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서재 보수공사를 하고 있을 무렵, 새로 이사한 집의 보수공사도 진행되고 있었다.

일주일가량의 공사가 모두 끝난 뒤에야 비로소 집안 정리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간의 공사로 집안에 쌓인 먼지가 어느새 몸에 베였음인지...

어제 샤워를 한 몸에선 시커먼 먼지들이 툭하고 떨어져내렸다.

몸은 이렇게 물로써 깨끗이 씻어내는데 그럼 마음은 어떻게 씻어낼 수 있을까?

몸과 마음은 같은가? 다른가?

당신이라면 과연 어떤 답을 하겠는가?

오늘 어제밤늦도록 내린 비로 나뭇잎들이 한결 더 많이 나뒹군다.

강빛도 하늘빛을 닮아 더욱 경계를 알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세상의 경계가 느슨해진 날,

사물의 진실에 대한 의문을 마음 속에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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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덕화 2004-11-11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 이사하셨나 보군요. 축하합니다. 새 집에서 더욱 몸도 마음도 돈도 가정의 행복도 번창하기를 기원합니다.

달팽이 2004-11-11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오랫만에 혜덕화님의 인사말 들으니...반갑군요...

파란여우 2004-11-11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저 같으면, 바람결에 흩어진 낙엽을 보면서 나도 이제 집착하는 것들로부터 벗어나보자 하는 생각을 할텐데요. 명상가 달팽이님은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요? 새 집에서 좋은 일, 행복한 일 많으시길 바랍니다^^

물만두 2004-11-11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달팽이 2004-11-11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감사합니다...

달팽이 2004-11-11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 여우님...그래요...집착에서 벗어나기...나라고 하는 자아가 실체가 없다고 하는데 그 말을 체험하기...더불어 파란 여우님의 글귀가 내 마음에 동그랗게 퍼져가는 동심원의 울림을 만들어내는 것을 가만히 느끼기...

어둔이 2004-11-11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데거는 언어를 진리의 집이라고 했습니다.


그대의 새로운 집에 그대가 삽니다.


그대가 진리가 되고 세상의 빛이 되기를 바랍니다.



육신은 마음의 허물이고 마음은 진리의 곳간입니다.



그 곳간이 보물창고가 되느냐 아니면 마굿간이 되느냐는 그대에게 달여있습니다.



그대가 누구입니까? 그대는 그대의 마음과 같습니까 다릅니까?



새로운 집에서 결코 허물없는 본래의 그대를 만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는 그대의 몸을 다시 씻고 그대의 집밖에서 나뒹구는 가을의 낙엽을 보시기를 바랍니다. 인생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우리가 사는 곳은 늘 새집입니다..
 

수업 중 가만히 아이들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

과연 이 아이들은 누구인가?

저마다의 표정으로 저마다의 몸짓으로 나에게 말을 걸고 있는 저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저 몸들이 존재하는 이유를 찾아...

인간의 욕망과 욕망 끝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지만...

그 욕망의 끝에서 올려다본 그 곳엔 의지가 있다.

종의 존재를 이어가려고 하는 존재의 의지....

그 끝에 자리한 것은....

또 무엇일까?

한 아이의 정체성을 가져다주는 것은 그 아이의 몸 어디에 있는가?

그 아이는 무엇인가?

나는 또 누구인가?

그렇다.

그와 나는 같은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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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둔이 2004-10-05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욕망화한 최초의 의지랄까 아니면 의지화한 최초의 욕망이랄까..이 두가지가 개념적인 분리가 되기 이전에 세상 처음에 '부끄러움'이 있었다고 카발리즘에서는 말합니다. 하나되어서 근원으로부터 아무런 노력없이 받아먹기만하는 '부끄러움'이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는 자신만의 빵을 찾게 하였다고 합니다. 이른바 '부끄러움의 빵'을 먹고난뒤 우리는 우리가 될 수 있었고 자신만의 욕망..자신만의 의지를 가지게 되었지요. 이 세상의 모든 것은 그 '부끄러움의 빵'의 산물입니다. 내가 내 될려고 하는 일도 부끄러운 일이며 네가 네답게 살아야한다고 가르치는 일도 사실 알고보면 부끄러운 일입니다. 그래서 노자에 보면 부그러움의 빵을 먹지 말고 '어머니 먹는 것을 귀히 여긴다'라고 했습니다. 근원먹기에 힘쓰라는 말입니다. 욕망의 시작은 욕망이 아니고 의지의 끝은 의지가 아닙니다. 우리들의 욕망 우리들의 의지로 우리들이 나누어지고 다투어질 때 나를 너에게로 보낼 수 없고 너는 나에게 다가올 수 없습니다.욕망이 아닌 욕망의 근원 의지가 아닌 의지의 마루에서 근원을 먹고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이해가 필요합니다. 그 자리가 어디인지는 '그 아니가 누구인지 또 나는 누구인지'를 묻는 바로 그자리에서 마음하나 돌이키면 됩니다.

햇살속에서 티끌처럼 빛나는 아이들과 바람속에서 깃발처럼 휘날리는 선생님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아이들은 가만히 조불고 선생은 목청이 터져라 가르칩니다. 그래도 사랑하나면 그것으로 좋습니다. 궁즉통이고 반자지동이며 결국에는 조탁의 인연입니다. 반드시 그가 내게로 와 하나될 필요는 없지요. 그는 그대로 이미 하나입니다.......

물만두 2004-10-05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뇌하는 샘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님 생각이 난 아이콘입니다. 받아주시와요^^



달팽이 2004-10-05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물만두님...정말 감사합니다...
 

하루가 시작되는 자리는 침대이다.

대체로 난 의식이 돌아옴과 동시에 눈을 뜨는 편이지만 때로는 의식이 오고 난 후에도 몸의 노곤함을 어쩌지 못해 침대에서 몸을 움직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깊은 잠을 개운하게 이룬 경우에는 바로 자리에 앉아 잠시라도 명상에 든다.

그러면 하루의 시작이 나의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출발된다.

그런 날엔 하루가 바쁘고 정신없이 보내는 날에도 약간의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그래서 아침에 눈뜨고 난 직후의 일은 나의 하루 일과에 있어 내 마음을 지탱시켜주는 기둥이다.

그런가하면 자기 전 마지막 명상은 나의 하루를 정리하고 명상의 마음이 다음 아침 내 의식이 돌아오기까지 지속시키는 의미를 가진다.

물론 나의 공부가 깊이를 더해가면 숙면의 상태에서도 그 마음이 이어지게 되길 바라지만....아직 무명의 바다를 방황하는 나에겐 이렇게 하루의 마지막을 명상으로 끝내는 것이 편안한 마음으로 하루를 정리하게 하기도 하지만 내 삶의 궁극적 의문이 하루의 시작과 끝을 기점으로 보다 자주 나의 일상으로 들어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마음에서 시작되고 마음에서 끝을 맺는 하루 속에 나의 본래면목을 향한 여행이 보다 깊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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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09-20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말씀 넘 멋있어요. 마음에서 시작되고 마음에서 끝을 맺는 하루...

달팽이 2004-09-20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마음을 주는 말씀, 감사해요..
 

갓 태어난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듯...

그렇게 호기심과 신비감의 눈으로 들여다본 세상엔

선도 악도 옳고 그름도 좋고 나쁨도 없을테지...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

그래서 우리가 세상에 대해 단지 몇 번의 경험으로

이미 모든 것을 알아버렸다고 생각한 순간

우리의 마음은 이미 화석화되어버린다.

이젠 더 이상 세상의 신비에 눈을 뜰 수가 없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조르바의 마음의 눈은...

 일상화를 거부하고

세상의 신비를 늘 마음에 지니고 있다.

그러하기에 그는 조르바 안의 조르바로 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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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중심이 있어야 하는데....

중학교로 전출오고난 후부터 많이 여유를 잃고 사는 내 모습이 처량하다.

3월이 지나고 나면 좀 여유가 생기겠거니 하지만....

책을 보면서 갖는 마음의 지향점이 일상생활에서도 분주한 생활에서도 지속되는 업는 문을 스스로 찾아야 하는데....

책도 제대로 볼 여유도 없는 생활에서 나는 내내 흔들리고 있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세상 어느 곳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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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둔이 2004-03-16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을 잃어면 책을 봐도 여유가 아니지만
마음을 지니면 바쁜 수업을 해도
지나가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아도
교정 뒷켠의 잠시 햇살도 바람도
아직 벙그지 못한 언덕의 진달래 잔가지도
다 책을 읽는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

그러니 글로써 마음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으로써 진리의 글을 읽어내는 것도 귀한 일이다.