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156페이지까지 읽었는데 이거 왜이렇게 안읽히고 재미없나요.. 뒤로 가면 재미있어 지나요? 하아- 중도 포기 하고 싶다..

너무 재미없어서 지금 다른 분들 리뷰 보고 왔는데 다 너무 좋다고 그러는데 나는 왜...Orz 


울프 님의 <자기만의 방>과 <3기니>는 엄청 좋아서 흥분했는데 올랜도 왜 졸려..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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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2023-01-05 10:38   좋아요 1 | URL
구천이 손석구는 안될까요?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05 10:39   좋아요 0 | URL
망고님 가상캐스팅 천재세요? 일단 누군지 모르지만 ㅋㅋ 구천이 싫으니까 손석구 확정짓고 읽겠음 ㅋㅋㅋ

망고 2023-01-05 10:40   좋아요 0 | URL
아니 근데 구천이로 손석구는 좀 약한느낌이에요 선이 굵어야 하는뎅....딱 안 떠올라요

다락방 2023-01-05 10:52   좋아요 0 | URL
구천이 손석구 반대요! 망고 님 지적대로 선이 굵어야 하는데 손석구는 졸린 눈을 가지고 있어서..

망고 2023-01-05 10:54   좋아요 0 | URL
넵 철회하겠습니다! 구천이는 눈 부리부리한 사람으로~

독서괭 2023-01-05 11:04   좋아요 1 | URL
저도 손석구보다 잘생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큼

은오 2023-01-05 11:29   좋아요 0 | URL
구천이가 어떤 놈인지는 모르겠지만... 선이 굵고 눈이 부리부리하고 손석구보다 잘생겨야 한다면 지창욱은 어떠신가요? 제가 지창욱을 좋아합니다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5 11:30   좋아요 3 | URL
지창욱 보다는 좀 더 쎈 이미지여야 할 것 같은데요. 좀 더 스트롱.......... 좀 더 짐승 냄새가 필요할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은오 2023-01-05 11:33   좋아요 0 | URL
아 어렵다!!! 캐스팅에 진심인 까다로운 여자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3-01-05 11:38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 캐스팅에 진심이신 분! 매우 엄격ㅋㅋㅋㅋ별당아씨를 업고 산을 오르락내리락 할 만큼 근육질에 수컷냄새 물씬 풍기는 배우여야 합니다 여러분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5 11:43   좋아요 2 | URL
네네 그러합니다. 수컷 냄새 필요합니다! 으르렁-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1-05 10: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올랜도에서 갑자기 토지 캐스팅 중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5 10:35   좋아요 0 | URL
아니 그러니까 여기 갑자기 어떡하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05 10:37   좋아요 0 | URL
나때문인거지? ㅋㅋㅋㅋㅋㅋㅋ 아니야 ㅋㅋㅋ 원래 다락방님 페이퍼에서는 가상캐스팅이 정석이라고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5 10:55   좋아요 1 | URL
나 그레이도 캐스팅 해야되는데. 아 바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1-05 10:3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제가 어제밤에 읽은 책 잠깐 인용 좀 하고 오실게요.

시몬느 드 보부아르는 울프의 소설보다 에세이를 선호했는데......... ˝그러나 나는 울프의 소설과는 마음이 맞지 않아서 그녀의 페미니즘 에세이만 읽어요.˝ (39쪽)

출처 : 페미니즘 이론과 비평

다락방 2023-01-05 10:35   좋아요 2 | URL
아 단발머리 님, 단발머리 님은 저의 구원이십니다. 저는 어떻게 나따위가 감히 울프의 소설을 지루하다고 하냐, 졸리다고 하냐 흑흑 위대한 작가의 작품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나는 밥통인가.. 했는데 보부아르 님도 울프의 소설과 맞지 않으셨다니. 흑흑 ㅠㅠ 저는 이제 보부아르와 같은급입니다!! (그거 아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님 만세!!!!!

공쟝쟝 2023-01-05 10:36   좋아요 1 | URL
어디가요 먼저가지맠ㅋㅋㅋ

단발머리 2023-01-05 10:40   좋아요 1 | URL
쟝님… 나 어제밤 늦게 출발했어요. 아직 서울역 도착 전이지만 ㅋㅋㅋㅋ 천천히 와요 ㅋㅋㅋㅋ 시간 많아 ㅋㅋㅋㅋ

persona 2023-01-05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어로 읽어서 재미 없는 건줄 알았는데요. 아니로군요. ㅋㅋㅋ 그래도 뭔가 환상적이지 않나요? 저는 마르케스의 백년동안의 고독이랑 이 책 문장이 휙휙 건너뛰는 게 많은 느낌이라 다 읽고 난 뒤에 꿈같다. 는 흩날리는 느낌만 있어요. ㅎㅎㅎ 그래도 책 표지는 아름답네요. 바람돌이님 말씀처럼 플롯보다는 의식의 순간적인 흐름에만 집중하면서 읽을 수 밖에요. 파이팅입니다!
근데 자기만의 방이 훨씬 재밌어요. ㅋㅋㅋ

다락방 2023-01-05 11:04   좋아요 1 | URL
페르소나 님도 자기만의 방이 훨씬 재미있으셨군요! 으하하하. 저도 그렇습니다.
올랜도는 재미없어서 읽다가 자꾸 다른 생각을 하게 되고 다른 생각 하고 읽다보니 무슨 말인지 몰라서 읽은 문장 또 읽고 그렇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어쨌든 시작했으니, 게다가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이니, 꼭 완독하도록 하겠습니다. 화이팅!!

은하수 2023-01-05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만 그런줄..
위안이 되네요
저두 울프 <댈러웨이 부인>만 제법 괜찮았어요. <세월> 들었다 지루해서 바로 때려치우고 다신 안봐야지 했는데.. 세월이 지났으니 다시 도전하면 괜찮으려나 싶어 <자기만의방> 도전했는데 첨부터 안넘어 갔어요
저랑도 안맞는게 확실해요^^
음.. 공쟝쟝님 토지 읽으시는거 봤는데...애들 어릴때 재독 했는데 그게 20년도 더 전이라...
할말이 없군요
그래도 서희는 역시 최수지가 최고최고~~~~~

다락방 2023-01-05 10:54   좋아요 1 | URL
저는 댈러웨이 부인 읽는데 한달 걸렸던 것 같아요. 아놔 ㅋㅋㅋ 그렇지만 에세이는 좋았습니다. 울프 님의 소설을 저만 지루하게 읽은게 아니라니 너무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우하하하.

서희는 역시 최수지가 최고죠, 그렇습니다!!

잠자냥 2023-01-05 10: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모두들 사실 울프 지루하다 고백잔치.......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5 10:53   좋아요 2 | URL
저만 그런게 아니었어요. 어쩐지 버지니아 울프를 지루하다고 말하는 건 배신처럼 느껴졌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3-01-05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이 책 읽고나시면 프루스트가 재밌을지도 몰라요. 분량은 1권이어도 저는 올랜도가 더 어려웠거든요. 한번씩 보석같은 문장이 나오는데 그걸 찾아 거친 사막을 물없이 걷는 기분이었어요ㅋㅋㅋㅋㅋㅋ
책이 참 예쁘죠ㅋㅋ😭

다락방 2023-01-05 11:26   좋아요 1 | URL
미미 님도 올랜도 어려우셨군요! 저는 너무 재미가 없어요 ㅠㅠ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거친 사막을 물없이 걷고 있는 기분이에요. 저기 어디에 가면 물이 나오겠지, 하고 말예요.
프루스트... 그것도 도전해야겠네요. 일단 올랜도 좀 어떻게 하고요 ㅋㅋ

거리의화가 2023-01-05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프 읽은 게 없어서 댓글을 못 달고 있었는데 갑자기 토지 캐스팅 댓글 잔치 때문에 뿜었네요!ㅋㅋㅋ 최수지 누구였더라 했다가 설마 그분? 했는데 검색해보니 맞았습니다. 아...
암튼 다락방님 올랜도 읽기 화이팅입니다!

다락방 2023-01-05 11:28   좋아요 0 | URL
네, 바로 그 분 맞습니다. 우리들의 최수지! 지금은 어디서 뭘 하고 계시는건지..

거리의화가 님의 화이팅을 받고 제가 올랜도 읽기를 무사히 마치도록 애써보겠습니다. 화이팅!!

단발머리 2023-01-05 12:12   좋아요 1 | URL
최고 인기전성기에 미국 교포랑 결혼해서 미국에서 생활하셨던 걸로 ㅋㅋㅋㅋㅋㅋㅋ 기억하고 있습니다 ㅋㅋㅋ ㅋ

잠자냥 2023-01-05 12:22   좋아요 1 | URL
그런 보조개가 같고 싶어서 모나미 볼펜으로 뺨을 계속 누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5 14:01   좋아요 1 | URL
저는 황순원의 <소나기> 읽고 보조개 갖고 싶어서 엄청 볼펜으로 볼 누르고 다녔었어요. 그런데 안생기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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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오전에 회사에서 기분 나쁜 일이 있었다. 그래서 기분이 나빴다. 그런데 계속 기분이 나쁘고 또 크게 나빠서 신경이 쓰였다. 이게 뭐라고 이 사소한 일이 내 기분을 잡칠까. 그래서 마그네슘도 먹었고 점심도 먹었는데도 기분이 나아지질 않았다. 이게 정말 그 일 때문인가 아니면 내 컨디션이 지금 안좋은건가. 나는 기분을 억지로 끌어올리기 위해 어제 오후에는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에 대한 페이퍼도 썼다. ☞ [알라딘서재]사랑은 용기  


그걸 쓰고 나면 기분이 좋아질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퇴근후 집에 가면서 KFC 에 들러 닭도 세 조각을 먹었다. 기분이 나아지질 않았다. 그래 자자, 자고 일어나면 나아져있을거야. 그렇게 열시도 되기 전에 잠을 잤는데 새벽에 가위에 눌려 깼다. 여전히 기분이 좋질 않네. 다시 잤다. 아침이면 말끔해져있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컨디션이 나빴다. 버터와 간장을 넣고 밥을 비벼 아침을 먹었다. 밥은 맛있었는데 기분은 여전히 구렸다. 아 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 이런 기분으로 계속 지낼 순 없는데. 이게 정말 그 일 때문인가 아니면 내 컨디션이 지금 안좋은 때인가. 동굴각인데.. 하다가, 자 끌어올리자. 오늘 아침 밥먹으면서 잠깐 책을 읽었는데 그걸로도 안됐어. 그렇다면 어떤게 있을까. 그래, 음악. 나에겐 음악이 있지! 뮤직을 들어보는거야. 내가 기분이 좋아질만한 음악이 뭐가 있을까. 그래 <LOVE ME LIKE YOU DO>를 듣자! 그렇게 오랜만에 노래를 듣기 시작했다. 기분이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았다. 나는 엘렌 굴딩의 이 노래를 들으면 그 다음 차례로는 어김없이 테일러 스위프트의 <ME!>를 듣고 싶어진다. 내게 이 두 노래는 셋트처럼 따라다닌다. 김밥에 쫄면같은 그런 셋트. 그렇게 연달아 두 곡을 들으면서 기분을 억지로 끌어올리려고 노력했다. 그래 나아지고 있어, 내 기분은 나아지고 있어! 자, 더 들어보자. 테일러 스위프트 가자! 하고 애플뮤직에서 테일러 스위프트를 검색하고 노래의 목록들을 보다가, 나는 그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노래의 제목과 앨범 자켓에 눈이 간다. 어? 이런 노래가 있었어?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 나왔었다고??? 테일러 스위프트가 부른 노래가? 



나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1부를 책으로 읽었고 별 두개 리뷰를 썼었는데 영화는 끝까지 다 봤다. 친구들과 시리즈의 처음부터 끝까지 극장에 가서 함께 보았고, 그래서 마지막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는 우리가 다른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지고 행복해지는 과정을 다 본 것 같아 기분이 좋았더랬다. 나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책에 별 두개를 주었지만, 그러나 영화를 싫어하지 않는다. 그레이는 못생겼고 이십대 중반의 남자가 세상 모든 일에 능하다는 것도 억지 설정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런데도 친구와 나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영화를 싫어하지 않는다. 거기엔 뭔가 그들과 함께 살았던 것 같은, 친구와 나의 추억이 있다. (트와일라잇 시리즈도 그렇다.) 무엇보다 아나스타샤 는 나 같아서... 물론, 내가 아무리 주장해도 다코타 존슨과 내가 닮았다는 걸 인정하는 사람은 세상에 나밖에 없긴 하다. 역시 인간은 외로운 존재야. 나의 생각에 공감해주는 사람은 이 지구상에 나 뿐이다. 시방 나는 외로운 짐승이여.. 


어쨌든 그런 그레이 50가지 그림자 영화에 테일러 스위프트의 노래가? 오케바리. 이걸 들어보자, 하고 재생했다.





좋...좋아.....좋다.... 아니, 이게 그레이 시리즈 어떤 거에 나왔던 노래인거지? 검색해보니 <심연>이더라. 이 영화 심연 다시 봐야지, 나는 웨이브에 이 영화를 검색해서 찜해놓았다. 그리고 이 노래가 너무 좋아서 반복해 들으며 가사를 함께 보았다. 그러니까 전체적인 내용으로 보면 연인과 헤어진 것 같았다. 헤어지고나서 힘들어하는 여자와 남자의 이야기랄까. 너 없이 살 수 없고 너가 없는 곳에 가기 싫고 너가 돌아오길 기다린다, 도대체 우리에게 무슨 일이 생긴거냐, 하는 거다. 그런데 가사 중에 이런게 있더라.


Now I'm in a cab I tell 'em where your place is

여자가 부르는 파트인데 택시에 타서 니가 사는 곳이 어디인지를 말한다는 거다. 크- 이 부분에서 나는 추억속으로 빠져든다... 샤라라랑~ 



그러니까 J 와 나는 아주 오래전 알라딘에서 만났다. J 와 나는 나이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취향도 다르다. 사는 곳도 달랐다. J 는 바다가 있는 도시에서 살고 있었고 나는 서울에 살고 있었다. 글로만 소통하던 우리가 만났을 때 나는 J 의 외국어 실력에 대한 질문을 했었고 그 때 J 는 내게 열심히 했노라 말했더랬다. 죽어라 외운다고. 우리는 그 뒤로 이메일을 주고 받은 적도 있고 함께 안나 카레니나를 읽은 적도 있다. 읽다가 인상 깊은 구절들을 서로에게 보내주었더랬다. 내가 그 친구랑 안나 카레니나를 읽은 것은 정말이지 잊지 못할 추억이다. 무려 J 와 무려 안나 카레니나를!

J 와 내가 좋아하는 책의 취향도 아주 많이 달랐지만, 그런데 우리가 공통적으로 좋아한 책이 있었으니, 그 책이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였다. 우리는 이 책을 너무너무 좋아했다. 너무너무 좋아해서 이 책에 대한 얘기라면 언제든 할 수 있었고 이 책을 좋아하는 다른 친구 두 명과 함께 다른 도시에서 만나 한참을 이야기 나누면서 우리 모임의 이름을 '새벽 세시'라고 정하기도 했다. 그래, 내가 정했다. 모임 이름에 크게 고심하지 않는 사람. 샹그릴라 모텔에서 처음 함께 잤으므로 모임 이름 샹그릴라, 더덕집에서 처음 만났으므로 모임 이름 더덕단,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좋아서 만났으니 모임 이름 새벽 세시, 노가리 집에서 만났으니 모임 이름 노가리파.. 뭐 이런 식인거다. 우리는 정말이지 새벽 세시를 좋아했다. 아무 때고 새벽 세시의 문장을 적어 문자메세지를 보내기도 했다. 하루는, J 가 지금 새벽 세시의 아무 문장이나 하나 보내달라 요구했고, 그래서 나는 얼른 책장으로 달려가 책을 꺼내 아무데나 딱 펼쳤다. 거기에서는 이런 구절이 나왔다.


<305페이지. 에미, 나에게 와요. 진심으로 하는 말이에요. 택시비는 내가 낼게요.>
















친구는 내가 보낸 문장에 환호했다. 좋다고, 정말 좋다고 말했다. 우리는 이런 걸로 함께 좋아할 수 있는 사이였다. 오늘 아침 듣던 노래에서 택시가 나오자 나는 택시비는 내가 낼게요 문장을 쳐서 보냈던 그 날이 떠올랐고, 그 문장에 환호할 수 있었던 J 생각이 났다. 생각은 자연스레 J 에게로 이어졌다.



J 는 지금 미국에 살고 있다. 간혹 내게 초콜렛과 차(tea), 쿠키를 보내주고 라벤더 오일을 보내준 적도 있다. 나는 자기 전에 가끔 라벤더 오일을 바르고 잔다. 그리고 여전히 J 는 내게 잊지 않고 매해,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준다. 내게 매해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주는 두 친구가 있는데, 둘 다 미국에 있다. 


J 의 크리스마스 카드는 요란하지 않다. 그저 한 문장, 


'즐거운 성탄과 복된 새해 되시기를 에미 로트너가 빌어 드립니다'


가 적혀있을 뿐이다. 나는 또 이걸 받고 환호한다. 이번 성탄에는 에미와 자신의 이름을 함께 넣어 보냈다. 이 단순한 문장이 정말 자지러지게 좋다. 이걸 보내는 J 가 좋은데, J 가 이걸 보낼 수 있는 이유는 이 문장만으로도 내가 기뻐할 걸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또 좋다. 크리스마스 카드에 저 문장 하나만 보내도 서로를 기쁘게 할 수 있고 좋아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이지 특별하지 않은가.



나는 J 에게 가끔 책을 한 권씩 보낸다. 내가 읽고 좋아하는 책을 보내기도 하고 내가 좋진 않았어도 J 가 좋아할 것 같은 책(시와 산책)을 보내기도 한다. J 는 그곳에서 주로 영어책을 읽는데, 한국에서 내가 보내준 책들이 다 좋았다고 한다. 그리고 덧붙였다. 자신의 방 책장에는 '다락방 컬렉션' 이 따로 있다고. 나는 J 에게 최근에 정희진의 《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를 보내주었다. 그 책 자체가 좋기도 했지만, 그 책을 읽다가 J 생각이 너무너무 났거든. 그래서 긴 편지를 써 함께 보냈다. 이 책에 이런 구절이 있는데, 이 구절에서 우리가 그 때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영화를 보며 했던 대화가 떠올랐어. 나는 그 때 나의 상상력이 부족한 것 같아, 과학상상화 같은거 그리기 되게 못했어, 라고 말했고 그런 내게 너는 '너처럼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들에게 공감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기도 하는 사람이 상상력이 부족하다는 건 말이 안돼, 너는 상상력이 뛰어난거야' 해주었었지. 그 때가 너는 기억나니? 나는 그 말을 내내 기억하고 살아, 라고 보냈더랬다.



J 는 답장을 보내왔다. 그 때 우리가 봤던 영화가 무엇인지 기억나고 그리고 그 때 나의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말을 더 하고 싶었는데 우리의 대화가 다른 쪽으로 흘렀다는 것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그리고, 내가 보내준 책이 너무너무 좋았다고.

















상상력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다. 인식자의 위치가 달라짐에 따라 어떤 대상 혹은 세계가 다르게 보이는 경험이 주는 자원, 이것이 상상력이다. - P113



인생에 있어서 아주 가끔, 뜻하지 않게, 누군가의 말이 내내 붙잡는 위안이 된다. 




기분이 좋아지기 위해서 선택한 노래가 나를 추억으로 데려갔고 그래서 당시의 친구와 지금까지 지속되는 관계에 대해 생각했다. 내가 살아온 시간들의 어느 시점에 J 를 만났고 그런 J 와 나의 물리적 거리가 이렇게나 멀어도, 그래도 우리가 함께 무언가를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내가 이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 좋다. 어제 하루 나는 나의 못남이, 나의 게으름이, 나의 한심함이 몸서리치게 싫었다. 그런 나를 떨쳐낼 수가 없어서 괴롭고 화가 났다. 별 거 아니라고 나에게 수십번 말하는데도 그게 별 게 되어 있었다. 나의 좋은점과 긍정적인 면을 아무리 떠올리려고 해도 나의 부정적인 면이 나를 후려치고 있었다. 보통 스스로 회복하고 또 회복이 빠른 편인데 이번 감정이 쉽게 사라지질 않고 있었다. 그런데 노래를 들으면서 J 를 생각하고 그 때의 우리를 생각하니, 조금 마음이 따뜻해졌다. 가끔 나는 내가 존재 자체에 위안을 받는다는 생각을 한다. 그 존재와 무얼 해서가 아니라 그 존재가 있다는 그 사실 만으로 위로를 받는 거다. 나에게 J 가 있다는 것, 저 멀리 있지만 그러나 저기에 있다는 것, 나는 그게 참 좋다. 조금 따뜻해졌어도 여전히 나쁜 컨디션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데, 이것이 나의 바이오리듬이라면 아마 언젠가는 회복되겠지. 내가 내내 이런 기분으로 지내진 않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J 에게 보내줄 다른 책을 골라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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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3-01-04 08: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긴 글은 아침시간 대체 언제 쓰시는 걸까요? 아침부터 이런 감탄이나 해서 죄송스럽네요
기분이 다운되어 계신분께 더더구나 그런데... 곧 회복하시리라 오래 두고보진 않았어도 그런 믿음이 있어요^^
J와 같은 친구를 평생 소망하는 사람들이 있죠! 같은 것을 나누고 공유하고 대화가 가능한 친구요!
물리적거리 따위 아무것도 아니게 만들어버리는 친구요
그게 얼마나 어려운 소망인지 아니까 전 이 아침 다락방님이 너무너무 너~~~무너무 부럽기만 하네요^^
정말정말 컨디션 회복의 계기가 오늘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다락방 2023-01-04 17:14   좋아요 1 | URL
저는 보통 알라딘에 글 쓸 때 알라딘 창 열고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이렇게 써버리기 때문에 긴 시간이 필요치는 않고요, 누가 중간에 방해만 하지 않는다면 슝 써버립니다. 보시다시피 제가 뭐 그렇게 심오한 글을 쓰는건 아니라서요. 저는 그래서 늘 생각합니다. 내 글은 내 손이 쓴다.. ㅋㅋㅋ 제 손이 글을 씁니다, 제 머리가 아니라. ㅋㅋ

음, 저는 저의 성격과 그 성격으로 인한 선택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제가 남들보다 더 가진게 있다면 남들보다 덜 가진게 있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저는 저 멀리에 저렇게 소중한 존재를 두고 있지만, 늘 가까이에 두고 보는 파트너는 없습니다. 이게 제가 이번 생에서 감당해야 할 몫인것 같아요. 은하수 님은 함께 하는 분들이 있으시잖아요. 우리는 모두 각자의 복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 같습니다.

말씀 감사드려요!! :)

단발머리 2023-01-04 09: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테일러 스위프트의 노래 <Me!>를 좋아하는 사람을 안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요? 저는 진짜 이 노래를 좋아하는데, 찐팬은 너무 대중적이라며 저를 홀대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노래는.... 이것저것 다 부시는 Blank Space랑 로맨틱 영화같은 You belong with me에요. 언제 좋은 자리에서 테일러 듣는 시간 마련해 보아야겠어요.

친구분 J와의 이야기 너무 좋네요. 만나고 함께하고 이야기하고,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서로를 잊지 않고, 책을 보내고, 카드를 보내고.... J님을 만나보지 못했지만 서로 다른 두 분의 영혼은 많이 닮아있을 거 같아요. 제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오늘의 점심 메뉴가 다락방님의 꿀꿀함을 모두 날려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꼭 그렇게 되기를요!!

다락방 2023-01-04 17:16   좋아요 1 | URL
테일러 스위프트의 Me! 를 좋아하는 단발머리 님이라니. 너무 좋아서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저는 이 노래를 우리 타미가 좋아하지 않을까 싶어서 오늘 아침 타미야 이거 들어봐, 너가 좋아할거야~ 하고 문자를 보냈는데 여태 답이 없습니다. 아 이렇게 쿨한 십대 조카라니요. 저의 한결같은 짝사랑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조카를 향한...흑흑.

나중에 우리가 함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공간에 있다면 우리 함께 들어봅시다. 그나저나 유 빌롱 위드 미, 블랭크 스페이스 이건 제가 오늘 퇴근하면서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있어야 관계가 오래 유지되는 사람인 것 같아요. 친구든 애인이든. 이게 제가 이번 생에서 감당해야 할 몫인 것 같습니다.

오늘 점심 쫄면에 김밥이었는데 너무 맛이 없었어요. 슬프다..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은오 2023-01-04 1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기운내라고 옆에서 약과100개 까주고싶다...
J님과의 이야기 너무 좋네요. 존재와 추억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너무 다행인 일!

다락방 2023-01-04 17:17   좋아요 1 | URL
아니 약과 백개 까주는 은오님이라니. 나 은오님한테 잘해야지. 은오님, 내가 다정하게 대해줄게요. 내가 완전 유명해져서 큰 사람 되어도 은오님한테 계속 다정할게요. 나는 차가운 도시여자지만 은오님한테만은 다정하겠어!!

은오 2023-01-04 18:4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 이러시면 저 너무좋아서힘들어집니다 자뻑대마왕차가운도시여자가 나한테만은 다정했던건에대하여...

다락방 2023-01-05 07:50   좋아요 1 | URL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는 것입니다. 샤라라랑~

공쟝쟝 2023-01-04 12: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J는 말했다! 너는 상상력이 뛰어난 거야! 💕

다락방 2023-01-04 17:17   좋아요 1 | URL
너무너무 좋지요? 오래전 J 가 내게 해준 말을 정희진 선생님의 책에서 만났어요. 감동입니다 ㅠㅠ

라파엘 2023-01-04 13: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가끔은 실수나 부족함도 드러나고 그래야지, 사람이 너무 완벽하면 인간미가 없어요... 이상, 다락방님이 분명히 다코타 존슨을 닮았을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댓글이었습니다 😊

공쟝쟝 2023-01-04 13:38   좋아요 1 | URL
저는 라파엘님이 임시완을 닮았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임시완으로 프사 바꿔주세요!!!

라파엘 2023-01-04 13:44   좋아요 0 | URL
공부를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멋진 쟝님을 본받아서, 저는 임시완 보다는 저 자신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

공쟝쟝 2023-01-04 13:48   좋아요 1 | URL
아… 내면이 외면이잖아요! 우리 그렇게 하기로 했잖아!!!

라파엘 2023-01-04 13:50   좋아요 0 | URL
그레타 거윅을 닮으신 멋진 쟝님!! 🤩

공쟝쟝 2023-01-04 14:00   좋아요 1 | URL
임시완 라파엘!! 응원 고마워요!! 임시완이 나를 응원해준다 🥹😆😆

다락방 2023-01-04 17:18   좋아요 2 | URL
라파엘 님은 정말 대천사입니까? 다코타 존슨 닮았다고 해주시다니.. 제 얼굴을 모르시니까 그렇게 말씀해주실 수 있는 거고요, 그 다정함에 제가 눈물을 흘립니다 흑흑.

그나저나 쟝님은 라파엘 님을 임시완으로 상상하셨군요? 말씀 듣고보니 아주 잘 어울린다 싶지만, 사실 저는 강동원으로....

그럼 이만.

공쟝쟝 2023-01-04 21:48   좋아요 1 | URL
저도 원래 사제복을 입은 강동원이었는 데요.... 얼마 전에 임시완이 참하게 나오는 드라마를 봤더니... 임시완 쪽이 좀 더 조신한 느낌이랄까...ㅋ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오늘 제 마음에 이도현이 들어왔습니다.... 원래도 들어와있었는데 더 깊게 들어옴.... 이도현...🤤

다락방 2023-01-05 07:52   좋아요 0 | URL
이도현은 또 누구람? 찾아보니까 더 글로리에 나오는 배우인가 보네요? 난 모르겠다~~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05 09:08   좋아요 0 | URL
빙고!! 스위트 홈 때부터 지켜보는 중 ㅋㅋㅋㅋ 작품 잘골라요 ㅋㅋㅋㅋ 누님들의 마음을 잘암 ㅋㅋㅋ 요즘 다시 넷플릭스 열혈 시청자가 되어 더 글로리 보는 중 ㅋㅋㅋ (독서는??ㅋㅋㅋㅋ)

blanca 2023-01-04 15: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난 J가 남자였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남자라고 상상하고 읽었어요. ㅋㅋ 글구 다락방님이 기분 나쁜 상황에서 하는 행동들이 참 배울만하다, 나도 다음엔 다락방님을 따라하자고 생각했어요. 또 한번 다락방님은 참 건강하구나, 생각했어요. 우울에 매몰되고 자기를 파괴하는 감정 해소법을 가진 사람들도 많거든요. 나는. 흑, 회사에서 기분 나쁜 일이 있을 때 (특히 상사와) 숨어서 욕을 했거든요. --;;; 그런 와중에 갑자기 그 상사가 들어와서 흠씬 놀랐던 기억이 갑자기 아놔...

다락방 2023-01-04 17:21   좋아요 1 | URL
저는 제가 줄곧 건강하다고 생각해왔는데 요즘엔 그게 좀 의십스럽습니다. 저는 건강한걸까요? 설사 건강했다 한들, 지금도 여전히 건강한걸까요? 사실 어제도 그제도 그리고 오늘도 신경안정제의 힘을 빌릴까 생각하고 있거든요. 예전엔 신경안정제를 염두에 두지 않았는데 최근엔 신경안정제를 떠올리게 되어서, 저는 최근의 저의 건강을 조금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씩씩하게 극복하고 이겨내보자, 생각하지만 저는 잘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우울에 매몰되고 자기 파괴를 하는 사람들이 곧 주변 사람들까지 파괴하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보았어요. 저는 그렇게 되고 싶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으려면 결국은 제가 저를 잘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켜보겠습니다, 제 자신을. 굳건하게.

독서괭 2023-01-04 15: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를 포함해서 왜 많은 사람들이- 알라디너, 직장동료들 포함- 다락방님을 이렇게 좋아하는지 이 글을 보면 이유를 알겠는 느낌이예요. J님과 오랫동안 이어오고 있는 관계가 너무 좋고, 이런 관계를 만들 수 있는 다락방님이 너무 좋다.. 좋다 ㅠㅠ 고백밖에 할 수 없다!!!

다락방 2023-01-04 17:25   좋아요 3 | URL
독서괭 님, 댓글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는 저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아주 높이 평가합니다. 뭐랄까, 제대로 사람 볼 줄 아는 눈을 가졌달까요? 복받으실 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위에 다른 분의 댓글에도 답했지만, 제가 가진 복이 있다면 제가 가지지 못한 복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 선택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고요. 저는 어떤 것을 가진 대신 어떤 것을 가지지 못했을겁니다. 인생은 그런 것 같아요. 다만, 제가 가진 것에 대해서는 감사하려고 합니다.

독서괭 님, 훌륭하신 분.. ♡.♡

잠자냥 2023-01-04 15: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부장 이 사람 위와 같은 칭찬 더 들을려고 여기서 안 놀고 남의 서재에서 댓글 달고 놀고 있다.

다락방 2023-01-04 17:12   좋아요 2 | URL
왔어요! 댓글 달러 내가 왔다! 숫자들하고 씨름하다 왔어요!! 으르렁-

바람돌이 2023-01-04 15: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새벽 세시 저 책이 정말 알라딘에서 열렬하게 회자되던 날들이 기억나네요. 저는 저 책을 딱히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락방님의 B가 되지 못했군요. 안타까워라.....ㅠ.ㅠ
무언가를 딱히 하지 않아도 존재만으로 위로가 되는 사람이 있다는거 너무 근사한 일인거 같아요. 서로의 존재가 서로에게 너무 근사한거요. 다락방님은 우울했는데 이 글을 읽는 저는 왜 위로가 되는 기분일까요? 좋네요. ^^
지금 정희진샘의 저 책 읽으려고 꺼내놨는데 책 표지 보면서 이 글 읽으니까 더 좋고요. ^^

다락방 2023-01-04 17:31   좋아요 1 | URL
바람돌이 님, 제가 좋아하는 친구들 중에서도 새벽 세시 를 안좋아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어떤 친구는 ‘그 책에서 제정신인 인간은 베른하르트 밖에 없어!‘ 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에미의 남편이요 ㅎㅎ 다 제정신이 아닌 인간들이라고 하더라고요. 하하하하하. 저는 레오도 좋았지만 에미도 좋았어요. 저는 에미에게서 저를 보았는데요, 인생에 일어나게 될 어떤 것들에 대해 열려 있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봤거든요. 그러면서도 바보같은 면도 있고요. 친구를 레오에게 소개시켜준 일 같은...

저라는 인간 자체가 존재로부터 위로받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게 제가 가진 감사한 능력이고요. 후훗.

정희진 샘의 저 책 정말 좋아요. 저 책 읽고 영화 <그래비티>도 보게 되었답니다. 바람돌이 님도 아무쪼록 즐거운 독서 하시기를 바랍니다. 분명 그러실 수 있을 거예요! >.<

꼬마요정 2023-01-05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영화 괜찮나요? 저는 책을 읽고 영화는 아예 쳐다도 안 봤어요. 책 팔 때 광고가 트와일라잇보다 더 많이 팔았다고 했던가 그랬을 거예요. 그래서 기대했는데 헐... 뱀파이어는 오랜 시간을 살았으니 부자인 게 당연하지만 음... 그랬어요.

몸은 저 멀리 서로 떨어져 있어도 공감하는 친구가 있다는 건 굉장히 멋진 일이죠!! 부럽네요, 다락방님의 우정^^ 그 우정이 다락방님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얼른 회복할 수 있도록 해 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추워도 봄은 오잖아요!! 다락방님은 멋진 사람이에요!! 그나저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영화 볼까요? 남주가 많이 별로인가요?

다락방 2023-01-05 07:46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영화에서 남주는 기대 이하인데요 ㅋㅋ 너무.. 아무튼 좀 그래요. 캐릭터에 매력을 엄청 넣었는데 배우가 그걸 뒷받침해주지는 못하는 것 같은.. 그런데 그 역할을 과연 누가 해야 했을까.. 하면 딱히 생각나는 배우가 없긴 해요. 누가 해야 했을까요? 좀 카리스마도 있고 잘생기고 그래보이는 남자가.. 아 이건 좀 생각해봐야겠다. ㅋㅋㅋ 그런데 영화가 책보다 낫더라고요, 저는. 일단 다코타 존슨이 너무너무 예쁘고요!! 진짜 너무 최고예요. 다코타 존슨한테 반했어요. 너무 예뻐요! 그리고 영화는 책을 좀 부드럽게 바꿨어요. 가학적인 성향의 섹스를 좀 소프트하게 바꿔서 보기에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괜찮더라고요. 일단 1편만 보시면 어떨까요? ㅋㅋ 저는 1편 영화 보고나서 개봉때마다 보러 가긴 했어요. 아, 저도 심연 ‘또‘ 봐야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그레이 캐릭터는 진짜 설정 자체는 말이 안돼요. 일하는 모습도 안보이는데 세계적인 기업의 회장이고 ㅋㅋ 피아노도 수준급이고 섹스도 수준급이고 좀.. 아니 무슨 이십대 중반에 ㅋㅋㅋㅋㅋㅋㅋ 네 뭐 그렇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기간이 짧든 길든 싱글로 지내본 사람들이라면 특별한 인연을 찾는 일이 가끔은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난제처럼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몇 년 동안 연속해서 따분한 남자들이나 정신 나간 여자들과 연애를 하다보면 좌절하고 실망하며 성공할 가망이 없다는 기분이 들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런 기분이 반드시 근거 없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로 오랫동안 싱글로 지내온 피터 배커스라는 수학자는 2010년에 자신과 데이트를 할 잠재적인 여자친구의 수보다 은하계에 존재하는 지적인 외계 문명의 수가 더 많다는 계산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p.15-16)


수학자이며 과학 작가이기도 한 '해나 프라이'는 자신의 책 《우리가 사랑에 대해 착각하는 것들》에서 수학이 얼마나 재미있고 좋은지 흥분해 얘기하면서 모든 수학 공식들 안에 사랑을 대입해 이야기한다. 어떻게 해야 우리가 사랑을 이룰 확률이 더 높은지에 대해서 지극히 당연한 얘기들을 하는거다. 사실 거기엔 수학 공식까지 필요없지만-아주 많은 조건보다 그렇지 않을 때 연인을 만날 확률이 높다, 기다리지 말고 먼저 다가가봐라- 해나 프라이가 좋아하는게 수학이니만큼 빗대어 설명하는 거다. 그리고 해나 프라이는 중요한 걸 짚고 넘어간다. 사랑에 있어서만큼은 공식의 오류가 날 수 있다는 것. 그 공식에는 숫자 대신 사람이 들어가기 때문에. 



오래전 읽은 이 책을 떠올린 건,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를 보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다른 사람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다. 그건 가족이나 친구 연인같은 친밀한 사람들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나랑 전혀 관계 없어 보이는 다른 사람들 모두를 포함한것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낯선 이들이 식당에, 까페에, 주유소에 일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일상이 유지되고 안전을 보장받기도 한다. 물론 우리가 알지 못하는 낯선 이들이 갑자기 우리에게 두려움과 슬픔과 분노를 주기도 한다.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도 또 슬프게 하는 것도 예상한 것들이기도 하지만 전혀 상상해본 적 없는 일들이기도 하다. 세상이 나 혼자 사는게 아니라서. 나와 친밀한 사람이 혹은 낯선 사람이,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게 반응을 해서. 상대에게도 상대 나름의 사정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렇게 하면 저렇게 될것이다' 가 자연스럽게 흘러가지 않는다는 걸 숱한 경험으로 알 수밖에 없다. 나는 네가 이럴줄 알았어, 나는 저 사람이 그럴 줄 알았지. 그건 '내가'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기대하고 예상하는 것이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은 당연히 나와 다른 환경에서 자라고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식으로 행동한다. 그래서 우리는 당황하다가 그 당황함이 기쁨으로 바뀌기도 하고 또 분노로 바뀌기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래서, 사랑이 시작되기도 한다.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에서 '자영'(전종서) 은 오래된 애인과 이별하고 젊은 육체가 외로워 남자를 구한다. 아침에 일어나기 전에도 섹스하는 꿈을 꾸는 그녀의 젊음은 성적 욕망이 가득하다. 감정적으로 외롭고 육신은 섹스를 원하는 자연스런 상태에 놓여있다. 친구들이 권하든 권하지 않았든 그녀가 데이트앱으로 남자를 만나는 것은 그녀의 의지다. 그리고 데이트앱으로 남자를 만나 단순히 하룻밤을 보내거나 사랑으로 이어지거나 하는 것도 데이트앱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보다 이루어질 확률이 당연히 높다. 상대 역시 대부분 비슷한 걸 원하고 그 앱에 가입했기 때문에, 그런 앱도 이용하지 않고 그냥 방안에 앉아서 졸라 외로워 애인 원해 섹스하고 싶다, 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더 적극적이며 실용적인 방법이다. 물론, 나는 데이트앱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고 사실 다른 여성들에게 딱히 권하고 싶지도 않다. 선택은 자신의 몫이지만, 해나 프라이의 책에서 얘기한 것처럼, 그러니까, 2와 3을 넣으면 5가 나온다는 수학공식과 '나'와 '낯선 남자'가 만나 건강한 연애가 된다는 공식은 같지 않으니까. 특히나 데이트앱의 오류는 더 빈번할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어쨌든 자영은 외로워 외로워 섹스하고 싶어 섹스하고 싶어, 하면서 섹스할 남자를 데이트앱을 통해 찾게 된다. 마침 그 남자 '우리'(손석구) 도 섹스 칼럼을 써야했던 터라 섹스를 원하고 있었다. 그렇게 만난 그들이 섹스를 했고 그 섹스는 나쁘지 않았고, 그래서 서로의 연락을 기다리다가 다시 연락하게 되고 만남이 거듭될수록 관계가 친밀해지는 것도 당연해진다. 자영은 친한 친구들에게도 할 수 없었던 얘기를 우리에게 한다. 아직 그렇게 친하지 않은 관계에서 오는 오히려 더 편안한 마음 같은 것이 그녀에게 있다. 구남친에게 조연 취급받고 내팽개쳐진 일에 대해 고백하던 날, 자영은 술에 취해 기절해버린 우리에게 얘길 들어주어 고맙다고 혼자 말한다. 그녀가 원하는 건 사실 단순했다. 대화를 하고 섹스도 하고. 그녀가 원하는 건 대화였다. 대화와 섹스. 그런데 그게 왜그렇게 힘든걸까?



힘들다. 그건 힘든게 맞다. 대화와 섹스, 단순해 보이는게 힘들다. 왜냐하면 그게 나 혼자 하는게 아니니까. 대화를 하기 위해서도 나와 '당신'이 필요하고 섹스를 하기 위해서도 나와 '당신' 이 필요하다. 나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서 관찰해야 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2에 3이 왔으니 5가 되겠지? 천만의 말씀이다. 2에 3을 넣었다고 생각했는데 상대는 '나는 7인데?' 할 수도 있고, '너는 왜 네멋대로 3이라고 생각해? 나는 -1이야'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어렵다. 5를 당연히 기대하다가 어려워진다. 혹은 덧셈이라고 생각했다가 어려워진다. 내가 원하는 건 덧셈이었는데 상대는 곱셈을 바라는 3이었을 수도 있으니까. 내가 아니라 '당신'이 함께 있기 때문에 대화와 섹스는 해내기 힘들다. 대화만으로도 그리고 섹스만으로도 다른 사람과 내가 기대하는 합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 네가 원하는게 5였니, 그렇다면 플러스  3이 되도록 해볼게, 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한데, 그런 마음가짐은 어느 정도의 예의와 다정함과 애정을 필요로 한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예의와 다정함과 애정이 생겨나기까지는 당연하게도,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사랑은 그리고 대화와 섹스가 장착된 연애는 단순한 수학공식이 결코 될 수가 없다. 2 더하기 3은 5가 아닐 뿐더러, 둘의 합의하에 5라는 답을 맞추기로 했음에도 자꾸 삐걱댄다. 내가 원하는 게 그렇게 거창한거야? 대화와 섹스, 그게 그렇게 힘들어?


힘들다.

다시 말하지만 그거 힘든 거 맞다.

나에게 당신이 있으니까 그건 힘든게 맞다. 나와 당신이 합을 이루어야 하니 힘든게 맞다. 나는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온 나인 것처럼 당신은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온 당신이니까. 각자가 가진 그리고 각자가 이루어낸 세계가 만났는데 내 세계가 더 좋아 여기로 걸어들어와, 라고 상대에게 초대해봤자, 상대 역시 나는 내 세계가 나에게 잘 맞아, 해버리면 답이 없다. 너와 나의 세계를 합쳐서 더 좋은 세계를 만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잭 리처도 얘기했다. 섹스는 두번째가 더 좋다고. 아, 이거 아니다.. 지금 나오면 안되는 말이야. 그렇지만 잭 리처의 두번째 섹스, 동의합니다.



자, 그래서 어떻게 됐냐면, 이 관계는 잘 진행되는듯 보였다가 어그러진다. 당연하게도 처음엔 서로의 욕망이 맞았다. 원하는게 뭐였든 이성애자 둘이서 이성을 그리고 섹스를 원해서 나왔으니 거기까진 잘 갔다. 그런데 숫자 대신 그들은 사람이었고, 그래서 감정이 끼어들었고, 우리는 그녀와의 경험을 익명이라지만 칼럼으로 써내는 것에 죄책감을 느낀다. 다섯번이나 썼고 조회수가 폭발했고 보너스도 받게 되었지만, 그런데 이러면 안될것 같다. 이건 자영에게 못할짓인 것 같다. 그래서 그녀에게 그간의 일을 고백하고 용서를 빌기 위해 그녀를 만나지만, 그녀가 '내일 대관람차 타러 갈까' 하는 바람에 고백을 다음날로 미룬다. 대관람차는 그의 섹스 스팟중 하나였다. 대관람차에서 섹스해보고 싶어, 라고 자영에게 말했더랬다. 꼭 굳이 대관람차에서 섹스를 하는게 아니어도 자영과 대관람차라니, 그렇다면 고백을 내일로 미루자, 하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었다. 이게 바로 인간의 연약한 마음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용기가 필요했던 거다. 결국, 사랑은 용기인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고백해버리면 그 다음의 즐거운 시간이 안올 수도 있으니까, 상대의 원망을 마주해야 할지도 모르니까, 어쩌면 이 사람과의 관계가 끊어져버릴지도 모르니까. 이 모든 불편한 것들을 감수하고서라도 옳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용기인것인데, 용기란 그 단어가 주는 바로 그 느낌처럼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이를 악물고 단단히 대비하지 않으면 결코 발휘될 수 없는 것이다. 박우리는 그저 나약한 인간이기에, 그 모든 것들을 감수하고 죄를 고백하는 대신, 그것을 다음날로 미루고 즐거움과 쾌락을 선택한다. 그런 후에 오는 결과는 당연하게도 비극이다. 들켜버리고 용서받지 못하고 까발려지고 손가락질 당한다. 무엇보다, 그녀를 잃었다. 나도 모르게 사랑한다는 고백을 하게 만든 그녀를. 가장 큰 절망은 거기에서 온다. 일자리를 잃은것보다 그녀를 잃었다는 것. 계속 생각하게 되는 그녀를 잃었다는 것. 그녀를 잃고서 그녀를 많이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사랑은 용기다. 

잘못된 일에 대해 아니라고 말하고 그 일을 하기를 거부하는 것도 용기고, 잘못된 일을 인지하고 고백하는 것도 용기다. 

박우리가 한 일은 잘못됐다. 영화에서는 최대한 잘못을 줄이기 위해 익명으로 썼다지만, 그 글 속에 등장하는 당사자로서의 자영은 당연히 기분이 나쁘다. 그렇게 쓰여진 것보다 더 기분이 나쁜건, 그렇게 쓰여지기 위한 도구로 취급됐다는 사실 때문이다. 자신이 수단이었으니까,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 된다는 것은 기분 나쁜 일이니까. 자영은 심지어 박우리에게 고백하지 않았던가. 구남친이 자신에게 이별을 고한 뒤에도 섹스 파트너 삼고 그러나 결혼을 다른 여자와 했다는 사실 때문에 얼마나 기분이 더러웠는지를. 그런데 또 한번 수단이 됐던 것이다. 네가 3인줄 알고 2인 내가 만났는데 왜 우리의 합은 -9인거야? 그리고 자영은 절망하며 말한다. 이렇게 될 줄 알았어. 실패의 경험은 또다른 실패를 예측하게 만드니까. 그러나 '마리 루티'가 《하버드 사랑학 수업》에서 말했다. 사랑은 어차피 상실이라고, 언제라도 잃을 수 있는 거라고.




나는 지속되는 사랑이 예외이고 상실이 일반적인 거라고 말했습니다. 사랑이라는 직물은 처음부터 상실이라는 실로 짠 것입니다. 사실 사랑이 그토록 소중한 것은 사랑이 본디 불확실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언제라도 잃을 수 있음을 알기에 사랑을 고귀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아끼는 것은 모두 찰나의 것들입니다. 들판의 야생화가 아름다운 것도 잠시 피었다 지기 때문입니다. (p.229)










물론, 자영이 비통한 건 사랑을 잃어서가 아니었다. 자신이 수단이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다시, 사랑을 잃은 것이었다. 나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는데, 그가 했던 사랑한다는 말이 아직 귓가에 남아있는데, 그런데 나는 칼럼을 위한 수단이었나? 내가 수단이 되는 순간 사랑은 손에서 빠져나간다. 수단은 사랑을 내팽개친다. 



재미있는 지점은, '내가 수단이었다' 라는 사랑의 상실 역시 자영 혼자만의 생각이라는 것. 그 말은 일정 부분 참이었으되, 그러나 모두다 참인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로맨스 영화다. 아직 끝을 모르는, 이제 막 서른이 된 젊은이가 만나게 된 사랑. 손에 잡히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 자영이 끝에 고백하는 것처럼 끝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사랑의 끝이 반드시 함께하는 것이라는 것도 역시 참은 아닐테니까.



최근에 음담패설에 대해 생각했는데, 이 영화속에서도 음담패설이 나온다. 

음담패설을 네이버 어학사전에 검색하면 '음탕하고 덕의에 벗어나는 상스러운 이야기' 라고 나온다. 음담패설은 음탕하고 덕의에 벗어나는 상스러운 이야기가 맞다. 그러나 그것을 단순히 '야한 농담'이라고 얘기하려 한다면, 나는 그것이 '그래도 되는 사람하고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속 자영과 박우리가 나누는 야한 농담은 서로를 설레게 하고 서로를 흥분시킨다. 이건 그 둘이 이미 섹스를 튼 사이이기 때문에 허용되는 것이다. 내가 야한 농담을 가장 재미있게 하고 깔깔대고 웃을 수 있었을 때는 나와 섹스를 나눈 상대가 했을 때이다. 제삼자가 들었을 때 천박할 수 있는 이야기, 어떻게 그런 더러운 얘기를 할 수 있어, 하는 것도 그와 내가 섹스를 했고 우리 사이에 그것이 어떤 뜻인줄 알고 있는 사이에서라면 우리에게 그것은 말 그대로 '농담'이다. 그러나 그렇게 친밀한 사람이 아닌 상황에서의 야한 농담은 '농담'이 될 수 없고 대부분 불쾌할 뿐이다.


일전에 여성 개그우먼의 섹스 토크를 넷플릭스에서 보다가 채 몇 분도 안돼 꺼버렸는데, 그건 아마도 그래서였던 것 같다. 제삼자의 성적 농담을 나는 농담으로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나는 자영과 박우리가 자꾸 웃어서 그들의 사랑이 시작될 거라고 생각했다. 내 경우엔 그렇다. 나는 상대가 아무리 웃기다고 얘기해도 상대를 좋아하지 않으면 전혀 웃지 않는다. 안웃기다. 졸라 차가운 여자인 것이다. 그러나 상대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웃긴 얘기를 하지 않아도 웃고 있다. 자영과 박우리가 만날 때마다 웃었다. 내가 잘 웃어서 상대가 내게 '나 되게 웃기지'라고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나는 '응 근데 너 웃겨서 웃은거 아니고 좋아서 웃은거야' 했다. 나는 좋아서 웃었다. 좋아서. 좋아서, 당신이 웃기려고 한 얘기가 웃겼다. 그런 거다.



아 오늘 아침부터 기분이 너무 나빠가지고 마그네슘도 한 알 먹고(마음 평안에 도움이 된다해서) 재미있는 거 뭐 쓸까 하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결과적으로 이 영화 얘기 쓰긴 했지만, 사실 2022년 기록 쓰려고 했었다. 2022년 올해의 책이나 뭐 이런거 하려다가 ㅋㅋㅋ너무 귀찮아서 안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 내가 연애할 때랑 안할 때랑 어떻게 다른지 보여줄게. 일단, 2022년의 기록부터 보자.





2022년에 128권의 책을 읽었다. 영어책도 더러 있고 다락방의 미친 여자 같은 두꺼운 책도 있었다. 보통 1년에 백권 이상은 읽고 있는 것 같은데, 자, 내가 연애를 했던 2015년에는,



93권을 읽었다. 연애는 사람을 독서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다가 2016년에 헤어졌단 말야? 그래서, 2016년에는,



115권을 읽는다. 그러다가 2016년 말부터 다시 연애를 시작해서, 2017년에는,




94권.. 이 때 충격 받았었다. 세상에 1년에 백권도 못 읽다니!!!! 이게 다 연애 때문이다. 당시에 애인에게 이게 다 너 때문이다!! 하고 버럭 했더랬다. 그리고 2017년 12월에 헤어졌는데, 이제 다신 사랑 안해~ 하고 싱글에 익숙해져버린 2020년의 나는,





146권으로 모든 칸을 꽉꽉 채우고 넘쳐나서 저거 옆으로 스크롤 하면 책이 또 계속 나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은 약간 어떤 마음이냐면, 책 읽어야 돼서 연애 못하겠는, 그런 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마음 누가 알까... 아무도 몰라. 그래서 인간은 외로운거다... 외로운 동물이야. 시방 나는 외로운 짐승이여. 이런 나를 이해해줄 사람은 세상에 나밖에 없다. 


자, 사랑은 용기니까 제니퍼 로페즈의  brave 듣고 가실게요. 

오래전에 회사 동료가 내 뒷모습 보고 제니퍼 로페즈인줄 알았다고 한 적 있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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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화와 섹스
    from 책이 있는 풍경 2023-01-14 21:02 
    친구들의 권유(?)로 <연애 빠진 로맨스>를 보았다. 손석구도 처음이거니와 전종서 배우도 처음이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배우다, 전종서. 앞으로도 자주 보고 싶지만, 영화를 잘 보지 않는 나로서는 모르겠다. 종서씨, 우리가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날지 모르겠지만 만나서 반가웠어요. 영화를 통틀어 제일 중요한 장면, 제일 중요한 대사는 이것일 테다. 섹스도 하고 싶고 대화도 하고 싶어. 그래서 문제는 ‘대화도 되고 섹스도 되는’ 상대를 만나는
 
 
공쟝쟝 2023-01-03 15: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오늘의 나는 이 글에 좋아요를 누르려고......... 일하다 말고 알라딘서재에 지박령처럼 붙어있었나보다....... ㅜㅜ 일단 너무 좋아요.... 일단 그렇게 하는 걸로해요............

다락방 2023-01-03 17:10   좋아요 0 | URL
나 이 영화 보고 페이퍼 썼다고 쟝님한테 댓글달러 가려고 했는데 이미 여기 와계신 분...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03 15: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 다 읽고나니 잭리처의 두번째 섹스만 생각나
2. 음담패설-> 즉 야한농담은 그래도 되는 사람하고만. 맞아요!!! 그거였어. 또 이렇게 나에게 어떤 언어를 입혀주시었다. (그러나 앞으로 그래도 되는 남자는 없을 예정입니닼ㅋㅋㅋㅋㅋ)
3. 사랑은 용기다. 그러나 책 읽는 목록을 더 채우기 위한 숭고한 과업보다는 중요하지 않다.

인생 천재 부장님. 하바드의 사랑학 강의 말고 다부장의 인생학 강의를 열어주세요. 네? ㅋㅋㅋ

마지막으로, 저도 이 글 읽으면서 생각해봤는 데요. 내가 정신을 못차린게 아니였어요. 저라면 제가 자영이라면. 한번은 우리에게 해명하거나 바로잡을 기회를 줬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그런 사람인 것 같아요. 한번 까지는 기회를 주고 합의가 안되면 큇. 비극은 나는 기회를 준 건데 잘못을 바로잡는 경우는 없더라고요. 이제는 그냥 바로 큇하게 되어버립니다..

다락방 2023-01-03 17:20   좋아요 1 | URL
나는 잭 리처가 너무 좋아요, 쟝 님. 역마살 있는 남자.. 그래서 여자 가슴 후벼파지만 나라면 괜찮다. 나도 역마살 있으니까!
저 넷플에서 박나래 스탠딩 코메디 보는데 못보겟더라고요. 그래서 진짜 몇 분 보지도 않고 꺼버렸어요. 여성이 하더라도 상관없는 섹스드립에 대해서는 전 별로 재미없어요. 섹드립 재미있으려면 섹스한 사이에서 가능해지는 것 같아요. 그러면 세상 재밌죠. 으하하하하.

사실 저도 제가 자영이라면 한 번 더 기회를 주지 않았을까, 생각도 했는데요, 왜냐하면 나랑 함께했던 시간들, 함께 웃엇던 시간들 다 진짜 같았으니까요. 그게 꾸민거일 리 없잖아, 라는 생각에 한 번 더 기회를 줄 것 같으면서도, 그런데 ‘결국 이러려고 나 만난건가‘라는 생각 때문에 다시 또 기회를 안줄것 같기도 하고 그래요. 왜, 그렇잖아요. 상대의 말을 듣기 전에는 뭐가 됐든 변명 같고 핑계 같아서 듣기 싫어, 안들어! 이러지만 막상 듣고 나면, 아 사정이 있었네.. 하게 되는 경우요. 어쩌면 나를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사실을 용서하고 싶지 않아서 기회를 주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손석구 못생겼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03 18:37   좋아요 0 | URL
저도 안영미나 박나래 섹드립 개그는 싫어요... 뭐랄까... 언어유희가 아니라 그냥 섹드립임. 여성 비하적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edps는 말로하는 은은한... 뭐 그렁거...ㅋㅋㅋ 암튼 티키타카랑 비슷한 개념입니다. ㅋㅋㅋㅋ 여자들이랑 하는거 잼써여.. 최근 기억 떠올리면 낮져밤이 이황 같은?ㅋㅋㅋ

저 진짜 손석구 올려쳐지는거 환장하겠어. 하/// 한녀들의 취향이 이렇게도 다채로와.../// 자영이처럼 아무거나 막 집어먹으니까 이준석도 지가 잘생긴 줄알지... 어휴.. 남자들이 코르셋좀 차야할텐데.... 한국인 성인남성 100명중 48명이 비만이래요... 그말 들으니까... 또 한녀들 착즙이 짠해지고.. 그저 살이 안쪘다는 것만으로도 손석구를 연예인이라고 봐야하는 건 좀 슬픔... 다시 네덜란드 가고 싶네요. 나의 암스테르담.

다락방 2023-01-04 14:13   좋아요 1 | URL
나도 안영미 박나래 섹드립 싫어요. -.-
내가 좋아하는 섹드립은 내 애인하고 하는 섹드립이었어요. 그게 제일 재미있음.


손석구나 류준열이 로맨스극에서 주연을 맡고 훈남으로 불릴 수 있는 건 아마도 배역이 준게 큰 것 같아요. 그 배역이 곧 그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지점이 있으니까요. 제가 손석구나 류준열에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건 그들이 맡은걸 본 적이 없기 땜시롱... 그리고 손석구 이번에 봤지만 그 배역 자체가 매력이 1도 없는.. 나는 <사랑의 불시착> 에서 현빈이 고위급 장교의 아들이라는 게 딱 드러나는 순간 매력 폭발하더라고요. 역시 사랑은 머리로 하는거야.. 나는 자본주의의 노예다!! 매력은 권력에서 나온다!!

바람돌이 2023-01-03 16: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뒷모습 제니퍼 로페즈!! 와 외모의 반이나 닮은거잖아요. 역시 다락방님은 미모의 소유자가 확실한듯요. ^^
저렇게 앱으로 정리하니 확실히 독서에 영향을 끼치는게 뭔지 보이네요. 그래도 연애 시기의 독서 90여권도 작은 양은 아닌데말이죠. 여기 알라딘에서만 작다고 하는 말도 안되는 말을 말이 되는것처럼 우리가 한다는..... ㅎㅎ

저는 직장을 다니던 작년에 114권을 읽었던데, 휴직하고 쉰 올해 113권입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 하고 지금 고민중입니다. ㅎㅎ

다락방 2023-01-03 17:22   좋아요 1 | URL
저랑 친한 동료였는데 저 놀린다고 한 소리였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사실 미모랑은 거리가 좀 먼 스타일입니다. 저는 미모보다는..음... 뭐가 더 나으려나. 미모 보다는 유머에 더 재능이 있습니다. 흠흠. ㅋㅋㅋㅋㅋ

저 고등학교때 국어선생님이 그러셨어요. 학기중에 책 읽을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방학만 해봐라 읽고 싶은 책 잔뜩 읽겠다!‘ 하지만 막상 방학하고나면 학기중보다 책을 더 안읽는다고요. 독서라는게 일상 루틴중에 반복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학기중이나 직장에 다니면서 더 읽게 되는거 아닌가 싶어요. 저도 퇴사하고 책 많이 읽고 싶다고 하지만 막상 퇴사하면 책을 안읽을지도 모르겠어요. 하하.

잠자냥 2023-01-04 11:37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은 먹는 것에 일가견 있으십니다!

다락방 2023-01-04 14:07   좋아요 0 | URL
요즘엔 나이 들어서 예전보다 먹는 양이 줄었어요. 먹는 양이 줄었는데 왜 살은 더 찌는건지.. 이게 바로 노화란 것인가...

망고 2023-01-03 16: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개봉당시 예고편 보고 별로 안땡겨서 안봤는데 이번에 넷플에 떴길래 봐볼까 했었거든요 흠....역시 제가 딱 안 좋아하는 소재였네요ㅋㅋㅋㅋㅋ혹시 보고 나면 손석구 싫어지나요?
근데 다락방님 연애해도 책을 저렇게나 많이 읽으시네요😮대단대단

다락방 2023-01-03 17:23   좋아요 0 | URL
저는 이런 영화의 존재 자체도 몰랐고 제가 보고싶어하는 영화도 아닌데요, 공쟝쟝 님이 저더러 한 번 좀 보라고 해서 보게 되었어요. 제가 이제 나이가 좀 있어서 그런지 섹스섹스 외치는 주인공들 보는데, 저렇게까지 섹스에 환장한다고? 이렇게 되더라고요? ㅋㅋ 젊었을 때 저도 그랬을까요? 너무 먼 과거라 생각이 안나요 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원래 손석구 관심 없었고 보고 나서도 관심 없습니다. 하하하하하.

망고 2023-01-03 17:41   좋아요 0 | URL
저는 어릴때도 저런 소재 싫어했고 현실에서도 별로 안 좋아해서요ㅋㅋㅋㅋㅋ저나 제주변에 저렇게 섹스에 환장하는 사람을 본적도 없고 뭐 속으론 어떤지 몰라도 그걸 드러내서 외치진 않아서요ㅋㅋㅋㅋ게다가 특히 한국영화에서 다루는 솔직을가장한 음담패설들 그거 되게 부자연스러워 보여서 안봐욧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4 14:09   좋아요 1 | URL
음담패설의 경우 제삼자가 같이 웃기는 진짜 힘든것 같아요. 불쾌해지는 순간이 더 많은 것 같고요. 섹스를 나눈 당사자들끼리 나눌 때나 재미있지 남들은 안웃기죠. 야한 걸 소재로 남들 웃기려고 하다가는 분위기만 썰렁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으 싫어요.. 얼마전에도 엉뚱하게 갑자기 섹드립 치는 사람 있어서 다른 사람들이 모두 대꾸 안하고 무시했던 경우 있거든요. 으 싫어요.......... 바보같아요...........

독서괭 2023-01-03 16: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방 나는 외로운 짐승이여 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다락방님 회사 동료들은 왜 그렇게 스윗해요? 다락방님한테만 스윗한 거예요?? 아니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진실만을 얘기했을 뿐??
이영화, 쟝쟝님도 본 그 영화군요? 전 영화보다, 영화를 얘기하는 다락방님 글이 더 재밌는 것 같아요. 특히 로맨스 영화는!!
사람의 일이라 오류가 나고 그래서 마음이 통했을 때 더 짜릿한 거겠죠? 저는 섹스부터 하고 사랑으로 가는 루트를 경험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잘 마음으로 이해는 안 되는데, 처음부터 이사람 저사람 하룻밤만 즐기려는 사람이 아니라면(대부분 그런 남자겠지만) 가능한 시나리오일 수도.. 흠..
연애 여부와 읽은 책 숫자가 정확히 연동되는 다락방님의 투명함 ㅋㅋㅋ 빵 터집니다.

다락방 2023-01-03 17:26   좋아요 2 | URL
저는 외롭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친구나 애인이 부재하다는 데에서 오는게 아니라, 지금 내가 느끼는 어떤 감정 혹은 생각을 온전히 이해해줄 누군가가 지상에 없을 것이다, 하는 데에서 와요. 그래서 제가 가진 외로움은 제가 끌어안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런 외로움을 사실 누구나 다 가지고 있다고 보거든요. 인간은 누구나 다 본질적으로 외로운 존재다, 라고 생각하는데, 그걸 끌어안고 사느냐 그게 싫어서 어떻게든 누군가를 찾아보느냐 라는 차이가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저는 시방 외로운 짐승...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에도 저 영화보다 제가 저 영화보고 쓴 글이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처음 만난 날 섹스하고 그 뒤에 사귀게 된 적 있긴 한데요, 돌이켜보면 사실 섹스 때문에 만났지 사랑으로 만난건 아닌 것 같아요. 근데 사랑하지 않아서 좀 편하긴 했어요. 구속감이 없달까요? 그렇다고 또 그런 식으로 사람을 만나고 싶진 않아요. 저는 이제 인생에 더이상 섹스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03 18:30   좋아요 0 | URL
역시 정상을 본 자의 하산이 맞았다...... 중턱의 계곡물이 차거워서 저도 따라서 하산할래요~막걸리마시쟈!

다락방 2023-01-04 14:06   좋아요 1 | URL
나는 그게 정상 같지는 않고 음.. 일탈 같아요. 그냥 내가 내가 아니고 싶었던 그런 때가 있었던 것 같은데 나는 결국 나일 수밖에 없다는 깨달음을 얻었달까요... 나는 원나잇 같은 거 못하는 사람이야...........

건수하 2023-01-03 16: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에서 응? 하고 할말을 잃어버렸습니다 ㅋㅋㅋㅋ

2020년은 연애도 연애지만, 코로나 때문 아니었을까 하는 말만 기억에 남아 남기고 갑니다.

다락방 2023-01-03 17:2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런 문장은 대체 왜 썼는지 모르겠어요. 갑작스레 생겨난 충동 ㅋㅋㅋ 그렇다고 제니퍼 로페즈 보면서 저를 떠올리시면 안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람들이 내 모습 모른다고 막말하고 다니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코로나가 있었군요! 친구들과의 만남도 여행도 금지되었던 코로나! 어쩌면 그래서 저만큼 읽은걸 수도 있겠어요. 크.. 그런 비밀이 숨어 있다니... 크.....

mini74 2023-01-03 17: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그네슘 ㅎㅎㅎ 약 먹고 쓰신건가요. 전 왜 이런 부분이 넘 웃긴지 ㅎㅎ 다락방의 제니퍼 로 바꾸죠 아이디 ㅎㅎ *^^* 재미있게 읽어나가다 왜 쪼금 슬퍼지죠 ㅎㅎ 뭐가 됐든 파이팅 ! 입니다 ~

다락방 2023-01-04 13:46   좋아요 0 | URL
마그네슘을 먹으면 플라시보 효과라도 있어야 되는데 왜 없죠... 아무튼 점심 먹고 온 지금도 또 하나 먹어야겠어요. 아놔.. 아니면 술을 마실까.. ㅋㅋㅋㅋㅋ

제니퍼 로페즈도 옛말입니다. 점심마다 1인 2메뉴 먹는 바람에 저 멀리 날아가버렸어요. 안녕, 제니퍼.. 사요나라.

거리의화가 2023-01-03 17: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독서 얼마나 했나 양을 체크해본 적은 없었네요?^^; 어쨌든 작년에 100권 정도는 읽은 것 같은데…ㅎㅎ 다락방님의 연애 전후의 독서량 비교가 놀랍긴 합니다만 저는 연애하고 계실 때의 독서량도 놀라운데요? 연애할 때 저는 정말 거의 책 안 읽고 싸돌아다니기만 한 것 같거든요^^;; 연애가 결정적인 이유는 아니었겠지만 어쨌든 독서에 영향을 주는 요인 중 하나는 되었을 것 같아요.

다락방 2023-01-04 13:48   좋아요 1 | URL
아이폰에서 사용하는 IReatItNow 란 앱에 책을 읽기 시작할 때와 다 읽은 때를 표시하다 보니 저절로 연말결산이 저렇게 통계로 잡히더라고요. 덕분에 매해 얼마 읽었나 체크가 가능해집니다. 그래서 이 앱을 애용하고 있어요. 이 앱은 또 제 친구가 만든 앱이지 않겠습니까?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연애가 독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게요, 저는 자기 전에도 책을 읽는데 연애를 하면 자기 전에 자꾸 통화를 하는 바람에.... 흠흠. 잠이 올 때 끊어가지고 끊고나면 바로 자버리는 바람에 책 읽을 시간이 확 줄어들어 버렸습니다. 이제 안해야지요, 연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01-04 15:44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아이폰 유저로서 반가운 말씀이네요 앱 참고할게요. 근데 친구분이 아이폰 프로그래머신가요? 멋집니다!

다락방 2023-01-05 07:52   좋아요 0 | URL
제 친구는 아이폰 프로그래머는 아니고요 다른 일 하는데 저 앱만 만들었어요. 후훗. 능력자 친구입니다!!

단발머리 2023-01-03 17: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애와 독서의 상관 관계 이렇게나 확실하군요 ㅋㅋㅋㅋㅋ 다락방님, 역시나 이런 사람이었네요. 사랑과 독서는 막 시소 같아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외로우면 올라가고 즐거우면 내려가는 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신기합니다!!!

식구 중 1인이 핸폰 바꿔서 넷플 3개월권을 받아 왔거든요. 지금 두 달 다 되어 가는데 <브리저튼 시즌 2> 복습 이외에 본 작품이 하나도 없어요. 이럴 수 있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이거 보고 싶네요. <연애 빠진 로맨스> 하하하!

다락방 2023-01-04 13:53   좋아요 1 | URL
저도 연애와 독서 사이에 이런 상관관계가 있을 줄 몰랐다가 나중에 알고 화들짝 놀랐었지요. 100권도 못읽고 한 해를 마감할 때, 뭐야 이게?! 막 이렇게 되었어요. ㅎㅎ 뭐 그래도 후회하진 않습니다. 책 적게 읽었어도 그 시간에 한 인간을 탐구했달까요. 만족합니다. 다시 하진 않겠지만.. 껄껄.

연애 빠진 로맨스 단발머리 님도 보신다면 꼭 감상 남겨주세요. 궁금합니다!! 그나저나 브리저튼 시리즈 말고는 본 게 없으시다니, 가만 있자.. 뭐가 좋으려나.. 흐음.. 아, <애놀라 홈즈>랑 <나이브스 아웃> 어때요, 단발머리 님??

Falstaff 2023-01-03 18: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감합니다!

다락방 2023-01-03 18:26   좋아요 1 | URL
골드문트 님 어디에 공감하시는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03 18:30   좋아요 0 | URL
저도 그것이 조금 궁금?

mini74 2023-01-03 18:34   좋아요 0 | URL
전 마그네슘 먹은거? ㅎㅎㅎ

Falstaff 2023-01-03 18:34   좋아요 3 | URL
몇 군데 있는데요, 먼저 대 관람차에서 여자와 남자의 차이, 즉 행위와 대화의 간극, 이게 결코 넘어서기 ˝쉽지 않은 장벽˝이란 점입니다. 우라질 조물주가 DNA에 일정 부분 그렇게 낙인을 찍어버렸거든요.
우정? 글쎄 그건 아닌 거 같고 몸정? 그것도 좀 부족한 거 같은데 하여간 우라질 ˝정˝을 매개로 하지 않은 음담패설은 아니 한 것만 못하다는 것도 포함입니다. 아무리 천하의 다락방 님도 우리 부부가 평소 하는 대화를 들으실 기회가 있으면 거품을 물 것 같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성은 남성에 비해 연애로 말미암은 평소 생활의 파괴는 별 거 아닙니다. 남자가 연애하면 완전 몰빵, 아무 것도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없습니다. 아비애미도 없고 두사부일체도 없고 오직 그녀 하나 밖에 없거든요. 그리하여 당연히 연애하면 책, 그까짓 것, 한 권도 안 읽으면 어떻습니까.

ㅋㅋㅋ 다락방님도 짓궂으셔. 이런 걸 다 물어보시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4 13:45   좋아요 1 | URL
ㅎㅎ 저도 야한 농담 엄청 좋아하는데요, 그건 제 애인하고 했을 때가 제일 재미있었어요. 다른 사람들의 농담은 저한테 농담으로 와닿지도 않고 재미도 없어요. 우리 사이에 이것이 가능하다는 걸 서로가 알고 있기 때문에 재미있어지는게 야한 농담인 것 같습니다. 우정과 몸정을 모두 포함한 어떤 음, 친밀함의 관계, 어떤 선을 넘은 단계에서만 가능해지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가 그래서 연애를 길게 유지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몰빵을 못해서 말입니다. 몰빵의 기운이 오려고 하면 저 스스로를 다잡으면서 어떻게든 자제하려고 하거든요. 그래서 제 연애는 짧게 타오르다 끝나는가 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1-03 19: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정말 별 거 아닌 거에도 계속 웃는게 사랑의 지표죠 ㅋㅋㅋ 상대랑 둘이 계속 웃는 거 누가 옆에서 보고 너네 왜이렇게 웃냐고, 그러다 정분나겠다고 했는데 진짜 정분났던 기억이^^...떠오르네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4 13:54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래서 연애할 때 제일 많이 웃고 지냈던 것 같아요. 정말 별 거 아닌데 계속 웃게 되잖아요. 저는 상대가 좋아요 비로소 웃게 되는 것 같아요. 크- 좋았던 때였습니다... 샤라라랑~

책읽는나무 2023-01-04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연애 중일 때도 책을 읽으시는 다락방님!!
너무 놀랐네요??ㅋㅋㅋ
전 연애 중일 땐 책 아예 안 읽었는데...아, 좀 부끄럽네요!!! 긁적긁적~^^;;;
저는 연애 중과 연애 후의 독서량 차이를 잘 못느끼겠네요? 연애 중에도 100 권 가까이 책을 읽었다는 것이 넘 놀랍기에~^^
영화를 봐서인지? 완전 몰입해서 읽게 되는 영화 평이었습니다. 씨네21 읽는 줄~^^
좋은 사람끼리는 서로 보기만 해도, 웃기지 않는 얘기에도 웃는다는 지점, 야한 농담도 둘이서만 하고 싶다는 지점들등 정말 공감되어 고개 끄덕끄덕 하면서 읽었어요.
현실 세계엔 저런 로맨스 없을테지만(현실이라면 호러 아닌가? 생각했었거든요.) 암튼 영화 보고 나서 주인공들 꽁냥꽁냥 거림에 동화되어 사라졌던 로맨스 감정이 살짝 살아날 뻔 했었어요.
저는 김영옥 할머니의 툭툭 치는 대사들이 좀 기억에 오래 남더라구요. 주연만 있는 게 아니라 따까리 조연, 엑스트라도 많은데 따까리 조연도 괜찮다!!! 따까리 조연도 알고보면 그 사람 입장에선 또다른 주연이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암튼 전 손석구 배우를 ‘어쩌다 로맨스‘ 제목이 맞나? 전여진 상대 배우로 잠깐 까메오로 나왔을 때, 눈에 확 들어왔었고, ‘나의 해방일지‘ 에서 두 번째로 보고 참 묘하다!! 근데 매력있다! 잘 생겼다! 생각했었는데 영화에선 좀 찌질하고 느끼하게 나와서 역을 잘못 맡았다란 생각이 들었어요ㅋㅋㅋ
근데 전종서 배우는 처음 봤는데 좋네요!
계속 지켜 보고 싶은 배우네요^^


다락방 2023-01-04 14:04   좋아요 1 | URL
연애한다고 책을 안읽을 수는 없지요! 저는 항상 책을 들고 다니는 사람인데, 이십대 중반에 사귀던 남자가 저랑 말싸움 하다가 ‘너 책 좀 그만 읽어!‘ 했던게 떠오르네요.. 하아-

저는 이게 영화여서 좀 더 미화됐다고 생각하거든요. 데이트앱에서 만난다고 다 범죄자 남자 나오는 건 아니지만, 섹스 칼럼 쓰고 양심고백..(물론 안했지만) 으로 이어질까 하면 아니라는 대답이 나오더라고요. 저는 현실이 더 구리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감독이 여성이어서 그런지 불쾌한 지점을 가급적 빼려고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손석구 출연하는 드라마를 본 게 없어서 이 영화로 처음 봤는데 보는 내내 눈꺼풀이 너무 무거워보이더라고요. 자꾸 감기는 눈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손석구 <나의 해방일지>로 빵 뜬것 같은데, 어느 지점이 사람들에게 매력으로 어필한걸까... 저는 아직 찾진 못했습니다. 요즘 남배우들은 왜 다들...... 왜 원빈, 현빈같은 비쥬얼 없는걸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1-04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 또 이런 글을 쓰셨댜-
아니 저런 영화 보고 이런 글을 쓰다니, 글 쓰기에도 일가견이 있는 다부장.
저 영화는 주인공들 이름부터가 영...... 자영/박우리 하..... 진짜 너무 저급해서 확 깨네요.
마그네슘 먹으면 잠 오는데 잠 안 와요? (전 그래서 주로 저녁에 먹어요)

공쟝쟝 2023-01-04 11:55   좋아요 0 | URL
저 자신을 변호하고 싶습니다 ㅋㅋㅋㅋ 진짜 아무 생각 없이 봣음 ㅋㅋㅋ 넷플 한국 2위인가 구러길래 ㅋㅋㅋ 근데 시작부터 너무 모닝땡땡을 심하게 해가지고 ㅋㅋㅋㅋㅋㅋ 놀라서 끄지도 못하고 ㅋㅋㅋㅋ으잉? 이러면서 계속 봤어요 ㅋㅋㅋㅋㅋㅋ 그런 힘이 좀 있음 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4 14:00   좋아요 1 | URL
저 영화속 주인공 이름은 정말 더러운 섹드립이라서 싫지만, 그런데 저 영화에서 제일 더러운 것도 이름인것 같아요. 영화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뭐 썩 좋을 것도 없지만 말이죠. 역시 저 영화보다는 저 영화보고 쓴 제 글이 저 좋은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그네슘 먹으면 잠 온다고 해서 저도 주로 저녁에 먹었는데 이번에 기분이 너무 구려서 아침에 먹었거든요? 그런데 커피도 마셔서 그런건지.. 잠이 안오더라고요?


쟝님, 근데.. 쟝님 너무 애긔애긔해..... 야하다고 해서 잔뜩 기대했는데, 모닝 섹스도 엄청 기대했는데... 좀 실망스럽더라고요? 모닝섹스는 내가 하는게 영화보다 야했다..

공쟝쟝 2023-01-04 14:03   좋아요 0 | URL
아… 모닝섹스 너무 야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내가 야한 건 그런거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얽 부끄럽네욬ㅋㅋㅋㅋㅋ 이이야기그만해욬ㅋㅋㅋㅋㅋㅋㅋ 잘만킹 다락방은 무엇이 야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ㅋㅋㅋ 아무튼 ㅋㅋㅋㅋ 정상찍고 하산 하시는 분~|…..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4 14:05   좋아요 0 | URL
그립네요. 모닝 섹스..............................

시에나 2023-01-08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댓글 맛집입니다. 기혼자이지만 역시 (남) 연애 이야기가 젤 재밌어요. ㅎㅎㅎㅎ
 















아마도 초록색 표지 탓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이 나오자마자 너무 '사고'싶었다. 르 귄이라면 사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라고 말하고 다니진 않기 때문이다. 그건 르 귄이 좋은 작가가 아니어서가 아니라 내가 르 귄의 책을 읽어본게 거의 없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어슐러 K. 르 귄의 말》이 왜이렇게 사고 싶었는가 생각해보니, 일단 르 귄이 하는 말은 들을 가치가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었지만, 초록색 표지가 너무 예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아마도 이 책을 참지 못하고 2022년 가장 마지막에 구매해버린 책으로 만들고 또 그래서 아마도 2023년을 이 책을 읽으면서 시작하게 된 것 같다. 그렇다. 이 책이 내가 2023년 1월 1일에 읽은, 2023년 첫 완독한 책이다.


르 귄에 대해서라면 이름정도만 알고 있었고 아직 책 한 권도 읽어보지 않았던 때에, 나는 《제인오스틴 북클럽》이란 영화를 보게 되었다. 아마도 '북클럽'이란 제목 때문에 선택한 영화인 것 같은데, 제목에서 추측할 수 있는 것처럼, 제인 오스틴의 책을 읽는 사람들이 나온다. 모임을 결성해 제인 오스틴의 책을 차례대로 다 읽어 나가면서 그에 대한 감상을 이야기하는 내용이 주요 토대이긴 하지만, 그 구성원들 각자의 삶 역시 영화를 통해서 보여진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책 읽는 모습이 많이 나온다는 데에 있다. 그 장면들이 다 너무 좋았다. 그리고 르 귄을 알게 됐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제인 오스틴 북클럽 멤버중에 유일한 남자 멤버가, 그 클럽의 한 여자멤버에게 관심을 갖고 호감을 표현하기 위해 제인 오스틴에 대해 관심도 없으면서 클럽에 가입한다. 그리고 제인 오스틴 책들을 충실히 읽어나가는데, 이게 다 그녀가 좋아하는 작가이며 그녀와 대화하기 위해서였던 것. 자신이 그런만큼 그녀 역시 그러기를 바라는 마음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 르 귄의 책 두 권을 그녀에게 빌려주는데, 그녀는 통 그 책들을 읽을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아, 나는 이 여자를 좋아하는데 이 여자는 나에게 관심이 전혀 없구나, 그가 서운해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영화의 마지막, 잠들기 전의 여자가 무심코 그가 빌려준 르 귄의 책을 읽게 된다. 어랏. 너무 재미있네? 그녀는 그가 빌려준책을 밤을 꼬박 새워 읽고는 이른 아침 차를 끌고 그의 집 앞으로 간다. 그녀를 발견한 그가 그녀 앞에 서자, 그녀는 '르 귄의 책을 더 읽고 싶은데 아직 서점이 문을 연 시간이 아니라서' 라고 자신이 그의 집 앞에 온 이유를 얘기한다. 그러자 그는 자신의 집에 그녀를 들이면서 우리 집엔 당신에게 빌려줄 르 귄의 책이 아주 많다고 말한다.



이 영화를 보고 르 귄을 읽는 건 너무 당연했다. 도대체 르 귄이 어떻길래 저 남자는 자기 인생작가라고 하고 저 여자는 밤을 새워 읽는 것인가! 그렇게 나는 르 귄의 책 《어둠의 왼 손》을 읽었다.















책은 좋았지만 조금 난해하기도 했다. 한 몸에 남성과 여성을 모두 가진 종족이 나오고 그들은 발정기(?) 에는 자신이 어떤 성으로 존재할지 선택할 수 있는데, 이 책을 다 읽고나자 영화속 주인공이 왜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았고 또 다른 작가가 아닌 르 귄을 좋아하는 남자사람이라니 너무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그 후에 르 귄의 책을 더 읽진 않았다. 그러나 르 귄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내 주위에 있었고 친구들은 르 귄의 작품을 극찬했다. 덕분에 내가 사두고 아직 안 읽은 르 귄의 책이 몇 권 더 있다.
















그러니까 르 귄의 말이 좋지 않을리 없다는 걸 알고 시작한 새해의 첫 독서라고 해야할텐데, 좋을줄 알았지만, 읽으면서 너무 좋아서, 아니 좋을 줄 알았지만 너무 좋잖아?! 하면서 읽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 세상의 어딘가에서 언어와 도덕에 대해 생각하는 누군가가 존재했다는 것이 경이로웠다. 그런 사람이 존재했었다면, 그런 사람이 어딘가에 또 존재할 수도 있는게 아닐까. 인류에겐 희망이 있는거 아닐까? 나는 선, 도덕, 윤리, 악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세상이 그리 쉽게 망가지진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세상이 지금만큼 존재할 수 있는 건 그 사람들 덕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들 중의 한 명이 르 귄이 되겠구나.



네이먼: 언어가 도덕적인 질문과 맺는 관계, 이 둘 사이의 차이에 대해 듣다 보니 작가님이 하셨던 이 말이 떠오르네요. "영어를 개혁하지 않고는 사회를 개혁할 수 없다"고 하셨죠. 문장 수준의 싸움도 세상의 싸움과 본질적으로 같다고요.


르 귄: 대학 신입생 시절에 전 영어를 알기 쉽게 쓰는 것이 어떻게 정치적인 문제인지를 다룬 조지 오웰의 위대한 에세이 『나는 왜 쓰는가』중 「정치와 영어」를 읽었어요. 안으로 깊이 파고든 글이죠. 전 그냥 오웰의 말을 바꿔서 되풀이할 때가 많아요. -p.26



맙소사, 조지 오웰의 책을 사야겠네?



언어와 이해, 시도와 노력에 대한 르 귄의 말들은 정말 인상깊었다. 한 사람이 끊임없이 생각한다면 행동으로 이어지고 그 행동은 또다시 생각을 불러오는구나 싶어졌다.



네이먼: 성인이 되어서 사랑하게 된 시인으로는 누가 있나요? 소중하게 여기는 시인은요?


르 귄: 릴케를 아주 윗자리에 둬야겠네요. 도움이 필요했던 어느 여름에 매킨타이어가 번역한 『두이노의 비가』번역본을 읽었어요. 그때 제 상태가 아주 나빴는데, 그 시집에 실린 비가 몇 편이 저를 어둠에서 끌어낸 것 같다고 느껴요. 적어도 버텨내게 해준 건 확실하죠. 전 독일어를 몰라요. 그러니까 릴케와 괴테는 번역으로 마주한 다음에 왔다 갔다 하면서 짚어봐야 하죠. 보통은 저만의 형편없는 번역을 해보려고 하는데, 그러면 사전을 들고 독일어 단어를 파고들 수 있어요. 시를 읽는다는 건 아주 힘든 일이지만, 단어를 하나씩 짚어가며 읽는다면, 독일어 명사를 하나도 몰라서 모조리 찾아봐야 하고 동사는 수수께끼 같은 데다 제자리에 놓여 있지도 않으면, (웃음) 겨우 다 읽었을 때는 그 시를 제대로 알게 돼요. 자기만의 번역이 만들어지는 거죠. 그래서 제가 아는 언어는 물론이고 잘 모르는 언어도 번역하기를 좋아하는 거예요. 노자의 책이 그런 경우였죠. -p.73



아니,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근사할 수가 있을까. '독일어를 몰라요' 라고 하면서, 그런데 시를 읽기 위해 사전을 들고 독일어 단어를 파고든단다. 그렇게 시 한 편을 자신의 방식대로 번역하고 나면 제대로 알게 된다니. 와 너무 멋있어서 미치겠는거다. 이 행동 자체가 너무 멋지고 이 행동에 이르게 한 생각도 좋지만, 이 행동이 주는 이미지도 너무 좋다. 머릿속에 풍경이 떠오르면 너무 아름다운 거다. 게다가 이 책에서는 르 귄의 젊은 시절부터 노년의 모습까지 여러 장의 사진이 실려 있는 터라, 르 귄이 사전을 뒤적이며 시를 번역하는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는거다. 그게 진짜 짜릿할만큼 좋다. 


아, 나도 이렇게 살아야 되는데. 모르는 언어로 쓰여진 글들을 밀어두는 일을 하지 말고, 사전을 파고 들면서 이해하려고 해야 하는데. 그것은 결국 나를 앞으로 가게 해주지 않을까? 하나의 글을 그렇게 읽고나면 나는 또 한 뼘 자라지 않을까? 아니 한 뼘이 다 뭐야, 아주 그냥 쑥쑥 자라지 않을까? 크-


독일어 뿐만이 아니다.




네이먼: 가브리엘라 미스트랄을 번역하는 일에 끌리게 된 경위를 말해주실 수 있나요? 『때늦게』에서 시 한 편을 미스트랄에게 헌정하셨는데요, 어떤 면에서 사랑에 빠지셨나요?


르 귄: 첫눈에 반한 사랑이라곤 할 수 없어요. 처음 미스트랄을 읽기 시작했을 때 저는 스페인어를 잘 몰랐어요. 아르헨티나에 사는 친구 디아나 베예시가 엄선된 미스트랄의 시 몇 편을 보내면서 "꼭 읽어봐야 해요"하고 말하기에 스페인어 사전을 들고 힘겹게 파고들었다가 사랑에 빠졌죠. -p.74



아! 르 귄.. 대체 뭐하는 사람입니까. 도대체 얼마나 멋진 사람인겁니까. 와. 모르는 언어지만 포기하지 않긔!! 당황하지도 않긔!! 사전 들고 다 뽀샤버리긔!!!!! ㅋ ㅑ - 멋짐에 취한다..



그리고 나는 이런 말에도 반했다. 완전 내 타입이다.


그 규칙에 손을 대면 안 돼요. 빌라넬을 쓴다면 빌라넬을 쓰는 거죠. 빌라넬 비슷한 걸 쓰면서 빌라넬이라고 부르는 게 아니라요. 규칙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어떻게든 규칙을 따르면서 뭔가를 해야 한다는 필요성 자체가 뭔가를 제공한다는 걸 알게 돼요. -p.79



덕분에 나는 르 귄의 에세이들을 읽고 싶어졌다. 소설 사둔 게 몇 권 있지만, 에세이를 사겠어!!
















아, 새해 첫 시작으로 너무 좋았다. 아주 좋은 독서였다. 르 귄은 실망시키지 않긔!!!!!




자, 새해 처음 읽은 책이 르 귄이었다면, 새해 처음 배송된 책은 무얼까?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글쎄 일요일에도 책이 배송될 줄은 몰랐어요. 이건 다정한 알라디너로부터 선물 받은 책인데, 아니 글쎄 내가 이메일을 늦게 받는 바람에, 선물한 친구는 '2022년의 마지막 책'이 될 줄 알았건만, 결과적으로 받는 나에게는 '2023년의 첫 책'이 되어버린 거다. 무려 1월 1일에 도착한, 2023년의 첫 책은, 쨔잔- 두구두구둥-


한나 아렌트의 『정신의 삶』되시겠다.
















아 진짜 너무 멋지지 않나요... 새해 처음 배송된 책이 한나 아렌트여... 그것도 정신의 삶..... 




이 책이 두꺼워서 책장을 다시 정리해야 했다. 에바 일루즈를 빼고 페데리치를 넣게된 까닭은 바로 거기에 있다.




아 진짜 뽀대나지 않나요. 이렇게 보니 정신의 삶이 철학 전기 왼쪽으로 오는게 낫겠다. 

아, 나의 한나 아렌트 책장 완성시켜 주는 내 친구들이여..

얼마 안 가 이 책장은 한나 아렌트 단독 책장 되지 않을까. 

퇴사하고 진득하게 책상에 앉아 한나 아렌트 책 하나씩 뽀개는 삶을 살고 싶지만, 그건 너무 이상적이야...




2022년 올해의 책, 영화 이런거 하려고 했는데 너무 귀찮아서 넘겨버리고 대신 2023년 처음 읽은 책과 처음 도착한 책을 기록해둔다. 아직 '처음 산 책'은 없으므로 페이퍼 쓰기 위해서라도 책을 사야겠다. 움화화핫.



회사 오기 너무 싫었다. 오늘 일 너무 많아서 오기 싫었다. 그러나 그 어느때보다 빨리 도착해서 사무실에 도착해도 여전히 깜깜한 밤 같았다. 해가 뜨는 동안 나는 페이퍼를 썼다. 이것은 새해 첫 페이퍼. 하아 무슨 처음이 이래. 르 귄에 한나 아렌트에... 진짜 ㅠㅠ 멋짐이 뿜뿜 솟아나지 않는가.



해피 뉴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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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2 08: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02 1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수하 2023-01-02 08: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 첫 날부터 맘에 드는 작가를 찾으신 다락방님, 축하드립니다 ^^

<정신의 삶>이 저렇게 두꺼운 책인지 몰랐네요. 표지만 봐도 부담스러웠는데 두께 보니 더 부담스러워…

저한테도 르 귄 아주머니 책을 좋아하고, 선물해주는 남자가 있긴 했는데. 그 남자가 선물한 책이 아직 집에 있는데.. 르 귄의 다른 책은 읽어도 그 책은 왜 그렇게 안 읽게 되던지… 그 남자에 대한 기억이 안 좋아서 그런가 -.-

다락방 2023-01-02 11:0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아.. 음.. 네, 그럴 수 있지요. 선물한 사람이 싫으면 그 책도 읽기 싫어지지요. 그렇지만 저는 사둔 책이 너무 많아서 못읽고 있는 형편이긴 합니다. 저한테도 준 사람이 싫어서 안읽는 책도 있긴해요. ㅋㅋㅋ 누구나 다 그런 책이 있지 않을까요? 껄껄.

정신의 삶, 저도 받아들기 전까지는 저렇게 두꺼운 줄 몰랐어요. 저는.. 이제 어떡하죠? 한나 아렌트에 대한 책 싹 다 읽는게 목표인데 .. 언제쯤 그게 될까요? 아니, 되긴 될까요? 아아.. 퇴사가 시급합니다!!

은오 2023-01-02 0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렌트 정신의 삶 저는 번역 악평때문에 구입을 보류했는데ㅠㅁㅠ 나중에 후기 남겨주셔요... 아, 그리고 1월 여성주의 독서모임책을 결국 샀습니다 내일 오면 시작!!!
부장님 오늘도 화이팅하시옵소서 해피뉴이어❣️

다락방 2023-01-02 11:06   좋아요 2 | URL
한나 아렌트 책은 왜이렇게 번역 악평이 많은가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도 번역에 대해 좋지 못한 평을 많이 본 것 같은데요. 그렇다고 새로운 책 번역을 기다리자니 나오질 않고 있네요? ㅠㅠ 예루살렘의 아이히만도 저 책장에 꽂아두고 싶습니다! 어쨌든 제가 읽는다면 후기를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은오 님, 1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화이팅! 부지런히 읽고 씁시다. 그것은 결국 우리에게 뭔가 남길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수이 2023-01-02 0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르 귄이 그토록 좋다 하셨으니 저도 한번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락방님의 새해 첫 책 넘 좋군요, 얼른 펼쳐봐야지! 저 영화도 그러고보니 본다 본다 하고 아직도 못 봤네요;;;

다락방 2023-01-02 11:07   좋아요 1 | URL
알지 못하는 외국어를 사전 찾아가며 읽는다는게 너무 짜릿했어요. 아마 그 부분에서는 수이 님도 무척 좋아하지 않으실까 합니다. 와, 이건 수이 님이 좋아할만한 내용인데?! 하면서 읽었거든요.

분량이 짧아 아쉬운데, 그래서 금세 읽게 돼요. 수이 님의 2023년 독서와 외국어공부 모두 응원합니다!!

거리의화가 2023-01-02 09: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르 귄의 도전 의식이 멋지네요.
<정신의 삶> 책장에 꽂히니 정말 근사합니다^^ 얼마 안가서 아렌트 칸이 되지 않을까 싶군요ㅎ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 한해도 아자아자!*^^*

다락방 2023-01-02 11:07   좋아요 1 | URL
르 귄 너무 근사하지요? 아니 어떻게 외국어 사전 옆에 끼고 시 한 편을 정복해버릴 수가 있나요.. 아 너무 멋있어요. 인생을 살려면 그렇게 살아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렌트 전용 책장칸을 만드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아렌트 책장은 늘어날 때마다 이렇게 인증해야겠어요. 후훗.

거리의화가 님, 오늘도 올해도 모두 화이팅!!

singri 2023-01-02 09: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아 천재들의 삶이란. ^^;;
락방님 책소개 볼일에 일년이 미리 즐겁습니다. 멋진 르귄 소개도 감사!

다락방 2023-01-02 11:08   좋아요 2 | URL
르 귄 책은 좋을 줄 알았지만 정말 좋았어요! 언어와 외국어에 대해 얘기하는 게 너무 좋더라고요? 외국어 공부 열심히 해야지 마음 먹었습니다. 벌써 귀찮긴 하지만... ㅋㅋㅋㅋㅋ

난티나무 2023-01-02 09: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르귄 소설 두 권 사놓고 안 읽고 있는데 저 ‘말’도 사야 겠는데요?@@

다락방 2023-01-02 11:08   좋아요 1 | URL
사놓고 안 읽은 책이 르 귄 책만 있는건 아니지만 르 귄 책도 역시 그렇게.. ㅋㅋㅋㅋ
난티나무 님, 르 귄의 말 좋더라고요. 저는 도덕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렇게나 좋지 뭡니까!

blanca 2023-01-02 09: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르귄의 말>의 땡스투를 다락방님께.

다락방 2023-01-02 11:09   좋아요 1 | URL
땡스투 받고 책 사겠습니다. 만세!!

잠자냥 2023-01-02 1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르 귄 책 정말 초록색 표지 예쁘죠?! 저도 저 표지가 이 책을 아름답게 만드는 데 한몫했다고 생각해요.
제 침대 머리맡에 <다락방의 미친 여자들>하고 <르 귄의 말>이 나란히 놓여있는데 완전 크리스마스 색깔입니다. ㅋㅋㅋ
저도 르 귄 작품은 친구가 하도 좋아하고 추천해서 여러 권 사놓고 아직 못 읽은 게 수두룩한데(SF 별로 안 좋아해서...ㅠㅠ) 이젠 정말 읽어야겠어요. <르 귄의 말> 읽으면 르 귄 책도 그렇지만 거기서 소개된 다른 책 막 읽어보고 싶어지죠?!

그나저나 새해 1월 1일에 한나 아렌트 정신의 삶 도착하는 것 무엇....!
진심 다부장님 올해 복 터질 거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
그런 거 선물해주는 친구도 있고 복 받았네 이 사람.....ㅋ

다락방 2023-01-02 11:11   좋아요 4 | URL
저 초록색 진짜 너무 예뻐요. 읽고 싶다 보다 갖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색이에요. 말 시리즈 중에 가장 예쁜 색인 것 같아요! 저는 말 시리즈 몇 개 안되지만 갖고 있는데(왜냐하면 안읽어서..) 제일 예뻐요! 그래서 제일 먼저 손이 간 것 같습니다. 후훗.
저도 잠자냥 님과 마찬가지로 제가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라서(저는 SF 도 판타지도 너무 별로..) 안읽게 되더라고요. 그렇게나 좋다는 말을 들어도... 이번에도 르 귄의 말 읽으면서 르 귄이 쓴 책 읽고 싶어졌지만, 다 에세이였다는 것이 함정... ㅋㅋㅋㅋㅋ

네, 저는 한나 아렌트를 선물해주는 친구가 있는 정말 복 받은 사람입니다. 너무 멋져요. 선물해준 친구도 멋지고 이런거 선물 받은 저도 너무 멋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1-02 11:40   좋아요 4 | URL
제가 그래서 다부장님과 같은 이유로 저기 올리신 르 귄 에세이는 다 읽었다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르 귄 에세이 읽다 보면 읽고 싶어지는 책 더 많아집니다. 장바구니 터짐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2 12:20   좋아요 2 | URL
지금보다 더 터지면.. 저는 정말 퇴사해서는 안되겠네요. 오늘도 보쓰가 너무 예민한 바람에 퇴사욕망 돋았는데요 ㅠㅠ

은하수 2023-01-02 10: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쩜 바쁜 새해 첫 출근날 이런 글을 쓰셔서 자극을 주시는지...
르귄은 언젠가 -그게 지금이라면 좋겠지만 잠시보류하고 -꼭 전집을 읽고 말리라 다짐하고 있는데 르귄의 말 표지에 나온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보곤 하거든요
그냥좋아서..달랑 한권 읽고 좋아해버리고... 조지오웰의 책도 다시! 리베카 솔닛에게 경의를 표하며 오웰의 장미 읽으며 감사했어요 내가 어떻게 이런 탐색과 분투의 글쓰기를 읽게 되었을까 감사하며 끝없이 확장되는 독서생활에 감사하고 있거든요
지금 뭐라는건지...
2023년도 잘 보고 가겠습니닷!

다락방 2023-01-02 11:13   좋아요 3 | URL
저도 천천히 르 귄을 한 권씩 읽어가야겠어요. 어스시 시리즈도 그렇게 좋다고 해서 사뒀는데 일단 어스시 시리즈부터 봐야지 싶다가도 르 귄의 말 읽고나니 르 귄의 에세이가 너무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래서 후다닥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2023년에는 책을 안사겠다는 다짐 지켜질 수 있을지.. 벌써부터 틀려먹은 것 같은데... 하하하하하.

조지 오웰의 저 에세이도 읽어야겠어요. 어휴 세상에 읽어야 할 책 왜케 많아요? 솔닛도 사두고 안읽은 책 많아서 이번 오웰 신간 안샀는데 또 사야겠지요? 아 읽을 책이 많아서 좋으면서 싫고 싫으면서 좋으네요 ㅠㅠ

2023년에는 자주 만나요, 은하수 님!!

책읽는나무 2023-01-02 10: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르 귄의 초록은 왠지 올리브 그린 같단 생각이 드네요? 제가 올리브 그린 계열 좋아하거든요^^
르 귄 소설, 에세이 한 권씩 가지고 있습니다만...언제 읽을지?
이젠 말도 사야겠는...^^
근데 아렌트의 배경은 아렌트!!!
르 귄의 말 속에 무한정 빠지기!!
멋진 건 혼자 다 하시고~ㅋㅋㅋ

다락방 2023-01-02 11:14   좋아요 4 | URL
저는 지금 당장 르 귄의 에세이를 사고 싶어서 미치겠어요. 그렇지만 참을만큼 참아보렵니다.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자! 안읽은 르 귄이 몇 권이나 있는데 또다시 르 귄을 산다니 안될말이다!! ㅋㅋㅋㅋㅋㅋㅋ 과연 며칠이나 버틸 수 있을지... 하하하하하.

한나 아렌트 책장은 차곡차곡 쌓이는대로 인증할게요! 한나 아렌트가 쓴, 그리고 한나 아렌트에 대해 쓴 책은 모조리 다 읽어버리겠습니다!!

공쟝쟝 2023-01-02 11: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깨달았다… 작년 내 텅장과 내 난잡한 독서의 원전이 바로 이곳 (다락방 서재)이었구나…..
아… 여기였어…. 욕망을 누르려고 생각하니 여기에 오자 누르는 힘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느낀다… 월요일 아침의 다락방 서재는 위험하다.. 다시 태어난 나는 루틴을 수정하겠어요!!!

다락방 2023-01-02 12:23   좋아요 3 | URL
저는 어떻게 된게 점점 더 난잡해지는 것 같아요. 인생은.. 뭘까요? 알 수가 없다.. 살수록 더 알 수가 없어. 하아-
저도 새해부터 루틴을 좀 수정하려고 하는데 그게 잘될지 모르겠네요. 좀 더 건강한 삶을 위해 퇴근후 집에서 요가도 하고 평일 금주로 바꾸려는데, 아 너무 힘들것 같아요. 벌써부터 음주 욕망 돋아버림. 보쓰가 오늘 너무 예민하다. 하아- 내가 왜 한 명의 늙은 남자의 비위를 맞춰주며 돈을 벌어야 하는가, 대체 왜, 왜, 왜...Orz

운동하고 인증하는 시스템으로 나를 셋팅해야 겠어요. 아 근데 벌써 귀찮다 ㅠㅠ

쟝님, 점심 맛있게 많이 먹어요. 기골이 장대한 여자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공쟝쟝 2023-01-02 14:11   좋아요 2 | URL
예민보쓰가 아니라 보쓰가 예민해 ㅠㅠ 아 시부럴… 고난도의 노동임을 압니다ㅠㅠ 알코올없이 마취없이 가능할까요? ㅠㅠ 저는 작년에 예전 보쓰 한테 새해인사 했다가, 자전거 타다가 자빠셔 얼굴갈렸다는 소식 듣고 난 후로 다시는 연락하지 않기로 했어요 ㅋㅋㅋ 어쩐지 새해인사를 하고 싶더라니 내가 이 소식을 들으려고 ㅋㅋㅋ 정말로 행복하다 ㅋㅋㅋㅋ 내 기억속 그의 최후는 그렇게 기억될 것입니다 ㅋㅋㅋㅋ 권선징악권선징악 ㅋㅋㅋㅋ 저의 세계는 한층 아름다워졌지요 ㅋㅋㅋ 그날을 기다리자 ㅋㅋ 그의 최후를 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2 14:43   좋아요 4 | URL
저는 언제쯤 아름다운 세계에서 살 수 있을까요? 돈을 포기하면 가능해지긴 할텐데 그러면 또 그렇게까지 아름답진 않겠지.. 하아- 노동자에게 알코올은 필수요소다 ㅠㅠ
작업실 갖고 싶네요. 작업실에서 할 작업이 없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작업실 갖고 이 회사에서는 퇴사하고 싶다. 그것이 나의 아름다운 세! 계!
이미 이루신 공쟝쟝 님 인생 성공하신 분!!

단발머리 2023-01-02 14: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아! 새해부터 포텐 터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르 귄은 어스시 시리즈 앞쪽 읽어 봤는데 너무 어렵더라구요. 근데 그 분의 우주가 방대하니 궁금하긴 했는데 키햐~ 사전공부법이라니… 너무 멋있네요. 저도 이 책 가지고 있거든요. 좀 아껴두려 했는데 아끼지 말아야겠어요. 나두 얼른 읽어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2 17:04   좋아요 1 | URL
제 친구가 어스시를 엄청엄청 추천하더라고요. 너무 아름다운 성장서사라서 다른 어떤 이야기도 이걸 따라올 수가 없다고요. 친구가 까페에서 저한테 줄거리 말해주는데 소름이 돋더라고요. 그래서 샀지만 저도 언제 읽을지.. 판타지는 영.. 손이 안가요 ㅠㅠ 그래도 읽어야지요. 언제? 그건 모릅니다요.. ㅋㅋ

르 귄 님 정말 대단한 분이셔요. 역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무엇이 있는가봐요. 세상에, 알지 못하는 언어인데 사전 찾아가며 시를 이해하다니.. 너무 대단하신 분입니다. 저도 분발해서 열심히 공부해야겠어요!! 그런데 안하겠죠..... 어쨌든 포텐 만세!! 터져라, 포텐이여!!

감은빛 2023-01-02 2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 첫 독서 멋지네요.
언젠가 도서관에서 어스시 시리즈를 빌렸었는데, 다 읽지는 못했던 게 기억났어요.
조지 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도 읽었었는데, 아마 완독은 못했던 것 같네요.
집에 가서 찾아봐야겠어요.

오늘 너무 너무 너무 출근하기 싫었어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오늘까지 쉬는 날이기를 간절히 바랐건만, 아니더라구요.
뭐, 내일 아침에도 당연히 출근하기 싫겠지만,
그렇게 또 하루하루 지나다보면 계절이 바뀌고 또 해가 바뀌겠지요.
내년 오늘도 또 출근하기 싫을 것은 당연한 일일테구요.
언젠가 출근하지 않아도 될 날이 올 때까지 반복될 일인 것 같아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락방님.

다락방 2023-01-03 17:12   좋아요 1 | URL
어스시 시리즈가 그렇게나 훌륭하다는데 왜 단발머리 님도 감은빛 님도 읽다가 중단하신거죠? 왜죠? 제가 한 번 읽어봐야겠네요. 책도 사뒀겠다.. 그런데 언제 읽을 것이냐, 잘 모르겠다.. 으하하하하.
나는 왜 쓰는가 읽고 싶어졌어요. 예전부터 읽어볼까 했던 책인데 이번에 르 귄 님 덕에 강하게 충동오네요. 읽자!

저도 어제 너무 출근하기 싫었고 오늘도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고 싶어요. 게다가 오늘은 회사에서 별로 좋지 않은 일도 있는데 그 일로 제가 예상보다 더 감정을 다쳐서 그만둘까를 아침부터 계속 생각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그 후는? 이런거 생각하면 관두지를 못하겠고, 그런데 내가 언제까지 남의 비위 맞추고 살아야 하나 싶으면 당장 나가고 싶고.. 아 돈벌이란 뭔지 정말.. ㅠㅠ

감은빛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꼬마요정 2023-01-02 23: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아... 르 귄 좋죠... 르 귄의 말 내일 옵니다 ㅋㅋㅋ 알라딘이 자꾸 적립금을 줘서 말이죠.
르 귄은 고양이도 좋아했답니다. <남겨둘 시간...> 좋아요. ㅎㅎㅎ
아, 저도 제인 오스틴 북클럽에서 남주가 르 귄 얘기할 때 고개를 끄덕였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는 새해 첫 날 잡은 책이 두께가 있어서 아직도 읽고 있습니다....ㅠㅠ

다락방 2023-01-03 17:13   좋아요 2 | URL
르 귄의 말 너무 좋아요, 꼬마요정 님! 새해 첫 시작으로 읽어두면 좋을 것 같아요. 그 후에 읽고 쓰는 일에 더 의욕이 생길것 같달까요? 후훗.

꼬마요정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도 올해에는 꼬마요정 님 본받아 운동을 열심히 하는 다락방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빠샤!!

persona 2023-01-02 2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의 열 두 방향에서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읽고 방탄소년단의 봄날을 꼭 다시 봐보세요. ㅎㅎㅎㅎ 근데 저 열두방향에선 봄날 때문에 딱 그거만 읽고 ㅋㅋㅋ the Dispossessed 도 읽다 말긴 했어요 ㅋㅋㅋ 재밌긴 한데 못 읽고 있네요. ㅠ
저도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는 어린왕자 뜯어보면서 사전 끼고 보는 식으로 외국어 공부를 했었는데 르 귄 선생님 말씀을 들으니 올해 외국어 도전이 하고 싶어졌어요. 어쩐지 아까 서점에서 동화 ㅇㅇㅇ어 이런 책들이 보여서 찾아봐야지 하고 있었는데. ㅎㅎㅎ
한나아렌트 책 진짜 멋있어요. 초록색 책 위에 두고 정신의 삶 밑에 두면 트리 느낌 날 거 같아요! ㅎㅎㅎ 두꺼운 책들 정말 많으시네요. 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락방 2023-01-03 17:14   좋아요 2 | URL
방탄소년단의 봄날.. 뮤직비디오를 보란 말씀이신가요? 그 봄날이 르 귄 소설 읽고 나온거예요? 오... 르 귄을 읽는 방탄이란 말입니까? 대단한데요? ㅋㅋㅋㅋㅋ

저도 프랑스어, 스페인어 사전은 다 가지고 있거든요. 하하하하하. 펼쳐본 적도 없지만 르 귄 님 너무 멋져서 사전이라도 펼쳐볼까 하고 있습니다. 외국어 사전 찾아가며 시를 읽는다니. ㅋ ㅑ ~ 진짜 너무 근사하지요?

한나 아렌트 말고도 두꺼운 책 너무 많아서 한숨 납니다. 역시 회사를 관두는게 답일까요. 관둬야 두꺼운 책 읽을 시간이 날듯요.. ㅠㅠ

페르소나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persona 2023-01-03 17:32   좋아요 1 | URL
방탄 세계관이나 애들 생각이 궁금해져서 읽게 되는 책들이 은근 많아요. ㅎㅎㅎ 봄날 뮤비에 오멜라스라는 네온사인이 달린 구조물(?)이 나오거든요. 그래서 데리러 올테니 기다리라는 노래 메시지를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중에 돌아오기로 기약하는 자로 해석하기도 하고 마침 세월호 직후라 세월호 맥락도 같이 해석하기도 하더라고요.

회사를 관두면 책을 꾸준히 사기가 어려워지죠. 주식하면서 깨달은 게 주식이라는 취미를 하려면 꾸준히 부어줄 물같은 돈이 필요하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직업으로 자아실현하길 바랐던 저 자신을 반성하고 돈을 목적으로 일하자고 마음 바꿔먹었던 거라서 ㅋㅋㅋ 그림그리고 병원다니고 주식하고 책사려면 돈이 필요하고 그래서 전 내일도 특근하겠습니다. ㅠㅠ 오늘 일단 쉬고요. ㅋㅋㅋㅋㅋ
진짜 새해엔 외국어를 해봐야겠어요. ㅎㅎ 다락방님도 새해 복 많이많이 받으세요!

다락방 2023-01-04 14:25   좋아요 1 | URL
올해에는 외국어 공부에 진짜 힘을 써야겠어요. 저 영어 듣기가 너무 안되는 것 같단 생각에 듣기에 좀 시간을 들여볼까 싶어요. 이것도 지금 생각이지 또 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어제 오늘 계속 퇴사를 할까 어쩔까 생각중인데 저는 제가 돈을 벌어야 먹고 살기 때문에 관둘 수도 없고 그렇지만 회사에 나와서 일하는 거 너무 싫고 이제 너무 오래하지 않았나 쉴 때가 되지 않았나 했다가 그런데 쉬는 동안에도 밥은 먹고 술은 마시고 책은 사야 되는데... 이런 반복이에요. 하긴 이런 반복이 지금까지 저를 회사에 붙들어둔거겠죠. 인생 뭘까요...

persona 2023-01-04 16:37   좋아요 0 | URL
그런거죠…;; 라고 대답하려니깐 뭔가 맨스필드의 가든 파티 마지막 장면 대사같네요. 과연 언제까지 일해야 쉴 수 있을까. 은퇴할 수 있을까. 싶어질 때가 가끔 있어요.

mini74 2023-01-03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탄덕에? 오멜라스가 뜬 적이 있지요 ㅎㅎ 아이들이 르귄을 알기에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책장 뽀대닙니다 다락방님 ㅎㅎ남편이 어제 이침에 미친척 나보고 자기인척 하고 대신 회사 가주면 안되냐고. 그래서 힘나게 뽀뽀라도 해줄까라니 그건 벌 아니냐고. ㅎㅎㅎㅎ 다락방님도 해피 뉴 이어 !! 입니다 ~~

다락방 2023-01-04 14:21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어제 트윗을 보니 요즘 아이돌을 좋아하려면 그들의 세계관까지 공부를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냥 노래만 듣고 좋아하던 때가 그립다고.. 저는 요즘 아이돌에 관심이 없지만 세계관까지 공부해야 하는 아이돌이라니.. 전 그것말고도 공부할 게 많아서 못좋아하겠네요. ㅋㅋㅋㅋㅋ

저도 어제 오늘은 회사에서 계속해서 퇴사를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만두면 그 다음은? 을 수없이 물어가며 버티고 있지만 그런데 정녕 버텨야 하는가? 라는 물음이 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아 이놈의 직장생활은 도대체 뭘까요. ㅠㅠ


미니 님, 행복하게 지냅시다!!
 

2022년 12월 31일에 올리는 책탑! 두둥-
마지막날 맞추느라 일단 이동중 폰으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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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31 1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31 1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31 1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01 2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01 2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자냥 2022-12-31 10: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늙어감에 대하여…. 눈물 난닼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12-31 10:13   좋아요 2 | URL
저의 노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중에 있습니다… 흑흑

은오 2022-12-31 10: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011년에 써커스의 밤 리뷰 쓰고 있는 다락방님께 보여주고 싶은 책탑이네요^^

다락방 2022-12-31 10:14   좋아요 3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그 때의 저는 2022년의 제가 이럴줄 알았을까요?????

mini74 2022-12-31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확대해서 봐야하는 ㅠㅠ 늙어감에 대하여란 제목이 심금을 울리네요 ㅎㅎ 저는 어제밤 산 책이 오늘 온다네요.*^^*

다락방 2023-01-01 17:58   좋아요 1 | URL
저는 저렇게 사진 올려두고 1월1일 첫 책을 또! 받았답니다? 올해에도 새 책을 들이는 일이 여전할까봐 겁나네요. 사둔거 읽어야 되는데.. 히히, 미니 님, 해피 뉴 이어!!

햇살과함께 2022-12-31 10: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멀쩡한 남자.. 재밌을 것 같아요! 멀쩡한 남자 어디 있을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락방 2023-01-01 17:58   좋아요 2 | URL
저거 너무 제목이 부끄러워서 ㅋㅋㅋ 사진 찍으면서도 으 부끄러 으 부끄러 했어요. 제가 읽게 되면 감상 남기겠습니다.
햇살과함께 님, 해피 뉴 이어!

로제트50 2022-12-31 1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왠지 기시감이... 다락방님...재차 구입은 아니겠지요? =3 =3 =3

그렇게혜윰 2023-01-01 12:24   좋아요 2 | URL
저도 같은 생각을 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1 20:39   좋아요 3 | URL
제가 로제트50 님과 그렇게혜윰 님 의 이 댓글을 보고 헉!! 설마!! 하고 <산책>앱에 넣어봤는데 다행히 없었습니다. 그런데 저도 어쩐지 제가 이 책을 예전에 샀을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긴 하네요. ㅋㅋㅋㅋㅋ

해피 뉴 이어!!

그렇게혜윰 2023-01-02 14:29   좋아요 0 | URL
굳이 찾아보니 ㅋㅋㅋ 페이퍼 쓰신 적은 있음 ㅋㅋㅋㅋㅋ
https://blog.aladin.co.kr/m/fallen77/11372440

로제트50 2023-01-02 14:37   좋아요 0 | URL
의지의 한국인!
대단하십니다, ㅋㅋㅋ

독서괭 2022-12-31 11: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역시!!
다락방님 올해도 감사했어요. 2메뉴 드시는 다락방님은 새해 복도 2배로 받으세요!^^

다락방 2023-01-01 20:40   좋아요 1 | URL
새해부터는 1메뉴 먹을겁니다. 제 육신이 이대로는 도저히 안되겠기에... 불끈!!
독서괭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수이 2022-12-31 1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구운몽을! 그러고보니 아직도 안 읽었다는 사실을 퍼뜩 깨달았습니다!

다락방 2023-01-01 20:40   좋아요 0 | URL
구운몽을 제가 읽어본 적이 없더라고요? 학창시절 교과서에서나 배웠지 구운몽 자체를 읽어본 적이 없어서 이번에 한 번 읽어보자 싶어 샀습니다. 살 이유는 많고 그때마다 사버리는데 읽지는 못하니 이것 참...
수이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단발머리 2022-12-31 1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토니 모리슨 <타인의 기원> 무척 얇네요. 저도 준비할까 봐요 ㅎㅎㅎ

다락방 2023-01-01 20:41   좋아요 2 | URL
저도 타인의 기원 책 너무 얇아서 당황했고 그런데 좋았어요. 빨리 읽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책읽는나무 2022-12-31 2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타인의 기원> 저 읽었어요^^
저도 <늙어감에 대하여>는 에혀~
한숨 나오네요ㅜㅜ
오늘 안경점에서 노안이 심해지기 전단계!!
곧 누진다 초점 안경을 맞춰야 한다는 소리를ㅜㅜ
늙어간다는 건~~~에혀!!
우리 새해엔 복이나 많이 받읍시다!!

다락방 2023-01-01 20:42   좋아요 1 | URL
저는 요즘 너무 무서워요, 책나무 님. 늙어가는게 왜이렇게 무서운지 모르겠어요. 부모님의 노화보다 제 노화가 무서워요. 요즘엔 특히나 더 어차피 죽을거 인간은 왜 태어났나.. 생각한답니다. 어휴..
저도 노안온지 한참됐고요 한달에 한 번씩 안과 다니면서 인공눈물 처방받고 있어요. 아마 저도 곧 돋보기 쓰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 뭔가 감정적으로 좀 힘들어요. 흑흑 ㅠㅠ
책나무 님, 늙어갈 땐 늙어가더라도 새해 복 받고 삽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