고요. 결국 이렇게 폭력은 대물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폭력의 악순환이 일어나고, 부모에게 맞은 아이가 자신의 아이를 때리는 일이 발생하는 거고요. 잘못했으면 맞아야 한다, 이 논리 자체가 저는 논리 성립이 안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맞는 행위, 때리는 행위가 `사랑`일 순 없다고 생각해요. 자신들이 거기에 `사랑`이란 이름을 포장해도 결국은 `때리는` 거고요, 그 때리는 건 자기 기분, 자기 감정인 거죠. 사랑해서 그러는거야, 라는 건 자기 위로, 자기 만족이고요. 만약 정말로 `사랑의 매`라는 게 존재한다면, 사랑의 매가 올바르게 나아가게 하는 거라면, 그게 옳은 거라면, 왜 더 많은 사람들이 사랑의 매를 들지 않을까요? 대체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저는 사랑의 매라는 이름을 가졌을지언정, 그것이 엄연한 폭력이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옛날 선생님들 정말 많이도 때리셨죠. 와, 진짜 저는 여고였는데 남자 선생님이 학생 발로 차는 것도 봤어요. 중학교때는 선생님이 학급 여자에 머리를 자르기도 했고요. 뺨 때리는 건 기본이었죠. 뺨과 머리를 때리는 걸 보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사랑의 매일 수가 없어요. 그건 상대보다 자신이 더 위에 있다는 걸 증명하려는 것 밖에 안된다고 생각해요. 일례로 같은 잘못을 했을 경우에 자신과 동등한 위치의 사람을 때리진 않잖아요. 회사 동료가 잘못했다고 그 잘못을 고치기 위해 때리진 않잖아요. 자신이 맞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선생님이 제자를 때리고 어른이 아이를 때릴 때는 맞는 자가 자신보다 약한 존재라는 걸 분명히 인식하고 있는거죠. 그건 폭력이고요.

저도 가끔 조카가 말을 너무 안들으면 한 대 쥐어박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 생각이 드는 마음은 `이렇게 해서라도 말 듣게 하고 싶다`는 충동인 것 같아요. 그건 분명히 잘못되었다고 보여지고요. 그래서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8-30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말씀 100% 공감합니다.
 















여자에게는 십대의 딸이 있고 남자에게는 이십대의 아들이 있다. 영화를 보면서 내가 일찍 아이를 낳았다면 아마 십대의 딸을, 어쩌면 이십대의 아들을 가질 수도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들은 그러니까 청춘시절을 보냈고 중년의 시기에 이른 사람들이다. 나보다 아주 조금 더 나이 들었을 뿐이다. 각자의 삶을 살아왔고 또 각자의 목표도 있었다. 남자는 좋은 남편이나 좋은 아버지 대신 '좋은 의사'를 가장 큰 가치로 두었었고, 여자는 '좋은 엄마'를 가장 큰 가치에 두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다른 것들을 놓치고 아쉬워하기도 하고 후회하기도 했다. 그들이 바라는 바를 이룰 수는 있었지만, 놓친 것들, 차마 가질 수 없었던 것들, 그것들이 자신들의 삶을 얼마나 공허하게 했는지를 각자의 방식으로 깨닫고 있었다는 거다. 그런 차에 그들은 서로를 만난다. 로댄스라는 지역에서, 태풍이 다가오고 있는 해변가의 여관에서.




남자는 이 여관의 유일한 손님이었고, 여자는 여관주인의 친구였다. 여행간 친구를 대신해 이 남자가 머무르는 동안만 여관을 봐주기로 한 것. 그래서 손님 침실의 시트를 갈고 손님의 식사를 책임진다. 그녀가 요리를 하고 와인을 따라주고 그러다 둘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정말 아름다운데, 그 장면은 그 자체로 내게 너무나도 완벽하게 느껴져서, 이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들이 먹고 마시고 이야기만 나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확실히 나는, 다정한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먹고 마시는 장면을 몹시 좋아한다. 내가 생각하는 삶의 궁극적 가치는 바로 거기에 있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먹고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것. 그런 장면들만이 내 삶속에 가득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여관에서의 혹은 호텔에서의 당연한 일과가 내게는 무척 완벽하게 느껴졌다. 별 것도 아닌 것 같은, 이 작은 일과가.





서로가 놓친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리고 서로가 잘했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러니까 사실 그들이 그동안 살아왔던 삶에 대한 변명들을 이야기하고 들어주면서 그들은 가까워진다. 게다가 같이 태풍까지 견뎌낸다. 그러나 이들에게 시간은 한정되어 있었고, 남자가 떠날 시간이 다가온다. 남자는 사이가 멀어진 아들을 찾아 에콰도르까지 날아가야했고, 여자에게 말한다. 나는 너가 좋지만, 너와 함께 보내고 싶지만, 그런데 지금 거기에 가는 걸 중단할 순 없어, 라고. 여자는 이해한다고 말한다. 그래, 떠나라, 고. 남자는 그녀에게 편지를 보내겠다고 말한다. 내가 가야할 곳, 내가 머무르게 될 곳은 여기서부터 아주 멀지만, 나는 그곳에서 당신을 생각하며 편지를 보내겠다고. 그들은 그렇게 힘들게 이별을 한다.






남자를 떠나보내는 여자도, 여자를 떠나려는 남자도, 이 과정이 쉽지 않다. 그러나 남자는 지금 '가야했고' 여자는 자신의 아이들이 어려 '같이갈 수 없다'. 이들은 이제 다시, 그들이 만나기 전으로 돌아가, 자신에게 주어진 각자의 삶을 산다. 그러나 그 삶은 서로를 만나기 전과는 다.르.다.



그도 달라졌고, 그녀도 달라졌다. 어쩌면 인생에 가장 빛나는 한 순간을, 그들은 그 4박5일 동안에 가졌던 걸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서로가 서로의 좋은 점들을, 충분히 사랑할만한 사람임을 일깨워주었다. 그래서 각자의 삶이 더 소중해졌다. 자신의 가치를 믿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며 그 시간을 보낸다. 멀리 있지만 상대가 있다는 것, 그곳에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먼 데에서 자신을 생각하고 사랑하고 아끼고 있다는 것,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삶을 하루하루 소중하게 보내도록 도와준다. 그래, 그는 그녀에게 편지를 보내겠다고 했고, 어느날, 정말, 



그로부터 편지가 왔으니까.





그녀는 자신의 일상을 담은 그리고 그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마음을 편지에 띄워 보낸다. 그 역시 마찬가지. 하루종일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편지에 적어 보낸다. 그리고 그녀를 사랑하고 있음을 편지에 적어 보낸다. 이 편지들은 그 먼데로부터 서로에게 가 닿고, 또 자신들에게 도착한 편지는 그 일상을 사는 힘이 된다. 우편함을 열어보고 편지를 꺼내고, 봉투를 뜯고 그 안에 적힌 내용과 그 내용으로 비롯된 마음을 읽으면서, 그들은 희망과 사랑을 품는다. 그들이 보낸 4박5일이 헛되지 않은 까닭이다.




그러나 '줄리언 반스'의 말처럼, '모든 사랑은 잠재적으로 비탄의 이야기이다'. 이게 내가 이 영화에 대해 할 수 있는 마지막 말이다. 더 이상은 다른 말을 할 수가 없다. 다만, 내 여동생이 내게 해준 말을 떠올렸다. 그 말은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적을 순 없지만, 나는 이 영화를 다보고 울면서 여동생에게 전화했다. 네가 내게 한 말이 떠올랐어. 네 말이 맞아.



그는 헤어지기 전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을 가졌다는 게 얼마나 행운인지 모른다면 그 사람은 바보에요."






이 영화는 '니콜라스 스파크스'의 소설이 원작이라고 한다. 그래서 원작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작가의 이름을 넣고 검색해봤다. 와우- 이 많은 작품들이 이 작가의 것들이라니!! 내가 본 것들이 포함되어 있잖아!!

















그런데 이 영화 『나이트 인 로댄스』는 번역되어 나온 게 없네... 히잉 ㅜㅜ

세상은 이렇듯 나를 위하여 돌아가는 게 아니라는 걸 확인한다. 나따위 안중에도 없이 세상은 굴러가고 있어... 빌어먹을 엿같은 세상... 세상은 똥이야!!



최근에 본 영화가 많다. 이 영화를 비롯해서, 『알로하』, 『더 필』, 『세렌디피티』까지. 이 모든 걸 볼 수 있었던건 '넷플릭스' 덕이다. 이 영화들에 대해서도 언젠가는 얘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특히 세렌디피티는 할 말 정말 많은데,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 알로하도...



'인생이 뭐야' 라고 siri 에게 물으니 시리는 내게 이렇게 답했다.


<사람들에게 항상 친절하려고 노력하고, 기름진 음식 섭취를 삼가고, 종종 좋은 책을 읽고, 가끔 산책하고, 국가와 인종을 초월하여 세상의 모든 사람들과 평화롭고 행복하게 하루 하루를 살다보면 어느 날 그 참된 의미를 알게 될 것 같아요>


시리가 한 말은 '폴 오스터'가 그의 소설 『브루클린 풍자극』에서 주인공의 입을 빌어 한 말과 다르지 않은데, 그 인용문을 내가 어디다 적어둔 게 없어서 가지고 올 수가 없네. 안타깝다.



어쨌든, 나는 시리가 말한 대부분의 것들을 그대로 지키고 있는데 단 하나, 기름진 음식 섭취를 '삼가지' 못해서 아직 인생의 참된 의미를 모르고 있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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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6-03-28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론 그럴 수도 있을 거요. 그리고 당신은 결국 남은 평생 동안 매일매일 후회를 하게 될 거고. 그렇게는 하지 마요, 조이스. 몸을 흔들어 펀치를 피하려고 해봐요. 턱을 바짝 끌어당기고. 그 어떤 허튼 충고도 듣지 말고. 선거 때마다 민주당에 투표하고.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내 완벽하고 멋진 몸에 대한 꿈을 꾸고. 비타민을 챙겨 먹고. 하루에 여덟 잔씩 물을 마시고. 메츠를 응원하고. 영화를 많이 보고. 일을 하면서 무리하지 말고. 나하고 같이 파리로 여행을 가고. 레이철이 아기를 낳으면 병원으로 가서 내 손자를 당신 품에 안아 보고. 식사를 하고 나서는 양치질을 하고. 빨간 신호등일 때는 길을 건너지 말고. 어린아이들을 보호해 주고. 당신 스스로를 보살피고. 당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기억하고.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기억하고. 얼음을 띄운 스카치 위스키를 매일 한 잔씩 마시고. 숨을 깊이 들이쉬고. 눈은 항상 크게 뜨고. 기름기 많은 음식을 피하고. 정시에 자고.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기억해요. p.376

다락방 2016-03-28 10:54   좋아요 0 | URL
아 아른님! 이거 맞아요. ㅠㅠ
아 눈물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고마워요 아른님. 아 아른님 사랑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개 2016-03-28 11:12   좋아요 0 | URL
엄지 척!(≥∀≤)/

무해한모리군 2016-03-28 11:30   좋아요 0 | URL
이문장만 읽어도 눈물이 나네요.

다락방 2016-03-28 12:10   좋아요 0 | URL
참 좋은 문장이지요?

비연 2016-03-28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다락방 2016-03-28 12:10   좋아요 0 | URL
ㅜㅜ

단발머리 2016-03-30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리에게, 폴 오스터에게, 아른님에게, 다락방님에게.... 고마운 아침이예요.
저번에 읽고 또 읽네요.

마음에 너무 와닿네요. 아.....


다락방 2016-03-30 11:29   좋아요 0 | URL
정말 좋지요?
저렇게만 살면 좋을 것 같아요, 정말로요.
:)

기억의집 2016-03-31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리에게 저도 묻고 싶어졌어요. 정말 멋져요. 시리에게 묻는 다락방님의 번뜩이는 재치~ 저녁에 남편폰이 아이폰인데 한번 물어봐야겠어요. 대답이 똑같은지 아닌지는 낼 알려드릴께요!

다락방 2016-03-31 12:49   좋아요 0 | URL
아, 저의 센스는 아니었고요, 트윗상에 보니까 사람들이 시리에게 저렇게 묻고 답을 올리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보고 한 번 해본거에요. 아마 대답이 다 다를 거에요. 저도 벌써 몇 개의 답을 보았는걸요. 그 중에는 <삶은 달걀이지요>라는 답도 있었어요. ㅋㅋㅋㅋ 시리 귀여워요! ㅋㅋㅋㅋㅋ

담운 2016-04-04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신을 가졌다는 게 얼마나 행운인지 모른다면 그 사람은 바보에요.˝
세상엔 바보가 참 많아요 어쩌면 인생은 바보같이 사는게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퍼뜩듭니다.^^
대부분이 바보처럼 산다면 그렇게 살지 않는 사람이 오히려 진짜 바보일수도 있지 않을까요? ㅋ
이 영화, 나이트 인 로댄스에서 딱! 떠오르는말...
˝인생은 예상치 못한곳에서 시작되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한 지점에서 끝나기도 한다˝
아~ 야튼, 꾸리꾸리한 월욜아침....다락방님의 리뷰는 살짝~ 감동이었습니다.^^

다락방 2016-04-04 13:42   좋아요 0 | URL
아 담운님.

인생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시작되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한 지점에서 끝나기도 한다.

정말 그러네요. 담운님도 꾸리꾸리한 월요일 아침을 시작하셨나요. 벌써 오후에요. 감동을 드린 글이라니, 제가 감사합니다. 월요일 오후와 남은 이번 주도 잘 보내세요. 지금의 감동을 잊지 마시고요. 꾸리꾸리한 건 월요일 아침만으로 충분합니다.
:)
 
숨통이 트인다 - 녹색 당신의 한 수
황윤 외 지음 / 포도밭출판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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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석이라도 국회에서 차지할 수 있다면 뜻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비례대표 2번인 '밀양765kV 송전탑반대대책위 사무국장'인 '이계삼'까지 꼭 당선 될 수 있다면 좋겠다.



녹색당은 당원이 7천4백여 명에 불과하지만, 당비 납부율이 모든 정당을 통틀어 가장 높습니다. 무엇보다 당원 구성에서 여성들의 비중이 높은 유일한 정당입니다. 남성 가부장들이 군사주의 전체주의적 논리로써 망가뜨린 세상을 복원할 힘은 여성적인 가치에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것을 저는 밀양송전탑 투쟁 과정에서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밀양에 연대한 수많은 생협 활동가, 어린이책시민연대 엄마들, 페미니즘 연구자, 미디어·법률·인권단체에서 활동하는 여성활동가들, 밀양에 열성적으로 연대한 여성들을 보면서 여성적 가치가 어떻게 세상의 불의함을 바로잡는 동력이 될 수 있는지를 보았습니다. 무엇보다 '밀양 할매'라는 존재가 있었습니다. 10년 싸움의 과정에서 마을의 숱한 남성들이 먼저 나섰다가 포기하거나 타협해버린 싸움을 끝까지 버텨낸 분들은 아주머니, 할머니들이었습니다. 현장에서 가장 완강하게 싸우는 이들도 그분들이었습니다. 전국에서 찾아드는 수많은 연대자들을 환대하고 잠자리를 챙겨주고 이 싸움의 대의를 호소하면서 그들을 일깨워준 이들이 바로 '밀양 할매'였습니다. 녹색당은 여성적 가치가 이끌어가는 정당입니다. (이계삼, p.76)

흔히 꿈과 현실을 반대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역사를 보면, 꿈꿨기 때문에 변화가 있었고, 꿈이 현실로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나 인권도 한대는 모두 꿈같은 일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불과 120년 전까지만 해도 보통선거권이라는 것은 꿈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현실이 됐습니다.
꿈꾸지 않으면 변화가 없습니다. 반대로 꿈꾸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현실이 됩니다. (여는 글, p.17-18)

미세먼지 어플리케이션을 휴대전화기에 설치하고 매일 확인하지만, 솟구치는 미세먼지 수치를 보면 너무 화가 납니다. 우리는 적어도 오염되지 않은 물과 숨 쉴만한 공기, 방사능과 GMO에 오염되지 않은 음식을 먹을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 삶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들을 기업과 정부가 좌지우지 하도록 내버려두어선 안 됩니다. 막아야 할 것은 우리들의 `코와 입`이 아니라, 이윤과 권력을 위해 우리의 생존을 팔아먹는 나쁜 제도와 법입니다. (황윤, p.36)

저는 이 말도 안 되는 현실을 바꾸고 싶습니다. 살벌한 세상이 아닌, 살 만한 세상, 살기 좋은 세상으로 바꾸고 싶습니다. 어떤 것이 살기 좋은 세상일까요? 저는 제 아이뿐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이 안전한 세상, 자연에서 마음껏 뛰노는 세상, 우리의 유일한 서식지인 지구를 보살피고, 동식물을 존중하고 사랑하며 이웃과 더불어 사는 세상, 그런 세상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습니다. 엄마 아빠들이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고, 과도한 노동을 강요받지 않고, 그래서 삶의 여유를 찾아서 아이들과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그런 세상 말입니다. (황윤, p.37)

`어떤 사회가 되면 좋겠냐`고 묻는다면, 그 사회의 구성원들이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사회면 좋겠다고 답하겠습니다. (김주온,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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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8 0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03-28 10:00   좋아요 1 | URL
비례대표로 뽑는 국회의원이 지금보다 훨씬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건 뭐 1위가 아니면 다른 표는 숫제 죽은 표가 되어버리니 ㅠㅠ
녹색당 후보 분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기억의집 2016-03-28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진짜 오래만에 쓰신 것 같아요. 한참 기다렸어요. 하도 글이 안 올라오길래 어디 아프신가 했답니다~ 독감이 유행이라, 아니면 퇴사??? 잡생각하면서 기다렸어요^^

다락방 2016-03-28 10:01   좋아요 0 | URL
헷. 기억의집님, 고맙습니다. 억지로라도 쓰지 않으면 앞으로 영영 글을 못 쓸것 같아서 오늘은 `쓰자`라고 마음 먹고 썼어요. 기다려주셨다니 고맙습니다. 누군가 내가 쓴 글을 기다려준다니, 정말 근사한 기분이에요. 큰 힘이 됩니다. 정말로요.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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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서루 지음, 조영학 옮김, 무라카미 하루키 후기 / 사월의책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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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에 읽었던 [숨통이 트인다]도 생각나고 [더 로드] 그리고 영화 [매드맥스]도 생각난다. 이 모든 걸 떠나서, 그냥, 이 책 자체 만으로도 아름답고 고요하다. 이러저러한 것들을 떠올리지 않아도 그러니까 소설, 그 자체로도 완벽한 것이다. 

글이 안써져서 더이상 덧붙이지를 못하겠고, 그러니까, 진짜 좋은 소설이란 말을 꼭 하고싶다!!


책 뒷편에 실린 무라카미 하루키의 후기를 보면 작가가 이 소설을 쓰게 된 계기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다.


그는 그때 체르노빌 근교에 사는 '갈리나'라는 이름의 여성을 취재했다. 원자력 발전소 폭파 사고 현장에서 반경 30킬로미터 안쪽 지역으로는 사람의 접근을 일절 금지하는데, 그녀는 그 금지령을 무시하고 고향의 작은 마을로 돌아가 농사를 짓고 산다. 이곳에는 그런 사람들의 수가 적지 않아, 그들을 '복귀 거주자'라고 부른다. 그녀는 오십대 후반의 과부로 홀로 소와 닭을 치고, 방사능에 오염된 땅에서 양배추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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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에 체르노빌을 다시 방문했을 때, 나는 이런 식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만일 사태를 되돌려보면 어떨까 하고. 현대 사회에서 갈리나는 그저 무지한 여자일지도 모른다. 그녀는 인터넷도 휴대전화도 스시 레스토랑도 모른다. 하지만 영락해버린 세게에서는, 기근과 역병과 전쟁, 혹은 체르노빌에서 일어난 것 같은 공업 사회가 불러온 재난으로 곤궁의 처지에 몰린 세계에서는 또 제임스 러브록이라는 학자의 무시무시한 예언이 묘사하듯 대변동이 일어난 세게에서는, 내가 알고 있는 전문 지식 같은 것은 아무런 가치도 가질 수 없다. 어느 버섯을 먹어도 될지 판단하는, 양배추를 재배하는, 음식을 보존하는, 이런 유의 지식을 모르면 살아남기가 매우 어렵다. 또 남성보다는 여성이 보통 오래 살므로, 이 행성에서 인류라고 하는 존재의 마지막 모습에 체르노빌 '거주 금지구역'의 원시적 생활에 가까운 것이 되는 것은 아닐지. 내 머리에 퍼뜩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사람들이 떠난 땅은 다시 야생이 힘을 되찾고 있었다. 여자들은 이미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나이가 지나버려 후대를 품지 않고, 오염된 땅에서 작물을 키우고 있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후기, p.324-325)






봉지마다 파종 기한 날짜를 스탬프로 찍어두기는 했지만 어차피 허튼 짓이다. 씨앗은 나름대로의 힘이 있다. 서쪽 사막에는 씨앗 상태로 100년 동안 비가 오기를 기다리는 식물들도 많다. 그저 다시 꽃 피울 날만 기다리는 것이다. 직접 본 적은 없지만 비가 100년 만에 내렸는데도 바위와 모래가 온통 꽃과 식물로 뒤덮였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다. (p.35)

상상해보라. 3만의 도시 인구 중 이제 여자 둘과 태아 하나만 남았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지금이 훨씬 더 좋다는 사실이다. (p.37)

 나는 종묘상에 건너가 몇 시간씩 텃밭에 뿌릴 씨앗을 골랐는데, 갈색의 작은 봉지 씨앗들 덕분에 뭐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덤으로 얻을 수 있어 무척이나 행복했다. (p.39)

영양실조로 허약할 대로 허약해진 데다 한곳에 오랫동안 웅크리고 지낸 터라, 열 발짝을 주기로 발을 내딛기가 힘들었다. "몸이 약해 빠졌어."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몸은 강한데 마음이 물러터진 것이다. 다 포기하고 눈 속에 누워버리라고 부추기는 쪽은 늘 마음이다. 자기 몸이 얼마나 강한지는 오직 여자듣만이 안다. 당장은 고통으로 온몸이 산산조각 날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p.131)

누군가를 향한 상실감이 너무도 혹독해 그 고통에 허리를 부여잡을 때가 있다. 때로는 마치 해돋이나 창문 색깔처럼 상실감은 함께 살아가야 할 삶의 일부이기도 하다. 조상이 물려준 세상이 갑자기 끝장났을 때 우리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종말과 맞서야 했다. 내게도 상징적인 일들이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세탁이었다. 리넨 천을 빠노라면 어딘가 차분하고 일상적인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행군 중에는 당연히 깨끗한 리넨을 볼 수가 없었다. 방식이 색다르긴 해도 줄푸가에게는 그 대상이 옛날 차였을 뿐이다.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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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6-08-30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리뷰를 보니 책을 즐겁게 읽었던 감회가 떠올라서 좋네요^^ 감사합니다ㅎ

다락방 2016-08-30 21:18   좋아요 1 | URL
저 이 책 엄청 좋아해요 , 고양이라디오님!! 고양이라디오님도 좋게 읽으셧군요. 으흣.

고양이라디오 2016-08-30 21:33   좋아요 0 | URL
하루키씨가 추천해서 읽었어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