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옷수선집
마리아 세실리아 바르베타 지음, 강명순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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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순결과 정절은 대체 언제부터 주장되었던 것일까. 여성도 똑같이 욕망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왜 인정하지 못했던걸까. 대체 왜, 여자들이 결혼전에 순결을 잃으면 마치 인생이 끝나는 것처럼 모두들 겁을 집어먹었던 걸까. 이 책의 주인공, '마리아나'는 사랑에 빠졌지만, 사랑에 빠진 상대가 자신에게 손을 댈 때마다 열정에 헐떡거리지만, 마리아나의 엄마가 '말로써' 그녀가 그 길로 더는 나아가지 못하게 수시로 막아댄다. 그랬다간 큰일난다고. 오랜기간 사귀면서 사랑하는 남자와 1박2일의 여행조차 허락받지 못하는 마리아나는, 그렇다면 그 남자와 헤어지게 됐을 때 어떤 생각을 하여야 할까. 아, 그 남자에게 몸을 주지 않았으니 정말 다행이지 뭐야, 라고 안도해야 할까. 아니면 앞으로 내 인생에 사랑 혹은 남자는 다시 없을지도 모르는데 그 남자와 할 수 있는 모든건 다 했어야 했어! 라고 후회와 좌절을 해야할까. 그렇기에 그녀는 자신과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자유분방하게 성을 즐기는 듯한 여자 '아날리아'를 만났을 때, 급속히 친해지고 격렬히 증오하게 된다. 


책 뒷표지를 보면 이 책에 대한 찬사가 가득하고, 엄청나게 아름다운 예술작품이라는데, 사실 나는 이 책에서 '예술'을 느끼기는 했지만 그것이 내게 큰 감흥을 준 것은 아니다. 게다가 마지막장까지 읽고나면 이 작품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를 잘 모르겠다. 마지막장에 다가가면서 시작되는 내용의 난해함.


별 넷. 별 넷이라는건 참으로 애매하다. 나는 아주아주 훌륭하다고 생각되는 건 아니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별 넷을 주기도 하지만, 지금처럼 사실 사랑할 것 같지 않지만 뭐랄까, 어떤 성의나 노력 때문에 별 넷은 줘야할 것 같은 경우가 생기기도 하는거다. 


책을 몇 장 읽다가 별 생각없이 이 책의 가격을 보았는데 정가가 15,500원이다. 어, 비슷한 책들에 비해 가격이 좀 세군, 하는 생각을 했는데, 몇 장 넘기다가 왜 센 건지 알게됐다. 이 책의 구성은 '조너선 사프런 포어'를 생각나게 한다. 나는 포어의 책의 그 구성에 열광한 게 아니라 포어 책의 그 내용에 열광했고, 그래서 이 책의 '실험적인' 구성이 내게 어떤 매력이나 장점으로 다가오진 않았다. 자, 그 예술적인 구성을 살펴보겠다. 








위는 본문의 구성인데 이렇듯 사진(그림)이 본문 중간에 작게 삽입되어 있다거나 혹은 독특한 글쓰기로 일반 소설과는 좀 다른 본문 디자인을 보여준다. 게다가 각 꼭지가 끝날때마다 '견본' 이란 이름을 붙여 여러가지 그림 혹은 약도 등이 삽입된다. 아래와 같다.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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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out 2014-03-12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이상이다." 이 표현 저도 언젠가 써먹고 싶어지네요. 리뷰에서는 사용해 본 기억이 없는데.. 아주 적절한 걸요. ^^

다락방 2014-03-13 09:29   좋아요 0 | URL
고심해서 쓴 것 같긴한데 그렇다고 제가 좋아할 수는 없으니, 이걸 참 어쩌나 싶더라고요. 제목 보고 제가 엄청 좋아할 줄 알았는데요. ㅎㅎㅎ
 
하버드 사랑학 수업 -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어떻게 떠나보낼 것인가
마리 루티 지음, 권상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11월
구판절판


나는 내 상대가 신데렐라 이야기의 중요한 메시지, 즉 공주의 옷차림 뒤에는 평민 아가씨가 있다는 사실을 이해했으면 합니다. 무도회가 끝난 이후에도 뒤치다꺼리가 필요한 생활이 있다는 걸, 그리고 아무리 소소한 판타지라 해도 인생은 그에 미치지 못하리라는 걸 그가 알았으면 합니다.-115쪽

튕기기는 전략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확신하지 못할 때 하는 행동이다.-116쪽

혼자 살아나갈 힘이 있다고 해서 사랑이 더 쉬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은 연인의 존중을 불러올 것입니다. 또한 여러분이 사랑이라는 높이뛰기의 바bar를 높이 걸게 해줄 것입니다. 여러분이 대충 타협하지 않게 해줄 것입니다. 여러분을 갖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죠. 기준을 높게 잡으면 여러분은 튕기는 척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갖기 어려운 사람이 됩니다. 남자들이 최고의 노력을 바쳐야 한다는 의미에서요. 여러분은 남자들이 갖고 싶은 여자가 되기 위해 의도적으로 튕기는 척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진정으로 갖기 어렵다는 점에서 여러분은 갖고 싶은 사람이 됩니다. 이것은 게임이 아닙니다. 만족스럽지 않은 관계보다는 차라리 혼자인 편을 택하겠다는 결단입니다. -124쪽

여러분에게 필요한 것은 남자와의 관계에서 여러분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아는 것뿐입니다.-127쪽

내 남자가 이랬으면 좋겠다는 소망의 씨앗은 우리에게서 나온 것이기에 말 그대로 그 남자 '이상'입니다. 물론 우리는 이 점을 잘 깨닫지 못하죠. 우리는 남자가 지닌 매력이 그 남자가 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남자가 섹시하거나 멋진 이유는 그가 다른 남자들보다 어딘지 더 낫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죠. 그를 꽃미남으로 만드는 것이 자신의 욕망이라는 걸 알지 못합니다.-143-144쪽

첫인상에 좌우되어 연애를 시작하는 사람은 무모하며 이런 욕망은 믿을 수 없는 것으로 흔히 치부되곤 합니다. 그렇다고 '그것'의 끌림을 무시하라고 말하는 것은 욕망을 움직이는 결정적인 요인을 간과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151쪽

위기와 장애가 없는 관계란 없습니다. 우리는 다들 자신을 괴롭히는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 우리 무의식은 이런 문제를 촉발하는 남자를 고르는 데 선수입니다. 한 남자를 내 삶 속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그의 문제들까지 같이 초대한다는 것입니다. 오늘의 그를 있게 한 그의 개인적 역사까지 초대하는 것이죠. 우리는 그의 과거의 유령들을 지금의 연애 한복판으로 불러냅니다. 이런 일은 언제나 위험을 동반하죠. 두 사람의 문제가 충돌하면 그 결과는 대단히 파괴적일 수도 있습니다. -180쪽

그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것은 당신 때문이 아니라고' 여러분을 안심시켜줄 수도 있습니다. 그건 당신과 거리를 두고 싶어서가 아니라 당신을 더 잘 사랑하기 위해서라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상대를 더 사랑하기 위해 고독을 필요로 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이런 이들은 여러분과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혼자 지내는 시간이 필요한 것입니다.-184-185쪽

자신을 고통의 가능성에 노출하지 않는다면 사랑에 도달할 방법이 없습니다. 열정을 안전하고 통제 가능한 무엇으로 바꿀 방도가 없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안타까운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나는 절대적인 안전을 보장받는 사랑이야말로 엄청난 비극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면 슬픔은 피할 수 있겠지만 가장 심오한 인간의 잠재력을 실현할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198-199쪽

잃어버린 연인의 기억은 끈질기게 남아 있습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그 기억을 지우려 할 것입니다. 그를 잊으려고 일에 파묻혀 살 수도 있습니다. 다른 도시로, 심지어는 다른 나라로 이주할 수도 있습니다. 이제는 진심으로 내 인생을 살 수 있을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어느 날 친숙한 음악을 듣게 됩니다. 여름 폭우 뒤에 시골길의 냄새가 어땠는지 불현듯 떠오르면서 추억이 물밀듯이 밀려듭니다. 과거에서 도망치는 데 온 힘을 쏟아부었다 해도 과거는 우리의 방어 태세가 느슨해졌을 때 우리를 덮치는 재주가 있습니다.-208-209쪽

3년 전에 헤어진 연인을 잊지 못해 힘들다고요? 그이만 한 사람을 다시는 못 만날 것 같아 두렵다고요? 그 기분 잘 알지요. 하지만 더 근사한 사람을 만날 운명이 예정되어 있을지 누가 압니까? 여러분이 슬픔에 휩싸여 있을 때는 이런 소리가 전혀 들어오지 않겠죠. 그러나 이 사람이 멋지다고 해서 그보다 더 멋진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리란 법은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각기 고유한 방식으로 빼어나고, 남들과는 조금씩 다른 광채를 발하게 마련이죠.-222-223쪽

이렇게 생각해봅시다. 열정이 이끄는 대로 섹스를 할 때 더 즐거운가요 아니면 '여자가 잠자리에서 저지르기 쉬운 실수 12가지'같은 매뉴얼을 명심하며 섹스할 때가 더 즐거운가요? 이런 지침서에 집착하다보면 틀림없이 섹스하고 싶은 생각도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연애도 마찬가지입니다. 연애에 12가지 매뉴얼을 적용한다는 발상은 섹스지침서만큼이나 우스운 생각입니다. 섹스는 실리적으로 접근할수록 더 즐기기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사랑도 섹스만큼이나 제어 시스템 같은 것이 어울리지 않습니다. 에로스는 대단히 비이성적이죠. 사회 개선이니 진보 따위에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사랑은 진화의 명령을 따르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안녕에도 관심이 없으며 사랑을 예측 가능하게 만들려는 모든 노력을 무시합니다. 하지만 바로 이것이 우리가 사랑에 열광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랑하고 싶어하는 이유죠. 사랑이 그토록 기쁜 것은 이성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227-228쪽

애정에 생기를 부여하는 것은 노력이 아니라 일정한 거리입니다. 근사한 것들로 채워나갈 공간이 연인들에겐 필요하다는 거죠. 물론 이 공간은 친절과 신뢰 같은 것들로 보강되어야 합니다. 또한 연인을 잃을 정도로 너무 먼 거리여서도 안 됩니다. 편안한 친밀감이 필요한 때가 있고 강렬한 융합의 에너지가 긴급히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관계가 오래 지속되려면 이런 융합의 에너지를 극대화해줄 일정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235쪽

그의 최선에 내가 포함되어 있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236쪽

열린 마음이야말로 사랑이 빗나갔을 때를 대비한 최선의 방어책입니다. 그것은 사랑이 옆길로 비켜났을 때 우리가 위축되지 않도록 보호해줍니다. 그리하여 더 만족스러운 관계를 이룩할 수 있게 해줍니다. 열린 마음은 용기 부족 때문에 실패하는 사랑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줍니다.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대신 영원히 마음을 열어놓겠다고 약속하는 게 더 나은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더 솔직해지고, 그러므로 더 깊이 사랑하게 될 테니까요.-240-241쪽

자신의 강인함에 대해 미안해하지 마십시오.
이 말은 주문처럼 외우고 다녀도 좋습니다. 내가 강인하고 독립적인 여자란 사실 때문에 괜히 미안해하지 마세요. 괜찮은 남자라면 억지로 꾸며낸 여성스러움이나 의존적 태도보다는 이런 자질을 더 원할 수 있습니다. 여성을 비하하는 것으로 자신의 남성성을 확인받는 남자만큼 한심한 인간도 없습니다. 누가 이런 남자를 필요로 하겠어요?-249-2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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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리 루티 라고요!
    from 마지막 키스 2017-03-15 10:09 
    오늘 아침 알라딘을 열고 어떤 신간이 나왔나 검색을 해보다가 제목부터 흥미로운 책을 똭- 만났다. 오오, 이거 재미있겠는데? 하고 장바구니에 넣어두는데, 어라? 저자의 이름이 낯익다? 마리..루티? 접힌 부분 펼치기 ▼ [책소개]진화심리학자들이 주장하는 남녀에 관한 유해한 이분법을 비판한 책이다. 진화심리학자들은 꽤 진보했다고 여겨지는 이 시대에 철저하게 남성과 여성을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다고 믿는다. 게다가 그 믿음을 일반 대중들에게 끊임없이 공유
 
 
2014-03-08 0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3-10 09: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버드 사랑학 수업 -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어떻게 떠나보낼 것인가
마리 루티 지음, 권상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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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에 내 친구 정식이와 책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정식이는 좋은 책은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는다고 했고, 나는 물론 그런책이 몇 권 있긴 하지만 나는 그보다는 새 책 읽기를 더 원한다고 했다. 정식이는 좋은 책을 읽으면서 읽을 때마다 감탄한다 했고, 나는 새 책에 있을 다른 무언가를 또 발견하고 열광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늘 새 책이 궁금하다고. 그러자 정식이는 내게 말했다. 


너의 책읽기는 너의 연애와 비슷하네.


오, 그 말을 들었을 때의 놀라움이란! 


그랬다. 나는 책이든 사람이든 잠시잠깐 열광하고 그러면서 늘 새로운 어떤 것, 내가 아직 만나보지 못하고 접하지 못한 어떤 것을 기대했다. 더 좋은 다른 게, 더 흥분할 만한 다른 게, 상상해보지 조차 못한 그 무엇이 있지 않을까? 이것이 나를 늘 새로운 책을 사게 만들었고, 이것이 나를 늘 짧은 연애만 하게 만들었다.


정식이는 자신이 심사숙고하여 연인을 골랐고, 그렇기에 장기적인 연애가 가능한거라 했다.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개풀 뜯어 먹는 소리라고 버럭 화를 냈는데,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내게는 '심사숙고하여 결정할 만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가 한참을 대화를 나눈 끝에, 정식이는 정식이 나름대로의 연애를 하고 나는 내 나름대로의 연애를 한다는 결론을 내리긴 했지만, 우리 모두가 전혀 다른 개성을 가진 만큼 상대를 선택하고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전혀 다른 형태로 해나간다는 걸 알게 되긴 했지만, 정식이는 자신의 연애가 성공적이라 생각했고, 나는 내가 연애의 실패자라고 생각했다. 짧게 끝나는 연애는 결코 성공으로 여겨질 리가 없고, 길고 오래간다면 그것이 성공적이란 건 누가 봐도 자명한 사실일테니까. 그렇지만 나는 연애에 있어서 실패를 해도 상관없었고, 내가 실패자라고 스스로 생각하면서도 성공적인 연애에 대한 희망을 가지지도 않았으며, 정식이의 연애가 하나도 부럽지 않았다. 나는 또 연애를 하게 될 경우에도 여전히 실패를 무릅쓰고 달려들 것이라는 걸 알았다. 성공적인 연애가 작게나마 무엇을 인내하고 양보하고 배려하는 것들로 이뤄진 것이라는 걸 알지만, 그것들 중 어떤 것이 내 신경을 조금이라도 건드린다면, 나는 장기적인-그러나 성공적이라 보이는- 연애대신 기꺼이 실패로 뛰어들 것이었다. 



연애에 실패자라는 사실이 나를 비극이라는 진창속에 빠드리지도 않고, 또한 그 실패에 대한 어떤 두려움도 없지만, 그래도 '실패자' 라는 타이틀은 '성공한 자' 라는 타이틀보다 어감이 안좋은 건 사실이다. 나는 별다른 감정없이 내가 실패자임을 담담하게 인정하지만, 성공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지도 않지만, 그래도 '꼭 실패자여야 하는걸까?' 라는 의문을 갖지 않는 건 아니었다. 그런데 '마리 루티'가 이 책, <하버드 사랑학 수업>에서 온전히 내 편이 되어준다. 실패하라고, 성공하지 말라고. 정식이의 연애는 분석적이고 이성적이었던 반면 나의 연애는 충동적이고 감정적이었다. 이것은 확실히 내가 더 무모한 사람이라는 증거일거라 생각했는데, 마리 루티는 말한다. 충동과 열정과 감정에 그저 나를 맡기라고. 실패를 하라고. 나는 포스트잇을 덕지덕지 붙여가며 그녀의 말을 경청한다. 



사람들은 장기적인 안정성을 기준으로 연애의 성공을 측정하곤 합니다. 남녀 사이에 다툼이 생기면 관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랑은 지속석 외에도 다른 목표를 지니고 있습니다. 나는 영혼을 건드리지 않는 밋밋한 관계를 오래 끌고 가느니 아주 잠깐이라도 무모한 열정에 자신을 내던지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불안정한 관계를 좇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안정감, 편안한, 신뢰감이 추구할 가치가 없다는 얘기도 아닙니다. 하지만 사랑의 가치를 이런 식으로만 평가한다면 우리는 사랑의 근본적인 소명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생의 가장 감동적인 통찰은 사랑의 좌절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이런 고통스러운 좌절은 인생의 방향을 전체적으로 재평가하게 만듭니다. 그것이야말로 좌절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보상인 셈이죠. (pp.22-23)



나는 지속되는 사랑이 예외이고 상실이 일반적인 거라고 말했습니다. 사랑이라는 직물은 처음부터 상실이라는 실로 짠 것입니다. 사실 사랑이 그토록 소중한 것은 사랑이 본디 불확실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언제라도 잃을 수 있음을 알기에 사랑을 고귀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아끼는 것은 모두 찰나의 것들입니다. 들판의 야생화가 아름다운 것도 잠시 피었다 지기 때문입니다. (p.229)




사람들이 장기적인 연애를 성공으로 평가한다고 해서 내가 굳이 그걸 성공하기 위해 애쓸 필요는 없다. 사랑인 본디 상실을 동반한 것이니까. 얼마전에 법륜 스님의 연애에 대한 강의를 들었는데, 듣다가 깜짝 놀랐었다. 장기적인 연애를 하기 위해서 눈을 좀 낮춰 상대를 고르라는 거였다. 내겐 이 말이 '사랑을 모르는' 말인 것 같았다. 숱한 연애지침서는 상대를 공략하기 위해 전략을 세우고 게임을 하라고 말하는데, 짧은 연애가 눈이 높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라면, 그건 상대를 획득하고자, 차지하고자 하는 사냥 본능에서부터 비롯된 게 아닌가. 내가 차지하고자 하는 상대는 다른 사람들 모두 차지하고자 하는 상대이다, 눈을 낮춰라, 오래가기 위해서는. 이게 뭔말이야...이건 장기적 연애를 성공으로 보는 바로 그 관점이 아닌가. 물론 사람들마다 연애의 궁극적 목표를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오래가고자 하는게 최종목표라면, 그래, 그 말을 따르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일부러 눈을 낮추어 고른 상대'가 오래된 관계를 보장한다해도, 그걸 선택하진 않겠다. 안정적이고 긴 연애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래서 내게는 법륜 스님의 연애 강의 보다는 '마리 루티'의 책이 훨씬 와닿았다. 휩쓸리고 열정을 다하고, 상실이 와도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라는. 첫눈에 반하는 것이 무모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그건 그 상대에게서 '무엇'을 발견했기 때문이니 빠져들라고, 마리 루티는 말한다. 아, 하버드에 가고 싶다. 사랑학 강의라니, 정말 멋지지 않은가.



게다가 '마리 루티'는 오, 신이시여, 화성남자 금성여자 라는 논리에 거칠게 반박한다. 개똥같은 소리라고 말한다. 남자와 남자가 더 많이 다르다는 연구보고서가 쏟아져나와도 이 세상의 연애지침서는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고 말하고 그걸 고수한다고. 그걸 바탕으로 연애를 전략적으로 하라고 말한다고. 연애지침서가 내거는 남자와 여자의 특징은 말짱 개소리라고 말한다. 너랑 내가 다른거고, 나라는 인간과 너라는 인간이 다른거지, 남자와 여자가 다른 게 아니라고. 남자도 감성적이고 섬세할 수 있고 여자를 사냥감 취급하지 않을 수 있다고. 아니, 여자를 사냥감 취급하는 남자가 개쓰레기라고, 그런 남자에게 튕기기 작전을 쓰라는, 밀당을 제대로 하라고 충고하는 연애지침서는 쓰레기통에 넣으라고 한다. 밀당하지 말고 튕기지 말고 그런 전략들에 말려들어 게임하지 말고, 내 개성을 그대로 살리라고. 남자는 원래 이래, 여자는 원래 이래, 라는 오래전부터 잘못된 명제에 혹하지 말라고. 튕기고 밀당을 하면서 유지되는 연애라면, 그 남자랑 거침없이 이별하라고 말한다. 아, 속이 다 시원하다. 멋져!




연애지침서에서는 남녀가 크게 다를 뿐만 아니라 연애에서 성공하려면 남자의 심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이것이 내가 가장 먼저 풀고자 하는 오해입니다. 나는 '남성 심리'란 없다고 말하겠습니다. 남자를 유혹하는 불변의 테크닉이란 없습니다. 서점에 이런 테크닉을 가르치는 책들이 넘쳐난다고요? 그것은 이런 테크닉이 실제로 효과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바로 우리가 새로운 질서에 적응해야 한다는 사실을 순순히 받아들이기보다 남녀가 각기 다른 별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편이 훨씬 더 쉽기 때문입니다. (p.15)



사실 연애지침서에 나오는 남자들은 섹스를 거부하는 법이 없다고 하지 않던가요. 뜨거운 피가 흐르는 남자라면 길에서 마주치는 어떤 매력녀와도 잠자리를 같이 할 거라고요.

이 점에서 나는 <가십걸>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 이성 친구들을 보면 어떤 여자를 원하거나 이별의 상처를 극복하려 할 때 결코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리지 않습니다. 새로운 물건에 대한 욕망을 다른 물건에로 옮겨가기 어려운 것처럼 여자에 대한 갈망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로 어떤 여자에게 빠져 있다면 섹시한 여자들을 트럭으로 갖다준다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이 친구들은 사랑을 배신하느니 술병을 끼고 사는 편을 택할 것입니다.

<가십걸>에서 댄은 현대 남성의 '선택'을 이렇게 정리합니다.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끝없이 약해지거나 혹은 전혀 모르는 여자와 자거나. 세상에는 후자를 여러 번 선택하는 남자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남자들 중 일부는 전통적인 마초들입니다. 하지만 나머지 남자들은 상처 입을까봐 두려워하는 남자들입니다. 댄 역시 두려움을 느끼지만 그는 사랑을 선택합니다. (pp.93-94)



내 최근의 연애들을 돌이켜보았을 때 나와 연애를 한 그 남자들은, 연애지침서가 정의한 남자들과 달랐다. 그들은 말 그대로, 섹시한 여자를 트럭으로 갖다줘도 나를 선택할 남자들이었다. 나는 그들과 밀당을 할 필요가 없었고 튕기기 작전을 쓸 필요도 전혀 없었다. 내가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였어도 괜찮았다. 더 젊고 예쁜 여자와 한 방에 가둬두어도 뿌리치고 나올 만한 남자들이었다. 오히려 그런 상황이 되면 흔들흔들 무너지는 건 나였을 것이다. 내가 사귄 남자들은 열여자 마다하는 남자들이었고, 나는 열남자 마다하지 않는 여자였으니까. 세상에는 자신이 선택한 사람, 자신이 선택한 사랑에 최선을 다하는 남자들이 분명 존재하고, 이것은 이 남자와 다른 남자 혹은 이 사람과 다른 사람의 성향이 다를 뿐이지 '여자와 남자가 달라서' 가 아니었다. 나와 당신이 다르고,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 사랑은, 이렇게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는 일인 것이다.




언제고 사랑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이 사랑을 방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사랑의 엄연한 이면일 뿐입니다. 사랑은 또한 오래 지속되지 않아도 의미를 지닐 수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고 마음을 사로잡는 사랑은 오히려 그런 사랑입니다. (p.230)



실패라고 치부해버린 내 사랑, 혹은 내 연애도 결과적으로는 실패가 아니었다. 그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었고, 마리 루티가 말한대로, 가장 기억에 남고 마음을 사로잡는 사랑도, 잃었던 대상중에 있으니까. 



이별의 고통은 우리의 일상을 뒤로 물러나게 하고 우리를 무의식적 충동이 담긴 어두운 지하 창고로 끌고 내려갑니다. 그리고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어떻게 그것을 얻을 것인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사랑의 실패는 발걸음을 멈추고 내가 어떻게 나아가기를 원하는지 생각하게 합니다. 뒤로 한 걸음 물러나 인생을 새로이 설계하게 만들죠. 인생 설계를 재조정하도록 촉구하는 것으로 실연만 한 것은 없습니다. 상실로 인한 번민은 우리가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일에 적극 참여하게 만들죠. (p.194)




실연으로 인한 고통에 허우적대는 사람들에게 아직 이 말이 와닿지 않겠지만, 그 고통의 순간은 분명 끝날것이고, 돌이켜보면 조금 더 달라진, 조금 더 성장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나는 이 고통과 성장을 밀어내지 않을것이고, 지금처럼 충동적이고 감정적으로, 뜨거울만큼 뜨겁게 사랑하다 실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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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리 루티 라고요!
    from 마지막 키스 2017-03-15 10:06 
    오늘 아침 알라딘을 열고 어떤 신간이 나왔나 검색을 해보다가 제목부터 흥미로운 책을 똭- 만났다. 오오, 이거 재미있겠는데? 하고 장바구니에 넣어두는데, 어라? 저자의 이름이 낯익다? 마리..루티? 접힌 부분 펼치기 ▼ [책소개]진화심리학자들이 주장하는 남녀에 관한 유해한 이분법을 비판한 책이다. 진화심리학자들은 꽤 진보했다고 여겨지는 이 시대에 철저하게 남성과 여성을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다고 믿는다. 게다가 그 믿음을 일반 대중들에게 끊임없이 공유
 
 
마립간 2014-03-07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애의 성공의 정의를 긴 연애로 하면 짧은 연애는 실패가 되지만, 각각을 긴 연애의 성공과 짧은 연애의 성공으로 나누어 정의하면 각각의 분야에서 성공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죠.

'다시 더 낫게 실패하라'는 책도 있지만, 이것은 궁극의 성공을 염두해 둔 말이구요. (저는 남녀의 차이가 개인의 차이보다 더 크다는 정형sterotype을 갖고 있어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지만,) 가장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인생의 가장 감동적인 통찰은 사랑의 좌절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입니다. 사랑의 좌절은 좌절이고 통찰은 통찰로 무관한 것 같은데요.

짧은 연애는 짧은 연애의 종결이지 좌절도 아닌 것 같고요.

다락방 2014-03-07 14:39   좋아요 0 | URL
저는 제가 사랑하고 애태우고 아파하고 때로는 시큰둥하고 과격하고 무심한 부분들이 제가 '여자라서' 가 아니라 제가 '이런 사람이라서 '라고 생각하고,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도 적용된다고 생각해요. 제가 아는 남자 1이 거칠고 마초적이라면 그것 역시 그가 '남자라서' 가 아니라 '그런 사람이라서' 이고요. 성별이 무엇이든간에 그 사람의 성형은 '그 사람이기 때문에' 나온거라고 생각하는지라, 남녀 차이 보다는 개인의 차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사랑의 좌절이 단지 좌절로 끝난다고 보지 않고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랑을 하고 이별을 겪고 그 과정에서 좌절을 하면, 그 좌절의 시간을 지나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간다고 보여지고요, 아 상대는 어땠고 나는 어땠었구나, 하는 깨달음의 순간이 오고 이것은 내가 어떤 사람이 되느냐,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여지고요. 인격이 훌륭한 남자를 만난다고 생각했을 때, 그 남자는 본디 인격이 훌륭하게 태어난 것도 있겠지만, 그 사람을 그렇게 만든 일련의 사건들과 사람들이 있었을거라고 보여집니다. 좌절이 좌절로만 끝났다면 더 나은 사람이 되는게 불가능했을 것이고, 연애를 하면서 늘 같은 패턴을 반복하게 되겠죠. 그렇기에 저는 좌절을 겪으면 반드시 무언가 얻는게 있다는 생각이 들고, 그것이 나에게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짧은 연애는 짧은 연애대로 긴 연애는 긴 연애대로, 종결됐다면 그에 따른 좌절이 찾아올 수 밖에 없고요. 짧든 길든 나라는 인간은 무언가에 열중했다 그것을 놓아버린 혹은 잃어버린 것이니까요. 거기에 절망이나 좌절이 찾아드는 건 당연하다 보여집니다. 그 좌절 역시 짧게 끝나느냐 길게 끌고 가느냐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고요.

마립간 2014-03-07 14:52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의 주신 답변성 댓글을 읽으니, 위 리뷰를 다시 읽은 느낌입니다.^^ 다락방님의 의견이 틀렸다기보다 제가 이해를 못하는 것이겠죠. 소설만 안 읽는 저와 소설만 읽는 다락방님 차이처럼. 제가 간접 경험으로도 얻지 못한 것을 옅보고 갑니다.

다락방 2014-03-07 14:57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그러고보니 제 리뷰에서 밝힌 말을 그대로 다시 한 셈이 되어버렸네요. 하하하하

건조기후 2014-03-07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속이 시원하네요. 저 역시 연인이든 친구든 혹은 단순한 지인이든...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일에 굳이 성별을 끼워넣어 구별지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여자들은 이거 좋아하지?" 라고 묻지 않고 "넌 뭐 좋아해?" 라고 물어야죠. "새로운 질서에 적응해야 한다는 사실을 순순히 받아들이기" 이 말 참 좋네요. 케이스 바이 케이스... 정답 같아요.

장기적인 연애의 성공을 위해 눈을 낮추라는 말은 정말 대체 뭔소린가요? ;; 연애라는 게 감정이 중요한 일인데 시간의 길이가 무슨 상관이며... 눈을 낮추라는 말은 너무 완벽한 상대를 찾지 말라는 뜻이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마음에 없는 상대와 거짓 인생을 살 수는 없는 일인데. 말 참 이상하다...

다락방 2014-03-10 17:10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남자들은 이렇잖아, 여자들은 이렇잖아, 하면서 일단 성별에 고정관념을 씌워버리는 거죠. 그보다는 개인차이가 더 심한데 말이지요. 일전에 남자사람친구와 닭 구워 먹는데 갔다가 껍질이 너덜거리길래 그걸 벗겨냈거든요. 그랬더니 친구가 야 그거 나 줘, 이러는거에요. 아니 이걸 왜 널 달래? 물었더니. 너 버릴거잖아 내가 먹게 달라고. 하더라고요. 내가 이걸 왜버려? 하니까 여자들은 닭껍질 안먹고 버리잖아 하더라고요. 하하하하하. 난 닭껍질 먹는 여잔데? 먹을라고 벗겼는데? 라고 했어요. 갑자기 그 생각이 나네요. 하하하하하.


법륜스님은 '결혼'은 장기적으로 가야하지 않겠느냐, 그러니 눈을 낮추는 게 좋다, 라고 했어요, 결론적으로는. 그런데 전 만약 저와 결혼한 남자가 '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위해 눈을 조금 낮춰 널 선택했어" 라고 한다면 진짜 죽빵을 날릴것 같아요. 내 상대가 나를 '오래 가기 위해' 눈을 낮춰 선택했다면, 정말 토할것 같지 않아요? 싫어...싫어요....

꽃핑키 2014-03-07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인용문에 확 꽂힙니다. 저는 이십대 중반에 심하게 실연 당한적이 있었는데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제 인생은 실연당하기 전 / 후로 명확하게 달라진것 같다고나 할까요? ㅋㅋ 무튼 인생에서 가장 큰 걸 그때 다 배운것 같아. 지금은 오히려 고맙기까지 해요 ㅋㅋ

그나저나 다락방님 *_*ㅋ 보내주신 책이 잘 도착했답니다. 저 밀려있는 책 진짜 많은데ㅋㅋ 다락방님 책부터 미친듯이 읽고 있답니다. 너무 재미져요! 역시 내 다락방님이야!!! 눈에 하트를 그리며 읽다가 잠깐 안부 남기러 왔어요 ㅋㅋㅋ

다락방 2014-03-10 17:13   좋아요 0 | URL
ㅎㅎ 저도 처음 실연 당한 후가 제일 충격이었던 것 같아요. 이별의 아픔을 극복하는 것도 그렇고 남녀관계에 있어서 둘 사이가 얼마나 은밀하고 내밀한가부터 시작해서 어떤 문제들로 갈등이 생기기도 하는지를, 이론으로 아는 것과 실제로 겪는 것이 달랐고요, 그걸 겪고 난 뒤에는 다른 사람 혹은 다른 연인들을 보는 시야가 좀 넓어지더라고요. 내가 남들 연애에 대해 함부로 얘기할 수 없겠구나, 하는 그런거요. 아픈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은 진리인 것 같아요.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저는 저에게 더 잘 맞는 상대를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연애는 나 자신의 가장 밑바닥을 들여다보게 해주고, 그래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알게 해주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ㅎㅎ


아니, 재미지다고 해주시니,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핑키님!!!!! 제가 뭐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에헤헤헷

고양이라디오 2015-10-29 0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너무 좋은 책이라 생각합니다^^ 리뷰 잘 읽고 갑니다. 꽃핑키님께 추천해주신 책이 먼지 궁금하군요ㅎㅎㅎ

다락방 2015-10-29 08:28   좋아요 0 | URL
꽃핑키님께 추천해드렸다기 보다는 꽃핑키님이 그저 잘 읽어주셨다고 볼 수 있을텐데요, 그 책은 이 책입니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431254

네, 제가 쓴 책입니다. 아하하하하.
 
658, 우연히 데이브 거니 시리즈 1
존 버든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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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강력계 형사랑 결혼해서 논리적 추론으로 남편이 살인범 잡는 일을 돕고 싶다. 그러나 나는 논리적인 것과는 아주 거리가 먼 사람이므로 그냥 이대로 계속 혼자 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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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4-02-28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력계 형사의 부인은 폭력단 제2인자에게 납치를 당할지도 모릅니다;;;

다락방 2014-02-28 09:47   좋아요 0 | URL
아아. 맞아요. 전 역시 그냥 이대로 혼자 사는것이 최선이군요. -0-

moonnight 2014-03-03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아주 재미있게 읽었어요. 거니도 매들린도 참 매력적이죠. ^^

다락방 2014-03-03 17:08   좋아요 0 | URL
네, 곧 <악녀를 위한 밤>도 주문해야겠어요. 불끈!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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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제는 혼자 늙어간다는 것에 대해서 진진하게 생각해봐야 하는걸까. 어쩐지 쓸쓸하네, 이런걸 생각해봐야 한다는 게.. 그냥 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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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4-02-25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에 '공감' 누르고 있는 나는, 누구게요? @@

다락방 2014-02-26 12:14   좋아요 0 | URL
음..단발머리님이죠? ( ")

아무개 2014-02-26 0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이란게 참 뭐...흠..
지금 읽고 있는 '진화심리학'관점으로만 보자면
그저 나의 유전자를 다음세대에 보존하기위한 수단일뿐이고
같이 읽고 있는 '인생따위 엿이나 먹어라'의 마루야마 겐지의 관점에선
정신나간 부모가 아무 생각없이 그저 본능에 따라
이 지옥에 새끼를 까 질러 놓는 뭐 그런?
뭐 그렇다구요 킁!

다락방 2014-02-26 12:1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마루야마 겐지의 책을 한 번 읽어봐야겠네요. ㅎㅎㅎㅎㅎ

자작나무 2014-02-26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이란 하나를 선택하고 아흔아홉개를 포기하는 것이죠.
포기해야 결혼 합니다. 결혼을 하지 않았다는 거슨 아직도 포기하지 않았다는 소리.

다락방 2014-02-26 17:05   좋아요 0 | URL
앞으로도 포기를 못할 것 같습니다. ㅎㅎ
자작나무님은 포기하셨습니까?

자작나무 2014-02-27 12:53   좋아요 0 | URL
제 사전에 포기란 김장할 때밖에 없습니다

기억의집 2014-02-26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 작년에 도서전에서 문동에서 30%할 때 사서 읽었는데, 읽을 때만 해도 그렇게 크게 와 닿지 않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이 만화책의 주인공이 생각나더라구요. 기혼이든 미혼이든 외로움은 존재적 외로움은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결혼해서 부터 점점 멀어지는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 핸드폰의 연락처를 기웃거리며 자꾸만 위아래로 뒤적거려도 선뜻 맘 놓고 전화할 친구가 점점 사라지는 건 미혼이든 기혼이든 마찬가지고... 심지어 남편이 있어도 아이가 있어도 나는 혼자구나 하는 생각이 들때가 많네요. 그나마 전 무언의 책이 버텨주고 마음의 기둥이 되어 준다는 거... 기혼인 입장에서 늙어간다는 부담감과 함께 자식이 독립을 잘 할 수 있을까하는 염려증도 동반되는 것 같아요. 이래나 저래나 쓸쓸하고 걱정스러운 미래는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다락방 2014-02-28 14:14   좋아요 0 | URL
사실 저는 제 노후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거의 없거든요. 다만 현재에 충실해 사는 인간형이에요. 늙어서도 먹고 살려면 능력이 있어야겠구나, 라고 막연하게 생각하지만 이 책속의 수짱처럼 노후에 대해 고민해본 적은 없어요. 사실 이 책 속에서 제 고민과 맞닿은 고민을 하는건 수짱의 선배언니었는데요, 남자친구 사귄지 오래라 13년간 섹스를 못해서 고민하잖아요. 전 이게 앞으로 제 일이 되면 어쩌나, 그게 더 걱정되더라고요. 13년이나 섹스를 못하고 살다니, 오 맙소사 ㅠㅠ 전 이게 더 걱정이에요. ㅠㅠㅠㅠㅠ

단발머리 2014-02-26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억의 집님 댓글에도 공감!!! 누르고 갑니다~~~

다락방 2014-02-28 14:14   좋아요 0 | URL
네네, 그럼 안녕히 가시고 또 오세요, 단발머리님~ ㅎㅎ

비로그인 2014-02-27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 할 필요...있을까요...ㅎㅎㅎ
어차피 인생 혼자라는 건 변함없는 진리인데
뭐 가끔 마음이 따스해질 순 있겠지만...
온갖 귀찮은 일들을 떠맡느라 고생하며 늙게 됩니다.....
차라리 그냥 혼자 늙는 게....^^;;;;
- 결혼방지위원회

다락방 2014-02-28 14:15   좋아요 0 | URL
차라리 아무것도 몰랐다면 결혼하기가 쉬웠을텐데 나이 먹으면서 더 현실적이 되니까 여자에게 결혼은 점점 더 멀어지는 것 같아요. 모든 여자들에게 그런건 아니지만 적어도 저한테는 말입니다. 하하핫. 전 이기적인 여자사람인지라 아마도 이렇게 혼자 살 것 같아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