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페셔널의 조건 피터 드러커의 21세기 비전
피터 드러커 지음, 이재규 옮김 / 청림출판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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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사람에게는 의지와 더불어 지적 원동력이 필요하다. 콜럼버스가 대서양을 건널때 소지한 책 중에 피에르 다이의 [세계의 형상]이 있었다고 한다. 인도로 가기위해서는 동쪽으로 도는 것보다는 서쪽으로 가는 것이 빠르다는 생각, 그 책은 빽빽이 콜럼버스의 육필메모가 가득차 있다고 한다. 그는 그책을 읽고 또 읽으며 이사벨라 여왕을 설득하고 선원의 쿠데타를 참고 설득해 가며 [서인도]에 도달한 것이다. 나 또한 이 책에 빽빽한 메모를 남길 수 밖에 없는 많은 인사이트들이 이 책 안에는 있었다.

드러커는 지식으로 일하는 사람들에게 동력을 제공하는 사람이다. 그 진위여부와 실현가능성을 떠나 그의 여러 제안들과 현재를 보는 눈에는 설득력과 동기부여가 있다. 그의 제안의 독특성은 [기여]에 있다. 자기 강점을 알고 그것을 [다른 사람을 위해 사용함으로써 이루어지는 성과]를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이다. 자기 밖의 영역에 자기가 전문적인 분야를 연결시켜 폭발적 성과를 창출하고 유지시켜 간다는 것이다.

드러커는 평범한 사람이 따라갈 방법을 제시한다.똑똑한가는 목표달성 능력의 충분조건이 아니다.평범한 사람이 꾸준히 추구하므로써 성취할 수 있는 자아실현과 사회공헌의 길로서, 강점으로 채택된 목표에 집중하며, 커뮤니케이션하며 혁신을 도모하라고 한다. 당장의 업무와 이익을 따라 막상 성과가 있는 영역을 소홀히 하는 생활, 이것이 우리의 모습이기에 지지부진한 권태에 빠져 들고 만다는 것이다.

이 방법의 요체는 시간이다. 한정된 자원인 시간, 그가 완벽을 추구코자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은 계획과 피드백의 습관이다. 그리고 시간을 큰 단위로 통합하여 활용하는 능력이 성취에 미치는 힘을 그는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일상의 실용서들에서 느끼는 얄팍함이 아닌 경험과 지혜의 그리고 이 시대를 철저히 파악하고자 하는 사람의 힘이 느껴진다. 상사에 대해 다르게 보는 눈, 의사결정의 경계조건에 대한 강조, 혁신의 본질인 기회분석과 주도권 등은 이런 바탕이 아니면 파악되기 어려운 값진 것임에 틀림없다. 분명 귀중한 지혜를 준 책이다. 이제 내겐 그 빽빽이 써 놓은 메모를 실천하는 일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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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서설 - 정신지도를 위한 규칙들
르네 데카르트 지음, 이현복 옮김 / 문예출판사 / 199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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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서설]과 그 내용의 자세한 설명에 해당하는 [정신지도를 위한 규칙들]이 묶어진 책이다. [...규칙들]은 1628년 파리에서 쓰여진 것으로 알려져 있고,애초에 1장은(1-12규칙)은 정신훈련의 예비방법, 2장은(13-21규칙) [완전하게 이해된 문제], 즉, 찾고자 하는 것이 그 발견을 인식할 수 있고, 연역의 출발을 알고 있으며, 이 둘의 관계가 서로 의존하는 문제에 대한 것이다. 방법적으로 어떻게 이끌어가는가를 논한 것이다. 3장은 [불완전하게 이해된 문제]의 해결방식에 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18규칙까지만 자세한 토가 달리고 19-21규칙은 규칙만 나열되고 3장은 기술되지 않은 미완성으로 남고 말았다.

[방법서설]은 사실 [규칙들]의 적용인 [이성을 잘 인도하고 학문에 있어 진리를 탐구하기 위한 방법서설, 그리고 이 방법에 관한 에세이들인 굴절광학, 기상학 및 기하학] 중 방법론 부분인 것이다. 규칙들이 요약되어 있고 적용을 위한 논의들이 진행되므로 사실 [규칙들]을 이해해야만 올바른 접근이 가능하다. 이 책의 미덕은 여태껏 미완이라는 이유로 빠져있던 [규칙들]을 방법서설 앞에 실어 진정한 이해를 가능케 한 점이다.

데카르트의 방법은 첫째, 인식가능한 것만을 학문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둘째,대상에 대해 직관적으로 알 수 있거나 확실히 연역되는 것만을 고찰한다는 것이다. 셋째, 단순화된 이 주제에 대해 쭉 연결되는 생각의 프로세스를 연속적으로 관찰하거나, 충분히 순서가 잡혀있는 철저한 열거를 통해 접근한다는 것이다. 넷째, 이 과정은 이해를 직관화하기 위한 도형과 그림, 비례와 기호로 대치될 때 더 성공적이고 오류없이 진행될 수 있다. 위의 방법이 지적 원칙이라면, 이 길을 가는 동안 모든 것은 제도권내에서 열정과 결단으로 자기개혁을 중점으로 추진하는 것이 그의 의지적 원칙이다.

그는 이런 원칙에 따라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가정아래 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있고, 이성이 없는 인간육체를 동물과 동일선상의 자연학적 탐구대상으로 본다. 한정된 시간밖에 살지 못하는 존재인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이렇게 집약하여 탐구하는 것만이 일말의 진리라도 건드릴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는 그가 의도했든, 시대의 조류때문이든 인본주의 철학의 창시자가 되었다. 어쩌면 이론적이었던 플라톤의 이원론이 과학의 탐구로 들어가면서 신론을 철저히 분리해내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프란시스 쉐퍼).

이 책은 나에게 현대과학이 자주 놓치고 있는 문제, 즉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수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올바른 방법으로서의 과학의 방향을 깨닫게 해 주었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의 부족함과 알려고 하는 것들에 대한 무모한 방법들은 여전히 데카르트가 그 대치자(카운터파트)로 생각한 강단철학, 스콜라적 논의를 닮았다.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올바른 방법은 존재하고 그것은 단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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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바드 기타 샴발라 총서 2
정창영 엮어옮김 / 시공사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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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의 슈랏다(세계관)인 책이다. 바수데바를 섬기는 바가바타 종교의 시편이면서 [마하바라타]중 한 권으로, 기원전 4,5세기 뱌사하의 저작으로 알려져 있다. 베다 가르침의 결론인 [우파니샤드]의 내용을 응축하고 있으며, 일상생활에서의 구도를 알려주는 독특성으로 인해 가장 많이 힌두인에게 읽히는 책이라고 하다.

내용은 주인공 아르주나와 친구 바수데바(브리슈니 족의 왕자의 모습으로 그의 전차몰이를 하는 최고신의 현신, 크리슈나)의 대화내용이다. 아르주나의 존재론적 질문[크리슈나여, 도대체 삶이 무엇이길래 이런 동족살인의 전쟁을 해야 합니까?]에 대한 대답으로 크리슈나는 [신과 일체가 되어 윤회의 쳇바퀴에서 탈출하기위해, 고통과 유혹의 시험대인 삶을 책임과 선행, 무위와 수행으로 살다 죽는] 길을 제시한다.

그 방법으로 아루주나에게 제시되는 것이 카르마 팔라 탸가(행위의 열매 포기)이다. 프라크리티(질료세상)의 삿트바 구나(고요한 氣), 라자스 구나(활동적 氣), 타마스 구나(어두운 氣)가 만들어내는 마야(환영)에 현혹 되지 말고 푸루샤(신성)를 좇아 아트만(참자아)에 이르러 브라흐만과 합일하여 머무르라고 한다. 활동적 전사인 그는 라자스 구나에 지배되기 쉬우므로, 출발은 이 중 카르마 요가(수행의 길)를 통해 나아가야 하며, 그러나 즈냐나 요가(지혜의 길)와 박크티 요가(공양의 길)와 어우러져(이런 구분이 나중엔 없어지니까) 사마디(몰입)의 상태로 들어가야 한다고 가르친다. 이런 사실을 깨닫는 자는 이미 전생의 수행이 탁월하거나 크리슈나에게 사랑받는, 혹은 그를 사랑하는 자라고 한다.

분명 다른 종교에 대한 흡수력를 가진 체계이다. 또한, 다양한 계층과 기질의 사람을 흡인하는 매력이 있다. 그렇다고 기성의 정치,경제 체제와 충돌하지는 않는다. 차라리 그 범위와 체계를 무시하거나 혹은 격리를 통한 자기보호를 한다고 하는 편이 맞는 것 같다. 힌두는 상대적 우월성에 의한 유일성을 주장한다.인도 페르시아, 바빌론 문화의 다신교 상황에서 우위를 주장하며, 다른 신들도 아수라의 일종이나 하위신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이것은 현재도 마호메트과 예수, 여호와와 알라, 붓다와 베다를 아우르는 대안으로 제시코자 하는 현대 힌두교적 흐름과도 연결된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보며, 서양문명일반에 미친 힌두의 영향을 본다. 쇼펜하우어와 카뮈 뿐 아니라 현대의 여러 작가와 고대 힌두와 접한 그리스인들의 생각도 이해할만 해진다. 가깝게는 불교를 거쳐 나타난 우리 작가에서도...  김수현이 썼던, 불치병을 앓으며 예정된 자신의 죽음에 절망하며 울부짖던 드라마가 문득 떠오르기도 한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모리는 유태인답기는 하지만 죽음 앞에 인생의 참된 의미인 사랑을 스토아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스토아들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그 기만성에 대한 해답으로서의 [직면과 내적 고요]를 이야기한다. 인류의 공통된 경험인 죽음, 인간은 그 앞에서  자신이 죽음을 의식하는 동물 이상의 인격person임을 비로소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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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르니에 선집 1
장 그르니에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 199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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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에 이어 두번째 읽는다. 그동안 주위에서 한두 사람의 자살을 겪고, 산다는 것과 죽음의 의미에 대한 물음들이 나의 것이 되었다. 그래서 다시 읽는 이 책은 예전과는 다른 책이 되어 있었다.

그르니에는 인생을 [최후를 기다리는 동안 인내하는 놀이를 배우는 것]이라 말한다. 그에게 가장 큰 짐은 아마도 동물이든 사람이든 그 죽어가는 과정과 죽음 앞에서 느끼는 이 사람의 섬세한 아픔인 것 같다. 그는 대답을 원했고 그가 찾은 것은 [무의미]라고 말한다. 인생의 무의미성은 인생을 지치지 않게 한다고 그는 말한다.우리가 느끼는 섬세한 무의미의 부분은 침묵의 세계이다. 철학적 질문에도, 고통에도, 지식과 아름다움에도 철저히 침묵하는 절대 고요와 아름다움 그리고...

동물은 자신의 현실에 충만하므로 존재한다. 그러나 인간은 불충만하므로 존재하지 않는다. 다소 극단적인 결론이나, 그가 파스칼의 불충만의 대답인 절대자를 만나지 못했음에야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그는 차라리 노동에 휘둘리고 나름의 비밀이라곤 없어보이는 비천한 지위에서 참된 영성이 꽃필 수 있다고 한다. 빵장수 야곱의 비밀. 철저한 가난처럼 절대 아름다움은 우리의 삶을 미천한 것으로 만든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가 진실을 보게 한다. 그래서, 섬인 우리는 고독과 절대공허 속에서 삶의 진정한 양식을 찾아나선다.

이런 전형을 그는 인도에서 탐색한다. 아름다움에 대한 철저한 무시, 가난의 제도화, 서양적 물질가치의 전복, 비인간적 인간조건의 무저항, 죽음의 환영받음, 그리고 무념무상의 세계에서 안식을 얻고자 한다. 그가 배워왔던 이성주의와 탐구의 지리한 역사에는 해답이 없어 그는 탈이성, 탈현실, 탈인간화로 나아가 자유를 얻고자 한다. 한 서양에서 자란 동양철학 구도자의 무위사상의 깨달음이다.

하지만 파리로 돌아온 그는 [가장 먼곳과는 작별하고, 가장 가까운 곳에서 피난처를 찾지 않으면 안될 모양]이라고 말한다. 여행을 통해 끝내 그의 둘씨네는 찾지 못하고 시내의 [보로메 군도로] 카페처럼 현실에서 대용품이나 찾아야겠다고 한다. 거기서 격리와 위로를 찾을 수 있으려나, 악수와 눈길? 씁쓸한 [현실의 결론]이 아닐 수 없다. 대용품 [보로메 섬들]의 사진을 마이페이퍼에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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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가는 마부 기독교고전시리즈 (세복) 10
존 번연 / 세복 / 199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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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성경 다음으로 전 세계에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 셀러라는 존 번연의 책 [천로역정]의 씨앗이 되었다는 책이다. 천로역정의 저자의 말에서 번연은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내가 처음 이처럼 글을 쓰려고 손에 펜을 잡았을 때 이런 모양의 한권의 책이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아니, 나는 다른 책을 쓰고자 손을 댔는데 작품이 거의 완성되었을 때 나는 나도 모르게 이 일을 시작했던 것이었습니다. 성도의 가는 길과 달음질하는 일에 대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갑자기 성도의 여행과 영광에 이르는 길에 대한 우화로 빠져들어가 버렸습니다.]

바로 번연이 언급한 [천로역정]의 모티브가 된 책이 바로 이 [Heavenly footman]이다. 그런데 footman이 마부인가? 사전에는 도보여행자라는데? 어찌되었든 내용은 번연이 이야기한대로 [성도의 가는 길과 달음질하는 일]에 대한 내용이다.

고린도에 보낸 바울의 편지중 [경기장에서 달음질하는 사람들이 모두가 달리지만, 상을 받는 사람은 하나뿐이라는 것을 여러분은 알지 못합니까 ? 이와 같이 여러분도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달리십시오.](고전 9:24)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우리가 하나님과 동행하는 영원한 안식과 영광에 들어가기까지 그 일을 위해 전력해야 함을 말한다. 뒤에서 부르는 가족, 옆에서 팔을 잡는 동료 순례자, 발걸음을 더디하는 무거운 짐들, 엉뚱한 세상의 영광을 위한 샛길을 피해 달려나가기를 권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나는 천로역정의 원래 의미를 이 책을 통해서야 깨닫게 됐다. 엉뚱한 목표를 버리고 나태와 쾌락을 떨치고 온 힘을 다해야 하는 인생의 목표점을 이 책은 보여준다.

전력을 다하는 삶과 혹 은혜의 구원은 충돌하는 것은 아닌가? 죄에 대해 무력한 우리는 구원의 은혜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 구원의 길이 바로 그리스도만 따라 가는 삶이다. 우리가 그 길을 마련하거나 생각해 낼 수 없으므로 우리는 그리스도의 뒤를 따르고 순종하며 간다. 하지만 그것은 최선을 다해야 하는 진행형의 여로이다. 은혜는 나태와 방황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구원의 올바른 궤도에 선 우리에겐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해 달음질하는 일이 남은 것이다. 왜 이리 혼동하고 모르는게 이 나이까지 많은지. 다시 정신차리고 무얼 할지 알게 된다. 가르쳐 주셨던 QT, PBS, 새벽기도를 다시 잡고 하루하루의 삶에 보여주시는 바를 순종하는 것. 번연이 준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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