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였다.

군인들이 순식간에 개를 에워쌌다.

눈 깜짝할 사이에 입마개로 입이 가려지고, 포승줄에 네 다리가 꽁꽁 묶인 워리는 공포에 질려 온 힘을 다해 버둥거리고 있었다.(p.9)

















알라딘 서재활동을 시작하고나서부터 나는 내가 알지 못했던 책들에 관해 알게 되었고, 관심 없었던 책들도 읽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의 서재를 방문하면서 몰랐던 책의 존재를 알게되었고, 그리고 지금처럼 누군가로부터 관심없던 책을 선물받게 되면서 읽게 되는 경우도 더러 생겼다.


나는 이석원의 『보통의 존재』를 읽었고, 그 책이 별로였기에 이 책, 『실내인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으응, 이런게 나왔구나, 패쓰. 그런데 지난주에, 생일선물이라며, 고운 카드와 함께, 한 청년이 내게 이 책을 보내왔다. 이 책 기다리던 사람들이 많은것 같은데, 그래서 혹시 좋아하지 않을까 하며 선물한다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내가 그전에 읽었던 이석원의 에세이, 보통의 존재보다는 더 잘 읽혔고 더 나았다. 이 사람, 제법 이야기를 잘 끌고 나가고 그렇기 때문에 책장이 빠르게 잘 넘어간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딘지 모르는 찜찜한 같은게 남았는데, 그건 이 책을 읽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악의』가 생각났기 때문이고, '박민규'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가 생각났기 때문이고, 그러니까 음, 어떻게 설명을 해야하나, 잘 넘어가는 책인지만 이것저것 믹스된 것 같은 느낌 또한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나는 저 위의 첫문장이 영 마음에 들질 않았다. 밑도끝도없이 '그때였다' 라니, 그 첫문장을 읽는 내 모습을 누군가 봤다면, 얼굴이 찌그러졌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간 첫문장에 대해 어떤 기대라든가 하는 걸 품어왔던 독자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 첫문장은 지나치게 겉멋이 들었으며 허세로 느껴졌다. 책을 끝까지 다 읽고나서는 그 마음이 좀 줄어들긴 했지만-같은 시작이 다시 한번 나온다-, 그래도 '그때였다' 로 시작하다니, 이건 좀 찜찜해. 전체적으로 '비소설가'가 써낸 장편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나쁘지 않았지만, 찜찜함은 어쩔 수 없다. 엊그제 만난 친구가 내게 '까다로운 독자' 라고 했는데, 어쩌면 나는 정말 까다로운 독자인지도 모르겠다. 그건그렇고, 어떤 문장들은 일부러 강조해서 사람들에게 파고들어가려는 듯한 의도가 보이긴 하는데, 그런 문장들 속에서 유일하게 이 대화는 마음에 들었다. 마침 한창 자신에 대해 자신감을 잃고 있는 친구 생각이 나면서, 이 문장을 사진 찍어 보내줘야겠다고도 생각했다. 고마운 문장.




"용우야."

"네."

"인생을 비관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어떻게 되는데요?"

"더욱 엿 같은 일이 너를 기다려."

"‥‥‥"

"그러니까 절대로 비관하지 마. 알았어?"

"네‥‥‥." (p.278)




그건그렇고, 생일이 매달 하루씩 있었으면 좋겠다. 생일을 기억하고 선물을 보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진짜 완전 울트라캡숑 멋진일이니까. 멋지고 고마운 친구들. 히힛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 이 현악 4중주단은 25년간 함께 공연을 해왔다. 그런데 첼로 담당인 가장 나이 많은 남자가 '파킨슨병 초기'라는 진단을 받는다. 이 쿼텟은 해체될 위험에 놓였고, 첼리스트는 이제 할 공연이 고별 공연이 될거라고 말하고, 멤버들은 모두 고민에 휩싸인다. 이 일에 맞닥뜨려 각자의 이야기들이 보여지는데, 그 이야기들이 저마다 흥미롭고 재미있다. 무엇보다 이들이 함께 모여 연주를 하기 전 샴페인잔을 들고 건배를 하는 모습이 좋았다. 25년간 만남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 음악을 같이 연주할 수 있다는 것, 그 관계가 서로에게 좋게 느껴진다는 것, 그들이 오랜 시간 후에도 함께 모여 건배를 할 수 있다니. 갑자기 '친구'에 대해 욕심이 생기는거다. 나도 지금보다 더 나이들었을 때, 마흔이 되고 쉰이 되고 예순이 되고 일흔이 되었을 때, 누군가와 관계를 유지하며 한결같은 다정한 마음으로 웃고 건배할 수 있을까, 그렇게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고, 그렇게 된다면 인생이 얼마나 아름답게 느껴질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됐던 것이다. 


무엇보다 마지막, 첼리스트가 공연중 연주를 멈추고 일어나서 이것이 내 고별공연이고, 이 뒤부터는 다른 연주자가 대신해줄거라며 무대를 떠날 때, 그러자 관객들 모두가 그에게 기립박수를 보내줄 때, 나는 벅차올라서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 장면의 감동보다 그 장면까지 이른 인생에 대해 떠올랐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배우고 싶고, 거기에 재능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과 함께 살고, 마음 맞는 동료들을 만나고, 그들과 관계를 유지하고, 그렇게 나이들다가 몸이 이제는 더이상 내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는 걸 알게되고, 이제는 여기에서 이만 물러나야 할 때라는 걸 알아채고 하는 등의 삶의 흘러감, 그것이 확 와닿았다. 지금은 첼리스트가 고별의 무대를 가질 시간이지만, 얼마 안가서는 또 다른 누군가가 그 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고, 이 쿼텟이 가진 색깔은 그렇게 점점 조금씩 변하다가 아예 달라지게 되겠지. 혹은 '존재했던' 쿼텟으로 이름만 남게 될지도 모르고. 이 모든 것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아주 가까이 느껴졌다. 나도 한 살씩 나이를 먹어가고 있으니까. 



마지막의 연주가 무척 좋아서 가방 속에서 손을 꼼지락 거리며 어플을 돌렸다. 그런데 이 시디가 검색됐다. 오, 이미 나와있구나, OST !!














아...나 어쩐지 점점 클래식에 대해 조예가 깊어질 것 같아. 어떡하지. ㅎㅎㅎㅎㅎ 여튼 이 시디도 사야겠다. 므흐흐흐흐흐흐흐흣. 







어휴, 브루스 윌리스 때문에 이 영화 보러 갔었는데, 어휴, 진짜 한숨 나오는 엉망진창 영화. 액션 보러 갔더니 코믹이었다. 게다가 브루스 윌리스의 연인으로 나오는 여자는 아..진짜..캐릭터 병맛. 민폐 대박 캐릭터. 난 진짜 이런 사람 딱 싫어. 그래서 별로 할 말 없는 영화.



그런데 엉망진창인건 이 영화 뿐만이 아니었다. 내 손톱, 내 손톱도 엉망진창. ㅠㅠ



접힌 부분 펼치기 ▼

 


 

펼친 부분 접기 ▲



그러니까 지난주에 만났던 M 님으로부터 봉숭아물을 건네받았다. 조카에게 해주라는 거였는데, 엊그제 나는 술을 미친듯이 마시고 집에 돌아와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보겠다며 소파에 죽치고 앉아서, 조카 손톱이 아닌 내 손톱에 봉숭아물을 가득가득 올린 것이다. 그리고 채널을 돌려가며 이게 KBS 아니었나, 왜 안하지, 이시간 아니었나, 맞는 것 같은데, SBS 던가, MBC 야?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새벽 한시반쯤 벼락같은 깨달음이 왔다. 아...오늘은 금요일이 아니지!! 이런 씨양- 내가 뭐하고 있는거지? 광복절이라 출근 안하는건데, 다음날 출근 안하니 오늘은 금요일, 이라고 자동인식 되어서 소파에서 헛짓을....그러다가 티븨를 끄고 화장실에 가서 손톱위에 올려진 봉숭아물을 씻어냈더니 오마이갓, 저렇게 뭔가 피칠갑 된 것 같은 손톱이 .....................멘탈이 붕괴되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음날 저 손톱을 본 엄마는 너 그래가지고 어떻게 회사 가려고 그러냐며 대체 무슨 짓을 한거냐고 나보다 더 한심해하셨다. 봉숭아물은 아세톤으로...안지워지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암튼 주말을 지내면 좀 나아지겠지, 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이 시간들을 견뎌내고 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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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13-08-16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생고기까지 먹은게야....


.....라고 메아무개님은 생각할텐데. 이를 어쩌나.

그래도 입가에 묻은거 보다는 낫잖아요? ㅋㅋㅋ 즐거운 불금 ! ^^

레와 2013-08-16 11:40   좋아요 0 | URL
상상하고 있어요! 입가에 묻은 봉숭아 물................................................................. >_< ㅋㅋㅋㅋㅋㅋㅋㅋㄴ

다락방 2013-08-16 14:46   좋아요 0 | URL
으악 야클님 금요일입니다. 너무 씐나요! ㅎㅎㅎㅎㅎ
그리고 설마 제가 피가뚝뚝 떨어지는 생고기를 먹겠습니까? 네? 제가 정말 그럴거라 생각하시는 건...아니죠? 네? 메아무개님도 그렇게까지는 생각하지 않으실거에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아무개 2013-08-18 09:54   좋아요 0 | URL
메아무개는 저와 메피님의 합성어 입니까요?ㅋㅋ

다락방 2013-08-19 13:26   좋아요 0 | URL
맞네. 메피스토님과 아무개님의 합성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dreamout 2013-08-16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생일 축하해요. ^^

다락방 2013-08-16 14:46   좋아요 0 | URL
헤헷 고맙습니다, 드림아웃님.
계신곳도 많이 더운가요? 여긴 진짜 장난 아니에요. 어휴..

dreamout 2013-08-16 15:37   좋아요 0 | URL
지금은 서울! ㅎㅎㅎ. 덥네요. 제일 가까운 커피숍에 걍 들어와 쉬고 있어요. 다음주면 이 강렬한 태양도 서서히 물러가겠죠...

다락방 2013-08-19 13:27   좋아요 0 | URL
앗, 지금은 월요일이니 서울이 아니겠군요. 오늘 서울 진짜 짱 더워요. 점심 먹으러 나갔다 오는데 기절할 뻔 했어요. ㅠㅠ

moonnight 2013-08-16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는 클래식까지 섭렵하시려는 다락방님 ^^ 영화 좋다는 얘기 많이 들었는데 못 봤네요. 저도 챙겨봐야겠어요.
저는 최근에 위대한 개츠비를 이제야 보고 푹 빠졌어요. 흑흑. 개츠비. ㅠ_ㅠ;;
그나저나 봉숭아 꽃물 들인 거 정말 오랜만에 봐요. +_+ 저 물 진짜 안 빠지던데 -_-;;;;;;;;;;;;;;;;;;;;;;;

저도 늦었지만; 생일 축하해요!!!! ^^

다락방 2013-08-16 14:47   좋아요 0 | URL
섭렵까지는 아직 아니고요 문나잇님. 하나씩 들어볼까 생각중인데, 이러다가 말지도 몰라요. 가사 있는게 아니면 제가 잘 못 듣더라고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 물 진짜 안빠지는데 전 이제 어쩌나요. 저런 손으로 대체 언제까지 다녀야 할까요. 아 슬퍼요. ㅠㅠ

생일 축하 고마워요, 문나잇님.
:)

다크아이즈 2013-08-17 0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씀 그대로 비소설가의 소설이기 때문에 문학적 소설, 플롯의 소설, 서사의 소설로 읽기엔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읽지 않았지만, 보통의 존재에서 보여준 이석원의 감상적 문투로 넘겨짚어 보건대...)
제가 보기엔 첫 문장 '그때였다.'보다 뒤따르는 문장들에 (디테일한 소설적 문체로 볼 때) 더 오류가 있어 보입니다.^^*

다락방 2013-08-19 13:24   좋아요 0 | URL
잘 쓰겠다는 의욕이 앞서 지나치게 멋을 부린 첫문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의도와 마음이야 이해가 가고도 남음이 있지만, 그걸 이해하는 건 이해하는거고 저는 독자니까요. 저한테 가장 중요한 건 독자의 입장이니까요. 아무리아무리 생각해도 저 첫문장이 영 거슬려요. -_-

비소설가에게 잘 쓴 소설을 기대하는게 무리인가, 싶다가도 그렇지만 소설을 썼는데, 그 소설이 제대로 아주 잘 된 소설이기를 바라는 것은 독장의 당연한 권리가 아닌가 싶어져서, 역시 저는 작가보다는 독자 편이 되는 것 같아요. 하핫;;

단발머리 2013-08-17 0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까다로운 독자 맞아요. 믹스 된 것도 막 찾아내고, 좋은 문장도 잘 찾아내고 ㅋㅎㅎ
원래 저는 <마지막 4중주>같이 감동적인 영화보다는 브루스 윌리스 나오는 대충 막 부시는 영화 좋아하는데, 다락방님 땜에 감동적인 걸로 선회해야 할지...

그나저나, 손톱은 어쩌신대요. 하루에 열번씩 비누로 박박 씻어도 금방 안 빠진다는대요. 저 봉숭아 물... 든 손톱....

다락방 2013-08-19 13:22   좋아요 0 | URL
아, 제가 까다로운 독자인가봐요. 요즘엔 진짜 그런 생각을 해요. 특히 재미없는 책을 읽을 때는 '도무지 이쁘게 봐줄래야 봐줄수가 없잖앗!' 하면서 화가 나가지고.. ㅎㅎ

저도 브루스 윌리스 나오는 영화는 다 좋아하는데요, 저 [더 레드]는 진짜 영화가 좀 병맛이었어요. 병맛 캐릭터들이 모여있어서 그런것 같아요. 아휴...브루스 윌리스는 진짜 제 패이버릿인데. ㅠㅠ

손톱 주변의 봉숭아물은 거의 빠졌어요. 그래도 예쁘지 않다는 게 함정이지만 .. Orz

세실 2013-08-17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진정 다락방님 손이랑 손톱 맞나요? ㅋㅋ 은근 허당인 다락방님. 그래서 더 사랑스럽다니까요~~~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려요~~~~~

다락방 2013-08-19 13:20   좋아요 0 | URL
저는 은근 허당이 아니라 대놓고 허당인것 같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하는일이 왜 이모양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생일 축하 고맙습니다, 세실님. 으흐흐흣.
점심으로 된장찌개를 먹었는데 어휴, 배불러요!

따라쟁이 2013-08-18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이 지나고 손은 좀 나아졌나요?

다락방 2013-08-19 13:20   좋아요 0 | URL
처음처럼 피칠갑은 아니에요. 많이 진정됐어요. 그렇지만 여전히 예쁘진 않아.......................ㅠㅠ

비로그인 2013-08-18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훕 ~~ 귀엽다


근데 한켠으론 손이 무서워보여요..다락방님.. ㅠㅠ
정말 레드네.. ㅠㅠ

다락방 2013-08-18 23:32   좋아요 0 | URL
저도 무서워요 새벽숲길님. ㅠㅠ 피칠갑된 손 같아서..회사 동료는 이런 제 손을 보고 고추장에다 손 넣었다 뺀거냐고 하더라고요. 하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자작나무 2013-08-19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고추장이 생각났어요. 고추장...

다락방 2013-08-19 13:1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색깔이 고추장.. ㅠㅠ

2013-08-19 1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19 1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는 아버지가 맡긴 돈을 잘 운용해나갔다. 그래서 얼마 뒤에는 아버지의 약속대로 내가 관리할 품목도 늘어났다. 이제부터 나는 필요한 물건의 일부가 아니라 전부를 그 돈으로 충당해야 했다. 그 때문에 내가 받는 돈의 액수도 증가했다. 더구나 아버지는 이제부터 돈을 매달 주는 것이 아니라 분기마다 건넸다. 좀 더 긴 기간에 나를 적응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 기간을 반년이나 1년으로 늘리지는 않았다. 기간이 너무 길면 내가 무질서 상태에 빠질까 저어했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내게 준 돈은 종조부 유산의 이자였다. 그것도 이자의 일부였다. 내가 그 돈을 한 푼도 남기지 않고 다 썼음에도 내 전 재산은 나머지 이자와 원금이 합쳐지면서 꾸준히 불어났다. 그런데도 내가 부모님의 집에 얹혀살고 식사를 얻어먹는 것은 문제였다. 결국 나는 집값과 밥값 명목으로 분기마다 일정한 액수를 부모님에게 지불하기로 했다. 그 밖에 필요한 것들, 즉 옷과 책, 기구 같은 것은 모두 내 분별력에 따라 재량껏 구입하는 것이 허용되었다. (pp.25-26)


















이 책속의 주인공 하인리히는 부유한 상인의 아들이다. 좋은 집에서 교양있는 부모와 부족함없이 살고있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가진게 있는 상태로 태어난 것인데 심지어 종조부로부터 어마어마한 유산도 상속 받았다. 어느정도 사리판단이 가능한 나이가 되자 아버지는 그 유산의 이자를 정기적으로 그에게 건네고, 그는 그 돈으로 자신이 필요한 것들을 구입한다. 그래도 돈이 남는단다. '유산의 이자의 일부'만 받아 썼는데도. 남은돈을 다시 예금해서 자꾸 재산을 불려가는 게 그의 경제활동이고, 그는 '노동'으로 돈을 벌지는 않는다.


아, 이쯤에서 미리 밝히자면 이 책은 '돈 많은 녀석의 유랑기' 를 보여주기 위한 책은 아니다. 물론 돈 많은 녀석이 유랑하긴 한다. 녀석은 해마다 오랜기간 여행을 하며 타지에 머무른다. 그래도 전혀 걱정이 없다. 돈이 많으니까. 녀석이 하는 일이라곤 식물과 동물을 관찰하고 그림 그리며 지식을 쌓아나가는 거다. 여행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면 연극을 관람한다. 책을 읽는다. 그래도 밥 먹고 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다시 말하지만 이 책은 부자의 시간보내기를 보여주려는 의도로 쓰여진 건 아니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삐딱하다는 것쯤은 안다. 그런데 도무지 정이 가지 않는것이다. 


녀석이 또 들과 산과 뭐 기타 블라블라 관찰하기 위한 여행을 하다가 뇌우가 올 것 같은 생각에 우연히 맞닥뜨리게 된 집에 몸을 피하고자 들어가는데, 허, 여기도 만만찮게 부자다. 그 집의 주인 어른은 그에게 수년간 관찰한 결과 비가 쏟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그에게 자신의 집과 정원과 땅을 보여준다. 넓고 넓은 땅을 여기서부터 저어어어어어어어어기 까지 가리키며 저게 다 내 땅이네, 한다. 이 방 저 방 보여주며 여기는 서재고 여기는 손님방이고 서재에서 꺼낸 책은 여기서 읽고 여기는 식당이고...한다. 심지어 집 안에 목공예소까지 있다. 그가 하는 일도 뭐 하인리히와 별반 다르지 않다. 수양아들에게 공부를 가르치고 좋은 대리석을 가져다가 뭘 만들고 장미꽃 잘 피게 하고....




날이 퍽 길어졌다. 항상 같은 시간에 차리는 저녁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도 하늘에 석양빛이 아직 남아 있었다. 하여 우리는 식사 후에도 정원으로 나갔다. 우리 일행은 큰 벚나무가 있는 곳까지 올라가 벤치에 앉았다. 주인어른과 부인이 가운데에 앉았다. 정원이 정면으로 내려다보이는 자리였다. 주인어른 왼쪽에는 내가, 부인 오른쪽에는 나탈리에와 구스타프가 앉았다. 사위가 점점 어두워졌다. (p.263)



하인리히가 그 집에 머무르는 동안 하는 일이라곤 점심 먹고 산책하고 저녁 먹고 산책하는 일이다. 때로는 점심먹고 쉬고 저녁 먹고 쉬거나 점심먹고 이야기하고 저녁 먹고 이야기하는 거다. 그동안 그들의 끼니는 여러명의 하인이 다 해결해준다. 식사 시간이 되면 어슬렁어슬렁 식당으로 가서 하인들이 차려놓은 밥을 먹기만 하면 된다. 다 먹으면 자리에서 일어나기만 하면 된다. 어차피 치우는 사람 따로 있으니까. 그리고는 쉬거나 이야기를 나누거나 산책하거나 하면 되는 것이다. 



노파심에 말하는데, 이건 한심한 소설도 아니고 부자 욕하는 소설도 아니다. 시종일관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묘사가 가득하다. 숭고하다고 말해도 좋을 지경이다. 그런데 나는 2권을 사지 않고 1권을 읽고 있는 지금, 이 책을 그만 읽을까를 고심하게 되는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가득가득한 자연에 대한 묘사도 내게 인상깊지 않을 뿐더러 돈을 벌기 위한 노동을 하지 않는데 불어나는 재산을 가진 녀석을 꼴도 보기가 싫다. 물론 그렇게 여유있는 사람들이 학문에 깊이 열을 올려 열심히 탐구하고 관찰하고 연구한 결과 우리가 미처 몰랐던 것을 알 수 있게 된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애초에 태어나기를 부자로 태어난 것인데, 그것이 그들의 '잘못'이 아니란 것도 알고 있다. 그런데 앞으로 2권에 등장하게 될 이 부자들의 사랑이야기가 그다지 궁금하지 않은 것이다. 




나는 부유하지 않은 집에서 태어났다. 그렇다고 똥꼬 찢어지게 가난하게 자란 것도 아니다. 갖고 싶은 걸 다 사주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지는 않았지만, 학교 준비물을 못가져 간 적은 없었다. 지금은 내가 필요한 걸 내가 살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명품백을 살 능력은 안되지만 책 오만원어치를 사서 에코백을 받을 능력은 된다. 좋은 레스토랑에 가서 고가의 와인을 마실 능력은 안되지만, 마트에 가서 2만원에 세 병주는 와인을 살 능력은 된다. 그리고 이만큼이 내 노동의 대가다. 만약 고가의 무엇이 필요하다면 나는 할부를 긁어야 한다. 내게 할아버지가 남겨준 유산 따위는 없다. 심지어 용돈을 주는 할아버지도 없다. 여기서부터 저 끝까지가 내 땅이네, 하는 사람을 나는 건너건너서도 알지 못한다. 내 주변엔 그런 사람이 없다. 그런데 이 책속의 녀석은 궁금한 식물을 스케치북에 그리면서 학문을 탐구하는 게 전부인데-그게 별거 아니라는 게 아니다-, 재산은 불어난다. 




나는 이 세상의 그 누구보다 공감능력이 뛰어나다고 그동안 자부해왔다. 그래서 소설을 쓰지는 못할 지언정 '잘 읽는다' 라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속의 주인공에게는 도무지 공감이 되질 않는다. 그래서 책장이 더디 넘어간다. 노동 없이 재산이 불어나는 녀석의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다. 그에게는 아주 장점이 많다. 상대가 사적인 것에 대해 감추고 싶어하는 듯 하면, 그걸 캐묻지 않고 넘길 만큼의 배려를 가지고 있고, 연극을 보면서 그 연극에 푹 빠질만큼 예술에 대한 조예도 깊다. 그러나 그 배려와 예술에 대한 조예가 그에게는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게 아닌가. 교양있는 부모 밑에서 여유로운 시간에 좋은 교육을 받았다면, 하루에 얼마만큼의 땀을 흘리고 그 노동의 대가를 받는 사람들보다 무언가를 습득하기에 더 유리한 위치에 놓인게 아닌가. 그가 장점을 가졌다면, 그 장점을 갖기 위한 우선순위에 그가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의도야 무엇이든, 어찌되었든, 나는 열등감이 폭발한거다. 





정밀하게 묘사된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배경으로 인간 내면의 조화로운 발전 과정을 섬세하게 그린 작품으로, 괴테의 <빌헬름 마이스터>와 더불어 19세기 독일 문학을 대표하는 성장소설로 평가받는다. 니체에 의해 최초로 그 문학적 진가를 인정받은 후부터 고전으로서 다시금 커다란 주목을 받았고, 1, 2차 세계대전 이후 더욱 많은 작가들이 그의 심오한 예술성을 격찬하였다. [책 소개 中]



열등감이 나를 이렇게 만든것 같다. '19세기 독일 문학을 대표하는 성장소설' 이라는데, '니체에 의해 최초로 그 문학적 진가를 인정받'았다는데, '심오한 예술성을 격찬' 받았다는데, 나는 이 녀석은 노동없이 재산을 불리는군, 하며 자꾸만 시니컬해지는거다. 독서란 독자의 몫임을 새삼 실감한다. 책을 쓰는 자의 몫이 아니라, 그 책을 읽는 자의 몫. 나는 아직 2권을 살지 말지 읽을지 어쩔지 결정을 하지 못하겠다. 후..





그건그렇고,




나는 요즘 핸드백 대신 이 에코백을 들고다닌다. 출퇴근 시에도 얄짤없이 에코백이다. 유후~ 저렴하고 가벼운 에코백. 게다가 이것저것 쑤셔 넣는대로 많이도 들어간다. 이 에코백을 메고 걸을 때마다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의 '미셸 윌리암스'가 분한 '마고'가 된 기분이다. 후훗. 이 여름엔 다 필요없고, 이 에코백만 들고다닐테다. 멋져..


나는 가끔 내가 너무 멋져서 나 스스로 나한테 반하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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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당신이 시를 쓰는 동안
    from 마지막 키스 2019-02-27 08:42 
    생일날 아침 유코는 은빛 강가에서 말했다."아버지, 저는 시인이 되고 싶습니다."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였지만 승려의 미간이 깊은 실망을 나타내며 찌푸려졌다. 태양이 물결무늬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개복치 한 마리가 자작나무들 사이를 지나 나무다리 아래에서 사라졌다."시는 직업이 아니야. 시간을 흘려보내는 거지. 한 편의 시는 한 편의 흘러가는 물이다. 이 강물처럼 말이야."유코는 고요하게 슬러 사라지는 강을 깊이 바라보았다. 그러다 아버지를 돌아보며 말했
 
 
Mephistopheles 2013-08-13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아 남아돌고 시간 남아 돌면서 자연을 만끽하고 여행을 다니고 여유를 부리는 사람보다 돈과 시간이 부족함에도 알차게 쪼개서 최소치로 모든 여가가 가능한 사람이 능력자라고 생각해요. 쉽게 말해 너무 멋져 반할만도 하군! 이랍죠

다락방 2013-08-13 13:15   좋아요 0 | URL
ㅎㅎ 이건 더 많이 가지지 못한 자의 투덜거림이죠. 더 많이 가지지 못했다고 해서 다 저같이 투덜거리기만 하는건 아닐텐데, 분명 대다수의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고 작품속에 몰입하고 할텐데, 제 못난이 열등감이 튀어나와 버렸어요. 쩝...많이 가지지 못해서 못난게 아니라 열등감을 가져서 못난것 같아요.

하아- 점심엔 피자와 샐러드를 먹고 살짝 아무도 모르게 낮술 한 잔 했더니 집에 가고 싶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거 아무도 몰라야 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개 2013-08-13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그날 저 가방안에 타미를 위한 머리띠가 있었겠네요.

2.2권은 사지 말고 언젠가 여유될때 대...출..을.....

3.다락방님 뭘 새삼스레 반하고 그러세요^^


다락방 2013-08-13 13:13   좋아요 0 | URL
1. 우와 아무개님 기억력 짱 ㅋㅋ 네네, 저 가방안에 타미 머리띠가 있었죠.
2. 끝까지 읽을까 어쩔까 진짜 결정을 못하겠는데요, 일단 2권을 읽을거라 결정을 한다해도 그 사이에 다른 책을 한 두권쯤 읽어야 할 것 같아요. 뭔가 색다른게 필요해요. 흐음.
3. 그렇지만 ㅠㅠ 대체적으로는 제 자신이 원망스러울 때가 더 많은걸요. Orz

2013-08-13 1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13 1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13 17: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야클 2013-08-13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가 한 번이라도 한국 드라마를 봤다면, 1권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하인리히가 사실은 부자상인의 친자가 아니었고, 잘나가던 집은 파산이 날 것이며 2권에서는 나중에서야 나타난 부자상인의 친딸과 사랑(근친?)에 빠질텐데요.
그나저나 가방 참 크네요. 책 다섯 권은 충분히 들어갈 듯. 고기 열 근 정도도 충분히. ㅋㅋ

Mephistopheles 2013-08-13 12:47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요즘은 이런 출생의 비밀도 진부하다고...주인공 남자를 갑자기 죽여버리거나 커밍아웃 시킬수도 있습니다. 물론 죽기 몇 분전 유체이탈은 기본이고요...

야클 2013-08-13 13:06   좋아요 0 | URL
타임슬립을 해서 2013년 한국의 '늦여름'으로 올 수도 있지요. 하인리히가 '하인희'라는 어여쁜 여자로 둔갑하여....

다락방 2013-08-13 13:11   좋아요 0 | URL
아니 이분들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인리히->하인희. 이거 좋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로운 스토리의 탄생을 예고하는 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야클님. 가방이 크다해도 제가 고기 열 근을 넣을리는 없잖습니까? 네?

Mephistopheles 2013-08-13 14:05   좋아요 0 | URL
왠지 모르게 게르만 여인네들은 무지 억센 분위기인데......


고깃집에서 낭낭하게 여기 삼겹살 5인분 Take out 해주세요. 쌈장에 버무려서요......라고 충분히 포장해서 가방에 넣어 다닐 것 같은 느낌..????? (어 왠지 전혀 실현 불가능은 아닐 것 같다는..)

다락방 2013-08-14 10:10   좋아요 0 | URL
삼겹살 5인분 테이크아웃 이라뇨, 메피스토님. 아놔 ㅋㅋㅋㅋㅋㅋㅋ삼겹살은 구워서 바로 그 자리에서 뜨겁게 먹어야 하는데 테이크아웃 이라뇨. 그럼 맛 없을거 아녜욧!!!!!!!!!!!!!!!!!!!!!!

moonnight 2013-08-13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자신에게 한 번 반해보고 싶어요. 그럴 수 있는 다락방님 부러워요. ~~~^^

다락방 2013-08-14 10:10   좋아요 0 | URL
반하는 시간보다는 사실 제 자신을 원망할 때가 더 많은걸요 문나잇님. 이렇게라도 가끔 반해주지 않으면 버텨낼 수 없어요. 흑.

마노아 2013-08-13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예쁘네요. 문학동네 세계문학 전집이 표지를 참 잘 뽑았어요.ㅎㅎㅎ
저 에코백이 저번에 제가 본 것 맞나요? 약간 풀빛으로 보여요. 사진이 실물보다 더 근사해요.ㅎㅎㅎ
저도 여름 내내 무크지 부록으로 받은 가방 들고 다니는데, 얘는 가격 대비 좀 비싸구요.
책 사고 받은 에코백이 훨 나은 것 같아요. 근데 저 무크지 한번에 세 개씩이나 사서..;;;;;

다락방 2013-08-14 10:11   좋아요 0 | URL
표지 너무 예쁘죠. 아무래도 2권 사야겠다고 결심하고 있긴해요. 그런데 대체 왜...왜..........일을 안할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들긴 하지만 말이죠. 아마도 제가 열심히 일하며 살고 있기 때문에 일하지 않고 배부른 자에 대해서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가 봐요. 아...짜증나.........

감은빛 2013-08-13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바웃 어 보이]에서 휴 그랜트가 죽은 아버지의 저작권료로 먹고 살면서
부족함 없이 편하게 백수 생활을 하는 걸 보고 무척 짜증이 났습니다.
그 영화의 완성도나 재미와는 별개로 그 설정 하나 때문에 왠지 집중이 안되더군요.
저도 이 책을 읽으면 집중을 못할 것 같네요.

그나저나 멋진 다락방님, 제 생각에는 열등감이 아니라 당연한 불쾌감이 아닐까요?
저들이 저렇게 노동없이 편안한 생활을 누리는 건,
우리같은 노동자들의 피와 땀을 착취한 결과니까요.
우리 입장에선 당연하게 불쾌하다는 생각을 가져야 하는게 아닐까 싶어요.

다락방 2013-08-14 10:14   좋아요 0 | URL
감은빛님. 저는 어바웃어보이는 짜증이 났던건 아닌데 그 상황을 보면서 '아 팔자가 늘어졌구나' 하는 생각을 하긴 했어요. 그럴수도 있겠구나, 하면서 나도 뭐 하나 저작권료 계속 받아먹을 수 있는거 대박 터뜨려야 되는거 아닌가 싶기도 했고요. 불쾌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바웃 어 보이를 아주 재미있게 봤던 것 같아요. 거기엔 가난하고 아버지도 없는 소년이 나오기도 해서 그런것 같아요.


나는 노동을 하고 있는데 노동 없이 배부른 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당연히 분노가 차오르죠. 그렇지만 이 책에서는 사실 그 얘기를 하려던 게 아니었는데, 그런데 제가 옆으로 시선을 돌려버린 결과인 것 같아 '내가 왜 이러지' 싶어진거에요. 내가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이고, 그걸 잊지 못하고 있는건가 싶으면서 말이지요. 왜 이 작품을 한 남자의 성장으로 읽지 못하는가, 하는 생각을 한거죠. 주인공은 책 속에서 성장하고 있는데, 그 성장이 제가 생각하는 성장과는 좀 달라서, 그게 좀 제 마음에 안드는 것 같기도 하고요. 흐음.

yamoo 2013-08-13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등감...심히 공감하는 바입니다..근데, 마지막 한 줄 때문에 웃음이 멈추질 않네요...ㅎㅎㅎㅎ
마지막 한 줄이 홈런을 날립니다~^^

다락방 2013-08-14 10:15   좋아요 0 | URL
ㅎㅎ 야무님도 야무님한테 가끔 반하고 그러세요. ㅋㅋ 내가 나한테 반해주지 않으면 누가 나한테 반하겠습니까. 하하하하(어쩐지 슬프네요 ㅠㅠ)

비로그인 2013-08-13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서부터 저 끝까지가 내 땅이네, 하는 사람을 나는 건너건너서도 알지 못한다.

저는 몇 분 알아요. 우리 친구해요. 다락방님.. ^^ ㅋㅋ


p.s
(그래도 그 분 들 중에는 말 할 수 없는 사연으로 온 인생을 눈물로 밤을 지새우고, 부족한 자아 긍정과 만족을 수백만원 짜리 옷으로 치장하며 사는 분들도 계시죠. -그렇다고 그 분들의 삶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제가 무어라 한 마디로 판단은 못하겠어요..인생은 어느 한 부분이 아니라/ 전체에서 봐야하고, 어느 한 기간이 아니라/ 정말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봐야하는 일 같아요. ㅠㅠ)

"나는 가끔 내가 너무 멋져서 나 스스로 나한테 반하곤한다" 는 다락방님은 다락방님의 가치가 있으시고 저는 그런 다락방님이 좋아요..




다락방 2013-08-14 10:27   좋아요 0 | URL
제가 새벽숲길님과 친구한다면, '저게 다 내 땅이네' 하는 사람을 건너건너서 알게 되는거네요. 하하하하.

네, 다들 저마다의 사정이 있고, 그러니 겉모습 만으로 그 사람의 삶이 어떻다고 감히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판단할 수 없죠. 그래서도 안되는 일이고요. 그렇지만 누군가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이 내 관점에서 부당해 보일 때, 저 혼자 분노할 수는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제가 그 사람에게 어떻게 살라고 강요할 수도 없고 강요한다고 상대가 내 생각에 맞장구쳐주지도 않겠지만, 이 책속의 주인공과 제가 생각하는 '성장'은 확실히 달랐어요. 더 많은 지식을 쌓고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고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주인공은 앞으로 쑥쑥 나가지만, 저는 그게 아닌 다른 걸 보기를 원했던 것 같아요. 제가 보고싶었던 걸 볼 수 없으니 그래서 화가 났던것 같고요.



인생은 어느 한 부분이 아니라 전체에서 봐야 한다는 새벽숲길님의 말씀, 참 좋으네요. 고개를 끄덕이게 돼요. 한 부분만 보면 확실히 섣부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되겠죠. 저도 제 인생을 부분부분으로 나눴을 때 감추고 싶고 버리고 싶은 부분들이 확실히 있거든요.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그 부분이 지금의 저를 있게 한 것 같아요.

비로그인 2013-08-14 10:41   좋아요 0 | URL
저는 다락방님에게 많은 걸 배워요..그래서 참 좋아요...^^

마음을데려가는人 2013-08-14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에게 반할 수 있다는 건 멋진 일이죠+.+

다락방 2013-08-16 14:52   좋아요 0 | URL
그렇지만 반하는 시간보다는 열등감을 갖는 시간이 더 많은걸요. Orz
 

지난주 토요일.

 

외출을 하려는 내게 조카는 '이모 타미도 같이가자' 라고 했다. 나는 '아, 거기는 타미를 데려갈 수 없는 곳이야' 라고 말했고 조카는 서운해했다. 조카의 손에는 망가진 나의 머리띠가 들려있었다. '이모가 오면서 머리띠 새로 사와야겠다' 라고 말했더니 조카가 좋아한다. '타미야, 이모가 오면서 이모 머리띠랑 타미 머리띠도 같이 사올까?' 라고 물으니 '응! 타미는 토끼 머리띠로 사와' 라고 한다. 알았다고 답하고 외출을 했다. 광화문에 내려 제일 처음 눈에 띄는 악세서리 가게로 들어갔다. 사람들을 만나고 집에 돌아갈 때는 머리띠를 미처 사지 못할지도 모르니 일단 미리 사두고 만나자, 고 생각해서였다. 내것은 저렴한걸로 금세 골랐는데 조카의 것은 마땅한 게 없다. 토끼는 커녕 다른 캐릭터도 보이질 않아 리본 장식으로 살까 하다가, 조카가 잠시잠깐 하는건데 저 비싼 리본장식을 굳이 사서 뭘하나 싶어 그냥 내 것과 똑같은 단순한 걸로 샀다. 나는 하늘색 조카의 것으로는 노란색으로 계산을 마치고 사람들을 만났다. 그리고 시간이 좀 흘렀는데, 여동생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언니, 타미 머리띠 사온다고 했어? 타미가 계속 이모가 머리띠 사온다고 기다려. 안사오면 너무 실망할 것 같아. 오다가 간단한 머리끈이라도 사다줘.] 란다.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사뒀어. 걱정하지마. 내가 좀 늦을텐데 타미가 잘까봐 그게 걱정이네.] 라고 답을 보냈다.

 

 

그리고 집에 돌아갔다. 타미와 여동생이 자는 방문을 살짝 노크를 하고 빼꼼 열어보니 불이 꺼져있었다. 작게 속삭였다. 타미 자니? 라고. 그러자 여동생은 '타미야 자?' 물었고 조카는 벌떡 일어나더니 "이모!" 라고 부른다. 나는 얼른 불을 켜고 가방에서 머리띠를 꺼내며 내밀었다. 머리띠 사왔어, 타미야. 라고. 조카는 신나하며 해줘, 라고 말한다. 나는 조카의 머리에 머리띠를 꽂아주었고, 조카는 거울을 보며 활짝 웃는다. 아, 사오길 잘했다, 라고 생각했다. 단순한 머리띠인데 조카가 하니 나보다 훨씬 이쁘다. 조카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여동생과 잠시 얘기를 나누고 나는 내 방으로 돌아가 가방을 놓고 옷을 갈아입고 샤워를 했다. 여동생이 조카 잠들었다고 말하길래, 자는 모습을 보고싶어져 들여다보았다. 옆으로 누워 자는 조카의 두 손에는 내가 사준 머리띠가 들려있었다. 하아- 머리띠를 꼭 쥐고 자는 조카라니!!!!!! 사랑스러워서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그건그렇고, 그 날.

광화문 교보문고(여기까지 쓰는데 오타냈다. '광화문고' 라고.)에 갔다가 음악소리가 들려 그 쪽으로 가보았다. 핫트랙스 CD 파는 곳 앞에 진열대가 나와있었고, 거기에서 클래식 CD 를 판매하고 있었다. 들려오는 음악소리도 역시 그곳에서 들리는거였는데, 그 음악이 무척 좋아 나는 스맛폰의 음악검색 어플로 그 앞을 왔다갔다하며 검색해봤다. 그런데 음악검색에서는 인식할 수 없다는 메세지가 자꾸 떴다. 클래식은 인식하지 못하는걸까. 쭈볏거리며 그 앞을 왔다갔다하는데, 그런 나를 눈치채신건지 판매하시는 분이 시디 한장을 들어 내게 건네시며, 지금 나오는 음악은 이겁니다, 하시는거다. 나는 그걸 받아들고 앨범명을 읽으려고 했는데 영어로 많은 단어들이 써있었다. 가격을 보니 19,000원. 살까, 하다가 인터넷으로 주문하자 싶어 그만두고, 대신 인터넷에서 사기 위해 앨범명을 외워두자 싶었다. 가장 굵게 보이는 단어를 외워야지. 순식간에 가장 굵은 단어를 외워두고는 CD 를 얌전히 제자리에 두었다. 그리고는 그 단어를 까먹을새라 스맛폰의 메모장을 꺼내어 적었다. 그 단어는 이것이었다.

 

 

goldberg variations

 

 

그리고 어제. 이 시디를 사야겠다고 생각해서 검색해봤다. 그리고 기겁했다.

 

 

 

무려 268개!!!!!!!!!!!!!!!!!!!!!!!!!!!!!!!!!!!!! 세상에.

 

그러니까 내가 메모한 저 뜻이 '골드베르크 변주곡' 인거다. 그걸 나는 몰랐고, 그 연주가 아주 여러사람의 시디로 나와있을 거라는 것도 미처 몰랐던 사실이다. 젠장. 클래식에 대해 알지 못해 일어난 일. 하아-

 

만약 내가 시디의 재킷 그림을 외워두었다면 이 문제는 아주 간단하게 처리됐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림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외우지도 못하는 사람. 그래도 설마, 보면 알겠지 싶어 훑어 내려갔지만 도무지 내가 본 시디가 어떤 시디인지를 모르겠는거다. 지금 틀어뒀다면 최근에 나온게 아닐까 싶어 출간일순으로 정렬해보았지만 그래도 모르겠더라. 제기랄. 그러다 얼핏, 표지에서 '첼로 연주'란 말을 본 것 같았다. 그리고 내가 들은 게 현악기 소리였다는 것도 기억났다. 그래서 나는 'goldberg variations 첼로' 라고 검색해보았다. 해당 검색결과가 없다고 나온다. 아, 첼로를 영어로 써야 하나 싶어 영어사전으로 첼로를 검색했다. 첼로는 영어로 cello 였다. 그래서' goldberg variations cello' 검색했다. 검색결과가 없다고 나온다. 니미..

 

 

다시 goldberg variations 로 검색했다.

 

 

 

하아- 아득하다. 아득하다. 내가 아는건 '글렌 굴드는 확실히 아니다' 라는것. 하아- 아득하고 아득하다. 대체 뭐야, 뭐냐고. 한 네 개쯤 클릭해 보다가 토할것 같아서 관뒀다. 내 방에 미니 콤포넌트가 고장났고, 생일을 맞아 다시 들일 생각이었다. 그리고 첫 시디로 이걸 걸고 싶었다. 하아- 근데 대체 뭔지 알 수가 없어 살 수가 없잖아. 나는 왜 클래식을 모를까. 내가 이런쪽으로 뭔가 상식이 있는 사람이었다면 연주자의 이름을 외워두었을텐데. goldberg variations 라는걸 외우지 않아도 아, 이거구나, 한 다음에 바로 연주자의 이름을 봐두었을텐데. 아니, 내가 그림을 잘 외우는 사람이기만 해도 검색결과의 자켓을 보고 골라낼 수 있었을텐데.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내 옆에 있었던 적도 없지만, 손에 잡힐듯하다 금세 멀어지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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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3-08-07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음반은 "레이블"까지 외워둘 필요가 있습니다....ㅋㅋㅋㅋㅋ

다락방 2013-08-07 10:28   좋아요 0 | URL
제가 레이블을 외우는 능력은 현저히 떨어져요. 그래서 와인 레이블도 외우질 못하죠. ㅠㅠ

치니 2013-08-07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예술 MD 님이 이 글을 보시면 왠지 알려드릴 것 같아요!

다락방 2013-08-07 10:28   좋아요 0 | URL
아 누군가 좀 알려줬으면 좋겠어요 치니님. 흑흑 ㅠㅠ

꽃사슴 2013-08-07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광화문 교보문고에 전화문의를 드린 결과
클래식 매장쪽에서 나온 음악이라면
-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슈투트가르트 실내악단 (Stuttgart Chamber Orchestra) | 굿인터내셔널 | 2000년 10월)

http://music.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513000795

- (바흐 : 골드베르크 변주곡 BWV988, 3성 인벤션 BWV787-801 (현악 삼중주 버전) - Nimbus Alliance Series )

http://music.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0357619927

둘 중 하나라고 합니다. ^^

다락방 2013-08-07 10:36   좋아요 0 | URL
꺅 >.<
완전 땡큐요!!!!!!!!!!!!!!!!!!!!!!!!!!

저는 왜 전화해볼 생각을 못했을까요? 고맙습니다!!

LAYLA 2013-08-08 12:03   좋아요 0 | URL
뭐죠 이 달달한 댓글은.. >.<

다락방 2013-08-08 12:59   좋아요 0 | URL
아 라일라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moonnight 2013-08-08 17:29   좋아요 0 | URL
앗. 혹시 다락방님 팬클럽회장님? ^^
매장에 전화까지 해주시다니. 굉장한 정성. 덕분에 저도 앨범 메모 들어갑니다. 호호 ^^

다락방 2013-08-08 17:3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덕분에 저도 앨범 구할 수 있게 되었지 뭡니까. ㅎㅎㅎㅎㅎ

자작나무 2013-08-07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부분은 제 전공이군요.
String version 으로는 Stuttgart Chamber Orchestra 것이 구하기 쉽습니다.
Piano version 은 Glen Gould 가 단연 유명하고, 최근 들어서는 Murray Perahia 반이 가장 호평 받는 것 같네요.

다락방 2013-08-07 17:41   좋아요 0 | URL
자작나무님.
이 댓글을 읽으니 저는 갑자기 자작나무님이 궁금해지네요.
직업은 요리사이며 전공은 클래식..이란 말입니까?

자작나무 2013-08-07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兩手兼將 이라고 할 수 있지요.

다락방 2013-08-08 12:59   좋아요 0 | URL
뭔지 몰라서 검색했잖아요. ㅠㅠ

http://search.naver.com/search.naver?where=nexearch&query=%E5%85%A9%E6%89%8B%E5%85%BC%E5%B0%87&sm=top_hty&fbm=1&ie=utf8

비로그인 2013-08-10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집 소녀는 어제 핑크 매니큐어를 손에 꼭 쥐고 잠이 들었어요~ㅎㅎ
예전부터 매니큐어 바른 어린이집 친구들을 부러워했는데 엄마가 계속 안 사줘서 ㅠㅠ
드디어,이제서야 좋아하는 핑쿠빛 매니큐어를 손에 넣었네요~

다락방 2013-08-12 09:36   좋아요 0 | URL
조카는 빨리 쑥쑥 자라서 이모처럼 어른이 되고 싶대요. 매니큐어도 바르고 싶고(제 아빠가 매니큐어 바르지 못하게 해요 ㅠㅠ), 아메리카노도 같이 먹고 싶다면서 말이죠. 저도 조카 매니큐어 사주고 싶어요. ㅠㅠ 아 조카 보고싶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휴가를 떠나려던 7월31일. KTX 에 타자마자 알라딘으로부터 문자메세지가 연달아 도착했다. 내가 중고신청했던 『여인들의 행복백화점』1,2권과 『핀란드 디자인 산책』이 중고로 등록됐다는 알림이었다. 나는 누가 사갈까봐 급한 마음에 KTX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그 중고들을 주문하고, 신간인 『밤이 선생이다』까지 함께 주문을 했다.

 

 

 

 

 

 

 

 

 

 

 

그리고는 유빅컵을 받아서 맥주를 따라 마시고 싶다는 강한 욕망에 무릎 꿇고 어제 8월5일, 미야베 미유키의 책을 주문했다. 웃기게도 『솔로몬의 위증』1,2권은 해당도서였지만, 3권은 해당도서가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3권은 이번주문에서 발생하는 적립금을 보태 사도록 하고 해당도서인 토마스 쿡의 소설을 사자, 하고는 주문을 했다.

 

 

 

 

 

 

 

 

 

 

 

그리고 오늘. 적립금 보태서 솔로몬의 위증 3권을 사자고 생각하고 나의 계정에 들어왔는데, 와- 마일리지까지 포함해서 한 권 사는게 문제도 안되겠는거다. 내 돈 안보태도 되겠다. 내가 어디서 뭘 어떻게 산건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적립금이 팡팡 터져가지고 글쎄, 무려 적립금만, 8,000원이 들어온거다!! 꺅 >.<

 

 

 

뭔가 하나는 밤이 선생이다 때문에 받은 것 같고 나머지는 어제의 주문 때문에 받은 것 같다. 움화화화화화화화화핫. 신나는구나~ 행운의 램프인지 요술 램프인지 거기 갔다가 적립금 발급 도서 란 말 보여서 다 눌렀더니 이런 일이 내게 벌어진 듯. 지난주에 로또 한 줄 샀는데 숫자 한 개 맞아서 시무룩했는데 로또보다는 알라딘이 낫구나. 우하하하핫

 

 

 

음..아닌가? 8천원 받기 위해 내가 쏟아 부은 돈이 더 많은가? 갸웃. 어쨌든 마일리지까지 합치면 솔로몬의 위증 3권을 살 수 있겠다. 우하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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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08-06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침 나의 계정에서 6,000원 확인하고는 흐뭇해하는 제 모습이 곧 다락방님 모습?
우린 소시민! 단돈 6천원, 8천원에 행복해하는^^ ㅋ

다락방 2013-08-06 09:37   좋아요 0 | URL
오, 세실님도 6천원 받으셨군요! 히히히히히. 물론 책을 사는 데 제 돈을 들이긴 했지만 아주 좋아요, 좋습니다! ㅋㅋㅋㅋㅋ

프레이야 2013-08-06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소소한 행복!!!
저는 오늘 중고샵 5천원 할인권 당첨!
며칠 전 예매권으로 영화 공짜로 보며 소소하니 행복해, 그러곤 나와서 유료주차장 요금 내고 푸핫~
다락방님, 무더운 여름이랑 친하게 지내고 계신거에요??
전 너무 오래 알라딘을 팽개치고 있었어요. 역시 알라딘! ㅎㅎ

다락방 2013-08-06 11:12   좋아요 0 | URL
앗. 예매권으로 공짜 영화 봤는데 유료주차장 요금...이라니. 반전이네요. ㅎㅎ
무더운 여름이랑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저는 휴가 후 업무 복귀가 너무 힘이 드네요. 바캉스 증후군이라나, 어제 티븨에서 나오던데 저 지금 그거인 것 같아요. 어휴.

적립금이 팡팡 터져서 행복합니다. 적립금 받고 싶어서 책 사고 싶은 심정이라니깐요. ㅋㅋㅋㅋㅋ

Mephistopheles 2013-08-06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래도....로또를 택할래요...(몇주 전 로또가 번호 6개중 5개가 당첨번호와 +1, 혹은 -1 되는 멘붕을 경험)

다락방 2013-08-07 14:08   좋아요 0 | URL
으악 전 이 댓글을 보고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일단 로또 한 줄을 산 뒤에 그 앞번호와 뒷번호로 하나씩 더 색칠하고 사자. 라고 말이지요. 그랬더니 또 그 앞번호와 뒷번호를 색칠해서 사면 확률이 더 높지 않을까..하고 끝이 보이질 않더군요...

moonnight 2013-08-06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유빅컵에 무릎을 꿇고 당분간 책 안 사려는 결심을 버렸죠. -_-; 근데, 받아보니 유빅컵이 너무 예뻐서 하나 더 받으려고 클릭질 ㅠ_ㅠ;;;;;;;


다락방 2013-08-07 14:08   좋아요 0 | URL
저도 이 댓글에 무한공감 합니다. 어제 책 박스 뜯고 유빅컵 본 뒤에 완전 만족스러워서 그래, 하나 더 받자, 하고 말았지 뭡니까! orz

레와 2013-08-06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빅컵과 똑같은 모양의 컵을 찾고 말리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3-08-07 14:08   좋아요 0 | URL
똑같은 모양의 컵을 찾는다한들 그것은 유빅컵이 아니지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saint236 2013-08-06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알라딘이 기가막힌 증정품을 만드네요. 그 미끼에 그만...

다락방 2013-08-07 14:09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대체로 증정품에 무심하다고 저는 스스로 생각하는데, 어떤 것들에 대해서는 진짜 미치겠어요. 흉

2013-08-06 14: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07 14: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13-08-06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또는 무신, 그게 다 다락방님이 쓰신거에요. 현실을 직시하세요 ㅎㅎ

다락방 2013-08-07 14:10   좋아요 0 | URL
네네, 저도 압니다. 안다구요. 그렇게 말씀해주시 않아도 잘 안단 말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매지 2013-08-06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러니까 제 솔로몬 1, 2권 밑줄에 들어온 땡투는 다락방님이었군요. (헛다리인가요?ㅋㅋㅋㅋ)

다락방 2013-08-07 14:10   좋아요 0 | URL
헛다리가 아닙니다. 훗.

다크아이즈 2013-08-07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지도 못한 적립금은 확실히 로또보다 기분 좋지요.
(헤헤, 요건 거짓말일세 ~~ 로또 맞아 본 적이 없는 자의 과한 리액션^^*)
다락방님 추카드립니다.^^*

다락방 2013-08-07 14:10   좋아요 0 | URL
전 이제부터 로또를 매주 한 줄 씩 사볼까 해요. 로또를 사야 당첨 될 확률도 생기는거니 말이지요. 하하하하핫

BRINY 2013-08-09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월8일인데 아직 이번 달은 도서주문을 한번도 안했답니다. 유빅컵에 탐나서 조금 검색해보긴 했지만, 그냥 접었어요.... 제 스스로가 장하네요.

다락방 2013-08-09 14:43   좋아요 0 | URL
유빅컵 마감됐대요. 전 한 번 더 받고 싶었는데...유빅컵 생각하니 자동으로 맥주가 연상되어서 지금 힘들어요. 사무실인데..Orz
 

 














지난 일요일엔 이 책을 다시 읽었다. 읽었다는 기억은 있는데 내용 기억이 잘 나질 않던터라 다시 한 번 읽어볼까, 하고 꺼내들었던 것. 책장을 넘기다보니 어떤 부분은 생소했고-특히 주인공 남자에게 여자친구 P 가 있다는 사실이 새로웠다-, 어떤 부분은 맞아, 그랬어! 했더랬다. 넘길수록 아 이다음은 이랬지, 하며 넘어가고 몇몇 문장들에 감탄도 하다가, 주인공이 지방에 아버지를 찾으러 내려갔다가 그 곳 서점에서 책을 샀다는 이야기는 또 이랬었나, 하고 읽었다.


그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터키 작가의 책을 샀다길래 아, 오르한 파묵이구나, 했다. 그런데 다음장에서 이내 오르한 파묵의 소설이라고 말하면서 어떤 부분에 대해 자기 생각을 밝혔다. 파묵 소설의 주인공인 '카'와 '이펙'이 서로를 안고 싶어하지만, '이펙'은 지금 아버지와 한 지붕 아래에 있으면서 그럴 수는 없다, 고 말한다는 부분이었다. 그 부분에서 자기 상황과 묘하게 맞물린다고 주인공은 밝혔는데, 나는 이 '카'와 '이펙'이 나오는 소설이 궁금해지는 거다.


내가 파묵의 소설을 읽은건 [내 이름은 빨강]이 유일했다. 그리고 그의 소설 [새로운 인생]은 읽지는 않았지만 책장에 꽂혀있다. 분명 카와 이펙 그리고 저런 내용이 내 이름은 빨강의 한 부분은 아니었다. 나는 읽지 않은 새로운 인생의 맨 뒤를 펼친다. 주인공 이름은 언급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 책을 휘리릭 넘겼지만 카 와 이펙 그 이름들 중 어떤것도 눈에 띄질 않았다. 아, 이 소설이 아닌가보다. 나는 카와 이펙이 나오는 소설이 너무 궁금해져서 검색을 해봤다. 카와 이펙이 나오는 소설은 바로 이것이었다.
















너무 궁금해져서 나는 이 책을 중고알림등록 해두었다.





'이언 매큐언' 이란 이름과 '시멘트 가든' 이라는 제목에서 나는 이 책이 엄청 하드코어일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그만 읽을까 하고 여러차례 고민했을만큼 불편했다. 아직 미성년자인 주인공 4남매에게 '악의'는 없었지만, 제일 큰 딸과 아들이 그 아래 딸-그러니까 그들의 여동생-의 옷을 벗기고 성기를 만지는 장면,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마저 돌아가시자, 미성년자인 자신들이 뿔뿔이 다른집으로 보내질까 두려워 어머니의 시신을 박스에 넣고 그 위에 시멘트를 바른 일, 열일곱과 열다섯의 남매가 옷을 벗고 놀다가 결국은...


나는 이 장면들에서 내가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생각해야하는 지를 모르겠더라. 그런데 딱히 그들을 비난할 수도 없다. 찜찜하고 불편한 기분으로 책장을 덮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 책은 누구에게도 추천 혹은 선물을 할 수 없을거라고. 아마 추천이나 선물을 해서 읽게 된 상대라면 분명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나한테 대체 이 책을 왜 준거야?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이라서 나는 내용도 모르고 주연도 모르는채로 무작정 극장으로 달려갔다(폭력의 역사와 이스턴 프라미스는 진짜 좋으니까!!). 상영관에 들어가기 전 걸려있는 포스터에 가까이 다가가 들여다봤다. 포스터가 너무 뽀대난다고 생각하면서. 그리고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이 남자는 설마..........로버트 패틴슨? 그..런가? 주연을 확인해보니 맞다, 로버트 패틴슨이었다. 으악. 이렇게 분위기있게 찍히다니. 대박이다. 이러면서 이 영화를 본다는 흥분에 휩싸였다.


첫장면은 리무진에 타고 있는 주인공. 엄청난 재벌로 등장하는 주인공인지라 리무진이 엄청 길고 삐까뻔쩍하며 그 안에서 음주와 섹스 뭐든 가능하다. 그래, 그는 리무진안에서 사람1을 만나고 사람2를 만나고 사람3을 만나고 사람 4를 만나고....계속 리무진 안에 있다. -_- 그 안에서 나누는 대화라든가 분위기, 등을 보면서 이 영화는 엄청 좋아할 사람들이 있을거라고, 분명 어떤이들은 굉장히 똑똑한 영화라고 열광할 거라는 생각을 했지만 나는 어느순간부터 지루하고 졸리기 시작했다. 중간에 나가버릴까, 생각도 하다가 일단 끝까지 보기는 해보자 하고 앉아있었다. 그러다가 그게 무슨 의미냐 싶어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그러다 탕- 총소리가 나서 깼다. 아이쿠 깜짝이야. 그리고 끝까지 보면서 또 지루했다. 


영화를 보고 나와 이 영화에 대해 검색해보니 아니나다를까 사람들이 극찬을 하기도 했고, 로버트 패틴슨이 이번에야말로 트와일라잇에서 벗어나 새로운 캐릭터의 도전에 성공했다고 했다. 아...난 어려웠어;;


원작은 돈 드릴로의 소설 코스모 폴리스. 아, 돈 드릴로 였구나. 어려운 게 당연하구나. 나는 그의 소설을 두 권 읽었지만, 하아, 그것들 중 어떤것도 쉽게 이해되지 않았어. 미간에 주름 빡- 주고 읽어야 했지. 영화도 그렇군. 흐음.



 











 

 



언제부턴가, 박스를 뜯어야만 내가 어떤 책을 샀는지를 알 수 있다. 꺼내면서도 생소하기도 하고. 최근 일주일 간 총 네 박스를 시켰는데, 어제 뜯은 박스에서는 이것들이 나왔다. [제 3의 여인]을 꺼내면서, 뭐야, 이거 내가 산거야? 중고로 샀나? 하다가 비닐 포장 되어있길래 새걸로 샀나보군, 했다. 그리고 [인간의 조건]을 꺼내면서는 이건 뭐지?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좀 어처구니.


'중고알림등록서비스'가 문제다. 이게 사람을 돌게 만든다. 그러니까 중고등록됐다는 문자가 오면 나는 후다닥 그 책을 장바구니에 넣는다. 그간의 경험으로 중고는 등록되는 순간 빨리 팔린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꾸물대면 다른 사람에게 뺏긴다. 그래서 조급하다. 그런데 중고 하나만 주문하면 배송료가 나온다. 나는 다른 중고를 더 검색하거나 새 책 중에 사고 싶었던 것을 넣어서 급히 장바구니를 비워낸다. 그리고 모든 과정이 끝나고 주문이 완료됐다는 화면이 뜨면, 내가 뭐한거지..싶어진다. 책 하나 저렴하게 사겠다고 다른 책들은 막 더 사버리고..결국 돈을 아끼려다가 더 써버린게 아닌가. 이렇게 어리석어서야 원. 그래서 그 뒤로 중고 알림 문자가 와도 쿨해지기로 마음먹었다. 흔들리지 않아. 장바구니에 넣어놓기만 하고, 지르는 건 나중에. 그 때가서 판매완료된 상태라면 그 책과 나는 운명이 아닌거야, 하고. 그러나 언제나 장바구니에 넣고나면 안돼, 또 등록 안되면 비싸게 사야하잖아? 하고 부들부들 떨면서 결제를....젠장 이따위가 반복되는 바람에 네 박스나 차례차례 나에게 날아오는 사태가 발생했잖아. 방금전에도 장바구니에 책 두 권을 넣었다. 중고로. 문자가 오는 바람에. 이건...'서비스'가 아니라 '악의 충동질' 이다. orz











팔려라 팔려라 팔려버려라....내가 페이퍼 쓰는 동안에 제발 팔려버리라굿!!





아침 출근길. 양재역에서 내려 회사로 걷다보면 거의 매일 검은 새끼고양이를 마주친다. 어제 아침에도 마주쳤다. 그런데 이 새끼고양이가 나를 보고도 피하지 않고 어슬렁어슬렁 걷는다. 어디로가나 봤더니 어떤 주택앞의 쓰레기더미로 건다. 흐음. 먹을거 찾으러 가나보네, 하면서 좀 마음이 거시기해졌다.


나는 원래 고양이를 무서워하고 싫어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주변에 고양이를 키우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고, 그렇게 계속 고양이의 이야기를 듣고 사진을 보고 하다보니 '싫다'는 감정은 내다버리게 된 것 같다. 물론 아직 그들처럼 고양이를 예뻐하지도 않고 앞으로 키울 생각도 없다. 그런데 쓰레기더미로 가는 새끼고양이를 보자니 참...복잡한 감정이 생겼는데, 그 때 마침 친구들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 가방안에 소세지를 사두고 있다가 길고양이를 만나면 그 소세지를 준다는. 그런 친구들이 제법 됐다. 아, 그러면 되겠다!! 그래서 나는 회사 근처의 편의점에 들렀다. 소세지를 살 생각이었다. 네 개를 사자. 고양이 몫으로 두 개, 내 몫으로 두 개. 나는 동료랑 하나씩 먹을거니까. 그리고 편의점에 들어갔는데 헐. 무슨 소세지가 하나에 1,400원씩 하는거냣!!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500원짜리 맥스봉은 없다. 내 눈에 보이는 맥스봉은 죄다 1,400원!! 헐. 뭐야, 200원짜리 천하장사..는 이제 없어? 500원짜리 맥스봉도...이제 없어? 1,400원 주고 소세지 네 개를 사려니 갑자기 돈이 막 아까운거다. 소세지 하나를 천사백원 주고 사기는 아무래도 그렇잖아? 그래도 그냥 나갈 순 없지. 그래도 고양이 밥 사자고 들어왔는데, 내일 마주치면 줘야하잖아, 하고. 그렇지만 고양이것만 사면 내가 서운하잖아? 그래서 결국은 이렇게.



 

 

 

 



큰 거 두개는 내 거, 작은 거 두 개는 고양이의 몫. 킁킁. 너무..내 욕심만 차렸나? ( ") 큰 거 두개를 물론 어제 당장 동료랑 먹어치우고 작은 거 두 개를 가방에 넣어두었다.




그래서 오늘 아침 출근길이 설레었다. 앗싸. 고양이 소세지 줘야지. 나는 부러 길을 천천히 걸었다. 아침 출근길이 신날수도 있다고 막 혼자 좋아하면서. 혹시 기척을 놓칠까봐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일도 하지 않았다. 고양이를 맞닥뜨렸을 때 가방안에서 소세지를 꺼내느라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아, 역에서 나와 걸을때부터 소세지를 꺼내서 손에 들고 갔다. 고양이를 마주치자마자 까서 내밀 생각이었다. 그러나,


회사에 도착할 때까지 고양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하아- 날도 더운데, 소세지가 가방 안에서 상하기 전에 고양이를 맞닥뜨려야 할텐데. 서운하고 허무했다. 내일이나 모레, 그 이틀 사이에는 꼭 나타나렴 새끼고양이야. 안그러면 주말동안 소세지가 상할지도 몰라, 그러면 상하기 전에 내가 먹어야하잖니. 그러니 꼭 나타나렴. 응??




오늘 점심은 순대국으로 먹으려고 잠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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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3-07-17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세지 정말 비싸죠? 저도 처음에 생각없이 계산대에 올렸다가 화들짝 놀랐었어요.

한낯의 시선에 카와 이펙이..요르한 파묵의 소설이 나온다구요? 헐~ 전혀 기억 안나는....
집에가서 훓어 봐야겠으요.

그리고 시멘트가든 누가 준겁니까 도대체 왜?
김기덕의 피에타에서 이정진이 조민수 강간하려는 장면에서 그냥 나와버릴려고 했는데
친구들이 보고 있어서 그냥 눈감고 안 봤어요. 실제로 몇몇 커플들은 나가더군요.
이번 새 영화 뫼비우스도 모자간의 성행위가 있다고 하더군요.
시멘트가든이라는 소설도 그렇고 김기덕의 영화도 그렇게 꼭 그런게 필요한건지
제가 예술을 이해 못하는건지 아...정말 싫어요 ㅜ..ㅜ

새끼고양이 죽지 않고 살아있다면 꼭 다시 마주칠꺼에요...

다락방 2013-07-18 16:43   좋아요 0 | URL
전 맥스봉 1,400원 이라고 쓰여진 가격표를 보고서도 이 맥스봉이 아니라 다른 맥스봉이다, 라고 혼자 생각했었어요. 그러다 옆에 좌르륵 나란히 놓인 소세지들의 가격을 보고, 아 이 맥스봉이구나, 했고요. 어휴.

아, 시멘트 가든 제가 산겁니다. ㅋㅋㅋㅋㅋ 그래서 얼른 중고샵에 팔려고요. 이건 뭐 누구한테 줄 수도 없고 선물하기도 곤란한 책이에요. 너무 불편한 내용이라서 말이지요. 저는 아직 피에타 안봤고, 뫼비우스는 그런 내용이 나온다고 신문에서 읽었는데, 순간 무라카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 생각도 나더라고요. 아..

오늘도 새끼고양이를 마주치지 못했어요. 서운해요. 오늘은 가방에 심지어 고양이 사료도 있는데!!

heima 2013-07-17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고등록알림 정말 1000% 공감해요. 처음엔 뭐 이리 친절하고 유용한 기능이 다 있지 했는데, 이젠 가끔 중고등록알림 문자 오는게 무서워지네요 ㅋ

고양이가 꼭 주말전에 다락방님앞에 짜잔 나타나주기를!!

다락방 2013-07-18 16:55   좋아요 0 | URL
오늘도 중고알림문자가 폭발적으로 쏟아지네요. 일단 장바구니에 다 쓸어담고서는 내내 이걸 어쩌나 이걸 어쩌나 돈은 없다 이런 기회가 또 언제올지 모른다 이러면서 갈등중이라능;; 중고알림등록 문자를 없애버릴까요. 하아-

이제 고양이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은 내일인데, 내일은 제 앞에 나타나줄까요?

네꼬 2013-07-17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지만 저는 중고 알리미 서비스를 안 받아서 두 권이나 놓쳤다고요. 한 번은 하룻밤만에, 한번은 심지어 장바구니에 넣고 다른 책 담는 동안에! (이 악당들아! 라고 누군가에게 외치고 싶군요. ㅠㅠ)

다락방 2013-07-18 16:56   좋아요 0 | URL
님하. 알리미 서비스 받아도 놓칩니다. 인기 많은 책은 장바구니에 넣고 다른 책 고르는 사이에 이미 판매완료 떠버려요. 알리미는 다만, 이거 등록됐다, 하고 알려줄 뿐이에요. 너를 위해 맡아줄게, 는 아니란 말이지요. 하아.

세상엔 악당이 너무 많아 ㅠㅠ

Mephistopheles 2013-07-17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나타나서 그 소시지가 상하기 전에 "어쩔 수 없이" 내가 먹었다.......가 결론이 될 것 같습니다.

다락방 2013-07-18 16:56   좋아요 0 | URL
제 생각에도 그것이 저의 결론..킁킁 ( ")

레와 2013-07-17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보다 소시지 유통기한이 길~~~거에요.ㅋㅋㅋ

Mephistopheles 2013-07-17 15:53   좋아요 0 | URL
하지만 다락방님의 심리적 유통기한은 굉장히 짧을 꺼에요..

다락방 2013-07-18 16:57   좋아요 0 | URL
소세지 유통기한은 길겠지만 날이 무척 덥고 습하잖아요? 그러니까 상하기 쉽잖아요? 상한 음식을 고양이에게 줄 순 없잖아요? 그렇다고 상해가지고 버릴 수도 없잖아요? 그러니 상하기전에 얼른 내가 먹는.........................=3=3=3=3=3=3=3=3=3=3=3=3=3

자작나무 2013-07-17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통기한이 지나도 상하지 않아. 방부제가 많이 들어 있거든. CJ다니는 친구가 맥스봉 한박스를 저한테 버리듯 주면서 한 말이예요.

다락방 2013-07-18 16:58   좋아요 0 | URL
제가 거기 다니는 남자를 사랑한 적이 있어요. 그도 저에게 맥스봉을 보내줬었어요. 두박스. 그거랑 다른 여러가지 음식들을. 하아- 자작나무님 댓글 때문에 저는 한동안 그 남자를 생각하게 되겠네요. ㅠㅠ

hnine 2013-07-18 0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 저...저 영화 봤어요... (잘 만든 영화라 감탄하며 보았다는 말을 하려고 했는데..)

다락방 2013-07-18 16:58   좋아요 0 | URL
아, 나인님은 감탄하셨군요!
저는 제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감탄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건 알겠는데 저는 정말 재미가 없어서..Orz

dreamout 2013-07-17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모두 지적인 작가들!

다락방 2013-07-18 16:59   좋아요 0 | URL
드림아웃님. 특히나 돈 드릴로는 정말 지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인지 저는 도무지 그의 말을 이해하기가 힘들어요. Orz

사랑왕 2013-07-18 0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하~~~~!!! 우연히 링크되어 왔다가 반해버렸습니다. 중고서적 알림에 대해서는 진한 전우애까지... 정신을 차려보면 더는 잠잘 곳도 없을 정도로 책들에 파묻혀 버린다는... 하지만 도무지 멈출 수가 없다는 말이지요^^ 그건 그렇고, 자작나무님 말씀을 읽고 보니, 한 300년쯤 뒤에는 제 몸이 미라 연구실에서 한반도 생활사 연구에 이바지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요. 으흠... 그동안 너무 달렸어... 정말 너무 달렸다니까.....^ㅅ^;;

다락방 2013-07-18 17:00   좋아요 0 | URL
다른 사람들도 중고 알리미 때문에 저처럼 악의 구렁텅이에 빠져있다니, 저는 위로를 받아야 하는걸까요?
그나저나 알리미를 취소하는게 인생의 도움이 될런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겠어요. 이번 주말까지 고민해보고 월요일엔 결론을 내는것이...하아.


따라쟁이 2013-07-18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흥. 출근길에 저를 마주쳐도 그 소세지를 주셔야 합니다. ㅎㅎㅎ

다락방 2013-07-18 17:00   좋아요 0 | URL
출근길에 마주치면 줄게요. 그러니 출근길에 마주칩시다! ㅎㅎ

감은빛 2013-07-18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박스를 뜯을 때 잠시 '아, 내가 이런 책을 샀구나!' 해놓고
나중에 그 책의 존재 자체를 잊어버립니다.
책의 탑에 한번 들어가면 다시 찾기 힘듭니다.
[통역사]도 그렇게 제법 오래 잊고 있다가 간신히 기억해 낸 책입니다.
요즘은 집에 책을 갖고 가지 못하고,
좁은 직장 책상 구석구석에 책을 박아 두고 있어서 더욱 책 찾기가 어렵네요.

소세지 의외로 비싸더군요.
아이들이 가끔 슈퍼나 편의점에서 떼를 쓰는데, 막대가 달린 사탕 아니면 소세지예요.

다락방 2013-07-19 13:32   좋아요 0 | URL
소세지가 언제부터 이렇게 비싸진걸까요? 전 완전 충격 먹었어요. 분명 500원주고 사 먹었었는데...하아- 너무 오래전의 일인걸까요...

저도 제 책장 보면서 깜짝깜짝 놀라곤 합니다. 으앗, 이런 책이 나한테 있었어? 하고요. 뭐 박스 뜯을때부터 이건 뭥믜, 하는 수준이니 말 다했죠. 읽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 소비하는 기쁨을 위해 사는 게 아닌가 싶어요. 이게 대체 뭔지 원...orz

가연 2013-07-20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결과적으로 팔려버렸나요?? 아니면 구입해버리셨나요ㅎㅎㅎ 소세지는 매우 비싸요ㅠ 저도 소세지 먹고 싶을 때가 있어서 구입하려니까 너무 값이 뛰어있더군요.

그런데 사실 다락방님의 하루키 책의 평이 궁금합니다ㅎㅎ 열심히 읽고 계시겠지요?

다락방 2013-07-21 02:27   좋아요 0 | URL
한 권은 팔려버렸고 한 권은 아직 있는데 어떻게해야할지 아직도 결정을 못하고 있어요. 틀린그림찾기로 알사탕 좀 열심히 모아가지고 조금이라도 할인 받고 살까 싶기도 하고. ㅋㅋㅋㅋㅋ

아, 가연님. 하루키 책이 배송되어 제 손에 있지만, 아직 읽기 전입니다. 좀전까지는 서민의 기생충 열전을 읽던 중이었어요. 하루키 책을 그 다음에 시작할지 좀 더 있다가 시작할 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어요. 하하하하하. 별 걸 다 마음을 정해야 하는 예민한 다락방입니다. ㅋㅋㅋㅋㅋ

웽스북스 2013-07-23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이보영이 쭈그리고 앉아서 천하장사 소세지에 케찹 발라 먹는 장면이 나와요. 좀 괴랄한 장면인데, 이보영이니까 이쁜 거겠죠? 하지만 맛있을 것 같아요. ㅎㅎ

다락방 2013-07-24 09:38   좋아요 0 | URL
아직도 고양이를 만나지 못해서 소세지가 제 가방에 들어있는데, 저걸 제가 먹어버릴까요 어쩔까요? ㅎㅎ
그나저나 [밤이 선생이다] 오늘 사면 알사탕 500개 준다는 문자가 와서 저는 또 어쩔 수 없이 구입을 해야 하는가봐요. 이런건..너무 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