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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대전 요약 - 개정판
G. 달 사쏘 & R. 꼬지 지음, 이재룡 옮김 / 가톨릭대학교출판부 / 1995년 1월
평점 :
절판
나의 고전 읽기가 13세기에서 교착상태에 빠졌었다. 신학대전과 신곡에 파묻힌 것이다. 이제 겨우 신학대전[요약]을 마칠 수 있었다. 더욱이 이 책은 신학대전의 요약인 까닭에 한페이지마다 밑줄을 긋지 않는 줄이 없을 정도로 꼼꼼히 읽어야 하므로 더 힘들었는지도 모른다.
신학대전은 당시의 모든 중세철학적 신학적 인식의 집대성이므로 여러번 건너뛰고자 했어도 다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데카르트를 읽으면서도 인식과 상상, 기억과 감각이 나오면, 앗!하고 돌아왔고, [신곡]의 망자는 왜 지상의 일을 알지 못하는지도 알았다. 달라스 윌라드의 [마음의 혁신]을 읽으면서도 지성과 의지, 영혼과 육체의 구분이 등장하면 또 대전의 인간론부분으로 돌아올 수 밖에...
신학대전은 철학적 기초 위에 세워진 신과 인간,세계에 대한 이해이므로 초자연적 계시와는 달리 이론적 공격이나 반박이 가능한 점이 있다. 이 점이 이후의 철학자들이 스콜라철학에 공박을 가하는 이유이리라. 아퀴나스가 처음에 신앙입문자(그리스 철학적 배경을 가진 사람)를 위해 영적 진리를 이성적 접근으로 용이하게 납득케 하고자 했던 의도가 그 이후 근대사고의 발판이 되었다는 역설이 성립되는 것이다.
요약본에 불과한 책을 읽었지만 15, 16세기의 고전의 세계로 들어가는 허락을 이제야 받은 기분이다. 루터, 몽테뉴, 파스칼, 데카르트를 이제 조금씩 이해케 되리라는 희망이 생긴다. 신곡은 근데 어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