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메랄드 궁이 대체 무슨 뜻인가, 그러니까 궁이 나오는 시대물인가 했었는데, 오, 아니었다. 에메랄드는 모텔 이름이었다. 이 모텔을 운영하는 주인 부부와 그 모텔에서 일하는 사람들, 그 모텔을 찾는 사람들에 관한 사연들로 가득차 각자의 이야기 그리고 그 모두의 이야기가 버무려진 이 소설은 재미있었다. 맛깔스럽게 쓰여져 있어 책장도 팔랑팔랑 넘어가고. 이 책의 화자이자 이 모텔의 주인인 '연희'는 다른 사람들의 신음 소리 듣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데, 그러고보니 나는 실제로 다른 사람들의 신음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구나, 싶어졌다. 영화에서야 물론 보고 듣지만 실제로는 그럴 일이 없었던 것. 그러다 생각해보니 대체적으로 사람들이 본인의 것이 아닌 타인의 신음 소리를 들을 일이 없지 않나? 싶어졌다. 모텔 주인이 아니고서야...


장소가 모텔인만큼 가난하고 평범한 사람들, 때로는 먹고사는일 조차 힘겨운 사람들이 등장한다. 


모든 사람들의 사연이 저마다에게 애틋하지만, 그중 할아버지와 할머니 커플은 현실에 존재할것 같지 않은 사연을 가지고 있었다. 할머니가 중학교만 겨우 졸업하고 가발공장에 다닐 무렵, 그 공장 사장의 아들이 그 할머니를 좋아해서 매일 그녀가 끝나기만 기다려 단팥빵을 손에 쥐어주곤 했던거다. 그러나 당연히 사장이 엄청난 반대를 해서 둘은 헤어지게 되는데, 그 할아버지가 결혼하기 전날, 할머니를 찾아온다.


"할아버지 결혼하기 전날, 나를 찾아왔더랬죠. 평생 너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그리고 화분을 하나 줬어요. 거기에 씨앗을 심었다고, 그 씨앗이 싹을 튀우고 가지를 벌리고 열매를 맺을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꼭 너를 찾아가겠다고 ‥‥‥그때까지 살아 있어달라고 ‥‥‥"

"정말요? 꽃이 피고 열매가 맺었을 때 정말 오셨나요?"

"오 년전에 부인이 돌아가시고 할아버지가 찾아왔어요. 사십년 만이었죠. 나 있는 곳을 어떻게 알았냐니까 임자 어디 사는지 그거 수소문 안 되면 못 살았다고 그러대요. 그때까지 난 남편도 없이 홀몸으로 자식들 뒤치다꺼리하느라 거울 한 번 볼 시간도 없었어요. 입에 밥 들어갈 걱정도 못 떨쳤는데 사랑이 뭔가 싶더라고요." (pp.206-207)



젊었을 적에는 그녀가 가난하고 배운게 없어 그의 부모들이 반대를 했는데, 사십년이 훌쩍 지난 지금, 그들을 반대할 부모는 없지만 이제는 그의 자식들이 반대를 한다. 그 할머니는 꽃뱀이라고, 재산 노리고 덤비는거라고. 그게 문제다 부잣집에서 태어나면 부자일 수 밖에 없고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면 계속 가난할 수 밖에 없는 것. 가난하게 태어난 사람은 아무리 성실하게 온 몸이 부서져라 일해도 결코 재벌이 될 수 없다. 재벌은 태어날 때 재벌이어야 계속 재벌이다. 그러니 부자 남자의 부모가 반대했던 결혼 그 자식들이 반대하는 거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는가. 자신들이 가진게 없었다면 아버지의 재혼을 반대하지 않았을텐데. 그래서 결국 그들은 자식들의 눈을 피해 매일매일 모텔을 찾아든다.



무엇보다 나는 그가 그녀 있는 곳을 수소문하고 사십년이 지나 약속을 지켰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다. 이게 정말 가능할까? 싶었다. '엘리자베스 게이지'의 소설에도 그런 남자가 등장한다. 다른 여자랑 살고 있지만, 그녀가 어디에 있는지는 주시하고 있는 남자, 그녀가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제일 먼저 그 집으로 경호원을 보낸 남자. 아..왜이렇게 가슴이 낭만으로 들끓을까. 보글보글 끓어오른다. 뜨거워진다.


물론 나는 너무 지나친 사랑은 싫다, 그러니 사십년간 나를 기다리고 혹은 나를 찾아 헤매는 사람이라면 고개를 설레설레 저을것만 같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 이 지구상의 한 명쯤은 어딘가에서 나를 주시하고 있고, 내가 있는 곳을 수소문해 알고 있으려 한다면, 그건 근사한 일이 아닌가? 아, 물론 나 역시 그 상대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겠지만. 그렇지않다면 상대는 내 스토커가 될 뿐. 그러다 문득, 나란 인간을 수소문할 필요까지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여기, 알라딘에 계속 있으니까. 수소문할 노력도 필요없이 걍 알라딘에만 접속하면 내가 있으니까... ( ")



내가, 응?, 당신말야, 수소문하는데 힘들지 말라고, 계속 여기 있잖아!!



뭐, 그렇다는 말이다.





돈도 없고 안읽은 책은 쌓여있어, 그래 이제 올해 말까지는 진짜로 책을 사지말자, 라고 며칠전부터 결심했는데, 아아, 그럴수록 왜 읽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는 책이 눈에 띄는걸까.






 아놔 ㅠㅠ

 북유럽 최고의 고전 로맨스라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게다가 타락한(?) 신부라니,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한 여자라니, 이 둘이 만난다니, 아 놔 ㅠㅠ







 

접힌 부분 펼치기 ▼

 


 

[알라딘 책소개]

이야기는 1820년대 황량한 스웨덴의 시골을 배경으로 벌어진다. 목사 예스타 베를링은 눈부시게 잘생기고 총명한 청년이지만, 외딴 시골에 발령받은 후 술독에 빠져 직무를 등한하다가 파면당한다. 걸인이 되어 죽음에 이른 이 풍운아를 교구의 세력가인 에케뷔 소령 부인이 구해내 자신의 장원으로 데려간다. 

에케뷔 소령 부인은 본래 아름답고 선량한 여자였으나, 부모의 강요로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한 후 모진 심성으로 줄곧 살아왔다. 예스타 베를링이 그녀의 휘하에서 장원의 기사로 살아가던 어느 겨울 크리스마스, 그와 동료 기사들이 잔치를 벌일 때 악마가 나타나 일러주기를, 소령 부인이 해마다 기사 한 사람의 영혼을 악마에게 넘겨주기로 계약을 했다고 밝힌다.

 

 

펼친 부분 접기 ▲

 


 




그런데, 『월플라워』때문이었는지, 『우아한 연인』 때문이었는지, '아인랜드'의 『마천루』를 읽어보고 싶어졌는데, 대체 왜 1권은 절판인걸까? 2권만 판매중이네?



















 

그리고 오늘 우연히 알라딘에서 이런 책광고를 봤다. '송혜교가 제주도에서 읽은 책'

 

 

 

 아니..그게 뭐? 송혜교가 제주도에서 이 책 읽었는데..그래서 뭐? 송혜교가 읽으면 좋은책인가?  송혜교가 읽은책이라고 하면 송혜교 팬들은 그 책을 읽나?

 

『에메랄드 궁』은 다락방이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읽은책이다, 뭐. -_-

 

 

 

 

 

 

 

 

 

 

 

오늘 아침엔 엄마가 호박전을 반찬으로 내주셨다. 호박에 밀가루를 묻히고 계란푼 거에 푹 담갔다가 부쳐내야 호박전이지만, 엄마는 이 과정에서 밀가루를 빼버리셨다고 했다. 그러니까 호박만 듬성듬성 썰어 계란 푼  건에 푹 담갔다 부쳐내신 것. 근데 와, 너무 맛있는거다. 기절할 뻔했다 진짜. 너무 맛있어서 그거 먹느라 출근하기 싫을 지경이었다. 여태까지 먹어본 호박전 중에 최고였다. 나는 원래 호박전을 좋아하지도 않는데..히융.


 

 






음...그런데 수소문하지 않아도 된다니....너무 쉽나?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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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3-05-21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아니지만 예~~~~전에 직업적인 이유로 타인들의 신음소리를 들을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 있었죠.
뭐.....동서양의 차이도 좀 있는거 같긴 합디다......으흐흐흐흐....


다락방 2013-05-22 09:45   좋아요 0 | URL
뭐지? 뭐지? 뭔데 직업적인 이유로 타인들의 신음소리를 듣죠? 뭐죠? 그리고 동서양의 차이라니..그건 또 뭐죠? 악 궁금해 궁금해. ㅠㅠ

프레이야 2013-05-21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이 지하철에서 읽은 책. 반짝하는 책제목이네요. 진짜로ᆢ 생각해봐요 다락방님. 다락방님 페이퍼는 아주아주 재미나요. 그나저나 호박전이 이렇게 맛나보이긴 처음이에요 음냐..

다락방 2013-05-22 09:46   좋아요 0 | URL
우앙, 고맙습니다, 프레이야님. 헤헷. 프레이야님의 이 댓글 제가 정말 진지하게 생각할게요. 혹시 프레이야님은 언젠가 서점에서 보시게 될 지도 몰라요 [다락방이 지하철에서 읽은 책] 이란 제목의 책을 말이지요. 하핫;; 그렇다면 그건 프레이야님 덕이에요. 훗 :)

무스탕 2013-05-21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선 저 문구를 꼭 사용해야해요. 저렇게 멋진 말이라니?!
'다락방이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읽은책이다'
이거 재미 보장 100% 아닌가요? ㅎㅎㅎ

(난 지금 '단 한 번의 연애'를 두 달째 잡고 있어요 ㅠㅠ 솔직히 재미는 별루인데 꼭 그 둘의 결말이 보고싶은거에요)

다락방 2013-05-22 09:49   좋아요 0 | URL
음...프레이야님에 이어 무스탕님까지.. 하하하하. 프레이야님과 무스탕님만이 송혜교보다 저에 더 관심을 가져주시는군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 [단 한번의 연애] 많이 들어봤는데, 누구책이지? 하고 검색들어갔는데 성석제군요. 그런데 그 둘의 결말이 보고싶다고 말씀하시니, 어쩐지 저도 그 책을 읽고싶은데요? ㅋㅋ 중고 검색해봐야겠어요. 훗

2013-05-22 08: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22 0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22 1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22 1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작나무 2013-05-22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이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읽은책들> 코너
정식으로 알라딘에 제안하겠습니다

다락방 2013-05-22 09:50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알라딘에서는 들은척도 안할 것 같은데요. ㅋㅋㅋㅋㅋ

하루 2013-05-22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훗 전 마천루 1권이 있지요 핫핫핫. 하지만 극악본이예요 완전 제본이 OTL

다락방 2013-05-23 12:54   좋아요 0 | URL
앗! 부..부..부럽....orz

dreamout 2013-05-23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음 소리는 아니었지만, 서울의 모 유명 호텔에서도 옆 방 소리가 다 들리던걸요. ㅎㅎ
이난아의 '오르한 파묵'을 마침 그때 읽어보려고 했던게 떠오르네요. 결국 옆 방 소리때문에 책을 덮어 버리고 술 마시러 내려갔던..

다락방 2013-05-24 10:28   좋아요 0 | URL
오, 저도 호텔에 가서 호텔바로 술 마시러 내려가보는게 소원인데, 막상 혼자 호텔에 가서 자려고 생각하면 무서움이 생겨서 결국 친구를 부르게 되거나 호텔행을 포기하게 돼요. 용기를 내야되는데.. 흐음.

저 조만간 호텔 가야하는데(친구랑) 신음소리가 좀 들렸으면 좋겠어요. 들어보고 싶어요. 하핫;;

단발머리 2013-05-23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송혜교가 뭔 소용이냐! 난 다락방님이 좋다!!!

조인성이라면?
죄송해요, 조인성은 한 번만 더 생각해볼께요~~

다락방 2013-05-24 10:29   좋아요 0 | URL
저도 송혜교보다 단발머리님이 더 좋습니다. 진심입니다!1

그렇지만 현빈이라면, 그 때는 같은 대답을 할 수 없을것 같아요.....( ")

에이슬린 2013-07-15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월플라워 때문에 마천루를 읽고싶어 검색했다가 오게됐어요.
마천루는 파운틴 헤드로 새로 나왔다네요. 혹 참고가 될까싶어 남깁니다 :)

다락방 2013-07-15 17:39   좋아요 0 | URL
오, 안녕하세요 아쇼이님!
아주 반가운 소식이네요. 당장 검색해보고 보관함에 넣어두어야 겠어요.
덕분에 알게되었네요. 고맙습니다.
:)
 

왜 이 그림들이 생각날까. ㅠㅠ








페르난도 보테로는 콜롬비아 사람인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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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2013-05-21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보테로 그림 좋아해요

다락방 2013-05-21 10:35   좋아요 0 | URL
저도 좋아해요. 이 사람이 그린 화분에 담긴 꽃 그림도 좋아하고요. ㅎㅎ

Forgettable. 2013-05-21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실물로 이 그림들 봤지롱ㅋㅋㅋ 의외로 뭔가 슬픈 느낌이 가득해요.

다락방 2013-05-21 11:21   좋아요 0 | URL
아 나도 국내에서 봤어요. [라틴아메리카 거장전] 인가 거기가서 보고 엽서도 사왔었다능. 벌써 한참전의 일이네요..근데 난 왜 슬픈 느낌을 못받았지? 역시 그림을 볼 줄 몰라서 그러는것 같아요. 난 참...그림을 잘 모르겠어;;

수이 2013-05-21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엽잖아요- 물론 거울 볼 적마다 저도 보테로 배경 속 한 인물이 되어 서글픈 마음이 들지만 쫌 귀여우니까 뭐 ㅋㅋ 이렇게 :)

다락방 2013-05-21 11:22   좋아요 0 | URL
전 귀여운것과는 거리가 쫌 먼 사람이라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Mephistopheles 2013-05-21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울이 볼록거울인가 보군요. (위로라고 던진 한마디)

다락방 2013-05-21 11:22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역시 위로가 되지 않네요? ㅋㅋㅋㅋㅋ

아무개 2013-05-21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얼굴만 봅니다...흠흠

다락방 2013-05-21 11:48   좋아요 0 | URL
그게 그러니까....제 존재는 너무나 커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세실 2013-05-21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ㅠㅠㅠㅠ 으앙~~~~~ 동병상련!!
공감 열배!

다락방 2013-05-21 13:02   좋아요 0 | URL
에이...세실님은 거짓말장이!!!!!!!!!!!!!!!!!!!!!!!!!!!!

2013-05-21 14: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21 15: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3-05-21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은 혼자가 아니예요...

다락방 2013-05-22 07:47   좋아요 0 | URL
물론 저는 혼자가 아니겠지만, 그래도 hnine 님이 거기에 같이 계실것 같진 않은데요? 제 상상속의 hnine 님은 이 그림들과는 전혀, 전혀 상관없는 분이실것 같아요!
 

여동생이 조카를 데리고 백화점엘 갔는데 조카가 돈을 달라고 했단다. 엄마 입술에 바르는 거 사준다고. 여동생은 천 원짜리 한 장을 꺼내줬는데, 조카는 그걸 들고 샤넬 매장에 가서 진열대의 립스틱을 빼들었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멋지다 조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샤넬? 훗. 천 원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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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3-05-20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미야 샤넬 립스틱좀 사다주세용~

다락방 2013-05-21 07:5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저는 조만간 향수를 사달라고 할까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와 2013-05-20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미 좀 창원에 보내줘요!! ㅋㅋ

다락방 2013-05-21 07:58   좋아요 0 | URL
손 꼭 잡고 같이갈까? ㅋㅋ

hnine 2013-05-20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카의 생각이 정말 예쁘네요. 이런 맛에 아이 키운다니까요.

다락방 2013-05-21 07:59   좋아요 0 | URL
7월이면 36개월이 되는데요, 아, 요즘엔 정말 말을 안듣지만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예뻐요. 흑흑 ㅠㅠ

무스탕 2013-05-20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이 천원 보낼테니 색깔 이뿐걸로 두 개 부탁하고 두 개씩이나 샀으니 덤 하나 달라고 하면 줄지도 몰라요. ㅎㅎㅎ

다락방 2013-05-21 07:59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이천 원은 제가 줄게요. 제가 무스탕님을 위해 이천 원 못쓰겠습니까!!!!!

다락방 2013-05-21 0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월 영화쿠폰 안쓰시는 분, 저 좀 주세요!!!!!!!!!!!!!!!!!!!!!!!!!!!

2013-05-21 1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3-05-21 11:4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쿠폰과 타미를 교환하자, 지금 그 말씀이십니까? 일단 쿠폰은 받아 쓴 뒤에 생각해보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3-05-21 17: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3-05-21 17:05   좋아요 0 | URL
우앗, 고맙습니다. 잘 볼게요!!
:D

마노아 2013-05-21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원 주면 타미는 뭘 사려들까요? 아유, 통도 크고 맘도 넉넉한 타미..ㅎㅎㅎㅎ

다락방 2013-05-21 10:10   좋아요 0 | URL
그래도 샤넬가서 립스틱을 집겠죠. 자기가 든 돈이 얼마만큼의 가치인지 모르는채로 말이죠. ㅎㅎㅎㅎㅎ 아우, 너무 예뻐 미치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작나무 2013-05-21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샤넬 립스틱이 원래 얼마인가요?

다락방 2013-05-21 10:34   좋아요 0 | URL
안 사봐서 모르겠지만 아마도 3-4만원은 거뜬히 줘야할 것 같은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5-21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어린이만 할 수 있는 포스군요... 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13-05-21 15:00   좋아요 0 | URL
제 조카라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루에도 수십번씩 좋다 싫다를 변덕스레 바꾸는 조카지만, 그래도 이번에 '이모 싫어'는 너무 오래 갔다. 나는 초조하고 불안했다. 녀석이 나를 계속 싫어하는 건 아닐까? 도대체 왜 갑자기 이모 싫다고 하는걸까? 아빠는 나와 함께 고민하다가 혹시 그 그림 때문이 아니겠냐고 말씀하셨고, 그제서야 나는 아, 그런가보다, 했다. 그게 맞을 것 같아, 라고.

 

그러니까 사건은 이랬다.

 

 

 

 

 

 

 

 

 

 

 

이 책과 또 이 책에 함께 딸려온 스케치북을 펼쳐놓고(이 책을 오래전에 선물해주신 M 님, 이제야 이 책을 제대로 써먹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나는 이주전, 조카에게 그림을 그려주고 있었다. 곰을 한 마리 그리고 두 마리 그리면 조카는 이건 엄마곰 이건 조카곰, 하며 제 이름을 붙였던 거다. 토끼를 그려달라고 해서 또 두 마리를 그려주니 이번에는 이건 이모 토끼 이건 조카 토끼, 했다. 그 모습이 무척 사랑스러워서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책을 넘기다가 호랑이를 그려달라고 했다. 나는 알았다고 말하면서 그리려는데 조카가 이러는거다.

 

할아버지 호랑이 할머니 호랑이 엄마 호랑이 삼촌 호랑이 아빠 호랑이 이모 호랑이 조카 호랑이 다 그려줘,

 

라고. 아니, 곰이나 토끼에 비해 호랑이는 그리기도 어려운데 그 많은 걸 다 그리라고? 나는 그리기도 전에 지쳐서는 조카야, 그건 너무 많아, 스케치북 한 장에 다 그릴 수가 없어, 두 마리만 그릴게, 라고 하자 조카는 스케치북과 책을 들고서 엄마한테 갈거야, 라고 하는거다. 그러더니 엄마에게 가서 똑같이 말했다. 저렇게 많은 호랑이를 그려달라고. 그런데 오, 여동생은 흑흑 응 그래, 하더니 스케치북 한 장에 그 많은 호랑이들을 다 그려주는 거다.

 

아, 역시 엄마는 위대하구나! ㅠㅠ

 

 

그 때부터 아마도 이모 싫어를 입에 달고 사는 것 같았다. 늘상 싫어 좋아를 반복했던 조카라 이번에도 그러겠거니 했는데, 이번엔 그렇지 않았다. 그 뒤로 통화를 할 때마다 이모 싫어, 라고 하는거다. ㅠㅠ

 

 

그리고 이주후인 엊그제 조카가 왔다. 나는 조카 보라고 책을 네 권이나 준비했지만 조카는 심드렁하게 자기집에도 책이 많다고 말하며 책을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나는 의기소침해졌고 애정을 어떻게 회복해야하나 전전긍긍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조카는 내가 선물한 책들 중 하나를 들고서는 내게 읽어달라고 했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읽어줬고 그 뒤부터 조카는 내 옆을 떠나지 않았다. 심지어 공휴일은 금요일에는 조카와 함께 어린이 대공원을 갔는데 내내 나에게 안아달라고 했다. 어느 순간에는 이모 좋아해~ 라고 말하기도 했다. 눈물이 앞을 가리는 순간이었다. 식구들이 다함께 모여 치킨을 먹을 때는 자신의 옆자리를 치며 이모 여기 앉아, 라고 했다. 흑흑. 되찾았다, 애정을 되찾았어. 이제 됐어. 흑흑.

 

 

 

조카와 대공원을 간 날은 무척 더웠다. 조카와 여동생과 엄마와 함께 집 앞에서 헤어진 뒤, 나는 살 게 있어서 백화점으로 향했다. 백화점에 갔다 집에 걸어가려는데 너무 덥고 목이 마른거다. 아이스그린티라떼를 사먹어야겠다고 스타벅스 앞에 갔다가, 아냐, 오천원이 어디야, 나는 빈곤 모드야, 참고 집에 가서 물마셔, 하고는 돌아섰다. 그런데 정말 너무 목이 마른거다. 물을 하나 사 마셔야겠다, 생각하다가, 아니, 내가 이 땡볕 더위에 왜 이런걸 참아야 하는가, 오늘 조카랑 노느라 힘들었잖아, 즐기자,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나는 편의점으로 들어가 캔맥주를 하나 샀다. 오후 세 시를 넘긴 시간이었나, 대낮이었고 길에는 사람들로 분주했지만, 나는 캔맥주를 들고 마시면서 걸었다. 이 사실을 친구에게 말했더니 대낮에 캔맥주를 들고 마시면서 걷는걸 상상할 수 없다며 그래도 되는거냐고 내게 물었고, 나는 걱정말라고 경찰에게 잡혀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 이모란 힘든거구나. 길을 걷다가 맥주를 사마실 만큼 힘든 것, 그게 바로 이모다. 하아-

 

 

 

 

 

 

 

 

 

 

 

 

 

 

 

 

 

 

 

 

 

행정실장의 얼굴은 상한 홍시 색깔이었다. 민미란은 고개를 푹 수그리고 눈물만 똑똑 떨구고 있었다. 꼬락서니를 보고 있자니 참 취향도 여러가지라는 생각이 얼핏 스쳤다. 손가락 마디에 쩐 냄새가 나도록 인색하고 꽉 막힌 행정실장도 그렇지만 거의 듬직하다 싶은 몸매의, 복지재단 아니면 언감생심 비서실에 근무할까 싶은 민미란까지, 둘 다 누군가의 환상의 대상이 되기엔 많이 부족해 보였다. 도대체 어디에 끌린 걸까. (프랑스식 세탁소, p.233)

 

 

이 단편집에서 가장 좋았던 단편은 「프랑스식 세탁소」 였는데, 이 부분을 읽자 슬퍼졌다. '듬직하다 싶은 몸매' 때문이었을까,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언젠가 어느 순간, 누군가도 나와 내 연인을 보며 이런 생각들을 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다. 또 나 역시 고백하자면 어느 커플을 보고 이런 생각을 했던 적도 있었다. 주로 길에서 마주치는 모르는 연인들에 대해서였다. 역시 사람은 모두 저마다의 짝이 있구나, 하면서.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이 세상이 굴러가고 있는게 아닐까. 취향이 여러가지 이기 때문에 우리는 저마다 짝을 찾을 수 있는게 아닐까. 취향이 모두 같았다면 한 사람이 여러명의 사랑을 독차지하게 되고, 외로운 영혼이 곳곳에 퍼져 있을테니, 취향이 여러가지인 것이 얼마나 다행이란 말인가. 그러나 듬직하다 싶은 몸매, 는 자꾸 걸린다. 백화점에 가서 9,900원짜리 박스티를 사서 집에 돌아왔는데, 분명 펼쳐보면 너무나 커서, 이건 대단한 박스티겠군, 했는데, 너무 크면 남동생 입으라고 줘야지, 했는데, 입어보니 쫄티였다. 여기에서 오는 정신적 혼란과 충격은 대단했다. 다시 백화점으로 가 가장 큰 사이즈로 바꿨다. 할 수없지, 가장 큰 사이즈를 박스티로 입는 수밖에. 이건 정말이지 누군가는 담요로 써도 될 만큼 펼쳐놓았을 때 대단한 사이즈였다. 그러나 그 가장 큰 사이즈마저도 나에겐 박스티가 되지 않았다. 슬프다. 난 정말 듬직하구나, 너무 듬직해. 이런 내가 누군가의 환상의 대상이 되기엔 많이 부족하겠지. 흑흑.

 

 

 

 

- 나는 세상에서 가장 맛없는 햄버거는 맥도날드 햄버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가급적 먹지 않으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먹게 될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정말이지 집어던지고 싶은 맛이라고 표현하게 된다. 이런걸 햄버거라고 만들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진짜 짜증나. 나는 그 작은 햄버거를 차마 다 먹지도 못한다. 너무 맛없어서. 다음부턴 맥도날드에서 먹게 된다면 그저 감자튀김만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헐, 어린이대공원에서 파는 또래오래 치킨의 햄버거도 만만치 않았다. 끔찍한 맛이었다. 배가 고파 씹어 삼키면서, 집어던질 만한 햄버거가 여기 또 있군, 했다. 또래오래 치킨은 치킨중의 으뜸인데, 어린이대공원에서 파는 햄버거는 대체 왜 그모양이란 말인가. 그건 정말 심하다.

 

 

- 어제 뒷동산을 산책하고 돌아오는 길, 남동생은 내게 회사를 관두고 아예 다른 직업을 갖게 된다면 누난 무얼 하고 싶냐고 물었다. 나는 집 앞의 편의점을 가리키며, 저 정도 사이즈의 동네 서점을 운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딱 저 사이즈로 동네에서 하는거지, 그런데 문제집은 팔지 않는거야, 라고. 그리고 되물었다. 그런데 문제집을 팔지 않으면 나 굶어 죽겠지? 그러자 남동생은 이렇게 말했다.

 

문제집만 팔지 않으면 되는거아냐, 로또를 팔어, 그럼.

 

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그...그래. 로또를 팔면 되겠다. 담배도 팔까? 그러자 남동생은 그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문제집은 팔기 싫은거잖아, 하면서.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웃고있지만 슬픈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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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2013-05-19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전 다락방님 서점 단골 고객이 될겁니다. 하루에 한권씩 책을 살게요. 로또는 말구요.

다락방 2013-05-20 10:00   좋아요 0 | URL
아 그렇다면 저는 먹고살기 어렵지 않을 수도 있겠군요. 고정고객이 있으니 말입니다. 역시..서점을 한 번 차려볼까요..

dreamout 2013-05-19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익을 낼 좋은 방법인데요. ^^
로또 파는 서점이라~~ ㅎㅎ

다락방 2013-05-20 10:04   좋아요 0 | URL
로또를 팔면 수익을 낼 수는 있겠지만 금요일엔 너무 복잡해질 것 같아요. 전 제 서점이 복잡하진 않았으면 좋겠는데. 어우..그리고 막 저한테 자동 한 줄이요~ 이러면서 막 달라고 할 거 아녜요. 저 책 팔아야 되는데 -_-

마노아 2013-05-19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뜩해. 마지막에 대박 빵 터졌어요. 다락방님 남동생 완전 사랑해요. 진짜 최고예요. 등장할 때마다 큰웃음 줘요. 아, 진심 고마워요.ㅜ.ㅜ

다락방 2013-05-20 10:04   좋아요 0 | URL
저한테는 세상에서 가장 웃긴 사람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양물감 2013-05-20 0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대학다닐때 4년동안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그 서점이 문제집을 팔지 않는 서점이었거든요. 큰 고등학교를 두개나 끼고 있는 곳이었는데 말이지요. 문제집을 사러 온 손님들에게 항상 건너편에 있는 서점을 추천해드리곤 했어요. 그렇게 하더라도 수익은 충분히 나던 시절이었지요. 그때는요. 그러니까 시집코너가 큼지막하게 한쪽 벽면을 차지해도 수익이 충분히 나던 그런 시절이요^^

다락방 2013-05-20 10:05   좋아요 0 | URL
저는 왜 대학 다닐 때 서점에서 아르바이트 할 생각을 못했을까요? 어휴.. 지금이라도 하고 싶네요. 아니 그런데, 문제집을 팔지 않는 서점이 존재했었나요? 오..저는 상상도 할 수 없어요. 근사하네요! 문제집을 팔지 않는 서점을 한 번 차려볼까....흐음..

아무개 2013-05-20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술은 팔면 안되겠죠? 술파는 서점 ㅋㅋㅋ

2.작년 여름에 알라딘에서 팔던 셔츠 기억나시죠? 젤 큰놈으로 샀는데 저도 아주 그냥 딱!!!! 맞습니다. ㅡ..ㅡ

3.맥도날드 햄버거는 한 3일 정도 굶고 먹어야지만 먹을만 하지 않을까 싶어요. 정말 너무 맛없어요.!

4.찌뿌둥한 월욜이네요. 이번 한주도 또 잘 버텨보자구요^^

다락방 2013-05-20 10:07   좋아요 0 | URL
개인적으로 술을 팔고싶긴 한데, 다들 술 취해가지고 술을 막 책에다 엎지르면..어떡하죠;; 흐음.. 사람들이 책을 사지는 않고 들춰보며 술을 마시면 안되니까 술 파는 곳은 경계선을 정해놓고, 여기는 계산하지 않은 책을 가지고 들어갈 수 없습니다, 라고 써붙여야 할까요. 아, 근데 어쩐지..점점 좋은 서점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아, 그 티셔츠요. 저도 제일 큰 놈으로 요즘 매일 입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조카가 제 품에 안겨서는 한 명씩 짚어가며 할아버지 아쩌시 할머니, 하고 놀아요, 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맥도날드 햄버거를 맛없다고 생각하시는 1人 이시군요. 진짜 반갑습니다!!

Mephistopheles 2013-05-20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물며 엄마는...??,,,,
(대낮 길거리 캔맥주 드링킹은 다락방님 포스면 분명 가능하고 남았을 껍니다.)

다락방 2013-05-20 10:08   좋아요 0 | URL
엄마는, 어휴, 감히 제가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도 안하고 있어요. 전 진짜 못할 것 같아요.

여름인데 비싼 커피 사마시느니 캔맥주로 시원하게 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래서 제가 돼지가 되는가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Mephistopheles 2013-05-20 13:22   좋아요 0 | URL
돼지라뇨....우린 곰입니다..곰이요..곰..곰..곰!!!!

다락방 2013-05-20 16:21   좋아요 0 | URL
그럼 저는 꽃곰할래요. 꽃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관찰자 2013-05-20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지어 그런 로또는
아무나 팔 수 없다는 슬픈 현실. ㅜㅜ

(전 그 로또 파는 것을 진짜로 알아보기까지 했다니까요;;)

다락방 2013-05-20 16:21   좋아요 0 | URL
아 또 그래요?

전 서점 얘기 엄마한테 아까 했다가 헛꿈꾸지 말라며 지청구나 들었네요. 하하하핫;;
 
















'강상중'의 『살아야 하는 이유』를 읽으면서 내가 가장 많이 생각한 건 '나쓰메 소세키'였다. 더 정확하게는 '아, 나는 나쓰메 소세키를 제대로 읽지 못했구나' 하는 것. 나는 소세키의 책을 두 권 읽었는데, 그 나름대로 좋았지만 강상중이 이 책에서 언급했던것처럼 그게 대단하다거나 선견지명이 있다거나 하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아직 읽지 않은 소세키의 작품을 찾아 읽어봐야겠는데, 아마 그 전보다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졌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건 강상중의 덕이다. 특히 소세키의 작품들 중 『히간 지날때 까지』, 『행인』을.














얼마전에 『피로사회』를 읽다가 뭔말인지 모르겠어서 읽기를 그만뒀다. 이 책도 내게 술술 읽히지는 않았는데, 나라는 인간은 아무래도 이런 책 보다는 소설을 읽으면서 더 많은걸 느끼고 생각하고 가져올 수 있는 사람인 것 같다. 이론으로 설명하는 것 보다는 나는 그 사람이 되서 간접경험을 상상하는 쪽이 더 잘 맞는달까. 모두가 좋다고 말한다해서 나한테까지 좋은건 아니라는건 만고불변의 진리로구나. 어쨌든 인상깊었던 구절을 옮겨오자면 다음과 같다.



프랑클은 설령 그것이 환자가 그냥 믿고 있는 것이라고 해도 그들의 생각을 그대로 말하게 했습니다. 즉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처럼 미리 해석의 기준을 준비하고 그것을 통해 환자가 호소하는 이야기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 자신 안에 있는 것을 통째로 표출시키고 그 의식의 변화를 그대로 기술해 나갔던 것입니다. 그때 그들이 말하는 것이 옳은지 옳지 않은지는 상관없었습니다. 그런 방법을 취한 것은, 고민하는 사람은 '자기 마음의 변화' 에서 큰 의미를 찾고 있고 거기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p.57)



최근에 누군가 대화를 하다가 '옳은' 생각과 '나의' 생각에 대해 생각했었는데, 위의 문장은 그 때를 떠올리게 했다. 세상에 '옳은'게 있다면 그건 누가 정한걸까. 옳은게 있는게 아니라 '내가 옳다고 믿는' 게 있는게 아닐까. 



과거의 축적만이 그 사람의 인생이고, 이에 비해 미래라는 것은 아직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은 제로 상태입니다. 미래는 어디까지나 아직 없는 것이고 무無일 수밖에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과거는 신도 바꿀 수 없을 만큼 확실한 것이라는 점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내 인생' 이란 '내 과거' 이니, '나는 과거로소이다'라고 해도 좋습니다.

그러므로 과거를 중요시하는 것은 인생을 중요시하는 것일 수밖에 없고, 역으로 '가능성'이라든가 '꿈'이라는 말만 연발하며 미래만 보려고 하는 것은 인생에 무책임한, 또는 그저 불안을 뒤로 미루기만 할 뿐인 태도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pp.168-169)


위 문장을 읽으면서는 막 고마워졌다. 나 역시 미래보다 과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미래란 올지 안올지 확실히 알 수 없는 것이고, 불확실하다. 그러나 과거는 엄연히 존재하고 그것을 잊고싶다고 한들, 설령 잊었다한들, 지금의 나는 그 과거로부터 형성된 인간이니까. 과거란 언제나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엘리자베스 게이지' 소설속의 말도 떠오르고, '데이빈 크로넨버그' 감독의 『폭력의 역사』도 생각난다. 미래를 바꿀 수 있는것도 결과적으로는 나의 과거이다. 그리고 미래에 이르러 과거가 될 지금 현재이고. 




조카가 어서 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얼른 자라서 같이 책을 읽고 싶다. 내가 권하는 책을 읽기도 하고, 조카가 내게 책을 권해주기도 했으면 좋겠다. 나는 조카가 자라면 나쓰메 소세키를 같이 읽자고 해야겠다. 물론 그 전에 권해줄 책이 엄청나게 많지만. 조카가 코맥 매카시를,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를, 줌파 라히리를, 다니엘 글라타우어를 좋아하게될까? 만약 그렇게된다면, 그건 과연 언제쯤일까?




7월 중순이면 36개월이 되는 조카가 충치 치료를 앞두고 있다. 앞니가 썩었다는데, 신경치료까지 하게 될지 어떨지는 치료를 해 봐야 안다고 했나보다. 고작 36개월을 살고 있는 아이가 치과에 가서 치료를 받을걸 생각하니 내가 다 끔찍하다. 신경치료를 하게 되면 수면마취를 하는 경우가 있고 아니면 엄마가 아이를 붙들게 하는 경우가 있다는데 그 중에 하나를 여동생에게 선택하라고 했는가보다. 여동생은 수면마취를 선택하려다가 인터넷 여기저기를 검색해보더니 절대 그럴수는 없다고 생각이 바뀌어서, 어쩌면 엉엉 울지도 모르고 또 어쩌면 앞으로 치과를 무서워할지도 모르지만 수면 마취를 하지 않기로 결심했단다. 나는 치과에 가기전에 조카에게 니가 얘기를 많이 해주라고 했지만 막상 내가 뭘 해야할지는 모르겠더라. 마침 이번 주말에 우리 집에 온다고 하니 잘됐다, 나는 조카가 치과에 가서 치료를 받기 전, 두려움을 조금이라도 없앴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책을 준비했다.


















충치와 치과로 검색하니 많은 책들이 나왔지만, 나는 '치과에 가는 두려움'을 좀 없애줄 수 있는 책을 고르고 싶었다. 이 책들은 내일 배송되니 내가 먼저 한번씩 읽어보고 조카가 오면 하나씩 읽어주거나 보여줘야겠다. 아, 고 작은것이 치과 치료라니. ㅠㅠ  그나저나 이 책들은 과연 적절한 책들인걸까.



조카야, 무서워하지마. 흑흑.





꺅 >.<

정미경의 『프랑스식 세탁소』가 도착했다!!

그리고 나는 회식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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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핑키 2013-05-15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상중의 책을 요즘 저도 한 번 읽어봐야겠다. 생각하고 있는 참입니다. 읽게 된다면 <살아야하는 이유>를 읽어야지 하고 있었는데 빨책에선가? 이동진씨가 <고민하는 힘>이 대표작이라고 하셔서는 ㅋㅋ 그럼 고민하는 힘 부터 읽어야하나? 갸웃 거리고 있었는데 읽어야할 책이 너무 많이 밀려있어서 ㅋㅋㅋㅋ 올해 안에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ㅠ

회사다닐 때 '회식'은 늘 저에겐 끔찍한 무엇이었는데 ㅎㅎ 다락방님의 회식은 신나 보여서 다행이예요 ㅎㅎ
즐회식하시기를요!! 락방님 ♡ㅅ♡ㅋ

다락방 2013-05-16 09:36   좋아요 0 | URL
저도 읽으려고 사둔 책이 너무 많아서 당분간 새 책은 사지말자 라고 결심하고 있는데, 이런 결심 따위, 언제나 너무나 쉽게 무너져서 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회식 별로 안좋아하는데, 어제 회식은 상사들이 다들 참석을 못(안)하겠다고 해서 신났었어요. 그럼 그냥 회사돈으로 고기먹고 술마실수 있는거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웽스북스 2013-05-15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사 권력있는 여자의 회식은 신나는 거구나! 수면 마취는 진짜 비추요 ㅠㅠ 회사 디자이너 동생이 어린이집 선생님인데 애기 한명이 치과 마취때문에 죽었다고 하더라고요. 만약이라 해도 견딜 건 견디게 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우리도 다 그렇게 자랐는데요 뭐 ㅎㅎ 타미가 벌써 충치도 생기고 치과도 가고. 아. 어린이다!!

다락방 2013-05-16 09:37   좋아요 0 | URL
아, 어제 회식엔 상사가 없어서 신난거였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역시 상사란 회식에 끼지 않는게 진리!! 나는 그런 상사가 되기 전에 퇴사해야겠다요. ㅎㅎㅎㅎㅎ

네 수면마취로 아이가 죽었다는 기사를 작년인가 재작년에 본 것 같은데, 그게 처음도 아니고 간혹 일어나는 일인가 보더라고요. 확률적으로 희박하다 해도 무서워서 차마 못하겠어요. 그냥 견딜 수밖에요. 아프다고 앞으로 치과를 무서워할까봐 걱정돼요. ㅠㅠㅠ
그나저나 나의 예쁜 조카는 초콜렛을 사랑하는데 이제 어쩌면 좋아요. 엉엉.

2013-05-16 0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16 09: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13-05-16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구, 타미가 충치, 요즘은 치과에서 아이들을 위해 여러 가지 신경을 많이 쓰니까 최대한 덜 아프게 잘해주지 않을까요? 그래도 신경치료란 ㅠ 정말 신경 많이 쓰이는데. 타미, 힘 내라!

다락방 2013-05-16 09:40   좋아요 0 | URL
제가 막 걱정이 되는거 있죠. ㅠㅠ 그 작은 아기가 얼마나 무서울까요. ㅠㅠ 이젠 아기가 아니라 아이지.. ㅠㅠㅠ 옆에서 손을 잡아주고 싶은것도 분명 제 진심이지만, 그 자리에 있고 싶지 않은 마음도 제 진심이에요. 치료받고 울고 하는 걸 전 못볼것 같아요. ㅠㅠㅠ 생각만해도 막 안타까워서.. ㅠㅠㅠㅠㅠ 잘 견뎌냈으면 좋겠어요.

치니 2013-05-16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참, 졸리 얼굴 보니까 어제 졸리가 뉴욕타임즈에 쓴 기고문 생각나네요. 유방 절제술 하고 나서의 이야기인데...읽고 나니 정말 강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촘 멋짐!

다락방 2013-05-16 09:43   좋아요 0 | URL
저도 엊그젠가 읽었는데, 전 '멋지다' 라기 보다는 '대단하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유방을 잘라낸다는 결정을 했다니 말예요. 나라면 그럴 수 있었을까? 라고 하면 대답을 하지 못하겠더라고요.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진짜 졸리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자로서 유방 절제술을 받으려고 한다는 게 진짜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말예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단하다가 멋진건가? 암튼 뭐랄까,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에요. 네네, 강하다, 가 맞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