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의 영원한 안식 기독교고전시리즈 (세복) 13
리차드 백스터 / 세복 / 199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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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영국의 청교도는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당시 군주제 부활을 시도한 찰스 2세 시대에 베드포드 지역에서 태어난 땜장이 존 번연은 갖은 투옥과 핍박 속에서도 수많은 저술 활동으로 청교도의 기본 정신을 알리려 하였다. 존 번연 외에도 17세기에는 청교도들에 의해 지어진 많은 책들이 알려졌다. 윌리암 거넬이 지은 [전신무장의 그리스도인], 요셉 캐럴이 지은 [욥기 강해], 존 오웬의 [히브리서 강해], 매튜 헨리가 저작한 전성경 주석, 그리고 이 책 [성도의 영원한 안식]이 있다.

백스터는 천국안식이 지금 취하는 것이며 가장 가치로운 것임을 설명한다. 하지만 이 안식은 노력하여야 하는 것이며 항상 마음을 기울여 습관이 되도록까지 하는 것이다. 선한 영혼의 습관은 [묵상의 시간]이다. 이 시간은 주께 향하고 세상을 떨쳐버리며, 가장 집중하고 노력해야 하는 하늘 상급의 시간이다. 이렇게 맛보는 성도의 안식을 누리는 삶은 기쁨과 평안, 목적과 가치가 있는 삶이다. 또한, 안식하는 삶은 자유로우며 용감하며 비굴치 않고 깨끗한 생활이다. 안식, 그것은 마땅히 누릴 하나님나라 백성의 종말론적 삶이다.

남에게 묵상을 가르치는 자가 스스로는 진하고 지속적인 하나님과의 교제에서는 멀어지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젊을때의 하나님 향한 오로지 한마음은 직장생활과 복잡히 얽혀드느 금전관계들속에 얼마나 흔들리기 쉬운지. 어려움 당하던 시절 방울방울 떨어지는 이슬에 목축이던 심정으로 위로를 주던 말씀에는 지금 어찌 그리 시큰둥해질 수 있는지.게으름이고 교만함이다. 가장 잘 찍혀 넘어가는 사탄의 밥이 되는 첩경.가장 귀하고 소중한 것을 먼저 찾지 않는 어리석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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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기누스의 숭고미 이론 - 교양총서 34
디오니시우스 롱기누스 지음, 김명복 옮김 / 연세대학교출판부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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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후 3세기경의 그리스 수사학자 겸 철학자인 롱기누스는 숭고한 문학의 서술방법에 대해 테렌티아누스에게 편지를 쓴다. [숭고한 예술이 존재한다] 그것은 위대한 사상과 감정, 뛰어난 문채(기묘한 어조와 격정), 표현법(은유,과장과 일상어의 절묘한 배합), 그리고 음율있는 조사에 의한 것이라 한다.

그래서 생각의 깊이 그리고 이를 절제된, 혹은 계산된 어조와 격정으로 쏟아낼 때, 평범한 문장과 차별된 숭고한 문학이 등장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나친 세심함은 유치함을, 과도한 격정은 과장과 신뢰의 파괴를 가져온다. 그 둘을 뛰어넘는 곳에 숭고가 있다. 이런 세세한 기교가 무슨 문제랴하기도 하지만,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흥이 여기에서 나옴에야...

나는 숭고한 문학을 아는가? 번역문학에서 숭고를 찾는 것이 어려운 까닭을 알 수 있다. 번역문체가 잃어버리는 많은 것들 중 직접적 오류에 의한 오역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음율! 비슷한 발음 단어의 겹침과 동일 음절수 운율의 밥복. 번역의 과정에 재현하기 어려운 한계임을 깨닫는다. 숭고의 중요한 맛과 색감을 잃어버린 사상과 감정의 전달만 남은 반쪽 짜리인 셈이다. 호라티우스가 말한 문학의 두가지 가치, 쾌감과 교훈중 하나는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최근 활발히 그리스 원문, 라틴어 원문들의 번역이 직접적 운율을 고려하며 나오고 있음은 반가운 일이다. 영어를 거쳐 일어를 거쳐 우리말 번역본이 된 그 이전의 책들에서 찾을 수 없는 가치가 이들 책에 있다.가능한 이런 원전번역책을 선택함이 그 원래의 감동 근처라도 가는데는 중요한 선택인듯 하다. 또한, 가능한 대로 영어원전인 책은 원문으로 읽도록 해야겠다. 서양문학은 대체로 롱기누스가 말한 운율의 강조처럼 전통적으로 문채와 표현, 운율이 발전해 왔다. 영문학도 이런 운율에서 예외는 아니어서 영어자체의 맛을 느끼기 위해선 원문이 불가피한 것 같다.

다음은 우리문학이야기다. 우리만이 느낄 수 있는 우리의 맛과 음율의 세계. 어! 해도 뜻이 통하고 아-해도 뜻이 통하는 우리의 감정과 경험이 녹은 민족의 보물창고. [토지],[객주],[불의 제전],[변경]의 넓이와 이청준, 이문열, 박경리, 최인훈, 박완서, 황순원, 조세희, 김동리, 황석영의 다양한 봉우리들...즐거움을 주는 우리만의 것들이다. 누가 사랑하고 즐길 것인가? 우리문학 즐기기. 놓치면 아까운 일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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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만화) 1 - 스완네집 쪽으로 - 콩브레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만화) 1
마르셀 프루스트 원작, 스테판 외에 각색 및 그림, 정재곤 옮김 / 열화당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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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한 가장 재미있는 평은 [너무나도 유명한 고전이지만 읽은 사람은 거의 찾기 힘든...]이라는 것과 이책 서두에 있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먼 고전]인 것 같다. 이는 [신곡]에 대해 볼테르의 평인 [아무도 읽지 않고 오랫동안 칭찬받고 있으므로, 이 칭찬은 영원히 그치지 않을 것]과도 닮았다. 그런데 만화책으로 이 책이 나와있었다(!) 그럼 함 읽어보자.

1권은 능청스럽게도 앞으로 그렇게 길게 쓸거면서,절대 기억이 안 떠오른다고 시작한다. 그러다 홍차속의 마들렌느 과자와 함께 시작되는 기억의 여행...2,3권 엮이기 시작하는 스완,블로크, 샤를뤼스, 게르망트 가문이 등장인물 소개처럼 등장한다. 기억속 어린이 세계의 중심은 역시 충격적인 사건들이다. 이해할 수 없는 이모의 칩거, 삼촌의 애정행각, 자기에게는 친절하나 타인에게 끔직한 하녀,동성애의 목격,문학의 세계로 이끄는 르그랑댕씨와의 만남이나 마르텡빌의 종탑의 느낌들.

2,3권은 단연 청년시절의 두가지 관심사이다. [계급과 이성]. 상류층에 편입코자 하는 속물근성과, 사랑이 아닌줄은 알지만 여섯여자가 다 좋은 [좋아하는 것은 좋아할 이유가 있어서인 경우도 있지만, 좋아한다는 행위자체를 좋아하는지도 모른다]는 젊은 치기. 그의 발벡은 이런 기억으로 저문다.

[우리들이 멀리서 볼 때는 아름답고 신비스러워 보이는 사람과 사물들이 실상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그렇게 신비롭지도 아름답지도 않다는 사실은,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터득하게 되는 경험 중의 하나이다. 그렇다고 이런 관점이 항상 옳다고는 할 수 없으며 그리 권장할만한 것도 아니지만, 우리가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이러한 관점을 취할 때 마음의 고통은 훨씬 누그러들고 죽음의 순간이 와도 보다 평온한 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죽음의 병상에 누워 삶의 순간순간에 깃든 아이러니와 그나름대로의 재미와 영롱한 빛들을 본다. 접근키 어려운 프루스트를 10년에 걸쳐 만화로 쓰는 까닭은 이런 진솔하고 영롱하기까지 한 인생의 이야기를 책꽂이에 묻혀 있게 할 수 없는 스테판 외에의 마음 때문이리라.나는 절대 내년 4판까지 못 기다려 소설로 나머질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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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회록 세계기독교고전
성 어거스틴 지음, 김종웅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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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거스틴의 [하나님 만남의 철학적 인식]은 기억 속에서 이루어진다. 유년과 청년, 수사학자로서 교사로서, 그의 삶과 생각들. 그는 점차 인간 무능력과 기만적인 자기합리화에 등돌리게 된다.

그리고 만나게 되는, 인간적 존재로 우리 곁에 있었던 하나님이신 예수. 어거스틴은 인격적 교제가 동반된 신과의 만남,사랑을 가지고 변화시키는 설득의 영 앞에 자기논리를 내려놓게 된다. 기쁨과 겸손의 삶이 그에게 왔고 그는 기억을 통해 얼마나 오랫동안 하나님이 그를 [추적]해 왔는지 깨닫는다.

나의 삶에 대한 기억들은, 프루스트의 청년기 마르셀처럼 불확정성의 아련한 괴로움들이 스며든 방황스러운 것이었다. 틀은 없고 삶의 진실은 구토나는 것이었으며, 희망과 인간을 같이 이야기할 수 없는 쓴웃음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추적자에 붙잡힌 나는 내 고향을 알게 되었고, 삶의 변화하는 인상의 아름다움을 알게 됐다. 나는 고향으로 가는 중이고 빛은 세상을 다르게 조명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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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선언 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21
칼 마르크스 & 프리드리히 엥겔스 지음, 이진우 옮김 / 책세상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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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유령이 전세계를 떠돌고 있다-테러리스트라는 유령이.옛 자본주의의 모든 세력이 연합하여 이 유령을 잡기위해 성스러운 몰이사냥에 나섰다. 유대인과 앵글로색슨, 부시와 블레어, 일본우파와 다국적 군대들이.

중동의 나라중 테러리스트 지원국이라 의심받지 않는 나라가 어디있으며, 좀 덜 까만 인종으로부터 공항, 컨벤션 센터, 공공기관 입구에서 치켜뜬 눈과 몸수색을 당하지 않는 아랍인이 어디있으랴?

세계화된 자본주의는 고삐가 풀려 날뛰기 시작했고, 자국내가 아닌 식민주의적 형태의 착취는 더욱 고도화되고 견제받지 않고 있다. 이제는 스스로를 합리화하지도 모습을 감추지도 않고 공공연히 발톱과 이빨을 드러내 보인다.

어울려 춤추지 않으면 도태되는 이 마당을 어찌 살아가나? 대안이 되지 못하는 프로레탈리아 대신 테러를 통한 다발적 허브 파괴만이 해결방법인가? 아니면 절망적 선택일 뿐인가? 아픔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내 가슴엔 언뜻 어느 아랍여자아이의 커다란 눈망울만 박혀 떠나지 않고 따라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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