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영화를 보고 친구랑 술을 마시고 알라딘 중고샵 종로점에 들러서 닥치는대로 책을 쇼핑 바구니에 넣었다. 며칠전부터 중고샵 종로점에 너무 가고 싶었던 터라 정말 신나게 골랐다. 얏호~ 하며 저만큼을 골라잡고 계산을 한 뒤, 무거워서 들고갈 수 없으니 택배로 보내달라 말하였다. 2천원어치만 더 구매하면 택배비가 무료지만, 너무 돌아다니면서 책을 이것저것 고른터라 한 권을 더 고를 힘이 없더라. 걍 택배비 낼게요, 하고 택배비를 현금으로 계산했다. 



그리고 오늘.



통장에 잔고는 없지, 명절이라 돈은 마구 써야하지, 이래저래 생각해보다 갑자기 지난 토요일 중고샵의 결제사건이 떠오르면서 아....저것만 안샀어도 48,000원이 절약인데..싶어지며 후회가 쓰나미로 몰려오는거다. 난 지난번에 술마시고 강남점 가서도 책을 11권 사왔던 터. 술 안마시고 가면 몇 권 안고르는데 술만 마시고 가면 저렇게 막 다 쳐넣어서.. ㅠㅠ 그래서 저 계산서를 물끄러미 바라보니, 저 중에서 내가 정말 사려고 마음먹었던 건 딱 두 권인거다. <1001개의 거짓말>과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이렇게 두 권. 아니..중간에 저 <데드맨>은 뭐야? 저 책은 왜산거야? <아주 보통의 연애>는 왜샀지? 별로 안읽고 싶은데? 아아아아 후회막급. 그래서 안되겠다, 알라딘에 전화를 걸었다.



저기, 지난 토요일에 알라딘 중고샵 종로점에서 책을 구입하고 택배신청했는데요, 아직 발송되기 전이면 전체취소..가능할까요? 라고.


한시간후 쯤 전화가 왔다. 이미 발송이 되어 주문취소는 곤란하지만, 박스가 오는대로 물건을 받지않고 보내면 매장에서 받은 뒤에 카드승인취소가 가능하다고, 단 이 때는 반품 택배비는 내가 지불해야한다는 거다. 그래서 알겠다고 하고 끊었는데, 하아- 어쩌지. 박스 오면 취소해서 카드 마이너스 -48,000원 만들까, 현금 2,500원이면 가능하잖아? 그럼 결국 택배비 5,000원을 그냥 길에다 뿌린거네? 하아- 그냥 받아서 쌓아두고 다른 책들을 빨리 읽어서 5만원어치 팔까? 그럼 똔똔이잖아? 아니지, 그렇게 팔 수 있는데 저걸 안샀다면 오히려 5만원 이익이지. 



아, 물건은 오지 않았고 나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고 아 이런 내가 너무나 찌질해서 미칠것 같아. 48,000원어치 책 사놓고 전전긍긍 안절부절 아아 나를 어쩌면 좋아. 안그래도 중고등록알림문자 올 때마다 잽싸게 주문하느라 자꾸 카드명세서에 알라딘이 찍히는데, 가뜩이나 돈 없는 달에 이런 미친 짓을 하면 어떡해. 매장에 들어갔을 때는 <1001개의 거짓말> 한 권만 들고 돌아다녔던 것 같은데, 대체 언제 일곱권이나 들고가 계산을 마친거지. 슬프고 찌질하다. 어떡하지, 저거 죄다 주문취소할까. 저거 아니어도 읽을책이 수두룩한데.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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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out 2014-01-27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01개, 라임 오렌지.. 제 눈에도 딱 두 권만 보여요.
취소~~ ㅎㅎㅎ

다락방 2014-01-28 08:48   좋아요 0 | URL
취소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지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택배를 집으로 시켰어요. ㅠㅠ 그러면 경비실에 맡길테고, 경비아저씨께 돌려보내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 아흑..이 책들과 저는 만날 운명이었나봐요. ㅠㅠㅠ

레와 2014-01-27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블리아 ..2권. 줄서봅니다. 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14-01-28 08:48   좋아요 0 | URL
1권은 읽었던가 레와님? ㅋㅋ

무스탕 2014-01-27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으로 안주는 꼭 입으로만 드세요. 눈으로 드시지 말구요. ㅎㅎㅎ
두 권의 책 제목처럼 이 일들이 다 거짓말이면 좋겠죠? ㅎㅎㅎ

다락방 2014-01-28 08:49   좋아요 0 | URL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야죠.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지 이러다가 먹고 살기 힘들어지겠어요. ㅠㅠㅠㅠㅠ 아 찌질해 찌질해 ㅠㅠ

아무개 2014-01-28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처럼 술마시기 전에!! 가세요. 종일 책 들고 다녀야 한다는 생각때문에 많이 못사게 되더군요. ㅋㅋ

다락방 2014-01-28 11:18   좋아요 0 | URL
아! 완전 소중한 깨달음이네요! 저도 앞으론 그래야겠어요. 훌쩍.

네꼬 2014-01-28 23:07   좋아요 0 | URL
와 이거 진정한 리빙 포인트!!!

saint236 2014-01-28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눈으로만...사고 싶은 책들이 있어도 요즘은 통 못가기 때문에...종로점 가본지도 몇달이 되었습니다.

다락방 2014-01-29 14:46   좋아요 0 | URL
안가는게 답인것 같아요. 안간지 좀 된 것 같아서 되게 가고 싶더라고요. 갔더니 이런 일이...Orz

건조기후 2014-01-28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의식 중에 읽고 싶었던 책일 수도 있어요.. 그냥 한 달 허리띠 졸라매봅시다 ㅎㅎㅎ 정말 책들과 만날 운명이었던 듯 ^^

다락방 2014-01-29 14:46   좋아요 0 | URL
아니..더 졸라맬 수가 없을 지경이란 말입니다. 흑흑. 그렇지만 운명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기로 마음 먹었어요. 아직 배송은 안됐지만...휴..

울보 2014-01-28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끔 저런 고민하는데 내가 왜 질렀지, 반품할까, 아니면 그냥 ,,어쩌지 어쩌지,,님만의 고민은 아닌듯,

다락방 2014-01-29 14:46   좋아요 0 | URL
그래도 반품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이번엔 정말 발등에 불 떨어졌나봐요. 반품할 생각까지 하고 말이지요. 흑흑 ㅠㅠ

blanca 2014-01-28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도 요새 다시 책지름신이 강림하여서 십분 이해가 가네요. 요새 있는 책 처분할 것 없나 책장을 보고 또 보고 훑고 또 훑고 한숨 쉬고 그런답니다.^^;;

다락방 2014-01-29 14:47   좋아요 0 | URL
저도 책에 돈을 쓴 건 책으로 뽑자 싶어 오늘 책장을 두리번두리번 둘러봤지만 이제 더이상 팔 책이 없어요 블랑카님. 엉엉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무해한모리군 2014-01-28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것끼리는 서로 당기는 힘이 강한게 맞나봐요.. 술이랑 책이 서로를 당기는구나 다락방님은 ㅋㄷㅋㄷ
음.... 반품 번거롭잖아요~

다락방 2014-01-29 14:4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그러게요. 책이랑 술이 서로를 당기는가봅니다. 술은 남자만 당기는 줄 알았는데요. ㅋㅋㅋㅋㅋ

자작나무 2014-01-28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짓말 + 러브 + 추억 = LYK

다락방 2014-01-29 14:47   좋아요 0 | URL
이건 또 무슨 암호화입니까!

네꼬 2014-01-28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간 돈은 나갈 만해서 나간 거예요. 잊읍시다.. ㅠㅠ

다락방 2014-01-29 14:48   좋아요 0 | URL
그런거겠죠? 그렇게 생각하고 잊어야겠죠? 훌쩍. ㅠㅠ

2014-01-30 2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05 1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상일도 그렇고 사람 마음도 마찬가지로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이 세상이 내 생각대로 굴러간다면 행복하고 아름답기만 할까?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건 내 눈에 보이는 세상에서만 그럴것이다. 이 세상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 같은건 없다. 사랑만 해도 그러하지 않은가. 내가 너를 사랑하는데 너는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면, 너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은 그 사람과 사는것이고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것은 너와 사는것이고. 이게 한꺼번에 이루어질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것이다. 누군가는 눈물을 삼켜야 하고, 누군가는 행복해지기 위해 죄를 지어야만 하는것이다. 순간의 행복을 차지하기 위해서. 뭐, 얘기가 거창해졌는데 그러니까 이 책에서는 사람과 사람사이가 가까워지는, 뭐랄까, 어떤 화학적 반응이 일어나는 친화력에 대해 얘기하고 있고, 그것은 인위적으로 조절해낼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자, 이야기는 이렇다.


샤로테와 에드아루트는 부부이다. 이들은 오래전 사랑했지만 피치못할 사정으로 헤어져 각자의 짝을 찾아 살다가, 시간이 흘러 서로에게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짝이 된 이들은 재산이 풍족했고 서로간에 사랑과 안정으로 행복한 생활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 둘에게는 앞으로도 다정하고 오붓한 시간이 기다리고 있는듯 보였는데, 어느날 에드아루트는 아내 샤로테에게 자신들의 집에 잠시간 자신의 친구인 '대위'를 머물게 하자고 청한다. 샤로테는 그 제안을 거절한다. 싫었다. 자신들 부부가 함께 하는 시간이 소중하고 아름다우며 앞으로도 그시간을 가질 수 있는데 왜 거기에 대위를 끼게 하냐며 불만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러나 에드아루트는 다시 조르고, 이에 샤로테는 수락을 하며, 그렇다면 자신도 친구의 딸인 '오틸리에'를 집에 데려오겠다고 한다. 부부는 서로 만족하며 성인 남녀를 한 집으로 부르는 만큼 자신들이 초대한 '대위'와 '오틸리에'가 한 쌍의 아름다운 커플이 될 수도 있을거란 생각들을 내심한다. 그것은 밖에서 보기에도 자연스런 일이니까. 대위와 오틸리에가 이들 부부집에 찾아오고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대위와 오틸리에는 각자의 자리에서 부부가 기대한 몫을 충실히 잘 해낸다. 집안일을 돕고 이야기벗이 되고 악기 연주를 함께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크- 사람사이의 끌림은 대체 어떤 규칙으로 발생하는지, 애정이란 게 묘하게도, '그러지 않아도 좋을' 사람들 사이에 생기고 말았던 것이다. 샤로테는 남편의 친구인 대위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에두아르트는 아내 친구의 딸인 오틸리에에게 한없이 끌리고 만것이다. 특히나 에두아르트는 새롭게 탄생한 이 사랑을 도무지 거절할 수도 뿌리칠 수도 없는것이다! 오틸리에는 자신의 여자이며, 자신은 오틸리에의 남자가 되어야만 하는것이 그가 생각하는 숙명인 것이다. 자신의 아내도 대위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충분히 짐작하는 바, 에두아르트는 아내가 대위와 맺어지기를 소망하며 그렇게 아내와 이혼하기를 꿈꾼다. 그러나 아내는 대위와 헤어지고 이별의 고통을 감내하며, 자신이 그 고통을 이겨내고 있으니 자신의 남편과 오틸리에도 해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모든 고통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찾아들고, 저마다의 크기로 찾아들어, 나 견뎠지 너 견뎌, 가 될 수 없는 법. 어느순간부터 나는 셰익스피어를 읽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은 셰익스피어의 비극이로구나, 하고 책장을 덮는데, 그러다가 아뿔싸, 나 괴테를 읽었지, 하게 된 것이다. 분명 중간까지는 괴테였는데 언제부터 셰익스피어가 된거지?



당사자들이 생각하기에도 그리고 밖에서 보기에도 A와 B 가 부부고 C 와 D가 성인남녀로 그들사이에 섞여든다면, C와 D가 커플이 되고 그들 사이에 호감이 자라는 것이 마땅해보인다. 그러나 세상은 '마땅해 보이는대로' 굴러가질 않는다. 왜그럴까, 대체 왜그럴까, 하는대로 제멋대로 굴러가버리고, 당사자도 밖에서 보는 사람들도 발을 동동구르며 가슴을 턱턱 칠 수밖에 없게 되고야 마는것이다. 대체 왜.그.럴.까. 왜 나는 너에게 끌리고 너는 그녀에게 끌리고 그녀는 다른 남자랑 사귀고 있는 것일까. 왜 내가 너를 좋아하니 너도 나를 좋아하고 우리는 아름다운 커플 땡, 끝, 디엔드! 가 되지 못하는걸까. 왜 파바박- 통하는 전기가 '하필이면' 당신이어야 하고, 왜 두근두근하는 심장이 '하필이면' 당신 앞에서여야 할까. 그리고 그런일은 왜 언제나 그렇게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찾아들까. 


샤로테는 부부사이의 다정함에 누구도 끼어들 수 없다고 생각했고, 대위가 찾아오면 되레 방해가 될거라고만 생각했다. 샤로테는 정녕 짐작도 못했던것이다. 자신이 대위와 입을 맞추게 될거란 사실을. 대체 그걸 누가 알 수 있단 말인가. 하물며 친구의 딸을 집으로 불러들였을 때, 그녀와 자신의 남편이 사랑하게 될거라고 어떻게 상상할 수 있단 말인가. 만약 그걸 상상했다면 그녀를 집으로 불러들이질 않았겠지. 대체 왜 당신과 그사람 사이의 끌림은 나와 당신보다 혹은 나와 그사람보다 더 크고 더 진하고 더 깊단 말인가. 아우- 눈물이 앞을 가린다. 






'짐 자무쉬' 감독의 영화는 <리미츠 오브 콘트럴>을 보았었는데, 그 때 꽤 난해하게 봤던 기억이 남아있어(대체 왜 에스프레소 두 잔을 시키는걸까..거기에 담긴 은유와 상징은 뭘 뜻하는걸까?), 이 영화도 분명 난해할 거란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틸다 스윈튼'과 '뱀파이어' 때문에 꼭 보고 싶었는데, 하하하하하하하하, 정말 난.해.했.다.


영화가 끝난후 해설이 있는 영화로 보았지만, 친구와 나는 고기를 먹으러 가기로 했기 때문에 해설을 건너뛰고 나와 고깃집으로 향했는데, 고깃집으로 향하는 길에도 우린 계속 말했다. 대체 뭔말이지..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난해해...정말 난해했다. 뭐랄까, 부분부분으로 보면 이해되기는 하는데, 전체적으로 어떻게 말해야할지 모르겠는...이런걸 뭐라고 해야하지. 줄거리를 물어보면 난처한 영화다. 


뱀파이어인 '아담'과 '이브'가 주인공인데, 그들은 세상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삶을 살아오고 있다. 그러는 과정에서 때때로 '인간좀비'의 구역질나는 모습들을 보아왔고, 그것이 참기 힘들어 아담은 때론 자살을 생각해보기도 한다. 그러나 사랑하는 이브는 그 때마다 그를 구제해준다. 이브에게는 여동생 '애바'가 있는데, 아- 난 애바를 보는게 너무 힘들었다. 그녀는 철이 들지 않은 캐릭터라고 해야하나, 놀고 먹고 말썽을 일으키는 캐릭터인데, 놀고 싶은 마음이야 왜 이해를 못하겠냐마는, 사고를 자꾸만 치고 다니는거다. 사고를 치고 수습을 하면 다행인데, 애바가 일으키는 사고의 수습을 항상 다른 사람이 해야 한다는 게 문제다. 게다가 그녀는 번번이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도 그저 '쏘리' 한 마디로 상황을 퉁치려고 하고, 나는 그런 캐릭터가 정말이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싫다. 자신이 먹을걸 자신이 구해야 하는것이 인간(뱀파이어)의 도리이다.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놀기만 하면서 먹고 자고 입고 싸기만 한다면, 누군가가 그럴 수 있도록 계속 나를 대신해서 그만큼의 일을 해줘야 하는 것이다. 아담과 이브가 자리잡은 터에서 아담과 이브가 먹는 순수한 피를 마음껏 마시면서 그들의 친구까지 더듬는 애바를, 게다가 어마어마하게 큰 사고를 쳐놓고서는 '어쩔 수 없었어, 쏘리' 하는 애바를 나는 정말이지 후려갈기고 싶었다. 니가 사고친거니 니가 수습하라고 모른척 하고 싶지만, '가.족.이.기.때.문.에' 어떤 굴레는 꽤 단단하게 우리를 묶어버리고 만다. 끊어낼래야 끊어낼 수 없을 정도로. 차라리 네가 내 가족이 아니라면, 그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너를 뒤로한 채 돌아서기도 쉬웠을텐데. 정말이지 울화통이 치밀어 올라서 집안 살림 모두를 박살내고 싶었다. 애바 때문에.





일요일 오전에는 동네 뒷산에 다녀왔다. 점심때쯤 조카가 온단 말에 그 전에 다녀와야지 싶어 부지런히 다녀온건데, 아, 하늘은 얼마나 예뻤던가!




식구들과 다같이 점심 먹으러 가는길, 나의 예쁜 조카는 내 손을 잡는 대신 쪼로로 달려가 제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간다. 할아버지를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식당에서도 할아버지 옆에 철썩 껌처럼 달라붙어 앉아 떨어질 줄을 모른다. 






나는 한 번도 가수 '비'를 좋아한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그런데 참 이상도하지. 비가 컴백해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걸 볼 때면, 꼭 그때마다 반하고야 만다. 인터넷에서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길래 영상을 눌렀다가, 오, 나는 보고야 말았다, 수트를 입은 비를. 아, 비야, 수트를 입다니, 진리구나. 남자는 수트가 진리야, 그런거였어!







게다가 저 표정을 뭐라고 해야하나. 유혹적이고 애교를 부리는...그래, '끼부린다'는 게 적당한 표현일 듯. 수트입고 끼부리는 비는 황홀한거다. 흑흑. 그래서 다른 영상을 찾아보고 내 생각을 고쳐먹었다. 수트 입은 비가 진리인 게 아니라, 그냥 비가 진리였던거다.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어도 훅- 가게 멋진거였다. 아, 이게 비야, 너라서 그런거구나.. 

그런데..노래 가사는..못알아먹겠네? 처음에 뭐라는건지 니 말을 니가 먹네? 그리고나서는..가사가 없네? 헐. 그래도 괜찮다, 수트빨이 그정도라면. 나는 언제쯤 너같은 수트빨을 가진 남자와 마주앉아 감자탕에 소주를 마실 수 있을까? 나와 마주 앉아 감자탕에 소주를 마신다면, 비야, 우리 사이에 화학반응이 엄청나게 일어날거야. 너는 어쩌면 네 여자친구에게 안녕을 고할지도 몰라. 뒷일은 내가 책임질 수 없구나. 


얼마전에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나온 비의 영상을 보다가 친구가 내게 문자를 보냇었다. 쟤 볼에 키스마크, 저거 뭐냐고. 그래서 내가 답했다.

<몰라. 내가 안그랬어.>


내가 안그랬다.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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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14-01-27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태희가 그랬나봐요....그럼 태진아는? 옥경이가 그랬겠죠? 이 책 읽고싶어지네요. 하긴 다락방님 추천글은 늘 그렇지만요^^

다락방 2014-01-27 10:48   좋아요 0 | URL
책은 좋았어요, 그렇게헤윰님. 천천히 책장을 넘기는 맛이 있는 책이었죠. 괴테가 되게 궁금해지더라고요.

비는..김태희가 그런걸까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뭐, 누가 했든, 저는 아니니까.. ( ")

아무개 2014-01-27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연인사이의 화학반응은 예측할수 없어서 더 짜릿한게 아닐지 ㅋㅋ
물론 처음부터 저사람을 사랑하게 될것 같다는 느낌이 들때도 있지만....
그런경험은 정말 신기한거 같아요. 딱 그사람 보는 순간에 정말 그 사람만 보이고
나머지 배경, 소리까지도 싹 지워지던 경험.

2.비는 뭐 참 열심히 한다싶어 좋아 보였었는데 의류회사 차렸다 망하면서 먹튀되고,
김태희랑 사귀고(?)...뭐 이래저래 이미지가 안좋아 졌어요.
제목이 기억 안나는 좀 오래된 노래. 후렴에 쓰읍~ 뭐 이딴거 나오는 노래 할땐 쫌 멋지다 생각하긴 했는데....
아....제목 왜 이렇게 기억안나지....킁!

3.월요일이지만 이주에 연휴가있으니 월요일도 별로 피곤하게 느껴지질 않네요.
아..사람의 간사함이라니!

다락방 2014-01-27 17:22   좋아요 0 | URL
1. 예측할 수 없어서 더 좋고, 그래서 더 두렵기도 한 것 같아요. 저는 딱 그 사람만 보이는 경험은 아니고, 만나러 가기 전에 설레이고 만나고 있는 중에도 심장이 미친듯이 뛰던 경험이 있네요. 그러면서 어떻게 떨지 않고 대화를 해나갈 수 있었는지..지금 생각하면 신기해요. 하하하하. 그의 앞에선 음식도 양껏 못먹었던 것 같아요. 긴장해서..아...삼겹살 먹고싶다 ㅠㅠ

2. 저도 평소엔 아웃오브안중 그렇군, 뭐 그러고마는데, 무대만 보면 또 좋아서 헬렐레~ 해요. ㅋㅋㅋㅋ전 역시 비주얼에 약한 여자사람인가 봅니다. 쓰읍- 뭐지. 레이니즘인가? 뭐 노래가 딱히 기억나는 건 없네요. ㅋㅋㅋㅋㅋ


3. 아 전 배고파서 미치겠다요. ㅠㅠ 점심의 뼈해장국은 어디로 사라진걸까..왜이렇게 소화가 잘되는걸까.. 흑흑 ㅠㅠ

dreamout 2014-01-27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화력이 이런 내용였군요. 음.. 드라마는 별론데.. ㅋ

다락방 2014-01-27 17:23   좋아요 0 | URL
오, 친화력이 드라마로도 나왔어요? 읽으면서 영화를 상상해보긴 했는데...저는 이 책 좋았습니다, 드림아웃님. 흐흣

dreamout 2014-01-27 19:51   좋아요 0 | URL
ㅎㅎㅎ 아뇨. 드라마로 나왔다는게 아니라..
스토리가 딱 TV드리마 스타일 같다는 말였어요. ^^

다락방 2014-01-28 08:32   좋아요 0 | URL
아 ㅋㅋㅋㅋㅋ 티븨 드라마 보다는 셰익스피어 비극쪽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드림아웃님. 그건 아마도 괴테의 문장 때문일듯요.

자작나무 2014-01-27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의 주제는 I love Kiss

다락방 2014-01-27 17:23   좋아요 0 | URL
으응, 그런건가요? ㅎㅎ

레와 2014-01-27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군대만 갔다오면 느끼한 아저씨가 되는걸까..;;;

다락방 2014-01-27 17:24   좋아요 0 | URL
아 레와님은 비가 느끼해요? ㅎㅎ 난 안느끼한데. 수트빨 완전 짱멋져 ㅠㅠ 군대갔다와도 비랑 현빈은 좀 멋져요. ㅎㅎㅎ 조인성은 초큼 ...거시기해졌지만. -0-

세실 2014-01-28 0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이 참 낯설어요^^ 사서 맞아? ㅋ
결혼후에는 남자가 더 사랑앞에 무너지는듯요.
쟁취?하기까지만.
아 현빈! 나두 빈이랑 삼겹살 먹고 싶어라~~~~

다락방 2014-01-28 08:34   좋아요 0 | URL
저는 진짜 현빈하고 소울메이트 하고 싶습니다. 진짜로요. 아우. 엄청 좋은 소울메이트 될 수 있는데 빈이가 절 봐주기만 하면 말이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4-01-28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진짜 다락방님 글 집중해서 읽고 있었거든요.
글게, 왜 화학반응이 A랑 C랑, B랑 D랑 일어나는 거지?
왜, 그렇게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예상치 못한 시간에 일어나는 거지?
혹, 그런 일은 행복하다고 생각되는 그 지점에서 일어나는 건 아닐까?
그럼, 행복하다는 말, 나 지금 행복해요, 이런 말 하면 안 되는 걸까? 하면서요.

근게, 비 동영상 보다가 다 까먹어버렸네요.
그냥, 비가 진리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4-01-28 11:19   좋아요 0 | URL
미안합니다. 진지한 내용으로 쭉- 가지 못해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저 영상 보다가 수트 입은 비 때문에 정신을 못차리고 지하철안에서 내내 비의 다른 영상 찾아보고 또 찾아보고...멘붕이 왔던겁니다. 아- 세상엔 이런 수트빨을 갖춘 남자가 있어, 하면서 말이지요.

자자, 내 옆에 없는 남자한테 눈돌리지 말고 내 옆에 있는 책에 눈을 돌리도록 합시다. 킁킁. ( ")
 

아직 잠자리에 들기에는 너무 이른 시각이었으며,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그래서 포도주 한 잔을 따른 다음 거실 창가에 앉아서 길을 지나는 행인들과 까맣게 보이는 택시들이 만들어내는 야경을 내려다보았다. 나는 텔레비전과 라디오와 스테레오를 껐다. 불을 켤 생각도 하지 않았다. 나는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며 몇 시간 동안이나 가만히 앉아서 하염없이 술을 마실 수 있는 그런 기분에 빠져 있었다. (p.177)

















내가 내 방에 불을 끄고 가만히 앉아 창밖을 본다면, 베란다가 보인다. 베란다를 봐서 무얼해, 나는 조용히 생각할 일이 있을 때 불을 끄고 포도주를 들고 창가에 가 선 적이 없다. 그런건 생각해보지도 못했지만, 이 책속의 주인공이 창가로 가 가만히 창밖을 내려다보며 생각에 잠기는 그 장면이 눈 앞에 선명히 그려졌다. 그건, 생각에 빠지는 가장 완벽한 장면, 가장 완벽한 시간, 가장 완벽한 장소로 여겨졌다. 창밖의 야경을 바라보는 것. 그것을 내가 있는 곳에서 내.려.다.보.는 것. 



테스는 에이전시에서 십 년간 일해오고 있고, 나름 탄탄한 고객과 지명도를 가진터라 좋은 곳에 살고 좋은 것을 먹는 것이 가능하다. 그런 그녀가 런던의 야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 사는건 당연하게 느껴지고. 만약 내가 혼자 살게 된다면 나 역시 시내의 야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그런 곳에 집을 구하고 싶다. 그러나 지금 내 월급으론 어림도없는 소리다. 헛소리다. 말짱 개소리. 대출을 받는데도 한계가 있지, 나는 베란다가 보이는 집을 구하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할 것이다.



이 책의 원제는 The Agency 이다. 대체 왜 '톰 크루즈에게 전화 걸려오게 하는 법' 으로 바뀐걸까 궁금했는데, 책을 읽다보면 실제로 '톰 크루즈'가 나온다. 뿐만 아니다. 에이전시란 직장 답게 온갖 연예인이 다 등장한다. 그렇다면 이 책이 그 연예인들을 총출동에 비례해 재미있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중간 까지는 주인공한테 너무 짜증이 나서 읽을까말까를 고민하게 된다. 나는 완벽한 인물을 바라진 않지만 성장하는 사람이 좋다. 사악한 사람에게도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책속의 주인공은 어리석고 멍청하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지만, 그 실수로 인해 죄책감의 끝을 경험했고 소중한 친구를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얘기가 다르다. 친구의 약혼자인 줄 모르고 매력적인 남자와 섹스를 했다, 그래,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알면서도 또 했다. 그러니 친구를 잃게 됐다. 이걸로 그녀는 지옥을 경험했으면서, 자기의 성욕엔 문제가 있다고 그렇게도 속상해했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유부남과 불륜관계를 유지하며 사랑에 빠진다. 그녀는 자신의 지난 잘못으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 그것이 잘못인줄 알았으면서도, 그때문에 친구를 잃고 속상해했으면서도, 그녀는 한걸음도 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머저리같고 얼간이 같아서 등짝을 한 대 갈겨주고 싶었다. 



그런데 이제야 나는 깨달았다. 내가 그를 다시 만나는 것을 몹시 고대하고 있었다는 것을. 나는 도통 배우지를 못한다. (p.255)



하아- 물론 어떤 남자와 어떤 여자가 만났을 때 유독 화학적인 반응이 더 '세게' 일어난다는 것은 안다. 그럴 때 자신이 자신을 제어할 수 없다는 것도 이해한다. 그러나 왜 하필 그녀에게 그런 상대가 언제나 남의 남자여야 했을까. 대화가 잘 통하고 자신의 몸을 순식간에 달아오르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왜 번번이 남의 남자여야 했을까. 내가 나를 어쩌지 못하겠어, 라는 핑계를 대체 언제까지 들어줘야 하나. 그러나 위의 255페이지처럼, 그녀는 자신이 과거의 잘못으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음을 알고 인식한다. 중간을 넘어가면서부터, 나는 그녀를 조금씩 지켜보기로 했다. 여러가지 문제가 그녀에게 쓰나미로 닥쳐와 그녀를 공원벤치에 홀로 앉아 비맞혔을 때, 세상 모두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생각 때문에 지쳐 쓰러질 것 같았을 때, 조금, 그녀를 응원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응원하는 마음속에 슬며시, 무엇이(혹은 누가) 그녀에게 구원의 손길을 뻗어줄 지에 대한 기대가 생겼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테스는 그래, 자신의 성적 욕망을 제어하는 법을 알지 못한다. 그 때문에 연애에 있어서는 자꾸만 바닥으로 추락하곤 하지만, 근복적으로 그녀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상대에게 어떤 말을 해야할 지 하지 말아야 할 지 알고 있기 때문에 그녀는 비오는 날 벤치에 홀로 앉아 무너졌던 그 상황에서 다시 재기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나쁜점들을 어떤 좋은점들이 상쇄해주는 건 아니지만, 그녀가 끝까지 지킨 작가의 의리 때문에 그녀는 다시 해 뜨는 날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랑 비슷하다. 영화로 만들어지는 쪽이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 



책을 통틀어 여자가 포도주를 들고 창밖을 보며 생각에 잠기는 장면이 가장 좋았는데, 이 장면은 이런 비슷한 느낌을 줬던 '모신 하마드'의 <주저하는 근본주의자>를 떠올리게 했다. 아, 나는 그 책 속의 이 장면에서 얼마나 맨하튼에 가고 싶었던가.




그녀는 눈을 감고 팔꿈치를 대고 뒤로 기댄 채, 의심할 줄 모르는 소녀처럼 졸린 듯한 미소를 지었어요. 나는 소변이 마려워 방광이 터질 것 같았어요. 나는 곧 돌아오겠다면서 화장실로 다려갔어요. 그런데 내가 돌아오자 그녀는 곤히 잠들어 있었어요. "에리카?" 불러도 대답이 없었어요.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요. 그래서 망설이다가 결국 불을 껐어요. 블라인드가 올려져 있어서 맨해튼 불빛이 안으로 들어왔어요. (p.76)






톰 크루즈가 보고 싶다. 이 책 속의 테스가 그랬듯, 나도 내 눈앞에서 톰 크루즈가 미소 짓는 걸 보고싶다.  안녕?



크- 탑건을 보다가 톰 크루즈가 웃는 거 보고 마치 내게 웃어주는 것 같은 착각에 빠졌던 젊은 날이 있었는데...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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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4-01-21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톰에게 전화 오게하려면 톰과 일을하면 되는거군요...
제가 무척 좋아하는 배우가 있는데 그 배우가 직장상사로 나오는 꿈을 꾼 후 많이 멀어진 느낌이 --a

다락방 2014-01-22 09:45   좋아요 0 | URL
톰과 일을 하면 되지만 톰과 일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인 것입니다. 테스에게도 그래요. 하하하하. 아우..우리 회사에는 왜 현빈 닮은 남자직원이 없을까요? 현빈 닮았다면 상사여도 괜찮을 것 같은데...킁.

에르고숨 2014-01-22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남의 남자'에 더 끌리는 이유를 정말 모르십니까? 배려나 성숙함이나 섬세함의 매력을 가진 이들이 알고 보면 보통은 '남의 남자'들이란 걸. 그러니까 어쩌면 부인/애인이 (적극적으로든, 아니면 그 존재 만으로든) 매력적인 남자를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을 저는 합니다만, 얄궂게도 말이지요.

다락방 2014-01-22 09:49   좋아요 0 | URL
맞아요, 에르고숨님. 그런것 같아요. 부인 혹은 애인의 존재 만으로도 그 남자가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 게다가 더 매력적인 남자는 자신에게 아내 혹은 애인이 있음을 밝히고 그들에 대한 마음이 진실한 것임을 밝히는 남자들이더라고요. 그런 남자들이 '난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그냥 걔가 나 좋아해서 만나는거야' 따위의 말을 하는 남자들보다 더욱 근사하고 매력적인 것도 사실이고요. 그런 사실이야 알지만, 이 책속의 테스가 유독 두 다리가 후들거리게 욕망을 느끼게 하는 남자가 혹은 시간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남자가 '남의 남자' 인게 참 안타깝더라고요. 그런 남자가 싱글이면, 그래서 당당하게 내 남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그런 남자는 애시당초 '이미' 남의 남자이기가 쉽죠. 킁. 에잇.

현빈도 남의남자..대중의 남자..Orz

자작나무 2014-01-22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라마 좀 그만 봐요!

다락방 2014-01-22 10:29   좋아요 0 | URL
저 드라마 거의 안보는데요...ㅠㅠ
 
[100자평] 티파니에서 아침을

어젯밤 엄마랑 티븨 드라마를 보다가 엄마한테 물었다. 엄마, 저 여자는 어쩌다가 닥터랑 연애하고 결혼하게 됐을까? 그러자 엄마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저 닥터가 여자를 쫓아다녔대.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닌데...어떻게 '닥터'를 만나 결혼했냐 뭐 그런건데. 나는 살면서 한 번도 닥터랑 연애를 해 본 적이 없으니까.. 여튼 잠깐동안 티븨를 보다가 들어가서 책이나 읽자, 하고 방으로 들어왔는데, 친구로부터 문자메세지가 왔다. 처음으로 저녁식사를 하게 된 남자가 나랑 동갑이며 대학교 물리학 교수여서 기가 죽었다는 내용의 문자였다. 선을 봐서 만난 게 아니라 운동하다 만난거라 직업을 알고 만난것도 아닌데, 어떻게 우연히 교수란 직업을 가진 남자랑 데이트를 할 수 있었을까? 내 안의 속물근성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나왔다. 평소엔 내 잘난맛에 산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가끔 이렇게 누군가의 조건을 보고 기가 죽는 일이 생긴다. 대체적인 일상의 날들에 나는 '내가 아는 누구, 내가 만나는 누구'에 대해 자랑할 수 있는 사람이기보다는 '나'를 자랑할 수 있는 사람이고, 그렇게 사는것이 더 낫다고 믿고 있는 사람인데, 가끔 어떤 타이밍에는 이렇게 속절없이 무너지고만다. '교수'란 직업은 어렸을 때 어렴풋이 근사하다고 생각했으며 환상적인 직업이라 여겨져 막연히 '나도 교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더랬다. 물론 교수를 하면서 같은 학교 남학생들의 흠모의 대상이 되는 불순한 욕망이 더 크게 자리잡긴 했지만, 어쨌든 공부와는 동떨어진 나는 그저 한순간의 로망 같은거였을 뿐 진짜로 교수가 될 가능성은 제로였다. 그래서 교수가 직업이거나 교수가 직업인 사람을 애인으로 둔 사람이 멋있어 보였다. 대단해 보였다. 교수랑 연애하는 건 어떤걸까, 뭐 그런 생각도 해보기도했다. 영화 <결혼은, 미친짓이다>를 보면서 그러나, 교수랑 연애하는 건 꽤 힘들고 어려운 일일거란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나랑 살면서, 나랑 연애하면서 매일 젊고 발랄한 여대생들 틈에 있게 된다면, 나에 대한 애정은 금세 식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들 때문이기도 했고, 동료교수랑 얘기하다 보면 나와는 대화가 한정적이지 않을까, 라는 못난이 생각 때문이기도 했다. 뭐 어떤 생각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했든지간에, 나는 교수랑 연애를 해본 적도, 닥터랑 연애를 해본 적도 없다. 변호사 검사 모두. 그런 사람은 내 주변에 없는 저 너머 어디, 다른 세계의 사람 같은건데, 나를 만나 술도 마시는 내 친한 친구가 그런 교수를 만나 데이트를 했다고 하니, 나는 이날 이때껏 그 숱한 연애속에 왜 그런 직업군, 소위말해 사회적으로 명성을 얻는 직업군의 남자와는 데이트를 해보지 못했다는 데 생각이 미친거다. 그뿐만이 아니라 심지어 나보다 더 가난한 남자들이 내 연애상대의 대부분을 이루었다. 


물론, 나도 알고 있다. 남들이 알아줄 만한 직업이라고 해서 그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월등히 더 나은건 아니라는 사실을. 실제로 그런 직업을 가진채, 더 좋은 학벌 더 높은 연봉을 받고 썩을놈이란 욕을 들어먹을 만한 사람들을 보기도 했었고. 직업과 돈이 더 나은 사람이란 걸 보장하진 않는다는 걸 그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그들이 더 많이 배우고 더 유식하고 더 돈이 많다해도, 예의 바른것과 거리가 멀 수도, 매너 따위는 키우지 않을 수도, 발기가 안되거나 1.5초만에 사정할 수도, 폭력을 휘두르는 개같은 놈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내가 사귀는 남자가 잘났다고해서 내가 잘났다는 걸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도 역시 알고 있다. 그러나 안다고 해서 언제나 받아들일 수 있는 건 아니다. 가끔 나는 지독하게 신세한탄을 하고야만다.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그런 사람들을 마냥 부러운 시샘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는것이다. 나는 왜, 얼굴이 특출나게 예뻐서 버스정류장에서 저기요, 시간 있으면 차 한잔 하실래요, 라고 말을 거는 남자도 없고, 나는 왜, 하늘 높은줄 모르는 연봉을 가진 남자들과 사귀게 되지 않는걸까. 왜 내가 만나는 남자들은 내 외모에 반하는 남자도 아니고 왜 부자도 아닐까. 왜 그들은 지극히 평범하며 때로는 부족하게까지 느껴질까. 왜 그들에게서 누구보다 뛰어난 점을 찾는다면 그저 '나를 좋아한다'는 사실 한 가지 뿐인걸까? 왜 그 사실이 내게는 그다지 위로가 되지 않을까? 조건 좋은 남자랑 연애하는 게 더 큰 행복을 가져다주는 건 아니지만, 가끔은 시샘이 난다. 



아까는 친구랑 이런 얘기를 메신저로 하노라니, 친구가 사주 얘기를 꺼냈다. 너 사주 볼 때, 그 때 그랬잖아.


락방씨는 락방씨보다 조건 좋은 남자 만나기 힘들어요, 라고.


아..그랬던가.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내 조건이 뭔데. 내 조건이 이렇게 지독하게 평범한데, 이거보다 못한 남자들만 내 주위를 맴돌다니. 아, 무너지지 말자. 나는 무조건 나 잘난 맛에 살자. 내가 잘나면 되니까, 내가 잘났으면 됐지, 더 뭐가 필요한가. 닥터가 아니고 변호사가 아니고 교수가 아니어도 예의 바르면, 매너가 좋으면, 폭력과는 거리가 먼 남자라면, 발기도 잘 되고 사정을 조율할 수 있는 남자라면, 그래, 괜찮다. 우리가 웃으며 대화할 수 있다면 되는거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자. 이게 다 생리전증후군에서 나온거라고, 어깨에 힘을 빡- 주자. 가방 안엔 초콜렛도 있으니까. 다른 사람의 조건을 보고 기죽지 말자. 그거 보고 바닥으로 떨어지지 말자, 라고 생각하면서 전체적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내 자신이 밉다. 못난이 생각하는 못난 여자가 된 기분이랄까. 나란 여자, 어쩔 수 없구먼. 


그래서 그런지, 그냥 홀리를 보는 데 슬퍼졌다. 홀리가 나 같아서가 아니라 나랑 달라서. 홀리가 나랑 달라서 좋아해야 되는건지 우울해야 하는건지 모르는채로, 그냥 이 책이 슬펐다. 나는 하늘을 나는 사람이 아니고, 하늘을 나는 사람을 그저 밑에서 쳐다보는 사람이지만, 어쩌면 땅에 굳건히 두 발딛고 서서 하늘을 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게 가장 현실적이고 편한 게 아닐까. 그러나 하늘을 날고 싶은 사람은 어떻게든 날아야 하겠지. 머릿속은 복잡하게 꼬이고 또 꼬이고, 최종적으로 홀리의 손을 잡고 바닥으로 내려오라 말하고 싶지만, 애초에 나는 홀리의 손을 잡고 싶지는 않았던 것 같다. 아,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거람.



"벨 아저씬 야생 동물은 절대 사랑하지 마요." 홀리가 충고했다. "그게 바로 닥의 실수였죠. 그는 항상 집에 야생 동물들을 안고 들어왔었어. 날개를 다친 매라든가. 한번은 다리가 부러진 다 자란 살쾡이를 데려왔지 뭐예요. 하지만 야생 동물에겐 마음을 주면 안 돼. 마음을 주면 줄수록 걔들은 더 강해지니까. 강해져서 숲 속으로 도망가버려. 아니면 나무 위로 날아가든가. 그 다음에는 더 큰 나무로 날아오를 거고. 그다음에는 저 하늘로. 그렇게 끝나는 거예요, 아저씨. 야생 동물을 사랑하게 되면. 나중에는 결국 하늘만 바라보며 끝." (p.104)


"행운을. 그리고 내 말 믿어요, 사랑하는 닥. 하늘을 바라보는 편이 하늘에 사는 것보다는 더 좋답니다. 무척 공허한 곳이에요. 무척 흐릿하고. 천둥이치면 다들 사라지는 그런 나라일 뿐이야." (p.105)


















중간즈음 까지는 대체 뭘 말하고 싶은건지 잘 모르겠고 책장이 더디 넘어갔다. 홀리라는 여자에게 도무지 공감할 수 없기도 했고. 옆에 있었다면 잔소리 하고 싶은 여자였어..그런데 하늘에 있으면서 얼마나 공허했을까, 얼마나 공허하면 하늘에서 살고 있을까, 하는 마음이 점점 마음속에 퍼져나가 결국엔 책장을 덮고 한숨을 쉬게 됐다. 이상하게 마음이 아펐다. 그녀는 그녀가 원하는대로 살고 있는데, 그런 그녀를 보고 내 마음이 왜 아플까. 





홀리가 하늘에 살았다면 그 하늘 다른 한 편에는 이 영화속의 주인공 '조던'이 살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 평생 걸려 월급을 백프로 저축한다해도 조던처럼 살기는 불가능했을 터. 돈을 길에 뿌리고 다닐만큼 많이 가진 그는, 그 돈의 많은 부분을 마약과 여자에 쏟아부었다. 왜 하늘에 살면서 만족하지 못했을까. 그 하늘이, 그가 닿고자 한 하늘이었다면, 그랬다면 그는 약에 중독되지 않고, 섹스에 중독되지 않고도 충분히 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늘이 공허했던 건 아닐까. 큰 집 빠른 차 모델 아내를 가졌어도 왜 더 많이, 더 크게 더 높이를 외칠 수밖에 없었던걸까. 일정부분에서 만족하는 게 좋았을텐데, 첫 아내가 '당신 달라졌어'라고 말했을 때 귀기울일 수 있었다면, 거기에서 멈췄으면 천둥치면 사라질, 그런 곳에 도달하지 않았을 수도 있을텐데. 물론 그는 다시 하늘을 날 준비를 하고 있지만, 하늘은 내게 너무도 높고 높은 곳이라 감히 가 닿을 생각을 할 수가 없다. 역시 홀리의 말이 맞는 말인것 같다. 하늘을 바라보는 편이 하늘에 사는 편보다 나을 것이다.


다시 태어나도 나는 땅에 굳건히 발을 디디고 하늘을 바라보는 삶을 살 것이고, 가끔 일상속의 어떤것들이 하늘에 올라와보고 싶지 않느냐고 약올리면 그 때마다 흔들리면서, 또다시 중심을 잡을 것이다. 조던이 나랑 함께 사는 사람이었다면, 약을 끊으라고 울고 잔소리하고 타일렀겠지만, 결국엔 뒤를 돌아 그와 갈라섰을 것이다. 하늘과 땅의 간극은 멀다. 손을 뻗는다고 닿을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나는 하늘을 바라보는 걸로 만족하는 사람이고 싶다. 나는 역시 땅에 속한 사람이니까. 나는 땅에 속해서, 걷는 사람이라서, 조던이랑 함께 하늘을 날기 보다는 현실에서 디카프리오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기를 희망하면서, 그렇게 살고 싶다. 이번엔 좀 디카프리오에게 줘요. 연기 진짜 쩔던데요. 그렇게 약에 중독되어 침흘리는 연기를, 월가에 입문해 반짝반짝 빛나는 눈동자를, 그걸 그렇게 잘해내는 사람이 또 어디있겠습니까. 디카프리오 줍시다!



근데 이 여잔 왜이렇게 이뻐.. 예쁘다기 보다는 뭐라고해야하지 암튼 짱멋져.. 마고 로비, 당신도 하늘에 살고 있는거 아닙니까, 혹시? 




자, 다시 땅에서 일상을 돌 볼 시간. 점심 메뉴를 정하고, 뻑나버린 노트북 수리를 맡길 생각을 해야하고, 어제 점심에 배불러서 더 먹지 못한 갈비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갖고, 당장 구정에 돈이 필요한 데 그건 대체 어떻게 구해야되나 머리를 싸매고(고민해도 돈이 나오는 건 아니고), 왜 로또는 번호를 하나도 맞추지 못했을까 잠깐 생각해보고, 2월에 있을 모임의 기차표를 예매하고, 저울 위에 올라가 몸무게를 재보고(응?), 조카 사진을 보고, 책을 읽자. 


나는 하늘을 바라보며 여기 있을것이다. 가끔은 못난이가 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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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1-20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발기도 잘 되고 사정을 조율할 수 있는 남자라면, 그래, 괜찮다.'
뭡니까? 이렇게 진실한 문장은! 흐흐흐흐

2.생리전증후군이 이정도면 뭐.....저는 사방팔방에 짜증을 바락바락 내고 다니는걸요....^^:::::::::::
기운내요, 어제 배가 불러 못먹은 갈비 말고 , 다음 번에 맛있게 먹을 스테이크를 생각하면서!!






비로그인 2014-01-20 14:34   좋아요 0 | URL
아무개님 덧글도 추천합니다~ 특히 1번..... : )

비로그인 2014-01-20 16:30   좋아요 0 | URL
저도 1번 강추(?)해요 ㅎㅎ

다락방 2014-01-20 18:50   좋아요 0 | URL
1.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는 왜이렇게 진실할까요, 아무개님? 킁.

2. 오늘은 점심에 오제볶음을 먹었는데 너무 많이 먹어서 배가 아직까지도 부르네요. 아우..너무 많이 먹어서 후회중이에요. 내일 점심엔 무리하지 말아야겠어요. ㅠㅠ
당분간 스테이크는 금지에요. 돈이 없어요.. 명절에 돈 나가야 되는데.. ㅠㅠ 돈이.. ㅠㅠ 없어.. ㅠㅠㅠ 스테이크는 하늘에 두겠습니다, 당분간 ㅠㅠ

2014-01-20 15: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20 1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4-01-20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울프..를 아직 못 봤지만, 디카프리오에게 남우주연상, 좀 주자고 함께 주장해봅니다. +_+;;;;;;;;;;;;

다락방 2014-01-20 18:53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어바웃 타임> 봤어요? 거기에서 나온 여자가 저 여자 '마고 로비' 인데 이 영화에서 디카프리오의 아내로 나오거든요. 진짜 완전 여신같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bitter 2014-01-20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보내주신 책 잘 받았습니다. 전 16일자 게시물에 댓글 달았는데 확인 못하신거 같아서 다시 받았다는 댓글 올려요! 늦게 댓글 달아서 죄송합니다ㅠㅠ 요근래 바빠서 책도 보지 못하네요. 다음주에 다락방님이 보내주신 책 먼저 읽고 감상 올리겠습니다! 얼른 책 읽고 싶어서 죽겠네요 ㅠㅠ .

다락방 2014-01-20 18:53   좋아요 0 | URL
네, 댓글 보았습니다, 해맑님. 책은 천천히 읽고 싶을 때 읽으세요. ㅎㅎ
저도 오늘 하루종일 열일 했는데 얼른 집에 가는길에 책 읽고 싶어요. 제목도 무려 ㅋㅋㅋㅋㅋ <톰크루즈에게 전화가 걸려오게 하는 법> 입니다! >.<

Mephistopheles 2014-01-20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니...저기요 시간있어요? 잠깐 커피라도 한잔....

이라는 처음보는 이성에게 권유받았던 때가 있었던 기억이 나버리는군요..

이 저는 남자입니다.

다락방 2014-01-20 18:54   좋아요 0 | URL
저는.............없습니다. 킁킁. 없네요. 쳇.

mira 2014-01-21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티파니에서 아침을 하면 하면 햄버거, 오드리헵번,티파니 보석 밖에 생각이 안났는데 깊이 들여다보니 그런 슬픔이 있네요. 공감이 가는 말이 잔뜩 있네요. 제친구중 한명도 의사랑 결혼했는데 그때 참 부럽더라구요. 이런 속물근성을 이렇게 이야기할수있는 다락방님이 대단합니다. 모두들 아닌척 하고 숨기잔아요. 저의 마음을들킨것 같아 에구머니나하고 갑니나 . ㅎㅎ

다락방 2014-01-21 13:54   좋아요 0 | URL
아, 미르다님은 <티파니에서 아침을> 영화를 보셨나요? 전 영화도 보지 않아서 막연하게 로맨틱한 연애 내용인 줄로만 알았지 뭐에요. 그래서 이 슬픈 내용에 좀 당황했답니다. 시무룩해졌었어요.

ㅎㅎ 저는 지독하게 현실적이고 속물적인 인간인지라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기가 힘들어요. 가끔은 질투와 시샘이 철철 넘친답니다. 세상이 정해놓은 기준이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면서도 가끔 그 기준을 마치 절대적인 기준인양 잡아놓고 있지요. 대단하긴요, 뭘. 그저 평범한 인간이지요. 하하

마태우스 2014-01-21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다락님의 페이퍼는 정말 하나하나가 보석같네요. 교수된 입장으로서 몇 말씀 드리자면,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교수들은 남 시키는 걸 좋아해요. 조교 없이는 암것도 못하죠. 집안일 같은 건 절대 안합니다. 게다가 겁나 권위적이죠. 정치판에 뛰어들 때도 장관이나 국회의원 정도는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 거죠. 연봉도 뭐, 기업 다니는 친구들보다 더 높은 것도 아니고, 뭣보다도 자기 처우에 대한 불만이 많습니다. 난 아주 대단한 사람인데 왜 이따구 대접밖에?? 여자분들한테 그닥 추천해드리고픈 직종은 아닙니다. 게다가 이건 개인적인 경험이고 설문조사 해본 건 아니지만, 발기와 사정에그닥 능통하지 않답니다.

암튼..글 읽으면서 이런 생각 했어요. 다락방님 진작에 만났다면, 하는 생각요.

다락방 2014-01-21 18:05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마태우스님 댓글이 아주 진솔하네요. 하하하하. 무엇보다 저도 한 말씀 드리자면, 대체 마태우스님과 저는 왜그렇게 늦게 만난걸까요. 저도 진작에 만났다면, 하는 생각을 한답니다. 하하핫.

2014-01-21 17: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21 18: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22 1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22 1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몇 년전부터 앞머리를 내리고 다녔는데, 워낙 노안인 내가 앞머리를 내리니 그나마 내 나이대로 보여 참 잘했다 싶었다. 그리고 몇 년간 계속 유지해오다가 최근에야 이제 앞머리를 길려서 뒷머리랑 함께 묶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래, 이젠 자르지 말고 길려보자, 하고 있었는데...어휴. 너무 힘이 드는거다. 아니, 힘들다기 보다는 귀찮다고 하는게 맞을듯. 이게 귀에 꽂자니 충분히 길지 않아 자꾸 빠져 흘러내리고 그냥 두자니 너무 거슬리고...사실 실삔이나 똑딱삔으로 딱 고정해서 깻잎머리 만들고 싶지만 혹은 뒤로 확 넘겨 삔을 꽂고 싶지만...여긴 회사지 고등학교가 아니야...orz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고, 단발인 지금의 머리도 길려보고 앞머리도 길려보자 했던 내 생각이 막연하기만 했는데, 우연히 이 책의 표지를 보고 마음을 정했다. 그래, 앞머리는 자르자. 앞머리는 자르고 뒷머리는 길게 자라게 두자. 그래서 이 책의 표지인물 처럼 되자. 이 책의 표지 인물 헤어스타일이 너무 예쁜거다!! 흠. 근데 내일모레 나이 마흔인 여자가 하기에는 좀...거시기한가? 여튼 예쁘다!

















그래, 결심했어! 저런 머리를 만든 뒤에 나도 책 표지인물이 되는거야!!!!!!!!




흐음. 그런데 전지현 보면 앞머리 없는게 이쁘던데... ( ")





하아- 책이나 사서 읽자 -_-




(덧. 그런데 이번에 책 방출 신청하셨던 분들, 아직 한 분도 못받으신건가요? 지난주에 보내서 벌써 받으셨어야 되는데 한 분도 받았다는 말씀이 없으시네요...받으신 분들은 받았다고 말씀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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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1-16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전 다락방님 단발머리 너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2.앞머리는 반다시 있어야 합니다. 동안의 필수품! 저 보세요 ㅋㅋ

3.전지현.........됐어요!!!! 큼.....전지현이라니....



다락방 2014-01-16 10:25   좋아요 0 | URL
1. 전 긴머리도 잘 어울려요. 저한텐 안어울리는 머리는 없답니다. =3=3=3=3=3=3=3=3=3=3=3=3=3=3(때리지 마세요!)

2. 아무래도..그렇겠지요? 왜냐하면,

3. 전 전지현이 아니니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락방 2014-01-16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영화쿠폰 안쓰시는 분, 저 좀 주세요!

2014-01-16 1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4-01-16 10:45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

2014-01-16 1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16 1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16 1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4-01-16 10:45   좋아요 0 | URL
아 오케오케 잘 알겠습니다~

레와 2014-01-16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같은 딜레마에 빠져있다우. 지금 너무 거슬려요. -.-

김수현이랑 7살 차이난다는데 뽀뽀도 하고 키스도 하고..
쩝. 부럽.. ;;

다락방 2014-01-16 11:25   좋아요 0 | URL
레와님도 할 수있어!! (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4-01-16 1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16 1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16 1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4-01-16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머리 자르는 것 너무 귀찮아서 기르기 시작한지 몇달 되었어요. 초반에는 실삔으로 고정했고요. 지금은 반머리용 핀으로 넘길 만큼 자랐어요. 몇 달 더 버티면 뒤로 묶는 사이즈만큼 자라지 싶어요.
전 머리띠를 하고 싶지만 두상이 커서 머리띠는 제가 아프더라구요.ㅜ.ㅜ

다락방 2014-01-16 13:35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은 동안이셔서 앞머리 없어도 괜찮을것 같아요. 노안에게 앞머리는 필수라(흑흑) ... 그치만 저도 정말 귀찮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비로그인 2014-01-16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에 댓글 달면 여자 사람인 거 맞죠?

- 그래서 댓글 달기로 결심(씩이나^^) 했어요.

사실 모든 헤어의 지향은 동안에 있으니, 핀을 이용한 앞머리의 깻잎화 한방이면 끝나는 거라고.,.조심스럽게 제안합니다. 다락방님은 충분히 회사 사람들의 시선에 맞설 수 있는, 초강력 에너지( 그러니까 한마디로 귀요미)가 있으니까요^^

다락방 2014-01-16 14:12   좋아요 0 | URL
아........깻잎화...............흔들리네요. 흔들흔들.. 깻잎..해볼까요. 하앙- 갑자기 깻잎머리 하고 만났던 남자친구 생각도 나고..이십대 중반의 일이었고 남친이 마구 웃었던.. 그 날의 기억.. 그 남자는 잘 지내는지......

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런데 견디셔님, 잘 모르시는 것 같아서 말씀드리는데요, 제게 귀요미는 없습니다. 전혀, 전혀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해변의신밧드 2014-01-16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코 책 받았다고 댓글 단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요;; 죄송합니다. 야금야금 읽어서 이제 다 읽어가는데, 저 사실 로맨스 소설 처음 읽거든요. 므흣한 게 참 좋아서 이 책을 계기로 더 읽고 싶어졌답니다 ㅎㅎ 재밌는 책 보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왕꿈틀이도 참 맛났답니다>_<

다락방 2014-01-16 14:14   좋아요 0 | URL
어떻게, 밤에 야한 꿈은 꾸지 않으셨는지 모르겠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저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성인남녀가 뭘 그렇게 불붙었는데 중단하는지 모르겠어요. 나중에 그 날 생각하면 후회할텐데. 그 때 할걸..하고(뭘?) ㅋㅋ

chandelier 님이 가장 먼저 댓글 달아주셨었는데, 마침 그 때 동료가 준 꿈틀이가 제 책상에 있었어요. 그래서 숑- 넣어드릴 수 있었습니다. 다른 분께는 책만 보냈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러니 행운..이신겁니다!

blanca 2014-01-16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앞머리가 있었던 적이 예전에 회사 여직원이 앞머리 내려 보라고 하도 꼬드겨서--;; 앞머리 자르고 그 앞머리를 뒤로 넘기기까지 하도 고생을 해서...그게 한 번도 앞머리를 내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은 앞머리가 밑으로 내려가는 게 아니라 자꾸 올라가는 것처려 삐쳐서 우스꽝스럽게 되더라고요. 이젠 정말 앞머리를 내는 게 좋을 나이가 됐는데 역시나 앞머리는 저의 꿈이예요. 그런 의미에서 다락방님 부러워요. 저도 앞머리 연습좀 해서 나이 더 들면 필히 내려야 할 것 같은데. 잘 될지는 모르겠어요. 그리고 위에 방출받으시면서 꿈틀이 받으신 분 부럽네요^^;; 방출 소식도 못 챙겼어요.

다락방 2014-01-17 14:16   좋아요 0 | URL
전 어제 하도 우울해서 미장원에가서 앞머리를 잘랐답니다. 다시 짧게 가기로 확실히 결심하고..그런데 정말이지 거짓말처럼 자르고나니 기분이 나아졌어요. 아마도 그건 앞머리를 잘라준 미장원 원장님이 예쁘게 드라이까지 해주시는 바람에 ..거울을 보니 스스로 약간 예쁘게 느껴졌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하하하하.

저도 앞머리 내리면 그때마다 실망을 했는데 다행히도 지금 다니는 미장원 원장님이 제가 원하는 스타일을 제대로 이해하시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려주셔서 몇 년째 잘 내리고 다니고 있답니다. 흑흑. 제게는 너무나 고마운 분이에요. 흑흑. 역시 앞머리 짧으니까 길 때보다 좀 더 젊어 보이긴 하네요..orz

꿈꾸는섬 2014-01-16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앞머리 내리면 꼭 후회하게 돼어서 몇년째 앞머리는 절대 내리지 않는데, 그래도 가끔 앞머리 내리고 싶다는 생각 저도 해요. 근데 앞머리 내리고나서 그 후에 꼭 후회해서 ㅋㅋ 그냥 기르는 쪽이에요.

다락방님, 늦게 인사올려 죄송해요.
화가와 정원사 잘 받았어요. 고맙습니다. 잘 읽을게요.^^

다락방 2014-01-17 14:17   좋아요 0 | URL
저도 언제나 후회하는 편이었는데 최근엔 그렇지 않았어요. 정말 잘 내렸다고 생각하며 지내고 있죠. 오래 앞머리 있었으니 이젠 길려볼까 하다가 어제 퇴근길에 미장원 들어가서 다시 잘라버렸답니다. 자르고나서 또다시 아, 자르길 잘했다, 하는 생각을 했어요. 헤헷.

화가와 정원사, 실은 저는 읽다가 포기한 작품이에요. 꿈꾸는섬님 취향에는 잘 맞을지 모르겠어요. 잘 받으셨으니 다행이고, 즐겁게 읽으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세실 2014-01-17 0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딜레마!!
앞머리는 동안의 기쁨은 있지만 나이 제한이 있어요.ㅎ
지금 앞머리 기르고 있는데 고개 숙였을때 얼굴의 반을 가리는 그 느낌 안좋아서 핀을 꽂았지만 주변에서 말리네요.ㅜ
내 나이땐 어떤 헤어 스타일이 어울릴까요? 커트 뽀글? 으악!

다락방 2014-01-17 14:19   좋아요 0 | URL
사실 나이 들었는데 긴 생머리도 별로 예쁘게 보이질 않잖아요. 긴생머리는 젊은 여자들의 특권 같은걸로 느껴졌거든요, 제게는요. 그런데 안젤리나 졸리를 보면서 전혀 그렇지 않다는 데 생각이 미쳤어요. 나이 들어도 어떤 여자들에겐 긴 생머리가 어울리고 예쁜겁니다. 뭐, 안젤리나 졸리 보고 생각한거니.......모두에게 해당되는 게 아닌게 당연하지만. 킁킁.

전 더 나이들면 길려서 올리고 다니고싶어요. 제 성격상 머리 올리고 다니는 게 제일 잘 맞고 스트레스도 덜 받고 신경도 안 쓰이는 것 같아요. 제일 잘 어울리기도 하고요. 세실님도 올림머리 어떠세요? ㅎㅎ

bitter 2014-01-17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서재에 책 인증 글 올리려다가 댓글 쓰는 것도 미뤄졌네요. 늦게 달아서 죄송합니다 ㅜㅜ
우체국 택배로 빨리 와서 놀랐답니다. 저는 3일정도 걸릴 줄 알았거든요! 여튼 다락방님의 정성 어린 택배에
감동했습니다. 아. 혹시 책 앞에 포스트잇에 적은 펜이 만년필인가요? 왠지 만년필 느낌이라서요!

다락방 2014-01-20 18:47   좋아요 0 | URL
아, 받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우체국 택배는 진짜 짱이에요. 보내면 바로 다음날 슝- 배송이 되지 뭡니까!
근데 제가 포스트잇에 어떤 펜으로 적었는지 기억이 잘...나질 않네요?? 90프로의 확률로 만년필로 적었을 것 같긴 하지만..확신할 수가 없습니다. 기억이 잘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