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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오른다, 오를수록

입지는 좁아지고

시야는 넓어진다.

오르고 또 올라

더 오를 데 없는 꼭지점

세상에서 가장 좁은 영토를

겨우 딛고 서면

천지사방이 한 눈에 들어오는데

일미진중함시방이라

더없이 작은 세계로

더없이 큰 세계가 들어오는 것이다.

 

바야흐로 거기

산정에 선 사람이여!

먼 길 돌아

벌거숭이 젖먹이로

온 세상 품에 안고

홀로 선 그대여!

 

              - 이현주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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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리가 올라가면 오소리길

너구리가 내려가면 너구리길

 

어쩌다가 나물꾼이 걸어가면

시치미 뚝 떼고 나물꾼길

 

저마다 임자인 길, 임자 없는 길

 

                                 - 이현주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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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비뒤끝하모니

모두제재주로살아

바람한점서늘하다

거닐다바라보는달

돛을달고어디가나

 

                 - 연성 -

 

 

여름으로난오솔길

잠자리마저더운데

한줄기시원한바람

어느곳을지나는지

텅빈창만바라보네

 

                 - 용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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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속으로 먼저 울고

그 울음소리를

밖으로 내 보내

모든 소리의 어미로 되는,

 

뎅-

 

종은 치는게 아니라

울리는 것.

 

제 속으로 먼저 우는 자만이

잠든 세상을 깨우는

새벽의,

 

뎅-

종소리로 살아나는 것이다.

 

                                 - 이현주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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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둔이 2005-06-10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뎅뎅뎅뎅    뎅  뎅
뎅             뎅  뎅
뎅    뎅뎅뎅뎅  뎅
뎅             뎅  뎅
뎅뎅뎅뎅    뎅  뎅

           뎅뎅
       뎅          뎅
     뎅            뎅
       뎅        뎅
          뎅뎅


어둔이 2005-06-10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리의 바닥
들리지 않은 수많은'뎅'하는 소리 있어서
귀에 들리는 종소리가 되는 것일까

먼저 울고 있는 들리지 않는 저 희미한 소리
세상이 내는 중생의 모든 소리를 꿰둟어 보시는 분이
관세음보살이신데

먼저 제 속으로 우는 자의 그런 손길이
법계를 넉넉히 덮는 자비의 종소리가 되는 것인가

도덕경14장에 보려해도 보이지 않는 것을 이夷라 하고
들으려해도 들리지 않는 것을 희希라고 했지

종소리를 듣고서도
듣지못하는 진리의 소리가 이 희希는 아닌지

뎅~하는 소리 아무리 귀기우려 들어도
소리의 밑바닥을 난 볼 수가 없네

 

진실로 사랑한다면

아이 얼굴을 한 번 더 들여다 보라

고요한 숨소리

맥박도 이마도 짚어보고

아이 손을 한 번 더 잡아 보라

너는 어디서 왔는지 신기해하며

나를 또 신기해하라

그렇게 또 그렇게

이런 질문도 해 보라

나는 왜 여기 왔으며

지금 무얼 하고 있는지

풀 섶을 기어가는 벌레에게 물어보고

풀에게, 갈대에게 물어 보라

나뭇잎으로 저무는 석양에게 물어보고

하늘 길을 내는 저 새에게 물어 보라

바람에게도 물어 보라

물음이 없다면

종교도 삶도 진리도 헛된 것임을

내 나고 자라온 곳 낙동강 가에 서서

화두처럼 물굽이로 물어 보라

네가 없다면

아, 이웃이 없다면

가정도 상상도 할 수 없는 마음으로

기억의 발자국을 신고 가는 허공에게도

물어 보라

            

 - "진실로 사랑한다면"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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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5-06-09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실로 사랑한다면
댓잎에 바람지나듯 하라
지나는 짧은 순간 서로가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한 치의 집착없이 보내주지 않는가
진실로 사랑한다면
산등성이 짙게깔린 안개처럼 하라
말없이 어둠을 견디는 산
말없이 다가와 살며시 껴안듯
그 외로움 함께하지 않는가
진실로 사랑한다면
허공위에 발딛듯 하라
새들이 허공에 몸짓을 남기지 않듯
마음내되 그 마음 머물지 않고
순간 순간 최고의 만남으로 피어나지 않던가

- 용욱 씀 -

어둔이 2005-06-09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실로사랑한다면
미움의밑바닥까지
꽃잎지고바람불때
하아하는한숨의끝
사랑뿐임을아는때

파란여우 2005-06-09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실로 사랑한다면
미움과 한숨과 눈물의 벽을 넘어
꽃잎이 바람결에 소리없이 쓸려가듯
편안하고 따듯하고 진중하게 가슴속에 품게하는 것

달팽이 2005-06-10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마음속 그대오간
빈자리가 뒤숭생숭
밤늦도록 잠못들고
하얀밤을 지새울제
멧새소리 구슬프게
어둠속에 그메아리
던져놓고 사라지고
허공속에 붙박혀진
서럽도록 맑은소리
뚜룩뚜룩 떨어지고

혜덕화 2005-06-10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실로 사랑한다면
행복이라 믿는 이자리가
파도위의 글씨처럼 덧없다 해도
그러므로 더욱더
내 옆사람의 손을
다정하게 잡아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