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 부모의 오답백과
앨리사 쿼트 지음, 박지웅 외 옮김 / 알마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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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내 아이가 기막힌 재능을 보이기 시작하고 영재라는 소리를 듣기 시작한다면? 부모치고 이 소식을 반기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아마 나부터도 너무 좋아하며 아이를 어떻게 교육시키고 어떻게 이끌어주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할겁니다. 실제로는 모든 아이가 영재일 수 없고, 또한 나의 아이가 영재라고 판정될 수 있는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지만, 그래도 많은 부모들의 마음 한 구석에는 내 아이가 좀 더 뛰어나기를 바라는 욕심이 숨어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한쪽에서는 교육으로 아이의 재능을 키워 영재로 자라게 할 수 있다는 달콤한 속삭임으로 부모들을 유혹합니다. 조기 교육으로 아이의 재능을 계발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은 일견 맞는 이야기이지만, 여기에 부모의 욕심이나 꿈이 투영되기 시작하면 일이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어긋남의 전형적인 모습이 현재 우리주위에 불고 있는 조기교육에 대한 끝없는 부추김과 그에 끌려가는 부모들의 모습, 그리고 어른들보다 더 바쁜 아이들의 모습이지 않을까 합니다. 분명 어디선가 잘못되기 시작한 듯 한데, 아무도 꿋꿋이 중심을 지키며 이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자신있게 말하지 못합니다. 아니 그리 말했다가도, 내 아이만 뒤처지는 듯한 조바심에 결국 마음의 중심을 접고 세태를 따르는 것이 또한 많은 부모들의 모습일 것 같습니다. 모두가 자신의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더 나은 교육을 받고, 한발 앞서기를 바라는 부모의 욕심에 많은 아이들을 마냥 이끌려가며 수퍼 차일드-문득 수퍼맨이 생각나서 사용해보는 단어입니다- 가 되기를 강요당하는 모습이 우리 아이들의 현실인 듯 하여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이 책은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의 육아와 교육에 대한 고민 중에, 조기교육을 언제 어떻게 시킬 것인지, 또는 아이의 재능을 어떻게 키우고 발전시킬 것인지, 정말로 특별한 아이의 재능을 발견했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해 대단히 실제적이고 균형잡힌 생각을 담아놓았습니다. 다루고 있는 주된 초점이 영재교육에 대한 것이기는 하나, 조기교육을 위해 많은 것을 투자하는 부모들의 심리가 자신의 아이들을 영재로 키우기 위한 욕심(?)에 기초한 것이니 아이들의 조기교육에 대한 의미심장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의 영재교육에 대한 시각은 분명 필요한 일이지만 너무 과하게 포장하고 과장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고, 특히나 그러한 영재교육의 주체가 아이 자신이어야지 부모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자 자신이 영재로 키워지고 자랐던 시절이 있고, 그러한 과정에서 실제로 겪었던 일들-자신과 타인의 예들-을 통해서 영재교육이 가지고 있는 허와 실, 명암을 구체적으로 짚어주며, 영재교육의 실상이 무엇이며, 많은 부모들이 소홀히하고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조기교육을 통해서 아이의 재능을 키워주는 것을 반대하지는 않지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과도하게 혹사시키며 상처를 입히는 부모들의 행위가 어떤 결과를 낳고, 영재로서 교육받는 아이들의 화려함 뒤에 숨겨져 있는 실패와 아픔, 부작용에 대한 이야기도 잊지 않고 덧붙이고 있습니다. 저자는 정말로 뛰어난 아이들을 위해서는 아이의 입장을 고려한 영재교육이 정말로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모든 아이들이 영재가 되기 위해 혹사 당한다거나 부모의 욕심이나 소망이 투영된 부모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아이에게 영재 교육을 강요하는 것에 대해서는 한사코 심각한 부작용이 따를 것임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다보면, 무엇보다도 아이가 뛰어난 재능을 가진 영재로 자란다면 또는 다른 아이들보다 더 공부를 잘한다면 미래의 행복이 보장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순진한(?) 부모들에게 '그렇게 된다면 아이들이 정말로 행복해질 것 같느냐?'고, 다른 한편으로는 '부모로서 아이의 행복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냐?'고 많은 부모들이 무시하거나 잊고 살던 질문을 저자는 에둘러서 묻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을 위해 그리 아이들을 붙들고 부모 자신이 정한 목표를 향해 달리라고 하는 것인지.... 진지하게 묻고 있는 듯 합니다. 

 '모든 아이는 나름의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다.' 우리가 아이들의 재능의 범위를 넓게 보는 시야만 가진다면..... '조기교육이 아이들을 어른들의 관리대상으로 변화'시키고, '아이 스스로 자신의 꿈을 키워가는 것을 방해하고 있'으며, '행복한 어른의 삶이 꼭 어릴 때의 재능에서 오는 것은 아니'고, '정말 중요한 것은 아이 스스로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여 발전시키는 자기 주도권이다'. 그래서 저자는 오늘날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멋진 장난감이나 값비싼 선물, 훌륭한 교육환경 등이 아니라 아이가 '자기주도적인 꿈을 추구'할 수 있게 해주고 아무 간섭도 없이 마음 편하게 '그냥 놀게 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부모가 자신의 못다 이룬 꿈을 아이에게 투사하는 것을 주의'시키며, 다만 '아이가 자발적으로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아이의 관심을 발견했을 때 너무 앞서 나가'며, '자신의 희망을 아이에게 덧씌우는 위험한 행동을 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조기교육이나 영재교육의 현실이 '미래의 성취에 집중하여 아이의 현재를 희생하는 것'임을, 심하게 말하면 '아이의 미래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한 나머지 아이의 현재를 노예처럼 부려먹는 것'임을 경고하기도 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참으로 새겨 들어야 할 경고라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 있는 저자의 글은 아마도 나를 비롯한 많은 부모들에게 우리가 아이들을 위해 해야할 것이 진정 무엇인지에 대한 진실을 담고 있습니다.  '지금 아이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여러가지 학습을 확 줄인다면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에게 영재라는 굴레를 씌우지 않는다면 내 아이는 이런 불행을 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이는 아이로 키워야 한다. 우리 어른들이 누린 행복하고 충만한 어린 시절을 왜 내 아이에게서 빼앗으려 하는가. 행복한 아이는 더 많은 꿈을 꾼다. 어른들이 무리한 욕심으로 아이를 지치게 하지 않는다면 아이들 안에서는 꿈이 자랄 것이고 그 꿈을 이루겠다는 마음도 생겨날 것이다. 자신의 뜻대로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아이가 행복한 거라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아이들을 키우며, 그 아이의 미래를 그리고, 그 아이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뭔가를 더 해주고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하는 많은 부모들이 마음을 열고 꼭 한번 읽어 보았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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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수업 - 상처받고 지친 영혼을 치유하는 인생의 지혜
제럴드 G. 잼폴스키 지음, 막시무스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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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레사 수녀가 말했다는 '영적 빈곤 spiritual deprivation' 상태, 즉 '자신이 속한 조직이나 가정에서 물질적으로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마음 깊숙이 어딘가 채워지지 않는 박탈감을 느끼'는 상태는 우리가 살다보면 반복해서 겪게 되는 일 중 하나일 것입니다. 의학에서 말하는 우울증의 한 형태일 수도 있고, 단순한 의기소침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분명 더 건강하고 나은 삶을 위해서 창조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으로는 경쟁이 일상화된 현대 사회에서 원하는 것을 얻거나 채우지 못했을 때 가지게 되는 좌절감, 그리고 그런 상태의 반복속에 마음이 지치고 영혼이 상처받았다는 느낌이 들고 모든 것에서 분리되고 진정으로 삶에서 필요한 무엇인가가 빠져버렸다는 느낌이 밀려올 때..... 이 책은 바로 그러한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고, 저자 자신의 생각으로는 그것은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러한 사랑에 이르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현대에 이르러 '사랑'이란 단어만큼 광범위한 의미를 품고 있으면서 -광범위하다는 말은 그 만큼 이 단어가 오염된 언어라는 사실일 수도 있겠습니다-, 사람에 따라, 문화와 지역에 따라 미묘한 차이를 지니고 있는 단어도 많지 않을 듯 합니다. 어떤 공동체 안에서 이 단어가 말하는 일반적인 의미의 범위가 있기는 하겠지만, 또한 말하는 사람들의 관계나 시간, 장소와 매체 등에 따라서 다양한 차이를 보이는 것도 사실일 것입니다. 그래서 우선 이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저자가 말하는 사랑이라는 단어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랑이라는 말에 대한 어원은 육체적인 의미가 강한 '에로스', 인격적인 교제와 어머니의 사랑으로 표현되는 '아가페', 그리고 친구사이의 우정을 의미하는 '필로스' 등으로 말하곤 합니다. 동양에서는 아마 유교의 '인', 그리고 불교의 '자비' 등을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는 감정적인 면에서의 '사랑'이 현대인들에게 가장 익숙하게 전달되는 의미일 듯 하나, 사전적인 의미는 훨씬 어렵고 심오함을 담은 '인간의 근원적인 감정으로 인류에게 보편적이며, 인격적인 교제, 또는 인격 이외의 가치와의 교제를 가능하게 하는 힘'이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의미들 중에 저자가 말하는 사랑은 아마도 일반적으로 우리가 느끼고 받아들이는 감정적인 면에서의 사랑 타령이 아닌, 아가페나 인, 또는 자비라는 개념에 더 가까운 듯 합니다. 저자가 사랑에 대해서 명확하게 정의하지는 않았지만, 이에 대해서 '사랑은 두려움이 전혀 없는 상태', '이 세상의 많은 가치들 중에서 영원불명의 정의에 들어맞는 것', '우리 존재의 본질' 등으로 설명한 것을 고려한 한다면 그리 이해해도 될 듯 합니다. 

 이 책은 우리의 삶이 두려움에 무릎꿇지 않고 온전한 행복에 이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사랑을 회복하는 것이고,  그러한 사랑을 회복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마음의 평화를 얻는 것이라는 사실을 반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부분이 그러한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설명들입니다. 저자는 구체적으로 우리가 배우기를 원하는 삶의 태도 12가지 - 베풀기, 용서하기, 마음 다잡기, 결심하기, 공격하지 않기, 피해의식 버리기, 비판하지 않기, 현재에 살기, 과거 흘려보내기, 인식 바꾸기, 자유로워지기, 책임지기-를 설명하고 있는데, 각각의 삶의 방식에 대한 설명과 구체적인 실례를 통해서 어떻게 실천하는지에 대한 예시를 보여 읽는 이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여기서 저자가 들려주는 예시는 대부분 저자 자신의 경험들이고, 그런 점에서 저자가 말하는 개념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가르침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역자가 언급했듯이 저자가 말하고 있는 '사랑'이라는 가치와 그것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내용들은 아마 많은 이들에게는 익숙한 내용들일 것 같습니다. 우리 주위의 많은 자기계발서들이나 방송프로그램, 전문가들의 의견들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내용들과도 겹치는 내용들이니까요. 그래서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오래된 테이프를 다시 듣는 느낌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한다면, 현대인의 삶이라는 것이 여러 문명의 이기들로 물질적으로 풍족해지고 육체적으로 편안해지긴 했지만, 정신적으로는 저자가 처음 이 책을 쓰며 고민했던 문제들이 더 심각해지고 더 광범위하게 퍼진 면이 있다고 인정한다면, 저자가 말하는 가치와 그것을 마음속에 이루기 위한 방법들이 더 필요한 시대라고 감히 주장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선문답이나 뜬구름 잡는 식의 잠시 마음을 안정시키는 진정제가 아닌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서 삶의 태도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이 책이 여전히 우리에게 기본을 강조하고 그 기본을 실천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는 유익함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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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는 실물경제를 알려주지 않는다
양찬일 지음 / 북스토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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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학자가 실물경제를 알려주지 않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정확하게 분석하고 알려줄 수 있는 능력이 되지 않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현재 우리가 처해 있는 실물경제에 대해서, 그리고 미래에 대해서 정확히 말해 줄 수 있다는 기대 자체가 과욕이라고 할 수 밖에 없을테니 말입니다. 한데 이 책은 조금만 숙고하면 당연하게 알수 있는 사실을 용감하게 제목으로 사용했습니다. '경제학자는 실물경제를 알려주지 않는다'고...... '생활하는 데 경제학 박사 학위 따위는 필요없다!'고..... 이러한 확신에 찬 제목과 책표지의 글을 보노라면, 저자가 정말로 자신있게 실물경제에 대해서 다른 어떤 경제학 서적보다 더 간명하고 명확하게 알려주고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길만도 합니다만, 이러한 기대는 반 정도는 채워질 수도 있겠지만 그 나머지 반은 기대한만큼 깊은 골을 경험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경제에 대한 상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면 아마 반보다 더 많이 채워졌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 경제용어에 대한 상식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몇몇 부분을 제외하고는 아는 내용의 반복일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즉 이 책은 실물경제에 대한 해설이나 분석이 담긴 책이라기 보다는 우리가 일상 생활을 하면서 접하게 되는 다양한 경제 용어에 대한 해설서 정도라고 소개하는 것이 가장 정직한 표현이지 않을까 합니다. 예전에 상업고등학교를 다니던 학생들이나 취업을 준비하던 대학생들이 가방 한쪽에 넣어가지고 다니던 상식책이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중요한 내용만 압축한 것이라면, 이 책은 그 책에서 볼 수 있었던 경제용어에 대한 내용만을 골라내어, 읽기 좋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은 것이라고 한다면 이 책이 가진 특징을 좀더 잘 표현하는 것일 듯 합니다.  

 물론 이러한 평가가 저자가 기울인 수고와 노력을 낮추려는 의도에서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책의 성격상 좀더 정직하게 제목을 붙일수도 있었을텐데, 상당히 오해를 살만한 표현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이야기한 것 뿐이니까요.  실제로 우리가 일상을 영위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다양한 경제적인 활동에 노출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지만, 그러한 다양한 경제적인 상황에 대한 교육은 차치하고, 기본적인 경제활동 등에 대한 개념조차 제대로 정립하지 못한 사람들이 부지기수라고 생각한다면, 괴짜경제학이나 경제학 비타민 등과 같은 류의 경제학 대중서보다는 이 책이 훨씬 더 실질적이고 실전적인 지식을 전해준다고 할 수 있겠고, 그러한 면이 이 책이 가진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실생활에서 만나게 되는 금융자산과 실물자산, 각종 세금과 금융기관 등에 대한 설명 에서 시작하여 업무와 관련된 자산과 부채, 손익계산서와 손익 분기점, 도소매와 백화점 그리고 할인점의 차이, 업종과 업태의 차이,  거래시 필수적으로 필요한 계약서 작성이나 각종 서류, 건물의 용적률과 건폐율, 각서와 보증 그리고 공증의 의미, 재테크를 위해 알아두어야 할 주식과 주식투자에 대한 기법, 가치주와 성장주, 배당과 적립식 펀드, 재개발과 재건축, 그리고 뉴타운의 차이, 그리고 통신비, 전기 수도 요금 등의 각종 비용을 아끼는 방법에 대한 정리까지 세심하게 읽다보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거나 잘못알고 있었을 내용 몇가지 쯤은 쉽게 얻어낼 수 있겠습니다. 그런 장점을 생각한다면, 일상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경제활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각종 용어와 구조, 기관 등에 설명을 담고 있어서, 경제신문을 읽는 것이 어려웠던 사람이나 재테크는 하고 싶지만 제대로 알지 못해서 망설였던 사람, 매번 이런 저런 거래를 하면서 어렵고 복잡하다며 중개인에게 맡겨 버리던 사람 -실제로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등등에게는 정말로 기본을 쌓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입니다.  

 경제학자도, 그리고 이 책도 우리에게 실물경제의 현실과 미래를 정확하게 알려줄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조금 비약해서 말하자면, 정말로 아끼는 사람에게는 고기를 주지않고 고기잡는 법을 알려준다고 하였듯이, 이 책도 우리가 실제 경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지만 아무도 나서서 정리하고 알려주지 않았던 가장 기본적인 상식들을 알려주고 있으니, 적어도 가장 기본적인 도구는 우리 손에 들려준 셈이라고 할 수 있겠고, 나머지는 우리 스스로가 부단히 눈과 귀를 열고,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것들의 이면을 이해하고자 하는 각자의 노력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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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재미 - 수와 도형, 논리의 놀이터
박종하 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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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명의 사람이 모인 방에 생일이 같은 사람이 있다? 없다?' 내기를 한다면 어느 쪽에 걸겠는가? 책을 처음 읽으면서 나 자신도 그랬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시도해 본 결과 모두가 '없다'는 쪽에 내기를 걸었습니다. 실제로 60명이 모이면 그중에 생일이 같은 사람이 있을 확률이 99%라고 하니, 저는 순진한 척하며 모두가 외면한 승률 99%에 걸며 게임판을 벌였습니다. 진실을 알기에 조금 쑥쓰럽기는 했지만, 당연히 이긴 것은 나였고, 몇개의 공짜 아이스크림을 동료들과 나눠 먹을 수 있는 기회을 얻었고, 다음에는 사람의 숫자를 50명으로 줄이고 다시 한번 내기를 하자고 부아(?)를 질러놓았습니다. 분위기로 보아서는 내일이면 동료들 중 누군가가 나서서 승률 3% 쪽에 용감하게 아이스크림을 걸고 달려들것 같습니다. 승률이 97%정도로 줄기는 하지만 여전히 음흉함을 감추고 능청스럽게 연기를 해서 다시 공짜 아이스크림을 먹어볼 요량입니다. 며칠 뒤에는 40명으로 줄여서 한번 더 내기를 해볼거구요. 참고로 그때의 승률은 89%나 된다고 합니다. (참! 우리가 이용한 사람들의 생일은 불법적인 개인정보를 이용하는 것은 아니었으니 오해없으시기 바랍니다.^^)

 저자가 재미있으라고 쓴 내용을 이리 잔머리를 굴려 사적인 이익을 취하는데 사용한 것이 조금 쑥쓰럽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초등학생인 내 아이들 생각이 납니다. 수학이라고는 하지만, 앞으로의 공부에 기본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그래서 결코 소홀하게 취급하지 못하는 사칙연산을 지겹도록 반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수학에 질릴만도 하다는 생각을 하고는 하니까요. 그리고 이런 시기를 지나면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가서는 시험을 잘 보기 위한 공부로서의 수학에 얽매여 살겠지요. 나자신도 수학이 지겨울만큼은 아니었지만, 어디까지나 수학이라는 과목을 공부한 것은 시험을 위한 것이었지 현실적인 재미를 느끼며 공부를 했던적은 거의 없었던 듯 합니다. 재미를 느꼈다면 아마도 시험점수가 잘 나온 것에 대한 반응이지 않았을는지..... 하지만 아이들이 내가 오늘 직장의 동료들과 내기를 하였던 것과 같은 재미를 수학을 통해서 한번 두번 체험하게 된다면 분명 이 학문에 대한 태도가 확연히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에 수학을 공부하며 지루해 하던 아이들 생각이 더 나게 되는 듯 합니다. 안타깝게도 이 책은 내 아이들과 내용을 나누기에는 아직 어려운 부분들이 더 많기는 하지만, 재미있게 다루어 볼 수 있는 몇몇 부분은 당장에 아이들과 둘러앉아 나누어볼 생각입니다. 

  '수학이 재미있을 수 있을까?' 저자들은 재미있을 수 있는, 아니 재미있는 학문이라고 말하고 싶은 듯 합니다. 단지 우리의 교육이 진짜로 재미있는 수학을 가르쳐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보다는 많은 내용을 그냥 체계적으로 주입시키다보니 재미없고 지겨운 학문, 학창시절이 지나면 돌아보기도 싫은 과목이 되어버렸지만, 실제로 우리의 도전의식과 상상력과 논리력 등을 자극하고, 그러한 과정에서 문제의 해답을 찾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공부 방식이라면, 분명 다른 무엇보다 더 재미있는 학문이 될 수 있을거라는 이야기입니다. 아마 그렇게 된다면 아이들에게 수학 공부 좀 하라고 잔소리를 하지 않더라도, 많은 아이들이 넋을 놓고 밥먹는 시간이나 텔리비젼 보는 시간, 게임하는 시간도 제쳐놓고 수학문제 풀이에 골몰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바로 아이들에게 관심과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면 말입니다. 저자들이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이 바로 수학이라는 지겨워보이는 학문속에 숨겨져 있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거나 깨닫지 못했던 재미있는 수학에 대한 것입니다. 이 학문을 조금 다른 시각으로 조금 다른 방향에서 접근하면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흥미로운 사실들이 나타나고, 우리가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이 학문에 대한 생생한 속살을 대할 수도 있다는, 그리고 그것이 바로 수학이라는 학문이 가진 진정한 모습이지 않겠느냐는 조용한 매혹까지, 저자들이 전해주는 수학에 대한 이야기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수와 도형을 이용한 수학 이야기, 생각의 도구로서의 수학, 피보나치 수열속에 숨겨진 마술과 다양한 수의 성질을 응용한 숫자 디자인, 그리고 확률과 명제에 담긴 논리와 직관의 오류에 대한 이야기 등에는 지금까지 우리에게 딱딱하고 따분하기까지 했던 수학이 얼마나 재미있을 수 있고, 또한 우리의 생각의 틀을 넓히고 호기심을 왕성하게 자극할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물론 부분적으로는 수학적인 논리를 따라 가다보면 이해하기가 어렵거나 머리가 멍해지게 만드는 곳이 있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수학이라는 학문이 지닌 진정한 재미와 매력을 느끼게 만들어주는 책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수학이 이렇게까지 재미있고 흥미로울 수도 있다~~~~ 나중에 나의 동료들 중 누군가가 이 책을 읽는다면, 순진한 척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절대로 잃지 않을거라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게임판을 벌였던 나의 본색이 드러나겠지요..... 그때에는 사기를 친거라며 오늘 얻은 아이스크림 전부를 다시 토해내라고 달려드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흥미롭고 재미있는 것을 나와 내 아이들과만 나누어서는 안되겠고..... 미리 이실직고 하는 것도 아깝기 그지없어, 승률 89%의 내기까지만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공개해 볼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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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루케이도 감사
맥스 루케이도 지음, 정성묵 옮김 / 가치창조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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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          )만 하면 행복할 텐데." 저자가 몇가지 예를 들었듯이 여느 사람들처럼 내게도 빈칸을 채울 단어들이 상당히 있는 듯 합니다. '몸이 나으면? 승진만 되면? 결혼만 하면? 혼자 살면? 돈방석에 앉으면?'..... 누구나 빈칸에 채울 절실한 단어 한두개쯤은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것들에 때로는 집착을 보이기도, 때로는 현실과의 괴리에 낙망을 하기도 할 것입니다. 한데, 한편으로는 행복의 조건으로 뭔가 욕망의 충족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을 담은 이러한 형태의 문장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데 별로 좋은 접근방법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정말 바라는 무엇 한두가지 만을 채우는 것으로 우리의 욕망을 제어하기는 어려울테니 말입니다. 그럼, 이 문장의 형태를 조금 바꾸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          )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는가?" 건강하지 못해도? 승진하지 못했어도? 아직 결혼하지 못했어도?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못한 생활에도? 꿈이 이루어지지 못했어도? ..... 여느 사람들처럼 내게도 이러한 질문에 쉽게 긍정적인 대답을 내놓을 만한 용기가 많지는 않은 듯 합니다. 특히나 세상살이에 바빠서 넋을 놓고 살때면 말입니다. 이런 내게 저자는 조용히 말합니다. 이 질문에 긍정적인 대답을 할 수 없다면 '당신이 목자 안에서 이미 가진 것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당신에게는 들으시는 하나님이 계신다. 당신 뒤에는 사랑의 힘이, 당신 안에는 성령님이, 당신 앞에는 천국이 있다. 목자가 있다는 것은 모든 죄를 사해줄 은혜와 모든 모퉁이 너머를 보여줄 지도, 모든 구석을 밝혀줄 촛불, 모든 풍랑에서 보호해 줄 닻이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당신은 필요한 모든 것을 가진 셈이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첫번째 문장을 멋지게 채울만한 단어들이 몇개 떠오릅니다. 이기적인 욕심만 버리면, 믿음을 소중히 지키면, 감사할 줄 알면, 예수님의 사랑을 행하면 ...... 그리고 이런 삶의 자세가 두번째 질문에도 선뜻 나서서 긍정적인 대답을 할 수 있는 것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나에게 주어진 것들이 감사의 제목이 되고, 내 손에 들려있지 않은 것들이 불평의 원인이 된다면.....  아마도 성경에서 이르는, 그리고 저자가 말하는 '감사'의 경지(?)에는 결코 이르지 못할 듯 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감사의 제목들은 우리가 소유한 물질이나 명예, 건강 등을 목록에 담고 있지 않습니다. 더 명확하게 말하면, 우리를 감사하게 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들에 대한 눈높이와 생각의 차원이 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자는 성경에서 말하는 신앙에 기초한 삶, 또는 예수님이 보이신 모범을 되새기는 삶을 이야기하고 있고, 우리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과 동행이 감사의 제목임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신앙인으로서 모습이 현실적인 삶과 신앙 안에서의 삶이라는 이중적인 구분을 보이는 것 자체가 이미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 현실을 핑계로 여러 소유의 목록들을 들이대며 감사하고 부족한 것을 집요하게 구하며 살아가는 것이 결코 행복을 줄 수 없다는 사실을.....  

 결국 범사에 감사하는 삶을 위해 내게 필요한 것은 부와 명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심장은 빼고 머리만 들고 십자가 앞에 나아가'곤 하던 잘못을 고백하고 마음도 함께 십자가 앞에 나아가야 한다는 것.... 그리고 처음부터 내 삶을 지켜보고 내 말을 들으시는 하나님이 함께 계신다는 단순한 믿음을 회복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주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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