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
앨런 피즈 외 지음, 이종인 옮김 / 가야넷 / 2000년 9월
평점 :
절판


베스트셀러가 아니었으면 이 책의 마이리뷰를 쓰지 않으려 했다. 성차별 견해를 끝까지 밀어붙인 이 책은 많은 사람에게 생물학적 견해로 인간을 해석하도록 이끈다. [화성..금성...]과 다른 점은 성의 차이를 차별적 견해로까지 밀고 나간다는 점이다.

이런 면에서 저자들은 용감한 사람들이다. 성의 차이는 조심스럽게 다루어지지 않으면 차별로 가기 쉬운 문제다. 생물학적으로만 차이를 설명하다 결국 결정론적 차별로 연결되는 것은 어쩌면 유대인 학살의 논리이기도 하고, 흑인 비하의 논리이기도 하다.하지만 상대를 인류의 반인 여자로 잡은 점은 저자들의 용감성을 드러낸다.

이 책에서 재미 이외의 것을 기대하긴 어렵다. 인간관계의 행복은 상대를 알아가는 것이지 결정짓는 것이 아니다. 성의 차이에 대한 인식은 상대에 대한 이해에 기초한 사랑일 때, 서로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 [정말 그렇지 않냐? 그치그치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정-말 이상해]라는 식의 이야기는 서로를 별종으로 보고, 선입견으로 접근케 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사소한 차이인지 모르는 이 점이 이 책을 읽는 많은 사람을 화나게 하는 점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EO 칭기스칸 - 유목민에게 배우는 21세기 경영전략 SERI 연구에세이 2
김종래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목민적 사고가 점차 생존의 조건이 되고 있는 시대에 그 대략적인 개괄과 입문서로서 손색없는 에세이이다. 특히 저자 김종래씨의 화려한 말발과 수려한 책외장으로, 읽고 싶게 만드는 책이었다. 경영적 관점으로 본 칭키스칸은 드러커의 권고와 일치하는 점이 많다. 집중과 의사소통, 정보와 지식위주의 경영. 여기에 속도적 사고와 동지적 결합이라는 북방이주민의 유전적 요소까지 읽어낸 점은 이 책의 장점이다.

저자는 우리의 희망이 역사적 경험에서 보듯 신바람으로 일하는 우리의 몽골적 기질에 있다고 한다. 과연 몽골리안인 우리안에 유목민의 피가 있는가? 현재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 많은 문제는 계급과 권위의 중국 통치이론이 체질화된 우리의 사고에서 찾을 수 있다. 또한, 인습으로 절대 정교화된 섬나라 정착민 일본의 통치 잔재도 무시할 수 없는 우리의 짐이다. 해방후, 유목민이었던 미국인의 새로운 사회 구성방법에 의한 테크노 헤게모니의 시대가 있었지만 이제 이것도 사회 전체의 분위기라 말하기에는 월드컵 응원 밖에 떠오르는 건 없다.

우리는 [불]이 필요하다.스스로 정착민의 길을 택한 부시처럼 우리 또한 먹고 살만하고 누릴만 하며, 돈이 굴러 시스템이 돈을 버는 정착민이 되어가고 있는듯하다. 대안은 다시 불붙이는데 있는데 불로 정권잡은 사람은 정착민 이론의 일종인 결과평등을 추구하며 다시 물탄 나라를 만드는 건 아닌지. 민족 약동의 핵심을 잡는데 실패하고 있는건 아닌지...

개인적으로 이 책은 내게 성경에 대한 이해와 영성에 대한 깨달음을 준 책이기도 하다. 유대인은 유목민이었던 그들의 뿌리를 잘 보여주는 민족이다. 가나안전쟁 과정의 공공연한 복수심과 잔인함도, 그들의 [사막영성]이 무엇인지도 이를 통해 알 수 있었다.또한 모든 신적 책망의 이유가 정착민이 된 그들의 정착구조적 악과, 사막적 영성기준의 실패에 연관되어 있음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들은 이로 인해 다시 정착민사이에 사는 사회적 유목민, 디아스포라가 되었다. 마인드를 버리지 않고 지켰다면 그들은 나라를 잃지 않았도 되었을까?

깨어있는자는 변화하고 정복하며, 정복을 통해 다시 변화한다. 행복은 머무름에 있으나 생명은 움직이는데 있다. 움직이지 않는 영성은 썩는다. 유대인이 지켜야 했던 [사막 마인드]의 기준은 이제 나에게 가장 중요한 푯대가 되어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링크 - 21세기를 지배하는 네트워크 과학
알버트 라즐로 바라바시 지음, 강병남 외 옮김 / 동아시아 / 200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살다보면 뒤통수를 얻어 맞은 듯한 충격을 주는 책들이 있다. 올해의 뒤통수는 단연 이 책이다. 복잡한 그래서 설명되지 않는 수많은 현상 뒤에 감추어진 질서정연한 새로운 코스모스. 그것은 네트워크와 허브였다. 관계의 측면에서만 설명되는 현재의 모습, 그것을 가장 많이 좌우하는 허브의 존재, 이것은 무질서라고 생각했던 표면적 사건을 수학적 아름다움과 설명되는 세계로 끌어들인다.

이런 수학적 아름다움의 배후에는 [성장]과 [선택적 링크]가 있다고 한다. 새로운 링크가 계속 생겨나고 이 링크는 더 우월한 곳을 찾아 연결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거대 허브가 탄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곧 [노드의 질]이 경쟁관계에서는 중요하고 독점관계에서조차 생존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생성된 네트워크는 그 자신의 고유한 특성을 공유하게 된다는 것이 골자이다.

이 책은 분자생물학이 지적유희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하는 회의에 빠졌던 나에게는 또다른 가능성을 보여준 면에서 크게 유익했으며, 우리가 이해하고 설명하는 지식의 폭이 얼마나 좁은지를 보여주어 더욱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네트워크는 [판단을 유보시키는 현상설명]이다. 부자가 더 많이 버는 현상, 거기에는 가치 판단이 들어있지 않다. 소외와 집중, '백명이 사는 마을의 몇 부자들'과 그들의 허브로서의 현상이 그들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판단의 몫은 여전히 우리에게 있다. 현상이 압도적일 때 우리는 [인간]이 아니다. 우리는 여전히 [현상을 거스르는 사람]을 볼 때 감동하고 눈물 흘리는 인간이다.

그래서, 네트워크는 [가치가 아닌,수단으로서 현상의 이해방법]이다. 자연을 이해하는 것은 이용하고자 일수도 있고, 보호하고자 일수도 있다. 더 잘 이해하는 배후에는 동기가 있다. 착취를 위한 이해와 사랑을 위한 이해. 선택해야 한다. 거스려야 할 힘은 생각보다 강력하다.스토아들은 'Let it be'라고 말하지만, 본성은 악하다라고 말한 사람들의 말에 진리가 있다. 그것은 [비도덕적 사회]의 힘이고,어쩔 수 없는 네트워크의 현실이다. 새로운 문으로 들어서는 열쇠를 든 사람은 무얼위해 이 힘을 선점하려 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1 - 올림포스의 신들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홍은영 그림)
토마스 불핀치 원작, 이광진 엮음, 홍은영 그림 / 가나출판사 / 2002년 2월
평점 :
절판


그리스 로마 신화를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워낙 헛갈리는 이름들과 스토리 때문도 있겠지만 미성년자용이 아닌 이야기도 제법 있으니까. 나중에 좀 더 크면 제대로 된 책으로 사줄까도 했지만,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는 책이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볼 때 이해 뿐 아니라 재미에서도 괜찮은 모양이다.

부모로서 안타까운 점은 너무 비슷한 인물들의 얼굴이다. 좀더 특색이 있었으면 좋았을걸. 그리고 내용의 전개에 있어 불핀치의 원저의 내용을 따르다보니 어린이 만화로선 껄끄러운 진행과 삽화들이 있는, 어쩌면 피할 수 없는 결점들이 있다. 만화로서 더 완성도 높은 후속편들을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체 게바라 평전 역사 인물 찾기 29
장 코르미에 지음, 김미선 옮김 / 실천문학사 / 200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그가 지금껏 있었던 많은 무장게릴라와 차별화되는 점은 고기의 물이 되는 일반인에 대한 호감을 위해 노력한 점과 구성원에 대한 철저한 교육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사실은 그 자신이 인문적 교양과 정신적 동의에 얼마나 비중을 둔 사람이었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기름을 가장 많이 낭비한 게릴라. 괴테와 쉴러를 사랑했던 독서광이었던 그의 책읽는 사진은 내게 가장 뚜렷한 그에 대한 인상을 남겼다. 천식이면서 시가를 즐기는 것 만큼 어쩌면 어울리지 않는 것은 무장 게릴라의 독서습관인지 모른다. 하지만, 그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법을 비폭력 비무장이 아닌 무장 폭력으로 선택한바에야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인지 모른다.

공무원에게, 장사꾼에게, 현장 노동자에게 혹 나에게 꿈이 있는가 그 꿈은 정말 소중한 것인가? 그렇다면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삶에 대한 빛을 던지는 책을 읽어야 함을 깨닫는다.이 책은 한 기자의 후향적 조사에 의한 연대기적으로 재구성한 체의 삶이다. 너무 많은 취재 내용과 사건 나열로 오히려 체가 가려지도록 내용이 장황해진 면이 없지 않지만, 체를 만나기에는 큰 장벽이 되진 않는다.

쿠바의 현실과 볼리비아의 꿈 사이에 불시착한 체에게 사람들이 애정을 갖는 것은 그의 인간다움, 강한 외면에 숨긴 연약한 모습을 유지케 한 그의 끊임 없는 책 읽는 자의 깨어있음이 우리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이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