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 미터



마음이 가난한 자는 소년으로 살고, 늘 그리워하는 병에 걸린다


오십 미터도 못 가서 네 생각이 났다. 오십 미터도 못 참고 내 후회는 너를 복원해낸다. 소문에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축복이 있다고 들었지만, 내게 그런 축복은 없었다. 불행하게도 오십 미터도 못 가서 죄책감으로 남은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 무슨 수로 그리움을 털겠는가. 엎어지면 코 닿는 오십 미터가 중독자에겐 호락호락하지 않다. 정지 화면처럼 서서 그대를 그리워했다. 걸음을 멈추지 않고 오십 미터를 너머서기가 수행보다 버거운 그런 날이 계속된다. 밀랍 인형처럼 과장된 포즈로 길 위에서 굳어 버리기를 몇 번. 괄호 몇 개를 없애기 위해 인수분해를 하듯, 한없이 미간에 힘을 주고 머리를 쥐어박았다. 잊고 싶었지만 그립지 않은 날은 없었다. 어떤 불운 속에서도 너는 미치도록 환했고, 고통스러웠다.


때가 오면 바위채송화 가득 피어 있는 길에서 너를 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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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한낮의 연애
김금희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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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동과 맥도날드로 시작하는 처음의 단편은 진부하고, 두번째 단편은 <필경사 바틀비>를 생각나게 한다.

표제와 표지가 아주 마음에 들어서 읽기 시작했는데, 마지막 단편까지 다 읽어도 특별한 건 없었다.



작년에, 회식하다가 한 남직원이 내 애인과 내가 함께 있는 걸 봤다고 해서, 아 볼 줄 몰랐네, 했었는데, 그 직원이 

"너무 낮에 다니시던데요" 했더랬다. 



그 생각이 너무 나는 제목이다. ㅎㅎ

But it's over now.




십육 년전, 연애는 아니더라도 연애 비슷한 무언가가 있었던 사람과 재회해서 서로가 서로를 인식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 건가. 앞으로 어쩌냐는 말이지, 아내에게는 큰 불만이 없는데 아들은 소중한데. 그러니까 안 되었다. 필용이 양희를 볼 수는 있어도 양희가 필용을 봐서는 안 되었다. 시선은 일방이어야 하지 교환되면 안 되었다. 교환되면 무언가가 남으니까 남은 자리에는 뭔가가 생기니까, 자라니까, 있는 것은 있는 것대로 무게감을 지니고 실제가 되니까. (너무 한낮의 연애,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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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6-08-22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소설 칭찬 일색이라 샀는데 저도 생각보다 별로였어요. 다락방님 의견 반가워요. 호호^^

다락방 2016-08-23 09:38   좋아요 0 | URL
끝까지 다 읽고서도 뭔가 확 오는 게 없더라고요...

시이소오 2016-08-22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죄송합니다 ㅋ 별루셨군요.

다락방 2016-08-23 09:38   좋아요 0 | URL
네, 저는 별로더라고요. 쇼코의 미소 안읽어보셨다면 추천합니다! ㅎㅎ

시이소오 2016-08-23 09:46   좋아요 0 | URL
쇼코의 미소 읽어야겠어요 ^^

다락방 2016-08-23 09:48   좋아요 0 | URL
네, 읽으신 후 리뷰 부탁드립니다!!

아애 2016-08-22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 읽은 한국 소설집들이 너무나도 좋아서 읽으려 했는데 읽기는 하겠지만 다락방님과 크게 다르지 않을 예감이 드네요.

다락방 2016-08-23 09:39   좋아요 0 | URL
네, 아마 그러지 않을까 싶어요. 제 주변엔 이 책 별로라고 한 분들 좀 계시거든요. [안녕, 주정뱅이]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직 사지도 않았지만...곧 사서 읽어보려고요.

잠자냥 2016-08-22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합니다. 저는 이 작품을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에서 읽었는데... 그토록 크게 상찬받을 작품인지는... 고개가 갸우뚱... 제목을 잘 지었다는 생각은 들더군요. ㅎ

다락방 2016-08-23 09:39   좋아요 0 | URL
제목은 정말 근사하죠? 저도 제목에 완전 마음을 빼앗겼더랬어요. ㅎㅎ

루쉰P 2016-08-23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애인하고 대놓고 다녀야죠 ㅋ 연예인도 아닌데 ㅋㅋㅋ

다락방 2016-08-23 09:40   좋아요 0 | URL
네, 그래봤자 이젠 대놓고 데리고다닐 남자가 없네요. 남자란 무릇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법.. 인생...

루쉰P 2016-08-23 09:43   좋아요 0 | URL
ㅋㅋㅋ 이런 ㅋㅋㅋ 아 갑자기 눈에서 땀이 나네 ㅠ
다락방님은 예쁘시니 곧 생기실(?)거라고 믿어요....
두 주먹 불끈쥐고 화이팅!!! 오늘도 몹시 더워요 점심 시원한 거 드세요 ^_^

다락방 2016-08-23 09:45   좋아요 0 | URL
노노 당분간은 연애 금지입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스스로 연애 금지 정해놨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더위먹지말고 잘 지내요, 루쉰님!

루쉰P 2016-08-23 09:47   좋아요 0 | URL
그게 사람 맘처럼 쉽게 되나요 ㅋㅋㅋㅋㅋㅋㅋ
전 항상 연애금지라고 정하고 있지만 여자분이 말만 걸어줘도 사랑에 빠져요 ㅋㅋㅋㅋ
다락방님도 더위 조심 ㅋ
 
요주의 인물
수잔 최 지음, 박현주 옮김 / 예담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이제는 예순이 넘은 수학교수 '리'가 '폭탄 테러범'으로 의심 받는다. 자신의 옆방 교수가 우편 테러로 큰 부상을 입었을 때 옆에 있었고, 그 일이 있고나자 그런 테러를 가한 놈은 벌을 받아야 한다며 인터뷰를 했었는데, 그때만해도 많은 사람들이 옆 방에 있었던 그를 위로하고 그런 인터뷰를 멋지게 해낸 그를 응원했었는데, 어느틈에 그는 '요주의 인물'이 된다. 폭탄 테러범과 그가 '아는 사이' 일 수도 있으며 혹은 그 자신이 '폭탄 테러범'일 수도 있다는 것을 주변인들과 FBI 는 의심한다. 그가 요주의인물임이 매스컴에 드러나자, 그의 직장인 학교와 그가 사는 동네의 사람들은 그를 따돌린다. 애초에 사람들과 많이 대화 하지 않았고 딸과도 사이가 좋지 않은 그였지만, 이 따돌림을 견디는 게 몹시 힘들다. 이 과정에서 그가 범인이 아님을, 그가 생각하는 범인이 정말 범인인지 드러내면서 그의 과거와 지금까지의 시간이 교차한다. 기억은 왜곡됐을 수 있고, 오래전에 느끼거나 생각했던 것들이, 지금에 와서야 '그게 그게 아닐 수도 있구나' 하는 것들을 깨닫게 되기도 한다. 


리 교수는 화를 잘 참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툭하면 버럭, 소리를 지르는데, 누군가가 '너는 툭하면 버럭 소리를 지르잖아' 하면 내가 언제 그랬냐며 다시 버럭 성질을 내는 사람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그의 그 신경질이, 소리지르는 모습이 너무나 싫었다. 그렇지만 그가 테러범으로 의심받고 모두로부터 따돌림당하는 걸 보는 것도 싫었다. 딸을 사랑하지만, 그런 딸을 기억하려고 하면 딸리 어릴 때 뿐이었던 것을 깨닫는 것도 싫었다. 아내의 평생 소원을 입밖으로 내지 못하게 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싫었다. 그가 미국에서 살아온 시간이 아주 길었음에도 아이사인이라는 편견에 갇혀 수사를 받는 것도 싫었다. 무엇보다, 이 세상에 그가 의지할 데라곤 정말 하나도 없는걸까, 하는 초조한 마음이 되어, 그렇다면 이 사람이 세상으로부터의 오해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한단 말인가, 내 나름의 해결 방법을 찾아보려고 했다. 집 밖에 기다리고 있는 기자들에게 '나는 테러범이 아니란 말이야!'라고 인터뷰를 하자고 해야할까, 그건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게 아닐까, 아니면 방송국에 전화해 내 억울함을 알아달라고 해야할까, 그것 역시 사람들이 믿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했다. 그렇기에 그가 수사 요원들을 도와 테러범을 직접 맞닥뜨리고자 했을 때, 그 마음을 이해했다. 봐, 진짜 테러범은 이 사람이었고, 나는 이 사람을 잡는 데 도움을 줬잖아, 나는 그가 그렇게 항변하길 바랐지만, 리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내 이름이 이 사건에 연루되는 것 자체를 원치 않소." 자기 접시를 또한 말끔히 끝낸 리는 모리슨의 말을 끊었다. 그는 평소와 다르게 무척 허기가 졌다.

"이 사건에서 내 이름을 다시 언급하지 마시오, 짐. 이런 부탁을 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내가 여기 왔다는 말조차 하지 마요."

모리슨은 포크를 내려놓았다.

"리가 지성 폭탄 테러범 체포를 도왔습니다. 사람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다고요?"

리는 헨들리가 폭탄을 받았던 그날 병원 보도에서 자신이 장황하게 늘어놓았던 연설을 기억했다.

"텔레비전이나 그런 것들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교훈을 얻었소. 정말로 흥미가 없어요. 난 여전히 작다리 양귀비로 남고 싶소. 당신이 내 말뜻을 알진 모르겠으나." (p.571)



결국 이 힘없고 약하고 외로운 노인은, 자신이 직접, 비틀거리는 몸을 이끌고 문제 해결하는 데 뛰어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많은 사람들이, 아니, 세상의 전부가 여전히 그를 미심쩍은 눈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왔을 때, 거기엔 이십년간 연락이 끊겼지만 자신을 믿어주었던 친구가 와있었고, 오랜 시간 소원한 딸로부터 아빠를 만나러 가겠다는 엽서가 도착해 있었다. 지금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아빠에 대한 소식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그래서 언제 도착할건지 적어놓은 빼곡한 엽서에, 사랑한다는 말을 적어 놓았다.



이 신경질적인 교수의 이야기를 내내 초조하게 읽으면서, 이 사람이 이렇게 외롭게 지내는데다 심지어 조용하기까지 한 성격이라면, 이 사람의 억울함이 어디가서 풀어질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사랑해요, 라는 말에 무장해제되는 기분이었다. 아, 사랑은 뭘까, 사랑이 뭐길래, 내내 초조하고 불안하고 답답해하던 나를 이렇게 만들까. 이 말을 직접 들은 리 는 어떨까. 자신이 평생 살아온 것보다 더 긴 것 같은 시간을 최근 며칠 사이에 보냈는데, 자신의 모든 체력이 마치 여기에 쓰여져야 했다는 듯 이제 지쳐버렸는데, 집에 돌아와 마주친 '사랑해요'는 그에게 어떤 의미가 될까. 어쩌면 사랑은, 정말 진부하지만, 사람이 무너지기 직전에 붙잡을 수 있는 단단한 밧줄 같은 것은 아닐까. 그것만 있으면 사실 낭떠러지로 떨어지려다가도 온 몸의 힘을 내어 자꾸 위로 위로 올라가게 할 수 있는, 그런 밧줄이 아닐까. 



긴 독서였다. 여행 후에 좀처럼 책이 읽히지 않았고, 게다가 책이 너무 무거워서 가방에 넣고 다니고, 들고 다니면서 읽기가 힘에 겨웠다. 이제 이러고 싶지 않다, 무거운 책을 들고 다니고 싶지 않아, 하는 마음에, 어느 날엔 들고 다니지도 않았고 읽지도 않았다. 그래서 아주아주 긴 독서가 되었다. 띄엄띄엄 리 교수를 만났는데, 그렇게 띄엄띄엄 만났음에도, 사랑해요, 앞에서 무장해제 되어버리다니, 사랑은,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이 아니라, 어쩌면 단 하나의, 소수의 사랑이기만 해도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긴 시간이 걸려서 알아야 할 것을 알게 되었고, 만나야 할 사람들이 만나게 되었다. 


"전 제가 뭘 잃어버렸는지도 몰랐어요." 마크는 흐느꼈다. (p.596)


뭘 잃어버렸는지 몰랐던 마크, 리가 그토록 부정하고 잊고 싶었던 존재가, 자신이 잃어버린 걸 찾았다. 너무 늦었을 수도 있지만, 이만큼의 시간이 있었기에 리와 함께 공항에 나갈 수도 있게 되었을 것이다. 각자의 외로움이 길었지만, 이제부터는 좀 괜찮아질 것 같다. '내'가 무얼 잘못했고, 무얼 보지 못했었는지를 깨달은 뒤의 일이었다. 




"이 나라에서 살아서 가장 멋진 점 중 하나는," 그는 조심스레 말을 시작했다. "자네들이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것이겠지. 내가 온 나라에서는 그런 말을 했다간 감옥에 갇히게 될 거야."
아이들이 와르르 웃음을 터뜨렸지만 리는 모욕당한 기분은 아니었다.
"아, 농담이 아니네." 그는 온화하게 반박하고 다시 모두들 미적분학 수업으로 돌아갔다. (p.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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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6-08-17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인용문이.. 마음에 와닿다니... 이 죽일 무더위보다 더 지치게 되네요...

다락방 2016-08-17 14:43   좋아요 0 | URL
네, 리 교수가 한국에서 건너온 사람이란 설정이거든요. `내가 온 나라`가 바로 한국입니다.

clavis 2016-08-20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 몸의 힘을 내어 자꾸 위로 위로..단 한 사람만 있어도 살 수있는게 사람인 것 같아요^^♥

다락방 2016-08-22 13:22   좋아요 0 | URL
네, 단 한 사람만 있어도 살아갈 힘을 낼 수 있죠. 그렇지만 한 명은 부족해요. 조금 더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클래비스님.

2016-08-22 2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산산이 부서진 남자 스토리콜렉터 36
마이클 로보텀 지음, 김지현 옮김 / 북로드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다정하고 좋았던 관계에 의심이 스며들고 결국 부서지는 걸 보게 되는 건 너무나 슬프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리고 읽고난 지금도 기운이 하나도 없다. 아무것도 읽기도 싫고 쓰기도 싫고 보기도 싫다. 의욕도 없고,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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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7 11: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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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7 1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27 11: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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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7 11: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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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7 11: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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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7 11: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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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7 11: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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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7 1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16-07-27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관리스트에 담아두었는데... 읽어야 할까요...ㅜㅜ;;;

다락방 2016-07-27 16:18   좋아요 0 | URL
네, 비연님. 이건 제가 큰 줄거리가 아닌 곁다리에 공감한 케이스라서요. 책은 분명 재미있고 빨리 넘어갑니다. 어제도 이거 읽다가 늦게 잤어요. ㅠㅠ
저 [ 내 것이었던 소녀] 도 사서 읽을 거에요. ㅎㅎ

비연 2016-07-28 09:29   좋아요 0 | URL
락방님. ㅎㅎ 읽어야겠어요~ 아 근데 책사는 거 정말 중단할 수가 없어요..ㅜ
 
사랑하고 있어, 사만다 - 파리에서 온 러브레터
사만다 베랑 지음, 엄연수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핸드폰이 생기고 인터넷을 사용하게 되면서 사랑의 모습도 많이 달라졌다. 집으로 전화를 걸어 바꿔달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언제고 내가 원하는 당사자에게 전화를 걸 수 있게 되었고, 아주 먼 데 있는 사람과도 언제든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되었으니, 확실히 오래전에 상상할 수 없었던 사랑을 지금은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에미와 레오는 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메일로 사랑을 나눴는데, 이 책, 《사랑하고 있어, 사만다》에서는, 20년전에 24시간동안 함께 지냈던 사람을 그리워하다 다시 만나 사랑하는 게 가능해졌다. 게다가 한 명은 미국에 있고 한 명은 프랑스에 있는데도 말이다. 구글로 검색해서 상대의 이메일 주소를 알 수 있게 되고, 그렇게 알 수 있게 되어 이메일을 보냈더니 다음날 딩동- 답장이 오는 세상이라니. 사랑이야 워낙에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지만, 이 얼마나 독특한가 말이다.




사만다는 서른 아홉살이며 이혼을 앞두고 있다. 남편과의 결혼 생활에서 그녀는 많이도 울었다. 게다가 직장도 읽고 카드빚에 허덕이고 있다. 그녀의 삶은 우울 그 자체이다. 그녀의 우울함을 달래주던 친구 '트레이시'는 그녀에게 20년전의 파리 여행에서 만났던 남자를 언급한다. 사만다는 트레이시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와 집안을 뒤져서 이십년전에 받았던 편지를 오랜만에 다시 읽는다. 열정과 사랑이 가득 담긴 편지를 다시 읽고 사만다는 그 편지를 보낸 남자에게 연락해보기로 한다.

이십년전, 사만다가 열아홉 살일 때, 사만다는 트레이시와 파리에 갔다. 그때 까페에서 장 뤽이라는 남자를 만나게 되고, 눈이 마주친 그 순간부터 사만다와 장 뤽은 서로에게 강하게 끌린다. 그렇게 24시간을 보내고, 가지말라는 장 뤽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사만다는 그 뒤의 계획대로 여행을 계속한다.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장뤽으로부터 편지가 와있다. 너와의 만남이 정말 특별했다, 너가 너무 좋다, 는 그 절절한 편지에 사만다는 답장을 하지 않는다. 자신의 대학생활을 비롯한 삶을 살아야 했고, 게다가 그는 프랑스에 있었으며, 어릴 적 아버지에게 버림 받았던 기억으로 딱히 남자를 믿지도 않았으므로. 그녀는 학교를 다니고, 전공을 바꾸고, 직장에 들어갔고, 결혼을 했고, 백수가 되었고, 이혼을 앞두고 있게 되었다. 그러다 이십년전, 그 불꽃 같았던 시간을 떠올리고 편지를 다시 읽고, 검색창에 그의 이름과 직업을 넣고 그를 찾아낸다. 그리고 블로그에 그 때 당시의 일과 감정을 적어서는 장 뤽에게 링크를 보낸다. 오, 인터넷이란 놀라워서, 다음날 장 뤽은 사만다에게 답장을 보낸다. 이십년만에 장 뤽과 사만다는 '다시' 연락하게 되었다.

장 뤽도 자신의 삶을 살았다. 결혼을 했고 아이를 둘 낳았으며 사별을 했고, 다시 결혼을 했고 지금은 이혼 과정중에 있다.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으며 이제는 여러명의 과학자를 이끄는 팀장이 되었다. 이 둘의 '이십년만의' 연락은 마치 그들이 떨어져지낸 세월을 보상이라도 하듯 자주 이루어졌으며 어느틈에 하루에 두 번이상 이메일을 주고받고 두시간씩 통화를 하는 일상이 만들어졌다. 사랑을 속삭이게 되었으며, 그래서 그들은 이십년만에 재회한다. 사만다는 이십시간을 날아 장 뤽에게로 간다. 그렇게 그들은 이십년만에 만나서 '다시' 사랑하게 되는데, 크- 좋구먼...



이 남자가 너무 좋아 어쩔 줄을 모르겠다.
그래서 죽도록 겁이 났다.
물론 이 여행을 시작했을 때도 장 뤽에게 아주 좋은 감정을 품고 있었지만, 지금처럼 구체적이지는 않았다. 그때는 그저 말만 나눈 남자였다면, 지금 그는 정말이지 진국에 똑똑하고 섹시하며 재미있는 데다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아주 훨씬 나았다. (p.179)


이십년전에 단 하루만 만났던 남자. 그리고 이십년이 지나서는 이메일과 전화로 대화만 나눴던 남자.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았지만, 실제로 만나서 시간을 함께 보내고나니 어쩌지도 못할 정도로 너무 좋은 남자. 크- 소주 생각 나는구먼. 정말 좋지 않은가! 살다보면 진짜 이런 날이 오는데, 이런 날이 자주 오는 것도 아니고, 또 모두에게 꼭 오는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아주 많이, 내가 사랑했던 남자를 떠올렸다. 내가 딱 이랬었으니까. 아주 오래 좋아했던 남자랑 연인이 되었는데, 되기 전에도 좋아했지만 되고 나니까 완전 더 좋은 거다. 게다가 그와 함께 하지 않았다면 결코 몰랐을 그의 성격들이 하나씩 하나씩 드러나는데, 그 모든 게 너무 좋았다. 이 책에서 사만다도 장 뤽이 불편한 것들을 해결하고 넘어가게 하려는 그 성격을 매우 높이 사며, 그래서 자기도 이제는 불편하다고 피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나 역시도 내가 사랑한 남자로부터 그런 면을 보고 깜짝 놀라 되게 좋아했던 거였다. 아마도 내 기억이 맞다면(맞겠지만, 틀릴 리가 없지), 내가 그와 사귀기 시작하면서 '당신에겐 이런 면이 있네요' 하고 짚어준 장점 중에 첫번째가 그것이었을 거다. 피하지 않는다는 것, 정면으로 부딪혀서 풀고 가려 한다는 것. 나는 그를 만나면서 '당신을 이만큼 알기 전에도 당신을 좋아했지만, 당신을 알고 나니 더 좋아진다'는 말을 수없이 많이 했었다. 정말이지 좋아 죽을 뻔했다.


장 뤽은 자신이 노력한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이었다. 이십년전, 너무나 강렬한 열정을 품게 했던 사만다에게 썼던 편지에서, '나는 파리에 있고 너는 미국에 있지만', 어떻게든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거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누구에게 마음을 연 건 처음이야. 너와 함께했을 때 내 마음의 문은 천 개의 조각으로 무너져 내렸어.
샘, 우리가 진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게 어려울 거라는 건 알아.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라는 말을 믿어 보려고. 너는 참 다정하고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줘. (1989년 7월 28일에 보낸 편지, p.16)


그러 당시의 사만다는 장 뤽에게 답장을 한 통도 보내지 않았다. 그녀는 상처받고 싶지 않았고, 어차피 사랑이란 뻔한 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 20년 전 그때, 나는 장 뤽이 아름다운 파리지앵과 바람이 나서 내 마음을 갈가리 찢어놓기 전에 다시 미국의 일상으로 돌아왔으며, 그 후 아무 소식도 듣지 못했다. 나는 장 뤽을 좋아했기 때문에 답장을 쓰지 않았다. 이것으로 모든 것을 납득할 수 있었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상처 입을 일도 없다. 가슴 아픈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나는 그 어떤 관계도 깊게 맺으려 하지 않았다. 

벌써 20년이나 흘렀다. (p.26)




이십년이 지나 여자는 곧 마흔을 앞두고 있고 남자는 마흔 일곱인 지금, 그 둘은 재회하고 다시 사랑한다. 이 사람을 절대 놓지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함께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사만다가 열흘간 파리에 가서 장 뤽과 함께하고, 몇 달 뒤 장 뤽이 미국으로 와서 사만다와 며칠을 함께 하고, 또 몇 달 뒤 사만다가 파리로 가 한 달을 함께 한다. 그 때 장 뤽은 사만다에게 청혼하고, 사만다는 예스를 말하고, 장 뤽의 아이들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외국인과 결혼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프랑스의 숱한 서류를 준비하고, 장 뤽의 친구들과 가족들을 소개받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서는 결혼식을 준비하는 한편 자신의 재정상태에 대해 파산을 신청하고, 전남편에게 결혼 소식을 알리고, 건강검진을 받고, 프랑스어를 배우러 다니고, 그리고 그들은




결혼한다.




장 뤽이 내 목덜미에 키스하며 말했다.

"내 인생을 너와 함께하게 돼서 정말 행복해. 우린 함께 잘 헤쳐 나갈 거야." (p.269)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삶이라 해도 외국에서의 생활은 쉽지 않을 것이다. 걱정과 두려움을 가졌지만, 신뢰하고 사랑하는 남자가 함께 잘 해나갈 수 있다고 하니, 조금 안심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녀는 서서히 프랑스에서의 결혼 생활에 적응해간다. 




처음 우리가 만났을 때 너는 10대였고, 나는 어린 남자였어. 그러나 그때 우리는 이미 사랑의 한 페이지를 완성했지.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만의 역사책은 펼치자마자 닫혀버렸어.

그렇게 20년이 흐른 어느 날, 그 책은 다시 펼쳐졌고, 우리는 사랑의 언어로 빈 페이지들을 채우고, 또 채우기 시작했어. 그때부터 매 분, 매 시간, 매일 내가 쓰고, 네가 쓰고, 우리가 함께 쓰고 있지. (p.293)



이 책에는 사랑의 언어가 가득하다. 장 뤽은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는 데 전혀 인색한 남자가 아니다.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 당신이 내 옆에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당신과 내가 함께 하기 되어 얼마나 행복한지를 계속 계속 말해준다. 사랑과 관계가 두려웠지만 사만다는, 사랑을 받는다는 걸 알면서 장 뤽과 함께 미래를 설계해간다.


운명적 상대라는 게 있는지 모르겠지만, '만나야 할 사람은 반드시 만나게 된다'는 말은 진리일지도 모르겠다. 사만다의 이 사랑이야기는 사만다에게 실제 있었던 이야기이며, 그래서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이야기이다. 에필로그는 두번째 결혼기념일을 함께 보내는 이야기로 채워졌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누군가에게는 그 운명적인 사람이 어느날 기적처럼 딱- 하고 나타나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일단 맛보기로 보여주기도 한다는 생각. 왜 신이 그런 장난을 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신은 사만다와 장 뤽에게 그랬다. 한창 젊은 시절에 그들을 딱 한 번 만나게 한다. 신은 아마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자, 잘들 보라고. 지금 이 사람이 이십년 후에 너희들의 반려자가 된다고. 후훗.



사만다와 장 뤽은 그런 운명의 흐름을 모른채,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삶을 지속해간다. 어떤 순간에는 기뻤고 또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기도 했으며 어떤 순간에는 비참하기도 했지만, 그렇게 이십년이 지난 후의 어느날, 지금의 내 모습이 상대에게 여전히 괜찮은걸까 걱정이 되기도 하는 마흔살과 마흔일곱살이, 이십년전에 하지 못했던 사랑을 마무리 지을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엄청엄청 뜨겁게 사랑하고. 장 뤽과 보낸 열흘간 사만다는, 전남편과 일 년 동안 했던 섹스보다 더 많은 섹스를 한다. 어쩌면 신은 장 뤽이 사만다에게 정말 용기와 사랑을 보내줄 사람이라, 사만다가 가장 힘이 든 시기에 자, 이때야, 하고 밀어보내준 걸지도 모르겠다. 



사만다가 파산신고를 하고 직업도 없는 상태에서 다이아반지를 사주고 이미 집을 가지고 있고 경제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주는 장 뤽을 만난건 사실이지만, 그렇다해도 사만다가 장 뤽을 '백마 탄 왕자'라고 표현한 건 몹시 마음에 들질 않는다. 사만다는 자기 힘으로 해결하려는 사람이고, 어떻게든 미래를 위해 계획을 짜는 사람인데, 굳이 장 뤽을 백마 탄 왕자로 표현해야 했을까. 소녀만 왕자가 필요하지 않은 게 아니라 여자들이 왕자가 필요한 게 아닌데. 생활의 터전을 미국에서 파리로 옮긴 것만으로도 사만다는 큰 결심을 한 셈인데, 물론 자신을 많이 사랑해주는 고마운 사람이지만, 백마 탄 왕자여야 했을까... 좀 찜찜하지만, 또 생각해보니 사랑하는 연인 사이에서 자신의 남자를 '나의 왕자님'이라 부른다한들 또 뭐가 문제인가 싶다. 당신은 나의 왕자님, 나는 당신의 공주님... 뭐 이러면 되는거니까. 





사만다와 장 뤽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지 어떨지는 알 수가 없다. 미래는 예측불허니까. 장 뤽이 처음 결혼했을 때 그리고 두 번째 결혼했을 때, 또 사만다가 크리스와 결혼했을 때, 그들 모두 '우리는 불행해질거야'라고 생각하며 결혼하게 된 게 아니니까. 모두들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를 생각하며 결혼했겠지.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나니 여러가지 이유로 헤어지게 된다. 둘인 것 보다는 혼자인 게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고 또 어쩔 수 없이 다시 혼자가 되기도 한다. 그러니 이렇게 뜨거운 사랑으로, 이십년의 시간을 지나, 스무 시간의 거리를 지나 다시 만난 이 두사람도, 몇 년 후에는 '우리가 그렇게나 뜨거웠었지' 생각하며 씁쓸한 마음을 달래야 할지도 모른다. 이십년 과 먼 거리, 그 특별한 시작에도 불구하고 평범하고 단조로운 여느 이별과 같은 이별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그렇다고 해서 시작의 특별함이 무의미해지는 건 아니다. 사만다와 장 뤽의 사랑이 특별한 것이 나는 무척 좋다. 그들 사이에 이십년이란 시간이 있었던 것도 애틋하다. 그 후에 그들이 같은 마음으로 서로를 사랑하고 결혼까지 이르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복한다. 그 먼 데에 가서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생활해야 하는 것만도 어려운데, 사실 장 뤽의 친구와 가족들이 너무 많아서 어쩐지 벌써부터 좀 벅차기도 하지만, 그건 사만다가 느끼는 게 아니라 사만다의 이야기를 읽는 내가 느끼는 거다. 사실 나는 '아아, 가족이 너무 많다, 사귀어야 할 사람이 너무 많다, 결혼하지 말고 그냥 왔다리갔다리 롱디 연애나 하지..' 하는 생각을 좀 했다. 장 뤽에게 프로포즈 받는 건 너무 좋았고, 장 뤽이 사만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함께 살기를 원하는 건 좋았지만, 아아, 결혼은 너 나 사랑해 나너 사랑해 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으므로 그래서 서로 너무도 다른 세계에 차츰 적응해나가는 일이 아닌가. 아, 어쩐지 생활이 빡셀 것 같아.... 




사만다와 장 뤽의 특별한 사랑의 시작이 좋아서, 특별한 사랑의 진행과 만남이 좋아서, 그리고 그렇게 이어진 그들의 결혼이 너무 좋아서 나는 이 책을 좋아할 자신이 있었다. 게다가 군데군데 내 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일은 얼마나 많았던가. 으윽- 하면서 자꾸만 과거로 빨려들어가는 일이 수차례 일어났던 터라, 이 책은 진짜 내가 좋아하며 내 인생의 책이 되기에 손색이 없는 내용을 갖고 있는데, 뭐랄까... 음, 흡족하질 않아. 만족스럽지가 않다. 좀 더 차분하고 좀 더 깊게 .. 아니,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이걸 이렇게 한순간 보고나와 잊혀지는 가벼운 영화처럼 쓰지말고.. 아, 표현이 안되네. 그러니까 에미와 레오의 이야기가 훨씬 더 좋은데, 그거랑 이 책의 차이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그래서 너무나 안타깝다. 완전 내 이야기랑 비슷한 이야기인데 뭐랄까, 내게 쑤욱- 스며들지를 못하는 거다. 이것은 문장이 해야하는 역할인 것 같은데... 아쉽다.



그래도 좋다.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읽는 것은 언제나 좋다. 그리워하고 원하고 기다리다 결국은 두 눈을 마주보게 되는 일은, 언제나 짜릿한 일이다. 사랑하고 있어, 사만다, 가 오래 오래 지속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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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6-07-22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가 하는 말 보니 완전 허구소설은 아닌듯. 프랑스 남자애들 입에 발린말 너무 잘함 ㅋㅋㅋㅋ 그게 진실이든 뭐든 암튼 대단한 화술을 가졌어요 여자꼬실땐 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나도 태어나서 스윗한 말은 프렌치한테 다 들은듯. ㅠㅠ

다락방 2016-07-22 15:54   좋아요 0 | URL
이거 실화에요. 등장 인물 이름만 바꿨대요. ㅋㅋㅋㅋㅋㅋ 실화야 실화 ㅋㅋㅋㅋㅋ 저런 스윗스윗한 말을 계속 내뱉는 사람이 진짜로 있다!!!! 아 진짜 스윗한 말 들어본 지 너무 오만년되어서 들으면 어떤 기분일지 다 잊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졸 슬프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프렌치 나이스 가이 인가요... 크- 어쩐지 눈물 흘리며 건배 해야할 것 같아요. ㅜㅡ

비연 2016-07-22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화라니!

다락방 2016-07-22 17:40   좋아요 0 | URL
소설이 아닙니다!!!!! ㅎㅎ

transient-guest 2016-07-27 0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efore Sunrise에서 Before Sunset으로 이어진 듯한 느낌이...ㅎㅎ 어릴 때와는 달리 이젠 Before Sunset에 더 공감하게 되네요.ㅎㅎ `사랑하고 있어, 사만다`도 읽고 싶은데 왠지 부럽거나 너무 달달할까봐....지금은 좀 기다려야겠습니다.ㅎ

다락방 2016-07-27 08:06   좋아요 0 | URL
저는 아직 비포선셋을 안봤는데, 이번 휴가때 비포 선셋을 봐야겠네요.
프랑스 남자인 남주가 자신의 사랑과 열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전혀 망설임이 없더라고요. 재거나 밀당을 한다거나 이런 게 전혀 없어요.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한다고 말하는 게 전부인 사람이라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듯이, 이렇게 계속 사랑한다고 말해주니 안정감을 갖게 되고 내가 사랑을 표현하는 것도 망설이지 않게 되는 것 같아요. 달콤한 남자라니, 먼 얘기네요.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