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비타 악티바 : 개념사 1
최현 지음 / 책세상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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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권은 보편적 가치가 되었지만, 아직까지 당위적인 가치에 머물러 있다. 이처럼 인권을 당위적 가치로 생각하는 데에는 인권을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다고 추정되는 권리' 또는 '하늘이 부여한 권리'로 정의한 채, 현실에 바탕을 둔 시민권을 통해 인권을 바라보지 않기 때문이다. 인권이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 모두에게 보장되어야 할 권리들의 가치를 정당화한다면, 시민권은 그러한 가치를 실현하는 제도다. 따라서 인권이라는 당위적 가치만이 아니라 현실에서 시민권을 통해 인간의 삶을 개선할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p11-12, <왜 인권인가> 중에서 

 우리 사회에서도 인권이라는 가치가 이론적으로는 여느 선진 민주국가에 뒤지지 않을 만큼 보편적인 가치로 존중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권을 '모든사람들이 가지고 있다고 추정되는 권리'라고 정의한다면, 이러한 개념은 우리 사회의 모든 사람이 동의하는 보편적인 가치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분명 개념적인 면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 있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즉 개별적인 사건에 적용하다보면- 우리 사회 내에서도 수많은 갈등이 유발되고 의견의 불일치가 발생하는 것이 또한 인권이라는 개념인 것 같습니다. 일례로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이 잡혔을 때, 범인의 얼굴을 가리는 것 하나만으로도 우리 사회는 범죄자로 추정되지만 아직 실형을 선고받지 않은 한 사람의 인권과 그 외 다수의 알 권리라는 측면에서 시끄러운 논쟁을 일으킨 적이 두어번 있었습니다. 장애인들이 보행권을 요구하면 시위를 했던 적도 있었고,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면서는 시집온 여성들이나 그 가정의 자녀들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인 화두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한 문제를 대하면서 우리 대부분은 '인권'이라는 당위적인 측면에서는 찬성하고 동의하지만, 구체적인 사안들에 대한 인권의 보장이나, 인권의 보장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면 멍해지는 것 또한 사실일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인권 개념의 발전과 다양한 측면에서의 인권의 개념과 의미를 다루고 있어서, 인권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익히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저자는 인권의 개념을 시민권의 발전 과정과 연관시켜 파악하고 있습니다. 즉 당위적 가치로서 주장되고 인정되는 인권이 구체적인 현실에서 각자의 개인들에게 실현될 수 있는 바탕이 된 것이 시민권이었음을 주지시키고, 시민권 개념의 발전과 확장이 곧 사상가들의 머릿속에 머물러 있던 인권이라는 개념이 현실화되고 발전해 나가는 과정이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자연권 또는 천부인권이라는 개념에서 발전된 도덕적, 당위적, 추상적 차원의 인권이 시민권을 통해 제도적, 법적, 현실적으로 보장될 수 있었고, 이러한 시민권 개념의 발전은 다시 인권에 대한 이해와 논의를 발전시켜왔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역사적으로 <안티고네>에서 시작된 고대의 자연법 사상을 시작으로,  고대의 시민권 사상, 근대의 인권 및 시민권 사상의 발전, 현대에 이르러 탄생하고 발전한 사회권과 여성의 인권에 대해서 다루고 있고, 다문화 시민권과 미래의 지구 시민권에 대한 구상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이 다루는 인권에 대한 내용 중, 국가가 자기나라의 국민에게 보장하는 시민권이라는 측면에서의 인권은 비교적 어렵지 않게 이해하고, 동의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한데, 특정 공동체의 집단적 특징을 인지하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권리를 보장하는 '집단 인지적 시민권' 개념은 인종적 소수자, 성적 소수자, 장애인 등과 연관된 문제로 기존이 시민권이 바탕을 둔 '개인적 보편주의를 뛰어넘어 자유와 보편 가치를 실현하는 데 도움을 주고 부당한 불평등을 줄여 사회 통합에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라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보편적인 평등권의 침해 및 큰 틀안에서의 공동체의 와해의 우려 등으로 인한 아직까지 많은 논란이 있는 부분인 듯 합니다. 또한 집단 인지적 시민권 개념의 하나인 '다문화 시민권'과 현재 국가로 한정되어 있는 시민권의 영역을 전 지구적으로 확장한 '지구 시민권'의 개념이 현실화 되기 위해서는 국가 또는 민족으로 한정된 우리의 인식의 틀이 완전히 깨어져야 만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하간에, 이러한 인권 및 시민권 사상의 발전 및 제도적 발전에 대한 고찰은 우리가 인권이라는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든든한 바탕이 되고, 또한 앞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을 찾아갈 수 있는 좋은 안내자가 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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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3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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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러한 두 원수의 숙명적인 몸에서/ 별들이 훼방 놓은 두 연인이 태어났고/ 그들은 불운하고 불쌍하게 파멸하여/ 부모들의 싸움을 죽음으로 묻었도다./ 죽음표가 붙은 이 사랑의 두려운 여정과/ 계속되는 부모들의 격렬한 분노를/ 자식들의 최후밖엔 아무것도 못막는데.... -머리말/해설자 

 1599년에 출판된 제2사절판의 표지 제목으로 쓰였다는 '참으로 빼어나고 구슬픈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은 아마도 이 극을 읽거나 본 사람들의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해 주는 구절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극의 처음에 해설자가 등장하여 읊는 머리말에 담긴 내용대로 원수의 집안이라는 숙명을 품에 안고 태어난 로미오와 줄리엣은, 별들의 훼방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들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마음의 열정과 영혼의 순전함을 다 불사르고자 하지만, 두 가문의 싸움속에서 발생하는 불운에 떠밀려서 불쌍하게 파멸하게 되고, 결국 두 사람의 죽음을 통해서 두 가문의 원한은 화해의 악수로 바뀌게 되고, 두 사람의 사랑 또한 지고지순한 사랑의 본으로 우러러 보이게 되지만, 이 극을 대하는 독자 또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마음 한 구석에 사랑의 아련한 아픔이 남겨지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감정일 것 같습니다. 빼어나고 아름답지만 구슬픈, 맑고 순수하지만 슬픔에 닿아있는 그러한 느낌 말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아름답고 순수한 사랑은 여전히 우리의 마음을 정화시키고 또한 그에 열광하게 만드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아마도 그러한 감정은, 두 연인의 죽음이 없었다면, 죽음에 이르는 기대와 절망의 과정이 없었다면, 그리고 두 집안의 원한에 찬 적대적인 행위들이 없었다면 우리의 마음 속에 생겨나지 못하고 말았을 것일지도 모르는 것들이고, 그런 의미에서 이 극속에 담긴 아이러니는 저자가 해설을 통해서 역설하는 사랑의 '모순어법'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갓 열세 살이 되는 소녀와 그보다 많아야 두세 살이 위였을 소년의 사랑. 현대인의 시선으로 굳이 그들의 나이를 통해서 이 극의 전개과정을 되짚는다면 철부지들의 불장난 정도로 취급될 수도 있을 이야기인데, 이 이야기는 수세기를 거치는 동안  순수한 사랑의 원형이 되었고, 모든 사람들이 현실에서 이루어 보고픈 모델이 되었습니다. 친구 머큐쇼를 죽음으로 내몬 티볼트에 대한 성급한 결투와 살인, 줄리엣의 죽음의 소식에 신중하지 못하고 자살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로미오의 모습이 미숙한 젊은이의 감정 조절 실패라고 책망되지 않고 사랑에 대한 열정으로 평가되고, 첫 눈에 반해 아무런 조건없이 사랑에 빠져 그 사랑을 지키려고 죽음도 불사하는 줄리엣의 모습을 세상 경험이 일천한 열세 살  꼬마 숙녀의 맹목적인 사랑으로 폄하하지 않고 순수한 사랑의 원형으로 우러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현실에서는 가질 수도, 이룰 수도 없는 사랑의 모습이기 때문은 아닐는지..... 정말로 줄리엣처럼 부모의 강력한 권유를 무시하고 파리스와 같은 멋진 신사를 내치고 첫사랑을 지키려던 사람의 이야기가 가끔씩은 들려오기도 하고, 자신의 사랑을 죽음으로 증명하려 한 젊은이의 이야기도 가끔씩 회자되기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은 꿈으로만 담겨 있는 바람이기 때문인 것은 아닐는지..... 냉정하고 삭막한 평가처럼 보이지만, 정말로 많은 사람들은 현실로 돌아오면 그들의 사랑을 세상을 모르는 철부지들의 철없는 사랑 이야기쯤으로 치부하지는 않을는지..... 하지만 다른 더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요. 그들의 사랑을 아름답고 빼어난 구슬픈 이야기로 부르는 것에는..... 

 사랑의 가벼운 날개로 벽을 날아 넘었죠. 돌로 지은 장애물은 사랑은 못 내치고, 사랑은 할 수 있는 일이면 과감히 하니까요. -로미오, 2막 2장 

 오, 로미오, 로미오, 왜 그대는 로미오 인가요?.... -줄리엣, 2막 2장 

 아낌없는 내 마음을 바다처럼 끝이 없고, 사랑 또한 같이 깊어 더 많이 줄수록 더 많이 생겨나요. -줄리엣, 2막 2장 

 애통은 사랑의 표시지만, 지나치면 언제나 지각없단 표시란다. -캐풀렛 부인, 3막 5장 

 이 금은 네 것이다. 네가 아니 팔려했던 시시한 이 약보다 영혼에겐 더 나쁜 독이고 더 많은 살인을 이 역겨운 세상에 저지르지. 내가 독을 판 것이지, 넌 내게 판 게 없어..... 자, 독이 아닌 치료제여, 줄리엣의 무덤으로 함께가자. -로미오, 5막 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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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멈춤
고도원 지음, 김성신 그림 / 해냄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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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사회를 무한경쟁이 판치는 사회라고 비판하고는 합니다.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정직이나 희생, 배려 등의 덕목보다는 물질적인 성취가 우선시되고, 경쟁에서 승리하고자 우리보다는 나를 앞세우는 모습들을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쿨하게 사는 방식의 하나로 인정해 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수년전 '부자되세요!'라는 말이 광고에 등장해 사람들 사이에 인사말로 사용되면서 논란이 되었던 적이 있는데, 현재 우리의 모습을 보면 그런 논란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유치해 보일 정도로 우리 사회의 생각과 가치관이 변해버린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시대에 자신의 삶에 충실한 사람들이라면 결국 변화하는 세상의 속도를 따라가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이 타고 있는 삶이라는 자전거-또는 쳇바퀴(?)-의 페달을 돌리고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를 둔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더 나은 학교에 진학하고 더 훌륭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을 것이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시험과 공부라는 자전거를 멈추지 않고 달리고 있을 것입니다. 젊은 세대는 더 나은 취업을 위한 경력과 실력을 쌓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못하고 있을 것이고, 결혼을 한 세대들은 경제적인 안정을 이루고 노년의 준비를 위한 압박에서 벗어나고자 자신의 삶을 온전히 쏟아붓고 있을 것입니다. 결국 우리 시대에 열심히 산다는 것의 의미는 바로 이런 모습의 삶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똑똑하다는 사람들은 이런 삶에서 약간 벗어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인간의 존재 자체가 삶과 생각의 중심에서 밀려나서 세상의 변화에 적응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객체로 취급당하고, 더 많은 부와 명예의 소유가 삶의 중차대한 목표로 생각된다면, 아마도 자신의 삶에 충실하고자 하는 많은 이들은 자신의 인생 처음부터 끝까지 삶의 자전거를 멈추지 못하고 말지도 모를 일입니다..... 

 속도와 경쟁의 시대다. 무조건 빨라야 살아남는다. 남보다 더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낙오자가 된다고 한다. 그러나 속도와 경쟁만이 능사는 아니다. 휴식을 모르면 위기가 온다. 사람이 쉬기 위해 멈추면 휴식과 충전과 여유를 알게 되지만, 고장이 나서 멈추게 되면 뒤늦은 후외와 회한만이 돌아온다. 몸과 마음을 갉아먹기까지 한다. 그렇게 때문에 틈틈이 휴식의 시간을 만들어 낼 줄 알아야, 어느 날 갑자기 멈춰 서는 위기의 순간을 막을 수 있다. -p148~149 

 자동차는 언제 멈춰 서나요? 고장이 났을 때, 기름이 떨어졌을 때 멈춰 섭니다. 그 전에 브레이크를 밟아야 안전 운행을 할 수 있습니다. 인생도 마찬가지 입니다. 잠시 멈춰서 '쉼표'를 찍어야 참 인생, 건강한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열심히 살아온 사람에게는 휴식할 자격이 있습니다.  -p151  

 이 시대에 우리가 잠깐 멈춰 서서 휴식의 시간을 가지지 못하는 이유와 그래도 잠깐 멈춤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 이유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담긴 글들입니다. 우리가 경주에 임할 때, 잠깐 멈춰 서서 뒤돌아보는 것은 곧 등외로 낙오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처럼-물론 마라톤과 같은 경기에서는 그 의미가 자전거 경주나 자동차 경주와는 다르겠지만- 속도와 경쟁을 앞세우는 우리 시대에서 스스로 잠깐 멈춘다는 것은 경쟁자들과 다른 종류의 삶을 살겠다는 용기가 필요한 일일 것 같습니다. 잠깐 휴식을 취하고 자신감을 회복하여 더 속도를 올려보았던 경험이 없는 사람이 무턱대고 잠깐 멈춤을 외칠 수는 없을 것이고, 뒤따르는 사람들과 앞서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서 스스로의 속도를 늦추는 일을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고장이 나서 멈춰 서게 되면 영원히 낙오하는 것이 될터이니, 미리 잠시 휴식을 취하고 힘을 얻는 것이 필요한 것을 알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열심히 달리고 있는 현재의 내 자전거의 페달을 잠시라도 멈추는데는 분명 많은(!)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저자는 80편의 짧은 이야기들을 통해, 바쁘고 힘든 일상에서 잠시 관심을 돌려 멈추어 설 수 있도록, 그리고 삶을 더 아름답고 풍성하게 꾸밀 수 있는 희망속으로 우리를 초대하고 있습니다. 우리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우리의 삶이 얼마나 멋질 수 있는 것이지, '잠깐 멈춤' 속에 얼마나 많은 인생의 영양분이 숨겨져 있는지, 어떻게 삶의 속도를 멈출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우리가 속도를 늦추고 쉬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하기도 하고, 삶을 더 풍요롭게 가꾸기 위한 조언들을 들려 주기도 합니다. 저자가 말하는 '잠깐 멈춤'의 수단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은 명상, 독서, 여행, 꿈 그리기, 잠깐의 기도, 다른 사람과의 나눔.... 등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면 저자가 말하는 잠깐 멈춤의 시간이나 내 안에 꿈을 그리고 채우는 시간은, 때론 많은 날을 투자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어떤 것은 5분, 10분의 짬으로도 충분히 시도해 볼 수 있는 것들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시간이나 주변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삶을 대하고 다루는 방식과 기꺼이 작은 실천이라도 하겠다는 의지의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 생각한다면 달리는 내 삶의 자전거 위에서 속도를 늦추기 위해 가볍게 브레이크 잡아볼 수도, 용기를 내어 아주 잠깐이라도 페달을 멈추어 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오늘 하루가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듯이 저자가 들려주는 80편의 보석같은 글들의 첫 번째를 꿰어보는 하루가 될 수 있기를..... 

p.s. 아래 글은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어떤 글을 보다가 눈길이 간 구절입니다. 아인슈타인이 자신의 아들에게 쓴 글 속에 담겨 있는 구절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자전거 타기는 아마도 저자가 말하는 잠깐 멈춤과는 다른 의미로 이해해야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묘한 대조를 이루는 면이 있습니다. ^^   

Life is like riding a bicycle. To keep your balance, you must keep moving - Albert Ein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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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 / 부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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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 사회의 주류에게는 자유시장 자본주의가 지금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고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경제정책의 방향으로 여겨졌던 듯 합니다. 당시 매스컴이나 정치인 등 대부분의 주류들은 우리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여러 나라와의 FTA를 조기 체결해야 하고, 금융의 파이를 키워야 하는데 이를 위해 아시아 금융허브를 목표로 한 제도적인 노력과 금융기관 사이의 장벽을 없애 금융기관의 덩치를 키우기 위한 정책들을 강조하였고, 여러 기업의 노조 파업을 강성으로 몰아가며 노동 유연성을 더 높여야 한다는 이야기들을 아무런 의심도 없이 쏟아내던 기억이 있으니까요. 아직도 FTA를 줄기차게 추진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면, 금융위기가 발생했다고 그 위세가  크게 꺽였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당시라면 자유시장주의의 원리에 대한 토를 다는 것이 무지하고 나약한 계층이 자신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나서는 것이거나 반대편 정치인들이 포퓰리즘에 사로잡혀 나서는 것으로 매도 당했을 법 한데, 이젠 버젓이 많은 사람들에게 호소력있게 읽히는 베스트셀러가 자유시장주의의 이면을 파헤치는 영향력있는 경제학자의 책인 것을 보면, 이젠 또 다른 모색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우리 안에서 자라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이 말하는 자유시장주의가 말하지 않고, 또한 약속대로 이루어주지 못한 23가지 숨겨진(?) 진실에 대한 언급은,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자본주의 경제제도의 모습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물음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밖에 없을 테니 말입니다.  

 과연 자유시장 자본주의가 인류를 경제적으로 더 풍성하게 만들었을까? 이제 경제적인 발전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많은 나라들에게 경제 발전의 풍성함을 안겨줄 수 있을까?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는 세금을 감면하는 정책이 정말러 소비를 진작시키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시장에 국가가 개입하는 것이 정말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일까? 가난한 나라가 가난한 것은 결국 그 구성원들이 게으르고 능력이 부족해서일 뿐일까? 갈수록 빈부격차가 심해진다고 하는데, 국가는 기회의 균등이라는 측면에서의 평등만을 유지하는 것으로 충분한 것인가? .... 이러한 거창한 질문이 아니더라도, 90년대의 외환위기와 2008년의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재의 삶을 불안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수출이 늘고 눈에 보이는 경제 지표는 개선된다고 하지만, 개인의 영역에서는 크게 변한 것이 없는 듯하고, 국가적으로는 G20의 의장국이 되고, 유럽연합과 미국 등과 FTA를 타결했다며 더 나은 경제적인 미래를 기약하는 소식들을 전하지만, 개인의 영역에서는 불확실성만 더 증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지워버리지 못하는 듯 합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편법과 일탈이 만연한 우리 사회의 그림자를 벗어나고 싶어하던 사람들에게 '정의'에 대한 길잡이가 되어 주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면,  이 책은 들려오는 경제적인 성과에 대한 긍정적인 소식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실적인 삶은 힘겹고 불안한 개인들에게 우리 경제제도나 정책이 가진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명쾌한 지적과 속시원한 답을 담고 있다는 면에서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언가 아닌 듯도 싶었지만, 개인의 능력으로는 논박할 수 없었던 우리가 추구하던 자유시장주의의 한계와 모순에 대한 저자의 지적은 읽는 순간 무엇이 문제였는지, 그리고 그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깨우쳐 주며, 가슴속에 쌓여 있던 것들이 일거에 쓸려내려가는 시원스런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저자가 자유시장주의의 모순점들을 지적하고 있다고 해서 자본주의 경제체제 또는 자유시장 자본주의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 나라 또는 세계의 경제 체제를 철저히 자유시장주의에 의거하여 운용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고, 경제 분야나 정책에 따라서는 국가의 간섭이나 보호 등이 필요함을 인정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함을, 그리고 자유시장주의 정책을 통해서 거두어 들인 결과를 냉정히 분석해서 잘못되었거나 기대한 결과를 얻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대안들을 강구해야 한다는 주장들을 담고 있다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이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결론에서 저자가 말하는 여덟가지 원칙은 금융위기 이후 현재의 자유시장주의가 처한 어려움에서 벗어나 세계 경제를 재건하고 모두가 더 행복할 수 있는 경제 시스템을 설계하기 위한 자신의 고민을 담은 대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유시장 자본주의가 아닌 좀더 잘 규제된 다른 종류의 자본주의에 대한 열린 시각, 인간의 합리성의 한계에 대한 인식에 기초한 경제 시스템의 건설, 이기심에 기초한 시스템이 아닌 좀더 긍정적인 면이 강조된 경제 시스템의 건설, 경영자들의 적정한 보수에 대한 새로운 합의, 탈산업화의 신화에서 벗어나 제조업을 더 중요시하는 정책, 금융부문과 실물부문의 적절한 균형, 때로는 더 크고 적극적인 정부의 필요성 인정,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위한 적절한 배려 등이 저자가 말하고 있는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경제제도의 모습입니다. 물론 이러한 주장이 완전한 답이 될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세계 경제를  이끌었던 자유시장 자본주의의 모순과 한계에 대한 비판에서 나온 것이라는 면에서 귀기울여 들을 만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 한 개인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것들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책을 읽는 내내 가슴 한 켠이 후련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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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베이컨을 식탁으로 가져왔을까 - 인류의 기원과 여성의 탄생
J. M. 애도배시오 외 지음, 김승욱 옮김 / 알마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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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사시대 사람들의 삶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극복해야 하는 인식 중 하나는, 전 세계적으로 천편일률적인 가부장제가 작심하고 여성들을 억압했다는 것이다. 수천 년 전 또는 수백만 년 전의 세상을 돌아보면, 남자도 여자도 결코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오랫동안 눈이 멀어 있었기 때문에 실상을 보지 못했을 뿐이다. 이제야 우리가 알게 된 또 하나의 확고한 사실은 여성과 여자가 인류의 등장과 성공을 이끈 동력으로서 남자보다 훨씬 중요했다고 할 수는 없을망정 남자만큼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과거의 기록 속에서 여자들의 흔적을 찾아내려는 최근의 노력을 통해 고고학이 거둔 또 하나의 성과는,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인류 역사상 대부분의 기간 동안 남녀가 영원한 전쟁을 벌이면서도 서로를 받아들이고 협력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였다는 점이다. 어쨌든 가장 중요한 건 살아남는 것이었으니까 말이다. -p222 <결론: 결국 보이지 않는 성이 아니다> 중에서 

 알로 사우루스나 티라노 사우루스가 지구상에 존재하던 시절에, 가죽을 두른 인간이 공룡들 틈을 헤치고 다니며 동물들을 사냥하고, 무시무시한 공룡들을 혼내주기까지 하는 영웅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나 책을 아이들과 재미있게 볼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어버리는 교양있는 어른들은 없을 것입니다. 지질학적인 근거에 의하면 공룡의 시대에는 아직 인류의 조그마한 흔적도 존재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포유류의 존재도 아주 초기의 특징을 지닌 몇몇 종류가 있었을 뿐이기 때문에 그것은 사실일 수가 없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상상력이 풍부한 인간은 영화나 이야기 속에서는 공룡과 함께 살며 그들을 지배하기까지는 않았더라도 그들에 억눌려 살지 않은 영웅적인 인간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즐기곤 합니다. 이것은 두뇌의 용량이 커지고 문명을 가꾸어온 인간의 놀라운 능력 덕분에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서 저자들은 인간의 그러한 어처구니(?)없는 상상력이 선사시대 인류의 이야기 속에서도 사실인 것처럼 발휘되어 있다고 지적합니다. 돌로 만든 도구들이나 취락의 흔적 등 고고학적인 발굴을 통해서 만들어진 이야기들 속에도, 사실적인 설명을 담은 이야기보다는 공룡시대의 인간들의 이야기처럼 상상력으로 만들어 낸 그럴법한 이야기들이 견고하게 그 자리를 차지하며 사실인 양 전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그러한 이야기 속에는, 그때에도 세상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겠지만, 능동적이고 활력있는 여성의 모습은 결코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합니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현실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됩니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창과 횃불을 든 남자들이 매머드에게 달려들어 골짜기로 몰아가서 혼란에 빠뜨리고 용감하게 달려들어 창으로 찔러 몇마리를 사냥하여 성대한 축제를 벌이는 이야기나 사냥한 먹이를 먹고있는 4미터에 가까운 거대한 곰에게 달려들어 창으로 찌르며 집단으로 사냥을 하는 모습, 동굴 등의 은밀한 장소에 남자들 만이 모여 성인식을 거행하는 이야기. 저자들은 선사시대의 대표적인 모습을 그린 이러한 이야기 속에 여성은 아예 등장하지도 않거나 단순히 고기를 소비하는 수동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더 나아가 이 이야기들의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매머드의 뼈로 촌락을 형성한 집단의 유적지가 발견되기는 했지만, 그것이 사냥에 의한 것인지 다른 이유로 죽은 매머드를 이용한 것인지 불확실한 것이고 그러한 유적지가 일반적인 것도 아니라는 점, 아무리 용감했더라도 거대한 곰에게 돌로 만든 창을 들고 달려드는 사냥꾼의 이야기는 가소롭기 그지없어 보이는 것으로 그러한 곰에게 발견되지 않으려고 온갖 잔꾀를 부리며 숨어다니는 인간을 생각하는 것이 더 어울린다는 것, 남자들만의 동굴 의식을 가졌다거나 여자들이 참여하지 않았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을 지적합니다. 그리고 여자와 아이와 노인들이 철저히 배제되고, 용감한 사냥꾼과 남자들, 거대한 사냥감 만이 존재하는 모습으로 선사시대의 이야기가 왜곡된 가장 큰 이유로 남성들 만의 영역으로 자리잡아 왔던 고고학계의 전통을 들고 있습니다. 철저히 남자들이 관장하며, 서로 토론을 하고, 해석을 달아서 발표하는 과정에서 가부장적인 편견과 영웅적인 인간에 대한 상상력이 동원되고 그 외의 모든 것 합리적인 설명들은 외면당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남성 중심적인 고고학적인 설명들에 반하여 저자들은 아프리카에서 인류의 기원에서 시작하여 지구의 전 지역으로 퍼져나가는 과정에서 여성이 담당했을 법한 개연성 있는 추론과 여러 유적지에서 여자들이 수행하는 역할의 근거가 될만한 썩기 쉬운 유물들-끈과 섬유조직, 바구니의 흔적 등-에 대한 세심한 관찰을 통해서 좀더 객관적인 여성들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려줍니다. 이야기들 속에는 남자들에게 끈이나 옷감 등을 만들어 주고, 그물을 만들어 작은 동물들을 집단으로 사냥하는 데 남성들과 함께 참여하는 여성들, 여성의 뇌의 특징을 바탕으로 언어의 탄생에 '어머니의 말'이 기여했을 가능성, 농업의 시초가 되었을 식물재배의 시작에 여성들이 관여했을 개연성 등에 대한 추론이 들어있습니다. 결국 저자들의 설명은 헐리우드 식의 영웅적인 남성들의 선사시대 이야기를 좀 더 섬세한 여성적인 시각으로 재구성해 낸 실제에 더 가까울 법한 선사시대의 일상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들의 이야기를 고려하면, 지금까지의 고고학이 말하는 선사시대의 이야기 속에 제대로된 역할을 감당하는 여성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먼저는 지금까지의 고고학이라는 학문분야가 대부분 남성들의 차지였고, 그러한 성적인 불균형으로 인해, 농업혁명이 시작되고 나서 형성되고 강화되어온 가부장적인 시각이 자연스럽게 고고학계의 일반적인 시각이 되어, 유물을 발굴하고 그에 근거한 이야기를 만드는데 여성의 존재가 들어설 자리가 없었다는데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쉽게 발견되는 돌이나 뼈 등으로 만든 썩지 않은 물건들에 집중한 나머지, 식물의 줄기 등으로 만든 좀더 쉽게 썩고 남겨지기 어려운 유물들의 흔적에 대해서는 미처 관심을 가지지도 못하고 등한시 함으로 인해 여자들이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을 법한 영역이 거의 고려의 대상이 되지 못했었다는 점도 여성들이 선사시대의 이야기 속에서 숨겨진 이유중의 하나였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생물학적인 여자의 존재에 더하여, 사회적으로 고정되고 남성의 영향력 하에 놓이게 되는 현대적인 의미의 젠더로서의 여성의 성역할이 농업의 발달로 집단생활이 가능해지고 경제적인 부의 축적이 시작된 뒤로 나타난 것이기에, 그 이전의 선사시대의 생활 속에서는 생물학적인 여자의 모습과 역할은 분명 존재했지만, 우리가 현재 생각하는 젠더로서의 여성의 모습이 명확하게 존재한 적이 없었을 것이라는 부분을 신중하게 고려하지 않았던 것도 제대로 된 여성의 모습을 발견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생각하여, 우리에게 지금까지 은연중에 덧씌워진 편견에서 벗어나 이 책을 대한다면, 저자들이 주장하는 여자들이 '인간의 사회성이 유례가 없을 만큼 크게 발달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매우 유용한 도구들-끈 혁명 등-을 발명했고, 식량을 구하는 데에도 똑같이 기여했으며, 언어의 발달을 거의 확실히 주도했고, 농업을 창조해냈'다는 사실이 전혀 놀랍지 않은 자연스런 사실처럼 들리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로 좀더 많은 유물들에 대한 공정한 연구들이 더해진다면 헐리우드 액션 영화에 등장하는 세상을 힘으로 지배하는 영웅적인 남성들의 이야기가 아닌 '지상에 살면서 사랑하고, 사냥하고, 식량을 구하고, 언어를 배우고, 요리하고, 바느질하고, 건물을 짓고, 신화적인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로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고, 연극을 하고, 웃고, 병들고, 다치고, 타인의 죽음을 애도하고, 종교를 발명(?)했던.... 아주 다양한 사람들 -젊은이, 노인, 여자, 남자, 용사, 겁쟁이, 몽상가, 실천가-'이 등장하는 훨씬 가족적인 이야기가 완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과거는 창들고 매머드를 쫒던 영웅적인 용사들의 이야기보다는 생존과 번영을 위해 서로의 힘을 보태고 살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훨씬 더 많은 부분을 메꾸고 있을 것이라고 인정하는 용기(?)가 필요하기는 하겠지만, 분명 그것이 더 진실에 가까워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결국 저자들이 이 책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선사시대 여성들의 역할에 대한 탐구는 영웅적인 남성들에 밀려나 있던 그 나머지를 이루고 있던 아이와 노인과 여자들을 포함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찾기 위한 노력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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